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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 라인] 안면마비 개와 한의학

장칠봉 / 수의사

재미한인수의사회(회장 이병인)에서 발간하는 최신 회보는 '입을 닫지 못하는 개'를 치료해서 원상으로 복구시킨 수의임상을 소개하고 있다. 수의 외과전문의 레지던트인 K수의사의 임상사례이다. 젊은 후배 수의사가 처음 경험한 케이스로 그 치료과정을 소개한 것이지만 사람에게 안면신경마비증(구완와사)이 종종 있듯이 개에게도 이런 증상이 적잖다.

개에게 안면신경마비증이 있으면 흔히 입이 비뚤어지기도 하지만 저작근이 제대로 일을 못하면 입의 움직임이 어렵게 되어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된다.

개가 입을 다물지 못하는 경우는 여러가지 이유에서다. 사고로 턱관절에서 턱이 빠진 경우이거나 턱을 받쳐주는 위아래 턱뼈가 부서졌을 경우가 그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턱은 빠지지 않았고 뼈도 부서지지 않았고 또한 근육에 외부적인 상처도 입지 않은 경우 원인은 모르지만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게 된다.

이같이 원인도 없이(?) 발병하는 신경성 질환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곤 한다.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 1주~2주 사이에 회복된다. 그러나 회복기간 동안 입을 다물지 못해 밥을 먹지 못한다든가 물을 마실 수 없을 경우에는 영양과 수액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수의사들은 신경성 질환 동물환자에게 '스테로이드'를 주사한다.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면 대부분 금방 변화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가 왜 유효한 효과를 보게 되는 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입이 삐뚤어 져서 음식과 물을 삼키는데 지장을 초래하는 사람의 질환을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라 한다. 구안와사를 치료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침술이 효과를 보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침이 신경성 질환 치료에 어떻게 효과를 보게 되는지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된 것이 없다. 다만 침을 주입하면 뇌하수체에서 '모르핀'이 보다 많이 분비하게 되어 진통효과를 보는 것으로 입증되어 있다.

구안와사 또는 안면신경마비증의 경우 현대의학에서는 혈액검사나 방사선검사로도 이상여부를 찿지 못해 원인을 밝힐 수 없는 질환으로 여기지만 한의학에서는 풍(바람)과 한(추위)이 안면의 경락에 침습하여 발병한다고 그 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구안와사는 2일~3일이 지나면 원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완고한 것은 수주 또는 수 개월이 걸리는 고질적인 질환도 있다.

한의사들은 한 두 차례의 침치료로 대부분의 구안와사를 완치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치료없이도 시일이 지나면 스스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병이기에 완치를 장담하는 것 같다.

이는 마치 수의사가 스테로이드 주사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원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동물환자에게 약을 투여하면서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치료없이도 회복될 수 있는 (동물) 환자에게 치료를 하는 까닭은 보다 빨리 회복시켜 겪는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15년 전까지 필자가 동물을 치료한 북가주 시골동네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있는 분지다. 겨울이 되면 분지에서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다. 개는 추우면 몸을 움추려 잠을 잔다. 자는 동안 얼굴은 찬바닥에 닿지 않고 따뜻한 몸으로 감싸인다. 그러나 당시 안면마비증상으로 병원을 찿아온 개들은 주인의 설명에 의하면 간밤에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얼굴을 쭉 뻗고 잠을 자던 개가 대부분이었다.

이같은 안면신경마비증(구완와사)에 현대의학에서는 병명은 있지만 원인은 모른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풍과 한이 얼굴에 침입해서 생긴 병이라고 원인을 깨닫고 있다. 흔히들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라고 하지만 원인을 모르는 현대의학보다 원인을 아는 전통 한의학이 이 케이스에는 훨씬 더 과학적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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