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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마당] 섬진강

지리산 밑이라 공기 맑고   물 맑은 곳, 섬진강   강줄기는 굽이굽이 돌아가며   봄은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안개까지 자욱한 아침       온 산은 벚꽃 봉오리가 막 터져   열두 폭 화첩 펼쳐놓을 듯   스르렁대며 춤추듯 피어나고   욕심 없는 풍경은   마음마저 따뜻해진다       민박집 주인은   산골짜기에서 채취한   푸른빛 산나물, 산골 밥상에   잡곡밥 꼭꼭 고봉으로 퍼담아 주며   고로쇠 약주까지 내어놓는다       벚꽃길 따라 화개장터로 간다       경상도·전라도 사투리가   질펀하게 입씨름 놓던 이곳   옛 모습은 오래전 퇴색했다지만   강줄기와 언덕 *새다구 사이로   화사한 벚꽃은 부싯돌 불꽃처럼   짧은 봄날을 살아갈 테지       꽃바람이 불어 보라지   만개한 꽃비가 날리기 시작하면   한창 익은 봄내음   연분홍 그리움을   어떻게 견딘단 말인가       낮에는 꽃비   강 따라 꽃배는 상춘객을 맞이하고   밤에는 별비가 쏟아지며   청춘만큼 반짝이는   강물 따라 흐르는 모든 것이   그리워지겠거늘       봄날은 한 폄 사이에 있는   섬진강 물가로 퍼져갈 거야       *새다구/전라도 방언으로 틈새 강양욱 시인문예 마당 섬진강 섬진강 물가 벚꽃 봉오리가 푸른빛 산나물

2024-05-23

벚꽃 정점시기 3월23-26일

    국립공원관리국( NPS)이 벚꽃축제가 열리는 워싱턴DC 타이들 베이슨 지역 벚꽃 개화 정점시기를 3월 23-26일 사이로 예측했다.   이는 작년보다 하루씩 늦은 것이지만, 최근 40년래 평균 정점시기인 4월4일에 비하면 2주 정도 앞당겨진 것이다. 가장 빨랐던 때는 1990년으로 3월15일이었다.     타이들 베이슨의 요시노 벚꽃나무는 이미 개화 1단계에 돌입했다. 벚꽃은 모두 여섯단계를 거쳐 만개하는데, 1단계는 꽃망울이 맺히는 단계를 말한다. 개화 2단계는 꽃망울에 푸른 기운이 돌 정도로 커지는 시점, 3단계는 꽃망울 속에 꽃잎이 보이는 시점을 말한다. 4단계는 꽃망울이 터지는 시점, 5단계는 꽃잎이 펴지는 시점, 6단계는 꽃잎이 커지는 시점이다.   첫 벚꽃은 해당 개체 벚나무 꽃망울의 70%가 개화하는 시점보다 열흘정도 앞선 시기를 말하는데, 대체로 절정시기보다 열흘 정도 앞선다. 따라서 벚꽃이 빠르면 3월10일경부터 개화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워싱턴DC 벚꽃축제는3월 20일부터 4월14일까지 연날리기, 퍼레이드 등으로 프로그램이 채워져 있다.   올해 축제는 DC 뿐만 아니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등에서 각종 기념 행사 30여개가 예정돼 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정점시기 벚꽃 벚꽃 정점시기 벚꽃 개화 시점 6단계

2024-03-05

"반갑다, 봄 꽃"

      국립공원관리국이 벚꽃 개화 정점시기를 오는  22일부터 25일 사이라고 예측한 가운데, 워싱턴D.C. 벚꽃축제가 20일 개막해 오는 4월16일까지 열린다.   벚꽃 정점시기는 전체 벚꽃의 70%가 개화하는 시기를 말한다. 타이들 베이슨의 요시노 벚꽃나무는 이미 이달초 개화 1단계에 돌입했으며, 현재 5단계에 접어들었다.  5단계는 꽃잎이 펴지는 시점, 6단계는 꽃잎이 커지는 시점을 뜻한다. 첫 벚꽃은 해당 개체 벚나무 꽃망울의 70%가 개화하는 시점보다 열흘 정도 앞선 시기를 말하는데, 대체로 절정시기보다 열흘 정도 앞선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워싱턴D.C. 벚꽃축제에는 올해 총 10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축제의 세부 일정은 연날리기 축제가 25일 오전 10시부터, 체리 나잇 행사는 31일 펼쳐진다. 페탈팔루자 행사는 4월8일, 퍼레이드는 4월15일, 사쿠라 매수리 거리 축제는 4월15-16일  예정돼 있다. 올해 벚꽃 관련 축제는 워싱턴D.C. 뿐만 아니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등에서 각종 기념 행사 40여개가 예정돼 있다.   한편, 벚꽃축제가 열리는 타이들 베이슨은 스미소니언 메트로역의 인디펜던스 애비뉴 출구로 나가는 것이 가장 빠르게 축제장소에 도달하는 방법이지만, 주말에는 매우 혼잡하기 때문에 랑팡 플라자 역이나 페더럴 트라이앵글 역에서 하차한 후 10분 정도 더 걸어가는 것이 좋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정점시기 워싱턴 벚꽃 개화 벚꽃 정점시기 연날리기 축제

2023-03-17

연분홍 꽃비 맞으며 걸어볼까…LA 인근 벚꽃놀이 핫플

어찌된 영문인지 계절은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한창 밀당 중이다. 봄의 길목이라 철썩 같이 믿었건만 기록적인 폭우와 한파로 우리를 당황케하더니 요 며칠 해사한 봄의 얼굴로 우리를 매혹시킨다. 그런데 다시 비소식이라니. 영영 봄꽃 한번 못보고 여름으로 건너뛰는 건 아닌지 덜컥 걱정부터 앞선다. 그러나 일기예보는 다음 주말부터는 다시 예년 기온을 되찾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꽃구경 갈 시간이 돌아온 것이다. 한국에서는 봄이면 개나리, 진달래만큼이나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피는 것이 바로 벚꽃. 그래서인지 TV로 서울의 벚꽃 흐드러지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향수병이 더 짙어지는지도 모르겠다. LA에선 벚꽃 구경하기가 쉽진 않지만 잘 찾아보면 꽃비 날리는 벚꽃 구경을 할 수 있다. LA인근에서 벚꽃 구경 갈만한 곳을 알아봤다.     ▶데스칸소 가든   최근 따뜻한 날씨 덕에 데스칸소 가든(Descanso Gardens)엔 형형색색 봄꽃이 만개했다. 특히 가든 내 일본 정원(Japanese Garden)을 방문하면 벚꽃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봄꽃, 특히 벚꽃은 짧은 기간 동안 폈다 지기때문에 방문하고자 하는 시기에 개화 상태를 알아보고 가는 게 좋은데 이는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벚꽃 외에도 봄의 전령인 동백(camellia), 목련(magnolia)을 비롯해 튤립도 개화를 시작해 가든을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마음이 화사해진다. 오픈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까지인데 20일부터 폐장 시간이 오후 7시로 연장된다. 입장료는 15달러며 시니어는 11달러. 티켓은 온라인 또는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주소: 1418 Descanso Dr, La Canada Flintridge, CA 91011   ▶문의:  (818) 949-4200,     descansogardens.org   ▶헌팅턴 라이브러리   헌팅턴 라이브러리(Huntington Library)에서도 벚꽃 구경을 할 수 있다.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봄꽃 개화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데 3월에는 오카미(Okame), 핑크 클라우드(Pink cloud) 등 다양한 벚꽃을 비롯해 흰 목련 자목련, 복숭아꽃 등 90여 종이 넘는 봄꽃을 관람할 수 있다.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매주 화요일은 휴관. 입장객 수가 제한돼 있어 온라인 예매로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 안전하다. 입장료는 주중과 주말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주중엔 성인 25달러, 65세 이상 시니어는 21달러다. 매달 첫주 목요일은 무료 입장이 가능한데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해야만 한다.       ▶주소: 1151 Oxford Rd, San Marino, CA 91108   ▶문의: (626)405-2124,     huntington.org   ▶레이크 발보아   어느 봄날 한때 벗꽃비 흩날리는 산책로를 잊을 수 없는 이들이라면 레이크 발보아(Lake Balboa) 공원을 강추한다. 매년 이맘때면 호수를 따라 피는 벚꽃 길을 그저 걷기만 해도 힐링이 절로된다. 호수 공원은 이미 인근 주민들에게는 조용한 피크닉 장소로 유명하다. 또 가까운 곳에 일본 정원이 있어 호수 산책을 마친 후 잠시 들러도 좋다. 다만 일본 정원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웹사이트(thejapanesegarden.com)에서 시간 예약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주소: 6300 Balboa Blvd, Van Nuys, CA 91406   ▶문의: (818)756-8166,   laparks.org/aquatic/balboa   ▶사우스 코스트 보타닉 가든   87에이커 규모의 이 가든(South Coast Botanic Garden)은 가주 토종 야생화로 유명하지만 봄이되면 가주에서 몇 안되는 벚꽃놀이 장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벚꽃은 장미 정원 인근 원형극장을 중심으로 개화를 시작해 상춘객을 유혹하고 있다. 이곳엔 벚꽃 나무들이 무리지어 장관을 이루고 있진 않지만 이미 가든 곳곳과 길가에 벚꽃이 흐드러져 봄날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또 가주 토종 야생화들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오픈 시간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15달러, 시니어 11달러이며 온라인 예매도 가능하다.     ▶주소: 26300 Crenshaw Blvd, Palos Verdes Peninsula,CA 90274   ▶문의: (424) 452-0920,   southcoastbotanicgarden.org 이주현 객원기자일본 벚꽃놀이 벚꽃 구경하기 봄꽃 개화 오픈 시간

2023-03-16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세 번 꽃 피는 벚꽃

높고, 외롭고, 쓸쓸하게 사람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상하지 않을 것도 없는 안개 속을 그리워하는 중     따라나서는 지독한 자유 틈새로 나간 모반의 시간 가까이 보았던 은밀한 풍경은 별 진 자리에 투명히 자란 몸으로 피는 얼음 벚꽃     봄은 꿈으로 오고 꿈은 꿈속에서 꿈을 꾸는데 혼자이고 싶은 언덕을 배우려고 밀리고, 부서지고, 쓰러지는 겨울     나무가 추워 떱니다 바람 부는 쪽 흔들리며 가지마다 서로를 부둥키고     담 없는 갈대 숲 강가에서 달 빛도 춤추는 강물 따라 어제를 지나친 숨들이 출렁이는 배를 탑니다     꽃보다 투명한 얼음꽃 무색 물방울 맺은 가지마다 숨이 고이고, 빛이 담긴 꽃 피울 때 아찔한 봄 날 거꾸로 밀려오는 얼음꽃 향기       세 번 꽃 피는 벚꽃   내 창가엔 나무 한 그루 있다. 이사 왔던 해 심었던 작은 꽃나무다. 내 키 정도의 묘목은 30년 가까이 자라서 이제는 이층 창가에 가지를 무성하게 뻗고도 남을 만큼 훌쩍 컸다. 매해 이른 봄 하얀 벚꽃을 소담스레 피워냈다. 꽃이 진 자리마다 앵두 같은 빨간 열매를 맺어 겨우내 새들의 먹이가 되었다.     나무를 심은 지 10년 쯤 되었을까? 나무는 이유 없이 가지가 마르고 잎이 누렇게 변하는 병을 앓고 있었다. 눈에 띄게 약해져 봄이 되어도 몇 가지에 듬성 꽃을 피운 후 이내 누런 반점의 잎사귀를 모두 떨구고 말았다. 가을이 채 오기도 전에 앙상한 겨울나무가 되었다. 병든 나무를 자르고 다른 나무를 심을까 생각했다. 심겨진 후 내 자리인양 키를 키우고 몸을 불리던 나무. 봄이 되면 화사한 하얀 꽃뭉치와 향기를 온 동네 선물하는 나무를 대견히 바라 보았던 나에겐 갈등의 시간이었다.   오랜 고심 끝에 나무를 그대로 놔두고 죽은 가지를 쳐 주기로 결정을 했다. 사다리를 놓고 죽은 가지를 잘라냈다. 말없는 나무였지만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나무는 지친 듯 힘겨워하더니 다음 해 꽃을 피우지 않았다. 약을 뿌려주고 거름 진 흙을 덮어주었지만 나무가 죽어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앞섰다. 다음해 봄 나무가지에서 가느다란 가지들이 힘겹게 살아나왔다. 보답이라도 하듯이 이듬해 봄부터 나무는 가지마다 흐드러진 벚꽃 한아름과 가득한 향기를 뽐내며 겨울을 걸어 봄으로 왔다. 무려 삼 년의 진통을 이겨내고 벚나무는 다시 기력을 찿아 살아났다.     모든 나무들이 봄에 꽃을 피운다. 조금씩 피어나는 꽃 송이를 보면서 봄이 가져다주는 행복에 빠져들곤 했다. 그런데 나무들은 한 겨울 메마른 가지에도 종종 꽃을 피운다. 눈이 내리면 가지마다 한아름 눈꽃을 피운다. 봄날에 만개한 꽃도 아름답지만, 가지마다 등처럼 매달고 오는 눈꽃은 이른 봄날의 생동감만큼이나 곱고 아름답다. 하늘에서 하얀 눈송이가 앙상한 가지 위에 내려 앉으면 그야말로 하얀 벚꽃이 핀듯한 황홀경에 빠져들곤 한다. 한겨울에 피는 눈꽃은 다른 세상을 보듯 신비하다. 겨울을 지나는 동안 나무는 쉴 틈 없이 풍성한 눈꽃을 피웠다.   어제는 눈대신 차가운 겨울비가 내렸다. 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웠다. 햇빛에 반사된 나무가지마다 수정 같은 얼음꽃이 피었다. 보석같이 피어난 꽃들은 온통 나무를 감싸고, 나무는 빗방울을 부둥켜 꽃을 피웠다. 빛나는 얼음꽃은 햇볓에 눈이 부셨다. 환경과 시간에 따라 나무는 다른 꽃을 피웠다. 모두가 아름답고 귀하지만 얼음꽃은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나무가 피워낸 숨결이고 호흡이었다.     나도 이제 겨울숲에서 걸어나와 봄이 기지개를 펴는 봄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야겠다.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벚꽃 벚꽃 한아름과 동안 나무 얼음꽃 향기

2023-02-27

토론토 하이파크 벚꽃, 4월말 만개

 오는 4월 말에는 하이파크 공원에서 활짝 핀 벚꽃을 직접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이파크는 토론토 다운타운에 위치한 시립공원으로 다양한 시설과 동물원이 있는 자연공원으로 매년 봄이되면 공원내에 벚꽃을 보기위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TTC 지하철 2호선 하이파크역과 바로 인접해 있는 등 접근성을 좋아 벚꽃을 찾는 시민들이 많다.   10년 넘게 토론토 벚꽃 개화시기 분석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스티븐 조니악씨는 "벚꽃의 개화 시기와 관련한 기존의 자료들을 분석해 결론을 낸 결과 토론토 시민들은 오는 4월 말쯤이면 하이파크에 벚꽃이 만개한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한 날짜에 대해서는 예측이 어렵다며 언급을 피했다.   조니악씨는 "4월 말까지 기온 등 날씨 변동에 따라 벚꽃의 개화 일자가 당겨지거나 늦춰질 수 있다"며 "이는 전적으로 날씨에 달렸다"라고 전했다.   한편 토론토시는 코로나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올해부터 하이파크에 직접 방문해 벚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토론토시는 지난 2020년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시민들이 벚꽃 감상을 위해 하이파크를 방문하는 것을 금지하고 벚꽃나무 주변에 울타리를 쳐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대신 벚꽃이 피는 기간 동안 온라인을 통해 하이파크 벚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다.   토론토시 관계자는 "올해는 시민들이 하이파크를 직접 방문해 벚꽃을 볼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며 "다만 안전을 위해 하이파크 근처로의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주차를 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미 기자토론토 하이파 토론토 벚꽃 토론토시 관계자 벚꽃 감상

2022-04-14

[시로 읽는 삶] 봄이 좋냐?

간절하면 가 닿으리/ 너는 내 생각의 끝에 아슬아슬 서 있으니/ 열렬한 것들은 다 꽃이 되리/ 이 세상을 다 삼키고/ 이 세상 끝에 새로 핀/ 꽃 한 송이   -김용택 시인의 ‘꽃 한 송이’ 전문       한국에 있는 친구가 웃어보라며 노래 하나를 보내 왔다. 10cm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가수의 ‘봄이 좋냐?’라는 노래인데 가락이 산뜻하고 경쾌하다. 그런데 가사를 보니 크크크 웃음이 나면서도 왠지 맘이 짠하다.     “꽃이 언제 피는지 그딴 게 뭐가 중요한데/ 날씨가 언제 풀리는지 그딴 거 알면 뭐할 건데/ 추울 땐 춥다고 붙어 있고/ 더우면 덥다고 니네 진짜 이상해/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몽땅 망해라”   애인 없는 청춘이 사랑에 취해 봄을 맞고 있는 친구들을 보고 공연히 심사가 뒤틀린 것 같다. 환한 봄날 혼밥을 하고 혼놀을 해야 하다 보니 팔을 끼고 벚꽃 아래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거니는 친구들이 부럽고 질투가 나기도 했나 보다.     혼밥이니 혼놀이니 하는 말들에 익숙하게 된 지도 오래다. 이건 애인 없는 젊은이만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한창 좋은 청춘의 시기에 혼자여야 한다는 건 쓸쓸한 일이다. 모두 애인이 있어 행복해 보이고 환한 꽃 무리를 보니 더 외로워져 봄에다 대고 괜한 몽니를 부리는 것 같다.     봄은 대지의 모공이 열리는 때이다. 피어나는 꽃그늘 아래 앉아 사랑의 환희를 노래하고 불어오는 미풍에 머리칼을 날리며 생명의 충만한 기운을 느끼기도 한다. 봄은 누가 뭐래도 시작의 기쁨이고 밝고 환한 계절이다.   좀체 가슴 뛰는 일이 없는 이즈음 나는 푸석하던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다. 피어나는 꽃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전에 없이 새롭다. 수선화가 옹알이하며 피어날 때, 벚꽃이 만개한 공원, 현기증이 나도록 노래진 개나리 울타리를 지나갈 때 가슴이 후끈하다.   봄이 좋다. 그냥 좋다. 그런데 ‘봄이 좋냐?’라는 노래를 듣다 보니 이 눈부심이, 이 환함이 미워지는 청춘도 있겠구나 생각된다. 모두 들떠 봄을 찬미하고 짝을 지어 다니는데 무슨 이유에서건 혼자인 사람이라면 “아무 문제 없는데 나는 왜 안 생기는 건데/ 봄이 좋냐 이 멍청이들아”라며 푸념을 하게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푸념이라곤 해도 이들에겐 예전 사람들처럼 한이 없다. 아픔도 재치 있게 받아넘기고 상처도 유머로 싸맨다. 이별의 고통도 하나의 다른 장르처럼 산뜻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슬픔도 로맨틱한 리듬이 실리면 가벼워진다. 질투심도 멋진 가락에 맞춰 노래하면 말의 격함이 사라지고 공감도가 높은 소통의 언어가 될 수 있다.   “망해라” 라는 구절을 “잘돼라”는 응원처럼 듣고 싶다. 망하라는 말의 독소를 거둬내면 외로움이 투명하게 보인다. 외로움은 다소 위험한 구석이 있다. 방치하면 외로움의 방에 갇혀 점점 더 고립된다.    봄꽃이 한창이다. 대지가 심장 뛰는 소리로 가득하다. 혼자이거나 둘이거나 모두 행복할 이유가 있다. 사랑을 얻었거나 잃었거나 상관없이 눈부실 권리가 있다. 봄이잖은가.     이 봄 혼자인 당신도 애인이 생겼으면 좋겠다. 간절함이 가 닿았으면 좋겠다. 열렬한 것은 다 꽃이 되듯 당신의 사랑도 꽃 한 송이 곱게 피워냈으면 좋겠다. 조성자 / 시인시로 읽는 삶 모두 애인 개나리 울타리 벚꽃 아래

2022-04-12

벚꽃 속에 꽃망울이 보이네...

 3월 폭설과 한파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지역 벚꽃이 개화기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국(NPS)이 워싱턴D.C. 타이들 베이슨 벚꽃나무가 원래 예측대로 22일부터 25일 사이 개화 정점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화창한 주말을 맞아 이미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나무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벚꽃 개화 절정시기는 워싱턴 메트로 지역에 흔한 요시노 벚나무 전체 벚꽃의 70% 이상이 개화하는 시기로, 총6단계 개화 시기 중 현재 3-4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개화 1단계는 꽃망울이 움트는 시점, 2단계는 꽃망울에 푸른 기운이 돌 정도로 커지는 시점, 3단계는 꽃망울 속에 꽃잎이 보이는 시점, 4단계는 꽃망울이 터지는 시점, 5단계는 꽃잎이 펴지는 시점, 6단계는 꽃잎이 커지는 시점을 말한다. 이런가운데 워싱턴D.C. 벚꽃축제는 내일(20일)부터 4월17일까지 열린다. 당국에서는 현재 축제 장소인 타이들 베이슨 입구를 차단하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곳의 웨스트 베이슨 드라이브는 오늘부터 개방한다.   축제의 첫 공식행사는 19일 스미소니언 미술관에서 개막전 행사로 '체리 블라섬 패밀리 셀리브레이션'이 열리며 20일 워너 극장에서 개막식이 열린다. 워너 극장 개막식은 축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연날리기 축제는 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퍼레이드는 4월17일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벚꽃 자생지별로 개화시기가 다를 수 있기에 첫 벚꽃 개화시점을 통해 만개 시점을 추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첫 벚꽃은 해당 개체 벚나무 꽃망울의 70%가 개화하는 시점보다 열흘정도 앞선 시기에 피기 때문에, 이 시점부터 열흘 후가 정점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시기도 정점 시점이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꽃망울 벚꽃 벚꽃 개화시점 소규모 벚꽃 개화 시기

202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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