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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남가주도 언제든 홍수…폭염·홍수 번갈아 올 수도

숫자로 본 LA의 겨울폭풍   지난 4일부터 4일간 가주를 덮친 겨울폭풍은 피해도 피해지만 앞으로 이런 규모의 폭풍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비로 인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가주의 자연재해는 대체로 폭염과 가뭄, 산불이었다. 이번 겨울폭풍은 특히 남가주에 발생하는 자연재해에 폭우와 홍수, 산사태, 침수 등을 추가했다. 이번 겨울폭풍 기간에 LA에서 하루에 6개월치 비가 쏟아진 것은 폭우를 새로운 재해로 상정해야 될 개연성을 높였다. 특히 5일 강우량은 역대 최고치였다. 홍수 경보가 내려진 지역은 가주의 94%에 이르렀다. 폭우로 이렇게 많은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것도 드문 일이다.       강우량이 유난히 많았던 원인은 대기의 강이다. 하늘에 강처럼 형성된 수증기 통로는 멕시코만 연안에 상륙하는 허리케인과 비슷한 규모의 비를 뿌렸다. 게다가 움직임이 매우 느려 피해를 불렸다.       문제는 이번 폭우가 이례적인 자연현상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이런 자연재해가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립대기연구센터의 대니얼 스웨인 UCLA 교수 등 과학자는 2022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가주의 홍수가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웨인 교수는 가주에서 발생 가능한 홍수에 대해 “지속 기간이 더 길고 더 극단적이고 더 광범위하다”고 강조했다.     가주에서 마지막 대홍수가 발생한 것은 1861년이다. 당시 300마일에 걸친 센트럴밸리와 LA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겼다. 이번 폭우는 홍수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홍수 가능성이 지구의 온도가 1도 오를 때 약 10%씩 증가한다고 예측한다. 지구가 따뜻해질수록 대기의 수증기 함유 용량이 커지기 때문이다. 스웨인 교수는 “우리가 말하는 시나리오는 가주에서 지난 며칠 동안 일어난 일이 몇 주 동안 반복된다는 가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위험도 있다. 기후가 극심한 건조함과 극도의 다습함 사이를 오가는 것이다. 수문기후 채찍질(hydroclimate whiplash)로 불리는 이런 현상은 지구 기온이 올라가면 추의 흔들림이 커져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가주에 가뭄과 홍수가 번갈아 오는 새로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가주에서 대형 화재가 빈번했던 연도 중에서 5년은 2006년 이후였다는 점도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극심한 기온 변화 교차가 잦아질 수 있음을 드러낸다.     폭우가 잦아지면서 가주에서는 보기 드문 범람의 문제도 불거진다. 폭우가 잦아지면 토양의 강우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초과 강우가 지표를 흐르면서  유출수(runoff)가 증가해 하천이나 호수의 범람 가능성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로 가주 58개 카운티 가운데 24개 카운티를 지나는 시에라 네바다에서 이런 유출수가 200%~400%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출수 증가는 2023년에도 발생했다. 3월 폭우 때 마른 호수가 채워지면서 유출수가 증가해 산사태와 홍수가 증가했다. 몬터레이 카운티의 파하로는 제방 붕괴로 침수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우로 발생한 샌디에이고 지역의 침수 피해도 유출수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우량과 유출수의 증가와 관련해 배수 시스템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롱비치를 거쳐 태평양으로 가는 LA강은 물줄기 정도였으나 이번에는 일부 지역에서 범람 경보가 발동됐다. 수량 증가에 맞춰 배수 관리를 고민할 때라는 신호다.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미하일 체스터 교수는 “우리는 하수와 배수 시스템을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제한 뒤 “제방과 방파제는 발생 확률이 매우 낮은 50년이나 100년 만의 홍수 같은 재앙을 염두에 두고 건설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도로 빗물 배수관은 5년이나 10년 만의 폭우에 대비한다”고 지적했다. 또 빗물 배수관은 노후화 가능성이 높다. 기후 변화로 100년 만의 홍수가 20~50년 만에 오고 20~50년 만의 홍수가 3~5년 만에 올 수 있는 상황에서 남가주도 배수 시설을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13인치의 강우량으로 진흙사태 등이 발생한 벨에어를 보면 더욱 그렇다.   낡고 작은 파이프를 교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땅속의 모든 파이프를 바꿀 수는 없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로렌 맥필립스 교수는 녹색 옥상을 비롯해 식물과 토양이 물을 흡수하는 도로변의 저습지, 대규모 저류 지역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맥필립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볼티모어나 피닉스보다 10배나 많은 빗물 인프라를 구축했다.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전국적으로 강우량이 2인치를 넘는 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2080년 가주의 전체 강우량은 2005년보다 2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주도 다양한 배수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각 단계에서 강우량을 분산하는 방식이 중요해졌다.    비 피해를 어떻게 복구하느냐도 현안이 됐다. 기상예측회사인 애큐웨더에 따르면 이번 겨울폭풍으로 가주가 입은 피해는 주택과 기업, 도로와 인프라를 합해 90억~110억 달러로 추정된다. 가주의 주택 소유자 가운데 홍수 보험 가입자는 2%에 불과하다. 가주에서 화재 보험은 중요하지만 홍수 보험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단일 기상 현상과 비교하면 지난해 대기의 강 폭우 때는 46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짧은 시간 피해액이 2배 정도 늘었다. 피해 방지뿐만 아니라 피해 복구 지원도 고민할 문제다. 안유회 에디터FOCUS 홍수 남가주 가주의 홍수 홍수 가능성 홍수 산사태

2024-02-11

주택난 심화 가주서 별채 인기 상승

모기지 금리 상승과 주택 매물 부족 심화로 뒷마당 별채(ADU)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가주에서 2022년 신축 허가 주택의 5채 중 1채 정도가 ADU다. ‘그래니 아파트’, ‘뒷마당 별채’, ‘보조 주택’ 등으로 알려진 ADU는 심각한 가주의 주택난을 해결하고 저렴한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한 최고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캘리포니아 주택 평균 가격이 75만 달러까지 치솟고 주택 재고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뒷마당에 ADU 건축에 관심을 갖는 주택소유주들이 늘었다.     ADU에 대한 시정부들의 규제가 심했지만 4년 전부터 완화되기 시작했다. LA시의 경우 2019년 12월 ADU 관련 규제 완화로 ADU 면적도 최고 1200스퀘어피트까지 늘고 2층까지 지을 수 있다.     그룹 아치 디벨럽먼트 대표 박용근 미주한인건축가협회(KAIA) 이사장은 “800스퀘어피트 미만이면 주정부 규정을 적용해 시정부 조닝 규정을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며 “다만, 그 이상이면 시정부의 조례를 준수해야 하며 특히 시정부마다 조례가 달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ADU는 임대주택으로 추가 소득을 원하는 주택소유주에게 인기다. 팬데믹 이후에는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임대 대신 홈오피스로 활용하는 주택소유주도 늘고 있다.     특히 다운사이징이 어려운 한인 시니어가 ADU를 지어 살고 대신 본채는 임대를 주는 경우도 대폭 늘었다는 게 업계가 전하는 말이다.     드림부동산 케이 박 에이전트는 “LA한인타운에서 ADU 임대료는 2개 침실, 2개 욕실 1000스퀘어피트 기준 월 3000~3500달러 수준”이라며 “최근에는 은퇴를 앞둔 시니어들이 자녀 거주 혹은 다운사이징 대신 거주지로 ADU를 고려해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비싼 렌트비와 주택가격으로 부모와 거주하는 캥거루족 자녀가 증가하면서 자녀용 ADU 건축을 고민하는 주택소유주도 증가 추세다.     ADU 규모는 평균 500~1200스퀘어피트, 주니어 ADU는 500스퀘어피트 미만이다. 건설 및 건축 업계에 따르면 ADU 건축 비용은 스퀘어피트당 300~400달러로 1000스퀘어피트 기준 30만~40만 달러 비용을 예상해야 한다.     가주한인건설협회 크리스 이 회장은 “신축 주택보다 건축 비용이 저렴하고 주택소유주가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LA지역은 임대 수요가 많은 대학가 인근이나 임대료가 꾸준히 상승하는 좋은 학군 지역 주택소유주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심지어 별채도 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가을 개빈 뉴섬 주지사가 ADU를 콘도처럼 별도의 주택 개념으로 구분해 따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AB1033)에 서명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마련하려는 예비 바이어들 사이 관심도 높아졌다.     캘리포니아주택금융국(CalHFA)의 ADU 건축 보조 프로그램이 재시행된 영향도 있다.     저소득 주택소유주가 ADU를 지을 수 있도록 초기 비용을 지원하는 ADU 보조프로그램에는 자격을 갖춘 주택소유주에게 설계 및 허가 비용 등 최대 4만 달러를 제공한다.  그랜트는 ADU 디자인이나 공사에 필요한 퍼밋 신청비 등으로 지출할 수 있다. 이 기금을 받기 위해 ADU 건축 신청을 하는 신규 주택 소유주들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지난해 1억 달러를 모두 소진한 후 신청 접수가 중단되었지만 지난해 말 2500만 달러가 추가됐다.     자격 요건은 LA카운티 기준 중위 소득 8만4160달러의 80% 미만이어야 한다. 보조금은 주택소유주가 아닌 대출기관에 지급된다. CalHFA 웹사이트(calhfa.ca.gov/adu/)에 LA카운티의 네이버후드 하우징 서비스를 포함해 18개 대출기관과 10개 비영리기관을 찾을 수 있다.  이은영 기자주택난 인기 가주의 주택난 뒷마당 별채 1000스퀘어피트 기준

2024-02-11

[사설] 가주 680억불 재정적자 대책 있나

가주 정부가 대규모 재정적자 상황에 직면할 전망이다. 초당적 기관인 입법분석실은 2024-2025 회계연도(2024년 7월1일~2025년 6월30일) 가주의 재정적자가 68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지난 7일 밝혔다. 단일 회계연도로는 가주 역사상 최대 규모다. 입법분석실은 2027-2028 회계연도까지 앞으로 4년간 가주의 재정적자가 15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가주의 대규모 재정적자는 예상치 못한 일이다. 가주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1000억 달러의 재정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재정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세수 감소다. 입법분석실에 따르면 올해 가주 정부 세수는 지난해보다 260억 달러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고금리로 인한 경기 둔화로 부동산 시장 침체, 창업과 고용 부진 등의 어려움을 맞았기 때문이다. 주요 세원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반해 주 정부는 오히려 각종 지출을 늘렸다.  연간 40억 달러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헬스케어 분야 종사자 최저 임금 인상 등이 이런 예다.   주 정부는 올해 세금보고 마감일이 11월로 연장되면서 대규모 세수 감소를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고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 정부는 수습에 나선 모습이다. 현재 주 정부가 보유 중인 예금고가 370억 달러에 달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 정부는 이미 긴급하지 않는 사업이라고 판단될 경우 집행을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공공 서비스마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집권 2기를 맞은 개빈 뉴섬 주지사는 시험대에 올랐다. 재정의 균형 있는 운용은 정부의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뉴섬 주지사는 주의회와 협의 등을 거쳐 내년 1월 예산안을 밝힐 계획이라고 한다. 예산안에 불요불급한 지출 항목은 없는지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사설 재정적자 대규모 재정적자 가주의 재정적자 재정적자 대책

2023-12-13

하수도 물 재활용 식수 전환 추진

캘리포니아 수도규제당국이 하수도 물을 재활용해 식수로 전환하는 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규정은 샌타클라리타, LA, 샌디에이고 카운티 등 가주에서의 배수되는 물을 정화해 식수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규정은 내주 가주수자원관리위원회(SWRCB)에 상정되어 검토될 예정이며 이달 말까지 투표될 예정이다. 규정이 승인되면 빠르면 내년 여름 혹은 가을부터 시행될 계획이다.     SWRCB 대린 폴헤무스 식수부서 부국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가주 가뭄이 극심해졌다”며 “가뭄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물을 재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폐수를 오존으로 소독하고 미생물을 분해시킨 뒤 활성탄(activated carbon)으로 물을 소독한다. 또 압력을 가하여 반투막을 통해 박테리아, 바이러스 및 기타 미생물 유기체와 같은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방식인 역삼투압(Reverse osmosis)을 통해 화학물질 및 염분, 병원균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자외선으로 산화작용을 시켜주면 깨끗한 물로 정화되어 식수로 사용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개빈 뉴섬 가주 지사는 2030년까지 가주의 재활용 물 사용량을 약 9% 늘리고 2040년까지 18% 이상 늘릴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텍사스와 콜로라도주 등은 현재 하수도 물을 재활용해 식수로 전환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한편 현재 가주 대부분의 폐수는 바다 혹은 강으로 배출되지만, 이 규정이 적용되면 폐수를 정화해 식수로 재사용하게 된다. LA카운티에서만 하루 약 4억 갤런의 폐수가 강, 바다로 배출되고 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하수도 재활용 재활용 식수 식수부서 부국장 가주의 재활용

2023-12-12

열여덟살 한인 검사 탄생…피터 박, 가주 변호사 최연소 합격

한인 청년이 가주 사상 최연소인 17세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고 검사에 임용돼 화제다.     주인공은 사이프리스 옥스포드 아카데미 출신의 피터 박(18·사진) 검사. 그는 2019년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노스웨스턴 캘리포니아 법대(Northwestern California University School of Law·새크라멘토 소)에 동시 진학했으며 2021년 고교를, 올해 초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5일 중가주 툴레어카운티 검사로 일을 시작했다.     가주의 법대는 고교 졸업장이 없는 학생들도 자격 능력 시험(CLPE)에 합격한 경우 입학을 허용하고 있다. 그는 실제 변호사 시험에 올해 여름 합격했지만 규정에 따라 성인인 18세(지난 11월)가 되기 전까지 임용을 기다려야 했다고 툴레어 카운티가 밝혔다.     박씨는 “쉽지는 않았지만 매우 가치있는 과정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는 정도와 다른 방법들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는 좋은 검사들이 범죄를 막고 커뮤니티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며 검찰 지원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툴레어 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형사부에서 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법대 졸업 툴레어카운티 검사 고교 졸업장 가주의 법대

2023-12-06

[중앙칼럼] 가주 정부가 초래한 주택보험 대란

자유시장경제 체제는 보이지 않는 손과 보이는 손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손에 힘이 과도하게 쏠리면 시장 실패의 결과를 낳는다. 반대로 보이는 손인 정부의 지나친 간섭은 정부 실패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손은 자유시장 경제의 기본 개념으로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그의 저서 ‘국부론’에서 처음 사용했다.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된 가격에 의해 생산과 분배 등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자유경쟁 시장에서는 정부의 개입이 없어도 이윤이 많이 발생하면 생산이 늘고 이로 인해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즉, 정부가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지 않아도 가격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룬다는 의미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선택할 자유’라는 책을 통해 정부의 시장 개입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정부의 개입, 간섭, 규제가 지나치면, 시장이 왜곡되면서 생산과 분배가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정부 실패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실패가 현실화되고 있는 게 바로 가주의 주택보험 시장이다. 자동차보험 시장도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 지난 13일에도 4개의 주택 및 자동차 보험사가 가주에서의 영업 중단을 발표했다. 가주 정부가 보험료 인상을 통제하고 있다는 이유다. 보이는 손, 즉 정부가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일어나게 됐다는 말이다. 가주법에 의하면 주택 및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려면 가주 보험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수년 전부터 보험사들은 잦은 자연재해, 인플레이션,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두 자릿수의 보험료 인상을 요구했지만 가주 정부는 7% 미만의 인상을 허용해왔다. 가주 보험 업계에 따르면, 7% 넘게 인상을 요청하면 정부의 깐깐한 심사를 거쳐야 하며 정부의 거부율도 높다고 한다. 이에 보험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보험료 인상 신청을 7% 정도로 유지해왔다. 그러나 빈번한 초대형 산불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이 급증하면서 보험사의 손실률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렇다 보니 많은 보험사가 더는 손해를 감수할 수 없다면서 가주 시장에서의 철수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보험 공급 업체 수는 대폭 줄었다. 예를 들면, 주택보험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상위 15개 업체 중에서 7개 업체가 현재 주택보험 공급을 중단했거나 신규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     시장에서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은 급등하게 된다. 급격하게 오른 보험료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이 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아예 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무보험자가 됐다.     서민들에게  주택은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정부의 부적절한 시장 개입으로 자산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없으니 주민들은 매우 불안한 상태다.     보험 업계 관계자와 소비자들은 보험 시장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후변화 혹은 인플레이션 등 변화하는 보험 업계 상황에 맞춰 정부가 탄력적으로 시장에 개입했다면 현재와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가주 보험국은 보험사들의 연이은 시장 탈출에 뒤늦게 대응책을 내놨다. 주택보험료 산정 시 기후변화를 위험요소로 책정할 수 있도록 한 것. 다시 말해, 보험료를 7% 넘게 올릴 수 있는 옵션을 보험사에 줬다. 문제는 이에 대한 시행 세칙이 내년 말이나 돼야 나온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1년 더 손실을 볼 수 없다며 가주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   보이는 손과 보이지 않는 손이 힘의 균형을 이루어 마주 잡을 때 시장경제는 제대로 작동한다. 가주 정부는 공급자와 수요자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서 양측이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조속히 시행해야 주택 보험 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다. 진성철 / 경제부장중앙칼럼 주택보험 정부 주택보험 시장 가주의 주택보험 현재 주택보험

2023-11-14

가주, 자발적 퇴사 줄고 해고는 늘어

가주에서 고용과 퇴사가 감소하고 해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LA데일리뉴스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가주 고용과 퇴사 및 해고를 집계한 결과 올해 100명이 퇴사 또는 해고당할 때 112명을 새로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00명이 직장을 떠날 때 108명이 고용된 것과 비교해 소폭 향상된 것이지만, 2021년의 124명과 비교해선 크게 감소한 것이다.   퇴사와 해고로 각각 나누어 살펴봤을 땐, 가주의 고용시장은 작년과 비교해 자발적 퇴사가 줄었지만, 해고는 되레 증가했다. 올해 자발적 퇴사를 결심한 이들의 수는 가주에서 240만 명에 달했다. 다만 지난해보단 22% 줄어든 것이다.   반면 해고된 이들의 수는 올해 110만 명이었다. 2022년 대비 5% 늘어난 수치다. 팬데믹 이전 시기인 2019년과 비교해선 무려 15%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최근 고물가에도 고용시장이 강세를 보이지만 실제로 근로자들은 자발적 퇴사는 줄고 해고는 느는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가주는 올해 근로자의 수가 총 2.4% 증가했는데 지난해 같은 시기 6.9% 늘어난 것과 비교해선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했다.   이는 전반적인 고용은 늘고 있지만 그 감소 폭마저 전년 대비 둔화 중이며, 퇴사 대신 해고가 늘어나는 불안정한 시장 추세를 나타낸다는 의미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처럼 경제 지표를 고려할 때 전체적인 증감보다 퇴사와 해고 등 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고용 퇴사 가주의 고용시장 퇴사 대신 자발적 퇴사

2023-10-16

[사설] 삼성 계열사 노동법 소송 쟁점은

북가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SRA)’라는 삼성 계열사가 노동법 위반 혐의로 피소됐다. SRA은 삼성의 연구개발(R&D) 부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연구소로 알려졌다. 그만큼 다양한 배경의 우수 인재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소장에 따르면 한국에서 부임한 고위 임원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문제였다. 이 임원은 행사 관련 논의를 하던 중 “피부색이 까만(dark skin) 직원들은 행사장에서 나가 차에 앉아 있으라”는 지시를 했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원고는 차별행위 보고 규정에 따라 이 사실을 인사 담당자와 연구소 소장에게 알렸지만 얼마 뒤 오히려 해고됐다는 것이다. SRA은 그동안 세 차례나 부당해고를 이유로 피소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소송이 주목되는 것은 법원이 이례적으로 중재 요청을 기각했다는 점이다. SRA 측은 고용 계약서의 ‘의무 중재’ 조항을 내세워 재판 전 합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만큼 법원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가주의 노동법은 전국에서도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고용주의 각종 차별적 조치나 언행에 대한 처벌은 강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갓 온 고위급 주재원 가운데는 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홍역을 치르는 사례가 많다. 한국 기업들도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서열과 상명하복식 기업문화가 몸에 밴 탓이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미국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현지법인 설립 수준을 넘어 미국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미국에 진출한 기업은 미국 법을 따라야 한다. 한국적 노사관이나 노동법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징벌적 배상 제도까지 있어 잘못하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쓰게 된다. 한국 기업들이 유념해야 할 일이다.     사설 삼성 계열사 계열사 노동법 가주의 노동법 노동법 위반

2023-10-04

파업 참가한 노동자 실업수당 청구 불허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파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에게 실업수당을 지급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노동 단체들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무시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뉴섬 주지사가 지난달 30일 비토한 상원 법안(SB799)은 파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실업수당을 신청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주의 실업 수당은 주당 450달러로, 최대 26주 동안 받을 수 있다.   이 법안은 할리우드 노조와 가주 내 다른 영향력 있는 노동 단체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데다 민주당이 장악한 주 의회도 노동 단체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왔기에 이번 주지사의 거부권 행사는 노동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파업 참가자에게까지 실업수당 혜택을 확대하면 가주의 실업수당 기금 재정은 부실에 취약한 상태가 될 것이다. 지금은 비용을 늘리거나 이렇게 큰 빚을 질 때가 아니다”라며 법안 서명을 거부했다.     주지사 사무실에 따르면 주 정부가 실업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지금까지 연방 정부에 빌린 돈은 200억 달러에 달한다.   2일자 LA타임스에 따르면 뉴욕과 뉴저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에서는 파업 노동자들의 실업수당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편 주지사가 서명을 거부하자 미국 작가 조합(SAG-AFTRA)을 포함한 노동조합들은 “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부업을 하거나 노조의 파업 자금에 의존해야 한다”며 “하지만 노동조합들도 기금이 충분하지 않아 제대로 지원받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통과를 촉구했었다.   가주노동연맹을 이끄는 로레나 곤잘레스 플레처는 노조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특히 강한 상황에서 뉴섬의 거부권 행사는 “미국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실업수당 참여자 가주의 실업수당 파업 참여자 실업수당 혜택

2023-10-02

가주 카드빚 증가 전국 1위, 석 달 새 54억불↑

경기 불안정 속에 소비자들의 크레딧카드 사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국에서 크레딧카드 부채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가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월렛허브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료를 분석해 최근 발표한 전국 지역별 크레딧카드 부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주의 크레딧카드 부채는 직전 분기보다 54억1231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며 2위를 차지한 텍사스보다도 15억 달러가량 더 많다. 특히 가주의 크레딧카드 총 부채 규모도 1527억703만 달러로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많았다.   크레딧카드 부채 증가 폭으로 가주 다음으로 컸던 텍사스의 경우, 39억4471만 달러로 집계됐다. 텍사스의 전체 크레딧카드 부채는 1000억 달러가 넘는 1112억9910만 달러가 보고됐다.   플로리다 역시 2분기 부채가 30억 달러대인 30억8704만 달러가 늘어나면서 3위에 올랐다. 크레딧카드 사용에 따른 부채 규모는 총 871억5만 달러였다.   뉴욕은 크레딧카드 부채가 796억872만 달러로 지난 1분기 대비 28억2153만 달러 증가해 4위, 총 크레딧부채가 467억8549만 달러인 일리노이는 직전 분기 대비 16억5819만 달러 늘어나 5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크레딧카드 부채가 1분기 대비 16억1753만 달러 불어난 펜실베이니아는 6위, 크레딧카드 사용으로 14억5784만 달러 더 증가한 조지아는 7위였다.   8~10위인 오하이오와 뉴저지, 노스캐롤라이나는 각각 13억6377만 달러, 13억4452만 달러, 12억9385만 달러씩 증가해 2분기 크레딧카드 부채가 가장 큰 폭을 기록한 톱10 안에 들었다.   반대로 크레딧카드 부채 규모가 가장 작게 증가한 지역은 와이오밍으로 고작 7393만 달러 증가로 전국 50위에 랭크됐다. 가주와 비교해선 부채 증가량이 73분의 1 수준이다.   이와 비슷한 7859만 달러의 크레딧카드 부채 증가가 보고된 지역은 버몬트로 전국 49번째에 머물렀다. 노스다코타와 사우스다코타는 각각 1억 달러보다 적은 9061만 달러, 9911만 달러로 48위, 47위였다. 알래스카도 1억1046만 달러가 많아져 하위 5곳 안에 드는 46위에 랭크됐다.     한편 가구당 크레딧카드 부채 규모를 순위로 매겼을 땐 하와이가 가장 많았다. 하와이는 크레딧카드로 인한 부채가 가구당 1만637달러로 1위였다.   주별 크레딧카드 부채 증가량이 가장 적은 편에 속했던 알래스카도 가구당 크레딧카드 부채가 1만 달러가 넘는 1만142달러로 집계돼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가주는 여기서도 상위권인 3위에 올랐다. 가주의 가구당 크레딧카드 부채 규모는 9796달러였다.     가구당 카드 부채가 가장 적은 곳은 6208달러의 위스콘신이었다. 이어 아이오와와 인디애나도 각각 비슷한 수준인 6231달러, 6779달러가 보고됐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카드빚 증가 크레딧카드 부채 가구당 크레딧카드 가주의 크레딧카드

2023-09-25

길거리 삶이지만 힘차게 뛰었다…가주서 전 세계 '홈리스 월드컵'

29개국 42개 팀이 우승컵을 놓고 새크라멘토 대학 축구장을 가로질렀다.     “카타르 월드컵은 지난해였는데 뭘까” 하지만 축구 팬도 잘 모르는 ‘홈리스 월드컵’ 이야기다.   세계의 홈리스들이 모여서 체육대회를 연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됐고 그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고 LA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올해는 지난 한 주 북가주 새크라멘토 주립대에 420명이 모여서 열전을 펼쳤다.     멜 영과 하랄드 슈미드라는 남성이 처음 시작한 ‘홈리스 월드컵’은 ‘홈리스들이 즐기고 경쟁하며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스포츠’를 찾다 보니 축구가 됐다. 미국 내에서는 ‘스트리트 사커’라는 프로그램이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각국의 홈리스들과 그 가족들은 정치, 경제적 이유로 집을 갖지 못하고 사는 경우 참가 자격을 얻는다.     2003년 첫해 18개국이 참가했으며 20년 만에 활동 국가 수가 70개로 늘었으며 120만 명의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국가의 이름을 걸고 축구를 하지만 그 안에서 많은 이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격려하며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는 여러 국가와 단체 및 기관에서 무려 200만 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최 측은 “차라리 그 돈으로 집을 지어 주는 것이 낫지 않냐고 하지만 그것은 미봉책에 불과할 수 있다”며 “이들 선수가 나눈 열기를 본국에 돌아가 나누게 되면 그 에너지는 더 퍼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여성팀 게임에는 미국 국가대표 여성팀 감독 리사 라이츠맨이 그라운드에 나타나 응원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라이츠맨은 “길거리의 삶에서 존재를 인정받지 못한 선수들이 고유 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웃는 모습은 매우 즐거운 일”이라며 “내가 암을 이기고 축구 선수가 됐듯이 이들 모두에게도 행운과 행복이 찾아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를 가깝게 영상으로 기록한 넷플릭스도 곧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세계 홈리스 인구는 약 1억5000만 명에 달하며 미 전국 홈리스의 12%가 가주에서 지내고 있다. 특히 가주의 홈리스는 최근 3년 동안 1만여 명이 늘어 약 17만15000명에 달하고 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미국 길거리 홈리스 월드컵 전세계 홈리스 가주의 홈리스

2023-07-14

가주민 40% “고물가에 탈가주 고려”

가주 주민 10명 중 4명은 생활고 때문에 다른 주로의 이주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스트레터지스360’이 이달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0%는 탈가주를 고려했다. 이중 약 50%인 2명은 이주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주를 떠나려 하는 주민들은 비싼 생활비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80%는 가주의 비싼 생활비가 불만스럽다고 답했으며, 70%는 가주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55%는 가주의 의료서비스와 집값이 큰 부담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물가상승 폭이 전년 대비 완화했다는 경제 지표가 나오고 있지만, 이미 가주의 소비자들은 1년 넘게 지속된 인플레이션과 경기 하강 탓에 다소 비판적인 답변이 많다고 풀이했다. 특히 가주의 주민들은 최근 생활비 감당조차 버거워하는 모습이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46%는 매달 생활비를 유지할 순 있지만, 응급실 등 긴급 상황을 대비한 저축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 2월 조사치인 36%에서 10%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5명 중 1명꼴이 약 20%는 매달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생활비 부담을 느끼는 것은 모든 소득 계층에서 일어나고 있다.     연간 소득이 5만~10만 달러인 중산층 소비자 중 28%만이 현재 소득으로 안락한 삶과 저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저축은 어렵지만, 생활비는 감당할 수 있다는 응답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2020년 조사치와 비교하면 각각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연소득 10만 달러 소득자의 경우, 10명 중 6명 정도인 57%가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나타냈는데 이는 2020년의 77%와 비교하며 20%포인트나 대폭 떨어진 것이다.   한편 비싼 물가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제외하면 주민들은 대체로 가주에서의 삶을 높게 평가했다. 전체의 68%는 가주가 개인이 삶을 즐기며 행복해질 기회가 많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부분은 ‘다양성’으로, 71%가 가주의 다민족 커뮤니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이 중 68%는 자신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으며, 다른 68%는 가주에서 문화적 소속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다만 정치적 성향으로 구분했을 땐 진보 성향의 86%가 가주에서의 삶이 행복하다고 밝혔지만, 보수 성향의 응답자들은 절반에 못 미친 49%만이 행복하다고 답했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가주민 생활비 최근 생활비 생활비 부담 가주의 주민들

2023-06-25

"월 300불 지원했으면 노숙자 안 돼"…UCSF 홈리스 연구 보고서 발표

가주 지역 노숙자 문제는 결국 ‘돈’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UC샌프란시스코 산하 노숙자·주택이니셔티브 연구소는 20일 노숙자 연구 조사 결과를 발표, “노숙자가 생기는 것은 중독과 정신 건강이 아닌 ‘소득 상실(losing income)’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홈리스들은 노숙 생활을 하기 직전(6개월 전) 중간소득은 월 960달러였다. 응답자의 70%는 “매달 임대료 보조금으로 300~500달러를 받았다면 노숙자가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노숙자 10명 중 9명(95%)은 5000~1만 달러의 일회성 주택 보조금을 받는다면 노숙 생활을 벗어날 수 있다고 응답했다.   UC샌프란시스코 마곳 쿠셸 디렉터는 “노숙자가 얼마나 절망적이고 가난한지, 높은 주거비가 이러한 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독, 정신 건강 문제와 같은 기타 요인에 치중하기보다 주택 비용 지원이 잠재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홈리스 중 약물이나 음주 때문에 노숙자가 됐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는 1990년대 중반 이후 홈리스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된 대규모 설문조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가주 정부의 기존 홈리스 정책과 방향성에도 문제점을 드러낸다.   비영리 언론재단 캘매터스는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가 취임 이후 홈리스 문제 해결을 위해 210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20일 보도했다.   UC버클리 제니퍼 울치 교수는 “소득 상실, 재정과 주거의 불안정성이 알코올 문제, 가정불화, 육체적 건강 상태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그러한 각종 요인은 모두 경제적인 문제에 근본적인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가주의 노숙자 증가 원인과 관련, 각종 오해도 바로잡고 있다.   보고서에는 “홈리스들이 따뜻한 날씨, 수준 높은 복지 정책 등으로 가주로 몰린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응답자 중 90%는 본래 가주민이었으며 이 중 75%는 자신이 살던 카운티에서 그대로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쿠셀 디렉터는 “노숙자들이 가주에 세금을 내본 적이 없는 외부인이라고 오해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그들도 우리처럼 일반적으로 살아가던 이웃이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주택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보고서에 따르면 ▶노숙자 2명 중 1명은 50세 이상 ▶응답자들의 평균 노숙 기간은 22개월 ▶홈리스의 72%는 남성 ▶75%의 응답자가 살면서 ‘신체적 폭력’을 경험 ▶응답자 3명 중 1명은 자살 시도 ▶90%가 혼자서 노숙을 하고 있다.   한편, UC샌프란시스코 연구팀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가주 지역 노숙자 31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365명과는 심층 인터뷰를 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노숙자 홈리스 노숙자 연구 지역 노숙자 가주의 노숙자

2023-06-20

부에나파크 세입자 보호 강화

부에나파크 시가 세입자 보호를 강화하는 조례를 마련했다.   시의회는 지난 6일 회의에서 호세 카스타네다 시의원이 주도한 세입자 보호 조례안을 찬성 4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이날 통과된 조례안의 골자는 임대인이 건물 개조 공사를 이유로 세입자를 내보내려면 퇴거 조치 이전에 반드시 시 당국으로부터 건축, 철거 등 필요한 허가를 먼저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현행 가주법보다 더 엄격하게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이다.   크리스 카디날레 시 변호사는 이날 회의에서 조례안은 가주의 세입자 보호법과, 낡은 건물 개조 공사를 핑계로 세입자를 내보내려는 임대인 사이의 빈 틈을 메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임대인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 테넌트를 들이기 위해 건물 개조 공사 핑계를 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시 스태프도 새 조례안은 2019년 제정된 가주 세입자 보호법과 궤를 같이 하나, 진일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의회 가결에 따라 새 조례는 30일 동안의 홍보 기간을 거쳐 발효된다. 새 조례에 따르면 만약 임대인이 조례를 어길 경우, 임차인은 소송을 제기해 최고 1만5000달러까지 배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카스타네다 시의원은 표결에 앞서 새 조례가 악덕 임대인에게만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가주와 OC 아파트협회 측은 가주 상원에서 새 조례와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심의 중이라며, 표결을 미룰 것을 주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이스 안 1지구 시의원은 시 스태프로 하여금 OC아파트협회와 한 차례 더 회의를 갖도록 할 것을 주장하며 “난 오늘 이 안건에 투표할 준비가 안 됐다. 우린 부에나파크의 세입자뿐만 아니라 임대인도 대변한다”고 말했다.   안 시의원은 표결이 진행되자 홀로 반대표를 행사했다.   한편, 부에나파크 시는 세입자 보호를 위해 아파트 등 렌탈 유닛이 거주에 적합한지 매 3년마다 정기 점검하는 안, 월 렌트비 인상에 상한선을 두는 렌트 컨트롤 규정을 도입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세입자 보호단체 등은 부에나파크 시에 렌트비 인상률을 연 10% 이내로 제한하는 가주보다 더 강력한 규정을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임상환 기자세입자 보호 세입자 보호단체 세입자 보호법 가주의 세입자

2023-06-11

[프리즘] 가주의 ‘유용한 불’ 작전

주말에 LA동부에 있는 피터 샤버룸 공원으로 하이킹을 갔다. 예년엔 허리 높이 정도였던 겨자꽃이 올해는 키 높이를 넘어 자랐다. 키만 큰 것이 아니라 그 어느 해보다 꽃이 만개해 카메라만 대면 사진이 됐다. 황량한 느낌이 들곤 했던 샤버룸 공원은 한 철 비로 온갖 색이 피어난 청춘의 땅으로 빛났다.     올해 초 가주에 내린 폭우는 10년가량 이어진 가뭄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바닥을 드러냈던 호수는 다시 찰랑거렸고 산마다 눈이 쌓였다. 비는 남가주 전역을 들꽃으로 덮어 몇 년 동안 코로나19로 지친 많은 이들을 위로하는 듯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비와 꽃이 피운 생명의 아름다움을 다 만끽하기도 전에 지레 여름 산불 걱정이 새어 나오고 있다. 봄꽃이 지기도 전에 여름 산불을 걱정하다니. 기후변화는 봄꽃 뒤에서도 어른거린다.   머지않아 여름이 오고 땡볕이 쏟아지면 봄철 대지를 덮었던 꽃과 초록의 덤불은 물기를 잃고 바짝 마른 회색빛 대궁으로 변해 언제든 산불을 나르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그 어느 해보다 잘 자란 꽃과 덤불은 그 어느 해보다 불쏘시개가 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방항공국의 위성 영상에 따르면 샌디에이고에서 초목 지역은 2022년 약 25%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30%를 넘어섰다.   이것이 꼭 기우는 아니다. 2016년 겨울 가주에는 지역별로 예년보다 30~50% 많은 비와 눈이 내렸다. 2017년 10월이 되자 늘어난 불쏘시개의 영향으로 산불 피해지역은 전년의 2배가 넘는 150만 에이커에 달했다.   다가올 여름의 땡볕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전조는 이미 국내외에서 일어나고 있다. 가주와 같이 태평양 연안의 서부주인 오리건과 워싱턴주는 예년보다 25~30도가 높은 90도대 초반까지 올라갔다. 가주의 북부 지역까지 포함하면 1200만 명이 폭염주의보 대상 지역에 거주한다. 그 위로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와 앨버타 일부 지역에는 특별 기상 주의보가 발효됐다. 캐나다는 이미 150건의 산불이 발생해 110만 에이커가 탔다. 이들 지역에는 90도대 더위와 산불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왔다. 지역적으로 볼 때 가주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중국 등 아시아 12개국은 때 이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태국의 일부 지역은 사상 최고 기온을 여러 차례 갱신하며 113.7까지 치솟았다. 한국도 15일 낮 최고기온 93도를 기록하며 여름 폭염을 예고했다.     유럽의 스페인과 포르투갈,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와 알제리도 4월에 역대 최고 기온을 갱신하며 기후변화가 불러온 더위와 싸우고 있다. 스페인은 폭염 시 야외작업 금지 조치 시행을 예고하고 나섰다.     우기의 푸른 덤불이 건기의 산불 발화제가 되는 것을 잘 아는 가주 정부는 지난해 전략적 계획(Strategic Plan)을 세웠다. 2025년까지 매년 덤불 지역 40만 에이커를 제거하는 ‘유용한 불(Beneficial Fire)’ 개념을 도입했다. 발화 지역을 미리 제거해 산불 발생과 확산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불이 나기 전에 불을 질러 없애는 것이다. 가주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매년 100만 에이커까지 미리 불을 내 제거한다.     기존의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대응을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방식으로 전환한 가주의 산불 대책은 사실상 올해 첫 시험대에 오른다. 특히 덤불이 많이 자란 해인 만큼 효력을 발휘하기 바란다. 기후학자들은 일찍 찾아온 올해의 폭염이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내년에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한다. 가주의 유용한 불 계획이 산불 진화의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 안유회 / 뉴스룸 에디터·국장프리즘 가주의 작전 산불 피해지역 가주의 북부 여름 산불

2023-05-15

부에나파크도 렌트 컨트롤 도입 추진

부에나파크 시의회가 렌트 컨트롤 도입을 추진 중이다.   호세 카스타네다 시의원이 주도하는 렌트 컨트롤 조례안이 시의회를 통과하면 부에나파크는 샌타애나에 이어 오렌지카운티에서 두 번째로 렌트 컨트롤을 시행하는 도시가 된다.   카스타네다 시의원은 지난달 28일 정기 회의에서 렌트 컨트롤 조례안을 마련하자고 촉구했다. 조례안의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카스타네다 시의원은 가주법 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검토 중이라며 “렌트비 인상 폭을 연 최대 3%로 제한하는 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주의 렌트 컨트롤법은 렌트비 인상 폭을 최대 5%에 물가지수를 더한 금액 또는 렌트비의 10% 이하 중 더 낮은 액수로 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렌트 컨트롤 조례를 마련한 샌타애나 시는 인상 폭 연 3% 또는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상승분의 80% 중 적은 쪽을 선택하도록 했다.   카스타네다 시의원은 렌트 컨트롤 조례와 시내 아파트, 주택 등 렌탈 유닛 점검 프로그램 도입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주 목적은 렌탈 유닛이 거주에 적합한지 살피고, 고장 또는 파손된 시설 중 어떤 것을 임대인이 수리해야 하는지 책임 소재를 가려 세입자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날 시의회엔 부에나파크 주민과 소수계 및 이민자 커뮤니티 권익 향상을 위해 활동하는 아리정의연합(Ahri for Justice)을 비롯한 비영리단체 관계자 등이 자유발언 시간에 렌탈 유닛 점검을 통한 세입자 보호와 렌트 컨트롤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변호사인 제니 선 아리정의연합 법률서비스팀 디렉터는 “저소득층 주민과 일하며 많은 고객의 재정적 어려움을 봐왔다. 팬데믹 이후 월세는 최소 8% 이상 올랐지만, 이들의 소득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고 많은 이가 퇴거와 노숙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시의원들은 렌탈 유닛 점검 프로그램과 렌트 컨트롤 조례안 모두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결론은 추후 논의를 더 한 뒤에 내리기로 했다.   박진경 아리정의연합 커뮤니티케이션 디렉터는 “연방센서스에 따르면 부에나파크 한인의 59%가 세입자이며, 시 전체 한인의 68%가 주거비로 수입의 30% 이상을 지출한다”며 두 조례안 가결이 한인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아리정의연합 측은 세입자 보호 조례안과 시의회 참석 관련 문의를 이메일(organizing@ah-ri.org)로 받고 있다.   임상환 기자컨트롤 렌트 렌트 컨트롤 렌트비 인상 가주의 렌트

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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