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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마당] 섬진강

지리산 밑이라 공기 맑고
 
물 맑은 곳, 섬진강
 
강줄기는 굽이굽이 돌아가며
 
봄은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안개까지 자욱한 아침
 
 
 
온 산은 벚꽃 봉오리가 막 터져
 
열두 폭 화첩 펼쳐놓을 듯
 
스르렁대며 춤추듯 피어나고
 
욕심 없는 풍경은
 
마음마저 따뜻해진다
 
 
 
민박집 주인은
 
산골짜기에서 채취한
 
푸른빛 산나물, 산골 밥상에
 
잡곡밥 꼭꼭 고봉으로 퍼담아 주며
 
고로쇠 약주까지 내어놓는다
 
 
 
벚꽃길 따라 화개장터로 간다
 
 
 
경상도·전라도 사투리가
 
질펀하게 입씨름 놓던 이곳
 
옛 모습은 오래전 퇴색했다지만
 
강줄기와 언덕 *새다구 사이로
 
화사한 벚꽃은 부싯돌 불꽃처럼
 
짧은 봄날을 살아갈 테지
 
 
 
꽃바람이 불어 보라지
 
만개한 꽃비가 날리기 시작하면
 
한창 익은 봄내음
 
연분홍 그리움을
 
어떻게 견딘단 말인가
 
 
 
낮에는 꽃비
 
강 따라 꽃배는 상춘객을 맞이하고
 
밤에는 별비가 쏟아지며
 
청춘만큼 반짝이는
 
강물 따라 흐르는 모든 것이
 
그리워지겠거늘
 
 
 
봄날은 한 폄 사이에 있는
 
섬진강 물가로 퍼져갈 거야
 
 
 
*새다구/전라도 방언으로 틈새

강양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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