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의 현주소-상] 라스베이거스에 몰아치는 뜨거운 '한식 열풍'
음식+오락 '이터테인먼트' 각광…한인운영 전문 한식당 30여 곳
웰빙 먹거리 이미지 부각으로 전세계 여행객 입맛 사로잡아
도박의 도시로 잘 알려진 미국 네바다주 라스 베이거스.
한인들도 많이 사는 LA에서 서쪽으로 차를 달려 5시간이면 이 곳에 도착한다.
최근 라스 베이거스는 도박뿐 아니라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리조트형 관광도시로 거듭나면서 1년에 4000만명이 찾는 전세계 관광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특히 라스 베이거스에서는 매년 요리사 미식가 요식업자 등 5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푸드 페스티벌 '베이거스 언코크드(Vegas Uncorked)'가 3년째 열리는 등 최근 음식과 오락이 결합된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가 주요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라스 베이거스에 요즘 한식열풍이 사막의 뜨거운 바람보다 더 강렬하게 불고 있다.
한인이 운영하는 라스 베이거스 식당은 40여 곳이 넘고 그 중 한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은 30여 개.
기존에는 한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몇몇 한식당들 뿐이었지만 최근 대형 호텔에 한식당이 입점하는 등 타인종들도 우리 식문화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라스 베이거스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한식당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바로 '진생'. 1993년 진생 1호점이 영업을 시작했고 이어 2002년에는 2호점 그리고 2009년 8월 2700개 객실규모의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 3호점이 영업을 시작했다.
진생은 입점에 성공한 비결은 한식이 갖고 있는 웰빙음식 이미지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아시안 식당의 입점을 추진하던 호텔측이 중식은 너무 기름져서 웰빙시대에 맞지 않고 일식은 너무 흔해 결국 한식을 선정했다는 것이 진생측의 전언이다.
가족들과 함께 식당을 찾은 브라이언 마르티네즈(42)씨는 "호텔에 비치된 광고를 보고 한식을 알게 됐다"며 "음식이 전반적으로 느끼하지 않고 재료의 맛을 잘 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진생 이인천 대표는 "중식과 일식은 이미 많이 알려져 새로운 식도락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웰빙음식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타인종들에게도 친숙한 갈비에 한국산 인삼을 곁들인 '인삼갈비'를 주 메뉴로 내세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진생3의 성공에 힘입어 1급 호텔 입점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명동순두부 대장금 김치 등의 한식당도 타인종에게 인기가 많으며 산채비빕밥 돌솥비빕밥 빈대떡 막걸리 된장 찌개 등 고유의 한식도 갈비 불고기 등과 함께 전세계에서 라스 베이거스를 찾는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 이기영 회장 "타인종에 직접 맛보게 해야"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 이기영 회장(사진)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A요식업회 회장을 역임하고 추진위원회를 맡아 이끌고 있는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한식 세계화를 위한 민간의 노력과 정부의 역할을 들어본다.
-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위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미국 서부지역에 한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제고 시키고 한인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있다."
- 추진위원회를 시작한 계기는?
"지난해 9월 LA지역 요식업계 종사자들을 위주로 위원회가 출범됐다. 정부관계자 보다는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식당 업주들이 나서야 진정한 한식 세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 사업목표는 무엇인가?
"한국의 식문화 확산을 위한 홍보사업이 가장 큰 목표다. 그 외에 표준조리법 개발 한식 패스트 푸드화 사업 그리고 한국산 식재료 공동 구매 추진 등이 있다."
- 지난해 12월 LA인근에 대형 빌보드 광고를 진행했는데.
"한국정부가 지원한 예산으로 11월과 12월에 걸쳐 약 한 달간 베벌리 힐스 등 타인종 유동인구가 많은 3곳에서 빌보드 광고를 선보였다. 갈비 비빔밥 등을 소재로 했는데 반응이 좋아 예산이 확보되면 다시 광고를 추진할 계획이다."
- 올해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지난해 빌보드 광고 조리사 교육에 이어 한식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예산문제 등 풀어야할 부분이 많아 어려움이 많다."
- 한식세계화에 가장 큰 걸림돌은?
"추진위원회 회원들은 대부분 로컬 요식업계 종사자들이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생계수단을 모른척하고 이 일에 매달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지원이 더 확대됐으면 좋겠다. "
- 효과적인 홍보수단은 뭐라고 생각하나?
"TV나 대형 광고판에 홍보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타인종들이 한식을 직접 접하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홍보방법이다. 식당으로 발길을 끌기 힘들다면 오픈된 장소에서 이벤트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별취재팀=신승우.진성철.구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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