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살며 생각하며] 며느리 단상

거의 30년을 어머님 며느리로 살았다. 26년간은 우리 집에서였다. 이민 초기, 첫아들을 낳고 난 뉴욕 브라이언트 하이스쿨에서 보조교사로 일하고 남편은 한 교회의 교육전도사로 일했다. 우리의 작디작은 월급을 아무리 합쳐도 매월 생활비를 맞추기 힘들던 시절, 집 앞 가게 1불짜리 도넛을 들고 살까 말까 고민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큰아들 돌이 될 무렵, 어머님이 다니러 오시겠다고 했을 때,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어머님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드려야 하나 하는 것이었다. 집에 오면 너무 피곤해서 아무 말도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어머님과 대화를 나누고 상대를 해드려야 할 것이 가장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 어머님은 아들 여섯과 딸 하나를 기르신 씩씩한 내공으로 시간을 나름 잘 보내셨다. 그리고 둘째까지 두 아이를 다 길러주시고, 돌아가시기 얼마 전까지 오랜 기간을 우리와 함께 사셨다.     나는 어떤 며느리였을까. 여름이면 여행도 모시고 다니고, 틈나는 대로 백화점, 공원 등에도 모셔다드렸다. 괜찮은 쿨한 며느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머님이 우리 집에 계속 계시는 거라고,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한국에 못 돌아가시는 거라고 생각했다. 어머님이 사실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알게 된 것은, 내가 시어머니가 되고 손주들이 생기면서였다. 정신을 홀딱 납치할 정도로 귀여운 손주들, 글을 쓰는 지금도 7개월 막내 자는 모습을 카메라 앱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몰입해서 놀아줄 수 있는 내 체력의 한계가 딱 두 시간이라는 것이다. 두 시간 지나면 걍 집에 가서 쉬고 싶어진다.     그러니, 남편과 내가 정신없이 바쁘게 밖으로 나돌아야 했던 그 긴 하루하루를, 어린 두 손자를 데리고 어머님은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젊은 시절은 찬란하지만 그 빛 때문에 못 보는 것도 많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힘드시겠지 했지만 이 정도로 힘드실 줄을 몰랐다. 어머님이 우리 집이 편해서, 미국 생활이 좋아서 우리와 사시는 거라고 생각했던 철없음도 내 나이의 한계였다. 힘듦을 알아드리지 못한 미안함을 말씀드릴 수 있게 된 나이, 어머님은 옆에 계시지 않는다.     ‘고부’ 하면 ‘갈등’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 지난 칼럼에 시어머니들이 기대를 내려놓고 자녀의 가정을 존중해주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때 좋은 관계가 된다고 썼다. 요즘 현명한 시어머니들, 진짜 많이 그렇게 사신다. 아주 그렇게 사시려고 발버둥을 치신다. 그 길만이, 자신들의 기대치와 경계(boundaries)를 확실히 가지고 있는 것이 요즘 자녀들과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들 하신다. 하지만 이런 자세가 꼭 시어머니에게만 필요한 걸까. 며느리들도 같은 마음으로 시어머님을 대할 수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젊은 며느님들이여, 무리한 기대일랑 내려놓자. 어머님에게도 어머님의 삶이 있다. 강해 보여도, 두 시간이면 급 피곤해지는 체력 약화와 노년기에 대한 불안은 기본이다. 이 어머님의 행복한 남은 삶에 대한 필요성을 존중해주자. 어머님이 해주시는 작은 것에도 격하게 감사해보자. 감사를 표현해보자. 현명한 그대들에게 몇 배로 돌아올 것이다.     어느 날 선물처럼 내 삶에 들어온 내 아들의 소중한 여자 며느리, 그리고 또 하나의 어머니로 내 인생에 찾아오신 내 남편의 소중한 엄마 시어머니,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찐 가족이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며느리 단상 어머님 며느리로 며느리 단상 어머님과 대화

2023-06-07

[살며 생각하며] ‘시월드’

최근 ‘시월드’ 때문에 힘들어하는 며느리들을 많이 만난다. 일부 시어머님들의 언어와 감정 학대 수준은 상상을 초월하고, 직접 표현하지 못하는 분노는 무의식적으로 남편과 아이에게 전치(displacement)된다. 그러다 보니 자꾸 남편과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된다며 괴로워하는 이 안쓰러운 며느리들을 보면서, 시어머님 생각이 많이 난다.     우리 어머님은, 큰 아이 돌 때 ‘다니러’ 오셨다가 26년이란 긴 세월을 함께 사셨다. 콜라와 피자를 좋아하시던, 정 많고 경우 바르시던 어머님. 단, 언어가 좀 많이 세셨다. 참고로 나의 시댁은 강원도. 억양이 일단 기본적으로 세다. 첫 시댁 모임에서 이분들 완전 싸우는 줄 알고 부엌에서 부들부들 떨었던 난, 당연히 어머님 말투 때문에 종종 상처를 받았더랬다. 어느 날 내가 심각하게 말씀드렸다. 어머니, 어머니 말씀은 최소 중상 내지는 사망이에요. 그러자, 그래, 내 말이 좀 세긴 하지 하시며 호탕하게 웃으시던 어머니가 때로 그립다.     마더스데이에 며느리들이 쓴 카드와 꽃을 받았다. 해피 와이프, 해피 라이프를 철저히 신봉하는 현명하신 우리 아드님들, 점수 딸 일은 다아 와이프 시키신다. You are the best mother-in-law anyone can ask for, Thanks for all you are doing for us and also just for being YOU, 이런 말들은 아무리 들어도 기분이 좋다. 좋은 시어머니로 안 살면 안 되게끔 며느리들이 내게 하는 가스라이팅이라고 친구들이 놀려댔다. 하지만, 순진한 시어머니 난, 걍 콱 믿기로 한다.     큰아들 결혼 전, 먼저 결혼한 둘째가 큰 아이에게 하는 말이 부엌에 있던 내게 들려왔다. You know, you don’t have to worry about Mama. She’s cool and low key. 마마가 별 기대 없이 쿨하게 걍 냅두는 스타일이니, 시어머니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앗, 기대란 것, 나도 있었다! 더구나 아들만 둘 있는 내가 얼마나 며느리와의 딸 같은 관계를 꿈꿨을까. 하지만 나도 자존심이란 거 있다! 공연히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싶지 않았다! 흑, 사실은 이것만이 살길로 여겨졌었다!     생각해보면, 나 자신도 자신의 기대에 못 미쳐 평생 자신에게 실망하는데, 어린 이 아이들에게 뭔 기대를. 어느 날부턴가 돌아보게 된 이십 대와삼십 대의 나도, 참으로 철없고 살기 바빠 어머님에게 많은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을 깨달으면서부터는, 더 기대를 내려놓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이렇게 예쁜 말이라도 해주면, 작은 배려와 관심을 보이면, 그럴 때마다 완전히 감격하고 즐거워하는 그런 시어머니로 그저 살고 싶을 뿐이다.     어느 어머니가 법륜스님께, 아들 집에 그냥 갔다가 열쇠 비번이 바뀌어서 못 들어갔다고 씩씩댄다. 자, 외국 갈 때 비자를 받고 갑니까, 그냥 갑니까? 받고 가지예. 아들은 이제 결혼한 외국인이니 꼭 허락을 받고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 명쾌한 대답을, 우리 모두 냉장고에 붙여놓고 기억하자. 자신의 가정을 이룬 아들과 며느리의 삶을 존중해주면서, 외국인이 된 자녀 부부에게, 익숙지 않아도, 외국어 같아도, 예쁘고 배려하는 말을 쓰며 좋은 관계를 맺어갈 때, 해피 며느리가 해피 시어머니를, 그리고 해피 아들을 만든다.   ‘시’ 자가 들어가는 건 다 싫어서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요즘 며느리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칼럼에서 나누기로 한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시월드 해피 시어머니 해피 며느리 시어머니 걱정

2023-05-24

[독자마당] 즐거운 저녁 한때

오늘은 특별한 날인 것 같다. 아들이 부엌에 들어가 있다. 아들과 며느리의 대회가 즐겁다. 요즘 젊은이들은 유튜브를 보고 여러 가지를 배운다. 아들, 며느리도 유튜브를 보며 요리를 하는 것 같다. 들여다보니 커다란 아귀 한 마리가 도마 위에 놓여 있고 아들은 화면을 보며 아귀를 손질하고 있다. 며느리가 일곱 식구의 대가족을 위해 아귀찜을 한다고 큰 것으로 한 마리 사 온 것이다. 나는 유난히 아귀찜을 좋아한다.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것 같은 네모난 칼을 들고 있는 아들이 요리 전문가처럼 보인다. 아귀는 커다란 입이 특징이다. “야! 이놈 봐라. 물기를 3마리나 먹었네.” 아들이 작은 물고기를 아귀의 입에서 꺼내 놓는다. 잘 다듬어 깨끗이 씻어 놓은 살이 제법 푸짐하다. 콩나물을 한 소쿠리 씻어 놓은 며느리는 요리를 시작한다. 아귀찜은 콩나물 먹는 맛이 일품이다.     얼마 후 우리 부부의 방문이 열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식사하세요”하며 막내 손녀가 다녀간다. 방문을 열고 나가니 아귀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7명이 둘러앉은 식탁 한가운데 자리를 차지한 찜 냄비의 뚜껑을 여니 아귀찜이 풍성하다. 각자 큰 집게와 주걱으로 아귀찜을 접시로 계속 가져간다. 열심히 먹느라 대화도 중단된다. 콩나물이 맛이 있어 나는 계속 콩나물을 퍼 나른다. “어머니 이 살도 잡수세요.” 며느리가 한 덩이의 살을 내 접시에 담아준다. “에미야 너도 먹으렴.” 어느새 큰 찜 냄비가 바닥을 보인다.   며느리는 무슨 요리든 못하는 것이 없다. 22년간 우리 집의 훌륭한 주방장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잘 먹었습니다.” 손주 3명이 각자의 빈 접시를 들고 일어나며 인사를 한다. “에미야. 나도 맛있게 잘 먹었다.” 모두를 잘 먹었다는 말로 서로 인사를 나눈다. 즐거운 저녁이다. 정현숙 / LA독자마당 저녁 아귀찜 냄새 아들 며느리 저녁 한때

2023-02-14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우리들의 작은 축제

이젠 자식들이 내 부모다. 한 가지도 내 멋대로 결정 못한다. 모든 걸 자식들하고 상의한다. 딸은 동부 끝, 아들은 서부 끝에 살아서 오작교에서 견우직녀 만나듯 학수고대하며 다같이 모일 날을 기다린다. 온 가족이 함께 만나려면 사위 아들 며느리 딸 직장 스케쥴 조정하고 애들 유치원 영아반 날짜까지 짚어야 해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이럴 때는 머리 잘 돌아가고 몸 빠른 둘째딸이 총대를 메고 각 집안의 상태를 파악, 조율해서 최종 결정을 내린다. 직장에 매달려 월급 받는 처지가 아닌 나는 도매금으로 넘어가 오라는 시간에 비행기 예약하면 된다.       올해 추수감사절 모임은 몇 주 당겨 뉴저지 딸네집에서 하기로 합의했다. 복잡한 공휴일 인파 속에 어린아이들 데리고 장거리 여행하기 힘들고 우리집에는 아동용 놀이 기구도 없어 행선지 후보에서 탈락됐다. 근데 내 속셈은 다르다. 추수감사절 모임을 미리 하면 사위나 며느리가 맘놓고 저희집 식구들과 편안하게 추수감사절을 즐길 수 있다. 사위 부모는 딸네집 근처에 살고 며느리 부모도 근교에 산다. 며느리는 아들 없는 집안 맏딸이라서 아들 노릇을 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만나면 어떠리. 편하게, 쉽게, 마음 다치지 않게, 서로 배려하고, 껴안아주고, 격려해 주고, 조금 아쉬울 때 헤어지면 다시 만날 시간이 기다려진다.     행복은 느낌으로 온다. 아무 것도 안하고 아무 일도 없어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따스하면 그게 행복이다. 알콩달콩 왁자지끌 자고 나면 먹고, 먹고 나면 조잘거리다가 또 먹고, 일없이 비비고 히히덕거리다가 한지붕 아래 잠든다.     두살부터 다섯살까지, 번갯불에 콩 튀듯 설쳐대는 손주 네명은 돌보기는커녕 보기만 해도 정신이 헷갈린다. 할머니, 미미, 그랜마 등 혀 돌아가는 대로 날 부르는데 놀아주기도 벅차다. 그 뿐이랴! 가게보다 더 엄청나게 쌓인 별의별 장남감은 갖고 노는 방법을 몰라 허둥댄다. 미국 50주 찿아넣는 퍼즐게임은 내가 금방 위치를 찿아내는 주는 뉴욕, 캘리포니나, 플로리다, 미시건 그리고 내가 사는 오하이오 뿐이다. 멍 때리고 망설이면 기저귀 찬 두살 짜리 손녀가 ‘요기’라며 아이오아 유타 주 등을 손가락으로 짚어준다. 영어도 딸리고 게임도 잘 못하지만 얼굴 안 잊어버리고 졸졸 따라다니는 게 기특하고 귀엽다.     옛날 옛날 흥부놀부 땅따먹기 하던 시절, 엉금엉금 기어가는 첫 손녀 베이비시팅 하다가 내가 깜빡 잠이 들었다. 아들 녀석이 셀폰으로 찍어 ‘손주 안 보고 쿨하게 잠든 할머니’란 타이틀 부쳐 가족들에게 돌렸다. 소문은 좀 난처했지만 덕분에 애들 돌보는 임무에서 해방됐다. 이번에 또 잠들면 사진 찍어 증거 확보할 경우 한장에 100불씩 주기로 약속했다. 돈 아까와 눈 부릅뜨고 손주들과 놀았다.     세 집 식구가 모이니 대가족이다. 방송에서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약하던 둘째 덕분에 맛난 요리 매일 얻어먹으며 우리들의 이름다운 축제는 끝이 났다.     수고는 둘째가 했는데 잘 놀다 와서 몸살 기운이 돈다. 손주들 비위 맞추느라 너무 용썼나. 가족은 사랑이다. 헤어질 수 없는 만남이다. 만나고 또 헤어지지만 지워지지 않는 작은 행복으로 가슴에 꽃망울 피운다.     요란 떨지 않아도 서로 어깨 부딪히며, 만남을 재촉하지 않고 그리움 새기며, 우리 애들이 정성으로 키워주신 할머니를 그리워하듯, 내 손주들 기억의 바다에 ‘미미’ 혹은 ‘할머니’라는 작은 이름의 풀잎으로 떠다녔음 좋겠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축제 며느리 부모 사위 아들 할머니 미미

2022-11-15

[독자 마당] 파피꽃은 다시 피고

 아름다운 계절 4월이 다시 찾아왔다. 5년 전 4월 파피꽃 단지가 장관을 이뤘다는 신문기사에 마침 방학으로 쉬고 있던 3명의 손주를 데리고 구경에 나섰다.     집에 있는 것보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게 하고 싶었고, 어디론가 차를 타고 떠나는 기분도 너무 좋을 것 같았다. 아침 일찍부터 며느리는 김밥을 싸고 과일과 음료수를 준비해 시끌벅적하게 떠났다. 그날 파피꽃 동산을 뛰어다니는 손주들을 보며 우리의 마음도 덩달아 뛰어다니며 즐거웠다.     그 이듬해에는 노인 친구들 몇이서 떠났다. 멋 부리며 쓰고 간 안경과 모자에 한껏 자세를 취해 찍은 사진을 다시 보니 마스크 쓰지 않은 옛날 모습이 신기해 보이기도 한다.     그 이후 코로나가 우리의 발목을 잡아 놓아 노인들은 마치 금족령이 내려진 것처럼 꼼짝 못하고 있다.     그때 뛰놀던  손주들은 이제 13살, 16살, 18살이 되었고 큰 손녀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자고 해도 따라가기 않을 나이가 된 것 같다.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뛰어 놀던 꼬마들이 이젠 키도 우리를 훌쩍 넘어버린 청소년이 되었다.     씽씽 운전하고 다녀왔던 76세 할아버지가 81세가 됐고 집에 먼지 쓰며 세워뒀던 차는 언제 운전할 지 모른다는 아들 며느리의 말에 두말 없이 처분했다. 필요할 땐 며느리 차를 빌려 병원에 다녀오지만 이젠 장거리 운전은 자녀들이 못하게 막는다.     세월만 흘러간 것이 아니라 정상적이던 모든 생활도 많이 변해 갔다. 그래도 올 봄 다시 아름다운 4월의 경치가 신문에 실리고 TV뉴스에 화려하게 나오면 마스크라도 쓰고 바람이라도 쐬러 가고 싶다. 파피꽃은 올봄에도 활짝 피어 우리를 부르겠지만 5년 전과 같은 기분이 나려나 모르겠다. 예쁜 색 새 모자나 준비해 두어야겠다.  정현숙 / LA독자 마당 할머니 할아버지 아들 며느리 장거리 운전

2022-04-18

"불은 지르지 않았다"…시어머니 토막살인 며느리 방화 부인

다이아몬드바에서 발생한 시어머니 토막살인·방화 사건본지 3월28일자 A-1면>의 용의자로 체포된 이은영(42)씨가 방화 혐의에 대해서 부인했다. 지난 25일 이씨는 시어머니 이영자(77)씨의 집을 찾아가 시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낸 뒤 불을 지르고 도주한 혐의로 터스틴시에서 붙잡혔다. 체포 당시 이씨의 차량에서 시어머니 이씨의 시신이 여러 개의 봉지에 나눠 담긴 채 발견됐다. LA카운티셰리프국의 에드 허난데스 루테넌트는 6일 패서디나의 한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체포된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시어머니를 찾아간 것은 인정하면서도 불을 지르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방화한 공범이 있다는 뜻이어서 향후 수사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셰리프국은 이씨의 남편인 톰 이씨에 대해서 "현재까지 용의자는 아니다"면서도 "사건의 '핵심 인물(key figure)'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셰리프국은 톰 이씨를 제외한 피해자, 용의자 가족들을 모두 만나 인터뷰했다. 허난데스 루테넌트는 "용의자 이씨가 첫 공판에서 남편 톰 이씨를 만났다"면서 "그는 인터뷰를 거절했다기 보다 정중하게 '나중에 얘기해도 되느냐'고 양해를 구해 시간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의자 이씨는 체포 전 가족 중 한명으로 알려진 제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누굴 죽인 것 같다. 너희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구현 기자

2015-04-07

"시어머니 살해, 제보자는 가족 중 한명"

시어머니 토막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은영(42)씨는 차량 옆좌석에 토막난 시어머니 시신을 실은 채 수시간을 운전하다 체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을 수사중인 LA카운티셰리프국 살인과 밥 그레이 수사관은 3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체포 당시 그녀는 차분했다"면서 "끔찍한 살인"이라고 말했다. 한인사회에서 존속살해 사건은 처음이 아니지만 부모의 시신 훼손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이 때문에 25년 경력의 베테랑 형사인 그레이 수사관도 "경찰로 근무하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다이아몬드바에서 시어머니 이영자(77)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25일 터스틴에서 운전중 체포됐다. 셰리프국측은 이씨가 시어머니를 찾아가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내 차량에 옮긴 뒤 집에 불을 지르고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은 어떻게 발견됐나. "체포 당시 이은영씨가 몰던 SUV차량 조수석에서 찾았다. 여러 개의 봉지 안에 담겨있었다." -유해가 든 봉지는 몇 개였나. "말할 수 없다." -범행 도구는. "차 안에서 피묻은 날카로운 도구들이 여러 개 발견됐다. 범행 도구로 보고 있다." 그레이 수사관은 범행 시간이나 장소 등 그외 자세한 사건 정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공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범인만 아는 내용들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살해-시신 훼손-방화까지 일련의 범행 과정에서 이씨가 누군가와 공모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그레이 수사관은 "이씨 일가중 1명을 제외하고 전원 인터뷰했고, 고부 갈등 등 가족내 불화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숨진 이씨의 의붓아들이자 체포된 이씨의 남편은 경찰과의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씨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제보자는 "가족 중 한 명"이라고 전했다. 정구현 기자

2015-03-31

며느리 혼자서 어떻게…공범 있나 없나

고부갈등 수개월 전 최악…예고된 비극 시어머니 토막 살인 사건의 비극은 예고됐지만, 아무도 막지 못했다. 지난 25일 이영자(77)씨 살해혐의로 며느리 이은영(42)씨가 체포본지 28일자 A-1면>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고부간 갈등은 이미 수개월 전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인 이유는 집의 소유권 문제 때문이었다. 숨진 이씨 소유의 집을 며느리 이씨가 넘겨달라고 수년째 요구해오면서 마찰을 빚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며느리 이씨의 행동은 도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숨진 이씨의 사촌 남동생 이모씨는 "(며느리 이씨가)가위로 거실에 있던 메트리스를 갈기 갈기 찢고 보란듯 가위를 바닥에 꽂아놓고 집을 나갔다면서 누나(숨진 이씨)가 무섭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며칠 뒤에 며느리가 집에 와서는 누나한테 '왜 망치로 부모를 때려 죽이는지 이제 이해가 되네'라고 했다는 소리도 들었다"고 말했다. 며느리 이씨의 주변인들도 이씨가 최근 수개월간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며느리 이씨의 지인은 "시어머니가 집을 넘겨주기로 했는데 주지 않아 이씨는 우울증까지 앓았다"고 전했다. 남편이 사망하고 혼자 살 길을 찾아야 했던 70대 시어머니는 집을 넘길 수 없었고, 40대 며느리는 그 집 없이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서로 '내 집'이었던 집 한 채를 놓고 벌어진 갈등이 증오로까지 번진 셈이다. 한편 사건에 대한 자세한 수사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의문점을 낳고 있다. 우선 검시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셰리프국은 "숨진 이씨의 유해가 며느리 이씨가 몰던 차안내 여러 봉지에서 발견됐다"고만 밝힌 상태다. 시신이 절단됐음을 추론할 수 있는 유일한 발표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확한 사망 원인, 피살 시간, 시신 훼손 정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다른 의문은 공범 여부다. 붙잡힌 이씨는 가정주부로 키 160cm, 몸무게 54kg의 보통 체격이다. 아무리 감정의 골이 깊었다고 혼자서 살해와 유기, 방화까지 일련의 범행 과정들을 혼자서 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이씨의 체포에 결정적 역할을 한 제보자가 있었다는 경찰 발표는 최소한 이씨의 범행 여부를 누군가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결국 살인 사건 수사와 검시 결과, 방화 수사에 따라 공범 가담 여부도 확실히 가려질 전망이다. 정구현 기자

2015-03-29

시어머니 엽기 살해 원인은 '집'

LA에 거주하는 스튜어디스 출신의 40대 한인 여성이 70대 시어머니를 토막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본지 28일자 A-6면> 가족들에 따르면 재산 문제로 인한 고부갈등이 범행 동기로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LA카운티셰리프국은 지난 25일 오전 6시30분쯤 터스틴시에서 이은영(42)씨를 이영자(77.사진)씨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붙잡힌 이은영씨는 숨진 이씨의 큰며느리다. 피해자 이영자씨의 유가족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금전적인 문제로 큰아들 부부와 갈등을 겪다 큰며느리인 은영씨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아들도 범행에 가담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사건 수사는 이씨가 체포되기 5시간여 전인 새벽 1시5분쯤 LA에서 동쪽으로 30마일쯤 떨어진 다이아몬드바 지역에서 발생한 주택 화재로 시작됐다. 현장에서 방화 여부를 수사하던 셰리프국은 '이씨가 시어머니를 찾아가 죽이고 시어머니 집에 불을 지른 뒤 터스틴으로 도주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제보자는 이씨의 차량 정보까지 전달했고 셰리프국은 터스틴경찰국과 공조해 이씨 추적에 나섰다. 이어 5시간쯤 뒤 터스틴경찰국은 화재 현장에서 약 25마일 떨어진 터스틴의 터스틴랜치로드와 그린웨이드라이브 교차로에서 이씨의 흰색 SUV를 발견하고 이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이씨 차량 내부는 여러 개의 비닐봉지와 피묻은 종이봉지 농구공 유모차 등 각종 잡동사니들로 가득차 있었다. 셰리프국은 "차량에서 발견된 여러 봉지 안에 유해(remains)들이 나뉘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셰리프 측은 이씨가 시신을 쉽게 운반하고 유기하기 위해 시신을 여러 부분으로 토막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이씨에게는 1건의 살인 혐의만 적용됐지만 향후 방화나 시신훼손 혐의도 추가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까지 셰리프국은 직접적인 사인이나 범행 도구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범행 동기도 공식 발표되진 않았으나 가족들에 따르면 숨진 이씨의 집을 놓고 벌어진 고부간의 갈등이 참변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숨진 이씨의 사촌 남동생 이모씨는 "화재 발생 이틀 전인 23일에 누나와 통화했다"면서 "(며느리 이씨는)오직 누이에게서 돈을 빼앗아 가려고만 했고 누나의 집마저 차지하려 협박까지 했다"고 말했다. 남동생 이씨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사건 발생 이틀전인 23일 마지막으로 통화했다. 그는 "며느리로부터 '왜 자식들이 부모를 죽이는 일이 벌어지는지 알 것 같다'는 등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폭언을 들었다고 했다. 그냥 애들한테 집을 줘야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마지막 통화였다"고 덧붙였다. 갈등의 원인인 집을 이씨가 큰아들 부부에게 넘겨주기로 결심한 이틀 뒤 이씨는 살해당했고 큰며느리는 살인 혐의로 체포된 셈이다. 엽기적인 살인 사건 소식에 숨진 이씨의 이웃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가족들에 따르면 숨진 이영자씨는 한국에서 경기대학교를 졸업하고 평화봉사단과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일했던 재원이었다. 40여 년 전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뉴욕으로 시집을 오면서 삶이 어려워졌다. 민주평통 LA지역협의회 2.3.4대 회장을 지낸 고 이관옥씨의 며느리이며 남편은 이관옥씨의 의붓아들인 이달호(2011년 사망)씨였다. 붙잡힌 이씨는 외국 국적 항공사의 스튜어디스 출신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이씨는 보석금 100만 달러가 책정돼 LA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이씨의 인정신문은 당초 2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4월 24일로 연기됐다. 정구현.백정환.오세진 기자

2015-03-29

아들 부부 "집 내놔라" 법정싸움…시어머니 엽기적 살해

피해자는 아들은 재혼한 남편의 소생 남편 소유 골프장서 사무 일 3년 전 남편은 암으로 사별 집 놓고 갈등 지난해 아들 집에 화재 발생 함께 거주 불화…집 매매 시도 아들 범행 가담 여부도 조사 다이아몬드바 토막 살인·방화 사건의 피해자 이영자(77)씨의 유가족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금전적인 문제로 큰 아들 부부와 갈등을 겪다 큰 며느리 이은영(42)씨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아들도 범행에 가담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피해자는 누구 숨진 이씨의 사촌 동생 이모씨에 따르면 이씨는 한국에서 경기대학교를 졸업하고 평화봉사단과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일했던 재원이었다. 그러나 40여 년 전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뉴욕으로 시집을 오면서 삶이 어려워졌다. 이씨의 남편은 민주평통 2·3·4대 LA회장을 지낸 고 이관옥씨의 의붓아들인 이달호(2011년 사망)씨였다. 이달호씨는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둔 이혼남이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 하지만 이씨는 뉴욕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며 친자식처럼 세남매를 키웠다. 이후 남편이 양아버지 이 회장으로부터 샌디마스의 '비아 버디 컨트리클럽' 골프장을 물려받으면서 LA로 이사왔다. 이씨는 최근까지 이 골프장에서 사무를 보기도 했다. 또 월넛 지역 한인 교회에 권사로 오래 출석했다. ▶왜 며느리가 살해했나 숨진 이씨는 큰아들 부부와 최근 수년간 극심한 갈등을 겪어왔다. 유가족에 따르면 이씨의 남편이 3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이씨에게 샌디마스의 집 한 채를 남겼다. 이 집은 이씨의 명의로 돼있다. 하지만 큰 아들 부부는 이 집을 달라고 줄곧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에 따르면 큰 아들 부부는 아예 이씨의 집에 들어와 눌러 살았다. 함께 살면서 다툼이 더 심해지자 이씨는 지난해 집에서 나와 다이아몬드바의 타운하우스를 렌트해 혼자 살았다. 이 타운하우스는 25일 새벽에 불탄 주택이자 이씨가 피살된 사건 현장으로 추정된다. 이씨와 큰 아들 부부간 갈등이 잠잠해지는가 싶었지만 지난해 10월 아들 부부가 살고 있던 샌디마스의 집에서 불이 났다. 세탁기 드라이어의 과열이 원인이었다. 아들 부부는 불난 집에 살 수가 없어지자 이씨의 다이아몬드 주택에 한동안 얹혀 살기도 했다. 이후 이씨가 집을 팔아버리려하자 아들 부부가 반대하면서 지난해 법정 소송까지 벌어졌다. 최근까지 소송이 계속되다 지난 23일 이씨는 소송을 취하하면서 일단락 나는 듯했다. 숨진 이씨의 사촌 동생 이모씨는 "누나의 큰아들은 골프장에서 일을 하긴 했지만 넉넉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며느리도 일도 안 하고 오직 누이에게서 돈을 빼앗아가려고만 했다"며 "화재로 한 집에서 다시 같이 살게되면서 자주 밤 늦게까지 싸웠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사건 발생 이틀전인 23일 이씨와 마지막으로 통화했다. 이씨는 "며느리로부터 '왜 자식들이 부모를 죽이는 일이 벌어지는지 알 것 같다'는 등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폭언을 들었다고 했다. 그냥 애들한테 집을 줘야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마지막 통화였다"고 덧붙였다. 갈등의 원인인 집을 이씨가 큰 아들 부부에게 넘겨주기로 결심한 이틀 뒤 이씨는 살해당했고, 큰 며느리는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 ▶주변 반응 숨진 이씨는 큰 아들 부부와 함께 살다가 지난해 다이아몬드바의 방 2개, 화장실 2개의 타운하우스로 이사와 혼자 살았다. 주택의 렌트비는 1800달러 정도다. 게이트 단지내에 있는 타운하우스는 조용하고 안전한 곳이어서 주민들은 엽기적인 이번 사건에 경악을 금치못하고 있다. 한 이웃은 "사건 소식을 듣고 지난 이틀간 잠도 제대로 못 이룰 정도로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은 "(숨진 이씨는)항상 웃으며 인사하고 친절한 할머니였다"면서 "가끔 둘째 아들 부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왔는데 행복해 보였다.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하다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백정환·오세진 기자

2015-03-27

며느리가 시어머니 '토막 살해'

스튜어디스 출신의 40대 한인 여성이 70대 시어머니를 토막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가족들에 따르면 재산 문제로 인한 고부갈등이 범행 동기로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LA카운티셰리프국은 지난 25일 오전 6시30분쯤 터스틴시에서 이은영(42)씨를 이영자(77)씨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붙잡힌 이씨는 숨진 이씨의 큰 며느리다. 사건 수사는 이씨가 체포되기 5시간여 전인 새벽 1시 5분쯤 LA에서 동쪽으로 30마일쯤 떨어진 다이아몬드바 지역에서 발생한 주택 화재로 시작됐다. 현장에서 방화 여부를 수사하던 셰리프국은 '이씨가 시어머니를 찾아가 죽이고 시어머니 집에 불을 지른 뒤 터스틴으로 도주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제보자는 이씨의 차량 정보까지 전달했고 셰리프국은 터스틴 경찰국과 공조 아래 이씨의 추적에 나섰다. 이어 5시간쯤 뒤 터스틴 경찰국은 화재 현장에서 약 25마일 떨어진 터스틴의 터스틴랜치 로드와 그린웨이 드라이브 교차로에서 이씨의 흰색 SUV를 발견하고 이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이씨 차량 내부는 여러 개의 비닐봉지와 피묻은 종이봉지, 농구공, 유모차 등 각종 잡동사니들로 가득 차 있었다. 셰리프국은 "차량에서 발견된 여러 봉지 안에 유해(remains)들이 나눠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셰리프측은 이씨가 시신을 쉽게 운반하고 유기하기 위해 시신을 여러 부분으로 토막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이씨에게는 1건의 살인 혐의만 적용됐지만 향후 방화나 시신 훼손 혐의도 추가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까지 셰리프국은 직접적인 사인이나 범행 도구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범행 동기도 공식 발표되진 않았으나 가족들에 따르면 숨진 이씨의 집을 놓고 벌어진 고부간의 갈등이 참변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숨진 이씨의 사촌 남동생 이모씨는 "화재 발생 이틀 전인 23일에 누나와 통화했다"면서 "(며느리 이씨는)오직 누이에게서 돈을 빼앗아가려고만 했고, 누나의 집마저 차지하려 협박까지 했다"고 말했다. 엽기적인 살인 사건 소식에 숨진 이씨의 이웃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불탄 이씨의 주택 옆집에 사는 백인 여성은 주류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렇게 다정한 분을 왜 해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피살된 이씨는 민주평통 LA지역협의회 2, 3, 4대 회장을 지낸 고 이관옥씨의 며느리다. 붙잡힌 이씨는 외국 국적 항공사의 스튜어디스 출신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이씨는 보석금 100만 달러가 책정돼 LA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이씨의 인정신문은 당초 2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4월 24일로 연기됐다. 정구현·백정환·오세진 기자

2015-03-27

40대 한인여성, 시어머니 토막살해 후 집에 불 질러

40대 한인 여성이 시어머니를 토막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혐의로 체포됐다. LA카운티셰리프국은 지난 25일 오전 6시30분쯤 터스틴시에서 이언영(42ㆍUn Young Lee)씨를 살인 및 방화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건 수사는 이씨가 체포되기 5시간 전인 새벽 1시쯤 LA에서 동쪽으로 30마일쯤 떨어진 다이아몬드바에서 발생한 주택 화재로 시작됐다. 현장에서 방화 여부를 수사하던 셰리프국은 ‘이씨가 피해자를 살해한 후 불을 지르고 터스틴으로 도주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씨의 추적에 나섰다. 이어 셰리프국의 공조 요청을 받은 터스틴경찰국은 터스틴 랜치 로드와 그린웨이 드라이브 교차로에서 이씨의 흰색 SUV를 발견했다. 터스틴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이씨는 차 안에 앉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셰리프국의 에디 허낸데스 루테넌트는 “이씨의 차 트렁크는 비닐 봉지와 잡동사니들로 가득 차 있었으며 비닐봉지에서 토막난 시신 일부가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셰리프국은 이씨가 피해자를 살해한 뒤 유기하기 위해 토막내 차량에 옮겼으며 현장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현장에서 체포돼 LA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 보석금은 100만 달러가 책정됐다. 아직까지 피해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정구현 기자

2015-03-27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