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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45년간 사랑 실천한 목회자, 고 이종범 목사

샌디에이고 기독교계의 큰 별이 졌다.   샌디에이고 영락장로교회의 담임목사(1979~2005)로 청빙을 받은 1979년 이후 45년간 지역에서 예수님의 제자로, 겸손과 헌신으로 이웃들을 섬겼던, 이종범(사진) 목사가 지난 9월11일 운명했다. 향년80세.   고인은 2005년 비기독교 지역에 대한 선교 사명을 갖고 당시 기독교 불모지였던 우즈베키스탄에 들어가 7년이나 비밀 선교활동을 하다가 그곳 당국으로부터 선교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강제 추방을 당하기도 했다.   2012년 샌디에이고로 돌아와 은퇴한 고인은 양로원과 너싱 케어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과 환자들을 위해 매주 예배와 집회를 인도해 왔으며 통역이 필요한 이웃들과 노인들을 위해 병원과 민원업무 등을 도맡아 처리해 주기고 했다. 온화한 성품으로 이웃들에게 곁을 내주며 사랑을 실천해 왔던 목회자로 기억되고 있다.     고인은 대광고등학교와 숭실대학을 나왔으며 한국장로교단 통합 측에서 안수를 받았고 한경직 목사의 비서로 사역을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과 남가주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 이종범 목사의 장례예배가 오는 10월12일 오전 10시 글렌아비 메모리얼 파크(3838 Bonita Rd. Bonita)에서 올려진다.     ▶연락처:(619)772-7043삶과 추억 목회자 이종범 이종범 목사 한경직 목사 샌디에이고 기독교계

2024-10-08

“트럼프 지지자들 더욱 결집시킬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의혹에 대해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본지 5월31일자 A-1면〉   시각은 분분하다. ABC와 여론 조사 기관 입소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평결 이후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기소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결정’이라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 중 47%에 이르렀다. 무당파 중 45%는 이번 재판에 정치적 이유가 개입했다고 답했다. 약 2명 중 1명이 정치적 기소로 보고 있는 셈이다.   보수 기독교계도 이번 유죄 평결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텍사스를 중심으로 중남부 지역에 형성된 ‘바이블 벨트’의 복음 주의권 인사들은 저마다 이번 평결을 두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불만 표출은 곧 결집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과 관련한 보수 교계의 반응을 알아봤다.   “대부분의 언론은 트럼프를 나쁘게 묘사하기 위해 모든 것을 왜곡한다.”   남가주 지역 웨스트사이드 크리스천 펠로십 교회의 셰인아이들먼 목사는 유죄 평결 소식 이후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먼 목사는 현재 WCF 라디오 네트워크를 통해 정치 평론 등 방송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아이들먼 목사는 “트럼프에 대한 그들의 증오는 진실보다 우선한다”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트럼프를 공직에서 제거하는 것이 그들의 의제”라고 말했다.   이번 기소를 두고 전방위적으로 부정적인 보도를 쏟아내며 여론을 몰아간 언론이 있었고, 민주당 강성 지역인 뉴욕 맨해튼 소재 법원에서 내려진 평결이라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셈이다.   유죄 평결 이후 복음주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NPR과 P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특히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 10명 중 9명은 유죄 평결을 내려도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조지아주 대형교회인 프리채플의젠테젠 프랭클린 목사는 소셜미디어(SNS)에 유권자 등록을 독려하면서 “이 나라에 매우 슬픈 날이지만 몇달 전 트럼프를 만났을때 그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며 “오는 11월 5일에 누구에게 투표해야 할지 더욱 명확해졌다”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평결로 오히려 보수 기독교계가 결집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어느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저명한 보수 기독교 단체인 ‘페이스 윈스(Faith Wins)’의 채드코넬리 대표는 공화당전국위원회 종교 부분 디렉터로 활동했었다.   코넬리 대표는 지난달 31일 크리스채너티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평결은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하려는 사람들의 결의를 더욱 강화할 뿐”이라며 “이번 평결로 인해 유권자들은 미국이 더욱 마지막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복음주의권관계자들은 속속 이번 평결을 두고  속속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남침례신학교는 전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교단 산하의 교육 기관이다. 바이블 벨트의 보수 신학과 사상 등의 근간을 다지는 신학교다.   이 학교의 앤드루 워커 부학장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이번 평결의 가장 큰 패자는 미국의 사법 시스템”이라며 “이번 평결은 유권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더 많은 사람이 투표장으로 향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 및 유죄 평결을 일종의 정치적 박해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이스턴 일리노이대학 라이언 버지 교수(정치학)는 “이러한 반응들은 기독교에서 사용되는 ‘박해’의 개념과 정치적 탄압의 개념이 겹치기 때문”이라며 “예수도 박해를 받는 것처럼 트럼프 역시 대의를 위한 순교자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유죄 평결 직후 공화당 정치 지원금 기부 사이트(www.winred.com)는 일시 중단됐다. 지지자들의 기부가 순식간에 잇따르면서 웹사이트 운영이 마비될 정도였다.   전국히스패닉기독교지도자회의(NHCLC) 토니 수아레스 자문위원은 “이번 평결은 결국 좌파에 역효과를 낳는 결과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도 기독교계 인사들은 잇따라 정치권과 법조계를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과연 국민이 법률 시스템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저명한 보수 복음주의 단체 ‘페이스&프리덤(Faith & Freedom)’은 이번 대선에서 역대급 자금인 6200만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지출했던 자금(5200만 달러)보다 무려 1000만 달러가 더 많은 액수다. 그만큼 트럼프에 대한 보수 교계의 지지는 견고하다는 뜻이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유명 찬양 제작 단체인 ‘바이블 트루스뮤직’의 바이런 폭스 대표는 “(트럼프의) 나쁜 행동은 나쁜 결과를 낳는다. 음행, 간음 등 이 모든 건 결과가 뒤따른다”며 “이번 평결을 내린 미국의 사법 제도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죄 평결 이후 “진정한 판결은 11월 5일 국민이 내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관련기사 트럼프 형사재판 배심원단, 34개 혐의 모두 ‘유죄’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트럼프 지지자 유죄 평결과 도널드 트럼프 보수 기독교계

2024-06-03

보수 기독교계, 돈 풀어 트럼프 지원 사격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표심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이들은 텍사스를 중심으로 중남부 지역에 형성된 '바이블 벨트'를 통해 미국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이들이 다시 움직인다는 것은 보수 교계가 갖는 위기 의식에 기인한다. 낙태 이슈, 범죄자 처벌 완화, 비판적 인종이론(CRT), 국경 문제, 공립학교의 적나라한 성정체성 교육 정책 등을 바라보는 보수 기독교계 유권자들의 눈빛은 갈수록 냉랭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류는 유명 복음주의 단체들의 움직임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대선을 200여일 앞둔 상황에서 기독교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분위기를 알아봤다.   심상치 않다. 저명한 복음주의 단체 '페이스&프리덤(Faith & Freedom)'이 이번 대선에서 역대급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페이스&프리덤이 올해 선거에서 6200만 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지난 11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지출했던 자금(5200만 달러)보다 무려 1000만 달러가 더 많은 액수다.   물론 이 단체는 비영리로 운영된다. 선거와 관련해 큰 돈을 쓰지만 특정 후보를 대놓고 지지 또는 반대하는 활동에는 제약이 따른다.   그럼에도 페이스&프리덤의 노림수는 보수 유권자들의 결집이다. 그들의 시선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향해있다.   이 단체는 랄프 리드가 이끈다. 공화당의 오랜 선거 전략가이면서 트럼프와도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다.   리드는 보수 기독교계에서는 저명하다. 러시 림보 등과 함께 기독교계에서 유명 방송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심지어 1995년에는 그의 영향력이 워낙 큰 탓에 타임지 커버스토리에도 등장했던 인물이다.   그런 리드가 거액의 돈을 언급하며 이번 대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은 그만큼 보수 진영의 절실함을 반영한다.   리드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외부에서 이 정도의 돈이 투입되는 것은 역대급 지원이 될 것"이라며 "이 돈은 격전지를 중심으로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격전지는 소위 경합주로 불리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다.   이를 위해 페이스&프리덤을 따르는 12만5000개 이상의 교회가 무려 3000만개의 선거 관련 인쇄물을 찍어 배포한다.     인쇄물에는 현재 보수 진영에서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는 낙태, 공립학교 교육 정책 등을 두고 트럼프와 바이든을 비교함과 동시에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 문자 메시지 발송, 전화, 가가호호 방문 등을 통해 경합주 유권자들에게 후보 선택의 중요성을 호소하겠다는 심산이다.   '클럽포그로우스(Club for Growth)'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이들 역시 지난 2020년 대선때 2000만 달러를 들여 트럼프를 지원 사격했다.   물론 올해 대선에서는 아직 지지후보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이 단체가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트럼프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만큼 복음주의권 단체들과 공화당, 그리고 트럼프의 연대는 대선을 앞두고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보수 교계 유권자들이 마음 편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     최근 퓨리서치센터가 전국 유권자(1만2693명)를 상대로 트럼프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트럼프에 대한 선호도는 백인 복음주의 교인(64%)과 백인 가톨릭 신자(51%) 사이에서 가장 높았을 뿐이다. 그외 교단 소속 교인 사이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비선호도가 더 높았다.   그럼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급격한 좌회전을 막을 수 있는건 현재 트럼프 카드가 유일하다는 것이 보수 교계사이에서는 중론이다. 이러한 여론은 이미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위협할 것이라 여겼던 론 디샌티스, 니키 헤일리 등이 트럼프에게 맥을 못추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는 점에 어느정도 배어있다. 한마디로 그래도 믿을 건 '트럼프' 라는 것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이러한 여론이 드러난다.     트럼프를 선호하는 이유는 신앙적 요소가 아니다. 응답자 2명 중 1명(51%)은 '트럼프의 신앙 때문이 아니라 그가 기독교의 가치를 보호하고 대변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날이 갈수록 급격하게 왼쪽으로 기우는 미국의 방향을 다시 오른쪽으로 되돌려 주길 바라는 기대가 담겨있다.   리드도 이러한 사실을 애써 부인하지 않는다.   일례로 트럼프는 최근 폭스와의 인터뷰에서 낙태와 관련해 모호한 답변을 했다.   트럼프는 폭스의 진행자 션 해니티가 낙태 정책에 대해 묻자 잠시 망설이며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드는 이에 대해 "트럼프의 답변은 다소 모호했지만 우리 조직은 그에 대한 지지를 유지할 것"이라며 "오히려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지난 2016년 대선때보다 더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수적 색채가 짙은 한인교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인교계에서는 최근 남가주 지역에서 가주 아동보호법 주민투표 회부를 위한 긴급 서명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공립학교내 성중립 화장실 설치 등을 막고 자녀에 대한 학부모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내용을 이번 선거에서 주민발의안으로 내자는 것이다.   교인 이새롬(40ㆍ어바인)씨는 "요즘 정책들을 보면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가주는 민주당 성향이 너무 강하다"며 "교계내에서도 반응은 엇갈리지만 대체로 미국이 연방 차원에서라도 균형을 잡으려면 트럼프를 지지할 수 밖에 없다는 여론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기독교계 보수 기독교계 도널드 트럼프 보수 유권자들

2024-04-01

보수 기독교계, 추수감사절 앞두고 문화 전쟁

기독 학부모들이 '문화 전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유명 백화점인 '메이시스(Macy's)'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두고 보수 기독교계 부모들의 참을성이 한계에 다다르는 사건이 있었다. 이는 최근 공립학교에서 성교육 관련 교과서 논쟁과 주 정부 통제 등의 이슈와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하고 있다. 메이시스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로 인해 벌어진 논란을 통해 오늘날 기독교계 학부모들이 갖고 있는 불만을 알아봤다.     메이시스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는 올해로 97회째다.   매년 추수감사절이 되면 인기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 등을 중심으로 뉴욕 맨해튼 거리를 행진하는 퍼레이드다.   본래 메이시스 백화점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마케팅 이벤트로 시작한 이 퍼레이드는 오늘날 미국을 대표하는 행사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퍼레이드 역시 23일 오전 8시30분(동부 시간)에 진행된다.   이 퍼레이드를 두고 최근 기독교계 학부모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가 아닌 '성전환자들의 광상적인 오락물(transgender extravaganza)'이라는 주장이다.   전국의 기독교인 어머니들로 구성된 교육 활동 단체인 '원 밀리언 맘스(One Million Moms)'는 지난 8일부터 이 퍼레이드 때문에 행사 반대 청원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체는 웹사이트에서 "추수 감사절 퍼레이드를 현장과 TV 등으로 지켜보는 사람만 수천만 명에 이르는데 이번 행사는 아이들이 적나라한 성소수자 어젠다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 현재 4만 명 가까이 서명에 동참했다.   기독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공연들은 이렇다.   먼저, 메이시스에 따르면 이번 퍼레이드에는 유명 성인 뮤지컬인 '앤드 줄리엣(& Juliet)'과 '셕트(Shucked)'의 공연이 진행된다.   앤드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구성한 작품이고, 셕트는 브로드웨이의 유명 뮤지컬이다.   문제는 이번 퍼레이드에서 이 두 작품에 '넌 바이너리(nonbinary)'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앤드 줄리엣에는 저스틴 데이브 설리번, 셕트에는 알렉스 뉴웰 등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배우들이 나선다. 넌 바이너리는 성별을 남성과 여성 둘로만 분류하는 기존의 구분법을 벗어나 자신이 남성과 여성 그 어떤 성에도 속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이번 퍼레이드에서도 넌바이너리 역할을 연기할 예정이다.   설리번의 경우 올해 초 토니 상 시상식 주최 측이 성별을 구분했다는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던 인물이다. 뉴웰은 자신은 어느 성에도 속하지 않았다며 여성 복장을 한 채 토니상 시상식에 참석했던 인물이다.   이 배우들이 퍼레이드에 나선다는 것이 기독 학부모들의 심기를 자극한 셈이다.   원밀리언맘스측은 "진보주의자들의 난센스 같은 행동"이라며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 이런 이벤트를 홍보하고 후원하는 메이시스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며 우리의 아이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기독 학부모들이 이렇게 분개하는 것은 메이시스 퍼레이드에서 선정적인 장면이 나오는 것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에는 성전환자 팝스타인 킴 페트라스가 메이시스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 나선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8년에는 레즈비언들이 키스를 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된 바 있다.   현재 청원자들이 단 댓글에는 기독 학부모들의 반대 목소리로 가득하다.   댓글에는 "메이시스는 신뢰를 잃었고, 한번 잃은 신뢰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 "진보주의자들이 수천만 명이 보는 퍼레이드에서 성 소수자들의 어젠다를 내세우고 있다" 등 퍼레이드 개최를 비판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다음 세대를 교육하는 기독교 기관인 캐피털 리소스 협회의 캐런 잉글랜드 대표는 "그들은 어린 아이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추수감사절조차 성적 어젠다로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이들을 계속해서 노골적인 성적 어젠다로부터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기독교 단체인 자유수호연맹 크리스틴 와그너 대표 역시 최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관용과 포용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성소수자의 이데올로기가 사회, 문화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그러한 마케팅 전략에 우리 아이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물론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원밀리언맘스의 청원 페이지에는 "불편하면 안 보면 되는데 반대를 왜 하는가"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은 원래 편협 적" "당신들이 있기 때문에 인권 증진이 어려운 것" 등 곳곳에서 기독교인들을 비판하는 내용도 눈에 띈다.   현재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이러한 논쟁들은 '문화 전쟁(culture wars)'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정부와 자녀에 대한 부모의 권리가 상충하면서 반발 여론 역시 거세지고 있다.   가주의 경우 얼마전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가 공립학교내 성중립 화장실 설치안, 공립학교 교직원에 대한 성소수자 교육 의무화, 성소수자 정체성 등을 인정하지 않는 학부모에 대한 프로필 작성 등을 허용하면서 보수 기독교인들의 반발이 심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보수 성향이 짙은 치노힐스 및 테미큘라 지역 교육구에서 학부모들의 주장에 따라 성소수자 관련 도서 및 교과서 사용에 제한을 두자 주 검찰까지 나서 해당 교육구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뉴섬 주지사가 성소수자 등의 내용이 수록된 교과서 등을 교육구 차원에서 금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하자 논란이 확산했다. 자치권을 강조하는 미국에서 주정부가 각 교육구와 학부모의 권리를 통제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기독교계 학부모들의 위기감이 팽배해진 것이다.   학부모 유진아(39.어바인)씨는 "요즘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도 성 소수자들의 어젠다가 많이 담겨 있다"며 "그런 것을 반대하면 차별과 증오의 프레임을 씌우는 시대에 있다 보니 부모로서 답답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추수감사절 기독교계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보수 기독교계 오늘날 기독교계

2023-11-20

가주의 좌회전…보수 교계 민심 부글부글

최근 가주에서 성소수자 관련 법안이 잇따라 통과되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자신의 책상 위에 올라온 관련 법안들에 서명을 하면서 가주는 다시 한번 급진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에 따라 주 정부와 자녀에 대한 부모의 권리가 상충하면서 언론은 이를 '문화 전쟁(culture wars)'으로 묘사하고 있다. 주정부를 향한 학부모들의 반발 여론 이면에는 기독교계가 있다. 전통적인 성별 개념이 흔들리고, 가정의 의미가 훼손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보수 기독교 내부에서 팽배하다. 최근 기독교계가 불편해 하는 법안과 교계의 반응 등을 알아봤다.   지난달 22일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는 의외의 결정을 했다.   양육권 재판을 심리하는 판사에게 자녀의 성 정체성을 두고 부모의 지지 여부를 고려하도록 한 법안(AB957)에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법안이 주지사의 서명을 받았다면 판사가 자녀의 양육권이나 방문권 절차를 결정하는데 있어 자녀가 스스로 규정하는 성 정체성을 부모가 긍정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논란이 커질 수 있는 법안이었다.   쉽게 말해 부모가 자녀의 성전환 사실, 성 정체성 등을 인정하지 않으면 양육권 분쟁에서 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뉴섬 주지사의 AB957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왼쪽으로 급격히 기울던 가주에서는 사실상 '해가 서쪽에서 뜨는' 일이었다. 그만큼 모두가 뉴섬의 서명을 예상했다.   문제는 반전이 단 한 번 뿐이었다는 점이다. 가주는 역시 가주였다.   뉴섬 주지사는 공립학교(K-12)내 성중립 화장실 설치안에 주저 없이 서명했다. 이에 따라 가주 지역 공립학교는 오는 2026년부터 최소 1개 이상의 성중립 화장실을 교내에 설치해야 한다.   뉴섬 주지사는 공립학교 교직원에 대한 성소수자 교육을 의무화하고 성소수자 정체성 등을 인정하지 않는 학부모에 대한 프로필 작성 허용 법안(AB5)에도 서명했다. 이에 따라 자칫하면 LGBT 등에 반대하는 학부모의 성향이 학교 기록으로 남을 수 있어 기독교인들의 반발이 심한 상황이다.   교육구가 성소수자 등의 내용이 수록된 교과서 등을 금지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AB1078)도 주지사의 서명을 받았다. 자치권을 강조하는 미국에서 주정부가 각 교육구를 통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제 성소수자 교과서 등을 금지하는 교육구는 주 정부로부터 벌금 등 제재를 받게 된다.   또, 성소수자 학생 지원을 위해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복지 정책 등을 마련할 수 있는 테스크포스(TF) 구성을 요구하는 법안(SB857)도 주지사의 서명을 받았다.   무엇보다 성소수자 관련 법안들의 계속되는 통과는 보수 기독교인들의 심기를 자극하고 있다.   학부모 유진아(39.어바인)씨는 "그동안 교인들과 함께 법안 통과를 반대하며 서명 운동에도 참여했는데 결국 이렇게 시행된다니 너무나 안타깝다"며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관점을 보편화하려 하고 그러한 정책을 반대하는 것을 '차별' '증오' 등으로 몰고 가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립학교내 성중립 화장실 설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이은주(42.풀러턴)씨는 "부모가 성경을 토대로 아무리 자녀에게 교육을 해도 정작 교육 현장에서는 '성중립' '성전환' 같은 용어를 학생에게 가르치기 때문에 가치관의 상충이 더 극심해지게 됐다"며 "투표권에도 나이 제한이 있고 영화나 음악에도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성과 관련한 정책에는 이렇게 관대한 것이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가주의 급진적인 좌회전 정책에 보수 기독교계의 반발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실제 가주 정책에 반발, 공립학교를 떠나는 사례가 늘자 교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감지하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어바인 지역 베델교회의 경우는 이미 지난 2021년 기독교 사립학교인 '베델 클래시컬 아카데미(Bethel Classical Academy)'를 개교한 바 있다.     선밸리 지역 유명 주류 교회인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 역시 기독교 정신으로 운영되는 사립학교(그레이스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교인 신민디(41)씨는 지난 8월 학부모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법안을 심의중인 새크라멘토 지역 가주 의회까지 가서 시위를 진행한 바 있다.   신씨는 자녀를 풀러턴 지역 유명 공립 초등학교에 보내다가 지난해부터 홈스쿨을 통해 자녀를 교육하고 있다.   신씨는 "주류 교계는 지금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대적으로 반대 운동에 나섰는데 한인 교회들은 상대적으로 사회 문제에 둔감한 것 같아 아쉽다"며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크리스천 학부모들이 주정부 정책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아 홈스쿨을 시키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는데 한인 목회자들도 이러한 현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로 공립학교를 떠나는 사례는 매해 늘고 있다.   가주교육부에 따르면 현재(2022-2023년도) 가주 지역 공립학교 학생 수는 585만2544명이다. 이는 1999-2000년도(595만1612명)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가주는 2000년대 이후 줄곧 600만 명 이상의 학생 수를 기록해왔다. 반면 사립학교 등록률은 오히려 1.7%(약 9000명) 증가했다. 사립학교 등록률만 증가한 게 아니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홈스쿨 비율은 지난 2021년 11월 기준으로 무려 11.1% 증가했다. 전년(5.4%)과 비교하면 홈스쿨을 택하는 부모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LA지역 한인 대형교회 한 목회자는 "최근 연이은 법안 통과들을 보면서 우리가 사회 문제나 정치 이슈에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둔감했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며 "동시에 성경과 상충하는 이슈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더욱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는 점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 좌회전 보수 기독교인들 지역 공립학교 최근 기독교계

2023-10-02

보수 기독교계 연방대법원 잇따른 판결에 반색

보수 기독교계가 반색하고 있다.     최근 연방대법원이 잇달아 종교적 신념과 관련한 소송에서 기독교계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보수 기독교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의 전임 정권인 트럼프 행정부 시절 지명된 대법관들로 연방대법원이 보수 우위로 돌아선 것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기독교계에서는 종교적 신념과 관련한 소송에 이목이 쏠리고 있었다.   급기야 성소수자와 관련한 첨예한 이슈들이 연방대법원에서 다뤄지면서 기독교계는 판결 여부에 이목을 집중했다.   연방대법원은 먼저 29일 종교 생활을 위해 일요일 근무를 거부했다가 해고된 전직 우편 배달원 제럴드 그로프(45)가 연방우정국(USPS)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과 관련, "고용주는 종교를 가진 직원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당초 이 소송은 직업과 신앙 사이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강요받을 경우 어떤 가치를 중시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핵심이었다.   이는 일요일에 예배 등 종교 활동을 해야 하는 기독교인에게는 최대 관심사였다.   기독교인 이준혁(29.토런스)씨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적은 없지만, 신앙인으로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며 "내가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사회생활 가운데 지혜롭게 대처해야겠지만 일단 법적으로 종교적 신념이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연방대법관들은 구체적인 예시를 들며 종교적 신념에 대한 보호를 우선시했다.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고용주는 자발적 교대 근무 등과 같은 다른 옵션들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었다"며 "하급법원은 그러한 상식적인 방식을 모두 고려해 고용주가 말하는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를 결정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연방대법원은 개인적으로 가진 기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 커플에 대한 웹사이트 제작을 거부했던 로리 스미스에 대해서도 손을 들어줬다. 대법관 중 6명이 스미스의 권리를 인정했고 3명이 반대했다.     이번 이슈는 지난 2016년 소송이 제기된 시점부터 전국적으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급법원의 판결이 뒤집히며 이 문제는 결국 연방대법원에서 다뤄졌다.   당시 로리측은 "결혼은 한 남자, 한 여자와의 결합이라고 믿는 종교적 견해를 갖고 있음에도 동성 커플에게 이에 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콜로라도주의 차별 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하급법원에서는 계속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며 로리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결국 지난 2022년 연방대법원이 이 문제를 심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닐 고서치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수정 헌법 1조는 모든 사람이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가 아닌, 그들이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말하는 그런 풍요한 미국을 그리고 있다"고 판시하면서 수년간 이어진 소송에 종지부를 찍었다.   최근 일련의 판결들은 연방대법원이 보수 우위로 재편되면서 나온 결정이기 때문에 기독교계는 더욱 반기고 있다.   어바인 지역 데이브 노 목사는 "오바마 정권 시절 낙태 등 진보 진영에 우호적인 판결이 많이 나오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트럼프 이후 확실히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균형이 잡히는 모습"이라며 "트럼프가 탐탁지 않지만 이런 점 때문에 복음주의 기독교계가 계속해서 그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대법관을 지명했었다. 이어 2020년에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을 대법관으로 세우면서 연방대법원의 구성(총 9명)을 보수 우위(보수 성향 판사 6명.진보 성향 판사 3명)로 확실하게 돌려놓았다.     미국의 최고 사법 기구인 연방대법원내 대법관 구도는 일요일 근무 거부 소송(찬성 6명.반대 3명), 동성 커플 서비스 거부 소송(찬성 6명.반대 3명) 등 최근 판결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은혜한인교회 한기홍 목사는 "연방대법원이 그동안 동성결혼 합법화 등 너무 진보적인 방향으로 미국을 이끌어 왔는데 종교 이슈와 관련해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본다"며 "기독교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기독교인들이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동남부의 보수 기독교계를 기반으로 한 '바이블 벨트'를 토대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제레미 메리너 목사는 월간 잡지 '디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보수 기독교계 내에서도 트럼프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도 많지만 그래도 굵직한 이슈에 대해서는 교계와 뜻이 맞는 부분이 있다"며 "그런 부분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이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안심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성소수자 이슈, 낙태 등 보수 기독교계의 가치와 상충하는 굵직한 이슈에 대해서는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많아서다.   교인 신민디(38·풀러턴)씨는 "공립학교 교육 현장을 살펴보면 미성년자 성교육, 부모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성전환 상담 제공, 낙태 권유 등 각종 문제가 심각하다"며 "한인 학부모들이 좀 더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기독교적 관점에서 부모의 권리와 기독교적 가치를 지킬 수 있게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연방대법원 기독교계 보수 기독교계 그동안 기독교계 최근 연방대법원

2023-07-03

5년만에 LA 찾은 유기성 목사 "세계적인 로잔대회, 한인 교회 참여 필요"

한국서 '예수 동행 일기'로 널리 알려진 유기성 목사(위드지저스 미니스트리)가 LA를 찾았다.   지난해 은퇴를 선언한 그가 LA를 다시 찾은 것은 5년 만이다. 예수와 동행하는 삶을 외쳐온 유 목사는 지금 중책을 맡았다. 내년 9월 인천에서 열리게 될 제4차 로잔 대회의 준비위원장으로서 한국 및 한인 교계를 다니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로잔 대회는 전세계 기독교계의 최대 행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로잔운동은 내년에 5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이다 보니 상징성이 있다. 유 목사는 로잔대회와 관련해 "미주 한인 교계에도 당부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유 목사를 만나 미주 한인교계를 다시 찾은 이유를 들어봤다.   -로잔대회와 한인교계의 연결성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지만 디아스포라는 늘 한국 교계 범위 내에 있다. 디아스포라는 한국과 세계의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디아스포라 교회인 미주 한인교회들이 로잔대회를 함께 섬겨줬으면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울 수 있나.   "로잔대회에는 전 세계 220개국에서 5000여 명의 기독교계 대표들이 참여한다. 영어 등으로 섬길 수 있는 봉사자가 필요하다. 특히 미국은 한인 2세 등 영어로 섬길 수 있는 젊은 인재가 많지 않나. 그들이 이 대회에 함께 참여하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로잔 대회의 정신 중 하나도 다음 세대와의 연결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미주 한인 청년들이 얻을 수 있는 부분은.   "로잔대회 참여자 중 약 40% 정도는 여성과 젊은이들이다. 전세계의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거기서 함께 여러 생각을 나눌 수 있다. 또, 로잔 대회에서 발표된 선언문, 현장 분위기 등은 청년들의 신앙과 삶에 엄청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로잔대회가 갖는 의미는.   "로잔운동은 내년에 50주년을 맞는다.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한국에서 개최를 하게 됐다.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 대만 등 아시아권 국가의 교회들이 함께 준비한다는데 의미가 더 있다. 이는 한국교회의 체질이 변화하고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대회가 될 것이다."   -어떠한 체질 변화가 필요한가.   "그동안 한국교회는 오랜 시간 외형적 성장에 심취해 있었다. 교회를 키우느라 자기반성과 철저한 성경적 교회가 되기 위한 노력이 느슨해졌다. 그러면서 격변기 때 교회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지혜로운 대처를 하지 못했다. 교회 안에만 갇혀 있었다. 이 모습이 젊은 세대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줬다. 로잔 신학이 주는 메시지는 매우 선명하다. 교회가 건강하게 사회에서 자리 잡는 일이다. 이 대회는 한국 기독교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줄 것이다."   -내년 로잔대회의 최대 화두는.   "기독교의 중심축이 서구에서 제3세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단, 실질적인 리더십이 바뀌진 못했다. 유명 신학자, 재정적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는 기독 실업인, 유명 교회들은 여전히 서구권에 있다. 반면,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아시아, 남미 등에서 기독교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커졌다. 아마 영적 리더십과 역할의 전환이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다."   -오랜만에 LA를 찾았다.   "한인사회도 많은 변화와 고민이 있는 것이 보인다. 이민자가 줄고, 이곳에서 나고 자란 세대는 영어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해 목회할 차세대 사역자도 부족하다. 앞으로 1세대 이민교회의 존재에 대한 고민, 미래에 대한 불안함 등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그리고 미국도 '예전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누릴 수 있는 게 많았는데 이민자로서 그러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는 것 같다."   -대안이 있을까.   "이런저런 방안은 많겠지만 목회자로서 보면 영적 각성이 필요해보인다. 최근 애즈베리대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기독교 부흥 운동 소식도 들려왔다. 한인 교회는 한국 교계와 매우 밀접한데 굳이 한국까지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미주 한인교회끼리 눈이 열려야 한다. 영적 각성을 위해 함께 도전하고, 같이 기도하는 일이 필요하다."   ☞로잔 대회는 20세기 현대 복음주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목회자이자 신학자인 존 스토트와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지난 1974년 7월 스위스 로잔에서 세계 복음화를 위해 시작한 기독교 국제 대회였다. 첫 대회에서 150개국, 2400여 명의 각국 기독교 대표들이 모였다. 당시 로잔에서 참석자들이 성경을 토대로 발표한 로잔 언약은 현대 교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신학적 사고와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로잔대회는 2차(1989년 필리핀 마닐라), 3차(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를 거치며 시대마다 복음주의권의 방향성을 정했다. 현재 국제 로잔 총재는 한인 2세인 마이클 오 목사가 맡고 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로잔대회 한인 미주 한인교회들 로잔대회 참여자 전세계 기독교계

2023-05-22

교계·단체 한인사회 발전 위해 협력 다짐

오렌지카운티 한인 교계, 단체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며 한인 사회 발전을 위해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OC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협, 회장 심상은), OC기독교전도회연합회(회장 신용), OC장로협의회(회장 김용진), OC목사회(회장 박용일), OC한인여성목사회(회장 이경신) 등은 지난 21일 풀러턴 은혜한인교회에서 제9차 오렌지카운티 기관, 단체장 초청 조찬기도회를 공동 개최했다.   기도회엔 OC한인회(회장 조봉남), OC한인상공회의소(회장 노상일), OC한미시민권자협회(회장 조이스 안), 한마음봉사회(회장 박미애), 한빛선교회(회장 조영원), 효사랑선교회(대표 김영찬), 아리랑합창단(단장 김경자)을 비롯한 다수의 한인단체 관계자, 미셸 박 스틸과 영 김 연방하원의원, 이상명 미주장신대 총장 등도 참석했다.   기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미국과 한국 대통령, 한인 정치인의 세계 평화 기여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한민족이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 담당 ▶미주한인사회와 한인회를 비롯한 각 기관, 단체의 발전 ▶OC의 기독교계 기관, 단체의 복음 전파 및 신학교와 교육, 선교 단체 사역 확장 ▶한인 정치인들의 활약과 전진 등의 제목에 관해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또 커뮤니티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한인 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을 다짐했다.   심상은 교협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도회에선 신원규 OC교협 이사장이 환영사를 전했고 김용진 장로협회장이 대표 기도, 신용 기독교전도회연합회장이 성경 봉독을 맡았다.   OC교협 증경회장인 한기홍 은혜한인교회 담임 목사는 설교를 통해 “서로 연합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미주 한인사회를 이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상환 기자한인사회 교계 한인단체 관계자 기관 단체 기독교계 기관

2023-01-23

기독교 유권자 5명 중 3명 “경제 문제 심각”

오늘(8일) 열리는 중간선거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기독교계의 표심이다. 그동안 기독교계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 결집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보수 복음주의 유권자들은 낙태, 범죄자 처벌 완화, 비판적 인종이론(CRT) 등으로 인한 미국의 급진적인 좌 편향적 행보 등을 우려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으로 치우친 의회를 견제하기 위해 위기론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번 중간선거에 임하는 교계 유권자들의 눈빛을 알아봤다.   인플레이션·고유가 표심에 영향 교계 유권자도 실생활 문제 우려   낙태·공립학교 교육 질 저하 불만 미국 방향성 우려하며 투표할 듯   교계 단체들 막대한 자금 동원해 투표 독려하며 선거에 적극 나서   신앙적 관점을 떠나 우선 기독교계 유권자들에게도 미국의 경제 상황은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은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고유가로 인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기독교계 유권자들도 체감하는 현실이다.   애리조나기독교대학 산하 문화연구센터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복음주의 유권자(18세 이상ㆍ2275명)에게 이번 중간선거에서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물었다.   우선 복음주의권 유권자 5명 중 3명(61%)이 ‘인플레이션ㆍ생활비 상승’이 표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중복응답이 가능했다. 주목할 것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60%), 고유가(58%) 등 경제와 관련한 응답이 표심 결정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것으로 답했다는 점이다.   교인 이새롬(38ㆍ어바인)씨는 “지금 종교계에서는 낙태, 동성결혼 문제 등 종교와 관련한 이슈만 논란이 아닌 것 같다”며 “종교적 관점을 떠나서 경제 상황이 워낙 나쁘니까 대부분의 유권자가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응답을 보면 범죄 급증ㆍ공공안전 문제(50%),  낙태(46%), 직업 및 고용 문제(45%), 정부 예산 및 지출 문제(44%), 불법 이민 및 국경 문제(43%), 공립학교 교육의 질 하락(42%), 노숙자 문제(41%) 등이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화연구센터 조지 바나 박사는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부분은 기독교 유권자들조차 종교적 이슈보다 사회적 정책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욱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미국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35세 이하는 낙태, 인종차별, 헬스케어 문제 ▶35~49세 사이 유권자들은 범죄, 고용 문제 ▶50~64세 사이 유권자들은 범죄, 헬스케어, 테러리즘 문제 ▶아시아계 유권자들은 범죄, 헬스케어 문제 ▶백인 유권자들은 범죄, 테러리즘 ▶흑인 유권자들은 인종차별, 노숙자 범죄 문제 등이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미국의 현 상황을 바라보는 아시아계 기독교인 유권자들의 위기 의식은 지난 10월 한인 교계가 주최한 남가주 다민족 연합기도회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은혜한인교회 한기홍 목사는 이날 기도회에서 “청교도에 의해 세워진 미국이 지금처럼 하나님을 떠나고 대적한 적인 없을 정도”라며 “하나님을 붙들고 이 땅의 죄악을 용서하고 회복시켜달라고 기도하자”고 외쳤다.   특히 자녀를 둔 아시아계 기독교인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 반드시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오렌지카운티에 사는 기독교인 신민디(37)씨는 “크리스천 학부모를 비롯한 주변에 홈스쿨을 시키는 부모들이 정말 많아졌다”며 “보수적인 기독교 사상을 가진 학부모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성 정체성 수업 등 현재 가주 공립학교 교육에 대해 상당한 불신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가주 지역 공립학교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등록률도 급감했다. 공립학교 교육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학부모들의 반감이 작용한 탓이다.   이로 인해 홈스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인사회에서는  한국어로 홈스쿨 정보를 알려주는 웨비나도 진행된 바 있다.   콘퍼런스를 주최했던 PNG(Protect Next Generation)측 관계자는 “현재 다원론 퇴폐적인 성교육 등 공립학교의 교육 수준은 현저히 떨어져 있다”며 “많은 학부모가 이러한 문제 때문에 막막해 한다”고 전했다.   특히 보수 기독교계는 이번 중간선거를 벼르고 있었다.   보수 복음주의권의 대표적 풀뿌리 단체인 ‘페이스&프리덤 연합(대표 랄프 리드ㆍ이하 FFC)’은 5000만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동원, 이번 중간선거에서 기독교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해왔다.   기독교 정치 관련 비영리단체인 ‘마이 페이스 보트(My Faith Votes)’ 역시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4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기독교인들의 유권자 등록을 도왔다.   FFC에 따르면 11월 현재 ▶520만 명의 유권자 집을 직접 방문 ▶기독교 유권자들을 위해 4300만 개의 선거 책자 발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3700만 회 이상의 선거 관련 광고 노출 등의 활동을 펼쳤다. 그만큼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기독교계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절실함이 묻어난다.   이번 중간선거는 다음 대선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할 지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정치적, 종교적 성향을 떠나서 미국의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은 공통적”이라며 “그중 강성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은 지난 대선에서 개표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우편 투표보다 투표소로 직접 가서 표를 던지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점은 문화연구센터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조사에 응한 유권자 중 교회에 정기적으로 출석하면서 ‘성경적 세계관(biblical worldview)’을 소유한 응답자들의 답변만 추린 결과 표심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이슈는 종교의 자유, 낙태, 공교육 문제, 국가 정책에 대한 방향성 우려 등으로 나타났다.   마이 페이스 보트 제이슨 예이츠 대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만약 기독교인들이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는다면 낙태 및 이혼 등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자신의 성경적 가치가 반영되도록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장열 기자기독교 유권자 기독교계 유권자들 복음주의권 유권자 교계 유권자도

2022-11-07

중간선거 벼르는 보수 기독교계 "밀리면 안돼"

보수 기독교계가 오는 11월 열리는 중간선거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표심 결집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단순히 종교심만을 이용한 표심 자극이 아니다. 거액의 자금을 동원해 기독교인들의 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동안 보수 기독교계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으로 치우친 의회를 내심 불편해했다. 급기야 낙태 문제 범죄자 처벌 완화 비판적 인종 이론(CRT) 확산 등 미국의 급진적인 좌 편향적 행보 등을 우려하면서 위기의식까지 팽배한 상황이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남은 임기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보수 복음 주의권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반대 진영에 절대로 밀리면 안 된다는 강력한 의지가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지금 보수 기독교계의 움직임을 짚어본다.   수천만 달러 투입해 투표 독려 낙태 CRT, 성교육 문제 우려   "투표 통해 기독교 가치 보여야" 미국의 좌편향 위기의식 팽배     한인 교계도 다민족 기도회 개최 "차세대 무신론 교육에 무방비"   보수 복음주의권의 대표적 풀뿌리 단체인 '페이스&프리덤 연합(대표 랄프 리드ㆍ이하 FFC)'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막대한 자금을 풀기로 했다.   전국의 풀뿌리 조직을 동원해 기독교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FFC 티모시 헤드 이사는 지난 19일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선거에 4200만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FFC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24개 주에 지부를 두고 있다. 2000년 2004년 부시 캠프에서 선거 전략 수석 고문을 맡았던 랄프 리드가 이끄는 전국 최대의 기독교 관련 비영리 단체다.     이면을 보면 단순한 투표 독려가 아니다. 보수의 승리를 위한 절실함이 묻어난다.   헤드 이사는 "11월 선거 때까지 820만 명의 유권자 집을 가가호호 방문해 이번 중간선거의 중요성을 직접 알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미 FFC는 '2022 프로젝트'라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웹사이트(www.ffcoalition.com/the-2022-project)에는 이번 중간선거에 대한 청사진과 기독교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메시지들로 가득하다.   FFC에 따르면 9월 현재 ▶520만 명의 유권자 집을 직접 방문 ▶기독교 유권자들을 위해 3400만 개의 선거 책자 발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3700만 회 이상의 선거 관련 광고 노출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보수 기독교계가 이번 선거에 임하는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FFC는 특히 이번 선거에서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위스콘신 아이오와 텍사스 콜로라도 애리조나 네바다 콜로라도 등을 주요 경합 지역으로 보고 있다.   FFC측은 "대부분의 주에서 주지사 및 상원 선거가 진행되기 때문에 사실상 바이든 행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의회를 장악할 정당이 결정되는 선거"라며 "만약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다면 남은 시간 동안 그들이 원하는 의제를 모두 법제화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기독교 정치 관련 비영리단체인 '마이 페이스 보트(My Faith Votes)' 역시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35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기독교인들의 유권자 등록을 돕고 있다.   이 단체의 제이슨 예이츠 대표는 "현재 미국에는 유권자 등록을 안 한 기독교인이 1500만 명 정도 있다"며 "만약 기독교인들이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는다면 낙태 및 이혼 등이 계속 증가할 것이다. 자신의 성경적 가치가 반영되도록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수 기독교계의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지난 6월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을 주 정부의 결정 사항으로 돌리는 판결을 내린 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낙태권 판결 이후 이에 반발하는 민주당 중심의 유권자들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자 보수 위기감을 느낀 기독교계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기독교 보수층은 급진적인 민주당의 정책에 위기의식을 느껴왔기 때문에 이번 중간선거를 더욱 절실하게 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샬럿에서는 보수 기독교 비영리 단체들이 주최한 '솔트 앤드 라이트 콘퍼런스(Salt & Light Conference)'가 진행됐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공화당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솔트앤드라이트컨퍼런스의 짐 퀵 이사는 "콘퍼런스의 티켓이 모두 팔릴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며 "특히 현재 공립학교에서 확산하고 있는 적나라한 성교육 비판적 인종 이론 낙태 등에 대해 이를 성토하는 기독교계 유권자들의 우려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보수적 색채가 짙은 한인 교계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오는 10월 2일 풀러턴 지역 은혜 한인교회에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인 교계를 중심으로 한 다민족 연합기도회가 개최된다.   다민족 연합기도회 준비위원장인 강순영 목사는 "다음 세대가 지금 공립학교의 잘못된 성교육 사회주의 및 무신론적 사상 등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라며 "특히 가주에서는 낙태 독려 마리화나 판매 합법화는 물론이고 청소년들의 약물 남용까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기독교인들이 가슴을 찢고 크게 뉘우치는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계의 표심은 무섭다. 정치적 이념에 따른 투쟁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눈 밖에 나면 같은 진영이라도 가차 없는 게 보수 기독교계의 표심이다.   일례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부통령으로서 보수 교계의 탄탄한 지지를 받았던 마이크 펜스가 그렇다. 그동안 마이크 펜스는 보수 기독교계가 주최하는 행사에 매번 빠짐없이 초대받는 인물이었다. 그러한 펜스는 올해 들어 FFC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 및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불참이지만 사실상 보수 기독교계의 따가운 눈총이 원인이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와 대립하며 보수 기독교계 유권자들을 실망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FFC 행사에 불참하는 마이크 펜스'라는 기사에서 "한때 펜스에게 FFC는 고향과 같은 곳이었지만 지금 그는 버림받은 인물이 됐다"며 "펜스가 그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지지를 잃는 상황에서 앞으로 그가 어떻게 인지도를 높일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펜스는 지난 3월 극동방송(이사장 김장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에서 간증까지 하는 등 한국 보수 교계에 자신의 신앙적 색채와 정치적 이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반면 그는 정작 미국에서는 '배신자(traitor)'로 불리는 상황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샌디 맥과이어 목사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펜스가 지난해 이곳에 왔을 때 사람들은 그에게 야유를 보냈다"며 "나는 그가 잘 되길 바라지만 지금 그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 기독교계는 지금 여러모로 이번 중간선거를 벼르고 있다. 그들이 표심이 선거판을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장열 기자중간선거 기독교계 보수 기독교계 이번 중간선거 기독교 유권자들

2022-09-26

[김형석의 100년 산책] 악한 권력에 맞선 선한 개인의 역사

태평양전쟁 법정에 선 일본 교수 일본 군국주의가 낳은 죄악 증언   테러 위협에서도 성경 놓지 않아 암흑의 역사에서도 진리는 빛나   히틀러·스탈린 등 독재자의 만행 러시아·중국·북한은 지금 어떤가   제2차 세계대전 주동자의 한 사람인 일본의 도조 히데키 수상의 처형 기록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내가 대학생 때는 일본 육군을 대표하는 도조 수상의 정치 행적을 직접 보았다. 일본 해군은 태평양전쟁을 기피하는 분위기였다. 장교들이 사관학교 시절에 영·미국을 비롯한 서구국가들의 전력과 실상을 관찰했기 때문에 전쟁에 승산이 없음을 짐작했던 것 같다. 다수의 일본 지성인들, 특히 기독교계 지도자들과 휴머니즘에 동조하는 국민의 반전론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 군부는 천황의 권위를 애국심으로 가장해 태평양전쟁을 감행했다.   패전 후에 도조 수상은 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전쟁범죄자로 판결받고 사형집행을 대기하는 처지가 되었다. 1948년 12월 23일, 이른 아침, 사형집행관이 스가모형무소 감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도조는 예감했었는지 단정히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으고 속죄의 염불을 하고 있었다. 형리의 안내를 받아 형장으로 가면서도 염불을 드렸다. 밧줄이 목에 걸리고 의식을 잃을 때까지 속죄의 염불을 계속했다는 기록이다. 그가 64세 때였다.   트로츠키 암살한 스탈린의 최후(제목)   일본과 동맹국인 독일의 히틀러는 러시아군의 접근을 보고받고 자기 시신을 완전히 불태워 적군에 한 점도 넘기거나 남기지 말라고 지시했다. 1945년 4월 30일 56세로 생애를 끝냈다. 또 같은 동맹국이었던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는 같은 해 4월 28일 총살당했다. 우리가 해방을 맞이하기 직전의 사건들이다.   역사의 비극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미 공산국가가 되어 있었다. 레닌의 주도 아래 공산혁명정부가 출범했다. 레닌이 신병으로 실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자, 공산당 서기장인 스탈린이 그 뒤를 계승하였다. 스탈린은 레닌의 후계자로 지목받던 트로츠키 세력을 배제하기 시작했다. 레닌의 지시와 하명을 가장하고 트로츠키 측근들을 축출했다.   위기감을 느낀 트로츠키는 터키로 망명했다. 그러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어 멕시코로 망명처를 옮기고, 멕시코 정부의 보호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스탈린 비밀경찰의 마수는 피할 수 없었다. 트로츠키 거처의 외부인 출입은 허락받은 사람에만 제한되었다. 마치 딸처럼 사랑받았던 트로츠키의 여비서만이 출퇴근할 수 있었다. 그 여비서와 친분을 맺은 남자가 여비서와 사랑을 가장한 약혼자가 되었다. 여비서가 트로츠키에게 약혼자를 소개하겠다며 면담 허락을 받았다. 남자가 출입검사를 받고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미리 집안에서 보아 두었던, 장작을 패기 위해 놓여있던 손도끼를 사용해 트로츠키를 살해하고 집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트로츠키는 암살되고 스탈린은 역사에 보기 드문 독재정권을 휘두르게 된다. 히틀러 못지않은 권력으로 공산정권의 본성을 발휘하기에 이른다. 폴란드에서는 지식인 2만 명을 카틴숲에서 학살하고도 히틀러 나치의 소행이라고 허위 선전한 일도 있었다. 세월이 지난 후에 스탈린의 행위였음이 입증되었다. 유고의 티토 대통령을 방문했을 때는 소련의 혁명완수까지 500만 명을 희생시켰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 스탈린이 말년에 6·25 한국전쟁을 감행하는 죄악을 범했다. 이후 1953년 3월 각종 정치적 모략과 독살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독재적 삶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런 비극적 사회악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스탈린의 뒤를 계승하는 러시아의 푸틴은 제2의 한국전쟁과 흡사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켰다. 레닌의 후계자로 자처했던 중국의 마오쩌둥은 수많은 실정을 거듭하며 독재정권을 유지했다. 또 시진핑은 자국 내 홍콩 시민의 자유와 인권을 유린했을 뿐 아니라 대만을 공산국가로 점령하려는 야망을 선언하고 있다. 북한의 김일성은 레닌, 스탈린의 뒤를 따라 한반도의 완전적화를 시도했다. 지금은 그 독재폭력이 김씨 왕국으로 굳혀가고 있다. 김정은은 정권유지를 위해 친형인 김정남을 암살했고, 김정남의 아들은 세계 어디에선가 은신하고 있다. 지금도 기회와 여건만 채워지면 대한민국 적화통일을 의도하고 있다.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자. 일본이 태평양 전쟁 후 열린 국제재판 무대에 도조 수상이 섰을 때다. 그 법정에 전범들과 군국주의 일본의 죄악상을 입증한 두 증인이 있었다. 일본 밖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은 중국 청나라 왕실 마지막 후예인 푸이 왕이었다. 그리고 일본 국내에서 증인으로 법정에서 실질적으로 주도한 인물은 야나이하라 다다오(矢內原忠雄)라는 도쿄대 정치학 교수였다.   순교를 각오한 기독교 지도자(제목) 야나이하라는 무교회 성서주의 기독교 지도자 중의 한 사람이다. 반전 평화주의를 신봉하는 크리스천이다. 그 사상 때문에 국립대 교수직에서 추방되었다, 경시청의 감시는 물론 극우세력의 테러 위험에도 노출됐다. 반정부 지도자로 구속 수감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그는 자신을 믿고 따르는 제자들과 성서공부와 연구를 계속하고 있었다. 전쟁 말기에는 순교를 각오하고 제자들에게 다음 일요일에 내가 동석하지 못하면 일본의 장래와 자유를 위해 법정에 서거나 여러분을 다시 보지 못하게 될지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다.   야나이하라는 다행히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의 항복과 종전이 선포되면서 절박했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도쿄대에 복직되었고, 교수회의에서 추대하는 총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정치학 외에도 여러 권의 기독교 관련 저서를 남겼다. 나도 그의 책을 통해 기독교 이해의 도움을 받았다. 역사의 암흑기 속에서도 진리의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교훈을 받을 수 있었다. 김형석 / 연세대 명예교수김형석의 100년 산책 권력 맞선 태평양전쟁 법정 기독교계 지도자들 트로츠키 측근들

2022-08-19

기독교계 침묵의 일주일…고난은 기쁨으로

지금 기독교계에는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예수의 죽음을 묵상하는 고난주간(4월10~16일)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교인들은 이 시간 침묵을 통해 예수가 겪은 고난을 묵상한다. 묵상은 경건을 수반한다. 기독교인들은 고난주간을 통해 그렇게 십자가의 길을 되새긴다. 고난주간은 암울하지 않다. 고난 뒤에 찾아올 소망을 가슴에 품는다. 예수에게는 고난의 종착이 죽음이 아닌 부활이었다. 기독교에서 고난과 죽음은 부활의 기쁨으로 귀결된다. 교계도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고난주간이 끝나면 부활 주일(4월10일)을 맞이한다. 고난주간을 보내는 교계의 풍경을 알아봤다.    십자가 묵상하는 고난주간 일주일 간 금욕, 경건의 시간   각 교회 특별새벽기도회 개최 성금요일엔 이마에 재 바르기도   소셜미디어, TV 시청도 자제 지역사회 위한 봉사활동 참여  기독교의 고난주간은 모순적으로 여겨진다.   십자가는 형벌과 고통이었다. 예수는 인간의 죄를 십자가를 통해 짊어졌다. 예수는 대속의 운명을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피 흘림의 고통을 온몸으로 감내했다.   예수는 인간을 위해 왜 십자가를 지었나. 고난주간은 그 지점에서 깊은 묵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예수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었다. 부활의 신비로 죽음을 이겼다. 그건 기독교 신앙을 소유한 이들에게는 부활이 소망의 근원이 된다.   죽음과 부활이라는 모순의 개념을 통해 예수를 신앙의 본질로 삼는다. 때문에 기독교의 본질을 되새기고 자신의 신앙을 재정립하는 시간이 된다.   이러한 고난주간을 동참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다.     우선 대부분의 한인교회는 고난주간을 특별 새벽기도 기간으로 정하고 교인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이 기간 교인들은 경건의 삶을 살며 새벽마다 교회로 나와 침묵의 시간을 갖는다. 한 예로 풀러턴 지역 은혜한인교회의 경우 15일까지 '고난의 유익'이라는 주제로 새벽 부흥회를 진행한다. 이 밖에도 남가주사랑의교회 나성영락교회 ANC온누리교회 에브리데이교회 등도 고난주간을 맞아 특별 새벽기도회를 진행한다. 어바인 지역 베델교회의 경우는 특별하게 고난주간 동안 저녁 집회를 연다.   심지어 '사순절(부활절 40일 전 기간)'부터 전교인을 상대로 금식기도 및 새벽기도를 실시하는 교회들도 있다. 그만큼 예수가 겪은 고난의 시간을 온 마음으로 되새겨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교인들도 가능하면 이 기간을 경건하게 보낸다.   기독교인 최영준(42.LA)씨는 "고난주간에는 퇴근 후 약속을 잡지 않는다. 최대한 일찍 잠자리에 들어 다음날 새벽기도를 간다"며 "1년 내내 새벽기도를 할 수는 없지만 고난주간만큼은 성경을 묵상하고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겨보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난주간 가운데 맞는 금요일(4월15일)은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음을 맞이한 날이다. 이날 교회들은 '성금요일(Good Friday)' 특별 예배도 진행한다. 이때는 예수의 피와 살을 기념하는 '성찬식'을 거행하는가 하면 회개의 의미를 담아 이마에 십자가 모양의 재를 바르는 의식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 기간 교회들은 예배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나 행사를 준비하기도 한다. 부활절 특별 음악회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 양로원 방문 등을 통해 이웃을 위해 기독교 신앙을 실천하는 시간도 갖는다.   고난주간이 끝나면 부활절(4월17일)이다. 이날 한인 교계에서는 부활절 연합 예배도 열린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와 남가주목사회 등은 오는 17일 오전 6시 LA지역 주님의영광교회(담임목사 신승훈)에서 부활절 연합 새벽 예배를 개최한다.   요즘 젊은 세대 기독교인들은 미디어 금식 등을 통해 고난주간을 보내기도 한다. 인터넷 사용을 줄이거나 TV 시청은 물론이고 심지어 페이스북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사용도 금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끼 금식을 하며 금욕 생활을 한다.   기독교계 유명 문화 선교회인 팻머스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고난주간마다 미디어 회복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팻머스는 '미디어 가려먹기'라는 주제로 젊은 기독교인들의 고난주간 동참을 장려하고 있다. 예수의 십자가와 고난에 집중하되 고난주간 기간 동안 비기독교적 문화를 멀리하고 신앙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접하자는 게 목적이다.   이를 위해 팻머스는 캠페인 웹사이트(http://media.ipatmos.com)를 통해 고난주간 동안 신앙에 도움이 될만한 다양한 기독교적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있다.   고난주간은 절기인가, 전통인가 교단마다 신학적으로 견해 달라   모든 교회가 고난주간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아니다.   사순절 고난주간 등은 교단 또는 신학자마다 다소 견해가 다르다.   쉽게 말하면 사순절과 고난주간을 비롯한 크리스마스 등은 단순히 '교회 절기' 정도로 여겨야 한다는 주장과 기독교의 소중한 전통이라는 주장이 맞선다.   우선 절기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적으로 묘사하는 표상일 뿐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고난주간 부활절 등은 신앙의 의미를 묵상하는 기회나 계기로 삼아야지 의무적으로 특정하게 보내거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건 신학적으로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합동신학대학원 이승구 교수는 "사람들은 성경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낸 후 그것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해 이를 지켜나가는 방식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종교개혁 시기의 개혁교회와 칼뱅 청교도들은 특별한 절기를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매일 십자가의 빛 가운데서 살아가야 함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존 최 목사(라이트하우스교회)는 "사순절과 고난주간에 어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는 건 왜곡된 절기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기독교에 가장 본질인 예수의 십자가와 그 의미가 특별한 절기를 통해 행위적인 참여나 교회의 독려가 아니면 그 의미가 부각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 내 최대 교단으로서 미주 지역 한인 목회자들도 다수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는 이미 수년 전부터 '사순절 절기의 비성경적 이유(84회 총회 신학전문 위원회)'를 결의한 바 있다.   반면 기독교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성공회 등은 사순절 등을 특별하게 보낸다. 기본적으로 가톨릭 교회력을 기독교의 전통으로 보기 때문이다. 장열 기자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기독교계 침묵 고난주간 동안 고난주간 가운데 특별 새벽기도회

2022-04-11

주요 교단들 교인수 감소에 고민

 한국 및 미국 기독교의 교세가 예전같지 않다.   주요 교단마다 교인 감소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기독교의 교세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는 목소리는 그동안 계속돼왔다. 미국 뿐 아니라 한국 유럽 등 기독교 전반에 걸친 이슈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과 미국 등에서는 주요 교단들이 정기총회를 개최하는 시기였다. 총회에서는 매해 교세 통계를 발표한다. 규모의 감소는 분명 현실을 담고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교세 감소의 이유와 이를 바탕으로 실제 교계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수년 전 부터 지속된 현상 기독교 전반에 걸쳐 심화 남침례교 100년만의 위기 "젊은 세대들이 교회 외면"   한국 기독교의 교세가 줄고 있다.   한국 내 최대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이하 통합)의 통계를 살펴봤다. 통합 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교인수는 239만2919명이다. 이는 전년 대비 11만4066명이 감소했다. 5년 전(2015년.278만9102명)과 비교하면 교인수는 무려 14% 급감했다.   통합측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교인수가 281만여명에 이르렀던 지난 2012년을 기점으로 교세가 꾸준하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통합 교단과 함께 한국 기독교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이하 합동)는 현재 교인수가 238만2804명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전년 대비(255만6182명) 17만여 명이 줄어들었다.   합동 교단 역시 5년 전(2015년.270만977명)과 비교하면 전체 교인수는 11% 감소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교단의 교인수가 지난해만 무려 28만여명이 줄어든 셈이다. 재적 교인 수가 200명인 교회로 계산해보면 1년 만에 무려 1400여 개의 교회가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다.   중소 교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예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의 교인수는 현재 21만5617명이다. 이는 전년(22만3571명)보다 7954명이 줄었다.     미주 한인 교계에서도 통합 합동 측에서 안수를 받은 목회자들이 많다.   합동 측 출신의 김모 목사(LA)는 "일각에서는 지난해 팬데믹 사태를 교인수가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언급하지만 교세 감소는 이미 수년 전부터 계속됐던 일"이라며 "교세가 기독교의 본질이 아닌 것은 맞지만 이러한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교세 감소는 기독교의 역할과 영향력이 그만큼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의 주요 6개 교단(합동.통합.고신.기장.감리회.기성)을 모두 합하면 총 교인수는 703만8298명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9만여 명이 줄었다. 그만큼 한국 기독교계의 교인 감소 현상이 심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기독교계도 마찬가지다. 교세 감소 흐름은 이미 교계 전반에 걸쳐 지속되고 있다.     남침례교단(SBC)은 미국내 최대 개신교단이다. 미국 남동부를 일컫는 '바이블 벨트'를 기반으로 거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SBC 보고서에 따르면 이 교단의 현재(2020년 기준) 교인수는 1408만9947명이다. 충격적인 것은 전년 대비 무려 43만5632명이 줄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SBC가 정점을 찍은 지난 2006년(1630만명) 이후 14년간 연속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단일연도로 보면 약 100년 만에 가장 크게 하락한 수치였다.   SBC는 지난 2006년 교인 수가 무려 1630만 명이었다. 교세가 정점에 달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14년간 222만 명이 줄어든 셈이다.   SBC는 침례교단인 만큼 신앙을 갖게 될 경우 침례 의식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실제 SBC가 지난해 실시한 침례 수는 12만3160건에 그쳤다. 이는 2018년(24만6442건) 2019년(23만5748건)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지난해가 팬데믹 사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SBC의 침례 시행 건수는 9년 연속 감소했는데 이는 그만큼 교세 약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라이프웨이리서치 스콧 매코넬 디렉터는 "SBC의 교세 감소는 한편으로는 미국이 세속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특히 다음 세대의 세속화는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적은 숫자의 사람이 침례를 받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미국 최대 장로 교단인 PCUSA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PCUSA가 최근 발표한 연례 통계 보고서를 보면 이 교단은 현재 124만5354명의 교인이 소속돼있다. 이는 전년(130만2043명)에 비하면 5만 여명이 감소했다. 교회 수도 8925개로 전년(9041개)보다 줄었다. 그나마 팬데믹 사태 가운데 교회수가 크게 줄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신 젊은층의 교회 외면 현상은 PCUSA 통계를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PCUSA 총회 허버트 넬슨 목사는 "지난해 교인이 되기 위한 절차로서 신앙고백을 한 청소년은 5300명을 조금 넘었다"며 "팬데믹 사태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독교 전반에 걸친 문제다. 급변하는 환경 가운데 우리가 하는 사역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PCUSA에 따르면 지난해 신앙고백을 한 청소년은 5319명이다. 이는 전년(9023명)과 비교하면 무려 40%나 감소했다. 지난 2016년의 경우 신앙고백을 한 청소년은 1만1243명이었다.     기독교의 교세 감소는 탈종교 현상과도 맞물린다. 이미 종교사회학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SBNR(Spiritual But Not Religious.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다)'이라는 용어로 일컫는다. 영적인 개념에 관심은 분명 있지만 제도권 종교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트포드신학교 스콧 섬마 교수(종교사회학)는 "SBNR을 추구하는 부류는 주로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돼 있다. 그들은 종교적 테두리 안에 갇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반면 명상이나 요가 등을 통해 매우 상당히 영적인 삶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로 인한 탈종교 현상은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계 전반에 거쳐 나타난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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