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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생활영어]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Brittany is talking to her sister Emily on the telephone … )   (브리트니가 동생 에밀리와 통화하고 있다…)   Brittany: I‘m sorry I can’t come to the picnic.   브리트니: 피크닉에 못가서 미안해.   Emily: What‘s your excuse this time?   에밀리: 이번엔 이유가 뭐야?   Brittany: The kids have back-to-back dental appointments.   브리트니: 아이들 치과 예약이 연달아 잡혀있어.   Emily: Why can’t you change them?   에밀리: 왜 바꾸면 안돼?   Brittany: I put them off once and it took two months to get two more.   브리트니: 한번 바꿨다가 예약 두 번 하는데 두 달 걸렸어.   Emily: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에밀리: 뜻이 있으면 길이 있겠지.   Brittany: I really want to come.   브리트니: 나도 정말 가고 싶어.   Emily: Then you‘ll figure out a way.   에밀리: 그러면 방법을 찾겠지.   Brittany: I suppose I could come late.   브리트니: 늦게 갈 수는 있겠지.   Emily: There I knew you would think of a way.   에밀리: 그거 봐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했지.   Brittany: What time will it be over?   브리트니: 피크닉은 언제 끝나니?   기억할만한 표현   * put (something) off: 뒤로 미루다 연기하다     “She always puts studying off until it’s too late.”     (그녀는 항상 공부를 너무 늦게까지 미룹니다.)   * figure (something) out: ~를 알아내다     “I thought he figured out a way to take the week off from work.”     (저는 그 사람이 직장에서 한 주 휴가 낼 방법을 찾은 줄 알았는데요.)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길이 way 동생 에밀리 come late california international

2024-04-14

[글마당] 재만이를 떠나보내고

누나, 내가 못 갈 것 같아     어깨 수술도 해야 하고 임플란트도…     옥천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온몸에서 피가 쭈르르 빠져나가듯 현기증이 났다     상한 마음에 웃음기를 잃었다 동생이 아프다는데     그건 묻지도 않고 내 생각만 했다         누나, 누나 내가 가야겠어 누나랑 통화하고   마음을 바꿨어 병원은 다녀와서 가려고     그때부터 남편은 화장실 리모델링 시작하고     난 괜히 집 앞을 쓸고 다녔다     떨어진 낙엽들을 마구마구 공중에 뿌리며 실실 웃었다         재만이가 나타났다 고향 공기를 흠뻑 싣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돌아가신 엄마를 꼭 껴안고 오듯     큰 체격에 엄마 눈 코 입을 꼭꼭 심고 나타났다     그 옆에 예쁘고 착한 올케와 함께         어릴 적 다락방에 올라가 꿀 퍼먹다 잠든 재만이     천둥 번개 치는 날엔 재봉틀 발판 위로     기어들어간 재만이가   이순의 나이로 백발이 되어 나타났다     우리 부부는 동생 부부와 한 달 동안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웃고 떠들고 설레었다   한 달이 이렇게 짧은 시간이었나         십일월 마지막 월요일 엘에이 공항     한 남자와 두 여자가 끌어안고 윽윽 울음을 삼켰다   한 남자는 민망해 두 발짝 뒤로 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큭큭 삼켰던 울음이 쏟아졌다     채울 수 없는 공허함     버려지지 않는 이 그리움         재만아~ 홍유리 / 시인글마당 동생 부부 누나 누나 화장실 리모델링

2024-01-05

[시] 재만이를 떠나보내고

누나, 내가 못 갈 것 같아     어깨 수술도 해야 하고 임플란트도…     옥천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온몸에서 피가 쭈르르 빠져나가듯 현기증이 났다     상한 마음에 웃음기를 잃었다 동생이 아프다는데     그건 묻지도 않고 내 생각만 했다         누나, 누나 내가 가야겠어 누나랑 통화하고   마음을 바꿨어 병원은 다녀와서 가려고     그때부터 남편은 화장실 리모델링 시작하고     난 괜히 집 앞을 쓸고 다녔다     떨어진 낙엽들을 마구마구 공중에 뿌리며 실실 웃었다         재만이가 나타났다 고향 공기를 흠뻑 싣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돌아가신 엄마를 꼭 껴안고 오듯     큰 체격에 엄마 눈 코 입을 꼭꼭 심고 나타났다     그 옆에 예쁘고 착한 올케와 함께         어릴 적 다락방에 올라가 꿀 퍼먹다 잠든 재만이     천둥 번개 치는 날엔 재봉틀 발판 위로     기어들어간 재만이가   이순의 나이로 백발이 되어 나타났다     우리 부부는 동생 부부와 한 달 동안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웃고 떠들고 설레었다   한 달이 이렇게 짧은 시간이었나         십일월 마지막 월요일 엘에이 공항     한 남자와 두 여자가 끌어안고 윽윽 울음을 삼켰다   한 남자는 민망해 두 발짝 뒤로 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큭큭 삼켰던 울음이 쏟아졌다     채울 수 없는 공허함     버려지지 않는 이 그리움         재만아~   홍유리 / 시인시 동생 부부 누나 누나 화장실 리모델링

2023-12-21

이민와서 헤어진 동생 한국서 45년만에 재회

45년 전 헤어진 형제가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지 6시간 만에 재회했다.   31일 대구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A씨(86세)는 45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남동생 B씨(77세)와 연락이 끊겼다. 이들은 이민을 간 후 각자 생활이 어려워지며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45년 만에 한국으로 귀국 전날 오전 10시께 중부서를 방문해 "동생의 생사가 궁금하다"며 신고했다. 그는 B씨의 이름만 기억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서 실종전담팀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 통신수사.주민조회 등으로 B씨의 현 주소지를 특정하고 B씨를 만나 가족관계임을 확인하는 등 신고접수 1시간여만에 소재를 확인했다. 이들 형제는 신고접수 6시간 만에 중부서에서 재회했다.   B씨는 "오래전 형이 미국으로 이민 가서 연락을 못 하고 지냈는데 이렇게 연락이 오게 돼 반갑다"고 재회 소감을 전했다.   A씨는 "고령으로 시간이 더 지나면 가족들을 찾을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큰 결심을 하고 귀국하여 신고하게 됐다"며 "출국 전 동생을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상봉의 기쁨을 전했다. 덧붙여 "경찰에 감사하다"며 웃음을 지었다.   유동호 대구 중부서 형사과장은 "오랫동안 생사를 모르던 가족이 상봉하는 과정에 도움을 드리게 돼 보람이 크다"고 밝혔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한인 동생 신고경찰 이름 신고접수 1시간여 대구 중부경찰서

2023-10-31

[삶의 뜨락에서] 힘들 때 찾아갈 수 있는 장소

아들과 말다툼을 하고 집을 나왔다. 소낙비는 내리고 동네 몇 바퀴 돌았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오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하는 수 없이 친구 집 문을 두드렸다. 친구는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내 얼굴이 상기되어 있어 걱정스러운 목소리였다. 아들하고 싸우고 갈 데 없어 왔다고 했다. 무조건 들어오라고 한다. 그날은 한국에서 온 손님도 있고 식구들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는 날이었다. 저녁을 준비하는 손길이 바쁘다. 염치없지만 의자에 앉아 손님과 담소를 하고 있었다. 식구들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가족들에게 미안했다. 그냥 나오자니 겸연쩍고 앉아 있자니 쑥스럽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쩡 버티고 있는 사이 안면이 있는 친구 동생이 왔다. 그래도 아는 사이가 훨씬 앉아있기 어색하지 않았다. 그래도 친구는 농담을 섞어가며 나를 위로한다. 식구처럼 편하게 있으라는 무언의 암시다. 파 잘게 써는 소리, 물 내리는 소리와 바쁘게 움직이는 손끝은 보이는데 맛있는 음식 냄새는 코를 자극하지 않는다. 너무 마음이 상해 신경의 일부가 마비된 상태인 것 같다. 어느새 처음 먹어보는 오리탕이 나왔다. 국그릇 위에 들깻가루를 듬뿍 뿌려 구수한 냄새까지 곁들였다.   가끔 동네에 있는 식당을 찾는다. 그곳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는 생긴 것은 물론이고 그윽한 목소리와 거동까지 여러모로 영화 시스터 액트에 나오는 우피 골드버그를 닮았다. 어느 날 식사를 하러 다소 주뼛거리며 식당에 들어선 내게 그녀는 아주 반가운 사람을 대하듯 다가와 식탁을 안내했다. 친절함이 몸에 밴 사람 같다. 의례적인 친절이 아니었다. 그녀는 모든 손님과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을 만난 것처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해야 하는 일이 제법 많아 보였지만 그녀는 전혀 서두르는 기색이 없다. 자기의 일터를 우애와 따뜻함이 감도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그녀를 유심히 관찰했다. 식당을 떠나는 이들도 그녀를 찾아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가 떠난다.   마음 둘 곳이 없는 세상이다. 경쟁이 일상이 된 세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살다 보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외로움이 젖어 든다. 가족이나 벗들에게도 그 외로움을 쉽게 털어놓지 못한다. 칭얼거리는 사람 취급을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어찌할 바를 모를 때 찾아갈 수 있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그 장소는 특정한 공간일 수도 있고 공동체일 수도 있다. 아무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곳에서는 혹은 그의 곁에서는 그저 나답게 있어도 괜찮은 장소가 있다면 우리는 삶의 곤고함을 이겨낼 수 있다. 정원을 가꾸며 시름을 달래는 이들도 있고 밭에서 호미질하며 마음을 가지런히 하는 이들도 있다. 잔디밭에 종류가 다른 풀을 몇 시간 뽑고 나면 땀도 나고 심신이 피곤해지면 안으로 들어와 샤워하는 동안 잡생각이 멀리 도망간다.   가게와 같은 블록에 있는 이집트 교회가 있다. 교인이 5000명이라고 해서 놀랐다. 크지 않은 건물인데 그 많은 교인이 어떻게 예배를 드리나 의심했는데 하루는 손님이 곱게 차려입고 교회 안으로 들어간다. 그 교회는 일요일에만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니고 매일 같은 시간에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자기가 편리한 날짜와 시간에 맞추어 가면 되는 교회였다. 항상 교회 문이 열려있어 누구나 들어가 기도할 수도 있는 곳이다. 사람들 마음이 어수선할 때 찾아가 기도하는 안식처다. 마음이 편치 않을 때 나만의 괴로움을 떨쳐 버릴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이집트 교회 친구 동생 저녁 식사

2023-07-26

[열린광장] ‘메구장단’이 된 친구들

한국에서 절친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아름다운 빛으로 투명하다.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고향 산천의 빼어난 경치를 둘러보았으며, 까마득한 후배들이 공부하는 모교에 들려 발소리와 말소리를 낮추며 돌아다녔다. 흰 블라우스 교복을 입고 속닥거리던 교실 건물들은 재건축되어 우리를 몰라보았고, 체육복 입고 쉬던 플라타너스 그늘은 간 곳이 없었다.     지난날 쉰을 넘기며 삶의 진창길에서 벗어나 우리는 가끔씩 주안상을 차려놓고 노래를 부르다 하나둘 쓰러지던 밤도 있지 않았던가. 이번 귀국길에는 친구들이 새로운 곳으로 데리고 갔다. 이제 동동거리며 살던 날들도 가고, 어떤 간섭도 받지 않은 채 우리는 자유로운 일상을 즐길 뿐이다.   ‘메구장단’이란 말이 있는데, 메구는 농악 마당 꽹과리의 방언이다. 연주자가 신명대로 치는 가락으로 ‘자유자재’ 라는 의미와 통하는 것 같다. 오늘날 우리들의 근황이 ‘메구장단’이란 말과 딱 어울린다고나 할까?     우리는 경기도 여주 남한강가의 파크골프장으로 갔는데, 잠깐 배우고 나도 같이 칠 수 있었다. 한나절 햇볕 속을 거닐며 네 명이 함께 운동하기에는 매우 적합했다. 파크골프장은 주로 하천부지나 공원에 조성되어 있는데, 시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활용 인구도 많아져 점점 늘어나고 있단다. 우리는 강물을 바라보며 흰구름처럼 여유롭게 떠돌다가 맛집을 향해 출발했다.     우리가 고향 도시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데 평소 소식을 하는 한 친구가 유별나게 음식을 깨작거렸다. 우리가 보다 못해 입이 그렇게 고급화됐느냐고 핀찬을 주었다. 친구는  어릴 때 하도 굶어서 위가 자라지 못해 양이 적다고 했다. 우리는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서로 알기에 픽 웃었지만 그녀는 가슴 밑바닥에 붙은 얘기를 끄집어냈다.     과수원 하는 부모님이 밥과 채소가 담긴 비빔밥 한 양푼에 숟가락 일곱 개를 넣어서 밥상에 올려놓으시면 동생들이 벌떼처럼 달려드는 바람에 그녀는 늘 뒷전에 물러나 있어야 했단다.  그 시절 찔레 여린 순을 따서 산소 옆에 앉아 다 먹고는 집으로 간 적이 많았다고 한다. 버스가 안 들어가는 이십리 길을 쌀자루를 이고 오는데, 해 질 무렵 무서워서 늘 울면서 걸어왔다고 했다. 여중 시절 그녀의 단촐했던 자취방이 짠하게 떠올랐다.     또 한 친구는 딸 다섯에 이어 남동생을 얻었는데, 남동생을 업고 마루에서 놀다 발을 헛디뎌 떨어진 적이 있었다. 자기 몸은 상관없지만 남동생이 잘못될세라 울었고 동생의 이마에 난 생채기 때문에 부모님이 오실 때는 숨어있었다고 했다. 그 친구는 여섯 동생 공부 뒷바라지를 해 왔다.     늘 논밭에서 농작물 사이에 계시던 부모님들을 뒤로하고 열심히 공부한 맏딸들. 앞길을 스스로 열어가는 딸들을 위해 헌신하며 마음 바탕을 튼튼하게 해 주신 부모님들. 그분들 일생을 돌아보며 눈물을 찔끔거리기도 했다.     학교장으로 만년 평교사로, 또 간부급 국가공무원으로 산림을 관리하며 칼날 길을 걸어온 친구들. 이제는 신명나는 대로 살아가게나. 그래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체력단련을 통해 생기와 활력으로 실버사회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오늘의 모습들이 보기 좋구나.     한국의 발전에 기여했던 사람들. 이젠 쓸모있는 땅이 된 하천부지에서 파크골프 클럽을 즐겨 잡는구나. 권정순 / 전직교사열린광장 친구 동생 공부 파크 클럽 체육복 입고

2023-07-20

[독자 마당] 아버지

내가 결혼을 하던 날 아침, 새벽 기도회에 다녀오신 아버지는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오늘 우리 딸 결혼식 날인데, 하나님께 아무 말씀도 못 드렸고 울기만 하고 왔다.” 또 목이 메셨다.     “그동안 잘 입히고 먹이지도 못했고, 공부 잘한다고 늘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그렇게 가고 싶어하는 대학, 장학금을 주겠다는 대학에도 못 가게 했다. 네 남동생 하나 있는 것, 그 애는 대학을 보내야 하는데 내 공무원 월급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니…. 네가 좀 벌어 동생 학자금을 보태다오. 그래도 네 동생이 우리 집의 기둥이니 좀 도와다오.” 아버지는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     그때 그 시절엔 그랬었다. 여자는 웬만하면 공부 안 시키고 아들만 공부를 시켰다. 남아선호 사상이 투철했던 1950년대였다. 나는 그게 늘 한으로 남았고, 아버지는 평생 미안해하셨다.     당시 여자는 시집가 남편 잘 보필하고, 아이들 잘 기르고, 살림 잘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말을 늘 듣고 자랐지만 내 가슴속 응어리는 풀리지 않았었다.   아버지의 자상한 눈빛을 알면서도 여전히 마음속으로는 “그래도 아들이 제일이면서…”라는 생각을 했다. 마음속 깊은 곳에 아버지를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이제 나도 80을 넘어 9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자식을 키우고 세상을 살다 보니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아버지를 원망했던 마음이 이렇게 후회될 수가 없다.   이젠 그 좁고 옹졸했던 마음, 나만을 생각했던 이기적이던 생각은 사라진 지 오래다.     “아버지, 이젠 미안하게 생각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이미 가시고 안 계시니….   불효했던 지난날,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선다.  노영자·풋힐랜치독자 마당 아버지 지난날 아버지 대학 장학금 동생 학자금

2023-06-20

[독자 마당] 나의 안사돈

6시32분 별세. 막내딸이 자기 시어머니의 죽음을 알려왔다. 91세인 안사돈의 별세 소식이다.     안사돈은 18년간 노인아파트에 살다 2개월 전 딸네 집으로 옮긴 후 가족들에 둘러싸여 편히 떠나셨다. 모두 호상이라 했다. 그러나 부모를 잃은 자녀들에게 호상이란 말은 없다. 그냥 슬플 뿐이다.   내가 그분을 만난 건 27년 전, 내 나이 54세, 그분 64세 때였다. 그때 사돈의 인연을 맺었다. 안사돈은 슬하에 딸 셋과 막내로 낳은 아들(나의 막내 사위)을 뒀다.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하셨고 6·25 한국전쟁 이야기를 자주 하셨다. 새댁이었을 때 시집 식구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며 친정 식구와 이별한 것은 대부분의 이산가족 이야기와 대동소이하지만 이후 다시 보지 못한 부모님과 동생 이야기를 할 땐 아련한 그리움과 슬픔이 묻어났다.   첫째 딸인 본인과 여동생은 10살이나 나이 터울이 있어 동생을 업어 키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늘 동생과 똑같은 나이라고 언니처럼 참 잘 챙겨주셨다.   아주 건강하셨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초등학교에 다니는 여자아이였고 아침에는 지각을 할까 봐, 저녁에는 무서워서 뛰어오느라 달리기는 어른들보다 잘했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도 건강하다고. 혼자 사시는 아파트에 초대를 받아 간 적이 있다. 너무 깨끗해서 어디에 앉을까 조심스러울 정도였다. 특히 꽃을 좋아해 잘 키우고 가꾸셨다. 그날도 나에게 꽃 자랑을 하셨다. 그분의 규칙적인 생활에 다들 100세까지 장수하실 거라고 했다.   그런데 가셨다. 얼마 전 방문한 나에게 겨우 들리는 목소리로 “사돈”이라고 말씀하신 게 마지막 인사였다. 다시는 명랑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그분이 굳게 믿는 성경의 말씀대로 무덤에서 주무시고 있다가 예수의 음성을 듣고 살아난 나사로처럼 부활을 굳게 믿고 돌아가셨다.   그분을 다시 만나 즐겁게 이야기할 때를 기다린다. 정현숙·LA독자 마당 안사돈 이산가족 이야기 동생 이야기 한국전쟁 이야기

2023-06-06

[독자 마당] 마당에 담긴 추억

겨울방학에 동생들과 방안에서 놀고 있으면 어머니는 “아유! 정신없다. 마당에 좀 나가 놀아라”고 우리를 마당으로 내몰았다. 우리 집에는 제법 큰 마당이 있어 동생, 친구들과 공기놀이도 하고 고무줄놀이도 했다.  6·25 한국전쟁 후에는 폭격으로 무너진 큰 공장의 콘크리트 바닥이 동네 아이들의 놀이마당이 되었다.     결혼 후 우리 부부는 ‘마당놀이’라는 국악 창극 공연을 거의 매년 보러 다녔다. 심청전,배비장전,봉이김선달 등등 한국 고전 소설을 국악으로 공연하는 무대였다. 사각형 무대가 가운데를 차지했고 관객들은 계단식 의자에 둘러앉아 구경했다. 엿 목판을 맨 엿장수가 ‘철컥철컥’ 가위 소위를 내며 관객 사이로 엿을 팔러 다니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마당놀이는 시작됐다.     이민 올 때 친구가 ‘방자전’ 비디오를 선물로 줘 심심할 때 여러 번 보았고 지인들에게 빌려주기도 했다. 출연진의 춤과 창이 어우러지는 마당놀이는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의 장면이다. 마당은 항상 즐겁게 뛰놀던 때를 생각나게 한다.   그런데 나에게는 또 하나의 특별한 마당이 있다. 이 글이 실리는 ‘독자마당’이다. ‘독자마당’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었던 특별한 마당이다. 이곳에서 나는 가족이야기, 여행이야기, 손자녀들의 졸업과 결혼이야기, 돌아가진 어머니·언니와의 추억, 코로나로 인한 사연 등을 소개했다. 81세가 된 지금까지 6년 동안 이 특별한 마당에서 미소 지으며 때론 눈물 흘리며 마음껏 이야기하며 즐겁게 놀았다는 생각이 든다.   신문에 나온 70여 개의 글을 보며 ‘이런 일도 있었지’라며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노년의 즐거움과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 있었던 이 특별한 마당에 큰 고마움을 느낀다. 인제 그만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누가 아는가, 해지기 전에 좀 더 놀고 싶어질지. 정현숙·LA독자 마당 마당 추억 추억 코로나 가족이야기 여행이야기 동생 친구들

2023-04-18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

인생을 바치기는 쉽지만 영혼을 바치기는 어렵다.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다 준다 해도 영혼까지 주기는 쉽지 않다. 맑고 빛나는 영혼은 어둠 속에서 반짝인다.    ‘우리 인생길의 한 중앙, 올바른 길을 잃고서 어두운 숲을 헤매이고 있었다. 그러나 내 마음을 무서움으로 적셨던, 골짜기가 끝나는 어느 언덕 기슭에 이르렀을 때 나는 위를 바라 보았고, 이미 별의 빛줄기에 휘감긴 산 꼭대기가 보였다. 사람들이 자기 길을 올바로 걷도록 이끄는 별이었다’ 단테의 ‘신곡’(Divine Comedy) 지옥편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된다.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에 이어 단테의 신곡은 장편서사시의 전통을 잇는 불멸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산 사람은 경험할 수 없는 사후세계를 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하는 형식을 빌어 인간의 욕망과 죄악, 운명과 영혼의 구원을 심오하게 그려낸다. 훌륭한 가문과 명석한 두뇌, 지도자로서 뛰어난 자질을 가졌음에도 정치적 상황과 음모로 단테는 피렌체에서 추방당하는 고통을 겪는다.   단테는 그의 인간적 고뇌와 슬픔, 사랑과 희망으로 응집된 이 작품을 통해 죽기 직전까지 자신의 모든 역량과 영혼의 아픔을 이 책을 완성하는 데 쏟아 붓는다.     예술가는 아름답고 정직한 영혼을 꿈꾼다. 가난과 멸시, 무관심과 비판으로 육신이 허물어져도 위대한 예술가는 영혼의 횃불을 들고 미래의 역사를 비춘다.   아무도, 세상 모두가 고개 돌려 외면해도, 생의 아픔과 절망이 뼈와 살을 갈라도 진정한 예술가는 아름다운 영혼의 자유를 위해 생을 바친다.   1890년 7월 70일 해질녘, 고흐는 밀밭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권총은 빗나갔지만 이틀 후 ‘고통은 영원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신을 돌봐주던 동생 테오가 지켜보는 가운데 37년의 생을 마감한다. 빈센트 반 고흐는 생전에 명성과 돈을 얻지 못했지만 그의 치열했던 삶을 통해 가장 인기 있고 유명한 작품을 그린 화가로 꼽힌다.     ‘내 작품이 팔리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 그렇지만 언젠가는 사람들도 내 그림이 거기에 사용한 물감보다, 내 인생보다 더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다. 고흐가 살아 생전 판 그림은 단 한 점 ‘붉은 포도밭’이라는 작품뿐이다. 생활비를 전적으로 동생 테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위대한 화가는 때때로 돈이 없어 물감을 먹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푸른 밤, 카페 테라스의 커다란 가스등이 불을 밝히고 있어. 그 위로는 별이 빛나는 파란 하늘이 보여. 바로 이곳에서 밤을 그리는 것은 나를 놀라게 하지. (중략) 아름다운 파란색과 보라색, 초록색만 사용했어. 그리고 밤을 배경으로 빛나는 광장은 노란색으로 그렸단다. 특히 이 밤하늘에 별을 찍어 넣는 순간이 정말 즐거웠어.’ 고흐는 ‘밤의 카페테라스(Café Terrace at Night)’를 그리며 창작의 희열과 기쁨을 참지 못해 영혼의 동반자 동생 태오에게 편지를 보낸다.     진솔한 영혼을 담아내지 못하는 작품은 거짓이다. 예뻐 보이려고 화장을 하고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화려한 옷을 입는 것은 덧칠에 불과하다. 예술은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허공을 떠도는 것은 생의 아픔과 절망을 견디는 힘을 준다.     꿈꾸지 않는 자는 죽은 것과 같다. 시체는 부패한다. 절망과 죽음에서 예술은 생명의 꽃을 피운다. 위선과 거짓, 가식의 주술방망이를 내려놓으면 먼동이 트는 새벽별을 만날 수 있다. 영혼이 아름다운 사람은 가슴에 천국의 별을 단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영혼 해질녘 고흐 동반자 동생 우리 인생길

2023-04-11

[오늘의 생활영어] have some time; 시간이 좀 나다, 비다

Roger is talking to his brother Nelson on the telephone.     (로저가 동생 넬슨과 전화통화를 한다.)   Roger: So how is Florida?   로저: 그래 플로리다는 어때?   Nelson: Florida is fine. Oh, I'm going to New York in July to see Alice and Diana.   넬슨: 플로리다 좋아. 아 참 7월에 앨리스하고 다이애나 보러 뉴욕에 가.   Roger: Really? It would be great to get the family together.     로저: 진짜? 가족이 다 모이면 좋겠다.     Nelson: Yes. Are you free in July?   넬슨: 맞아. 7월에 시간 괜찮아?   Roger: Yes. I have some time the first week of July.   로저: 응. 7월 첫째 주에 시간이 좀 나.   Nelson: Great! Do you know what the dates are in July?   넬슨: 잘됐다. 7월 언제가 괜찮은지 알아?   Roger: Not right now but I'll get back to you.   로저: 지금은 몰라. 하지만 나중에 알려줄게.   Nelson: Let me know as soon as you can and I'll book a flight.   넬슨: 최대한 빨리 알려줘. 비행기 표 예약하게.   Roger: All right! This is going to be fun.   로저: 알았어! 다 모이면 신날 거야.   Nelson: Yes it is.   넬슨: 맞아. 진짜로.   기억할만한 표현   *Are you free…?: 시간 괜찮아?     "I'm having a party at my house next Saturday. Are you free?"     (다음주 토요일에 우리 집에서 파티 여는데. 시간 괜찮아?)   *I'll get back to you: 나중에 연락할게.   "I don't remember how many people are coming to the meeting but I'll get back to you."     (모임에 몇 명이 오는지 지금 기억이 안 나지만 나중에 알려줄게.)   *book a (or my) flight: 비행기 좌석을 예약하다.   "I booked my flight to New York today."     (뉴욕 가는 비행기 오늘 예약했어.)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time 시간 동생 넬슨 비행기 좌석 ill book

2023-02-13

[오늘의 생활영어]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Brittany is talking to her sister Emily on the telephone … )   (브리트니가 동생 에밀리와 통화하고 있다…)   Brittany: I'm sorry I can't come to the picnic.   브리트니: 피크닉에 못가서 미안해.   Emily: What's your excuse this time?   에밀리: 이번엔 이유가 뭐야?   Brittany: The kids have back-to-back dental appointments.   브리트니: 아이들 치과 예약이 연달아 잡혀있어.   Emily: Why can't you change them?   에밀리: 왜 바꾸면 안돼?   Brittany: I put them off once and it took two months to get two more.   브리트니: 한번 바꿨다가 예약 두 번 하는데 두 달 걸렸어.   Emily: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에밀리: 뜻이 있으면 길이 있겠지.   Brittany: I really want to come.   브리트니: 나도 정말 가고 싶어.   Emily: Then you'll figure out a way.   에밀리: 그러면 방법을 찾겠지.   Brittany: I suppose I could come late.   브리트니: 늦게 갈 수는 있겠지.   Emily: There I knew you would think of a way.   에밀리: 그거 봐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했지.   Brittany: What time will it be over?   브리트니: 피크닉은 언제 끝나니?   Emily: I would say about 5:00.   에밀리: 5시 정도.   Brittany: We can probably be there about 4:00.   브리트니: 한 4시 정도면 갈 수 있을 거야.   기억할만한 표현   * put (something) off: 뒤로 미루다 연기하다     "She always puts studying off until it's too late." (그녀는 항상 공부를 너무 늦게까지 미룹니다.)   * figure (something) out: ~를 알아내다     "I thought he figured out a way to take the week off from work." (저는 그 사람이 직장에서 한 주 휴가 낼 방법을 찾은 줄 알았는데요.)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길이 way 동생 에밀리 come late california international

2022-06-22

한미연합훈련 참가 입양 한인…한국서 17년만에 동생 재회

한미연합훈련 참가를 위해 방한한 입양 한인 출신 미군이 한국군의 도움으로 17년 전 소식이 끊긴 동생을 찾았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육군에 따르면 주인공은 18∼28일 실시된 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CCPT) 증원 요원으로 2작전사령부에서 훈련에 참여한 맨 왓슨 미 해군 예비역 대위(한글이름 허만향·41)로 훈련 종료 뒤 2작사에서 동생 영희(40)씨와 재회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왓슨 대위는 가정 사정으로 1997년 동생과 함께 미국으로 입양됐다. 그러나 2005년 영희씨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고 한다.   현재 시카고에서 전기 관련 사업을 하는 왓슨 대위는 동생을 찾고 싶다는 마음에 2작사 연합공병작전실 연락장교로 훈련에 첫 참가했다고 육군은 전했다. 그가 한국을 찾은 건 미국으로 입양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헤어진 동생과의 재회는 발 벗고 나선 한국군과 경찰의 도움으로 성사됐다.   훈련 중 왓슨 대위가 현대중 공병처장(준장)에게 ‘동생을 찾고 싶다’는 얘기를 털어놨고,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현 준장이 직접 대구 수성경찰서 민원실에 연락해 도움을 청했다.   이후 수성경찰서 민원실의 가족찾기 담당자인 정휘원 경위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협조공문을 보내 동생의 국내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동생을 찾는 과정에서 함께 임무를 수행하던 2작사 김진원 소령도 진행 상황을 꼼꼼히 체크해주는 등 세심히 챙겨줬다고 왓슨 대위는 전했다.   왓슨 대위는 “훈련을 위해 한국에 오면서 동생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진짜로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자기 일처럼 여기며 애써주신 2작전사 전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한미연합훈련 참가 한미연합훈련 참가 동생 재회 입양 한인

2022-05-01

뉴저지 트렌턴 7세 여아 성매매 사건 관련…‘섹스파티’ 아파트 주민 27명 체포

경찰이 뉴저지 트렌턴에서 발생한 7세 여아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로완 타워스’ 아파트의 주민 27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2일 전원을 체포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본지 4월1일자 7면> 지역 언론 트렌터니언에 따르면 경찰은 체포된 27명이 최근 이 아파트에서 발생한 7세 여아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아파트에서는 15세 소녀가 돈을 받고 자신의 이복 여동생인 7세 여아를 7명의 남성들에게 성매매 목적으로 넘겼고, 이들 남성이 여아를 집단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 여아를 집단 성폭행한 사람들은 10대와 성인 남성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언니인 15세 소녀는 이 아파트 13층으로 동생을 데리고 간 뒤, 파티를 벌이고 있던 남성들에게 돈을 받고 동생이 성관계를 맺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아는 이후 아파트 밖 길가에서 울고있다가 지나가는 행인들에 의해 발견돼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경찰은 ‘포주’ 역할을 한 언니를 가중 성폭행, 매춘 알선 혐의를 적용해 체포한 상태다. 그러나 언니는 아직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채 청소년 수감시설에 있다. 검찰은 언니를 성인으로 기소할 수 있도록 법원에 정식 요청할 계획이다. 안준용 기자 jyahn@koreadaily.com

201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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