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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모레 합창단 ‘봄날의 향연’ 공연

샌디에이고 칸타모레 합창단(음악감독 정현관, 단장 김소정)이 주최하는 ‘제15회 봄날의 향연’ 콘서트가 오는 16일(일) 오후6시30분파웨이퍼포밍 아트센터(Poway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 15498 Espola Rd. Poway)에서 열린다.   매년 봄과 겨울 자체 정기 공연을 열어 지역 한인사회에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는 이 합창단은 특히 봄 콘서트에는 로컬의 다양한 연주 그룹과 음악인들을 초청해 행사 규모를 키워 더욱 다채롭고 경쾌하게 꾸미고 있다.     오는 16일 열리는 콘서트에도 자신들의 합창단 외에도 청소년 현악그룹인 ‘유스엔게디 앙상블(대표 윤숙경)’을 비롯해 피아노, 바이올린, 클라리넷 트리오 등 프로페셔널 연주자들을 초청해 , 봄의 정취에 맞는 아름다운 곡들을 함께 선사할 예정이다. 이날 공연에서 칸타모레 합창단은 귀에 익은 클래식과 민요, 영화음악 등을 레퍼토리로 꾸몄다.   김소정 단장은 “유난히 춥고 비가 많이 왔던 지난 계절 동안 화창한 이 봄을 기다리며 정성껏 선곡하고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나누고자 하니 많이들 오셔서 마음껏 즐기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티켓문의: cantamorechorus@gmail.com, (858)740-4919.합창단 봄날 이날 공연 프로페셔널 연주자들 음악감독 정현관

2023-04-07

[J네트워크] 프로페셔널

“야.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아.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올 2월 발매된 가수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의 가사 일부다. 이번에도 특유의 랩인지 노래인지 모를듯한 창법으로 가사를 읊조린다. 목소리는 무덤덤하다. ‘세상에 부러움이란 걸 모르는 놈이 있는데 그게 바로 나’라는 내용이다. 허세 같지만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일단 귀를 기울여보기로 한다. 장기하의 노랫말은 귀에 착착 감긴다. 정확한 발음으로 우리말의 리듬을 잘 살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장기하만큼 뛰어난 ‘가사 전달력’의 소유자를 발견했다. 에버랜드 대표 놀이기구인 ‘아마존 익스프레스’의 아르바이트생 김한나(23)씨다. 김씨 영상은 유튜브에서 1800만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속사포로 안내 멘트를 쏟아내는데 귀에 쏙쏙 들어온다. “옷, 머리, 신발, 양말, 신발, 양말, 머리 싹 다 젖습니다. 젖는 겁니다~ 젖습니다. 젖는 겁니다~ 젖습니다. 안 젖-을 수 없는. 여기는 아마, 아마-존.” 그의 영혼 없는 눈빛이 포인트다. 엇박자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리듬감도 돋보인다.   이런 김씨에게 ‘영혼(soul) 없이(less) 일하는 사람 중 최고(본좌)’라는 뜻의 ‘소울리스좌’란 별명이 붙었다. 김씨를 보고 프로의 경지를 넘어 통달의 경지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4년 차 알바생인 김씨는 “한 달 동안 계속 말을 열심히 내뱉었던 것 같다”며 “하루아침에 된 건 절대 아니다”고 말한다. “노력하면 안 되는 건 없다. 안 되더라도 시도를 계속해보면 어느 정도 되더라고요”라고도 말한다. 에버랜드 n년차 아르바이트생의 ‘짬바(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노련미)’다. 장기하도 김씨의 영상을 봤을까.   감정이나 체력을 전부 쏟지 않는다고 해서 프로페셔널(professional)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적정선을 지키는 것도 능력이다. 장기하와 김씨 모두 눈빛과 움직임은 건조하지만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편안하다. 노동과 업무도 마찬가지다. 숙련된 기술로 최선을 다하는 자세면 된다. 장기하가 툭툭 내뱉듯이 노래를 부른다고 최고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영혼이 없어지기 전까지 숱한 노력이 있었을 것 같아서. 위문희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프로페셔널 가수 장기하 최근 장기하 아르바이트생 김한나

2022-06-10

일하면서 훈련…"PGA 투어가 내 꿈"

  로렌스빌의 한인 청년 정진우(33)씨가 2021 내셔널 카 렌털 어시스턴트 PGA 프로페셔널 챔피언십 대회(총상금 15만 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정씨는 지난 11~14일 플로리다주 포트 세인트 루시에 있는 PGA 골프 클럽 워너메이커 코스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정씨는 2위 필라델피아의 브라이언 벅스톨을 7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만2000달러다.     PGA 오브 아메리카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PGA 오브 아메리카에 등록된 골프장의 소속 프로들이 각 주 섹션에서 퀄리파잉을 거친 뒤 출전할 수 있다. 지난 1996년 첫 대회를 치른 후 26년째 매년 플로리다주에 있는 PGA 골프 클럽에서 개최되고 있다.   각 주를 대표하는 참가자들은 4일간 72홀을 돌며 골프 전문가로서 실력을 겨룬다. 지난해 챔피언인 거너 위비가 출전하지 않은 가운데 준우승을 차지한 정씨, 2016년 챔피언인 와이오밍주 출신의 벤 폴랜드, 뉴욕 출신으로 2010, 2011, 2013년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프랭크 벤셀 등 쟁쟁한 선수 총 132명이 출전했다.     톱 4까지 이듬해 대회에 자동 출전권이 주어져 정씨는 올해 퀄리파잉 없이 바로 본 대회에 참가했다. 정씨는 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회 출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2021년 새해가 밝았을 때부터 이 대회에서 꼭 1등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우승해 기쁘고 감사하다"면서 "첫날 스코어가 잘 나왔고, 지난해 2라운드에서 주춤한 반면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이 나와 3라운드에 실수가 있었지만 선두를 지키며 잘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한 차례 대회를 치른 경험, 특히 우승권에서 경쟁한 경험이 이번 대회에 도움됐다"면서 "개인 코치와 함께한 훈련, 전략이 디테일하게 잘 맞아 떨어졌고 끝까지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이어간 게 집중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의 꿈은 PGA 투어(Tour)에 출전하는 것이다. 브래즐턴시에 있는 샤또 앨런 골프 클럽에서 풀타임 티칭 프로로 일하며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정씨는 "사실 일하면서 훈련하기 쉽지 않지만 최대한 밸런스를 맞춰가며 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PGA 투어에 출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배은나 기자경험 성장 프로페셔널 챔피언십 대회 마지막날 자동 출전권

2021-11-17

[프로페셔널 라인] '머리 크기'에 집착하는 한국인

언제부터인가 연예인들도 머리가 크면 굴욕이라 한다. CD 크기만한 작은 얼굴을 가진 모 여배우는 다섯 살짜리 아기와 견주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작은 머리라며 부러워하는 기사도 연예계 톱 뉴스로 뜨고 있다. 그만큼 머리 크기가 중요한 이슈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사람들은 왜 유난히 머리 크기에 집착할까. 아마 옛날 '롱다리'라는 표현으로 시작된 신체 비율에 대한 미적 관점이 '황금비율' '명품비율' 등의 단어와 함께 좀 더 구체화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얼굴이 작으면 키도 커 보이고 옷발도 잘 받아 보이고 평범한 얼굴도 좀 더 예쁘거나 귀여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얼굴을 향한 집착은 그 위험하다는 돌려깎기 성형까지 감수한다. 전에는 머리 작으면 '새 대가리'라며 머리 나쁘다고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단원 김홍도의 '마상청앵도'나 그 밖의 조선시대 인물화들을 보면 대부분 양반이 하인보다 얼굴과 머리가 더 큰 것으로 그려져 있으니 옛 사람들의 의식구조를 엿볼 수가 있다. 17세기 유럽에서도 가발의 크기가 권위에 비례한다고 하여 돌돌 말아 복잡하게 만든 가발로 치장한 대두 스타일이 유행했고 오늘날까지도 영국의 판사들이 법정에서 가발을 쓰는 관습이 남아있다. 그러나 지금 아시아권에서도 유독 한국과 일본만이 작은 얼굴에 집착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어릴 때 일본산 '쇼조 망가'를 너무 많이 본 영향이라는 설도 있다. 순정만화 '캔디'의 안소니와 테리우스 소년만화 '원피스'의 나미와 로빈은 모두 10~12등신으로 얼굴이 작고 다리는 길다. 이런 걸 이상형으로 알고 어릴 때부터 갈망해 온 탓이라는 말이다. 또 얼굴이 작아야 TV에 예쁘게 나오는 연예인들과 그들의 외모를 심하게 동경하는 한국 사람들의 특성이 상업적 광고와 기업들의 새로운 상품 코드와 맞물려 빚어낸 자본주의의 한 현상이라고 보는 시각도 일리가 있다. 전 세계 인류중 10% 이상이 미모와 관련된 사업에 종사하며 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니 말이다. 의사이자 과학전문 저술가인 울리히 렌츠는 '아름다움의 과학'이라는 책에서 아름다움이란 보는 이의 눈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모든 시대와 문화를 연결하는 객관적인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또 어린 아이를 보면 공격성이 누그러지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있는 것이 사람의 뇌구조라며 이에 의해 어린 아이처럼 작은 얼굴과 머리 상대적으로 큰 눈 통통한 볼 살을 갖춘 동안을 미인의 필수조건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우리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에 이성적 판단력이나 세상 인심을 모두 던져 버린다. 하지만 신체 일부분에 병적으로 집착해서 꼭 어떤 미개한 나라의 이상한 미의 기준 같은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물론 미의 기준을 완전히 바꾼다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지만 최소한 그에 적합한 미의 기준을 갖지 못한 사람을 비난하는 일은 없어야한다. 외모에서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서 봐주는 분위기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2011-02-23

[프로페셔널 라인]'못생긴 성형외과 의사'

"성형외과 의사들은 왜 보통 얼굴이 못생겼을까?" 모 인터넷 포털사이트 지식 창에 올라온 질문이다. 재미있는 질문이긴 한데 그냥 지나치기에는 살짝 억울하다. 성형외과 의사라고 해서 얼굴이 잘 생기라는 법은 없고 또 실제로 세련된 외모와 단정하고 깔끔한 인상으로 '얼짱의사'로 불리는 전문의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형외과 의사들의 대부분이 꽃미남과는 거리가 먼 이유는 아무래도 공부에 열중하느라 외모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학창시절과 고된 수련의 과정 때문이 아닐까 하고 변론을 늘어놓아 본다. 그래도 환자입장에서 바라보면 상담을 하러 갔는데 성형외과 의사부터 성형 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 부작용이 걱정되어 안하는지 믿을만한 동료의사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진짜 수술하는데 있어서 의사들만 아는 무슨 비밀이 있어 가족 친지 및 본인은 절대 수술을 안 하는 건지 이런저런 의문이 생길 것 같기는 하다. 필자도 화장품을 팔거나 피부 관리 해주는 분들의 피부가 별로이거나 안과 의사들이 라식 안하고 안경 쓰고 다니는거 보면 쉽사리 신뢰를 주고 맡기기가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것이다. 얼마 전 이곳 미국 군대 내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있었었다. 놀라운 것은 범인이 정신과 군의관이었다는 것인데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파병 장병들의 정신과 상담을 주로 했던 이슬람계로 자신의 신념과 군인이라는 사이에서 갈등을 겪었던 것 같다. 정신과 의사라면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든 일을 도와주는 직업인데 정작 자신은 구하지 못 했던 것 같다. 그의 전공분야가 대인관계 갈등이라니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진료과목 특성상 피부나 외모관리를 하지 않으면 환자들도 신뢰를 가지고 치료받기 힘들다. 따라서 보톡스나 점을 빼고 관리하는 정도는 대부분의 성형외과 의사들은 다 하고 있을 것이고 그 중 일부는 성형수술을 받은 이들도 있다. 다만 일반인들처럼 알리고 싶지 않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잘나왔다 해도 자신이 직접 한 수술이 아니고 만약 결과가 좋지 않다면 자신의 얼굴도 망쳐놓은 성형외과 의사라는 낙인이 찍힐까봐 노심초사다. 본인도 친인척은 물론 동료 성형외과 의사들까지 수없이 시술을 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수술을 주변의 다른 성형외과 의사에게 부탁하기에는 너무 아는게 많아 불안한게 사실이다. 레오니드 로고조프라는 러시아 의사가 생각난다. 1961년 4월말 옛 소련의 남극기지 남극탐사 대원으로 참여한 로고조프 박사는 13명의 탐사대원 중에서 유일한 의사였는데 어느날 복부통증과 고열에 시달리게 되고 스스로 극성 맹장염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후송을 위한 비행기를 부를 수도 없었고 시간을 지체하면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로고조프는 스스로 수술하기로 결심하고 부분마취 아래 1시간 30분을 시술했다. 엔지니어 한명과 기상학자가 거울을 들고 수술기구를 건네주면서 도왔다 한다. 의사이면서 동시에 환자였던 로고조프는 인간의 생존열망이 얼마나 뜨거운 것인지 보여주는 표상이다. 거울을 보고 왼쪽 오른쪽이 헷갈렸을 것이고 수술 시에 창자를 밖으로 당겨 낼 때는 통증이 공포로 나타났을텐데 그런 걸 다 참아내며 홀로 수술을 진행했다니 참으로 대단한 의사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은 성형외과 의사에게나 해당하는 말인 것 같다.

2010-01-31

[프로페셔널 라인] 치아는 마음의 문

아름다움의 표현어로서는 '아름다운 눈'이 제일이 아닐까 한다. 상대의 맑은 눈을 주시하다 보면 심중의 미세한 움직임도 읽을 수가 있으니 마음의 창문이라 할 만도 하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마음 속의 잔잔한 사랑도 출렁이는 노여움도 엿볼 수가 있다. 그래서 남자는 여인의 눈을 먼저 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난 직업 의식에서인지 눈보다 치아를 먼저 보게 된다. 치아의 아름다움이 없으면 미소나 맑은 눈의 아름다움만으로는 미흡하기 때문이다. 깨끗하게 흰색 칠한 현관문은 창문과 함께 집을 더 아름다워 보이게 한다. 눈과 입은 둘 다 말을 많이 하는데 눈의 말에는 거짓이 없고 입의 말에는 거짓이 많다. 마음의 현관문인 치아를 거쳐 나오는 말이 거짓 없고 맑아야 아름다운 치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나도 안경이 없으면 책의 글자를 아는 척 할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 겸사해서 볼품 없는 눈을 모양내려고 안경테의 모양을 바꾸기도 한다. 나는 필요에 의해 안경이 여러 개나 있다. 몇 차례의 눈 수술 후 모두 내 단골 안경점에서 맞추어 왔다. 리 사장님과 검안 의사이신 미세스 리는 내 눈의 필요를 담당해 주신다. 그들은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있다. 눈에는 웃음이 항상 가득하고 나의 필요를 먼저 알아채려 무리 없고 친절하게 자신의 눈인 것처럼 도와 준다. 귀찮아 하지도 않고 여러 개의 안경테를 내보이며 고르는 것을 도와 준다. 그들의 눈 속에는 남을 나인 것처럼 배려하는 마음의 아름다움이 있다. 인도의 남쪽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에는 부처님의 치아가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옛적 인도 칼링가 왕국에는 전쟁과 기근이 심했다고 한다. 국왕이 밤에 꿈을 꾸었는데 부처님이 나타나 불치(부처의 치아)를 섬으로 보내면 재난이 그칠 것이라 했다. 그래서 362년에 스리랑카로 불치를 보내고 왕국은 평화를 얻었다 한다. 섬에서는 불치를 탑 모양의 보석함에 넣어 잘 모시고 왕위 계승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한다. 지금도 매년 11일 동안 불치를 모시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그 부처님의 치아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지만 아마 보통 치아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최근 분실된 것으로 알았던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손가락을 되찾았다고 한다. 그 손가락을 가보로 보관했던 귀족의 후손들이 무엇인지 몰라 매각한 것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사람의 눈에 의해 발견되어 제 자리로 돌아왔다 한다. 신체의 부분들은 사는 날까지 자기의 의무를 감당해야 하는데 치아는 다른 것보다 빨리 노화가 오는 듯 하니 오래 남아 의무를 감당만 해도 그 치아는 아름답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미소가 가장 아름다울지는 정답이 없겠으나 입술을 살짝 열어 윗니가 삼분의 이 정도 내 보이게 미소하면 아름다울 것이다. 웃을 때 잇몸이 많이 드러나는 분들은 되도록 적게 나오도록 신경 써서 웃어야 더 아름다울 것이다. 파손된 부분은 수리하고 변색된 치아는 브리칭을 해 주어야 하며 뒤틀어진 치아는 교정하여 바르게 서도록 해 주어야 한다. 치아 표면을 갈고 포스린 버니어로 덮어주면 고르게 아름다운 치아를 갖게 될 것이며 발치 한 부분은 치아 이식을 하면 최상일 것이다. 전치 여섯 개 만이라도 이렇게 잘 정리하고 나면 수술해서 쌍꺼풀진 눈의 웃음과 함께 아름다운 미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눈은 마음의 창문이므로 변화 무쌍함을 들여다 보게 하는 수동적 형태이지만 치아를 담은 입은 현관문처럼이어서 나오는 말들은 능동적 형태이므로 상대방을 상심하게도 기쁘게도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치아가 되려면 고운 말들을 내 보내어 상대방을 기쁘게 해 주어야 될 것이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의 금사과니라.' 그러고 보면 아름다운 치아란 그 기능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나 보다.

2009-11-27

[프로페셔널 라인] 안면마비 개와 한의학

재미한인수의사회(회장 이병인)에서 발간하는 최신 회보는 '입을 닫지 못하는 개'를 치료해서 원상으로 복구시킨 수의임상을 소개하고 있다. 수의 외과전문의 레지던트인 K수의사의 임상사례이다. 젊은 후배 수의사가 처음 경험한 케이스로 그 치료과정을 소개한 것이지만 사람에게 안면신경마비증(구완와사)이 종종 있듯이 개에게도 이런 증상이 적잖다. 개에게 안면신경마비증이 있으면 흔히 입이 비뚤어지기도 하지만 저작근이 제대로 일을 못하면 입의 움직임이 어렵게 되어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된다. 개가 입을 다물지 못하는 경우는 여러가지 이유에서다. 사고로 턱관절에서 턱이 빠진 경우이거나 턱을 받쳐주는 위아래 턱뼈가 부서졌을 경우가 그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턱은 빠지지 않았고 뼈도 부서지지 않았고 또한 근육에 외부적인 상처도 입지 않은 경우 원인은 모르지만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게 된다. 이같이 원인도 없이(?) 발병하는 신경성 질환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곤 한다.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 1주~2주 사이에 회복된다. 그러나 회복기간 동안 입을 다물지 못해 밥을 먹지 못한다든가 물을 마실 수 없을 경우에는 영양과 수액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수의사들은 신경성 질환 동물환자에게 '스테로이드'를 주사한다.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면 대부분 금방 변화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가 왜 유효한 효과를 보게 되는 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입이 삐뚤어 져서 음식과 물을 삼키는데 지장을 초래하는 사람의 질환을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라 한다. 구안와사를 치료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침술이 효과를 보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침이 신경성 질환 치료에 어떻게 효과를 보게 되는지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된 것이 없다. 다만 침을 주입하면 뇌하수체에서 '모르핀'이 보다 많이 분비하게 되어 진통효과를 보는 것으로 입증되어 있다. 구안와사 또는 안면신경마비증의 경우 현대의학에서는 혈액검사나 방사선검사로도 이상여부를 찿지 못해 원인을 밝힐 수 없는 질환으로 여기지만 한의학에서는 풍(바람)과 한(추위)이 안면의 경락에 침습하여 발병한다고 그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구안와사는 2일~3일이 지나면 원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완고한 것은 수주 또는 수 개월이 걸리는 고질적인 질환도 있다. 한의사들은 한 두 차례의 침치료로 대부분의 구안와사를 완치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치료없이도 시일이 지나면 스스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병이기에 완치를 장담하는 것 같다. 이는 마치 수의사가 스테로이드 주사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원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동물환자에게 약을 투여하면서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치료없이도 회복될 수 있는 (동물) 환자에게 치료를 하는 까닭은 보다 빨리 회복시켜 겪는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15년 전까지 필자가 동물을 치료한 북가주 시골동네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있는 분지다. 겨울이 되면 분지에서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다. 개는 추우면 몸을 움추려 잠을 잔다. 자는 동안 얼굴은 찬바닥에 닿지 않고 따뜻한 몸으로 감싸인다. 그러나 당시 안면마비증상으로 병원을 찿아온 개들은 주인의 설명에 의하면 간밤에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얼굴을 쭉 뻗고 잠을 자던 개가 대부분이었다. 이같은 안면신경마비증(구완와사)에 현대의학에서는 병명은 있지만 원인은 모른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풍과 한이 얼굴에 침입해서 생긴 병이라고 원인을 깨닫고 있다. 흔히들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라고 하지만 원인을 모르는 현대의학보다 원인을 아는 전통 한의학이 이 케이스에는 훨씬 더 과학적이지 않는가.

2009-11-20

[프로페셔널 라인] 수술할 때의 건망증

의식적인 상태에서 일상적인 행동을 하지 않거나 또는 무의식 상태에서 돌출적인 언동을 하는 사람을 우린 일반적으로 정신이상자라고 한다. 그러니 건망증도 의사들은 정신병으로 취급하는지 모르겠다. 동물에서도 정신 질환을 갖는다. 개가 보름 달을 쳐다보며 처량스럽게 울부짖는다든가 폭죽이나 불꽃놀이를 보며는 겁이 나서 부들부들 몸을 떤다든가 특별한 소리에 어디인가 머리를 박고 숨어버리는 행위도 경증이지만 정신 질환의 일종이다. 대부분 동물의 정신 질환은 뇌의 구조가 선천성으로 비정상일 경우가 많다. 그러나 후천성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거나 사고를 당해 뇌조직에 손상을 입을 때도 정신 질환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감염에 의한 후천성 정신 질환으로 광견병이 있다.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가 무의식적으로 사람을 문다든가 또는 물이 겁나 피하기도 하고 어두운 곳에 숨는 행위도 바이러스가 뇌에 병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벌써 30년 전이다. 필자가 하와이에서 수의사 인턴 과정을 받을 때다. 당시 수의병원에서 수의사 보조인으로 한 여인이 일했다. 그녀는 놀랍게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정신과 전문의 자격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의사보다 수의사가 되어 동물의 정신질병을 연구하고 치료하고자 수의과 대학 입학을 희망하는 예비수의사이었다. 수의과 대학에 입학하려면 수의사의 추천서를 요구받는다. 그 추천서를 통해 지원생이 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를 알기 위해서다. 그녀는 그런 추천서를 받기 위해 수의병원에서 무보수로 6개월이나 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와 내가 한 짝이 되어 고양이의 발톱제거 수술을 하게 되었다. 발톱제거 수술은 수의사가 권장하는 수술은 아니지만 집안에 키우는 고양이가 발톱으로 가구나 바닥을 흠집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는 일종의 성형(?)수술이다. 고양이의 모든 발톱을 제거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고양이 주인은 고양이의 앞발 만을 제거해주기 원했다. 수술은 내가 하고 수술 준비는 그녀가 하도록 되었다. 나는 고양이의 앞다리를 들어서 정맥이 돌출되도록 정맥을 누르고 마취제가 든 주사기를 정맥 안에 삽입하여 고양이를 마취시켰다. 그리고 마취된 고양이를 그녀에게 넘기면서 수술할 발을 소독하도록 했다. 그녀는 뒷발을 말끔이 면도하고 약솜으로 뒷다리를 깨끗이 씻었다. 나는 이런 수술을 처음 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마취시켜 죽은 듯이 누워있는 고양이를 보니 겁도 나고 당황하였다. 그러나 나는 수의사 예비생 앞에서 주눅드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심호흡을 하고는 메스를 손에 잡고 뒷발에 있는 모든 발톱을 침착하게 제거하였다. 발톱의 씨아 부위까지 완전 제거하였으니 이젠 더 이상 발톱이 자라지 않게 되었다. 나는 지혈을 방지하기 위해 뒷발을 단단히 묶었다. (요즈음엔 조직 접착제로 갈라진 피부를 봉합해 지혈을 방지하지만 당시엔 그런 접착제가 개발되지 않아 붕대로 꽁꽁 묶었다). 내가 처음으로 해 본 수술은 성공이었다. 나는 편안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하루를 잘 보냈다. 그러나 다음 날 고양이 주인이 병원에 와서 고양이를 퇴원시킬 무렵 난리가 났다. 없어야 할 고양이의 앞발 발톱은 그대로 있고 있어야 할 뒷발 발톱만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그 정신과 여의사는 그 동물병원에서 6개월을 무보수 수의사 보조원으로 일한 후 병원을 떠났다. 이후 그녀가 원하는 대로 수의과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수의사가 되어 정신병 동물환자를 치료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200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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