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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와 함께 떠나요…'그랜디문' 여행 뜬다

최근 가족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그랜디문(Grandymoons)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랜디문은 조부모(Grandparents)와 허니문(Honeymoon)의 합성어로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후 경제적 여유와 건강을 바탕으로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고 럭서리한 여행을 즐기는 경향이 늘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한인 여행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휴가가 아닌 조부모와 손자손녀가 함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3대가 함께하는 여행을 통해 가족 간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랜디문 여행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육아를 돕는 조부모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선호되기 시작했다. 또한, 조부모 생일, 손자손녀 졸업 등 기념일을 맞아 가족 여행을 떠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역사적인 명소,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국립공원, 럭서리 크루즈 여행 등이 인기”라며 “미서부 투어, 옐로스톤 국립공원, 지중해 크루즈, 바하 멕시코 크루즈, 알래스카 크루즈 등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모국 방문 여행이 그랜디문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조부모는 손주들에게 발전한 한국의 모습과 역사적 명소, 맛집을 소개하고 싶어하고 손자손녀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 방문을 1순위 여행지로 희망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수요 증가로 한인 여행업계는 영어 가이드 제공, 틴에이저를 위한 댄스 교실, 일본·태국 등 아시아 연계 여행 상품 등을 개발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스티브 조 아주투어 전무는 “3대가 여행하는 모국 맞춤 투어를 그동안 약 32차례 진행했다”며 “가족이 원하는 맞춤형 투어와 영어 가이드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환율 영향으로 한국 방문 부담이 비교적 덜어지면서 수요가 더욱 급증하는 추세다.     신영임 삼호관광 부사장은 "지난 20년간 매년 최대 4000명이 모국 방문을 다녀왔다"며 "해외 여행객 중 50%가 가족 단위 여행으로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남봉규 미래관광 대표 역시 "팬데믹 전 출시한 3대 모국 방문 모객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손자손녀를 위한 K팝 댄스 교실 등 특별 일정을 추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방문 후 일본·태국 등 아시아 지역을 함께 여행하는 가족들도 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연계 여행지는 오사카와 도쿄(3~4일 일정)다. 그레이스 이 춘추여행사 투어 담당은 "미국 여름방학이 한국보다 빠르고 이때 한국은 비수기"라며 "성수기보다 비교적 여행비가 저렴해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오는 미국 패키지여행에 3대가 함께 하거나 국내 거주하는 한인 3대 여행도 활발하다.     박태준 푸른투어 이사는 "국내 거주 3대 가족들은 역사적 의미가 깊은 여행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국립공원, 그리고 럭셔리 크루즈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역사적 의미가 있는 워싱턴 D.C., 보스턴, 자연 속 힐링 여행지 옐로스톤 국립공원, 요세미티 국립공원, 알래스카 크루즈, 카리브해 크루즈 등이 인기다. 손자손녀 졸업 축하 여행지로는 하와이와 칸쿤을 선호한다.     조부모와 함께하는 크루즈 여행은 조용히 확산 중이다. 연로한 조부모를 위해 이동이 많지 않고 의료시설이 갖춰진 크루즈를 선호한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3대 모두 편안한 여행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가장 인기 있는 크루즈 상품은 멕시코 엔세나다 4~5일 일정으로, 주말을 활용할 수 있어 학교에 다니는 손자손녀가 있는 가족들에게 적합하다.   엘리트투어는 3박 4일 효도 크루즈 상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부모와 손주들이 함께 여행하며 인생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소중한 가치"라며 "가족 간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그랜디문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영 기자조부모 여행 크루즈 여행 한인 여행업계 1순위 여행지

2025-02-07

“한인 시니어 수요-공급 이어줄 징검다리 필요”

  ━    〈글 싣는 순서〉   ①한인 시니어 프로그램, 수요대비 공급 부족 ②일하고 싶은 한인 시니어, 일자리 못 구하는 이유는   ③한인 시니어 초점 맞춘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 필요   “제가 일할 수 있는 곳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제 전공은 디자인, 남편은 엔지니어로 일했었지만 경력이 끊긴 상태입니다.”(60대 한인 부부)     많은 한인 시니어가 일자리를 원하지만, 정보를 문의할 곳은 턱없이 부족하다. 6일 뉴욕중앙일보가 집계한 데 따르면, 뉴욕 일원의 시니어 대상 프로그램은 미술·체육 등 취미 활동과 식사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뉴욕시 노인국에서 2월 한 달간 진행되는 시니어 대상 무료 프로그램 400여개 중 일자리 연계와 관련된 프로그램은 한 건도 없었다. 55세 이상, 소득이 연방빈곤선(FPL)의 125%를 넘지 않으면 취업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만, 직접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한인 프로그램 다양해졌지만, 취업정보는 부족=사실 한인 비영리단체들은 이런 상황을 예전부터 파악하고, 시니어 대상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뉴욕한인봉사센터(KCS), 뉴욕한인상록회의 스마트폰·컴퓨터·영어교육은 물론 이노비(EnoB)의 시니어 대상 음악클래스를 통한 정신건강 관리도 대표적 사례다. KCS는 시니어 커뮤니티서비스 취업 프로그램(SCSEP)과 시니어 진로준비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다만 재정·인력 한계 때문에 고용에 방점을 찍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앤드류 스타 아나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 연구 및 정책부국장은 “시니어 고용을 필요로 하는 수요와 공급을 이어주고, 시니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유연하게 조언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많은 한인이 몰리는 뉴욕한인회에도 ‘차세대 분과’는 있지만, 정작 한인회와 가장 많이 소통하는 시니어 분과는 없다. 한 한인회 관계자는 “화려한 경력과 경험을 갖춘, 건강한 시니어들의 능력을 묵혀두는 것 같아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시니어들이 재능을 발휘하면서도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능력있는 많은 시니어가 한인 단체 만들기에 몰두하게 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뉴욕총영사관에 따르면 뉴욕일원 한인단체만 200~300개로 집계되는데, 대부분 중복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지털 교육, 시니어 양육 프로그램 해결책으로=지난해 여름 처음 시작된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의 온라인 마케팅 수업 및 인턴십 프로그램. 1기 인턴으로 참가한 이모 씨는 당초 컴퓨터 기술과 담을 쌓고 지냈지만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아영 AAF 경제권익국장은 “KCS, 뉴욕가정상담소 등과 함께한 과정 수료자들이 AAF와 함께 한인 커뮤니티 소기업을 돕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시니어들이 기술도 익히고 누군가를 돕기도 해 만족도가 컸다”고 전했다. 실제로 수료자 일부가 기업 취업에 성공했고, 직접 소기업 운영에도 뛰어들었다.   ‘시니어 양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도 하나의 해결 방안으로 나온다. 시니어가 학교나 커뮤니티 시설에서 일하고 어린이들을 돌보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방식이다. 한인 2·3세 어린이의 정서에도 도움이 돼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말이 나온다. 시니어 양육이 잘 정착한 대표적 사례는 유대인 커뮤니티로, 유대인커뮤니티센터(JCC) 등에선 시니어에게 청소년 멘토·롤모델 프로그램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한 한인 학부모는 “타 커뮤니티에선 시니어와 함께하는 문화 행사가 더 활발한 것으로 안다”며 “믿을 수 있는 한인 시니어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자녀의 언어교육을 위해서라도 참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한인 시니어 취업 장애물 ‘영어·체면·낮은 임금’ “시니어 취미교실 만석, 점심식사 행사엔 수백명”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시니어 징검다리 한인 시니어 한인 프로그램 시니어 커뮤니티서비스

2025-02-06

[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캘리포니아 봄꽃 여행의 정수, 프레즈노 블로섬 트레일

캘리포니아는 해안선, 레드우드 숲, 포도밭으로 유명한 곳이다. 샌호아킨밸리(San Joaquin Valley) 지역의 베이커스필드와 프레즈노에서는 매년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2주 정도 아몬드, 복숭아, 자두, 살구 나무들이 꽃을 피우며 봄이 왔음을 알린다.   프레즈노 블로섬 트레일(Fresno Blossom Trail)은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배경으로 62마일에 걸쳐 넓게 펼쳐진 과수원들 사이를 연결한다. 이 길에는 하얀색, 분홍색, 빨간색의 꽃들이 만개해 있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꽃길을 따라 걷다 보면 봄꽃과 과수의 향을 즐길 수 있고, 동시에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정착지를 탐방하며 그들의 역사를 느낄 수도 있다.   시모니안 농장(Simonian Farms)은 블로섬 트레일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신선한 농산물, 기념품, 앤틱 농기구를 볼 수 있고, 캘리포니아 곡창지대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도 한다. 농장에 방문해 지도를 받아 여정을 시작하거나 공식 웹사이트(goblossomtrail.com)를 참고하면 된다.   블로섬 트레일은 단순히 꽃만 보여주는 게 아니다. 과수화가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봄맞이 축제가 열리며, 신선한 농산물 시식, 예술 전시, 다양한 지역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리들리(Reedley)는 블로섬 트레일에 위치한 도시 중 하나로, 캘리포니아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1900년대 초 하와이를 거쳐 본토로 온 한인들 대부분이 이 지역 농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당시 한일합병으로 나라를 잃은 한인들은 리들리와 디뉴바(Dinuba)에서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고 민족적 결속을 다졌던 기록이 남아 있다.   리들리에는 독립운동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들이 있다. 도산 안창호와 이승만이 독립운동 자금을 모으기 위해 머물렀던 버지스호텔(Hotel Burgess, 1726 11th St, Reedley), 한인들이 세운 중가주 최초의 한인교회(1408 J Street, Reedley, 현재는 타인종이 운영 중), 그리고 한인 묘지가 그곳이다.     2010년에는 이 지역의 역사적 중요성을 기념하기 위해 리들리 시가 땅을 기증했고, 여기에 독립문과 애국지사 10인 기념비가 세워졌다. 이 기념비(196 N Reed Ave, Reedley)는 캘리포니아 초기 한인 이민사를 기리는 중요한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프레즈노 블로섬 트레일 근처에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킹스 캐니언 국립공원, 세코이아 국립공원도 가까이 있어 일정만 조정하면 함께 다녀올 수도 있다.   끝으로, 블로섬 트레일의 개화 시기는 날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에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개화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 과수원 대부분이 개인 소유지이므로 허락 없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캘리포니아 프레즈노 캘리포니아 초기 캘리포니아 곡창지대 초기 한인

2025-02-06

한인 시니어 취업 장애물 ‘영어·체면·낮은 임금’

#. 은퇴를 앞둔 60대 한인 김모 씨는 퇴직 후에 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고민 중이다. 가장 먼저 마트 정리작업이 떠올랐지만, 아무래도 몸이 따라줄 지 자신이 없었고, 영어 의사소통 때문에 캐셔도 망설여졌다.   #. 롱아일랜드 제리코에 거주하는 60대 박모 씨는 이웃집 백인 할머니가 부럽다. 일주일에 세 번은 맨해튼 투자은행(IB) 리셉션으로 일하며 출퇴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미국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게 장점이라고 하는데, 막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도 안 온다"며 "한국계·한인 기업에는 이력서를 냈지만 연락을 못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화·고물가 영향으로 많은 한인 시니어가 은퇴 후 소일거리를 찾고 있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긴 쉽지 않다. 시니어, 소기업 전문가들은 미국 내 아시안 커뮤니티, 특히 한인 커뮤니티에서 시니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이유로 ▶영어구사능력 제한 ▶체면과 나이를 중시하는 특유의 문화 ▶최저임금 수준에 머문 시니어 일자리의 질 등을 꼽았다.   ◆뉴욕시 한인 시니어 5명 중 4명은 영어능력 제한=5일 센서스국 아메리칸커뮤니티서베이(ACS)와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뉴욕시 한인 시니어 87.3%는 영어구사 능력이 제한적이었다. 아시안 시니어(72.1%)나 타민족 시니어(32.8%)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한인들이 팍팍한 이민 생활에 언어를 습득할 기회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고, 주류 사회와 접점을 찾기도 어려웠던 결과다. 주류사회 기업문화와 가깝지 않은 탓에, 이력서 작성과 온라인 인터뷰 등 취업 과정에 대한 이해도 낮은 편이다.   ◆"은퇴 후 마트직? 시선 부담돼"=특유의 문화도 시니어 취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앤드류 스타 아나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 연구 및 정책부국장은 "아시안 특유의 문화도 시니어 고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은퇴 후 알바를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한인 시니어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한국계, 한인 기업에선 한국의 '정년퇴직 문화'를 이유로 연령차별 행태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경우도 많다.     ◆"최저임금 일자리 찾느니 보조금 의존"=시니어 일자리의 질이 좋지 않은 것도 이유다. 박광민 뉴욕한인식품협회 회장은 "홈디포나 주유소에서 일자리를 찾아도, 최저임금 수준인데다 그것마저 체크로 받아야 해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며 "캐시잡이 아니라면 결국 소셜연금을 받을 때 방해가 될 수 있어 무의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AAF는 뉴욕시 한인 시니어의 저소득층 생활보조금(SSI) 의존 비율(68.3%)이 높은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시니어 장애물 한인 시니어 시니어 일자리 아시안 시니어

2025-02-05

고객 돈 빼돌린 한인 변호사 중형…“부동산 대금 내 계좌 넣어라”

뉴욕 한인 변호사가 고객 돈을 횡령했다 중형을 선고받았다.     연방 법원 뉴욕 동부지법은 4일 고객의 부동산 매매 대금을 몰래 빼돌려 사용했다 송금사기 혐의로 기소된 마이클 이(51)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327만 달러 몰수 조치와 함께 피해자들에게 329만 달러 배상도 명령했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3년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한인타운 퀸즈 플러싱 지역에서 부동산 매매 관련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는 고객의 부동산 거래 대금을 자신의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하도록 유도한 후, 이 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씨가 2018년 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된 자금을 카지노 도박과 개인 소유 식당 운영비 등으로 무단 유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씨는 고객의 의심을 피하고자 에스크로 계좌 예치금 잔액까지 속였다. 그는 고객의 자금이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 에스크로 계좌에 마치 300만 달러 예치금이 있는 것처럼 허위 서류까지 만들어 보여줬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에스크로 계좌에 남아있던 금액은 2만5000달러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2020년3월 뉴욕주 고충처리위원회에 고객 자금 유용 혐의로 고발조치 됐으며,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송금사기 부동산 부동산 송금사기 한인 변호사 뉴욕주 변호사

2025-02-05

기아 2025년형 K4 시승기…콤팩트 세단의 새로운 기준 제시

기아미국판매법인이 북미시장을 겨냥해 기존 포르테의 후속 모델로 완전히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준중형 세단 K4를 출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기아의 세단 네이밍 전략에 따라 명칭이 K4로 변경됐다. 디자인, 기술 사양, 실내 공간까지 새롭게 무장한 풀체인지 K4를 시승 행사를 통해 자세히 알아봤다.       기아가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기존 K3·포르테를 완전히 탈바꿈한 2025년형 올뉴 K4를 선보인 가운데, 지난 4일 샌타모니카 애넨버그 커뮤니티 비치하우스에서 아시안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행사가 열렸다. 기아 측이 제공한 K4의 최상위 트림인 GT라인 터보 전륜구동 모델로 도심과 해안도로 왕복 총 130여 마일을 주행하면서 기아의 새로운 주력 준중형 세단의 주행성능과 편의성, 디자인을 체험해봤다.   포르테의 후속 모델인 올뉴 K4는 이전 모델에 비해 세련되고 과감한 디자인이 적용돼 강력한 시각적 인상을 남긴다. 기아의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 철학을 기반으로 차체를 확장하는 동시에 과감한 스타일링으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뒷좌석 창문의 후면 연결부를 직각으로 잘라내면서 스포티한 감각을 더했다. 또 루프에서 후면으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패스트백 스타일, 트렁크와 뒷유리의 연결 부분은 검은색 파츠로 연장해 차량의 날렵함을 강조하면서 K4가 지향하는 ‘스포티함’을 명확히 했다.   세로형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기아의 플래그십 모델인 EV9에서 영감을 받았다. 별자리를 형상화한 스타맵 라이팅이 적용된 헤드라이트는 차체 모서리를 감싸면서 기존 포르테를 연상할 수 없는 기아의 새로운 타이거 페이스를 세련된 모습과 웅장함으로 완성했다.   실내는 동급 세그먼트의 모델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쾌적했다. K4의 차체는 전장 185.3인치, 전폭 72.8인치로 콤팩트 세그먼트에서 가장 큰 전폭과 축간거리를 가졌다. 이에 운전자는 물론 뒷좌석 탑승자들까지 모두 여유로운 레그룸과 헤드룸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앞열에선 좌석과 차 문간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있어서 하체를 좌우로 자유롭게 포지셔닝 가능했다.     트렁크는 늘어난 차체만큼 더 넓어진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골프백이나 여행 캐리어를 적재하고도 남을 법한 공간이 제공된다. 여기에 트렁크를 열고 스위치를 작동하면 뒷좌석을 접을 수 있어 추가적인 공간 확보도 가능했다. 향후 출시 예정인 해치백 모델에서는 이보다 더 넓은 적재 공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에 탑승하면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계기판, 5.0인치 공조장치 스크린이 수평으로 길게 뻗어 매끄러움과 간결함을 강조했다. 다만 하나로 길게 늘어진 와이드 스크린은 운전자의 체형에 따라 속도 계기판과 공조 스크린이 핸들에 일부 가려져 평소 습관과 다른 운전 포지션 조정이 필요하기도 했다.     시동을 걸고 느껴졌던 K4는 콤팩트 차량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게 탑재된 편의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무선 충전 및 무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가 전 트림 기본 탑재됐다. 방향 지시등 작동 시 차선 변경을 돕는 사각지대 카메라 기능과 후진 주차 시 큰 도움이 되는 360도 시야각의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 편의성과 안전성도 고루 갖췄다.   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AI 기반 음성 비서 기능도 포함돼 차량을 이용한 정보 검색과 목적지 탐색이 가능했다. 이 밖에도 운전자가 차고 문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마이큐(myQ) 기능과 앞 좌석 열선, 통풍, 메모리 시트 기능도 겸비했다. 스피커는 하만 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장착돼 풍성한 사운드를 제공했다. 기본 설정 상태의 사운드는 베이스가 강조된 상태로 고음 소리는 다소 작은 편이었지만, 이는 차량 설정에서 쉽게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행에 나서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디자인에서 강조된 스포티함이 주행 성능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번 시승 차량은 8단 자동 변속기 사용하는 1.6리터 터보차저 엔진으로 190마력과 195파운드 토크를 발휘한다. K4는 패들시프트와 무거운 스포츠 페달로 드라이빙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핸들 중앙 하단부에 있는 스포츠 모드 버튼을 활성화한 후 주행에선 부드러운 동력 전달과 즉각적인 핸들 반응이  느껴져 준중형 세단의 스포츠 드라이빙 매력을 보여줬다. 정지에서 시속 60마일까지는 7초대 초반에 도달하는 동급 세단 대비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주행 중 풍절음은 대체로 잘 잡힌 듯했으나 고속에서는 노면음 등의 차음까지 완벽하게 되지는 않았다. 또한 K4는 GT라인 모델 후륜에 멀티 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스포티한 승차감을 제공한다고 했지만,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선 예상보다 거칠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터보엔진의 가속력과 주행 상황에 맞게 RPM을 유지하도록 최적화된 세팅은 드라이빙에 자신감을 주는 장점이 있었다.     상위 모델에서 제공되던 운전 보조 기능들도  탑재돼 운전자의 안전을 강화했다.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시스템(ISLA),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LKA) 등 기아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보조 기능 시스템이 기본 사양으로 제공돼 잠재적인 충돌을 예방한다.     K4는 총 5개의 트림으로 생산된다. 가장 저렴한 LX 트림의 경우 가격이 2만1990달러로 뛰어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시승차로 제공된 GT라인 터보를 제외한 LX, LXS, EX, GT라인 모델은 147마력의 2.0리터 엔진으로 출고된다. 특히 LX트림은 도심 주행 연비가 30MPG, 고속도로에선 40MPG로 스포츠 드라이빙을 강조한 GT라인 터보와는 다른 매력으로 스마트한 효율 주행이 가능하다.     북미 지역에 한해 단독 생산 및 판매되는 K4는 동급 현대 엘란트라와 도요타 코롤라, 혼다 시빅 등과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K4는 세그먼트를 뛰어넘는 첨단 사양과 사이즈업,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최근 정체된 중형 내연기관 세단 시장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 넣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사진=우훈식 기자콤팩트 시승기 기아 판매법인 준중형 세단 세단 네이밍 올뉴 K4 기아 K4 기아 한인 캘리포니아 LA 로스엔젤레스

2025-02-05

“여행 서비스 차별화가 성장 동력” 신생 ‘조아투어’ 이문식 대표

지난해 6월 창립한 조아투어가 차별화된 여행 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조아투어는 기존 여행사의 틀을 벗어나 개발한 상품과 고객 맞춤형 여행 등을 제공하며 인솔자 역할을 강조하는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문식 조아투어 대표는 언론사 사업팀에서 크루즈, 메디칼 투어로 여행업계에 발을 디뎠다. 이후 전문 여행업체를 두루 거치며 전반적인 여행 업계 이해, 항공권 판매, 여행사 조직 관리, 항공과 투어 사업 접목 등 기본기를 다졌다.       이 대표는 “성공한 여행 업체에서 일하며 배울 게 많았다”며 “10여년 넘게 배운 것이 조아투어의 자양분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인여행업계에서 항공권, 투어 기획 등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솔자의 역할을 확대해 여행객이 보다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대표는 “인솔자를 단순한 가이드가 아니라 고객 케어 전문가로 양성한다”며 “여행객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돌발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준비한다”고 밝혔다.     조아투어는 기존 여행사들이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여행지를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는 4월 30일에는 한인 여행사 최초로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14일간의 중앙아시아 투어를 진행한다.     그는 “이 지역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독특한 문화적 매력이 넘치는 곳”이라며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아투어는 기존의 패키지여행과 자유 여행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여행 상품도 개발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여행을 가더라도 각자 취향에 맞게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며 “패키지의 일관된 일정이 아니라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여행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및 기업과 협력해 인센티브 투어도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가전박람회(CES) 등 국제 전시회 참석을 위한 출장 및 기업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한다.     이대표는 여행업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소비자가 직접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이를 상품화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여행 콘텐츠를 직접 제안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는 “여행은 개인의 경험이 중요한 요소다. 고객과 함께 여행 상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새로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또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합리적인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시니어 고객층을 위한 맞춤형 상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여행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즐기는 것이 아니다”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이은영 기자이문식 차별화 기존 여행사들 여행 서비스 한인 여행사

2025-02-05

“독립운동가 후손을 찾습니다”

광복회 미서남부지회(회장 김준배)가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운동에 헌신한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에 나섰다.     한국 국가보훈처는 지난 2023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2024년 11월 기준 독립유공자 1만8162명이 훈장 또는 포장을 받았다. 하지만 서훈을 찾아가지 않은 독립유공자는 23%에 달한다.   특히 미주 한인사회는 조국 독립운동 산실이다. 광복회에 따르면 LA 등 미주 지역에서는 독립운동에 나선 이민선조 332명이 한국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서훈의 주인공을 찾지 못한 독립유공자는 178명에 이른다.     김준배 회장은 “세월이 흘러 독립유공자 후손이 2~3세가 됐고 영어권 후손은 조상의 독립운동 활동을 잘 모를 때가 많다”면서 “독립유공자의 활약상을 알리고 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라도 후손 찾기는 꼭 필요하다. 한인 2~3세대 중 부모나 조부모가 조국 독립운동에 나섰다는 말을 들었다면 광복회에 연락해 달라”고 강조했다.     광복회는 한인 후손들이 조상의 독립운동 여부를 문의하면 국가보훈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정보를 찾아준다. 또한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확인되면 수훈 및 독립유공자 후손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광복회 미서남부지회는 민족정신 계승에 함께할 회원도 모집한다. 김용혜 부회장은 “과거를 모르면 미래도 없다.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삶을 바쳤는지 배우고 얼을 기릴 회원 문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광복회 미서남부지회는 올해 3.1절 기념행사, 광복 80주년 행사(8월 15일), 순국선열의 날 행사(11월 17일)를 진행할 예정이다.     양인수 이사는 “한인사회 많은 분이 애국애족 행사에 관심을 갖고, 차세대 교육 활동 기부에도 나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323)766-8181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독립운동가 후손 독립유공자 후손 한인 후손들 영어권 후손

2025-02-05

“시니어 취미교실 만석, 점심식사 행사엔 수백명”

  ━   〈글 싣는 순서〉   ①한인 시니어 프로그램, 수요대비 공급 부족 ②일하고 싶은 한인 시니어, 일자리 못 구하는 이유는   ③한인 시니어 초점 맞춘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 필요    플러싱 머레이힐역 앞에 위치한 대뉴욕지구한인상록회. 평일 낮 시간대엔 비교적 조용한 머레이힐역 주변이지만, 상록회엔 한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고전무용·요가·시니어 체육·우쿨렐레·합창교실 등에 참여하려는 한인들이 늘 몰려들고 있어서다. 매주 2회 진행되는 시니어 체육반에도 30여명의 한인이 등록했고, 꽉 찬 회원들로 의자를 놓을 자리조차 부족한 상황이었다. 시니어 체육반 수업을 담당하는 박영철씨는 “뉴욕 시니어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데 대부분은 재정과 건강을 준비하지 못한 채 노후를 맞이하고 있다”며 “더 많은 시니어와 함께하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욕한인상록회 회원은 2019년 300명 수준에서 현재 1500여명으로 늘었다.     뉴욕한인봉사센터(KCS) 경로회관도 늘 포화상태다. 점심을 제공하는 날이면 수백명의 한인 시니어가 찾아오고 있으며, 그마저도 늦으면 앉을 자리도 찾기 어렵다. KCS를 찾은 70대 심모 씨는 “더는 사회에 필요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며 “인형 눈을 붙이거나 솜을 집어넣는 일거리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인 이민 역사가 122주년을 맞았고, 주류사회에서 많은 한인이 자리를 잡으며 큰 성장을 이뤄냈으나 아직 시니어들의 삶의 질은 양적·질적으로 넉넉지 못한 상황이다.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60~70대에도 건강한 한인들이 무료 프로그램에만 의존하고 있고, 그렇다 보니 소일거리나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무료 프로그램이나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은 탓에, 한인 시니어들의 빈곤율은 타민족에 비해 높은 편이다. 4일 센서스국 아메리칸커뮤니티서베이(ACS)와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뉴욕시에 거주하는 한인 시니어 빈곤율은 24.3%(2924명)로 집계됐다. 타민족 평균(17.9%)은 물론이고 아시안(23.2%) 평균보다도 높다. 미국 한인(혼혈 포함) 시니어 중 빈곤 상황인 이들은 4만명을 넘어섰으며, 뉴욕주엔 5430명, 뉴저지주엔 2481명이 빈곤 상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인 봉사단체에서 일하는 이모 씨는 “건강하고, 재정적 문제도 없는 70대 지인이 굳이 공짜 점심을 먹으러 센터까지 가는 이유가 궁금해 물어보니 소속감 때문이라는 답을 들었다”며 “저도 60대인데, 은퇴 후에도 의미 있으면서도 기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한인 김모 씨는 “건강한 한인 시니어가 무료 프로그램에만 몰리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은퇴 후에도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정부·커뮤니티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원훈 뉴욕한인상록회 회장은 “시니어 수요가 늘고 있지만, 장소도 협소한데다 운영비도 뉴욕시 노인국에서 추후 정산하는 식으로 지원받을 수밖에 없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한인사회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김은별 기자시니어 점심식사 한인 시니어들 시니어 체육반 뉴욕 시니어

2025-02-04

한인 생명과학자 뭉쳤다…한인제약인협회 SD지부

재미한인제약인협회 샌디에이고 지부(KASBP-SD)가 새해 첫 세미나를 열고 로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생명과학 연구자간의 적극적인 네트워크 활동을 펼쳤다.   지난달 28일 토리 파인스 사이언스 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는 KASBP-SD 회장 이나래 박사 (악튜러스 세라퓨틱스.Arcturus therapeutics)를 비롯해 제약업계 종사자와 학계 연구자 40여명이 모였다.     이나래 회장은 "연초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 KASBP-SF 컨퍼런스'에 참석해 미국 주요 지역의 제약 및 바이오텍 업계에서 근무하는 한인 연구자들을 만나고 왔다"며 "미국 내 3대 바이오클러스터 지역인 샌디에이고에서도 규모와 내실 있는 심포지엄을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이 회장은 "2025년도를 맞이해 준비한 첫 세미나와 네트워킹 자리이니만큼 활발하게 교재하고 배움을 나누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의 강사로는 스크립스 연구소 출신인 김성은 박사가 참석해 촉각 수용체인 '피에조(piezo)' 세포 발견 과정 시의 경험을 전하고 열띤 질의에 성실히 응답했다. 이 연구는 김 박사가 스크립스 연구소의 아뎀 파타푸티언(Ardem Patapoutian,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 학위를 하는 동안 진행한 것으로 노벨상 수상과 관련된 연구인 만큼 참석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김 박사는 관련 연구로 세포 수준에서 발견된 피에조의 역할을 처음으로 살아 있는 동물에게서 입증한 연구 결과를 2012년 '네이처'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한국 신약 개발 분야 1세대이자 제노스코 대표인 고종성 박사와 구조생물학과 단백질 바이오화학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장종환 박사도 참석했다. KASBP는 2001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미국 전역의 바이오기업 및 제약기업에 종사하는 2500여명의 한인 과학자들이 모여 생명과학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학술정보 교류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발족한 샌디에이고 지부는 이나래 회장과 강연주 부회장, 박진호 총무, 정태문 회계, 정재욱 대외협력부장 등 새로운 임원진들이 최근 온라인 세미나와 다양한 정보 교환, 친선 도모에 힘쓰고 있다. 글·사진=서정원 기자한인제약인협회 생명과학자 재미한인제약인협회 샌디에이고 한인 연구자들 한인 생명과학

2025-02-04

한국-미국-한국-멕시코….다시 한국

2016년 미국에서 한국으로 추방됐던 한인입양아 출신 애덤 크랩서(한국명 신성혁)씨가 멕시코 을 거쳐 다시 한국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랩서는 한국으로 추방됐으나 2021년 멕시코로 이주했다.   오레곤주에 남겨둔 두 딸과 더 가까운 곳에서 머물고 싶어서 멕시코로 이주했던 것이다. 또한 당시 뉴욕에 머물던 여자친구와 더 자주 만나고 싶어 멕시코 이주를 결심했다.     크랩서는작년 여자친구와 함께 한국 평택으로 다시 이주했으나, 한국에서 재택 근무를 하던 여자친구가 갑자기 해고되면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랩서는 미국에서 이발사와 자동차 바디샵 보험 견적인 등으로 일했으나 멕시코에 거주할 때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어 수제 스니커즈를 만들어왔다.   그의 여자친구는 미국 대기업 인사부서에서 일해왔다.     크랩서의 소셜미디어 친구들은 크랩서와 여자친구에게 적합한 일자리 찾아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크랩서는 추방위기에 봉착한 한인 입양아 3만명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크랩서는 세 살의 나이로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37년 만인 지난 2016년 추방됐다. 양부모의 아동학대, 두 차례의 파양을 겪으며 열여섯의 나이로 노숙 생활에 내몰렸던 크랩서는 성인이 돼서야 자신에게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크랩서의 과거 경범죄 전력까지 문제가 돼 미국에서 추방됐는데, 크랩서 측은 과거 홀트와 정부가 입양 절차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벌였으나 2심에서 결국 패소하고 말았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불법이민 단속 정책을 시행 중으로, 입양 당시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한인 입양인  3만명도 잠재적 추방대상자로 꼽히고 있다.     한인 입양아를 돕는 단체의 한 관계자는 “한인 입양아가 부잣집으로 입양을 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면서 “이들이 시골 마을에 입양을 갔으나  마을에서 동양인을 찾아볼 수도 없어 어린 시절부터 혼자서 모든 혼란을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크랩서의 생모가 있었는데도 부모 정보를 기재하지 않고 고아 호적을 만들어 입양을 보냈고, 이 과정에서 본래 이름 ‘신성혁’이 아닌 ‘신송혁’으로 기재됐다.     고아 호적이 있으면 입양 절차가 보다 간단해지기 때문이다.   양부모가 아동을 직접 보지 않고도 대리인을 통해 입양하는 ‘대리 입양’도 위법적이지만, 한국 사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입양단체는 입양을 통해 벌어들이는 달러 수수료 경쟁에 매몰돼 서류조작을 일삼았으며 입양아가 현지에서 시민권을 획득했는지 확인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한국 멕시코 이주 한국 사법부 한인 입양아

2025-02-04

한인 여성 글로벌 제약사 대표 됐다…다케다제약, 줄리 김 선임

한인 여성이 글로벌 제약사 대표(CEO)에 선임됐다.     일본 다케다제약은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줄리 김(54·사진) 현 미국사업부 사장을 크리스토프 웨버 현 대표의 후임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웨버 대표는 내년 6월 퇴임한다.   244년 역사의 다케다제약에서 여성이 대표로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 대기업들의 유리천장을 깬 상징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 차기 대표는 30년 이상 헬스케어 업계에서 활약해온 글로벌 리더로 2019년 다케다제약에 합류 후 혈장 유래 치료제(PDT) 사업부 사장을 역임했다. 2022년부터는 미국사업부를 총괄하며 소화기질환, 신경과학, 혈장 치료제, 희귀질환 분야에서 환자 중심 혁신을 주도해 왔다.   김 차기 대표는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에서 쌓은 국제 경험과 포용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전략과 신흥시장 개척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미국제약협회(PhRMA) 및 크로다 인터내셔널 이사회에서도 활동하며 업계 발전을 이끌고 있다.   한국 서울 태생인 김 차기 대표는 어린 시절 클리블랜드로 이주 후 다트머스대 경제학과 졸업,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 MBA를 취득했으며, 현재 가족과 함께 보스턴에 거주하고 있다. 박낙희 기자다케다제약 글로벌 글로벌 제약사 제약사 대표 줄리 김 제약사 CEO 대표 한인 여성 여성 CEO 유리천장

2025-02-04

한인 성 린 양, 사카고 바이올린 콩쿨 수상

매사추세츠주 디어필드 아카데미(Deerfield Academy) 11학년에 재학 중인 한인 성 린(Lynn Sung) 양이 지난달 열린 시카고 바이올린 콩쿨(Chicago Violin Competition) 영 아티스트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번 대회는 2023년 대회가 연기되면서 훨씬 더 많은 지원자가 몰려 경쟁이 치열했던 콩쿨로 매년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수많은 지원자들이 몰리는 명망 있는 대회다.     린 양은 한국에서 한국예술영재원과 예원학교를 다니던 중 도미해, 2022년부터 명문 디어필드아카데미와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입학해 학업과 음악을 병행하고 있다. 린 양은 어릴 시절부터 한국에서 부암·성정·음연·스트라드콩쿨에서 1등, 음악 춘추·소년 한국 일보·KCO 등 다수의 콩쿨에서 입상했다.     또 레오니드코간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수상, 프랑스 국제 바이올린 콩쿨 1등, 줄리아드 실내악 팀 콩쿨 우승 등 세계 각국에서 열린 콩쿨에서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린 양은 음악만 하는 연주자가 아닌 더 많은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음악가가 되기 위해 공부와 음악을 병행하고 있는데, 특히 매년 필리핀의 낙후된 지역에 아이들을 위해 바이올린 기부와 연주회를 열고, 또 전쟁 피해로 힘든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위해 기부금을 모아 전달하고 있다.     린 양은 “항상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종원 기자성 린 Lynn Sung 시카고 바이올린 콩쿨 Chicago Violin Competition 성 린 영 아티스트 부문 수상 디어필드 아카데미 한인 성 린 양 사카고 바이올린 콩쿨 수상

2025-02-03

[기자의 눈] 한식의 고급화는 경험 너머의 체험

먹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외식산업에도 관심이 많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식 세계화를 통해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을 때 아쉬운 것은 한식의 고급화에 대한 부분이었다. 김밥이나 불고기와 같은 대중적인 음식에서 한식의 매력은 한 번 먹어본 사람이라면 모두 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기술이 뛰어나고 창의적인 셰프들이 경쟁하는 파인 다이닝 분야에서는 한식의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할리우드 스타가 고추장을 사는 사진을 찍고 배포하기 위해서 몇십만 달러를 쓰는 낡은 방식으로는 한식의 고급화는 이루기 힘들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 세계에 불어 닥친 한국문화 열풍으로 인해서 한식이 주류 외식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고 이에 따라서 변화도 많이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한식의 고급화다.   지난해 말에는 뉴욕에서 처음으로 미슐랭 3스타를 받은 한식당이 탄생했다. 임정식 셰프의 정식당이다. 서울에 있는 정식당 본점에서 식사한 적이 있기에 개인적으로 정말 반가운 뉴스였다. 정식당에서의 식사는 경험에 더 가깝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닌 셰프의 아이디어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었다. 물론 가격은 비쌌다. 하지만 식사가 아닌 경험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돈값’을 한다고 느꼈다.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정식당보다 한 수 위였던 곳은 서울의 에빗이었다. 지난해 최고의 화제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에서 백수저로 나왔던 조셉 리저우드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다. 호주인 셰프가 한식을 독창적으로 해석한다고 해서 큰 기대를 안고 갔는데 오히려 기대를 뛰어넘었다.     증강현실(AR)을 통해서 식탁 위에 작은 동물들이 뛰어다니는 애니메이션을 감상한 뒤에 음식을 먹는 건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지리산에서 셰프가 직접 채취했다는 개미를 동결건조해서 셔벗 위에 얹어주는 것을 보면서 이런 한식은 다른 어떤 식당에서도 보기 힘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경험이 아니라 체험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서울에서 몇 군데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다니며 느꼈다. 한식의 고급화는 충분히 가능하다. 아니 한발 더 나아가 이미 아주 높은 단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가속화되는 한식의 고급화는 올해 제임스 비어드 상에서도 볼 수 있었다.   제임스 비어드 상은 요식업계의 아카데미라고 불리는 권위 있는 상이다. 35년간 최고의 셰프나 레스토랑은 물론 바, 베이커리, 바텐더, 소믈리에, 조리 관련 서적 등에 상을 수여했다. 올해 제임스 비어드 상에는 앞서 소개한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를 비롯해 한인 셰프가 12명이나 후보에 올랐다. 일식부터 베이커리까지 분야도 다양했고 하와이부터 오클라호마까지 지역도 다양했다.     이에 더해 워싱턴 D.C.와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인 레스토랑 사업가들도 후보에 올렸다. 두 사람 모두 고급화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야말로 외식업계 전 분야에 걸쳐 한인들의 활약이 뛰어났다. 제임스 비어드 상에 한인 후보가 많은 것은 고급화된 한식이 국내 외식업계에 성공적으로 침투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한식의 매력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되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특히나 한식의 고급화라는 ‘숙원사업’이 성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 물론 한식이 더 발전해 나가려면 한식의 ‘근본’을 알고 있는 한인들의 지원과 비판도 필요하다. 아무리 고급스러운 음식이라도 ‘한식’이라는 범주를 벗어나는 순간 매력 없는 무국적 음식이 돼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인들도 고급화된 한식을 먹어보고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LA지역에도 한식을 기반으로 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들이 많다. 흑백요리사를 보면서 ‘미식’이라는 취미를 즐겨보고 싶어졌다면 고급화된 한식당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다. 한식을 먹지 않고 ‘경험’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조원희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고급화 한식 한식 세계화 다이닝 레스토랑들 한인 셰프

2025-02-03

“나는 앞으로도 한인이고 한인 사회 일원”

80대 시니어가 사업을 시작했다. 돈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다.     용기 있는 도전의 주인공은 ‘한인사회의 어른’으로 불렸던 고 민병수 변호사의 아내 캐롤 민(81) 여사다. 민 여사는 지난 2023년 민 변호사 타계 전까지 그의 곁을 지키며 한인 사회와 함께했던 인물이다. 40여 년 전 남편이 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KABA)를 설립해 무료 변론 활동을 펼치고, LA폭동 때 한인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설 때도 늘 옆에 있었다.   민 여사는 피부색은 달라도 자신을 한인 사회의 일원으로 생각한다. 남편은 떠났지만 지금도 그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다.   민 여사가 시작한 사업은 유아용 침구·의류 제작 업체다. 업체 이름은 ‘민즈윔즈(MinzWhimz)’.     민 여사를 만나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근황, 민 변호사와의 추억 등을 들어봤다.     -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어려서 어머니, 할머니가 옷이나 이불을 만드는 걸 어깨너머로 배웠다. 그 영향인지 항상 새롭고 예술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또 바쁘게 살면서 활력을 얻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과거 유아용 옷이나 침구류를 한두 개씩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했었는데 그분들이 사업 아이템을 추천해 주셨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침구류의 경우, 베개와 이불을 만든다. 동물이 주인공인 동화책 하나를 선정해 해당 동물에 맞는 침구류를 디자인한다. 의류로는 상의, 하의, 모자 등을 만들고 있다. 의류의 경우는 동화책의 동물과 상관없이 만들고 있다. 손주를 위해서도 옷을 직접 만들어주기도 했다.”   -언제부터 시작했나.   “사실 시작한 건 1년 반 정도 됐다. 본격적으로 홍보를 한 건 지난해 11월부터다. 며느리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홍보를 도와주고 있다. 그 전까지는 판매가 대부분 입소문을 통해 이뤄졌다.”   -제품은 어떻게 만드나.   “가내수공업 형태다. 원단을 직접 사 다 집에서 만든다. 원단 구매는 집 근처 업소도 이용하지만 요즘은 온라인으로도 많이 한다. 집에는 재봉틀이 3개나 있다. 제작 속도를 높이고자 재봉틀 2개를 한 번에 돌릴 때도 있는데 가급적이면 급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반응은 괜찮은지.   “생각보다 잘 팔려서 놀랐다. 아직은 지인들과 주변 소개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지인을 통해 연락이 온 한 여성은 바지와 상의 9세트를 사 가기도 했다.”   -사업의 목표가 있나.   “수입이 주목적은 아니다. 내 제품과 비슷한 게 시중에서는 80달러인데 나는 그 절반도 안 되는 35달러 수준에서 판매한다. 이 일이 즐겁고 바쁘게 사는 게 좋아서 하는 것이다. 또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을 느낀다.”   -민 변호사님이 돌아가신 지 1년 반이 지났다.   “아주 그립다. 아직도 남편의 빈자리를 느끼고 그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음악을 들을 때면 남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그가 생전에 클래식 음악을 많이 소개해줬다. 남편과 나는 오페라 아리아곡을 특히 좋아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부른 ‘네순 도르마(Nessun dorma)’나 아리아곡은 아니지만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른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를 즐겨 들었다. 또 남편이 손녀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이 아주 아쉽다. 남편이 작고할 당시 생후 100일 됐던 손녀가 벌써 2살이 됐다.”   -한인타운엔 자주 오시는지.   “LA 한인타운과 한인 사회 모두 그립다. 사실 오랜 시간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 대부분이 한인이다. 그들과 만나 함께 식사하며 시간을 보냈던 한인타운이 그립다. 차가 없어서 한동안 한인타운에 가지 못했었는데 지금도 잊지 않고 사람들이 불러줘서 감사하다.”   -기억에 남는 한인 사회의 일은.   “1992년의 LA폭동이다. 당시 라 브레아에 살았었다. 한인타운에서 난 불길이 집에서도 보였다. 남편을 비롯해 한인 변호사 11명이 피해 업주들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남편과 한인 변호사들이 한인 피해자들을 위해 무료 변론을 하며 최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애쓰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한인 사회로부터 받은 은혜가 정말 크다. 많은 것에 고맙고 나 스스로 한인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한인 사회의 일원이기도 하다. 이렇게 나와 남편을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한인 사회가 남편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민즈 윔즈 문의 :[email protected] 김경준 기자 [email protected]한인 일원 한인 사회 한인 피해자들 민병수 변호사

2025-02-02

신혼여행 앞둔 한인 변호사도 참변

워싱턴DC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 충돌 사고로 한인 변호사가 사망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로써 한인 희생자는 총 4명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31일 ‘윌킨슨 스테크로프(Wilkinson Stekloff)’ 로펌 소속 변호사 강세라(영어명 Sarah Lee Best·33) 씨가 캔자스주 출장 후 귀가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 씨는 결혼 8년 차로 바쁜 일정 속에서 미뤄왔던 신혼여행을 2월에 떠날 계획이었다.   강씨의 아버지 강영주(트루먼 베스트·65)씨와 어머니 이인숙(65)씨는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슬픔을 가눌 길이 없다”고 말했다. 강영주씨는 “나눔 정신과 배려심이 깊은 막내딸이 너무 이른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며 애통한 마음을 전했다.   고인의 모교인 밴더빌트 대학 고전 및 지중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강씨의 남편 대니얼 솔로몬은 “비행기 이륙 직전 마지막 문자로 ‘사랑해!’를 보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강씨의 가족과 친분이 있는 테네시주 클락스빌한인회 최건홍 회장은 “세라는 클락스빌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으며, 가족들은 지금도 클락스빌에 살고 있다”며 “세라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세라가 떠났다는 말을 듣고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유가족은 강씨의 친할머니가 최근 세상을 떠나 LA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세라의 가족들이) LA에 머물던 중 사고 소식을 접해 충격이 더 컸다”고 안타까워했다.   강씨는 세자매 중 막내로, 학창 시절부터 성실하고 총명한 학생이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밴더빌트대학교에서 신경과학과 고전어학을 전공하며 최우등(summa cum laude)으로 졸업한 후, 유펜 로스쿨에서도 최우등으로 학위를 받았다. 이후 연방항소법원과 지방법원에서 법률 서기로 근무했으며, 워싱턴 DC에서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클락스빌한인회는 즉각 애도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와 테네시주 등을 동남부 지역을 관할하는 애틀랜타 총영사관도 유족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 회장은 “한인사회가 함께 애도하고 있으며, 유족들에게 장례 절차 등과 관련해 필요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여객기 충돌 사고로 총 67명이 사망한 가운데 보스턴 스케이팅클럽 소속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지나 한(13)과 그의 어머니 진 한, 미국으로 입양된 한인 스펜서 레인(16) 등 한인들도 참변을 당했다. 〈본지 1월 31일자 A-1면〉 관련기사 여객기 충돌 67명 전원 사망…한인도 3명 김옥채·김윤미·정윤재 기자여객기 변호사 한인 변호사 여객기 충돌 한인 희생자

2025-02-02

“효심 깊고 똑똑했다” 30대 한인 변호사도 여객기 참변

워싱턴DC 인근에서 지난달 29일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의 충돌 사고로 인해 한인 변호사도 희생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동포사회에 따르면 워싱턴DC의 윌킨슨 스테크로프 로펌 소속 사라 리 베스트(한국이름 강세라·33·사진) 변호사는 동료와 함께 캔자스주로 출장을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동포사회는 유난히 부모에 대한 효심이 깊고 똑똑했던 강 변호사가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에 매우 침통한 분위기 속에 애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테네시주 클락스빌한인회(회장 최건홍) 관계자는 “강 변호사는 일하러 출장을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며 “슬픈 소식을 전하게 돼 너무나 안타깝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강 변호사는 밴더빌트대와 펜실베이니아대(유펜) 로스쿨을 나와 지방법원 판사 등으로 일한 뒤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로스쿨에서는 학업 성적이 좋아 최우등(숨마쿰라우데)으로 졸업했다.     그는 특히 다음 달 21일 대학 시절 처음 만난 남편과의 10주년을 앞두고 있었고, 오는 5월에는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가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미국 내 180개 한인 단체 등을 총괄하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서정일 회장은 "유족을 만나 위로할 예정"이라며 "최근 강 변호사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유족 일부는 로스앤젤레스(LA)에 머물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알려진 한인 희생자는 총 4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계 10대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 지나 한과 그의 어머니 진 한, 한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10대 남자 피겨 선수 스펜서 레인과 레인의 어머니 크리스틴 레인이 희생자 67명에 포함됐다.   미주총연은 주말을 이용해 이들의 유족을 만나 위로하고 지원 방법을 살피는 동시에 애도 성명을 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변호사 여객기 한인 변호사 여객기 참변 변호사 할아버지

2025-02-02

“문화 유산과 예술적 성취 조명” 한인·주류 원로 작가 특별전

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인 및 주류 원로 작가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6일부터 27일까지 3주 동안 LA한국문화원 2층 아트갤러리에서 한미 원로작가 교류전 ‘같은 하늘 아래: 예술의 유산(Beneath a Shared Sky: A Legacy of Art)’특별전을 개최한다.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회장 전윤선)와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남가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1세대 한인과 주류 원로 예술가들이 함께 양국의 문화적 유산과 예술적 성취를 조명하는 행사다.   전윤선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 회장은 “남가주 한인 이민 사회와 함께 해 온 한인 원로 작가들과 이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주류 원로 작가들이 함께하는 이번 전시가 많은 분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특별전을 통해 서로의 예술을 공유하고 축하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실, 신정연, 조분연, 홍선애, 로버트 커닝햄, 팀 도일, 에릭 존슨, 벤 재스크 등 총 8명의 작가가 참여해 회화부터 조각, 혼합 매체에 이르기까지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세대를 초월한 예술적 대화를 나누는 동시에, 한미 예술가 간의 깊은 우정과 소통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정상원 LA한국문화원 원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은 특별전에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와 함께 LA지역 원로 작가들을 초청해 더욱 뜻깊다”며 “예술적 교류를 통해 다인종, 다문화 예술 커뮤니티 속에서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막식은 6일 오후 6시 30분에 열린다.     ▶주소:5505 Wilshire Blvd. L.A.   ▶문의:(323)936-3014 이은영 기자특별전 문화 전윤선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 한인과 주류 한인 원로

2025-02-02

'혁신' 주도하는 '코메리칸 파워' 시대 열어야

기술혁신 선점·주도권 확보 못한 커뮤니티는 도태 불가피 1세대 스몰비즈니스 벗어나 벤처·창업 생태계 구축 시급   "AI 시대엔 구직자 아닌 기업가 정신으로 맞서 대처해야 ...타민족 비해 한인사회 저력 턱없이 부족·성숙도 낮아"   11살 때 가족이 시카고로 이민을 갔다. 세탁소와 공장에서 일하는 부모님을 보며 컸다.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다 펀드투자에 뛰어들었다. 쿠팡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한국 굴지의 IT기업을 발굴한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 창업가 한 킴(한국명 김한준) 대표의 이야기다.   김 대표가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기업에 처음 투자했던 때가 20여년 전이다. 시간이 흘렀다. 미중갈등으로 중국 자본이 빠져나가고, 수백명 규모의 한인 창업 커뮤니티가 실리콘밸리와 뉴욕 등지서 생겨났다. 이젠 한국 기업 투자를 넘어 미국 내에서 차세대 한인 유니콘이 나와야 할 때다. 실리콘밸리 한인 VC인 A2G캐피탈의 공경록 대표 파트너와 한인 여성 최초 스탠퍼드 의대·공대 종신 교수이자 바이오 스타트업 엘비스(LVIS) 창업자 이진형 교수를 화상으로 각각 만났다.   이진형 교수는 "선점 효과와 승자독식 구조의 첨단기술 업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한 커뮤니티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대기업도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다. 그는 "부모세대는 의사, 변호사하면 성공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인공지능(AI)이 대다수 직업군을 대체하는 시대에는 모두가 구직자 정신이 아닌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빠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업의 안정성은 낮아졌지만, 잠재력은 무한하다. 특히 미국 테크산업이 그렇다. 공경록 대표는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화되며 인터넷 인프라 분야에서 중국기업이 대거 빠져나갔다"며 "트럼프 2기엔 해외기업 견제가 더 강화될텐데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오히려 안전지대인 태풍의 눈(미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한국 내 기업에 투자하는 알토스벤처스와 달리 미국 내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VC 3세대 A2G캐피탈을 만든 배경이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국내 창업 후 한국을 연구개발(R&D) 기지로 활용하는 이스라엘 모델이 더 보편화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실제 이진형 교수의 스타트업 엘비스는 AI 기반의 뇌파 검사(EEG)를 통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같은 뇌질환을 진단하는데, 대구에 연구센터를 두고 있다. 이 교수는 "본국(한국)과의 관계를 레버리지삼을 수 있는 것은 한인만의 특권"이라며 "인력 조달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부족한 네트워크 해결이다. 한국계 스타트업과 투자자 모임인 팔로알토 리더십’포럼을 이끌기도 한 이 교수는 "타 민족에 비해 커뮤니티의 저력이 턱없이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코리안 커뮤니티 전체의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는 일꾼이 나오곤 있지만 한인사회 전반의 성숙도가 부족하다"는 성찰이다.   삼성 주재원으로 처음 미국생활을 시작했다는 공 대표는 "주재원 2~3년 파견으로는 실리콘 밸리 네트워크에 속할 수 없다. 커뮤니티 일원이 되기까지 꼬박 7년이 걸렸다"며 "그래도 1세대 한인 로우테크 사업가들이 후배 성공을 돕자는 마음으로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10년안에 한인 스타트업 생태계가 탄탄히 자리잡힐 것"으로 전망했다. 첨단기술 분야가 아니더라도 이민 1세대 창업 경험이 신산업 분야의 교재로 쓰일 수 있다. 소 폐사율을 줄이는 축산 데이터 AI 한국기업이 미주 한인 농부들과 협업에 나서면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바야흐로 AI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전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글로벌 혁신과 변화 속에서 대기업의 가려운 곳을 신생기업이 긁어주는 식으로 파트너십이 활성화될 여지도 커졌다. 이 교수는 "덩치가 큰 대기업은 오히려 미국 진출 후 사업 변화가 더디다는 점에서 취약점이 노출될 수 있다. 이때 민첩한 신생기업과 지식, 자원 교류를 늘린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며 전진하는 데 매우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제 한인사회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할 때다. 차세대 인재들이 더이상 고소득 전문직종에만 몰려 안주하지 않고 AI혁명 시대에 걸맞는 시대정신과 벤처 마인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고 한인경제의 새로운 생태계 구축을 위해 도전해야 한다. 세탁소, 부동산, 융자, 뷰티, 리커 등의 업종에서 밤낮없이 일하며 이뤄온 이민 1세대의 '아메리칸 드림'이 새로운 차원의 한인경제로 발전하고, 미국 사회에서 '코메리칸 파워'(Komerican Power)로 우뚝 서길 기대해본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실리콘밸리 드림 실리콘밸리 한인 한인 창업 차세대 한인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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