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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했다" 여성 의원들도 성추행 피해 고발

워런 등 상원의원 4명
월가·노동계도 잇단 폭로
'미투' 캠페인 각계로 확산

민주당 '진보의 아이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Too)' 캠페인에 자신의 스토리를 공유했다.

워런 뿐 아니라 클레어 매캐스킬(미주리), 하이디 하이트캠프(노스다코타), 마지 히로노(하와이) 등 여성 상원의원 4명이 "나도 당한 적이 있다"며 고발 대열에 가세했다.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행 스캔들로 촉발된 '미투' 캠페인이 영화계를 넘어 정치, 경제, 노동계 등 각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로도 꼽히는 워런 의원은 22일 NBC 시사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초임 법학교수 시절 성폭행을 당할 뻔한 일을 공개했다.

워런 의원은 "고참 동료 교수가 자기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갑자기 문을 닫고 달려들었다. 피해 달아났는데 책상을 맴돌며 내 손을 잡으려 했다"며 "제발 이러지 마라. 집에 어린아이들이 있다"고 소리치고 자신의 사무실로 도망쳤다고 했다.

워런 의원은 "사무실로 돌아와 내가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자문했다"며 "가장 친한 친구에게만 털어놓고 오랫동안 마음 속에 묻어뒀다"고 덧붙였다.

매캐스킬 의원은 20대 초선 주의원 시절에 겪은 일을 털어놓았다. 첫 법안 발의를 앞두고 하원의장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그가 변태적 성관계를 요구하는 뜻의 비속어를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농담이라고 생각하지만 동료 의원에게 그것도 매우 젊은 동료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충격이었다"고 밝혔다.

하이트캠프 의원은 노스다코타주 검사 시절 가정폭력 사건에 관심이 많았는데 남성 수사관이 자신의 얼굴에 손가락을 갖다대고 "남자들은 항상 부인을 때린다. 당신이 그걸 막을 수 없다"고 말했던 경험을 공개했다.

성폭력 피해가 폭로되면서 권력을 행사했던 인사들의 해고도 잇따르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을 상대로 '최저임금 15달러' 운동을 주도했던 스콧 코트니 전미서비스노동조합(SEIU) 부위원장이 여직원을 성희롱하고 부적절 관계까지 가졌다는 내부 고발이 나온 직후 직무가 정지됐고 인터넷 뉴스사이트 복스의 편집 담당 간부와 어린이 케이블 TV채널 니켈로디언의 중견 프로듀서도 성희롱 의혹이 제기되면서 해고됐다.

폭스뉴스 설립자 로저 에일스(지난 5월 타계)가 지난해 7월 성추문으로 사임했고 지난 4월 폭스뉴스 간판 앵커 빌 오라일리에 이어 와인스틴까지 거물급 인사들의 몰락이 줄을 이으면서 일부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여성의 성기를 움겨쥐었다"고 자랑까지 하면서 11명의 여성에게 성추행 고발을 당한 트럼프 대통령은 왜 여전히 건재한 것이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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