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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마당에 담긴 추억

겨울방학에 동생들과 방안에서 놀고 있으면 어머니는 “아유! 정신없다. 마당에 좀 나가 놀아라”고 우리를 마당으로 내몰았다. 우리 집에는 제법 큰 마당이 있어 동생, 친구들과 공기놀이도 하고 고무줄놀이도 했다.  6·25 한국전쟁 후에는 폭격으로 무너진 큰 공장의 콘크리트 바닥이 동네 아이들의 놀이마당이 되었다.  
 
결혼 후 우리 부부는 ‘마당놀이’라는 국악 창극 공연을 거의 매년 보러 다녔다. 심청전,배비장전,봉이김선달 등등 한국 고전 소설을 국악으로 공연하는 무대였다. 사각형 무대가 가운데를 차지했고 관객들은 계단식 의자에 둘러앉아 구경했다. 엿 목판을 맨 엿장수가 ‘철컥철컥’ 가위 소위를 내며 관객 사이로 엿을 팔러 다니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마당놀이는 시작됐다.  
 
이민 올 때 친구가 ‘방자전’ 비디오를 선물로 줘 심심할 때 여러 번 보았고 지인들에게 빌려주기도 했다. 출연진의 춤과 창이 어우러지는 마당놀이는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의 장면이다. 마당은 항상 즐겁게 뛰놀던 때를 생각나게 한다.
 
그런데 나에게는 또 하나의 특별한 마당이 있다. 이 글이 실리는 ‘독자마당’이다. ‘독자마당’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었던 특별한 마당이다. 이곳에서 나는 가족이야기, 여행이야기, 손자녀들의 졸업과 결혼이야기, 돌아가진 어머니·언니와의 추억, 코로나로 인한 사연 등을 소개했다. 81세가 된 지금까지 6년 동안 이 특별한 마당에서 미소 지으며 때론 눈물 흘리며 마음껏 이야기하며 즐겁게 놀았다는 생각이 든다.
 


신문에 나온 70여 개의 글을 보며 ‘이런 일도 있었지’라며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노년의 즐거움과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 있었던 이 특별한 마당에 큰 고마움을 느낀다. 인제 그만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누가 아는가, 해지기 전에 좀 더 놀고 싶어질지.

정현숙·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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