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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한인 사회 모르는 한국 언론의 오보

최근 한 로컬 한인신문 1면 톱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한인 최초 미 공군 장성 출신 새라 러스 준장, 고향 부산에서 한미 정례 연합훈련 가교 역할’이라는 기사로 14일 종료된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에서 한미연합공군 협조단장으로 활약한 새라 러스 예비역 준장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사에 따르면 러스 준장은 15세인 1983년 가족이민으로 미국에 와 UC샌디에이고 졸업 후 1994년 장교로 공군에 입대했다. 그리고 지난 2022년 한국계 최초로 미 공군 장성이 됐다.   실향민 부모를 둔 한인 1.5세가 미군 장성이 돼 40년 만에 고국을 찾았다는 것은 한인이라면 누구라도 자랑스러워 할 대단한 성취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기사에는 명백한 오류가 있다. 바로 ‘한인 최초의 미 공군 장성’ 이라는 내용이다.     관련 기사들을 찾아보니 한국의 많은 언론이 러스 대령의 준장 진급 당시 ‘미 공군에서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장성 진급’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오보였다. 러스 준장에 앞서 미 공군 장성에 오른 한국계 여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샤론 K.G. 던바 공군 소장이다. 어떤 근거로 오보가 나오게 됐는지 알 수 없으나 다른 언론들이 팩트 체크 없이 첫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던바 소장은 어머니가 한인이다. 시카고 태생으로 1982년 미 공군사관학교 여생도 3기로 졸업 후 소위로 임관했다. 조달, 훈련, 정치-군사 및 지휘 직책을 두루 거친 던바 소장은 2008년 준장, 2011년 소장으로 진급했다.    특히 던바 소장은 미 공군에서 여군 최초로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본부를 둔 합동군사령부 수도권 공군부대인 워싱턴 공군지구(AFDW) 사령관과 320 항공원정비행단 사령관을 역임한 것으로 유명하다.   던바 소장이 한국계임을 확인한 것은 지난 2012년이었다. 그해 1월 남가주 출신 미 7군 제30 의무사령부 존 조 대령이 준장 진급자로 지명받았다는 기사를 쓴 것을 계기로 미군 내 한인 장성 현황 취재를 시작하면서다.    이어 하와이 이민 3세로 일리노이주 스콧 공군기지 항공기동대 사령부 작전본부장으로 있던 마이클 김 준장의 소장 진급 소식, 어머니가 한인인 론 맥라렌 해군 준장(2009년 진급)이 국방부 군수국합동 예비보급지원부 디렉터로 복무한다는 기사 등을 단독 보도했다.     제한된 정보와 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취재에 어려움을 겪던 중 일본계 재향군인단체가 미군 내 아태계 장성 5명을 소개한 간행물을 찾을 수 있었다. 그중 한명이 던바 소장이었는데 이름만으로는 한인 여부를 알 수 없어 해당 단체에 문의한 결과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답을 듣게 됐다.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던바 소장을 찾아 미군 내 한인 장성을 찾고 있다며 인터뷰 요청을 했었다. 며칠 후 “연락 고맙다”는 말과 함께 펜타곤 공식 이메일 계정으로 다시 연락해 달라는 답신을 받고 인터뷰 질문지를 보냈다. 이후 수차례 연락이 오갔지만 7월 AFDW 사령관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면서 결국 보안 이슈로 인터뷰 승인이 나질 않아 5개월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던바 소장의 부탁으로 기사화는 무산됐지만 던바 소장이 한국계 최초의 미군 장성이자 최고 계급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4년 32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던바 소장은 항공우주 방위산업 분야에서 일하면서 정부 자문 위원회와 비영리 단체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초’라는 타이틀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다면 가치와 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러스 준장의 성공 스토리를 깎아내리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자랑스러운 한인사를 제대로 알고 평가하자는 얘기다. 한국 언론들이 의도치 않은 오보를 내게 된 것은 미주 한인 사회에 대한 정보와 지식 부족 때문에 발생한 해프닝이 아닐까 싶다.   미주 한인 디아스포라 역사가 120년이 넘었고 재외동포청도 출범했다. 이제 한국 언론들도 깜짝 뉴스나 단발성 화제 정도로 미주 한인 스토리를 전할 게 아니라 역사적 기록이 될 수 있도록 한인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박낙희 / 경제부 부장중앙칼럼 한인 사회 로컬 한인신문 한국계 여성 한국계 최초 장성 던바 소장 한인 장성 한국계 장성 오보 팩트 체크 미군 한인사 가주 미국 LA 이민 언론 보도 최초 한국계 미국인 러스 준장 칼럼

2024-03-18

뉴욕시 망명신청자 노동허가 승인 ‘0’

뉴욕시에서 2000명이 넘는 이민자가 노동허가를 신청했지만,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뉴욕시에서 노동허가를 신청한 이민자는 총 2144명이다. 시의 이민자 취업 지원센터가 444건을 제출했고, 로어 맨해튼에 위치한 연방정부 사무소에서 1700건을 신청했다.   문제는 연방정부가 단 한 건도 승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뉴욕포스트는 “망명신청자들의 노동허가가 아직 한 건도 연방정부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시 관계자가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합법체류가 허용된 베네수엘라 이주자들도 문제다. 연방정부는 7월 31일 이전에 입국한 이주민 47만명에 임시보호지위(TPS)를 부여하겠다고 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TPS를 신청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마샤 긴들러 망명지원센터 전무는 “베네수엘라 조치가 발표되기 전 이미 10월 TPS 예약이 꽉 찼기 때문에 추가 신청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지난 18일에 열린 시의회 이주 청문회에서도 제기됐다.   로버트 홀든 시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주 전략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면 국경을 보호하는 수밖에 없다”며 “망명신청자들이 제대로 제도를 활용한다는 확신 없이는 기존 이민 절차 생략, TPS 확대 등을 지속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하은 기자 lee.haeun@koreadailyny.com망명신청자 노동허가 뉴욕시 망명신청자 뉴욕포스트 보도 베네수엘라 이주자들

2023-10-19

도로변 보도서 식당 패티오 손님 가방 날치기 당해

    식당 패티오에 앉아있는 여성의 가방을 패티오 밖 길에서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최근 컬버시티에서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어머니날인 지난 14일 아카샤 식당에서 도로변을 등지고 일행과 함께 있던 여성이 의자에 걸어놓은 핸드백을 절도범이 낚아 채 가져가는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은 이 사건에 최소 3명의 용의자가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식당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녹화 영상을 보면 사건 당시 피해자는 식탁에 앉아 다른 3명의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때 바깥 길 쪽에서 짙은 후디를 입은 용의자가 점차 접근하더니 피해자 의자에 걸린 핸드백을 낚아 채 달아났다. 그러자 곧바로 피해자 일행 중 한 남성이 용의자를 뒤쫓았다.     식당 측은 이들 피해자 일행이 식당에 들어와 자리를 잡은 지 5분여 만에 사건이 일어났으며 채 주문을 하기도 전이었다고 전했다.   핸드백 절도 용의자와 그를 쫓던 피해 여성 측 남성은 곧 인근 주차장 앞에서 마주하게 되고 이어 서로 엉겨붙어 땅에 뒹굴며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이들이 싸우던 장소 인근에는 용의자와 한패거리로 추정되는 일행이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 일행 중 한 명이 차에서 나와 하늘을 향해 총을 한 발 발사했고 이 소리에 싸우던 두 사람은 싸움을 멈췄다. 그리고 용의자는 일행의 차를 타고 달아났다.   이 사건으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들은 현재 수배 중이다.   경찰 측은 용의자들이 차량을 탄 상태에서 먼저 피해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정한 뒤 역할을 나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변에 위치한 업소의 패티오를 이용할 때는 항상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귀중품을 어떻게 간수해야할 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일 기자도로변 날치기 식당 측은 도로변 보도 손님 가방

2023-05-25

[중국읽기] 491자 한·중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지난 15일 첫 대면 정상회의는 성공인가, 실패인가.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줘야 하나. 정부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당초 한·중 정상회담이 확정되지 않았다가 나중에 회담이 개최된 것에 그래도 선방한 게 아니냐는 평가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지만 그렇게 자위하고 넘어가기엔 현재 처한 한·중 관계가 안쓰럽다.   솔직히 윤 대통령이나 시 주석은 당분간 상대 국가를 방문할 형편이 안된다. 윤 대통령은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두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터여서 이번엔 시 주석이 방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 주석은 한국의 반중 정서가 강한 상태에서 한국을 방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번에도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한국을 찾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궁색한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는 16일 하루 8486명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로 세계에서 감염자 수 증가 8위에 올랐다. 코로나 운운은 그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최선은 제3국에서의 만남이다. 한데 이마저 사전에 결정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최종적으로 이뤄진건 양국 고위급 간 소통이 그만큼 매끄럽지 못하다는 걸 말한다. 그런 모습은 한·중 정상회담을 전하는 중국의 보도 태도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시 주석은 이번 순방에서 19개 나라와 양자 회담을 소화했다. 주목할 건 보도 분량이다.   글자 수가 나오는 기사 작성 프로그램을 통해 보니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회담이 2868자 기사에 영상은 10분 51초다. 2위와 3위는 행사 주최국인 태국 및 인도네시아로 각각 1610자와 1172자에 이른다. 네 번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으로 1025자의 글에 3분 54초 동안 전파를 탔다. 놀라운 건 한·중 정상회담 보도가 가장 짧게 처리됐다는 점이다. 491자에 1분 46초다. 500자 미만으로 보도된 건 우리가 유일하다. 이게 바로 수교 30년을 맞은 한·중 관계의 현주소다.   때론 형식이 내용을 압도한다. 중국의 모든 신문에 활자로 찍히고 중국의 모든 TV 전파를 탔을 이 보도는 중국이 세계 각국 중 한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또 상대하고 있음을 중국 인민에게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은 그래도 막판에 회담을 취소한 수낵 총리의 영국이나 시 주석과 말싸움을 벌인 트뤼도 총리의 캐나다보다는 나은 편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실패나 과락이라 할 수 없겠지만, 성공이나 합격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491자의 한·중 정상회담은 점수로 말한다면 잘해야 49점, 아니면 41점이 아닐까 싶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중국읽기 정상회담 정상회담 보도 윤석열 대통령 코로나 상황

2022-11-21

"중앙일보 보도 나간 후 전국서 한인 온정 답지"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식물인간이 돼 누워있는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며 느끼는 참담함은 고통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조차 없이 어둡고 무겁기만 했다. 먼 이국땅에서 죽은 듯 누워있는 남편. 누군가의 돌봄이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숨이 붙어있을 수 없는 상태의 그 남편을 ‘사랑’ 하나로 살리겠다고 어떤 일이라도 마다치 않는 아내. 에밀리 벤데벤(39.사진)씨의 모습이다. 그는 “사연이 중앙일보를 통해 보도된 후 후원금이 갑자기 늘었다. 감사한 마음을 꼭 직접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본지 9월 3일자 A-3면〉     페루에서 봉사활동 중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 버지니아주 애난데일 출신 벤저민 정(43)씨의 딱한 사연은 중앙일보를 타고 전국의 한인들에게 전해졌다. 십시일반 정성이 모여 고펀드미의 후원금액은 7만7614달러까지 늘었다. 벤데벤씨는 후원금 덕분에 더는 남편의 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웃었다. 튜브를 통해 위로 직접 공급되는 영양분을 싸구려 이유식이 아니라 싱싱한 야채와 고기로 만든 죽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감사하다고 그는 말했다.   벤데벤씨는 “매일같이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와중에도 보육원에서 함께 봉사하던 친구 5명이 지극정성으로 남편을 돌봐줘 혈색도 좋고, 욕창도 좋아지고, 아주 잠깐이지만 의식이 살짝 돌아온 것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며 “하나님께서 내게도 매일 견딜 힘을 공급해 주고 있어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며 울먹였다.   기적을 바란다는 그는 “매일같이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들의 케이스를 공부하는데, 자극을 통해 갑자기 깨어나는 사람들이 있다더라. 그래서 친구들이 피아노도 쳐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있다 후원금이 더 모이면 휠체어를 사서 외출도 시켜 보려고 한다”고 간절하게 말했다.   다만 벤데벤씨는 “뇌신경 전문의들은 혼수상태에 빠진 지 1년이 넘어가면 희망이 감소한다고 했다. 그래서 마음이 급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벤저민 정씨는 식물인간이 된 지 8개월이 지났다.   남편을 고향인 버지니아로 이송하려던 계획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우선순위를 뒤로 밀었다. 벤데벤씨는 “남편을 당장 보러 가고 싶어도 내년 1월까지는 비자 문제로 방문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페루 영사관이 대신 10일간 리마에 체류할 수 있도록 긴급조치를 취해준다고 해서 희망을 가지고 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정적인 어려움도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니다. 그는 “후원금으로 신용카드 빚을 일정 부분 갚고 남편의 치료비를 위해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금 지급을 위해 법원에 신청한 대리인 자격 절차에도 변호사 비용만 1만 달러 이상이 들어갔다.   벤데벤씨는 “울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한인마켓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한인들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저민 정씨 후원은 고펀드미(https://gofund.me/1c823225) 또는 페이팔/젤/벤모 후원번호 7037272364를 통해 동참할 수 있다.   박세용 기자중앙일보 전국 한인 온정 중앙일보 보도 후원금 덕분

2022-09-16

한인들이 모은 정성, "실낱같던 희망에 빛이 스몄습니다"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 식물인간이 돼 누워있는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며 느끼는 참담함은 그 강도에 있어서 고통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조차 없이 어둡고 무겁기만 했다. 먼 이국 땅에서 죽은 듯 누워있는 남편. 누군가의 돌봄이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숨이 붙어있을 수 없는 상태의 그 남편을 '사랑' 하나로 살리겠다고 어떤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는 아내. 본보를 찾은 에밀리 벤데벤(39) 씨의 모습이다. 벽안의 여성이 온화한 미소와 열정을 담은 언어로 전한 두 시간 남짓 말들이 이야기로 쌓여갔다.   "사연이 중앙일보를 통해 보도된 후 후원금이 갑자기 늘었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꼭 직접 전하고 싶었습니다."   페루에서 봉사활동 중 수상쩍은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 버지니아 애난데일 출신 벤자민 정(43) 씨의 딱한 사연은 워싱턴 중앙일보를 타고 LA를 거쳐 전국 한인들에게 퍼졌다. 그들의 정성으로 고펀드미 후원금액은 7만7614달러까지 늘었다. 에밀리 씨는 일단 후원금 덕택에 더이상 남편의 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환히 웃었다. 튜브를 통해 위로 직접 공급되는 영양분을 싸구려 이유식이 아니라 싱싱한 야채와 고기로 만든 죽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감사하다고 에밀리 씨는 말했다.   벤자민 정 씨의 현재 용태에 대해서 에밀리 씨는 “많은 이들의 기도와 응원 덕에 남편의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고,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같이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와중에도 고아원에서 함께 봉사하던 친구 5명이 지극한 정성으로 남편을 돌봐줘 남편의 혈색도 좋고, 욕창도 좋아지고, 아주 잠깐이지만 의식이 살짝 돌아온 것 같은 순간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나님께서 내게도 매일 견딜 힘을 매일 공급해 주고 있어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뇌사고를 당한 이들을 위한 전문 휠체어를 사서 남편을 태워 바깥공기를 쐬어주는 것이 단기적 목표”라는 에밀리씨는 “매일같이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들의 케이스를 공부하는데, 자극을 통해 갑자기 깨어나는 사람들이 있다더라. 그래서 친구들이 피아노도 쳐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있다. 후원금이 더 모이면 휠체어를 사서 외출도 시켜 보려고 한다”며 기적에 대한 간절함을 이야기 했다.   “뇌신경 전문의들은 혼수상태에 빠진 지 1년이 넘어가면 희망이 감소한다고 했다. 그래서 마음이 급하다”고 한 에밀리씨. 정 씨가 ‘식물인간’이 된 지 8개월이 지났다.   정 씨를 고향인 버지니아로 이송하려던 계획은 여전히 진행중이나 우선순위를 뒤로 밀었다. 의료비가 턱없이 비싼 미국으로 이송해봤자 싸구려 너싱홈에서 연명치료를 받는 게 전부이지만, 페루에 마련한 자택에 머문다면 값싼 의료비와 인건비로 정성스런 보살핌 속에 오랫동안 건강히 지낼 수 있다는 주변인들의 조언에 고민하고 있다.   에밀리 씨는 “남편을 당장 보러 가고 싶어도 내년 1월까지는 비자문제로 방문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페루 영사관은 공식적으로 비자를 발급해줄 수는 없고, 10일간 리마에 체류할 수 있도록 긴급조치를 취해 줄테니 리마에서 비자 문제를 해결해 보라고 했다. 그래서 불확실한 희망을 가지고 리마를 가볼 예정”이라고 에밀리 씨는 말했다.   재정적인 어려움에 대해 에밀리 씨는 “치료비로 전 재산을 사용해 신용카드 빚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는데, 후원금으로 신용카드 빚을 일정부분 갚고 남편의 치료비를 위해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녀는 “여전히 카이저 보험사측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법원에 신청한 대리인 자격 절차도 마무리가 되지 않아 절차를 진행하는 변호사 비용에만 1만불 이상 들어갔다”고도 털어놨다. 법적인 부부임에도 대리인 자격이 자동적으로 부여되지 않아 남편을 위해 어떠한 서명도 하지 못하는 상황. “최근에는 울며 H마트와 K마켓 등 한인마켓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한인들에게 모금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정 씨의 후원은 고펀드미(https://gofund.me/1c823225), 페이팔/젤/벤모 후원번호 7037272364를 통해 동참할 수 있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중앙일보 한인 워싱턴 중앙일보 고펀드미 후원금액 중앙일보 보도

2022-09-16

"통근열차 성폭행 방관한 승객 보도는 오보"

지난 13일 발생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통근열차 성폭행 사건 당시 승객들이 범행을 방관했다는 보도는 오보라고 미 검찰이 주장했다.    2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잭 스톨스타이머 델라웨어 카운티 지방 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승객들이 자리에 앉은 채 (범행을) 지켜보거나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으며 방관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두 사람이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했고 이중 한 명이 펜실베이니아 남동부 교통국(SEPTA) 경찰대에 익명으로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YT는 검찰의 이 같은 주장이 사건 발생 초기에 나온 당국 설명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성폭행 당시 승객들이 외면해 피해자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던 교통 당국과 현지 경찰은 기자회견 후에도 여전히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NYT가 입수한 사건 진술서에 따르면 가해자인 피스턴 응고이(35)는 사건 발생 당일 오후 9시 16분께 열차에 탑승해 옆자리 여성을 상대로 30여 분간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시도하다가 급기야 성폭행을 시도했다. 피해자는 약 6분 뒤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현장 주변에는 10명가량의 승객이 있었다. 다만, 피해 여성이 다른 사람들이 알아챌 정도로 도움을 요청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사건 발생 이후 현재까지 검경에 당시 상황을 진술한 목격자는 한 명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현지 법원은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응고이에게 18만 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했다. 응고이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25일 열린다.      이종원 / 변호사성폭행 통근열차 펜실베이니아주 통근열차 승객 보도 당시 승객들

2021-10-22

LA타임스 새 편집인 후보로 한인 여성 재니스 민 거론돼

LA타임스 새 편집인에 한인 여성이 임명될지 주목된다. 온라인매체 리코드(Recode)는 13일, 최근 대내외적으로 큰 변혁을 맞고 있는 LA타임스의 신임 편집인 후보 가운데 하나로 한인 여성 재니스 민(사진)씨가 재차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코드는 LA타임스의 모회사인 트롱크(Tronc)가 지난해 개혁안의 일환으로 재니스 민씨에게 편집인 자리를 제의했으나 사주가 원하는 전국적 콘텐츠 네트워크 설립의 개념이 모호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더 큰 이슈는 소유주가 LA타임스 편집국과 너무 불편한 관계에 있었기 때문임을 밝혔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그는 "흥미로웠던 사실은 소유주가 그들의 편집국이 엉망이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이라면서 "소유주들은 분명히 편집국과 소통하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LA타임스 소유주가 최근 순-시옹으로 바뀌면서 상황에 변화가 생겼고 재니스 민씨도 편집인 자리를 다시 고려할 수 있게 됐다. 민씨는 "LA타임스는 어마어마한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관심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이어 "모든 것은 소유권에 달려 있다"며 현재는 새 주인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LA타임스는 최근 편집국이 노조 결성을 결의하고 편집국장이 몇 개월 만에 바뀌고 신임 편집인은 성희롱으로 물러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보이며 유력 정론지로서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에는 억만장자인 순-시옹에게 회사가 매각됐다. 재니스 민씨는 한인 여성 최초로 할리우드 리포터와 빌보드지의 편집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2018-02-14

[중앙 칼럼] LA타임스를 인수한 중국계 의사

이제까지 많은 한인 언론들이 기사나 칼럼을 통해 '학부모들은 똑똑한 자녀들에게 성공한 의사나 변호사가 되라고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바라봐야할 지도 모르겠다. 한인사회에 너무 많은 의사와 변호사가 넘쳐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다른 직업을 가지면 좋을 자녀들이 흥미도, 적성도 맞지 않는 의사나 변호사에 매달리는 것이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최근 LA타임스를 인수한 부자 의사의 스토리가 화제다. 패트릭 순-시옹(Patrick Soon-Shiong·1952년생)이라는 남아프리카 태생 중국계 외과의사다. 포브스가 추산하는 그의 자산은 대략 78억달러다. 미국 억만장자 순위에서 47위다. 그가 LA타임스와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을 묶어서 인수한 금액은 대략 5억달러다. 여기에 기타 부채 9000만 달러를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시옹의 부모는 2차 세계대전 때 중국을 떠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정착했다. 아버지의 직업은 한의사였다. 순-시옹은 23세라는 젊은 나이에 의대에서 학위를 받을 정도로 똑똑했다. 그는 또 요하네스버그 병원에서 첫 아시안 출신 인턴이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에서 외과 레지던트를 했다. 미국으로 이주해와 UCLA병원에서 췌장이식 프로그램 책임자가 됐고 이후 인슐린 생성세포를 환자의 췌장에 이식하여 당뇨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자신의 의학연구회사, 바이오벤처를 창립했다. 이어서 유방암 퇴치를 위한 연구에 나서기 시작했고 결국 유방암, 폐암, 췌장암 등에 효과를 보이고 있는 암 치료제 중 하나인 애브랙세인(Abraxane)을 만들어냈다. 또한 약을 개발했던 자신의 회사를 29억달러에 팔았다. 그가 요하네스버그 병원에서 중국인에게 치료받지 않겠다고 수모를 줬던 환자들을 뿌리치고 남아프리카를 떠난 것은 훌륭한 결정이었다. 만약 백인 환자에 주눅이 들어 의사를 그만두고 주저앉았다면 일어날 수 없었던 기적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의사, 병원, 보험회사를 고속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을 기획했고 샌타모니카 세인트존스병원에 1억달러를 기부했다. 문제가 많았던 마틴루터킹 주니어 커뮤니티병원 재건도 지원했다. 또한 자신의 다른 벤처회사를 통해 LA인근 6개 병원운영을 관리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2010년에는 NBA 농구팀 LA레이커스의 주주가 됐다. 그리고 이번에 LA타임스까지 손에 넣은 것이다. 그의 기업가적인 면모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렇지만 그가 LA지역 1위, 미국에서 6번째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 신문을 운영하게 된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그의 사업적인 포트폴리오나 궁극적인 목표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의 LA타임스 인수로 인해 최소한 아시안이나 소수민족들이 그 신문을 통해서 경시되는 경우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한인 부모들도 특출한 자녀들, 특히 의대에 보내기 아까울 정도로 똑똑한 자녀가 있다면 인류를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바이오벤처를 해보라고 권해보는 것도 좋겠다. 또 실력있는 변호사가 돼 백악관에 가서 일하는 것도 좋다. 대부분 자녀는 가까운 곳에서 '의사 선생님'이나 '변호사 선생님'으로 일생을 마치게 되겠지만 소수는 인류도 구하고 이름도 날리는 그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크게 이룰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가르치자. 어떤 분야든. 장병희 / 사회부 부장

2018-02-13

빅터 차 낙마 뒤 엔맥매스터·틸러슨 권력암투

지난해 11월 13일 밤 필리핀 마닐라의 인터컨티넨털호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5개국 순방 마지막날 수행기자와의 비공식 쫑파티에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게 질문이 이어졌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북 문제에 있어 미·중 간에 제재와 압박 외에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도 의견일치를 봤다'며 '좋은 일이다(Good working)'고 하던데…." 당시 맥매스터에 질문을 던진 기자에 따르면 맥매스터는 얼굴을 정색한 채 바로 "그건 렉스(틸러슨)의 개인 생각이다. 우리 트럼프 행정부의 생각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다. 어색해진 분위기를 눈치챈 옆의 NSC 직원이 급하게 화제를 돌렸지만 이미 백악관 내에선 '맥매스터-틸러슨 갈등'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맥매스터, 대북대화론 못마땅 어떻게든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려 하는 틸러슨과 "대화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는 맥매스터 간의 기 싸움으로 국무부와 백악관의 불협화음은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이번 빅터 차 주한대사 내정자의 인사가 철회된 배경에도 이런 역학관계가 깔려 있다. 워싱턴의 핵심 관계자는 1일 "국무부는 이번 빅터의 인사 철회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어쩌면…" 정도의 의구심을 느낀 이들은 일부 있었지만 국무부의 그 누구도 주한대사 내정자가 철회되는 사실을 모르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철회 사실이 알려진 것은 빅터 차 본인이 철회 발표(30일)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에 "내가 이 행정부의 포지션(주한대사)으로 고려됐었을 때…"란 '과거형'의 기고문을 워싱턴포스트(WP)에 보내면서 드러났다. 이상히 여긴 WP 백악관 출입기자가 백악관에 "기고문에 이미 철회가 기정사실화돼 있다"고 다그쳐 결국 확인을 얻어냈다고 한다. 그 확인 또한 국무부가 아닌 맥매스터가 이끄는 백악관 NSC의 몫이었다. 국무부, 빅터 차 지명철회 사실 몰라 이러다 보니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현장을 뛰어다니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 대해선 NSC 내에서 '드리머(dreamer·꿈을 꾸는 사람)'란 호칭으로 조롱하곤 한다. 문제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무부 간부들도 어떻게든 자리를 떠나려 한다는 사실이다. 틸러슨의 힘이 약화돼 있음을 눈치했기 때문이다. 한때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로 거론됐던 랜달 슈라이버도 이를 눈치채고 국방부로 자리를 옮겼다. 국무부 안팎에선 "국무부엔 틸러슨과 마가렛, 손턴, 조셉 윤의 4명밖에 없다"는 자괴감 섞인 한탄도 나온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특허상표청 간부를 지낸 해군장교 출신의 장관 비서실장 마가렛 피털린, 틸러슨의 측근인 수전 손턴 동아태차관보, 그리고 올 8월께 은퇴설이 떠도는 조셉 윤이다. 특히 마가렛 실장은 틸러슨의 눈과 귀를 장악하며 국무부 내 원활한 소통을 가로막는 인사로도 꼽힌다. 백악관과의 불통뿐 아니라 내부(국무부)의 불통까지 겹치며 틸러슨의 입지는 혼자 붕 떠있는 상황이다. 이런 틈을 급속도로 파고들어 백악관이 '사실상의 국무장관'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게 니키 헤일리 주 유엔대사다. 트럼프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백악관 사람들은 조국을 사랑하고 대통령을 존경한다", "누구도 대통령의 (정신적)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며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는다. 트럼프도 헤일리를 배려해 유엔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과 정기적으로 오찬을 가질 정도로 신뢰를 주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틸러슨이 대북 대화 노선을 강조할 때마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전까지는 어떤 대화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180도 다른 주장으로 선을 긋고 있다. 누가 장관이고 누가 대사인지 헷갈릴 정도다. 헤일리는 틸러슨이 물러날 경우 차기 국무장관으로 가장 유력하다. 헤일리 대사 '사실상 국무장관' 그나마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틸러슨 편에 서서 선제 군사행동을 막기 위해 안간힘이지만 갈수록 트럼프-맥매스터 라인에 밀리는 양상이다. 백악관 소식통은 "NSC에서 한반도를 총괄하는 매튜 포틴저 선임보좌관은 트럼프의 큰 신임을 얻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맥매스터에 비해 온건파였던 포틴저 조차 최근 '코피 전략'쪽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빅터 차의 내정철회 사태를 몰고 온 것으로 알려진 '코피(Bloody nose)전략'은 어느 정도 현실로 다가온 것일까. 척 헤이글 전 국방부장관은 지난달 31일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수백만 명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무모한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시비가 붙었을 때 코피를 터트릴 정도로만 북 미사일 발사대나 무기고에 '제한적 선제공격'을 한다는 것이지만, 그게 전면전으로 번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선제타격, 점점 엄포 아닌 현실로 또한 워싱턴의 고위 소식통은 "WP의 보도에 따라 빅터 차의 인사철회 사유가 '코피 전략' 탓인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는 다른 것으로 안다"며 "아그레망이 모두 승인된 상황에서 철회를 결정할 수 있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고 전했다. '코피 전략' 정도의 대북 정책을 둘러싼 이견으로 뒤집힌 게 아니라 뭔가 트럼프의 막판 번복을 촉발한 사안이 있었단 지적이다. 하지만 온라인 매체 VOX는 이날 "2002년 이라크전 시작 때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수개월 동안 백악관 내부에는 선제타격을 제안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며 "많은 이들이 그걸 '블러핑(엄포)'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많은 전문가들이 '이제 그렇지 않다'고 믿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VOX는 또 "지난달 우리가 많은 (군사외교) 관련자들을 접촉한 결과 (그들은) 대다수 일반 미국인들이 믿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전쟁에 가까워졌다는 컨센서스(의견일치)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미 양국에 정통한 군사소식통은 1일 "지난해 10월 말에 한국에서 실시된 NEO(비전투원 후송작전) 훈련에는 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주한미군 가족, 대사관 가족은 물론 반려동물까지 동원된 예년보다 훨씬 대규모의 훈련으로 이뤄졌다"며 "미국의 대응이 예사롭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달 5일 평택에서 열린 주한미군 사령관 이취임식 당시 행사를 주관한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육군사령관이 인사말에서 "(이임하는 토머스 밴달 사령관이) 반려동물까지 동원한 실질적인 NEO를 실시하는 공적을 세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기 특파원

2018-02-01

검찰, 전 산케이 지국장 기소 … "박 대통령, 청와대 있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관한 의혹을 보도해 고발당한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8·사진) 전 서울지국장이 검찰 수사 두 달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8일 박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정윤회(59)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가토 전 지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외국 언론인이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린 것은 8월 3일자 ‘박 대통령, 여객선 침몰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나’라는 산케이신문 인터넷판 기사가 출처 불명의 소문에 근거한 허위 기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기춘 비서실장 명의의 공문을 통해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4월 16일 청와대 경내에 머무르며 서면과 유선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정윤회씨는 청와대를 출입한 사실이 없는 데다 자신이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한학자(漢學者)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점심식사를 같이한 뒤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이 가토 전 지국장 기사에서 문제 삼은 대목은 크게 3가지 부분이었다. “4월 16일, 박 대통령이 낮 동안 7시간에 걸쳐 소재불명으로 되어 있었다고 하는 ‘팩트’가 불거져 나와 정권의 혼미한 모습이 두드러지는 사태가 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에 의하면, 소문은 대통령과 남성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상대는 대통령의 모체, 새누리당의 전 측근으로 당시는 유부남이었다고 한다” “‘박씨(박 대통령)와의 긴밀한 관계가 소문으로 된 것은, 정씨가 아니라 그의 장인 최(태민) 목사 쪽이다’고 밝힌 정계의 소식통도 있어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다” 등이다.  검찰은 ▶ 근거도 없이 여성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남녀 관계가 있는 것인 양 허위 사실을 적시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점 ▶당사자 등을 상대로 사실 확인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점 ▶증권가 정보지 등 신뢰할 수 없는 자료 외에 취재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점을 기소 이유로 제시했다. 또 “가토 전 지국장이 피해자에 대해 사과, 반성의 뜻을 보이지 않고 있어 처벌의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 재판을 위해 15일까지로 돼 있는 가토 전 지국장 출국정지를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 일제히 인터넷 호외= 일본 언론들은 가토 전 지국장의 기소 사실을 인터넷판 호외로 전했다. 산케이는 8일 구마사카 다카미쓰(熊坂隆光) 사장 명의 성명에서 “강력히 항의하는 동시에 처분의 철회를 요구한다”며 “일본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 각국이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중대하고 명백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또 “일본 언론이 일본의 독자들을 위해 일본어로 집필한 기사를 한국이 국내법으로 처벌하는 것이 허용되는가 하는 의문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박근혜 정권은 국내외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을 듯하다”고 보도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2014-10-08

[시론] 산케이 신문의 악의적인 보도

1960년대 중반 한국에서 기자생활을 할 때 '보릿고개'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현지 취재로 연재한 적이 있다. 주로 전남과 경남 농어촌 지역을 다니며 보릿고개의 현주소를 2주간 연재했다. 해남에서 이틀을 머물면서 한 농가와 동거하며 심층 취재를 했다. 가난한 삶의 모습은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극에 달했다. 나는 40여년 후 해남을 다시 방문했는데 전에 목격했던 그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만큼 세상이 변했다. '보릿고개'가 연재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취재를 중단하고 상경하라는 사회부장의 지시가 내려졌다. 남산(당시 중앙정보부가 있던 장소)에서 연재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나와 사회부장은 남산으로 소환됐다. 간부 한 사람이 내게 보릿고개의 취재원을 상세히 제시하라고 강요했다. 나는 버티다가 결국 취재원을 공개했다. 많은 농어민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실상을 지상에 공개한 것이 당시 혁명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것이다. 가토 타스야 기자는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 지국장이다. 산케이는 발행부수가 300만에 가까운 일본 6번째 신문이다. 가토 기자는 세월호 사고 이후 7시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는 취재원을 이용해 악의적인 보도를 했다. 한국 언론이 그의 기사를 문제삼고 취재원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를 묵살하고 '인용'과 '익명'이라는 꼼수를 써가면서 증거 제시를 피하고 있다. 그의 행위는 한국 대통령에 대한 나쁜 감정과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가토 기사의 문제는 한국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행적에 대한 논란에도 있지만 박 대통령이 마치 남자관계가 있는 것처럼 암시를 하는 대목에도 있다. 국가적인 재난이 일어났을 때 국가원수의 거취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미묘한 사안을 국내 기자도 아닌 외국인 기자가 정확한 취재원도 없이 보도한다는 것은 한국 국가원수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세월호 사건 당일 박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 있었다고 김기춘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수차례 증언했다. 그럼에도 가토 기자는 이를 묵살하고 허무맹랑한 취재원을 근거로 보도함으로써 산케이 신문에 먹칠을 한 것은 물론 독자들의 신망을 잃게 됐다. 한국 취재의 총책을 맡고 있는 가토 기자는 취재원은 사실에 근거해 정확히 확인 한 후에 기사화해야 한다는 기사 작성의 ABC조차 모르는 것 같다. 더구나 가토 기자는 이번에는 한 월간지 기고에서 한국을 '성착취 대국'이라고 비난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악감정을 가속시켰다. 군사정권 시절 미군 기지촌에서 활동했던 성매매 여성들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한국이 정작 미군 성매매 문제는 다루지 않으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언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주장인가? 그는 이 두 사건의 역사적인 배경과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가토 기자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기자의 본분이 무엇이며 남의 나라 사건들을 다룰 때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깨닫기 바란다. 일본에서 3.11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어났을 때 한국 언론들은 참상을 보도하며 같이 아픔을 나누었지 일본 총리의 행방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2014-08-14

[한식 세계화의 현주소-하] 타인종 입맛 고려한 퓨전 한식으로 '인기 몰이'

“코리안 바비큐 넘버 원!” LA는 해외지역 중 한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비공식적으로 100만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는 만큼 한인들이 운영하는 비즈니스도 많다. 그 중 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1000여 개.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일식, 중식을 주메뉴로 하는 곳도 많지만 김치찌개, 순두부 등 고유의 한식으로 승부하는 식당이 330여 개로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한식 세계화의 시험무대라면 LA는 한식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를 얼마나 파고들어 자리를 잡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최적의 장소이다. ▶대세는 코리안 바비큐 LA한인타운에 위치한 한식당 무대포Ⅱ. 식탁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먹은 이른바 '코리안 바비큐'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주말이 아닌 평일이었지만 홀에는 200여 명의 손님으로 가득했으며 그 중 타인종 손님도 30~40%가 넘었다. 이 곳뿐만 아니라 백인 부유층 지역인 웨스트 LA에서도 기와 만나 개나리 우래옥 등 코리안 바비큐를 앞세운 식당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타인종 고객 비율이 50%를 넘어선 지 오래다. 한인사회만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면 매출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타인종으로 고객층을 확대하는 것은 운영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코리안 바비큐가 타인종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는 한인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식문화이지만 그릴과 식탁이 철저하게 구분된 서양문화권에선 신선한 문화충격이기 때문.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것을 넘어 이색적인 문화체험의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친구들과 이 곳을 찾은 매튜 화이트(28)씨는 "평소 스테이크를 즐기는 편인데 코리안 바비큐는 고기를 식탁에서 바로 구워 먹을 수 있어 맛도 좋고 색다른 재미도 있다"며 "한 달에 두 서너번 정도 갈비 불고기 순두부 등의 한식을 즐긴다"고 말했다. 무대포Ⅱ 브라이언 정 사장은 "한인은 물론 백인과 라티노 등 타인종들의 입맛에 맞는 품질 좋은 바비큐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한 전략이 먹혔다고 본다"며 "타인종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코리안 바비큐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메뉴도 성공열쇠 고급화된 한식 외에도 라면 떡볶이 칼국수 등과 같은 저가메뉴도 당당하게 한식열풍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최근 UCLA USC 등 대학가 인근에 한식당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저변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9월 UCLA인근인 웨스트 빌리지에 비빔밥 전문점 '비비고(BIbigo)'를 오픈했다. 비비고는 '비비다'와 테이크 아웃의 미국식 표현인 '투고(to-go)'가 결합돼 탄생한 이름이다. 전통적인 비빔밥과 달리 비비고는 서양인들의 취향에 맞게 메뉴를 다양화했다. 비비고라이스 돌솥비빔밥 일반비빔밥 등 세 종류가 있으며 불고기 닭고기 두부 등 세 가지의 토핑을 준비해 고객들이 취향대로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소스 역시 고추장 된장 등 4가지로 다양하게 준비했으며 국물 함유량도 백미 발아현미 흑미 등을 이용해 타인종들의 입맛에 맞게 조절했다. 이러한 현지화 노력 덕분에 비비고의 하루 매출은 4000달러가 넘으며 고객의 80%가 백인을 비롯한 타민족이다. 비비고 미주사업을 맡고 있는 CJ 베이커리 김성산 미주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식의 세계화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 미주 첫 지점을 오픈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다"며 "내년 중 뉴욕에 진출하기 위해 맨해튼 등지에 장소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퓨전 한식집 이소 카페는 한국산 라면 떡복이 등을 내세워 타인종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으며 꾸시데리야끼앤볼은 김치볶음밥 잡채 등으로 한식전파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소 퓨전카페의 유석희 사장은 "매운 맛을 좋아하는 타인종 고객들이 늘면서 떡볶이가 인기 메뉴로 자리잡고 있다"며 "치즈를 첨가해 고소한 맛을 더한 것도 비결"이라고 말했다. 꾸시데리야끼앤볼의 톰 신 사장은 "김치가 유명해지면서 김치볶음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김치볶음밥을 주문하는 고객은 한인과 타인종 고객이 반반"이라고 전했다. ▶홍보의 왕도는 한식 경연대회 전문가들은 한식이 지금보다 더욱 미국 주류사회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찾아가는 홍보전략'을 써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미디어를 통한 이미지 광고보다는 한식 경연대회 등을 통해 타인종들이 거부감없이 한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LA지역에서는 LA한국문화원(원장 김재원) 등 공관이나 한미연합회(KAC) 등의 민간단체들이 한식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KAC가 주최한 경연대회에는 한인 2 3세들을 비롯해 백인 흑인 라틴계 등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한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 이기영 회장은 "타인종의 발걸음을 한식당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부담없이 한식을 접할 수 있게 파티 분위기가 나는 한식 페스티벌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맛도 맛이지만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입소문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온.오프라인을 통한 지속적인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판촉 행사는 물론 타운 내 각종 음식점 방문 후기를 쉽게 볼 수 있는 옐프(yelp.com) 오픈리스트(openlist.com) 자갓(zagat.com) 등에서 타인종들의 평가에 주목해 한식이 가진 장단점을 파악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넷 오티즈 옐프 홍보담당은 "한식은 맛과 영양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일식 중식 등에 비해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며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해 젊은층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승우.진성철.구혜영 기자

2011-02-11

[한식 세계화의 현주소-상] 라스베이거스에 몰아치는 뜨거운 '한식 열풍'

이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LA지역에서도 지난 9월 한식당 업주들과 유관업체 관계자들이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홍보활동에 나섰다. 특히 한국 외 지역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LA한인타운은 ‘코리안 바비큐’를 앞세워 타인종들의 입맛을 점령해가고 있다. 본지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후원으로 상·하로 나눠 한식 세계화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도박의 도시로 잘 알려진 미국 네바다주 라스 베이거스. 한인들도 많이 사는 LA에서 서쪽으로 차를 달려 5시간이면 이 곳에 도착한다. 최근 라스 베이거스는 도박뿐 아니라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리조트형 관광도시로 거듭나면서 1년에 4000만명이 찾는 전세계 관광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특히 라스 베이거스에서는 매년 요리사 미식가 요식업자 등 5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푸드 페스티벌 '베이거스 언코크드(Vegas Uncorked)'가 3년째 열리는 등 최근 음식과 오락이 결합된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가 주요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라스 베이거스에 요즘 한식열풍이 사막의 뜨거운 바람보다 더 강렬하게 불고 있다. 한인이 운영하는 라스 베이거스 식당은 40여 곳이 넘고 그 중 한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은 30여 개. 기존에는 한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몇몇 한식당들 뿐이었지만 최근 대형 호텔에 한식당이 입점하는 등 타인종들도 우리 식문화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라스 베이거스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한식당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바로 '진생'. 1993년 진생 1호점이 영업을 시작했고 이어 2002년에는 2호점 그리고 2009년 8월 2700개 객실규모의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 3호점이 영업을 시작했다. 진생은 입점에 성공한 비결은 한식이 갖고 있는 웰빙음식 이미지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아시안 식당의 입점을 추진하던 호텔측이 중식은 너무 기름져서 웰빙시대에 맞지 않고 일식은 너무 흔해 결국 한식을 선정했다는 것이 진생측의 전언이다. 가족들과 함께 식당을 찾은 브라이언 마르티네즈(42)씨는 "호텔에 비치된 광고를 보고 한식을 알게 됐다"며 "음식이 전반적으로 느끼하지 않고 재료의 맛을 잘 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진생 이인천 대표는 "중식과 일식은 이미 많이 알려져 새로운 식도락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웰빙음식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타인종들에게도 친숙한 갈비에 한국산 인삼을 곁들인 '인삼갈비'를 주 메뉴로 내세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진생3의 성공에 힘입어 1급 호텔 입점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명동순두부 대장금 김치 등의 한식당도 타인종에게 인기가 많으며 산채비빕밥 돌솥비빕밥 빈대떡 막걸리 된장 찌개 등 고유의 한식도 갈비 불고기 등과 함께 전세계에서 라스 베이거스를 찾는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 이기영 회장 "타인종에 직접 맛보게 해야"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 이기영 회장(사진)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A요식업회 회장을 역임하고 추진위원회를 맡아 이끌고 있는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한식 세계화를 위한 민간의 노력과 정부의 역할을 들어본다. -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미국 서부지역에 한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제고 시키고 한인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있다." - 추진위원회를 시작한 계기는? "지난해 9월 LA지역 요식업계 종사자들을 위주로 위원회가 출범됐다. 정부관계자 보다는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식당 업주들이 나서야 진정한 한식 세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 사업목표는 무엇인가? "한국의 식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사업이 가장 큰 목표다. 그 외에 표준조리법 개발 한식 패스트 푸드화 사업 그리고 한국산 식재료 공동 구매 추진 등이 있다." - 지난해 12월 LA인근에 대형 빌보드 광고를 진행했는데. "한국정부가 지원한 예산으로 11월과 12월에 걸쳐 약 한 달간 베벌리 힐스 등 타인종 유동인구가 많은 3곳에서 빌보드 광고를 선보였다. 갈비 비빔밥 등을 소재로 했는데 반응이 좋아 예산이 확보되면 다시 광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 올해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지난해 빌보드 광고 조리사 교육에 이어 한식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예산문제 등 풀어야할 부분이 많아 어려움이 많다." - 한식세계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추진위원회 회원들은 대부분 로컬 요식업계 종사자들이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생계수단을 모른척하고 이 일에 매달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지원이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 " - 효과적인 홍보수단은 뭐라고 생각하나? "TV나 대형 광고판에 홍보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타인종들이 한식을 직접 접하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홍보방법이다. 식당으로 발길을 끌기 힘들다면 오픈된 장소에서 이벤트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별취재팀=신승우.진성철.구혜영 기자

2011-02-10

LA한식당 5곳 "한식 세계화 교육 효과 좋다"

LA지역의 한식당 5곳이 한식세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 컨설팅 교육을 수료했다. 이번 컨설팅 교육은 지난해 7월 한국의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 aT센터(사장 하영제)가 시작한 '해외한식당 전문컨설팅 및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교육은 한국의 요식업 컨설팅 전문업체 핌(FIM)코리아 컨설팅(대표 한영만)이 맡았다. 교육을 받은 업소는 수원갈비 무대포 용수산 황소마을 뉴서울 등 5곳이다. 이들 업소는 지난해 10월부터 1차 교육을 받기 시작했으며 9일 3차 교육을 끝으로 경영과 경쟁력 개선을 위한 컨설팅 교육을 마쳤다. 교육 내용은 사업 활성화 방안과 종업원 교육 등으로 이루어졌다. 핌코리아는 업소 별 경영 진단과 원감 절감 노하우 마케팅 전략 매출 증대 방법 등을 업주에게 전수했고 인테리어 디자인 메뉴개발 메뉴판 디자인 등에 대한 교육도 실시했다. 또 업소 음식들의 장.단점을 분석 개선 사항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밖에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고객 응대 요령 등 서비스 향상 방법에 대한 컨설팅도 이루어졌다. 무대포의 브라이언 정 사장은 "컨설팅 교육을 통해 한식당 운영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이 같은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갈비 사장이기도 한 서부 한식세계화추진위 임종택 이사장 역시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해 준 좋은 기회였다"며 "업소 부담금이 1000달러라 많은 업소들이 참가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임 이사장은 이어 "추진위 차원에서 회원 업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방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업소 부담금 1000달러는 메뉴판 교체 등 컨설팅 교육 과정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aT LA 신현곤 지사장은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는 한식당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생각에서 본국의 aT와 농수산부가 추진한 사업"이라며 "교육 컨설팅이 더욱 활성화돼 더 많은 한식당 업주들이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진성철 기자 sjin@koreadaily.com

2011-02-09

80년대 한인들의 사랑방 역할…지금은 한식 세계화 첨병으로

올해로 개업 30주년을 맞는 맨해튼 한식당 우촌(10 W 36스트릿). 1981년 지금의 자리 맞은편(5 W 36스트릿)에서 설렁탕·족탕·수육·우족 등 네 개의 단촐한 메뉴로 출발했다. 80년대 설렁탕 한 그릇에 김치·깎두기면 거뜬히 한 끼를 해결하고 잠시 고향의 포근함에 빠져들 수 있어 외로운 이민생활에 지친 한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 32스트릿 한인타운이 형성되기 전에는 한국에서 뉴욕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 곳에서 한 번쯤은 식사를 하고 갈 정도로 명성을 떨쳤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06년 취임식 후 우촌에서 회식을 하기도 했다. 90년대 들어 바비큐 레스토랑으로 메뉴를 다양화했다. 지금은 20여 가지 바비큐 메뉴에 육개장·된장찌개 등 30여 가지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우촌의 자랑은 한국 전통 장맛. 식당에서 사용하는 고추장·된장·간장 등을 롱아일랜드 농장에서 직접 담궈 타민족들까지도 우촌 장맛에 매료돼 단골이 될 정도라고. 타민족 고객도 크게 늘었다. 지금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30년 동안 운영을 맡아 온 유연숙 실장은 "이제는 타민족 고객이 한인 친구들을 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초창기 몇 안되는 한식당의 명맥을 꿋꿋이 유지해 오고 있다. 앞으로는 한식 세계화에 일조하는 식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포부도 갖고 있다. 유 실장은 "우선 반찬의 상품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 음식에 비해 재료비와 인건비가 많이 들면서도 공짜로 제공되는 반찬 수가 많아 한식당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반찬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타민족들이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반찬으로 배를 채우면서 한식의 참맛을 볼 기회를 놓친다는 것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2주 전부터 27달러짜리 무제한 바비큐 메뉴를 내놓으면서 반찬을 김치·상치·샐러드·무채 등으로 제한했다. 한국 정부와 식품회사에 체계적인 재료 개발도 주문했다.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소스와 재료를 개발하면 한식당의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민족도 한식당을 운영할 수 있게 돼 한식당 수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식 전파를 위해 정부가 맨해튼에 한식요리학교를 세울 것을 주문했다. 유 실장은 "과거에는 내가 우촌을 이끌어 갔지만 이제는 우촌이라는 이름이 내 삶을 이끌어가고 있다. 한식 세계화에 일조하면서 100년 전통의 한식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숙 기자 hs_ny@koreadaily.com

2011-02-06

[독자마당] 한식 세계화에 기대 크다

음식에 문화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것은 음식이 시대에 따라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한식을 구분하자면 조리법에 따라 궁중과 서민층, 지방의 향토음식 이렇게 구분을 할 수 있다 지난 가을에 텍사스에 있는 대학 후배가 뉴욕에 학회가 있어서 왔다가, 맨해튼의 한국 닭튀김 식품 판매업소인 교촌치킨에 들렸다. 이탈리아계 남편과 우리 애들에게 한국 양념치킨이 얼마나 맛있는지 먹여보라는 제안에 따라 우리는 제일 큰 사이즈를 주문해 놓고 기다렸다. 의외로 한국사람은 없고 거의 외국인들이 주문을 하고 우리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후 매니저가 우리에게 영수증을 보자 하더니, 우리 뒤의 여자가 절반 사이즈의 같은 것을 주문했는데 우리 것을 가지고 가버렸다고 미안하다며 그 여자 것과 우리가 주문한 것을 다시 줄 테니 조금 더 기다리라 했다. 돌아 오는 길에 난 약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맨해튼 식당들이 많이 적자라는데 내가 보기에 투자 단계이긴 하지만 저렇게 하면 과연 이윤이 남는 장사가 될 수 있을까? 한국정부가 맨해튼에 정부가 운영하는 한식당을 세운다면 무엇부터 할 수 있을까? 일단은 입 소문부터 내야 하는 것이고, 먼저 약간의 맛부터 보여야 하고, 기존의 식당들에 피해가 없게 다 같이 잘 가야하고, 이런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한 게 양념치킨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처럼 정보가 빠르고, 일단 온 세계에서 온 맨해튼 관광객들과 뉴요커에게 맛을 보여야 소문이 날 것이다. 들고나가 지나는 행인들을 먹이기 시작하면 온 동네 홈리스만 먹일 것이다. 차라리 맛으로, 서비스로 치고 나가자고 생각한 것은 훌륭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세계 어디를 가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한식이 있다면 한국정부가 하고 있는 노력은 우리 모든 한국인들을 위한 것 아닐까? 한식이 건강식으로 세계화가 될 것을 가슴 설레며 지켜보자. 허유선·뉴저지주 웨스트오렌지 거주

2011-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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