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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반 성추행 사건 파문] 학부모들 최초 신고 때 검찰이 불기소 처분

라크레센타 지역 한 초등학교 한인 여학생들의 성추행 피해 사건〈본지 8월 29일 자 A-1면〉은 당시 수사 당국의 미진한 수사가 화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사건 발생 당시 한 학부모가 자녀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파악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검찰 측에서 물리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당시 수사 기관의 미온적 대응이 더 큰 피해를 초래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첫 번째 피해자 A양의 학부모는 2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얼마 후에 피해 사실을 알고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지난 2017년 2월, 담당 수사관으로부터 ‘LA 카운티 검찰이 피의자가 모든 혐의를 부인했으며, (피해에 관한) 물리적 증거가 없기 때문에 기소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며 “그 이후 사건 수사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A양의 학부모는 “피의자가 사건 발생 직후 변호사를 고용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방어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추가 피해자를 찾고 있다. 만약 첫 신고가 접수됐을 당시 수사가 면밀하게 진행됐다면 피의자에 대한 혐의를 좀 더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공분이 일고 있다.     또 다른 한 학부모는 “초기 신고 당시 피의자를 제대로 구금하고 기소하지 않아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본지는 LA 카운티 검찰에 이에 대해 질의했으나, 29일 오후 6시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다른 피해자인 B양의 어머니는 “지금 사건을 맡은 담당 수사관은 피의자를 ‘상습범’이라고 표현했다”며 “피의자가 단순히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렌데일 경찰국은 지난 2015~2016년 사이 라크레센타 지역 초등학교 여학생 3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스테판 나다니엘 리스던(사진)을 지난 21일 체포했다.     리스던의 딸 역시 당시 이 학교에 재학중이었다. 이번 사건은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이 한 집에 모여 함께 자며 노는 것을 의미하는 ‘슬립오버(sleepover)’ 가운데 발생했다. 당시 리스던은 집에 놀러 온 딸의 친구들에게 ‘음란 행위(lewd act)’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추가 피해자 발생 가능성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찰은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하고 있다.     당시 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냈던 학부모들은 용의자 리스던이 평소 동네에서도 평판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B양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킨더 때부터 같은 학에 있었기 때문에 학부모들끼리 사적으로  만나지는 않아도, 인사는 자주 나눴다”며 “슬립오버를 보냈던 집의 엄마가 한인이었고, 아빠(리스던)는 신학 대학까지 졸업한 사람이라 신뢰했는데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참 어리석었고 딸을 쉽게 남의 집에 보낸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사춘기 증상이라고 생각했던 사소한 행동들이 당시 상처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었을까 우려된다”며 “다행히 피해 학생들 모두 큰 문제 없이 잘 컸다”고 덧붙였다.       B양의 어머니는 또한 “경찰 쪽에선 다른 피해자들의 진술을 기다리고 있다”며 “한인사회 특성상 이런 이야기를 숨기는 경향이 있지만, 부모들이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녀들과 열린 대화를 자주 나누며,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상담 치료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모두 개인적인 이유로 라크레센타를 떠나 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라크레센타 한국어반 학생들, 학부모가 성추행…글렌데일경찰 백인 남성 체포 장수아·정윤재·최준호 기자한국어반 성추행 사건 파문 학부모 불기소 불기소 처분 현재 학부모들 학부모들 사이

2024-08-29

코넬대 행사 홍보에 '욱일기' 파문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가 학과 행사 홍보물에 욱일기(전범기)를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한 코넬대 졸업생에 따르면, 코넬대 건축학과는 최근 100년 전통의 행사 ‘드래곤 데이’ 홍보물 디자인에 욱일기를 사용했다. 행사의 상징인 용 문양 뒤에 욱일기가 크고 선명하게 자리잡은 디자인이다.     현재 문제가 된, 욱일기를 사용한 행사 홍보물은 일단 제거됐다. 또 관련 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반발하자 위원회에서 다루기로 결정한 것이다.   25일 코넬대 건축학과 측은 욱일기 디자인의 홍보물을 지적한 학생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문제를 학과와 학교 차원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위원회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DEI 위원회는 교수진과 교직원, 학생이 참여한다. 이어 학과 측은 “갈 길이 멀긴 하지만 모두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보물 디자인에 욱일기를 사용했다는 점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홍보물을 제거한 뒤에도 주최 측 등은 아직 이렇다 할 사과나 시정 조치 메시지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한인 학생들은 무지에서 비롯한 실수라 하더라도 굉장히 불쾌하다는 입장으로, 아직까진 답변도 성의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코넬대 건축학과는 한인 2세인 윤미진 학장이 맡고 있어 한인 학생들은 더욱 놀랍다는 반응이다.   제보자는 “학장님과 건축학과 사무실에 이 사실을 알렸다”며 “학장님이 이를 알고도 승인했는지 의문이며, 학장 승인이 없었다 하더라도 욱일기 디자인을 코넬대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용했다는 것이 한국인으로서 화가 나고 비통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제보자는 재학 시절에도 캠퍼스에 나치 문양이 붙어있던 사건을 기억한다며 “당시 학교는 이런 일에 절대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대응했었는데, 역사 깊고 다양성과 다문화를 중시하는 코넬대가 이런 일을 방관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의 홍보물이 붙은 옆 건물을 이용하는 박성하 코넬대 박사 역시 “많은 미국인들이 욱일기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하는 일이 많아 굉장히 유감”이라며 “무지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더욱 이 문제를 제대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한다. 김은별 기자코넬대 파문 코넬대 행사 코넬대 건축학과 행사 홍보물

2022-03-25

조양호 회장 미납 상속세 500억대 포탈 혐의 수사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에서 시작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 논란이 밀반입 관세포탈 의혹으로까지 번진 가운데 검찰도 총수 일가를 겨냥했다. 검찰이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의 500억원대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조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검찰은 조 회장이 아버지인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해외 재산을 상속받으며 5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회장이 스위스와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 부동산과 예금을 보유했고, 사망 이후 조 회장 등에게 재산으로 물려주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당시 상속세 누락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였으며 2016년 발견 이후 국세청에 신고했다"며 "이번 달 납부기한에 맞춰 세금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별개로 관세청은 지난달 서울 평창동 조 회장 자택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를 포함해 수차례 압수수색을 벌이고 총수 일가가 해외에서 국내로 개인 물품을 밀반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 중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관련해 쏟아지고 있는 각종 '갑질' 의혹 등에 대해 A4 5장 분량의 해명자료를 냈다. 대한항공 측은 이 이사장의 과거 폭언.욕설 논란에 대해 "일부 폭행 내용에 대해서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뉘우치며 피해자를 비롯한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히면서도 총 18가지 갑질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는 견해로 반박했다. 대한항공 측은 해명자료에서 이 이사장이 그랜드 하얏트 인천 관련 직책이 없음에도 호텔 업무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양호 회장 지시에 따라 컨설턴트 자격으로 호텔 정원 관련 사항을 점검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호텔 정원에서 '할머니'라고 부른 직원을 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상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해고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최준호·오원석 기자 joonho@joongang.co.kr

2018-05-09

이번엔 헬스장서 흑인 쫓아내…뉴저지 시코커스 LA피트니스

뉴저지주 시코커스의 유명 피트니스 센터에서 회원권을 소지한 흑인 고객들을 쫓아내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흑인인 트시래드 오츠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친구와 함께 시코커스의 LA피트니스에 갔다가 쫓겨났다"며 "나는 4일간 쓸 수 있는 게스트 이용권이 있었고 친구는 이 센터의 오랜 회원이자 회원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피트니스 센터 매니저는 '돈을 내던지 나가라'고 말한 뒤 지역 경찰을 불러 밖으로 내쫓았다"고 주장했다. 오츠는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 4개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아울러 그는 "당시 피트니스 직원의 대응에서 인종적 편견이 느껴졌다"며 "당시 피트니스 센터 내 흑인은 우리 둘뿐이었고 부당한 요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동영상에서 피트니스센터 직원은 회원권이 만료됐다는 주장을 하면서 이들의 출입을 불허했다. 하지만 18일 피트니스 측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회원권은 유효한 상태로 드러났다. 결국 피트니스 측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직원 3명을 해고 했다"며 "정말로 나쁜 일이 벌어졌다. 고객에게 정중히 사과한다"고 밝혔다. 업체 측의 요청으로 흑인 고객들을 밖으로 내보낸 시코커스 경찰은 입장을 밝히길 거부했다. 지난 12일 필라델피아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앉아있던 흑인 남성 두 명이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해 인종차별 논란이 전국적으로 불거진 상황인데 이와 유사한 사건이 또 일어난 것이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2018-04-19

하비 와인스틴 프랑스에서 성폭행 소송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가 드러나면서 전 세계적인 성범죄 고발의 시발점이 된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민사소송이 프랑스에서 제기됐다. 소송을 제기한 카디안 노블은 와인스틴이 런던에서 처음 자신을 만났을 때는 매우 친절하게 대했다고 말했다. 와인스틴은 "당신을 위한 역할을 염두에 두고 있는게 있다"며 노블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2014년 2월 프랑스 칸에서 다시 만났고 와인스틴은 자신의 호텔방에서 노블이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 미래에 대한 얘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프랑스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노블이 호텔방에 들어가자 와인스틴은 어깨를 만지고 마사지를 시작했다. 이후 '오디션'이라고 말하며 방을 걸어보라고 지시했다. 와인스틴은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남자가 시키는 대로 다 하는 좋은 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말하더니 노블을 끌어당겨 가슴을 만졌다. 노블은 저항했으나 "관계로 인한 여러 이익을 생각해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와인스틴이 강제로 화장실로 끌고가자 노블은 화장실을 나가려고 했지만 와인스틴이 이를 막았다. 법원서류에는 와인스틴이 노블의 셔츠를 찢어 가슴 부분이 드러나게 했다는 등의 내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블은 하비 와인스틴이 대표를 맡았던 제작사 와인스틴 컴퍼니와 와인스틴의 동생 밥 와인스틴도 고소했다. 회사 측이 하비 와인스틴의 행동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이유다. 조원희 기자

2017-11-27

성추문 와인스틴 입막음용 리스트 작성…여배우 포함 91명

메가톤급 성추문을 일으킨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자신의 성폭행·성추행 혐의를 덮기 위해 여배우 등 무려 91명이 포함된 모종의 명단을 작성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19일 보도했다. 이른바 와인스틴의 '입막음용 리스트'에는 가장 먼저 실명으로 와인스틴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배우 로즈 맥고언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 1990년대 영국 런던 등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한 로라 매든, 비슷한 시기에 성추행 당했다고 주장한 소피 딕 등의 이름도 보인다. 가디언은 와인스틴이 이 명단을 올해 초에 작성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가 와인스틴 스캔들을 처음 보도하기 이미 수개월 전에 그가 폭로에 대비했던 것 같다고 가디언은 해석했다. 와인스틴은 명단에 들어 있는 영화계 관계자 91명 중 50여 명의 이름을 빨간색으로 표시해 특별히 관리하려 한 것 같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이름 중에는 맥고언도 들어 있다. 또 와인스틴과 함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할리우드 감독 브렛 래트너의 이름도 포함됐다. 앞서 와인스틴은 사설탐정들을 고용해 성추행 의혹을 고발하려는 여배우들을 뒷조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주간지 뉴요커의 로넌 패로우 기자는 최근 '하비 와인스틴의 스파이 군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와인스틴이 맥고언과 애너벨라 시오라, 로제너 아퀘트 등 자신의 성폭행 혐의를 고발한 여배우들에게 흠집을 낼 정보를 찾아다녔다고 주장했다. 와인스틴이 고용한 사설탐정 업체로는 세계 최대 첩보회사 중 하나로 꼽히는 '크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출신이 운영하는 '블랙큐브' 등이 있었다.

2017-11-19

"나도 당했다" 여성 의원들도 성추행 피해 고발

민주당 '진보의 아이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에 자신의 스토리를 공유했다. 워런 뿐 아니라 클레어 매캐스킬(미주리), 하이디 하이트캠프(노스다코타), 마지 히로노(하와이) 등 여성 상원의원 4명이 "나도 당한 적이 있다"며 고발 대열에 가세했다.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행 스캔들로 촉발된 '미투' 캠페인이 영화계를 넘어 정치, 경제, 노동계 등 각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로도 꼽히는 워런 의원은 22일 NBC 시사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초임 법학교수 시절 성폭행을 당할 뻔한 일을 공개했다. 워런 의원은 "고참 동료 교수가 자기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갑자기 문을 닫고 달려들었다. 피해 달아났는데 책상을 맴돌며 내 손을 잡으려 했다"며 "제발 이러지 마라. 집에 어린아이들이 있다"고 소리치고 자신의 사무실로 도망쳤다고 했다. 워런 의원은 "사무실로 돌아와 내가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자문했다"며 "가장 친한 친구에게만 털어놓고 오랫동안 마음 속에 묻어뒀다"고 덧붙였다. 매캐스킬 의원은 20대 초선 주의원 시절에 겪은 일을 털어놓았다. 첫 법안 발의를 앞두고 하원의장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그가 변태적 성관계를 요구하는 뜻의 비속어를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농담이라고 생각하지만 동료 의원에게 그것도 매우 젊은 동료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하이트캠프 의원은 노스다코타주 검사 시절 가정폭력 사건에 관심이 많았는데 남성 수사관이 자신의 얼굴에 손가락을 갖다대고 "남자들은 항상 부인을 때린다. 당신이 그걸 막을 수 없다"고 말했던 경험을 공개했다. 성폭력 피해가 폭로되면서 권력을 행사했던 인사들의 해고도 잇따르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을 상대로 '최저임금 15달러' 운동을 주도했던 스콧 코트니 전미서비스노동조합(SEIU) 부위원장이 여직원을 성희롱하고 부적절 관계까지 가졌다는 내부 고발이 나온 직후 직무가 정지됐고 인터넷 뉴스사이트 복스의 편집 담당 간부와 어린이 케이블 TV채널 니켈로디언의 중견 프로듀서도 성희롱 의혹이 제기되면서 해고됐다. 폭스뉴스 설립자 로저 에일스(지난 5월 타계)가 지난해 7월 성추문으로 사임했고 지난 4월 폭스뉴스 간판 앵커 빌 오라일리에 이어 와인스틴까지 거물급 인사들의 몰락이 줄을 이으면서 일부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여성의 성기를 움겨쥐었다"고 자랑까지 하면서 11명의 여성에게 성추행 고발을 당한 트럼프 대통령은 왜 여전히 건재한 것이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7-10-23

전사자 부인 "대통령이 남편 이름도 기억 못해"

"대통령의 위로 전화는 나를 더 울게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사자 유족에게 전화를 하면서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논란과 관련 직접 전화를 받은 라 데이비드 존슨 병장의 부인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화가 났고 상처받았다"는 심경고백을 했다. 존슨 병장의 미망인 마이샤 존슨은 23일 ABC '굿모닝 아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남편에 대한 보고서가 앞에 놓여있었을텐데 더듬거리며 이름을 기억해 내려했다"며 "그것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마이샤는 또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더 많이 울었다"며 "당시 통화내용을 밝힌 윌슨 의원의 말은 100% 사실이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이를 날조하겠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민주당 프레데리카 윌슨 의원은 마이샤와 함께 남편의 유해가 도착하는 공항으로 차를 타고 가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걸려온 전화 내용을 듣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사자 미망인에게 남편이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고 입대했을 것"이라는 부적절한 말을 했다고 폭로해 보수파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방어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해 아들을 잃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까지 털어놓으며 윌슨 의원을 인신공격했으나 그 조차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되레 비난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샤의 인터뷰가 나온 직후 트위터에 "나는 라 데이비드 존슨 병장의 미망인과 매우 존중을 담은 대화를 나눴으며 시작부터 주저없이 그의 이름을 말했다"고 주장하며 즉각 반박했다. 한편, 지난 4일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기습 공격을 받고 존슨 병장 등 특수부대원 4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 국방부가 진상조사에 착수했고 상원 일부의원들은 청문회를 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더군다나 존슨 병장의 시신이 기습 공격을 받은 곳에서 50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고 시신을 찾는데 48시간이나 걸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2017-10-23

이번엔 영화감독 토백…30여 명 성추행 의혹

할리우드 영화감독 겸 극작가인 제임스 토백(사진.72)이 지난 10여 년간 여배우 30여 명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LA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이 영화계와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가운데 '제2의 와인스틴' 사건이 터질 조짐이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기성 여배우와 배우 지망생을 포함해 38명의 여성이 토백한테서 여러 형태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성추행은 호텔 방과 촬영장 공개된 장소 등에서 오래도록 반복됐다는 게 피해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라고 LA타임스는 전했다. 피해자들은 토백 감독이 인터뷰나 오디션을 하겠다며 호텔 방에 불러들여 신체 부위를 접촉하는 방식 등으로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배우 아드리앤 라벨리는 "2008년 한 호텔 룸에서 토백 감독이 자신의 하반신을 내 허벅지에 문지르며 성추행했다"고 말했다. 토백 감독은 LA타임스 보도에 대해 "해당 여성들을 접촉한 적이 없다"며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토백 감독은 1991년 오스카에 노미네이트 된 워런 비티 아네트 베닝 주연의 영화 '벅시'의 각본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시에나 밀러 등이 주연한 '프라이빗 라이프 오브 모던 우먼'의 메가폰을 잡아 각종 영화제 시상식에 초청받았다. 토백은 칸영화제와 LA 비평가협회 수상 경력을 갖고 있으며 뉴욕대학 등에서 영화 강의를 맡기도 했다.

2017-10-22

유권자 46% '주류 언론 보도 다 소설'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가 주류 언론 보도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자체 여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체 유권자 중 약 46%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주류 언론 보도를 과장·날조됐다고 판단한다고 보도했다.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37%에 불과했다. 언론을 불신하는 경향은 유권자가 어떤 정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주류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보도를 날조했는가?"라는 질문에 공화당 지지 성향 유권자 중 약 76%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는 6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중도 성향 유권자 중에서는 44%가 '그렇다', 31%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하는 정책에 동의한다고 답한 유권자 중 85%는 미디어가 뉴스를 조작한다고 생각했다. 여론 조사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 46%는 미디어가 트럼프와 행정부에 관한 이야기를 꾸며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이보다 훨씬 심하다"라는 내용의 트윗을 게재했다. 그러나 잘못된 뉴스를 보도하는 언론을 처벌해야 한다고 답한 유권자 비율은 28%에 머물렀다. 공화당 성향 유권자 중에서는 46%가 언론 처벌에 동의했으며, 31%가 언론을 처벌해서는 안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6%로 나타나 지난 조사 대비 2% 포인트 올라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꾸준히 주류 언론이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최근에는 NBC가 자신과 관련된 오보를 냈다며 보도 권한을 박탈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1일 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핵전력을 1960년대 수준으로 증강하길 원한다고 발언했으며, 이에 대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moron)로 불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가짜 NBC 뉴스가 내가 미국의 핵무기 10배 증강을 원했다는 이야기를 지어냈다. 이는 순전한 소설이며 내 품위를 떨어뜨리려 만든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매티스 국방장관도 "대통령이 핵무기 증강을 요구했다는 보도는 완전히 틀렸다”며 “이런 종류의 잘못된 보도는 무책임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윤 기자 kim.jiyoon2@koreadaily.com

2017-10-20

'특수부대원 전사' 니제르에서 무슨 일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정쟁이 돼버린 아프리카 니제르 특수부대원 4명의 전사 상황을 둘러싼 포괄적인 진상파악을 뒤늦게 지시했다. CNN방송을 비롯한 언론들은 지난 4일 니제르에서 순찰 중인 특수부대원들을 매복 공격해 4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세력이 현지의 이슬람국가(IS) 관련 무장단체인 것으로 보도했지만 정부 당국은 세부 정황을 공개하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래 가장 많은 미군이 외국에서 단일 작전 중 사망한 사건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6일까지 일언반구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라 데이비드 존슨 병장 등 4명의 전사를 왜 공식 설명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뒤에야 유족들에게 편지를 보냈으며 전화도 할 계획이었다고 첫 언급을 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다른 대통령들을 보면 대부분 전화도 안 걸었다"며 전임 대통령들에게 화살을 돌려 이 사안을 정치 쟁점화했다. CNN은 19일 국방부 고위관리를 인용해 매티스 장관의 지시로 현장 상황에 대한 매시간 단위의 사실관계 확인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12명으로 구성된 특수부대원들이 니제르-말리 국경 인근 지역에서 현지 관계자들과 회의를 마치고 비무장 소형트럭으로 돌아올 때 기습 매복공격을 받았다. 무장세력들은 소화기와 기관총, 로켓 추진식 수류탄 등으로 공격했으며 미군을 돕기 위한 프랑스 미라주 전투기가 떠 무장세력을 분산시킨 30여 분간 양측의 교전이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관계자는 작전 중인 특수부대원들이 적과 조우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 병력이 이 일대에서 외부 세력의 공격을 받아 죽거나 다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니제르에는 니제르 정부군이 자국 내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맞설 수 있도록 미군이 훈련과 보안 조치 등 분야에서 지원하고 있다. 5년째 주둔하고 있으며 현재 주둔 병력은 800명가량이다.

2017-10-19

하비 와인스틴, 30년의 영광과 10일의 몰락

하비 와인스틴. '갱스 오브 뉴욕', '펄프 픽션', '캐롤', '파이터', '에비에이터', '화씨 911', '킬빌'을 만든 전설적인 제작자. 쿠엔틴 타란티노가 가장 신뢰하는 제작자로서 오래 함께 해왔고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상을 받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힘이 센' 제작자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연이어 터진 성추문으로 순식간에 추락해버렸다. 놀라운 것은 10일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여성들로부터 피해사례가 쏟아져 나왔다는 것. 영화계에 군림해온 30년간 그는 어떤 일을 저질렀으며 그러한 일들은 어떻게 알려졌을까? 사건의 전조 와인스틴의 광범위한 성추문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2017년 10월 4일이다. 하지만 그 전에도 이미 '조짐'은 많았다. 공개적으로 와인스틴의 행동이 문제가 된 것은 2015년 3월 31일 22살의 이탈리아 모델 앰브라 바틸라나 구티에레즈가 성폭행 혐의로 와인스틴을 고발하면서부터다. 법원자료에 따르면 구티에레즈는 와인스틴이 영화제 현장에서 자신을 더듬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때만 해도 와인스틴에게 큰 타격은 없었다. 뉴욕타임스의 최초 보도 2017년 10월 4일은 폭풍전야와도 같은 날이었다. 뉴요커와 뉴욕타임스가 와인스틴의 성추문에 대한 기사를 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모든 영화계 인사가 기사에 대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와인스틴 측은 위기관리 전문가와 많은 변호사를 고용해서 이런 기사에 대해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변호인에는 헐크 호건의 섹스 테이프 사건을 맡아서 1억1500만 달러의 배상을 이끌어낸 찰스 하더도 포함돼 있었다. 와인스틴은 혐의를 일체 부인하며 여유 있게 대응했다.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며 "영화판권을 사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10월 5일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파장이 컸다. 1990년대를 풍미한 여배우 애슐리 주드의 피해사례로 시작해서 2014년에 일어난 와인스틴의 직원 에밀리 네스터의 이야기까지 낱낱이 실려있었다. 뉴욕타임스는 20년 이상 성범죄를 저질러 온 와인스틴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냈다. 추가보도와 순식간의 몰락 10일 뉴요커의 기사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 아르젠토, 미라 소르비노, 로재너 아퀘트를 비롯한 7명 이상의 여성이 와인스틴에게 성적인 피해를 당했다. 뉴요커의 기사는 철저한 조사를 토대로 써졌으며 기사에는 2015년 구티에레즈의 피해상황을 기록한 음성파일 또한 포함돼 있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는 더 충격적인 기사를 내놓았다. 할리우드 최고의 수퍼스타인 기네스 팰트로와 앤젤리나 졸리가 커리어 초반에 와인스틴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와인스틴은 팰트로를 호텔방으로 불러서 마사지를 강요했고 이 때문에 당시 팰트로의 남자친구인 브래드 피트와 와인스틴이 큰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앤젤리나 졸리는 와인스틴과 '안 좋은 기억'이 있어 이후 절대 함께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와인스틴의 부인 조지나 채프먼은 보도자료를 통해서 와인스틴과 이혼을 이야기했다. 그는 "피해를 받은 모든 여성들 때문에 내 가슴은 찢어진다"며 "남편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관심을 받은 것은 힐러리 클린턴의 반응이었다. 와인스틴은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했으며 2016 대선 때는 기금 마련 행사를 주재하기도 했다. 힐러리는 보도 자료를 통해 "와인스틴의 행동에 매우 놀랐고 이런 행동들은 절대 용인될 수 없다"며 "피해여성들의 용기와 주변의 도움이 있어야만 이런 행동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또한 와인스틴의 행동은 역겨운 짓이라고 말하며 비판했다. 하비 와인스틴이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밝혔던 과거도 드러나면서 화제가 됐다. USC는 와인스틴이 여성 영화인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한 500만 달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모든 일이 10월 10일 단 하루 만에 일어났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와인스틴의 몰락은 순식간이었다. 30년과 10일 와인스틴의 범죄행각이 밝혀지고 영화계가 이를 비판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0일. 30년 간 최고의 자리에 군림했던 그는 과거에 쌓인 악행이 드러나면서 너무나 짧은 순간 몰락했다. 하지만 그가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던 지난 세월 동안 악행은 철저하게 숨겨졌고 그를 고발하기 까지 최소 20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기에 짧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대체 어떻게 그는 이런 성범죄들을 저지르고도 당당하게 제작자로서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 물론 와인스틴이 정치권과 연을 맺으며 강한 권력을 구축해온 것이 큰 이유일 것이다. 그는 클린턴과 오바마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와 인연이 깊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심복이라 할 수 있는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의 회사의 지분을 소유할 정도로 광범위한 인맥을 자랑한다. 그래서일까? NBC나 뉴욕타임스 같은 언론사들이 와인스틴의 범죄행각을 알고 있으면서도 기사를 게재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는 이런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최대한 막았다. 피해자들은 협박을 했고 언론은 회유해서 지금까지 왔다. 이번 사건 때문에 할리우드의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에도 변화가 생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보복'을 두려워해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데는 환경적 이유가 크다는 것이다. 이미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문제는 와인스틴 하나가 아니다'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와인스틴을 계기로 할리우드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원희 기자 cho.wonhee@koreadaily.com

2017-10-19

"나도 성폭행·성추행 당했다" 위더스푼 16세 때 감독에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이후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던 여성들이 자신의 피해 경험을 고백하는 '미투' 고발 캠페인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 여배우 리즈 위더스푼(41·사진)이 16세 때 영화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위더스푼은 16일 밤 베벌리힐스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24회 '엘르 우먼 인 할리우드' 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인 영화 '빅 리틀 라이스'의 주인공 로라 던을 소개하기 전, 16세 때 겪었던 자신의 성폭행 경험을 털어놓았다. 위더스푼은 "16세 때 감독이 나를 폭행했다. (영화에 출연하는) 조건으로 침묵하도록 만든 소속사와 제작자들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며 "한 번에 국한된 일이었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슬프게도 그렇지 않았다. 나는 여러번 성추행과 성폭행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위더스푼은 "잘 수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으며, 대화도 할 수도 없었던 경험"이라면서 "좀더 일찍 공개해 행동을 취하지 못했던 죄책감이 든다"고 밝혔다. 위더스푼은 "지난 수일 동안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카펫 밑에 감춰놓았던 것들을 크게 말하고 싶어졌다. 왜냐하면 내가 그동안 배우로 일해오면서 느껴왔던 혼자라는 느낌을 이제는 덜 느끼게 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여성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하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18일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 체조 단체전에서 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금메달을 따낸 체조 선수 맥카일라 마로니(21)가 13살 때 팀 닥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시카고트리뷴은 이날 마로니가 장문의 트위터 글을 통해 여자체조 국가대표팀 닥터로 활동해온 래리 나사르 박사의 성추행 사실을 증언했다고 전했다. 마로니는 텍사스주 휴스턴 인근 대표팀 훈련캠프에 갔을 때 성추행이 시작됐으며 그때 자신의 나이는 불과 13살이었다며 "나사르 박사가 내게 정신치료 요법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서 성추행했다. 그날 밤 난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사르는 지난 30년간 미국 체조팀 주치의로 활동하면서 80명 이상의 체조선수들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현재 수감된 상태다.

2017-10-18

'나도 성폭력 피해자'…'미투 캠페인' 확산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 스캔들이 미국 연예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45.사진)가 제안한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16일 할리우드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밀라노가 전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사람들에게 그 문제(성폭력)의 규모를 알리기 위해 해시태크(#) 미투(MeToo)에 동참하라"고 독려한 이후 불과 24시간 만에 약 50만 건의 트윗이 뒤따랐다. 밀라노는 "당신이 성폭력 피해를 봤거나 성희롱을 당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여기 트윗에 '미투'라고 써달라"고 호소했다. 미투 캠페인에 동참한 이들은 할리우드 유명 연예인부터 일반인 대학생까지 다양하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동참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스캔들로 유명한 모니카 르윈스키도 참여했다. 그녀의 오리지널 트윗은 3만2000회에 걸쳐 링크됐고 1만6000회 이상 리트윗됐다. 밀리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2500개가 넘는 반응이 올라왔다. 트위터 측은 "미투 캠페인이 곧 100만 건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배우와 제작자로 활약해온 알리사 밀라노는 모피 반대운동과 코소보 난민 지원 등으로 할리우드에서 사회 참여 활동에 적극적인 엔터테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앞서 뉴욕타임스가 와인스틴의 성추문을 처음 보도한 이후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들 사이에서 성폭행.성추행을 당했다는 증언이 줄지어 나왔고 기네스 펠트로 안젤리나 졸리 등 톱스타들도 이에 가세했다.

2017-10-16

졸리도 당했다…와인스타인 성추문 일파만파

'오스카 제조기'로 유명한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의혹에 스타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기네스 펠트로까지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와인스타인 성추문'이 일파만파 번져나가고 있다. 더구나 와인스타인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 대선 후보들에게 거액을 기부한 민주당 '큰 손'으로 성추문 불똥이 민주당으로까지 튀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큰딸 말리아는 하버드대 입학을 앞두고 와인스타인 컴퍼니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졸리는 10일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을 처음 폭로한 뉴욕타임스에 1990년대 후반 신인시절 와인스타인이 호텔방에서 원치 않는 접촉을 해 거절했다며 그와의 나쁜 경험 때문에 다시는 그와 일하지 않았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그에 대해 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기네스 펠트로도 이날 뉴욕타임스에 "와인스타인이 제인 오스틴 원작 영화 '엠마'를 제작하면서 나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는데 영화를 찍기 전 미팅을 하자며 베벌리힐스의 호텔로 불렀다"며 "그런데 그가 나에게 손을 얹고 침실로 가 마사지를 해달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펠트로는 "그때 난 22세로 어린 나이였고 막 출연 사인을 했기 때문에 너무 겁이 났다"며 "접촉을 거부하고 즉시 호텔방을 나와 당시 남자친구였던 브래드 피트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덧붙였다. CNN방송이 피트 측근에게 확인한 결과 당시 피트는 와인스타인에게 강하게 항의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다짐을 받았다. 펠트로는 "와인스타인이 누구에게도 그 일을 발설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며 "그때문에 그가 나를 '엠마' 역에서 해고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펠트로는 '엠마' 주연을 맡아 스타 반열에 올랐으며 이후 와인스타인이 제작한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1999년 오스카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이 폭로되면서 그를 비난하는 여배우들의 성명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주요 관계자들과 남자 배우들은 입을 다물고 있어 할리우드와 엔터테인먼트계에 만연한 남성중심적 관행과 여성비하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와인스타인이 제작한 작품으로 오스카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메릴 스트립과 주디 덴치는 10일 성명을 통해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전혀 몰랐고 수치스러운 보도에 충격을 받았다며 그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는 권력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스트립은 2012년 '철의 여인'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수상소감에서 와인스타인을 신으로 추켜세우며 감사를 표한 바 있다. 케이트 윈슬렛, 엠마 톰슨, 파트리샤 아케트, 제시카 차스테인 등 여배우들도 와인스타인을 비판하고 피해 여성들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남자 배우 중 입장을 밝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 벤 애플렉, 맷 데이먼, 리어나도 디카프리오, 러셀 크로 등 와인스타인과 작업했던 남자 배우와 감독 20여명과 직접 접촉했으나 모두가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힐러리 클린턴과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10일 뒤늦게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또 애플은 와인스타인 컴퍼니와 합작 추진해 온 엘비스 프레슬리 전기 제작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6일 와인스타인이 미라맥스 시절부터 수십년간 애슐리 주드 등 여배우와 여직원들에 대해 성추행 행위를 일삼았으며 피해 여성들과 최소 8차례 법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한 이후 와인스타인은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7-10-10

와인스틴 성추행 파문 일파만파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이 일파만파 번져가고 있다. 10일 뉴욕타임스(NYT)는 기네스 팰트로우와 앤젤리나 졸리의 인터뷰를 통해 와인스틴이 여배우들에게 어떻게 성추행을 가하는지 폭로했다. 팰트로우가 성추행을 당한 것은 영화 '엠마'에 주역으로 캐스팅된 직후였다. 영화제작자인 와인스틴은 22살의 팰트로우를 비벌리 힐스의 페닌슐라 호텔로 부른 뒤 침실에서 마사지를 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팰트로우는 "나는 어린애에 불가했고 이미 계약서에도 서명한 상태"였으며 "그래서 무서웠지만 성적 접촉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팰트로우는 당시 남자친구였던 브래드 피트에 일어난 일을 모두 털어놓았고 브래드 피트는 와인스틴과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와인스틴은 팰트로우의 입을 막기 위해 협박을 했다고 한다. 앤젤리나 졸리 또한 와인스틴의 성추행에 대해서 털어놨다. 졸리는 어린 시절 그와 일을 하면서 '안 좋은 기억'을 가지게 됐다고 하며 "이후 단 한 번도 와인스틴과 일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미 배우 아시아 아르젠토와 루시아 에번스 등 7명의 여성이 뉴요커를 통해 와인스틴을 고발해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브랜드 DKNY로 유명한 디자이너 돈나 카란은 8일 레드 카펫 행사에서 와인스틴을 "훌륭한 사람"이라고 칭했다 많은 비판을 받았다. 카란은 9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성추행을 옹호한 것은 절대 아니며 피해여성들에게 사과를 했다. 조원희 기자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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