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대 경제 뉴스<상>] 한상대회 첫 해외 개최…타운 노조 결성 붐
중견은행 뱅크런 위기 뒤
증시 무서운 기세로 폭등
유가 한때 급등 경제 위협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지구촌 한인 상공인들의 축제인 제21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이하 한상대회)가 해외 첫 개최라는 역사를 쓰며 오렌지카운티에서 지난 10월 11일부터 14일까지 성황리에 열렸다. 재외동포청 발족 후 첫 대형 행사로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의미가 더해졌다. 한상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31개국에서 7825명의 한인 기업인뿐만 아니라 한국의 15개 광역지자체, 미국의 6개 주와 중소기업개발센터에서 참여했다. 대회장인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는 535개의 기업과 지자체에서 650개 부스를 운영했으며 투자 상담 건수 1만7183건을 통해 5억7260만 달러의 상담 규모와 1940만 달러의 현장 계약이라는 역대급 성과를 냈다. 미주 한인 상공인들이 ‘원팀 정신’으로 혼연일체가 돼 물심양면 지원에 나선 것이 성공적인 대회를 치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평가됐다.
▶금융 혼란
지난 3월 8일부터 12일 사이 중견 은행 3곳이 대규모 인출사태 ‘뱅크런’ 영향으로 잇따라 파산하며 금융업계에 위기감이 몰아쳤다. 암호화폐 전문은행인 실버게이트은행은 암호화폐거래소 FTX의 몰락 영향으로 81억 달러의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져 자진 파산했다. 국내 16위 규모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특화 은행인 실리콘밸리뱅크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여파로 스타트업 예금이 줄어 보유했던 국채 등 매도가능증권을 헐값에 팔아 18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이에 주가가 급락하고 3월 9일 하루 만에 420억 달러의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하자 은행감독국이 다음날 은행을 폐쇄하고 자산을 몰수했다. 12일에는 암호화폐 자산 비중이 높았던 시그니처은행이 하루 만에 온라인 뱅킹으로 100억 달러의 뱅크런이 발생하면서 뉴욕주 금융당국이 파산을 결정했다. 이들 은행은 채권 등 안전자산에 중점 투자했다가 금리 인상이라는 암초를 만났고 뱅크런으로 인한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지 못해 결국 파산을 맞게 됐다.
▶노조
올해는 한인 커뮤니티나 주류사회나 노조 관련 이슈가 끊이지 않았던 한해였다. 지난 1월 코웨이USA 직원 157명을 대표하는 노조 설립안이 최종 가결되면서 시작된 노사간 협상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이어지다가 노조가입에 대한 찬반 재투표 개표를 놓고 양측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최종 결과 확정이 내년 1월로 넘어가게 됐다. 한남체인 LA점도 노조 결성 움직임이 본격화 됐으나 지난 8월초 노조결성 찬반 투표가 이의표 제기로 개표가 지연된 끝에 지난 15일 진행된 개표에서 반대표가 과반수를 넘어 노조 설립이 최종 부결됐다. 비한인사회에서는 지난 5월 미국작가조합(WGA)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데 이어 할리우드 배우 노조(SAG-AFTRA)도 지난 7월 14일부터 최저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을 내세워 파업에 들어갔다. 작가조합은 9월에, 배우노조는 지난달 타협점을 찾아 148일, 118일만에 각각 파업을 철회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빅3와 협상 결렬로 지난 9월부터 6주에 걸친 동시 파업에 돌입한 결과 4년에 걸쳐 25% 임금 인상을 포함한 협상을 끌어냈다. UAW는 현대차, 혼다, 복스왜건 등을 노조결성 방해 이유를 들어 노동당국에 신고했다.
▶증시 활황
다우지수는 지난해 1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보다 1.8% 높은 수준으로 올해 들어서만 12% 이상 상승했다. S&P500지수도 올해 23% 이상 급등하며 지난해 1월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역시 올해 42%나 폭등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와 예상치 못했던 금융 혼란,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여전히 회복력을 유지하며 기업 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술주는 애플,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메타 등 소위 ‘매그니피션트 7’ 빅테크주가 상승세를 주도하며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가 220% 상승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메타도 172%나 뛰었다. 엔데믹으로크루즈 산업이 재개되면서 수요 증가에 힘입어 로열 캐리비안도 117%의 상승을 나타냈다. 기술주와 성장주 이외에도 챗GPT 및 기타 생성 AI 서비스 관련 주식에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유가 등락
국제유가는 지난 4월 초 배럴당 80달러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상승했다. 하지만 은행 위기 사태를 겪은 미국과 제조업 부진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로 OPEC플러스 소속 산유국들이 자발적 추가 감산에도 불구하고 5월부터 60달러대 중반에서 70달러 중반 사이를 오르내리며 2개월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대적 감산으로 수요가 공급을 추월하면서 재고 감소로 7월에만 14%가 급등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며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공급 감축 연장과 미국 원유 재고 연속 감소, 경제지표 호조 등으로 강세를 보이며 10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영향으로 불안이 고조되며 100달러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확전 억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강화되면서 상승세가 꺾이며 80달러대를 유지했다. 경기 둔화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11월에는 70달러대까지 하락하며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6일에는 홍해 위기 재발 소식에 상승하며 배럴당 75.57달러를 기록, 지난달 말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글·사진=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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