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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LA필 '두다멜 펠로우'첫 선정…LA 출신 홀리 최, 1년간 활동

1.5세 한인이 최초로 LA 필하모닉 ‘두다멜 펠로우’의 지휘자로 선정됐다.   주인공은 홀리최(한국명 최현 ·33·사진)씨다. 한인이 LA 필하모닉 ‘두다멜 펠로우’에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이 프로그램은 차세대 지휘자를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최씨는 앞으로 1년 동안 LA 필하모닉과 함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   최씨는10살 때LA로 이민을 왔다. 13세에 독학으로 클라리넷을 배우며 음악계에 입문했다. 그동안 독일을 기반으로 여러 오케스트라와 실내악단을 지휘하며 유럽 무대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2020년 9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라 마에스트라’ 지휘자 콩쿠르에서 최종 6인에 선정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에서 부지휘자로 활동했고, 현재는 독일 실내악단 ‘앙상블 리플렉토르’의 수석 지휘자를 맡고 있다.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고향 LA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이 매우 특별한 경험이라고 밝혔다. LA 필하모닉 공식 데뷔 무대는 내년 5월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예정돼 있다.   최 지휘자는 “다른 음악가들보다 늦게 음악을 시작했지만, 더 열심히 노력해 자랑스러운 한인 음악가가 되고 싶다”며 “한국에서 공연하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준호 기자한인 펠로 한인 음악가 차세대 지휘자 지휘자 콩쿠르

2024-08-01

[음악회 가는 길] 콩쿠르의 계절

어느덧 벚꽃이 떨어지고 철쭉이 졌다. 아침저녁 선선하고 낮에는 더운 초여름 날씨가 이어졌다. 파릇파릇 돋아난 신록처럼 클래식 음악계에 반가운 소식들이 해외에서 전해졌다. 4월 13일 피아니스트 가주연이 스페인 하엔에서 열린 프레미오 하엔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결선에서 살바도르 바스케스가 지휘한 말라가 필하모닉과 쇼팽 협주곡 2번을 뛰어나게 연주했다. 상금 2만 유로 외에도 낙소스에서 음반 녹음, 스페인과 독일 지역 연주가 잡혔다.   20일에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이승원이 우승했다. 결선 무대에서 브람스 교향곡 2번 1악장과 카를 닐센의 ‘가면무도회’ 중 ‘수탉의 춤’을 지휘했다. 콩쿠르 우승 상금 2만 유로 외에 세계 24개 주요 오케스트라 지휘를 부상으로 받았다.   26일에는 전채안(바이올린), 박은중(바이올린), 장윤선(비올라), 박성현(첼로)으로 구성된 아레테 콰르텟이 프랑스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상금 1만 유로와 청중상, 현대곡상, 지정곡 해석상 등 특별상까지 휩쓸었다.   젊은 연주자들의 땀과 눈물이 빛나는 무대, 콩쿠르의 계절은 계속된다. 캐나다 몬트리올 콩쿠르가 5일 시작돼 16일까지 펼쳐진다. 2016년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2위, 2021년 피아니스트 김수연이 1위, 2023년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와 이수빈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었다. 올해 종목은 피아노. 19~29세 나이의 12개국 지원자들 가운데 24명이 본선에서 겨루는데, 엘리아스 애컬리, 전세윤, 김대원, 신승민이 이름을 올렸다.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인 손민수가 심사위원단에 포함됐다. 1라운드에는 리사이틀, 준결선에서는 실내악과 리사이틀, 결선에서는 시안 장이 지휘하는 몬트리올 심포니와 협주곡을 연주한다.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가 개막해 다음달 12일까지 계속된다. 재작년 최하영(첼로), 작년 김태한(바리톤)에 이어 한국이 3연속 우승자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 세계 지원자 290명 중 70명이 선정됐고 그중 참가를 포기한 지원자를 뺀 63명이 1라운드부터 겨룬다. 본선에 오른 한국인은 7명. 최하영의 동생인 최송하, 작년 롱 티보 콩쿠르 2위에 입상한 유다윤, 올해 슈투트가르트 콩쿠르 우승자인 임도경, 에스더 양, 오해림, 김은채, 김하람이다. 작년 대회엔 심사위원 중 조수미가 포함됐었는데 올해는 강동석과 이경선 두 명의 한국인 심사위원이 초청됐다.   콩쿠르 입상자들의 이야기엔 공통점이 있다.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곡을 많이 배웠고 실력도 향상된 것 같다”는 내용이다. 참가자들 모두 자신의 음악인생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 수상의 영광은 그 뒤에 따라오는 선물 같은 거라고 여기면서. 류태형 /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음악회 가는 길 콩쿠르 계절 콩쿠르 우승 실내악 콩쿠르 무대 콩쿠르

2024-05-08

오페랄리아 콩쿠르, 스테파노 박 우승

국제 성악 콩쿠르 ‘오페랄리아(Operalia)’에서 한인이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 오페라에서 개최된 2023년 오페랄리아 콩쿠르에서 한인 베이스 스테파노 박(한국명 박재성·사진)과 프랑스 출신 소프라노 줄리 로지가 1등을 차지했다. 2등은 루크 서틀리프와 유진 쟌누 였으며 3등은 나바사르드 하코비안과 엘레나 빌라론이 수상했다. 청중들이 직접 뽑는 롤렉스 청중상도 한인 김태한이 차지했다.   스테파노 박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여러 도시의 공연에 참여하며 베이스 성악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페랄리아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유망한 젊은 성악가를 발굴하고 국제적 오페라 스타로 키우기 위해 1993년 처음 마련한 경연대회다. 이 대회를 통해 입상한 많은 성악가가 이미 세계적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유명 테너 롤란도 비야손, 베이스-바리톤 어윈 슈로트,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 등이 이 대회 출신이다.   오페랄리아에서 빛을 낸 한인 성악가도 많다. 베이스 연광철(1993), 소프라노 김성은(1995), 테너 김우경(2004), 바리톤 양태중(2007), 테너 김건우(2016) 등이 이 대회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스테파노 콩쿠르 콩쿠르 스테파노 베이스 성악가 한인 성악가

2023-11-05

'꿈의 연주'…임윤찬 LA에 온다

LA 필하모닉 2023시즌, 지난해 6월 세계적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사상 역대 최연소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공연이 열린다.   ‘마법 같은 능력’과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퀄리티’라는 찬사를 받는 임윤찬의 LA에서 첫 공연으로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임윤찬은 오는 8월 1일 오후 8시 할리우드보울에서 성시연 지휘자가 이끄는 LA 필하모닉과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곡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콘체르노 3번을 협연한다.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임윤찬이 우승한 후 따뜻하게 안아준 지휘자 마린 알솝은 “임윤찬은 심오한 음악성과 경이로운 기교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보기 드문 아티스트”라고 극찬했다.     올해 19세인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후 국제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신작 최고 연주상, 청중상까지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준결선에서 선보인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과 결선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은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한 비평가는 “그의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연주는 국제 피아노 커뮤니티 전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며 “지적인 기교와 초월적 표현에 대한 완전한 몰입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은 결정적 순간”이라고 평했다.   한국 시흥에서 출생한 임윤찬은 7세부터 피아노 레슨을 시작했다. 이듬해 예술의 전당 음악영재 아카데미에 입학한 그는 음악공부에 몰두했다. 12세부터 지도해온 스승이며 멘토인 손민수 한예종 교수를 만났다.   1년 후인 2018년 첫 콩쿠르인 클리블랜드 청소년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와 쇼팽 특별상을 받으며 국제 음악 무대에 진출했다.   또한 그해 쿠퍼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참가자로 두각을 나타내어 3등상과 청중상을 모두 수상했다. 2019년에는 15세의 나이로 최연소로 한국의 윤이상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두 개의 특별상을 받았다.   이후 스페인 한국문화원 초청으로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코리안 오케스트라 페스티벌, 코리아 심포니, 수원 필하모닉, 부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한국에서도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쳤다.   2022~2023 첫 투어에서는 미국 아스펜 뮤직 페스티벌, 퍼포밍 아트 휴스턴에 이어 지난 5월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임윤찬은 한국예술종합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으로 손민수 교수에게 사사하고 있다.   티켓은 할리우드 보울 웹사이트(hollywoodbowl.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은영 기자연주 할리우드보울 피아노 콩쿠르 국제 피아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2023-07-23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한 임윤찬군, 콜로라도 온다

 겨우 18세의 나이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국제 피아노 대회인 제 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한국의 임윤찬 군이 콜로라도를 찾는다. 임군은 1962년 시작되어 매 4년마다 열리는 60년 역사의 이 유서깊은 국제 피아노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의 나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결선은 지난 6월 14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베이스퍼포먼스 홀에서 진행된 바 있다. 임군은 두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해야 하는 이번 결선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압도적 기교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연주해 일제히 기립한 청중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앞선 준결선에서도 극도의 테크닉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리스트의 ‘초절정기교 연습곡’ 12곡 전곡을 65분에 걸쳐 쉬지 않고 연주해 청중을 놀라게 했다. 특히, 유튜브로 중계된 그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를 두고선 ‘기념비적 명연’이란 전문가들의 찬사가 잇따르고 있다. 임군은 상금 10만달러(한화 약 1억2900만원)와 음반 녹음 및 3년간 세계 전역의 매니지먼트 관리와 월드 연주 투어의 기회를 갖게 된다. 지난 6월 2일 시작된 이번 대회엔 51개국 388명의 피아니스트가 지원했으며, 이 가운데 예선을 통과한 30명이 경연을 펼쳤다.임윤찬은 2019년 15살 나이에 윤이상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괴물급 신인’으로 널리 이름을 알렸다. 14살이던 2018년엔 미국 클리블랜드 청소년 콩쿠르에서 2위에 올랐다. 시작은 평범했다. 대개 그렇듯, ‘악기 하나쯤 다루는 게 좋겠다’는 어머니의 권유로 7살 때 ‘동네 피아노 학원’에 등록했다. ‘천재 피아니스트 계보’에선 상대적으로 늦게 피아노를 시작한 셈이다. 집안에 음악을 하는 사람도 없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재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가수 유재하를 좋아한다는, 여전히 소년티가 감도는 천재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2017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피아니스트 손민수에게 배우고 있다. 손민수는 “음악에 몰입해 사는 모습이 마치 18~19세기에 사는 듯하다”며 제자에게 ‘시간여행자’란 별명을 붙여줬다. 임윤찬은 지난해 10월 서울과 대구, 성남에서 리스트의 ‘초절정기교 연습곡’으로 독주회를 열고, 국립심포니, 수원시향, 강남심포니 등 국내 여러 교향악단과도 협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임군은 미국 투어의 일환으로 오는 7월 20일부터 3일간 콜로라도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7월 20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스팀보트 스프링스의 스트링스 뮤직 파빌리온(Strings Music Pavilion, 주소 900 Strings Rd. Steamboat Springs, CO 80487)에서 첫공연이 열리며(티켓구입은 stringsmusicfestival.com), 두번째 공연은 7월 30일 토요일 저녁 7시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살라이다 고등학교(26 Jones Ave. Salida, CO 81201)에서(티켓 구입은 salidaaspenconcerts.org), 그리고 마지막 공연은 포트 콜린스에서 8월 1일 저녁 7시30분부터 10시까지 그리핀 콘서트 홀(Griffin Concert Hall, UCA 주소 1400 Remington St. Fort Collins, CO 80524)에서 펼쳐진다. 티켓은csuartstickets.universitytickets.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2015년에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 이후 혜성같이 나타나 현재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천재 피아니스트의 공연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   이하린 기자콜로라도 콩쿠르 윤이상 국제콩쿠르 피아노 협주곡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2022-07-11

"천재? 저는 노력형…노력할 용기 있어 다행"

  “천재는 절대 아니고요, 전 그냥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북미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임윤찬(18) 피아니스트를 만난 첫 느낌은 ‘순수함’이었다. 앳된 얼굴과 목소리 탓도 있었지만,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콩쿠르 우승 후 당황스럽고 심란했다는 그는, 일각에서 ‘천재’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절대 아니다”며 고개를 저었다.   임 피아니스트는 지난 24일 맨해튼 스타인웨이 홀에서 진행된 뉴욕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베토벤 같은 분이 천재”라며 “저는 그냥 노력하는 한 사람으로, 노력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는 게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준결승 무대에서 ‘악마의 곡’으로 불리는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연주해 이목을 끌었다. 그의 대담함은 결국 작은 연습실에서 보낸 고독한 시간의 결과물이었다. 임 피아니스트는 “제가 좋아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인이 말했던 것처럼, 고독한 연습 시간이 가장 힘들다”며 “길을 헤맬 때도 있지만, 결국은 좋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해법이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 피아니스트와의 일문일답.     -수상 소감은, 이번에 배운 점이 있다면. “입상 목표가 있었던 것이 아닌데 상을 받아서 처음에 당황을 했다. 약간 심란하기도 했다. 걱정도 되고.”   “음악을 무대에 올리기 직전까지 재검토가 수차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제 허점도 좀 찾았다.”   -피아노를 ‘평생’ 하겠다고 생각한 순간은 “사실 아직까지도 ‘평생’ 이란 확신은 안 든다. 내일 일도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 그렇지만 위대한 예술가들의 레코딩을 들었을 때 ‘나도 그분들처럼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계속 하고 있다.”   -전공자가 아닌 부모님이지만 음악적 환경 조성을 잘 해주셨다. “금전적 지원 외엔 부모님이 항상 뒤에 빠져계셨고 강압적인 것은 아예 없었다. 사실 음악가들에겐 ‘방해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저희 부모님은 저를 거의 내버려 두셨는데, 그게 가장 도움되는 환경이었던 것 같다.”   -천재라고 일컫는 사람들도 있는데 “천재는 절대 아니고, 그냥 노력하는 사람이다. 노력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게 다행인 것 같다.”   -‘산에 들어가서 피아노만 치고 싶다’는 생각은 왜 했나. “어릴 때 아무것도 몰라서 ‘피아노만 치며 기쁘게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가, 시간이 흐르며 결국 음악은 상업적인 것과 떨어질 수 없다는 결론에 확신이 생겼다. 그런 것을 알게 됐을 때 굉장히 실망했던 순간이 있었고 충격이었다. 산에 들어가고 싶다는 것은 그런 걸 다 버리고 음악만 하고 싶다는 의미로 얘기한 것이다.”   -가장 큰 시련은. “피아니스트들이 항상 연습은 고독한 순간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시인 릴케 역시 외로움 속에서 예술 꽃이 핀다고 하는데, 사실 그게 가장 힘들다. 엄청 작은 연습실, 인테리어도 없고 같은 색만 있는 곳에서 하루에 7시간은 연습하다보니 ‘이게 뭐하는 건지’라며 길을 헤맬 때도 있다. 해법은 결국 레코딩을 듣는 것. 들으면서 아, 그래도 저렇게 연주할 수 있다면 이건 별 것 아니겠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인 음악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선전하는 이유가 뭘까. “아마 한국인이라서기보다는, 그 분들 자체가 굉장히 열심히 하는 분들인데 한국인이다. 그런 것 같다.”   -모든 장르를 잘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했는데.   “천재 예술가들의 시대인 르네상스, 바로크 음악에 가장 관심이 많고, 현대음악도 굉장히 좋아해서 상반된 두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는 "물론 있는데, 거의 매일 바뀐다. 오늘같은 경우 러시아의 전설적인 소프로니츠키 피아니스트가 좋았다. 많은 사람이 모르는, 알려지지 않은 피아니스트가 좋을 때도 있고, 모두가 아시는 호로비츠도 좋아한다. 생존한 인물 중엔 예브게니 키신, 그리고 저희 선생님(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음악을 제가 가장 좋아한다."   -이제 해외투어까지 하려면 체력이 중요할텐데 "예전엔 수영·축구·야구 등 별 걸 다 했고 관심사도 많았는데 중학교 입학 후 신기하게도 피아노만 치게 됐다. 연습할 게 많으면 정말 시간이 없어서 운동은 못 하고 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쇼팽 콩쿠르에도 도전할 생각인지. “모르겠다. 아직 너무 많이 남았고, 어떻게 될 지.”   -한인들도 굉장히 자랑스러워하고 있고, 뉴욕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해외공연 스케줄은 7월 중 공개될 예정)    글·사진=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  김은별 기자뉴욕 맨해튼 반클라이번 콩쿠르 콩쿨 피아니스트 임윤찬 임윤찬피아니스트 피아노 한예종 리스트 베토벤 라흐마니노프

2022-06-27

시벨리우스 콩쿠르서 한국인 첫 우승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7)가 세계적인 권위의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작곡가 시벨리우스(1865~1957)의 이름을 딴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제12회 장 시벨리우스 콩쿠르 심사위원단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양인모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이번 대회 결선에서 양인모는 5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2위는 미국의 네이선 멜처, 3위는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우도비첸코가 각각 차지했다.   양인모는 콩쿠르 1위와 더불어 위촉곡을 가장 잘 연주한 참가자에게 주는 현대작품 최고해석상도 수상했다. 이번 대회 위촉곡은 마그누스 린드베리의 ‘카프리스’였다.   양인모는 우승으로 3만 유로(약 3만2200달러)의 상금과 함께 시벨리우스 콩쿠르 사상 처음으로 NFT(대체불가토큰) 트로피도 받았다.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1772년 제작된 고악기인 지오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도 후원받게 됐다.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는 만 30세 이하의 바이올리니스트를 위한 세계적인 콩쿠르로, 5년마다 헬싱키에서 열린다. 1965년 제1회 대회 우승자인 올레그 카간을 비롯해 빅토리아 뮬로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세르게이 하차투리안 등 거장들을 배출했다.   한국인 연주자로는 신지아가 3위, 백주영이 4위에 올랐고, 2015년 대회에서 정경화의 제자인 한인 크리스텔 리가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당초 2020년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뤄지다가 올해 열렸다. 올해는 16개국 240명이 지원해 49명이 본선에 진출해 6명이 최종 결선에 올랐다.   결선 진출자 6명은 자신이 선택한 협주곡과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핀란드방송교향악단, 헬싱키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양인모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중 하나다.   2008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남윤을 사사했고,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미리암 프리드를 사사하며 학사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현재는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안티에 바이타스의 지도를 받으며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15년에는 세계적인 권위의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새로운 세대의 가장 재능 있는 젊은 현악 거장’으로 꼽혔다.   양인모는 대회 우승 직후 소속사 크레디아를 통해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서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핀란드에 처음 와봤는데 관객들의 호응도 좋고 매우 따뜻해서 위로와 에너지를 얻었다”면서 “파가니니 콩쿠르 이후 7년 만의 콩쿠르인데 같이 준비하는 모든 참가자들이 주인공인 것 같다. 참가자들끼리 견제는 없었고 서로를 통해 배우는 시간이 되어 콩쿠르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시벨리우스 콩쿠르 시벨리우스 콩쿠르 시벨리우스 협주곡 파가니니 콩쿠르

2022-05-31

[왜 음악인가] 공연을 중단한 지휘자

 오케스트라의 지휘대에 선 상상을 해보자. 지휘할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1악장은 4분의 4박자다.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첫 음을 시작하면 두 박자 후에 바이올린이 일제히 등장한다.  그런데 만일 바이올린 주자들의 연주가 잘못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욱 힘껏 박자를 젓는다? 모른 척하고 계속한다?   이달 7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파리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얍 판 츠베덴은 연주를 멈췄다. 그 후 처음부터 다시 했다. 연습도 아니고 청중이 있는 공연에서 음악을 멈추고 다시 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지휘자는 잘못된 지휘를 인정하는 수치를 견뎌야 하는 일이다. 영국의 음악 비평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1958년 지휘자 아드리안 볼트가 BBC 심포니의 연주를 중지한 후 처음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음악 무대에서는 생각보다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순간에 지나간 음(音)은 고치거나 덧칠할 수 없다. 그나마 혼자 연주할 때는 실수의 치명도가 낮다. 잘못했어도 만회할 수가 있다. 하지만 여럿이 연주할 때는 빠르게 판단할 리더가 필요하다. 바이올린 연주자 수십명이 한번 제각각 연주하기 시작하면 다시 맞추기 어려우니까.   리더가 잘못 판단하면 재앙이 된다. 2019년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적 대회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한 중국인 피아니스트가 결선에 올랐다. 그는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기로 돼 있었는데, 지휘자는 순서를 반대로 알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날 조건은 충분했다. 연주 전 곡목을 알리는 방송은 지휘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러시아어로 나왔다. 오케스트라가 라흐마니노프를 시작했을 때 차이콥스키를 준비하던 피아니스트는 제대로 된 음을 연주하지 못했다. 상황 파악을 하고 오케스트라와 맞췄을 때는 첫 6마디쯤 놓치고 난 다음이었다.   당시 콩쿠르 측은 순서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진행 요원을 징계했지만 문제는 지휘자에게도 있었다. 피아니스트가 아무 음도 치지 못하고 당황하며 지휘자를 바라봤지만 지휘는 계속됐다. 지휘자는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판단도 불가능했다. 콩쿠르 측은 참가자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고 했지만 참가자가 거부했고, 이 장면은 두고두고 콩쿠르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1958년에 아드리안 볼트는 BBC 심포니와 마이클 티펫의 교향곡 2번을 지휘하다 첫 2분을 조금 넘기고 연주를 멈췄다. 뒤로 돌아서서 청중에 “모두 나의 잘못”이라 한 후 처음부터 연주했다. 이 연주는 유튜브에서도 들을 수 있다. 이달 초 츠베덴과 파리 오케스트라가 다시 시작한 쇼스타코비치 또한 훌륭했다고 한다. 리더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면 꼬여버린 연주로 남을뻔한 장면들이다. 김호정 / 한국 문화팀 기자왜 음악인가 지휘자 공연 지휘자 아드리안 바이올린 연주자 차이콥스키 콩쿠르

2022-04-20

[왜 음악인가] 진짜 애호가의 시대

 조회수 730만. 지난달 23일 막을 내린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자였다. 아니, 관객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사실은 최소 730만이다. 폴란드 쇼팽 협회는 본선 2차 스트리밍 조회수까지만 공개했는데, 바로 참가자 44명이 연주한 2차 조회수가 730만 명이었다. 90여 명이 연주한 1차(130만)보다 확 늘어났고, 다운로드 횟수는 1·2차 합쳐 5만6000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 무대가 사라진 후 음악 청중은 온라인으로 연주를 보고 듣는 데 익숙해졌다. 전 세계 음악팬이 같은 시간에 지켜보기 시작하면서 음악 콩쿠르 양상도 달라졌다. 그동안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했던 대표적 이벤트가 바로 콩쿠르였는데, 이제는 수백만 명이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하기 시작했으니까.   쇼팽 콩쿠르의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확인한 음악 청중은 지금까지와 달랐다. 우선, 많은 청중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주자를 찾아내곤 했다.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는 스트리밍 화면 한쪽에는 댓글이 언제나 쏟아져 내리곤 했는데, 자신의 취향과 팬심을 고백하는 내용이 많았다. 다른 어떤 작곡가도 끼어들 수 없이 오로지 쇼팽만 연주하는, 독특한 이 대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주 스타일을 발견한 이들이었다. 같은 곡을 여러 다른 연주로 들어보는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되기 마련이다.   또, 참가한 피아니스트들이 2주 동안 결승점 안 보이는 마라톤을 뛰듯 중압감을 이겨내는 과정과 함께하면서 청중은 등수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 있었다. 한국 참가자 중엔 피아니스트 이혁(21)과 김수연(24)이 각각 최종, 3차까지 올라갔는데, 그들이 탈락해도 응원은 식지 않았다. 피아니스트 사이에는 실력이 아닌 개성 차이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 90여 명의 연주를 다 듣고 나면, 무엇보다 국적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조성진이 우승한 2015년 쇼팽 콩쿠르와 달리, 올해 우승자는 한국인이 아니었다. 캐나다 국적의 브루스 리우(24)다. 하지만 1차부터 함께해온 다국적 청중이 그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리우의 서울시립교향악단 협연의 이른 매진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부터 쇼팽 협회와 제휴해 발 빠르게 이번 공연을 준비해온 서울시향은 빠른 티켓 매진에 따라 온라인 생중계를 추가했다.   쇼팽 협회에 따르면 콩쿠르 스트리밍을 가장 많이 본 청중은 일본(45.5%)이었고 한국·폴란드·미국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완성품을 보는 대신 여정 자체를 즐기는 이들, 그러니까 진짜 애호가들의 시대가 왔다. 김호정 / 한국 문화팀 기자왜 음악인가 애호가 쇼팽 콩쿠르 스트리밍 조회수 음악 콩쿠르

2021-11-17

[J네트워크] 진짜 애호가의 시대

 조회수 730만. 지난달 23일 막을 내린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자였다. 아니, 관객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사실은 최소 730만이다. 폴란드 쇼팽 협회는 본선 2차 스트리밍 조회수까지만 공개했는데, 바로 참가자 44명이 연주한 2차 조회수가 730만 명이었다. 90여 명이 연주한 1차(130만)보다 확 늘어났고, 다운로드 횟수는 1·2차 합쳐 5만6000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 무대가 사라진 후 음악 청중은 온라인으로 연주를 보고 듣는 데 익숙해졌다. 전 세계 음악팬이 같은 시간에 지켜보기 시작하면서 음악 콩쿠르 양상도 달라졌다. 그동안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했던 대표적 이벤트가 바로 콩쿠르였는데, 이제는 수백만 명이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하기 시작했으니까.   쇼팽 콩쿠르의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확인한 음악 청중은 지금까지와 달랐다. 우선, 많은 청중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주자를 찾아내곤 했다.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는 스트리밍 화면 한쪽에는 댓글이 언제나 쏟아져 내리곤 했는데, 자신의 취향과 팬심을 고백하는 내용이 많았다. 다른 어떤 작곡가도 끼어들 수 없이 오로지 쇼팽만 연주하는, 독특한 이 대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주 스타일을 발견한 이들이었다. 같은 곡을 여러 다른 연주로 들어보는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되기 마련이다.   또, 참가한 피아니스트들이 2주 동안 결승점 안 보이는 마라톤을 뛰듯 중압감을 이겨내는 과정과 함께하면서 청중은 등수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 있었다. 한국 참가자 중엔 피아니스트 이혁(21)과 김수연(24)이 각각 최종, 3차까지 올라갔는데, 그들이 탈락해도 응원은 식지 않았다. 피아니스트 사이에는 실력이 아닌 개성 차이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년의 콩쿠르와 달리 입상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피아니스트들에게도 큰 관심이 몰리고 있다.   피아니스트 90여 명의 연주를 다 듣고 나면, 무엇보다 국적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조성진이 우승한 2015년 쇼팽 콩쿠르와 달리, 올해 우승자는 한국인이 아니었다. 캐나다 국적의 브루스 리우(24)다. 하지만 1차부터 함께해온 다국적 청중이 그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오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리우의 서울시립교향악단 협연의 이른 매진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부터 쇼팽 협회와 제휴해 발 빠르게 이번 공연을 준비해온 서울시향은 빠른 티켓 매진에 따라 온라인 생중계를 추가했다.   쇼팽 협회에 따르면 콩쿠르 스트리밍을 가장 많이 본 청중은 일본(45.5%)이었고 한국·폴란드·미국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완성품을 보는 대신 여정 자체를 즐기는 이들, 그러니까 진짜 애호가들의 시대가 왔다. 김호정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애호가 쇼팽 콩쿠르 스트리밍 조회수 음악 콩쿠르

2021-11-15

"눈물 흘릴 정도로 노래가 좋다"

지난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우승한 소프라노 홍혜란(29·사진)씨 현지에 있는 그는 다음날 본지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에서 1위를 했다는 사실을 믿기지 않아 했다. 하지만 “나 스스로가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성악가로서 지극히 ‘왜소한 체격’은 어디를 가나 들어야만 하는 콤플렉스였다. 그러나 이번 수상으로 더 이상 외적인 모습이 실력의 한 평가기준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회 심사위원들은 그의 무대에 대해 “지성을 갖춘 자연스러움을 갖췄다”고 극찬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그는 그 동안 훌륭한 지도자들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수 차례 강조했다. 홍씨는 9살 때 처음 성악에 눈을 뜨게 해준 김희경 대전예고 강사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최상호 교수, 줄리어드음대 에디스 버스·스티븐 워스워스 교수 등의 이름을 한 명씩 거론하며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또 “노래를 통해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며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은사님들은 무한신뢰를 해주셨다”고 밝혔다. 올해 말 메트오페라 무대에 서는 신인이지만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우승하며 스타덤을 예고한 홍씨. 그는 “조수미·홍혜경 선생님의 장점을 나만의 노래로 표현하고 싶다”면서 “하지만 아직 내 목표의 40%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수줍어했다. “지금도 연습실에 서면 눈물을 흘릴 정도로 노래가 좋다”며 음악을 사랑한다는 홍씨. 더구나 남편도 같은 대학을 졸업한 테너 최원휘씨로 이들 부부 대화의 80%는 음악 관련 내용이라며 웃었다. 홍씨는 내달 16일까지 현지에서 수상자 공연을 마친 뒤 뉴저지 포트리 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2011-05-23

"지성을 갖춘 자연스러움"…소프라노 홍혜란, 세계 3대 콩쿠르 제패

소프라노 홍혜란(29·사진)씨가 21일 브뤼셀에서 막을 내린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 성악 부문에서 우승한 것은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으로서도 홍씨가 사상 처음이다. 홍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뒤 맨해튼의 줄리어드 음악학교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올해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그는 22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맘 먹고 국제 콩쿠르에 출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나 다름 없어 많이 긴장했다”며 “현지에 오기 일주일 전 목이 아프기 시작해 출발 전날까지도 참가를 망설였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홍씨는 이어 “특히 다른 콩쿠르와는 다르게 총 30여 곡이 넘는 많은 곡들을 준비해야 해 힘들었다”면서도 “한 곡 한 곡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이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심사위원들은 홍씨의 무대에 대해 “지성을 갖춘 자연스러움”이라고 극찬했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쇼팽 콩쿠르(폴란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히며 피아노와 성악, 바이올린은 3년 주기로 번갈아 열리고 기악 부문 경연이 있는 해에는 작곡 부문도 추가된다. 작곡 부문은 2009년(조은화)과 2010년(전민재) 2년 연속 한국인이 제패한 바 있다. 홍씨는 오는 9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식 데뷔할 예정이다. 현재 홍씨는 남편인 테너 최원휘(30)씨와 뉴저지주 포트리에 거주하고 있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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