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문예마당] 오페라 ‘투란도트’에 홀리다

  한국에 와서 좋은 것 중 하나는 하고 싶은 생각만 있으면 문화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가 볼 만한 미술관이 많고 높은 수준의 음악회도, 뮤지컬이나 연극 공연도 심심찮게 열린다. 지하철이 서울 시내, 서울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지방까지 안 닿는 곳이 없으니 차가 없어도 어디든지 갈 수 있다.  LA에서도 다양한 문화 행사가 있기는 하지만 내 취향에 맞는 행사는 그리 많지 않다. 혹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하더라도 멀리 있고 운전을 잘 못 하니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투란도트 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 내한공연’이라는 광고를 봤다. 두 눈이 번쩍 뜨였다. 무조건 봐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몇 달 후에 있을 공연을 위해 일찌감치 티켓을 예매했다. 티켓 값이 만만치 않았지만 대신 다른  비용을 절약하기로 마음먹었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집에서 일찌감치 출발했다. 지하철을 몇 번 환승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공연장인 올림픽체조경기장 KSPO 돔 안으로 들어갔다.         평일이라 그런지 객석이 꽉 차지는 않았지만 그 큰 공간에 상당히 많은 관객이 앉아 있었다. “못살겠다, 힘들다”는 아우성은 다 현실과 동떨어진 말 같았다. 한국은 식당이나 콘서트장 등 어디를 가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  트럼프가 “한국은 머니 머신”이라며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액을 올리겠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무대에 불이 켜지고 공연이 시작되면서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스케일에 입이 벌어졌다.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장치와 무대 위에 오른 수백 명의 출연진에 내 눈을 의심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진 화려한 중국풍 의상과 세트는 실제 베이징 황궁을 연상케 했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는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오페라 중 하나이다. 많은 작곡가의 작품들이 있지만 투란도트가 한국인들에게 특히 유명한 이유는 대표곡 ‘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말라)’  때문일 것이다.   아리아 네순 도르마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경기 내내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된 데다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결승전 전날 전 세계에 방영된 ‘쓰리 테너 콘서트’에서 부르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투란도트’는 자코모 푸치니의 유작으로 그가 작곡 중 숨지는 바람에 미완성으로 남아있다 마지막 두 장면은 푸치니의 스케치에 따라 제자에 의해 완성된 작품이다. 이에 관해 작곡가 푸치니와 지휘자 토스카니니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둘은 친한 사이였지만 다툼도 잦았다. 크리스마스 즈음 푸치니가 친구들에게 빵을 선물했는데 잘못해서 토스카니니에게도 보냈다. 토스카니니는 푸치니가 보낸 줄도 모르고 그 빵을 먹어 버렸다. 푸치니는 토스카니니에게 ‘크리스마스 빵, 잘못 보냈음’ 이라는 전보를 보냈고, 이에 토스카니니는 ‘크리스마스 빵, 잘못 알고 먹어 버렸음’이라는 답변을 보냈다. 이 사건 이후 둘은 사이좋은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훗날 초연에서 토스카니니가 투란도트를 연주하게 되었는데 그는 완성된 곡을 거부하고 푸치니가 작곡한 마지막 부분인 ‘류의 죽음’까지만 공연했다. 그리고 청중들을 향해 “이 오페라는 여기서 끝납니다. 원작자가 사망하여 뒷부분을 완성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라는 말을 하고 퇴장해 버렸다고 한다.   시대적 배경은 고대 중국의 베이징이지만 고증이 없는 판타지에 가깝다.  내용도 다소 진부하다. 하지만 용감한 왕자가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 흠모하는 왕자님을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노비의 순수한 사랑, 냉담한 공주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는 것 등 강렬한 사랑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많이 알려졌지만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한다.  남자에 대한 혐오와 복수심으로 얼음같이 차가운 투란도트 공주는 자신에게 청혼하러 온 남자들에게 세 가지 수수께끼를 낸다. 모두 맞추는 사람과는 결혼하겠지만 만일 맞추지 못하면 참수형에 처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남성이 그녀의 미모에 반해 도전했다가 참수형을 당하고 만다.   그 무렵 전쟁으로 나라를 잃은 칼라프라는 용감한 왕자가 투란도트에게 한눈에 반한다. 수수께끼에 도전해 세 가지를 다 풀지만 투란도트는 분노하며 그와의 결혼을 거부한다. 칼라프는 만약 동이 트기 전까지 자신의 이름을 맞히면 기꺼이 죽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자신과 결혼해야 한다고 공주에게 역으로 제안한다.     투란도트는 칼라프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 된다. 칼라프 아버지와 노비인 류를 잡아 와 고문한다. 칼라프를 흠모하는 류는 모진 고문에도 그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그의 이름을 말하지 않고 자결한다.  칼라프는 투란도트에게 분노하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공주를 아내로 맞지 않겠다며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밝힌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류를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공주는 결국 칼라프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둘은 모든 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이번 ‘투란도트’ 한국 공연은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서 열렸다.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팀이 이탈리아 베로나에서만 볼 수 있었던 웅장한 오페라 무대를 서울로 옮겨왔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가 됐다. 베로나 축제팀 100년 역사상 해외 공연은 한국이 처음이라고 하니 이번 공연은 한국 오페라 역사의 한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세계적인 명작 오페라에 걸맞게 캐스팅도 초호화였다. 월드 클래스 성악가들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연기력, 아름답고 장엄한 오케스트라 음악은 관객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특히 트란도트의 하이라이트 ‘아무도 잠들지 말라(Nessun dorma)’를 현장에서 듣고  가슴에서 뜨거운 감동이 몰아쳤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의 엄청난 환호와 박수갈채 속에서 출연진이 무대인사를 할 때 나도 오랫동안 손이 아프도록 손뼉을 쳤다. 목이 터져라 환호성도 질렀다. 순간 마음속에 쌓였던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한 아름 선물을 안은 듯 기쁨이 충만했다.   공연장을 빠져나오니 날은 저물어 어둑어둑해졌다. 10월 중순의 휘영청 달 밝은 가을밤에 마음은 이탈리아 고대도시 베로나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안고 서둘러 집에 오니 밤 12시였다. 마음은 날아갈 것처럼 가벼웠으나 이틀을 꼼짝 못 하고 집에서 쉬었다. 한국이 아무리 갈 곳이 많고 즐길 거리가 많으면 뭣하랴! 이제는 체력이 달리는걸.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배광자 / 수필가문예마당 투란도트 오페라 투란도트 공주 투란도트 아레나 오페라 무대

2024-11-28

장애·비장애 학생의 특별한 연주 무대

한미특수교육센터(소장 로사 장, 이하 센터)가 오늘(20일) 오후 6시 애너하임 구세군 커뮤니티 센터(1515 W. North St)에서 장애, 비장애 학생이 함께하는 특별한 연주 무대를 마련한다.   센터는 ‘하모니 오브 하트(Harmony of Hearts)’란 주제로 자선 콘서트를 연다. 재외동포청과 가주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이 행사의 목적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 생애 지원 프로젝트 기금 모금이다.   센터 측은 이번 콘서트가 내년 센터 설립 25주년을 앞두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 생애 지원 프로젝트 기금 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발달장애인이 유아기부터 학령기를 거쳐 성인이 돼 독립적인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과 지원을 제공하고 이들이 안정적이고 안전한 환경에서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장 소장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속에 살아간다. 오랫동안 이들을 위한 안전망 역할을 해왔지만, 이젠 보다 안정적이고 폭넓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전용 공간 마련과 프로그램 확대가 필요하다. 이번 콘서트와 내년 25주년을 기점으로 센터의 이사진, 부모들과 함께 본격적인 기금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서트에선 센터 산하 하모니아 오케스트라(지휘 라이언 전)가 클래식, 영화 OST, 뮤지컬 삽입곡을 포함한 다양한 곡을 연주한다. 크리스마스 캐럴 싱얼롱 시간도 마련된다.   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장애인과 비장애인 학생은 매주 수요일 함께 연습하며 소셜 스킬도 배우고 있다.   센터 프로그램 수퍼바이저 윤여광 박사는 “여러 연습 장소를 전전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들이 매주 이 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루빨리 안정된 연습 공간을 마련해 학생들이 더욱 즐겁게 음악을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많은 분이 참석해 학생들의 연주를 감상하고 감동의 시간을 함께 나누면 좋겠다. 이 감동이 기부와 후원으로 이어져 발달장애인에게 밝은 미래를 선물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석 문의는 전화(562-926-2040) 또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비장애 장애 비장애인 학생 장애 비장애 연주 무대

2024-11-19

역경 이겨낸 삶, 무대서 연주로

소아마비 때문에 두 다리를 움직일 순 없어도 역경을 이겨낸 삶을 연주한다.   한인 장애 여성이자 피아니스트 최춘애(69)씨가 25일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선다.   어릴 적부터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음악의 꿈을 좇아간 최씨의 인생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최씨는 1세 때 홍역을 앓으면서 소아마비까지 앓게 돼 다리의 기능을 잃게 됐다. 6세까지 계속 치료를 받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앞으로 두 다리를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만 남았다. 최씨의 아버지는 기술을 배워두는 것이 좋겠다며 피아노를 권유했다. 최씨는 그렇게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 첫 피아노 선생님은 다리를 사용할 수 없어 페달을 밟을 수 없다는 이유로 다른 악기를 권유했다. 그럴수록 피아노에 대한 열정은 뜨거워졌다.   당시 사회적 편견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교육 기회를 제한했다.     최씨는 “초등학교 시절 다른 아이들은 나를 밀치고 놀리며 도망갔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학도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이는 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고, 장애를 전염병이나 불길한 존재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었다. 결국 최씨는 18세에 삶의 희망을 잃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기적적으로 3일 후에 깨어났다.     그는 “그때를 계기로 죽을 용기로 세상에 맞서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1978년, 최씨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왔다. 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을 가졌다, 이후 46년간 장애인들에게 삶의 목적과 희망을 전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특히 1981년에는 발목에 힘이 돌아와 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된 것을 계기로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더욱 커졌다.   53세에 중학교와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합격한 최씨는 지난 2008년 한국 수능 시험에 도전했다. 결국 세종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에 입학(2014년) 했다. 이후 피아노 전공을 목표로 67세에 아주사퍼시픽대 대학원 피아노과에 입학했다. 대학원 입학을 위해 3년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필수 과목 30개를 이수한 끝에, 올해 5월 69세의 나이로 졸업했다.   최씨가 카네기홀 무대에 서게 된 계기는 지난해 열린 IAPMT 콩쿨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다.   최씨는 “뉴욕과 카네기홀에 가본 적이 없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연주 자체가 떨리고 벅차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열심히 살아온 인생에 대한 보상 같고, 십여 년 전 꿈꿨던 카네기홀에서 연주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역경을 거친 꿈은 현실이 됐다. 최씨는 그 삶을 연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글·사진=정윤재 기자카네기홀 피아노 피아노 연주 대학원 피아노과 카네기홀 무대

2024-11-11

한인 가수들, LA오페라단 주역으로 뜬다…'로미오와 줄리엣'서 주연 데뷔

LA오페라에서 한인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백인 중심의 오페라 무대에서 한인이 주요 공연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등 활약상이 주목받고 있다.   먼저 내달 2일부터 LA오페라에서 열리는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에서 김연준(영어명 듀크.사진 LA) 씨가 로미오 역할을 맡아 첫 데뷔를 한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고전 작품인데다 세계적인 LA오페라 무대에서 백인이 아닌 아시아계 남성이 로미오 역할을 맡아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캐스팅이다.   김씨는 오페라계에서 떠오르는 스타로 꼽힌다. 16살 때 이민을 왔고, 한국의 발라드 가수 김광석과 박효신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꿈을 키웠다. 첫 노래 교사가 성악을 전공한 것을 계기로 성악에 입문했는데, 대학교 때 오케스트라와 함께 오페라 곡을 부르다가 오페라에 흠뻑 빠지게 됐다.   김씨는 "과거에는 한인 성악가들이 타지에서 외로움과 문화적 적응 문제로 실력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한인들이 미국과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2011년에는 LA 오페라에서 관객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봤는데, 이번에는 무대에서 로미오로 서게 돼 감격스럽다"고 덧붙였다.   LA오페라에 따르면 주요 공연의 한인 성악가들은 또 있다. 특히 이달 중순 LA오페라에서 막을 내린 '나비 부인(Madama Butterfly)'의 주요 배우들도 한인이었다.   손현경(영어명 카라) 성악가는 나비 부인 작품에서 주인공인 초초상(Cio-Cio-San) 역을 맡았다. 고등학교 시절 오페라 '마농 레스코'를 본 뒤 그 감동으로 인해 오페라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   손 성악가는 "초기에는 외모와 체구로 인해 역할의 제한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분장 기술도 발전했고 무엇보다 한인 성악가들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전 세대가 겪었던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지금은 훨씬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손 성악가와 함께 나비 부인에서 초초상의 충실한 하녀인 스즈키 역할을 맡은 것도 한인이었다.   김효나 성악가는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실력파 배우다. 김 성악가는 "유럽의 경우 거의 모든 오페라 극장에 한 명 이상의 한인 성악가가 활동하고 있을 정도"라며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등을 의미하는 'DEI' 때문이 아니라 한인 성악가들이 실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어디서도 밀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LA오페라 공연에 한인들이 잇따라 무대에 서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주류 오페라 무대에서 한인 음악가들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멜로디 창 히튼 아시안 오페라 연합(AOA) 디렉터는 "아시아계 성악가들은 주로 아시아 배경의 작품이나 특정 역할에만 국한돼 있었는데 최근 더 폭넓은 작품과 역할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튼 디렉터는 "아시아계 성악가들의 실력은 항상 뛰어났지만 동등한 기회를 얻지 못했었다"며 "현재 아시아계 음악가들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연준씨가 주인공 역할을 맡은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은 내달 23일까지 LA 오페라에서 열린다. 김씨는 이 작품에 대해 "샤를 구노의 음악은 진짜 사랑을 표현하는 것처럼 절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레코딩으로는 느낄 수 없는 생생한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점이 오페라의 진정한 매력"이라며 "마이크 없이도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오는 성악가의 목소리가 관객을 감동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정윤재 기자la오페라단 로미오 la오페라 무대 한인 성악가들 오페라 가수

2024-10-29

세계 최대 핼러윈 EDM<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달군 한인 DJ

세계 최대 핼러윈 EDM(일렉트로닉 댄스 음악) 페스티벌 ‘이스케이프 핼러윈’(Escape Halloween)이 지난 25일과 26일 샌버나디노 NOS 이벤트 센터에서 열렸다. 이곳에서 한인 디제이 ‘데이지(DAIZY)’가 첫 무대에 올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최사 인섬니악(Insomniac)에 따르면, 올해 페스티벌에는 약 6만 명의 관객이 참여했으며, 80여 명의 아티스트가 5개 이상의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펼쳤다. DAIZY로 활동 중인 한인 디제이 이혜지씨는 메인 스테이지 중 하나인 ‘스워 디스트릭트(Sewer District)’의 첫 순서로 무대에 올랐다.   첫곡으로는 핼러윈 분위기에 맞춘 오싹한 미발매 곡을 선보였다. 이씨는 “베이스 음악의 성지에 오게 돼 영광이고, 감회가 새롭다”라며 “미국 관객을 위해 다양한 베이스 음악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공연은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 중 하나다”라며 “미국 관객의 음악 이해도와 반응이 폭발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무대는 이씨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작년 디제이 ‘루시드(Luzcid)’의 시카고 공연에서 오프닝을 맡았던 그의 무대를 인섬니악의 탤런트 팀이 주목하면서 이번 페스티벌 무대에 설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씨는 “소속사와 음반 계약에 의존하기보다 나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며 “소셜미디어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음악을 홍보하는 데 집중해왔다”고 밝혔다.   이씨는 “내년에 새 앨범을 발매하고 더 많은 페스티벌 무대에 서고 싶다”며 “특히 인섬니악이 5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개최하는 ‘이디씨 코리아(EDC Korea)’에 서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인섬니악은 미국에서 여러 대형 음악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회사로, EDM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EDC는 세계 3대 EDM 페스티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앞으로도 “전 세계 팬들에게 한국 DJ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2016년 DJ로 데뷔한 후 한국의 주요 클럽과 페스티벌에서 활동하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지난 2019년 EDC Korea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이후 자신만의 스타일과 베이스 음악에 대한 애정을 널리 알렸다. 정윤재 기자 [email protected] 페스티벌 edm페스티벌 한인 페스티벌 무대 이번 페스티벌

2024-10-27

팬텀싱어 백인태·유슬기 뮤지컬 도산 시즌4에 합류

팬텀싱어 출신 듀오 백인태와 유슬기가 뮤지컬 도산 시즌 4에 합류하며 무대에 새로운 활력을 더한다. 두 사람은 오는 11월 9일과 10일 공연될 뮤지컬 도산에서 주요 배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합류는 한국의 주요 뮤지컬을 연출해 온 추정화 감독과의 협업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도산 출연에 앞서, 백인태와 유슬기는 오는 22일 부에나 팍 CGV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한다. 두 사람은 한양대학교 성악과 동문으로, 팬텀싱어에서 선보인 팝페라와 그들의 앨범 수록곡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출연과 맞물려 이들의 호흡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번 단독 공연은 미주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가 주최하며, 공연 수익금은 뮤지컬 도산의 제작비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또한, 팬텀싱어 무대에서 주목받은 4인조 여성 팝그룹 씨씨(SeaSsi)가 함께 무대에 올라 더욱 풍성한 공연을 예고하고 있다.   티켓은 Front 좌석 70달러, Rear 좌석 60달러로, 티켓 구매 웹사이트(www.eventbrite.com)에서 “Duetto”를 검색해 구매할 수 있다.   ▶문의: (323) 917-2646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팬텀싱어 게시판 뮤지컬 도산 팬텀싱어 무대 팬텀싱어 출신

2024-10-21

[함께할 50년:특별 이벤트] 성악 어벤저스 라포엠, LA 무대 오른다

중앙일보는 창간 50주년을 맞이해 연초부터 특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모국방문 프로그램과 카이 공연을 시작으로 매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했다. 본격적인 창간특집 섹션 발행에 맞춰 기획한 2개의 빅 이벤트를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하고자 준비 중이다. 한국 최고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LA POEM)’ 특별공연과 한인타운 도시 발전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기획한 ‘함께한 50년, 함께할 50년’ 전시회다. 두 행사 이후에도 이벤트들은 이어진다. 11월16일(토) LA한인타운 남가주새누리교회에서 열리는 ‘시니어 은퇴 박람회’와 12월 창간 50주년 마지막 이벤트로 한인 2세와 함께하는 ‘청춘여행 로드트립’을 준비하고 있다.   ▶성악 어벤저스, 라포엠은   미주 중앙일보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한국 최고의 4인조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공연이 LA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라포엠은 10월12일 오후 6시 LA 다운타운 ‘유나이티드 시어터 온 브로드웨이(The United Theater on Broadway)’ 무대에 오른다.   라포엠은 프랑스어 보헤미안(La Boheme)과 영어로 시를 뜻하는 포엠(Poem)의 합성어다. 시와 같은 음악을 하는 자유로운 예술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아티스트 (테너 유채훈, 박기훈, 카운터테너 최성훈, 바리톤 정민성)들은 모두 성악 전공자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음악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성악 어벤저스’다.     라포엠이 대중에게 실력을 인정받고 인기를 끌게 된 계기는 ‘JTBC 팬텀싱어 시즌 3’ 우승을 통해서였다. 이후 KBS ‘불후의 명곡’에서도 우승하는 등 한국 크로스로버 음악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5월 열린 특별 콘서트 ‘여름밤의 라라랜드 2’ 4회 공연이 모두 매진될 정도로 탄탄한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다. LA 공연 소식이 한국에도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100여 명의 열성 팬들이 이번 투어에 동행할 정도다.   한국 못지않게 미주에서도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간 LA에서는 트로트 또는 추억 속의 가수들의 공연이 주류를 이뤄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라포엠 공연은 LA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쁜 소식이다.   ▶공연장 자체가 예술   LA 다운타운의 중심가인 브로드웨이 거리에는 거리 명칭에서 느껴지듯이 역사와 전통을 가진 많은 극장들이 위치하고 있다. 1910~1930년 대에 브로드웨이 거리를 따라 3가를 시작으로 9가까지 총 12개의 극장이 문을 열면서 지금의 ‘LA 브로드웨이 극장지구’ 역사가 시작됐다. 특히 가장 남쪽인 9가에 위치한 ‘더 유나이티드 시어터 온 브로드웨이’에는 음악 및 미술적인 배경이 함께하는 예술 관광 명소다.   ‘더 유나이티드 시어터 온 브로드웨이’에 들어서면 1920년대 파리를 중심으로 확산된 아르데코 양식의 디자인으로 그 시대를 여행하는 느낌이 들 만큼 과거의 예술적 감각을 잘 간직한 명소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섬세한 복원작업을 거쳐 웅장한 파사드와 고풍스러운 장식으로 우아함을 유지하면서 현대에 맞는 화려함을 더하였다. 이러한 특별함으로 레이디 가가, 존 레전드, 프린스 등과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발자취가 거쳐간 곳이다.   ▶뱅크시 벽화는 보너스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작가로 알려진 뱅크시(Banksy)의 작품을 공연장 길 건너에 위치한 건물벽에서 감상할 수 있다. 뱅크시는 소위 벽화(Mural Art) 작가이자 그래피티(Graffiti) 작가로 알려져 있다. 뱅크시는 특유의 사회 풍자적이며 파격적인 주제의식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0년 작품 제작을 위해 LA에 머물던 그는 다운타운의 한 건물벽에 ‘그네 타는 소녀(Swing Girl)’로 알려진 벽화를 그렸다. 건물은 1914년에 지어진 건물로 대규모 액세서리 사업을 운영하는 사업가 부부가 400만 달러로 매입했고 개보수를 위해 180만 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건물의 가치는 3000만 달러를 호가하고 그중 벽화의 가치가 1000만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티켓 문의:(213)368-2611/이메일 ([email protected])함께할 50년:특별 이벤트 무대 성악 유나이티드 시어터 la한인타운 남가주새누리교회 모두 성악

2024-09-22

[더 유나이티드 시어터는] 라포엠 무대 공간, 그 자체로도 감동

미주 중앙일보 창간 50주년 기념 ‘라포엠’ 공연이 열리는 ‘더 유나이티드 씨어터 온 브로드웨이(The United Theater on Broadway)’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포엠이 가진 섬세한 음악적 표현과 강렬한 에너지를 극대화해 관객들이 완벽한 무대를 느낄 수 있는 공연장으로 ‘더 유나이티드 시어터 온 브로드웨이’가 낙점됐다.   이번 공연은 한국 크로스 음악의 선두주자로 깊은 하모니와 감성적인 무대를 이끄는 라포엠의 공연을 위해 최고의 음향 시스템에 총력을 기울였다.   ‘더 유나이티드 시어터 온 브로드웨이’는 음악과 미술이 공존하는 LA다운타운의 역사적인 명소다. LA다운타운 브로드웨이 극장 지구의 남쪽인 9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20세기 초, 미국에서 가장 큰 극장들이 모여 형성된 ‘브로드웨이 극장지구’로 문화와 역사를 품고 있다. 1910~1930년대 브로드웨이 거리를 따라 3가를 시작으로 9가까지 총 12개의 극장이 문을 열면서 오늘날 LA 브로드웨이 극장지구의 역사가 시작됐다.   1979년 국가 사적지로 지정된 이 극장지구는 미국에서 가장 큰 대형 극장지구이자, 역사적인 장소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더 유나이티드 시어터 온 브로드웨이’는 1920년 파리를 중심으로 확산한 아르테코 양식의 고풍스러운 건축미에 1920년대 파리의 예술적 감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극장 내부로 들어서면 과거의 예술적 분위기를 품은 채 현대적인 복원 작업을 통해 우아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의 특별함은 단순히 건축에만 그치지 않는다.   극장 길 건너 위치한 건물 벽에서 영국의 거리 예술가 뱅크시가 그린 벽화 ‘그네 타는 소녀’도 감상할 수 있다.   해당 작품을 그린 뱅크시는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작가로 벽화나 그래피티 분야에서 유명하다.   그는 특유의 사회 풍자적이며 파격적인 주제의식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90년대부터 영국 거리 곳곳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인상적인 그림을 남기며 철저히 신분을 숨겨 벽화가 특별한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벽화가 그려진 건물은 약 600만에서 현재 3000만 달러 이상 올랐고 벽화만 1000만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라포엠 데뷔 후 첫 해외투어인 이번 공연은 워싱턴 DC를 시작으로 댈러스를 거쳐 10월 12일 오후 6시 LA에서 무대의 막이 오른다.   미주중앙일보 50주년을 기념해 한국 최신 트렌드인 크로스오버 음악을 현장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최저 티켓 가격은 60달러로 책정됐다.   ▶문의: [email protected], (213)368-2556 이은영·정윤재 기자더 유나이티드 시어터는 무대 공간 브로드웨이 극장지구 la다운타운 브로드웨이 브로드웨이 거리

2024-09-15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 생애 다룬 K-뮤지컬, USC 무대 오른다

한국에서 제작하고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창작 뮤지컬이 미국 무대에서 선보여질 예정이다.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에 따르면 내달 6일 오후 7시 USC 빙 시어터(Bing Theatre)에서 '프리다 : 더 라스트 나잇 쇼'(이하 프리다) 뮤지컬 공연이 개최된다. USC 예술 및 인문학 프로그램인 'USC 비전 앤 보이스'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LA한국문화원과 USC 스쿨 오브 드라마틱 아트가 공동 주최한다.    프리다는 한국 유명 뮤지컬 제작사인 EMK(대표 엄홍현)가 제작했다. 멕시코의 유명 화가인 프리다 칼로의 삶을 그려낸 작품이다.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생애를 4명의 여배우가 액자 형식으로 풀어내는 쇼 뮤지컬이다.    프리다는 지난 2020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했다. 또 제7회 뮤지컬어워즈에서 7개 부문 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미국 공연에는 한국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프리다 칼로 역에는 배우 김소향을 비롯해 전수미, 박선영, 박시인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공연 이후에는 작품의 추정화 연출가, 김지원 프로듀서, 김소향 배우와 USC 교수진이 참여하는 패널 토크가 진행될 계획이다. 다문화 표현의 윤리와 초국가적 창의성을 주제로 패널과 관객들이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정상원 문화원장은 "이번 공연이 K-뮤지컬의 저력을 알릴 중요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한국 창작 뮤지컬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티켓 예매는 오늘(30일)부터 USC 비전 앤 보이스 홈페이지(www.visionandvoices.usc.edu)에서 가능하며, KCCLA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무료로 관람 신청이 가능하다. 좌석은 선착순으로 마감되며, 공연은 한국어로 진행되지만, 영어 자막이 제공된다. 티켓은 공연 5분 전까지 티켓 부스에서 수령해야 한다.       김경준 기자뮤지컬 무대 뮤지컬 공연 창작 뮤지컬 한국 배우들

2024-08-29

한국인 댄서 강의진 뉴욕서 맹활약

뉴욕을 무대로 활약하는 한국인 여성 댄서 강의진(Zenta)이 국제 댄스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House of Miyake-Mugler’ 소속으로 활동 중인 강의진은 HBO Max의 ‘Legendary’ 시즌 2에서 우승하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그 팀의 멤버로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강의진은 2023년 Latex Ball에서 동양인 최초로 Women’s Face 부문에서 그랑프리(Grand Prize)를 차지해 이름을 알렸다.     또한 그는 2023년 Ballroom Awards에서 ‘Cis Women Team’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고, House of Prodigy ‘Gianni’Ball에서는 ‘New Face’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외에도 강의진은 뉴욕 볼룸 씬에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라이드 행사와 뉴욕식물원, ‘GMHC AIDS WALK’에서 공연을 선보이며 다재다능한 댄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는 ‘The Fabulous Waack Dancers’ 팀의 일원으로 링컨센터와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왁킹(Waacking)’ 공연을 펼치며 한국인 댄서로서의 국제적인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저 춤을 추는 것을 넘어, 문화와 정체성을 표현하는 강의진의 여정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박종원 기자강의진 댄서 강의진 강의진 뉴욕 활약 Zenta House of Miyake-Mugle 강의진 국제 무대 활약 Latex Ball에서 동양인 최초로 Women's Face 부문에서 그랑프리 The Fabulous Waack Dancers

2024-06-18

[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세계 누비는 K 오페라 가수들의 활약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해외 어느 오페라 무대에 한국인 가수가 서게 되면 음악계의 큰 화제였다. 그나마 대부분 소프라노였고, 남자 가수가 세계적인 오페라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었다. 기악 연주나 솔로 무대와 달리 오페라에서는 체력이나 신체 조건, 또 언어와 성량 등이 아무래도 동양인에게는 핸디캡이 되던 때였다.     오페라는 노래 실력은 당연하고 연기력도 필요하다. 그런데 과거 우리나라 남자 성악가들은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경우가 드물다 보니 타고난 목소리로만 승부를 걸기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원어로 대사까지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바리톤이나 베이스는 그 역할이 중후한 위치나 나이의 역할인 경우가 많아서 동양인이 연기하기엔 보이는 조건과 성량이 아무래도 서양 가수들보다 부족한 편이었다.     그런데 요즘 무대에서는 그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탄탄한 기초를 바탕으로 많은 남자 성악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대중음악 분야였다면 아마도 꽤 시끌벅적할 만한 무대들이다.     LA 오페라가 2023/2024 시즌에 준비한 베르디의 ‘La Traviata(춘희)’를 관람하기 위해 뮤직센터에 갔다. 오랜만에 고전 오페라를 보려고 갔다가 의외의 두 한인 가수를 만났고 그들의 활약에 무척 감동하고 돌아왔다.     아무래도 주인공인 비올레타와 알프레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인공은 알프레도의 아버지 조르지오 제르몽 역을 맡은 바리톤 윤기훈 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양대학교를 수석 졸업한 후 독일 유학 준비 중 이탈리아에서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에게 발탁되어 LA의 도밍고-콜번-스타인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에 들어갔고, 주요 오페라의 주역 커버로 시작했을 만큼 일찍이 실력을 인정받은 가수다. 그의 개인적 역량이 대단한 것도 자랑스럽지만, 무엇보다 이날 본 ‘춘희’에게서의 그의 활약은 그 누구보다 많았던 모든 관중의 박수갈채가 입증했다.     이날 주역인 비올레타와 알프레도 역시 무척 훌륭했다. 그러나 오페라는 노래뿐만 아니라 비주얼 역시 무시할 수 없기에, 그런 면에서 볼 때 두 주역의 캐스팅은 너무나 의외였다. 애절한 사랑을 노래하는 알프레도는 처음엔 음이 들떠있어서 불안하더니 나중엔 꽤 지친 음색이었다. 반면 병들어 쓰러져 죽어가는 비올레타는 연약함과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아쉬웠지만 그 모든 걸 무시할 만큼 무대의 품격을 높여준 사람은 바로 제르몽 역을 맡은 바리톤 윤기훈 씨였다. 또한 알프레도의 친구 가스통으로 나오는, 보스톤 뉴잉글랜드 음악원 출신의 오페라 가수 테너 줄리어스 안의 연기와 노래도 눈에 띄었다. 한국인으로서 더욱 만족스러웠던 점은 유럽이 배경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두 가수 모두 전혀 이방인으로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체격이나 연기력 등도 탁월했고 특히 성량은 그 어떤 가수들보다 탁월하게 뛰어났다.     LA 오페라의 음악감독 제임스 콘론이 거의 모든 작품의 주역으로 한인 성악가들을 초대한 것만 봐도 한인 오페라 가수들의 위상을 짐작게 한다. 오는 2024/2025 시즌 개막작인 푸치니의 ‘나비부인’의 주역에 발탁된 소프라노 카라 손을 비롯한 13년 만에 LA 오페라 무대에 오르는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테너 듀크 킴이 로미오를 맡는다. 이젠 외모나 언어, 성량 등 그 어떠한 조건도 핸디캡이라고 할 수 없는 한국 오페라의 가수들이다.  손영아 디렉터 비영리 공연기획사 YASMA7클래식 오페라 가수들 오페라 무대 고전 오페라

2024-06-02

[음악회 가는 길] 콩쿠르의 계절

어느덧 벚꽃이 떨어지고 철쭉이 졌다. 아침저녁 선선하고 낮에는 더운 초여름 날씨가 이어졌다. 파릇파릇 돋아난 신록처럼 클래식 음악계에 반가운 소식들이 해외에서 전해졌다. 4월 13일 피아니스트 가주연이 스페인 하엔에서 열린 프레미오 하엔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결선에서 살바도르 바스케스가 지휘한 말라가 필하모닉과 쇼팽 협주곡 2번을 뛰어나게 연주했다. 상금 2만 유로 외에도 낙소스에서 음반 녹음, 스페인과 독일 지역 연주가 잡혔다.   20일에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이승원이 우승했다. 결선 무대에서 브람스 교향곡 2번 1악장과 카를 닐센의 ‘가면무도회’ 중 ‘수탉의 춤’을 지휘했다. 콩쿠르 우승 상금 2만 유로 외에 세계 24개 주요 오케스트라 지휘를 부상으로 받았다.   26일에는 전채안(바이올린), 박은중(바이올린), 장윤선(비올라), 박성현(첼로)으로 구성된 아레테 콰르텟이 프랑스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상금 1만 유로와 청중상, 현대곡상, 지정곡 해석상 등 특별상까지 휩쓸었다.   젊은 연주자들의 땀과 눈물이 빛나는 무대, 콩쿠르의 계절은 계속된다. 캐나다 몬트리올 콩쿠르가 5일 시작돼 16일까지 펼쳐진다. 2016년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2위, 2021년 피아니스트 김수연이 1위, 2023년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와 이수빈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었다. 올해 종목은 피아노. 19~29세 나이의 12개국 지원자들 가운데 24명이 본선에서 겨루는데, 엘리아스 애컬리, 전세윤, 김대원, 신승민이 이름을 올렸다.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인 손민수가 심사위원단에 포함됐다. 1라운드에는 리사이틀, 준결선에서는 실내악과 리사이틀, 결선에서는 시안 장이 지휘하는 몬트리올 심포니와 협주곡을 연주한다.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가 개막해 다음달 12일까지 계속된다. 재작년 최하영(첼로), 작년 김태한(바리톤)에 이어 한국이 3연속 우승자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 세계 지원자 290명 중 70명이 선정됐고 그중 참가를 포기한 지원자를 뺀 63명이 1라운드부터 겨룬다. 본선에 오른 한국인은 7명. 최하영의 동생인 최송하, 작년 롱 티보 콩쿠르 2위에 입상한 유다윤, 올해 슈투트가르트 콩쿠르 우승자인 임도경, 에스더 양, 오해림, 김은채, 김하람이다. 작년 대회엔 심사위원 중 조수미가 포함됐었는데 올해는 강동석과 이경선 두 명의 한국인 심사위원이 초청됐다.   콩쿠르 입상자들의 이야기엔 공통점이 있다.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곡을 많이 배웠고 실력도 향상된 것 같다”는 내용이다. 참가자들 모두 자신의 음악인생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 수상의 영광은 그 뒤에 따라오는 선물 같은 거라고 여기면서. 류태형 /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음악회 가는 길 콩쿠르 계절 콩쿠르 우승 실내악 콩쿠르 무대 콩쿠르

2024-05-08

[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여행 중에 만난 작은 무대, 큰 감동

클래식 음악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세계적인 연주회장에서 좋아하는 연주자의 무대를 보는 게 소원일 거다. 실제로 여행 삼아 그렇게 무대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여행 중에 만난 무대는 어쩐지 좀 더 설레고 추억이 된다.     대학 시절 처음으로 간 유럽 여행 중 이탈리아에서 본 오페라 무대를 잊을 수 없다. 사실 뭘 봤는지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심지어 이탈리아어 프로그램은 뭔 소린지 통 알 수 없었다. 그런데도 그때의 기분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순수하게 음악을 듣던 시절의 감동이다.     스무살 어린 학생은 나름대로 공부도 더 하고 여러 연주회를 접하는 경험이 많아졌다. 중년이 된 지금은 오만하게 연주를 평가하기도 하고 극장의 음향 등에 대해 아는 체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유명 연주자나 극장이 주는 명성에 위축되어 오히려 긴장하고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감상한다. 긴장하고 집중해서 감상한다는 말은 정말 우습다. 그래서     노련한 거장들은 청중에게 긴장하지 마, 편하게 들어, 내가 널 위해 연주하는 거야, 네가 날 위해 들어주는 게 아니야. 그렇게 이야기하듯이 듣는 이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자유롭게 공감하도록 유도한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연주자와 뜻이 통했을 때 청중은 감동한다.   이렇게 연주자 못지않게 청중도 감상의 요령이 필요하다. 세련된 청중이 되기 위해서는 연주회에 자주 가는 게 지름길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딜 가나 연주회장을 찾아가면 된다. 유명 극장뿐만이 아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언제 어디서든 연주를 보러 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몰랐던 연주자를 만나고 새로운 연주에 감동하고 즐거울 수 있다.     한국 방문 중 책가옥에서 열린 연주회에 갔다. 책가옥은 다섯손가락의 이두헌씨와 피아니스트 이영희씨 부부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이다. 남다른 고급 취향의 커피의 향과 맛도 좋지만 가끔 이곳 무대에서 열리는 연주회는 이미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유명하다.     클래식 음악뿐만 아니라 밴드 연주도 한다. 좌석이 많지도 않아서 한국 방문 때마다 기회를 노렸지만, 예약이 쉽지 않았다. 드디어 운 좋게 피아니스트 이영희씨와 바이올리니스트 한경진씨의 무대를 만날 수 있었다. 서울대와 USC에서 수학한 이영희씨는 이미 반주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한경진씨는 미취학 아동일 때도 원숙한 깊은 울림을 준다는 평을 받았을 만큼 바이올리니스트 고 김남윤의 수제자로 성장했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이다.     피아니스트 이영희씨는 노련한 진행으로 곡에 관련한 해석과 에피소드 등으로 재미를 더해 주었다. 악장을 마칠 때마다 박수 치고 싶은 충동이 컸으나 매너 지키는 관객들 덕에 마음으로만 환호성 지르며 감상하려니 가슴이 터질 듯했다. 한국이든 유럽이든 어디든, 여행 중 찾은 연주회, 작은 무대이기에 더 가까이에서 소통할 수 있는 연주회에서 만난 연주 장인들의 미처 몰랐던 보석 같은 연주를 들을 수 있어 행복했다. 마치 마드리드의 어느 골목의 이름 모를 작은 갤러리에서 내 맘에 쏙 드는 그림을 발견한 그런 기분이었다. 손영아 디렉터 / 비영리 공인기획사·YASMA7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여행 무대 가나 연주회장 오페라 무대 바이올리니스트 한경진씨

2024-03-03

SD미술관 K팝 무대 변모

한국채색화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샌디에이고미술관(SDMA) 앞이 이번에는 K팝 댄스의 축제무대로 변신했다.   지난 3일 SDMA에서는 현재 이곳 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채색화전 '생의 찬미' 를 기념하는 일환 이벤트로 K팝 댄스, K-아트, 로컬 한인 아티스트 등을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쳐 발보아 파크를 찾은 수많은 관중들의 관심을 크게 끌었다.   이번 행사를 지원한 LA한국문화원의 정상원 원장은 "이번 전시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하에 LA한국문화원과 SDMA, 국립현대미술관이 협업해 미국 현지인들에게 한국미술의 우수성과 매력을 널리 알리는 취지에서 작년 10월부터 열리고 있다. 전시회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국문화의 더욱 다양한 모습을 만인에게 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수천 명의 관객들이 K팝 댄스 공연을 즐겼고 발보아 파크 내 '한국의 집'이 마련한 문화 체험부스, 박용미 동양화가의 부스 등을 둘러봤다. SDMA측도 미술관을 무료개방해 한국 미술 관람을 독려했다.   3월 3일까지 지속되는 이 특별전에서는 19세기 초~ 20세기 초의 전통회화 부터 현대 작품까지 회화, 판화, 영상, 설치 등 5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는데 지난해 뉴욕타임즈는 이 특별전을 '눈여겨 볼만한 전시회'로 소개하기도 했다. 글·사진=서정원 기자미술관 무대 sd미술관 k팝 한국채색화 특별전 가운데 한국문화

2024-02-09

[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무대와 객석 소통이 될 때 감동

보통 한인 연주자의 무대를 찾아가면 객석 역시 한인들로 차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직도 프로그램 보다는 연주자의 인지도에 의존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얘기했듯이 매스컴에 화제 인물로 떠오르면 음악을 알든 모르든 유명한 사람 구경하러 오는데, 마치 얼마나 잘하나 확인하러 오는 듯한 사람들은 많지만, 팬심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비교적 적다.     그래서인지 한국 내 공연 문화가 활발한 데 비해 일명 주류 연주회의 객석에서는 한인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새해 벽두부터 비올리니스트 용재 오닐이 수석 주자로 있던 권위있는 연주기획단체인 ‘카메라타 퍼시피카(Camerata Pacifica)’ 정기 연주회에 바이올리니스트 김유은이 협연한다는 반가운 소식에 갔다. 이 무대에 김유은이 서게 된 것은 팬이자 같은 한인으로서 얼마나 뿌듯하고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멘델스존의 피아노 트리오 d 단조는 유명해서 오히려 부담갈 수 있는 곡이지만, 이미 한인보다 주류 사회 팬을 더 많이 확보한 연주자답게 김유은은 진지한 해석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연주를 들려주었다.     이번 연주는 음악감독인 아드리안 스펜서가 그녀의 연주회에 몰래 가서 무대를 직접 확인한 후 초청하여 성사되었다고 한다. 스펜서 감독은 바흐 카메라타(Bach Camerata)에서 1994년 카메라타 퍼시피카(Camerata Pacifica)로, 무척 동료애가 느껴지는 이름으로 개명한 후 지적 호기심이 많은 사람을 위한 탐구적 무대를 많이 선보이고 있다.     그는 음악가의 개성은 청중의 개성과 일치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편견을 깨는 무대를 선보이는 데 앞장 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꾸며진 대표적 무대에서 또 한 명의 한인 연주자를 만날 수 있었다.     퍼쿠셔니스트이자 마림바 연주자인 정지혜는 유니크한 퍼포먼스에 이어 생소하지만, 충격적일 만큼 뛰어난 연기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를 위해 무대 설치도 보통의 클래식 연주회와 다르게 꾸며져 퍼포먼스를 보기 전까진 모두 그 이유에 대해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긴 역사에 비해 클래식 음악에 있어서 독주곡으로 주목받지 못하던 마림바의 연주는 그렇게 무대 장치부터 특이하고 신선했다.     김유은과 정지혜 모두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등 명문 코스를 밟은 후 현재 미국에서 활동 중이다. 이렇게 연주는 물론 퍼포먼스까지, 미국 주요 공연 무대에서 보여주는 한인들의 활약은 기대 이상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어디를 가도 보이는 한인 예술가들의 활약은 감동적이다.     자, 이제 우리 청중의 차례이다. 인지도에 따라 다니고 무료 입장료에 기꺼이 가는 그런 청중은 필요 없다. 무대와 객석은 서로 소통이 될 때 감동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가의 개성이 청중의 개성과 일치한다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는 이유이다. 클래식 음악은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다. 지금의 연주자들이 수백 년 전의 음악이라고 해서 수백 년 전 사람들과 똑같이 연주하는 게 아니다. 인류가 발전하고 생각이 변화하듯이 연주자들 또한 발전하고 지금 청중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개성을 창출한다. 이러한 무대에 우리 한인 예술가들이 주류로 오른 만큼 우리 한인 청중들도 주류가 되는 날, 무대와 객석의 소통이 감동을 더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손영아 디렉터 / 비영리 공인기획사 YASMA7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무대 객석 한인 연주자 탐구적 무대 무대 장치

2024-02-04

한인 테너 최원휘, 애틀랜타 최고의 오페라 무대 선다

유명 아리아 '여자의 마음' 등 친숙한 멜로디 선사   세계 무대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최원휘 테너가 44년 역사의 애틀랜타 오페라 무대 주연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최원휘 테너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뉴욕 매네스 음대에서 석사학위와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치고 2013년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로 데뷔했다. 지난 2020년 시즌에는 꿈의 무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라 트라비아타'의 남자 주인공인 '알프레도' 역으로 열연, 뉴욕 옵저버 등의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한국, 뉴욕, 독일 등 전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최원휘 테너는 애틀랜타 오페라 2023-2024 시즌을 맞아 처음으로 애틀랜타 무대를 찾았다.   이번 시즌 그가 오르는 무대는 주세페 베르디의 '리골레토'. 4~12일 캅 에너지센터에서 공연한다. 최 테너는 리골레토 중 '만토바 공작(Duke of Mantua)' 역을 맡는다. 극 중 만토바 공작의 아리아 '여자의 마음(La donna è mobile)'은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멜로디로 이 노래를 듣기 위해 리골레토를 본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아리아다.   최 테너는 공연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본인이 맡은 만토바 공작 캐릭터를 설명했다.   "흔히 바람둥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여주인공 질다와의 순수한 사랑도 갈망하는 등 굉장히 입체적인 캐릭터입니다. 이야기를 더 심층적이고 비극적으로 만들어 주는 역할이라 많은 오페라 팬들이 좋아하죠." 그는 만토바 공작의 망나니 같은 모습을 연기하는 것이 힘들다고 표현하면서도 "내 성격과 정반대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가 만토바 공작역을 맡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 그러나 프로덕션마다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를 제외하고는 해석, 연출, 극중 배경이 모두 다르다. 애틀랜타 오페라는 원작 리골레토의 시대 배경과 달리 1930년대의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이번 리골레토 공연에 대해 최 테너는 "사회 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재해석된 점이 특징이다. 오페라라는 장르가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회 계층, 인간상 등 우리가 익숙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고 전했다.   리골레토는 이탈리아어로 공연되며, 영어 자막이 제공된다.   최 테너는 한인 관객들을 위해 "리골레토의 전체 줄거리를 알고 오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리골레토는 오페라 입문용으로 좋다"며 "풀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라이브 연주와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유쾌한 유머, 콘서트 못지않은 솔리스트의 아리아 등 현장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꼭 맛보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애틀랜타 오페라 측은 커뮤니티를 위해 10일 금요일 공연을 온라인에 실시간 무료 중계할 예정이다.   ▶티켓= tinyurl.com/44rn4m5a, 스트리밍=stream.atlantaopera.org   윤지아 기자  애틀랜타 오페라 애틀랜타 오페라 오페라 무대 애틀랜타 공연

2023-11-02

뉴욕 링컨센터 수놓는 K-인디

뉴욕 공연예술의 중심인 링컨센터 무대에 다음주 ‘K인디’ 뮤지션들이 연이틀 오른다.   뉴욕한국문화원은 오는 19일과 20일 저녁 7시30분 링컨센터와 공동으로 ‘K-인디 뮤직 나이트’ 공연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펼쳐지는 ‘K-인디 뮤직 나이트’는 링컨센터 주최의 한국 문화예술 특집 페스티벌 ‘코리안 아츠 위크(Korean Arts Week)’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중 하나다.   먼저 19일에는 인디록 1세대 밴드 ‘크라잉넛’과 팝스타 엘튼 존이 극찬한 4인조 밴드 ‘세이수미’가 링컨센터의 메인 야외공연장인 댐로시파크에서 공연한다. 크라잉넛은 ‘말 달리자’를 비롯한 히트곡은 물론 ‘야근’ 등 지난달 공개한 신곡도 부른다. 부산 출신의 4인조 밴드 ‘세이수미’는 2019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음반과 노래 부문을 모두 거머쥔 밴드로, 인디팝/록, 서프록, 슈게이징, 록큰롤 등 다양한 장르에 ‘세이수미’ 색을 가미한 독특한 음악들을 선보인다.   이어 20일에는 싱어송라이터 백예린이 무대에 올라 소울, 알앤비(R&B), 드림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2012년 K팝 듀오인 15&의 일원으로 데뷔한 백예린은 2015년부터 연이어 발매된 앨범을 통해 따뜻한 목소리와 개성으로 솔로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했다.   오는 17일 정오부터 문화원 홈페이지(koreanculture.org)나 링컨센터 ‘서머 포 더 시티’ 웹사이트(summerforthecity.org)에서 패스트트랙 입장을 신청할 수 있고,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 입장도 가능하다. 윤지혜 기자링컨센터 인디 뉴욕 링컨센터 링컨센터 무대 링컨센터 주최

2023-07-1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