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프로페셔널 라인] 치아는 마음의 문

고대석 / 치과 전문의

아름다움의 표현어로서는 '아름다운 눈'이 제일이 아닐까 한다. 상대의 맑은 눈을 주시하다 보면 심중의 미세한 움직임도 읽을 수가 있으니 마음의 창문이라 할 만도 하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마음 속의 잔잔한 사랑도 출렁이는 노여움도 엿볼 수가 있다. 그래서 남자는 여인의 눈을 먼저 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난 직업 의식에서인지 눈보다 치아를 먼저 보게 된다. 치아의 아름다움이 없으면 미소나 맑은 눈의 아름다움만으로는 미흡하기 때문이다. 깨끗하게 흰색 칠한 현관문은 창문과 함께 집을 더 아름다워 보이게 한다. 눈과 입은 둘 다 말을 많이 하는데 눈의 말에는 거짓이 없고 입의 말에는 거짓이 많다. 마음의 현관문인 치아를 거쳐 나오는 말이 거짓 없고 맑아야 아름다운 치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나도 안경이 없으면 책의 글자를 아는 척 할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 겸사해서 볼품 없는 눈을 모양내려고 안경테의 모양을 바꾸기도 한다. 나는 필요에 의해 안경이 여러 개나 있다. 몇 차례의 눈 수술 후 모두 내 단골 안경점에서 맞추어 왔다. 리 사장님과 검안 의사이신 미세스 리는 내 눈의 필요를 담당해 주신다.

그들은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있다. 눈에는 웃음이 항상 가득하고 나의 필요를 먼저 알아채려 무리 없고 친절하게 자신의 눈인 것처럼 도와 준다. 귀찮아 하지도 않고 여러 개의 안경테를 내보이며 고르는 것을 도와 준다. 그들의 눈 속에는 남을 나인 것처럼 배려하는 마음의 아름다움이 있다.



인도의 남쪽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에는 부처님의 치아가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옛적 인도 칼링가 왕국에는 전쟁과 기근이 심했다고 한다. 국왕이 밤에 꿈을 꾸었는데 부처님이 나타나 불치(부처의 치아)를 섬으로 보내면 재난이 그칠 것이라 했다. 그래서 362년에 스리랑카로 불치를 보내고 왕국은 평화를 얻었다 한다.

섬에서는 불치를 탑 모양의 보석함에 넣어 잘 모시고 왕위 계승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한다. 지금도 매년 11일 동안 불치를 모시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그 부처님의 치아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지만 아마 보통 치아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최근 분실된 것으로 알았던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손가락을 되찾았다고 한다. 그 손가락을 가보로 보관했던 귀족의 후손들이 무엇인지 몰라 매각한 것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사람의 눈에 의해 발견되어 제 자리로 돌아왔다 한다. 신체의 부분들은 사는 날까지 자기의 의무를 감당해야 하는데 치아는 다른 것보다 빨리 노화가 오는 듯 하니 오래 남아 의무를 감당만 해도 그 치아는 아름답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미소가 가장 아름다울지는 정답이 없겠으나 입술을 살짝 열어 윗니가 삼분의 이 정도 내 보이게 미소하면 아름다울 것이다. 웃을 때 잇몸이 많이 드러나는 분들은 되도록 적게 나오도록 신경 써서 웃어야 더 아름다울 것이다. 파손된 부분은 수리하고 변색된 치아는 브리칭을 해 주어야 하며 뒤틀어진 치아는 교정하여 바르게 서도록 해 주어야 한다.

치아 표면을 갈고 포스린 버니어로 덮어주면 고르게 아름다운 치아를 갖게 될 것이며 발치 한 부분은 치아 이식을 하면 최상일 것이다. 전치 여섯 개 만이라도 이렇게 잘 정리하고 나면 수술해서 쌍꺼풀진 눈의 웃음과 함께 아름다운 미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눈은 마음의 창문이므로 변화 무쌍함을 들여다 보게 하는 수동적 형태이지만 치아를 담은 입은 현관문처럼이어서 나오는 말들은 능동적 형태이므로 상대방을 상심하게도 기쁘게도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치아가 되려면 고운 말들을 내 보내어 상대방을 기쁘게 해 주어야 될 것이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의 금사과니라.' 그러고 보면 아름다운 치아란 그 기능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나 보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