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몰고 11일간 돌아본 광활한 대자연
하기환 회장의 알래스카 자동차 투어<1>
숙박·렌터카 ‘하늘의 별 따기’
웅대·평온한 디넬리파크
산타 클로스 마을 노스폴
생생한 사진과 함께 파타고니아, 존 뮤어 트레일, 스키 여행기를 기고했던 하기환한남체인 회장이 이번에는 광활한 알래스카를 11일간 자동차로 돌아봤다. 팬데믹 이후 알래스카 현지의 투어 환경과 에피소드를 사진과 함께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큰딸 식구가 알래스카에 간다고 준비를 하길래 같이 가자고 했더니 친지 하경철, 론 김 부부도 가겠다고 해서 갑자기 10명의 대부대가 되었다. 알래스카는 대부분 밴쿠버, 시애틀에서 크루즈 배로 올라가서 빙하를 보고 조그만 도시들(쥬노, 스케그웨이)서 내려 관광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번 여행은 자동차로 하기로 하고 앵커리지에 내려서 렌터카로 디넬리 국립공원, 페어뱅크, 발데즈, 수어드, 호머를 거쳐 앵커리지로 돌아오는 여정으로 계획을 세웠다. 떠나는 날 일기예보를 보니 앞으로 10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비가 오고 화씨 50도 전후라 춥고 고생만 할 것 같았지만 모든 예약이 끝났으니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예약하다 놀란 것은 자동차 렌트 가격이 이름있는 회사는 하루에 300달러이고 숙소는 베스트 웨스트 인이 하루에 300달러 한다. 그나마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로 힘들다. 결국 이름도 없는 렌터카 회사에서 SUV 2대를 11일간 한대에 1400달러씩, 합계이 2800달러 주기로 하고 빌렸다.
앵커리지에 도착하니 비가 많이 오고 있었다. 렌터카 회사는 차가 준비 안 되었다며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면 나중에 차를 갔다가 준단다. 덕분에 오후 일정은 아무것도 못 하고 호텔에서 차가 오기만 기다렸다. 오후 늦게 호텔로 온 차는 한 대는 24만 마일 뛴 SUV고 다른 차는 15만 마일 뛴 허머였다. 앞으로 2000마일 이상 달려야 하는데 걱정이 앞섰다.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도 아니라 무조건 차를 받았다.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이 외국 여행을 못 가고 국내 여행으로 몰리기 때문에 렌터카, 숙박비 등이 엄청나게 오른 것이다.
다음날 우리 부부를 제외한 8명이 디넬리 워터 래프트를 타러 아침 일찍 나갔다. 20여 년 전에 왔을 때 해봤던지라 우리는 늦잠을 자기로 했다. 오후 2시에 디넬리 공원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버스를 타고 왕복 160마일 비포장 된 길을 무려 8시간에 걸쳐 공원투어를 했다.
디넬리 파크 방문자 센터에서 마지막 종점인 칸티쉬나(Kantishna)까지 가는 동안 자연의 웅대함을 볼 수 있었다. 특별히 눈에 띄는 특별한 경치가 아니라서 우리가 즐겨 찾는 요세미티 공원과 비교가 되지만 잔잔하게 아름답고 평온한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모두가 보고 싶어 하는 그리즐리 곰을 운 좋게 두 마리나 볼 수 있었다. 디넬리 국립공원이 600만 에이커인데 곰은 300마리밖에 안 된다고 한다. 한 마리당 2만 에이커 토지를 가지고 있으니 대단한 땅 부자다. 한국 평수로 2600만 평이다.
그 외 순록은 쉽게 여러 번 볼 수가 있었다. 칸티쉬나는 매킨리산과 빙하를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지점인데 날씨 관계로 빙하만 볼 수 있었다. 날씨가 좋았으면 트레일을 따라 하이킹을 하면서 북미에서 가장 높은 산과 빙하를 볼 수 있었지만 고생한 보람도 없었다.
미국 어디나 경기가 좋은 것인지 타이어 가게마다 3시간 이상 기다리라고 해서 일단 모텔에 체크인하고 한 차로 한식당 서울옥에 갔다. 식당서는 일손이 모자라서 주인까지 나와서 서브하고 손님은 한인이 아닌 주로 현지인이었다. 평생 수없이 여행을 다니고 자동차 렌트를 했지만, 타이어를 바꿔 가면서 다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리=박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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