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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장례식 Blue

결국 시어머님은 101세를 두 달 남겨두고 떠나셨다. 많은 분이 왜 갑자기 돌아가셨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갑자기’가 아니다. 돌아가시기 삼 주전에 저와 제 남편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그 후 그녀는 하루하루 급속도로 쇠약해지셨다. 아니 그녀를 지탱하고 있던 모든 세포가 하나씩 소멸해갔다. 모든 에너지는 고갈되어 말할 기운도, 물을 삼킬 기력조차도 잃게 되었고 마지막 일주일은 수액을 맞으면서 겨우 심장만 팔딱이다가 그마저도 정지되었다. 심장이 멈추자 뇌세포도 멈추었다.     평생을 중환자실에서 일해온 간호사로서 정말 많은 죽음을 보아왔다. 보통 중환자실에서 죽는 환자들은 몰골이 험하다. 먼저 전신에 피멍이 들어 검푸르죽죽하다. 그리고 영양 부족 또는 신장 기능이 떨어져 전신 부종으로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경우도 많다. 그들은 많은 최신 의료기구와 강력한 정맥 주사약으로 겨우 심장박동과 혈압을 만들어 내기에 모니터에서는 계속 알람이 울려 주위가 어수선하고 복잡하다.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죽는다. 환자가 죽고 나면 의료장치를 제거하고 온갖 종류의 주사약을 멈춘다. 그러면 죽은 환자의 모든 근육이 이완되어 온갖 분비물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이런 장면들이 나에게 익숙하다.     그런 나에게 시어머님의 임종은 단아했다. 그녀는 인간 본연의 모습(integrity)을 간직한 채 서서히 사위어갔다. 참으로 다른 경험이었다. 평소에 당신 몸을 아끼며 잘 돌보셨고 절대 소식을 하셨기에 천수를 누리신 것이다. 노화되어 가는 육신을 욕심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인간의 육신은 이렇게 담백하게 메말라가는구나 하고 배웠다.     2007년 한국에서 시아버님 먼저 보내시고 여기 우리 집에 합류하셨을 때 ‘빈손으로 오세요’라는 나의 절실한 부탁에도 그녀는 최상급의 수의와 목화 솜이불만 갖고 오셨다. 그리고 평소에 장례는 간소한 화장과 수목장을 원하셨다. 그리고 장례비용이라며 봉투 하나를 건네셨다. 수의를 준비하는 마음, 장례 비용을 따로 남기는 마음은 과연 어떤 느낌이었을까. 생각하니 울컥거린다. 시어머님과 나는 평소에 장례 절차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었다. 실용주의자이면서 실존주의자인 나는 한국의 장례문화에 회의하고 있다. 거창하고 요란하고 형식적인 장례식이 죽은 자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아주 오래전에 읽은 기사 내용이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으로 절망에 빠져 있던 중에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 상술의 달인인 장의사는 가족 모두 머리가 마비된 상황을 이용해 최고의 상품만을 권하며 그에 따르지 않으면 상주를 죄책감으로 몰아간다. 상황에 몰려 장례를 다 치르고 나면 빚더미에 앉는다고 한다. 난 그 당시 이 글을 읽고 얼마나 분개했던지. 미치앨봄의‘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책 내용이 생각난다.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둔 모리 교수가 애제자에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해준다. 사랑, 일, 공동체 사회, 가족, 나이 든다는 것, 용서, 후회, 감정, 결혼, 죽음 등을 소재로 다룬다. 모리는 누구나 죽게 되는데 이왕이면 죽음을 가치 있는 일로 승화시킬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이 나왔다고 한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된다. 삶이 영원히 계속되지 않기에 삶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아프리카에서는 한 촌장을 잃게 되면 도서관 하나를 잃은 거와 같다고 한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 죽을 때 내 안에 있는 가장 중요한 나도 죽는다. 너의 장례식은 언제나 나의 장례식이다. 왜냐면 그를 잃는다는 것은 그를 통해 생성된 나의 부분까지 잃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그 사람과만 가능했던 관계도 끝난다’라고 썼다. 시어머님을 잃었다. 나는 그녀와 가능했던 관계를 잃었다. 그리고 나는 이 블루를 얻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장례식 blue 장례식 blue 보통 중환자실 마음 장례

2024-02-09

[삶의 뜨락에서] 절망에서 희망을

지난주는 나에게 아주 힘든 한 주였다. 직장에서 한꺼번에 3명의 죽음을 마주쳐야만 했다.     첫 번째 환자는 76세로 40년을 신경외과 중환자실(neurosurgery intensive care unit)에서 근무하다가 72세에 은퇴한 간호사였다. 은퇴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즐기기 시작한 후 일 년 만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항상 남편의 돌봄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 병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고 지난주에는 그녀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뇌전증 발작(seizure)을 일으켜 앰뷸런스에서 응급실로,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왔다. CT 스캔 결과 평소에 고혈압이 있었던 그녀는 뇌혈관이 터졌고 피가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 뇌부종과 뇌사로 판정이 났다. 평생 열심히 살아왔던 그녀는 그렇게 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거의 실성하다시피 환자의 남편은 계속 울다 웃기를 반복하며 그동안 제대로 못 해준 것에 대해 후회하며 사과했다. 보통 환자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자주 보는 시나리오이다. 환자가 죽고 나면 남아있는 사람들은 그동안 잘해주었던 일은 다 잊고 못 해준 일, 서운하게 해주었던 일들을 후회한다.     두 번째 환자는 32세의 여자 환자로 백혈병 치료 과정 중에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그녀는 러시아에서 의대를 마친 후 미국에서 수련의 과정을 밟고자 4년 전에 어렵게 비자를 받아 뉴욕에 왔다. 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그녀는 올 7월부터 우리 병원에 수련의 자리를 따냈다. 준비 과정 중 신체검사에서 5월에 백혈병을 진단받았다. 바로 항암 치료에 들어갔고 두 번째 사이클을 마친 후 항암 약 합병증의 하나인 심근병증(cadiomyopathy)을 겪게 되었다. 증상은 날로 악화하여 심부전의 결과로 호흡 곤란, 피로, 다리부종이 오고 심근의 수축력이 떨어져 펌프 기능을 잃게 되었다.   환자의 전 가족은 러시아에 있고 여기는 지난 4년 동안 사귀게 된 지인들이 전부였다. 의료진은 최선을 다해 심근 강화제와 혈관 수축제 6종류나 투여했지만 환자의 장기는 하나둘씩 기능을 잃어갔다. 마지막으로 호흡 곤란이 왔다. 이제 인공호흡기 꽂을 일만 남았다. 하지만 인공호흡기는 그녀의 폐 기능을 일시적으로 대신해줄 뿐 환자를 정상으로 돌아오게 할 수는 없었다. 의사는 러시아에 있는 환자의 어머니와 화상통화를 한 후 더는 치료를 계속하지 않기로 했다. 환자는 점점 의식을 잃어서 우리는 날마다 화상통화로 러시아에 있는 가족들에게 그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환자는 결국 토요일에 숨이 멎었다. 토요일은 유대인의 안식일로 러시아 유대인인 그녀는 방문객 한 명 없이 홀로 쓸쓸히 떠났다. 임종이 임박하여 랍비와 지인들에게 전화 통화를 해도 누구 하나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었다. 병원 규칙상 환자의 시신은 냉동실로 옮겨갔다. 32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해야 했던 안타까운 상황, 또 쓸쓸히 홀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지리적인 또한 종교적인 이유가 나를 혼미하게 했다.     세 번째 죽음은 현재 우리와 함께 중환자실에서 15년간 일해 왔던 주임 의사였다. 49세인 그녀는 토요일 아침 주거지인 맨해튼 자신의 콘도에서 발견되었다. 금요일 정상 근무를 마친 후 심한 두통으로 집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곧장 퇴근했다고 한다. 사인은 구형 뇌동맥류(Saccular Brain Aneurysm)으로 판명 났다. 결국 뇌동맥류가 터져 과다 출혈로 인한 사망이다. 그녀는 싱글이었고 의대 교수와 중환자실 주임 의를 겸직하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충격에 빠졌다. 정말 애석하고 믿기지 않았다.     사람 일은 한 치 앞도 모른다는 말이 이 경우가 아닌가 한다. 이 세 명의 죽음은 나를 가로막고 잠시 내 뒤를 돌아보게 했다.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이 될 줄 누가 알고 있을까. 나에게 소중한 것이 과연 무엇인가. 오늘 하지 않으면 분명 후회할 일을 뒤로 미루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절망 희망 신경외과 중환자실 여자 환자 보통 환자

2023-10-06

[삶의 뜨락에서] 행복을 밀어내는 사람

지난주에 맡았던 환자는 나에게 많은 상념을 안겨주었다. 86세 백인 여자 환자가 넘어져서 응급실에 실려 왔다. 혈압이 너무 낮아 우리 중환자실로 옮겨왔고 진단은 방광염이었다. 너무 흔한 사례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근육의 탄력이 약해지고 위생관리가 소홀해지며 스트레스에 민감하여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다. 환자는 항생제에 좋은 반응을 보여 바로 회복이 되었다. 이제 일반병동에 옮겨가기 위해 병실을 기다리는 중이다. 환자는 의식이 돌아오고 컨디션이 좋아지자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듯했다.     5분마다 비상벨을 눌렀다. 몇 번은 정말 필요해서였지만 대부분은 환자 자신의 불안증세에서 오는 행동이었다. 조금 있으니 환자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녀가 방문을 왔다. 환자가 무척 반기며 행복해했다. 나는 환자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환자는 항상 화가 나 있고 불안해하고 걱정과 염려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방문객이 다 가고 난 후에 환자와 오랜 대화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환자는 객관적으로 보기에 비교적 유복한 일생을 살아온 것 같았다. 88세인 남편이 아직도 건재하고 두 아들이 모두 가정을 이루고 오는 10월에 첫 손자가 결혼한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아주 보기 좋은 가족이다. 그렇다면 왜 이 환자는 이토록 불안해하며 안절부절못하는 것일까. 물론 나는 심리학자도 아니고 이 환자의 가정사 내막을 알 리가 없다. 단지 이 환자만 볼 때 환자 자신이 너무 불행해 보여 안타까울 따름이다. 얼굴에 근심과 걱정이 가득하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행복이란 개념은 아주 주관적이다. 행복은 만족에 있다는 진리가 있다. 행복은 고대부터 많은 철학자의 지대한 관심사였다. 쓸데없는 상상은 행복을 방해한다. 기쁘게 일하고 해놓은 일을 기뻐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사소한 것에서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불행한 자의 고귀한 특권이다. 행복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은 너무 큰 행복을 기대하는 마음이다. 유대인의 격언에는 행복에서 불행의 거리는 고작 한 발짝밖에 안 되지만, 불행에서 행복의 거리는 매우 먼 거리라는 말이 있다.     행복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을 고민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이란 일하고 사랑하고 희망을 품는 것이다. 행복한가 아닌가는 결국 자신에게 달려있다. 행복의 비밀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불행을 피할 수는 없다. 불행에 빠져 보아야 비로소 사람은 자기가 누구인가를 깨닫게 된다. 불행을 통해 행복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다. 파스칼은 불행의 원인은 나 자신에게 있다고 했다. 불행 중에 최대의 불행은 옛날에는 행복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큰 불행도 쉽게 극복해 나가고 어리석은 사람은 조그만 불행도 확대해서 자신을 괴롭힌다. 이 환자처럼 객관적으로 다 갖추고 있는 사람도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면 불행하고 부족한 것이 많아도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면 행복한 것이다. 세상에는 행복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오는 행복을 밀어낸다. 행복해하면 벌써 행복이 달아날까 봐 두려워한다. 염려가 많은 완벽주의자는 지금의 행복에 만족할 수 없고 행복은 항상 조금 더 노력해야 닿을 수 있다고 다가온 행복도 유예한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주위 사람들한테 불행한 일이 닥치면 자기 행복을 죄스러워하기도 한다. 얼굴에서 웃음을 지우고 어두운 그림자를 만든다. 행복을 밀어내는 사람들은 행복감만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과 자부심, 즐거움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억압하고 차단한다. 당연히 우울증이 따른다.     행복이란 항상 주위에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있다.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다른 사람을 위해 내 행복을 포기하지 않고 오늘의 행복은 오늘 누리자. ‘아 나는 행복하다’라고 한번 외쳐보고 싶은 여름밤이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행복 자기 행복 환자 아들 우리 중환자실

2023-08-11

조지아 어린이 중환자실 99% '꽉찼다'

독감·바이러스·RSV 환자 밀려들어    소아용 ICU 375개중 단 2개만 남아     독감과 바이러스 감염, 사고 등으로 인한 어린이 환자가 급증하면서 조지아주 어린이 중환자실(ICU)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연방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 조지아주에서 어린이를 수용할 수 있는 375개 ICU의 99%가 환자들로 채워진 상태이며 단 2개의 병상만 남겨두고 있다.     14일 현재 애틀랜타 일대 병원 어린이 중환자실 대기시간은 3시간. 병원들은 환자가 퇴원하자마자 청소를 한 뒤 막바로 다른 환자를 입원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병원 관계자들은 주로 계절성 독감, 리노 바이러스, 엔테로 바이러스,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로 인한 입원 환자가 많으며 낙상사고,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부상자까지 늘어 인력과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평상시 중환자실 입원율은 70~80%여서 환자가 다소 늘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으나 최근들어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를 의사들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애나 아담스 조지아병원협회 부회장은 “전체 입원환자가 수용능력보다 적으면 의료진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해 대처할 수 있으나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전체 입원율도 86%여서 평상시보다 높은 상태다.   휴고 스코닉 소아과 전문의는 “여전히 코로나19와 연쇄상구균, 기타 각종 바이러스에 감염돼 열과 기침, 감기증상을 호소하는 어린이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RSV의 경우 일반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영유아, 노인들에게는 변종이 침투, 호흡곤란, 폐렴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의사들은 경고하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남동부 지역에서 계절성 독감 변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독감 백신 접종률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민 기자중환자실 조지아 조지아주 어린이 평상시 중환자실 어린이 환자

2022-12-15

[삶의 뜨락에서] 아름다운 향기

지난주에는 내가 근무하고 있는 중환자실에 안타깝고 애처롭고 숭고한 선택의 죽음이 있었다. 44세의 K는 선천성 기형의 폐를 가지고 태어났다. 온갖 약과 치료법으로 조절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지만 잦은 병원 입원을 피할 수는 없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병세는 더욱 악화되어 입원 빈도와 심각성은 더욱 커져만 갔다. 사춘기와 청년기, 그리고 장년기를 지내오면서 우울증을 앓게 되고 상황 또한 심각해져 자살 미수 경력도 있었다.     이번에도 심한 호흡곤란으로 그녀가 살고 있는 인근 타운 병원에 입원했다. 여러 가지 정밀검사를 한 결과 폐의 기능이 너무 악화되어 폐 이식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고 우리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폐 이식 팀이 즉각 반응을 하고 필요한 모든 절차를 하나씩 밟기 시작했다. 수많은 혈액검사, 조직검사 등 철저하게 환자의 컨디션을 최고로 만들어 가고 있던 중, 병력에 우울증과 자살시도 전력이 큰 문제가 되었다. 결국 환자의 이 정신질환으로 인해 이식환자의 리스트에서 탈락되었다.     우리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호흡곤란으로 인한 일반 사회생활의 제한으로 얻은 우울증이 이토록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결론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법은 엄격했고 현실은 냉정했다. 환자는 이미 호흡기를 달고 위급한 상황에 있었다. 이식환자 리스트에서 누락된 사실을 부모에게 알리고 난 2-3일 후에 환자 부모는 K가 운전면허증에 장기 기증자로 등록했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곧바로 ‘LIVE ON’ network에 연락을 취했다. 이때부터 K는 우리 병원에서 가장 중요한 환자가 된다. 그녀의 이 결심으로 인해 이제 수많은 환자가 새 생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폐만 빼고 그녀는 젊고 건강하기에 모든 장기와 조직을 보존하기에 최선을 다한다.     우선 당장 심장과 신장은 기증받을 환자를 스크린해 둔 상태였고, 오후 5시에 수술 방에 가서 장기적출 수술을 받기로 되어있었다. 수술실로 떠나기 전에 가족들이 모두 10명 정도 모였다. 함께 기도를 하고 한 명씩 돌아가며 환자와 고별인사를 하는 중에 우리 스태프들은 이 숭고함에 앞에서 전율했다. 순식간에 중환자실이 울음바다가 될 수도 있었지만 모두 소리 없이 삼키는 울음과 감동이 허공을 가득 메웠다.     폐를 기증 받으러 왔다가 폐만 빼고 모든 장기를 다 기증하러 떠나는 그녀! 결국 그녀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녀의 아름다운 향기는 이 지상에 오래오래 아름답게 퍼져나갈 것이다.     옛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그녀는 이름보다 더한 진한 감동과 생명을 살리고 갔다.     나는 여기 중환자실에서만 30년을 일하고 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죽음을 보아 왔지만 지금도 많이 보고 느끼고 배우고 있다. 특히 그녀의 죽음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죽음은 피해갈 수 없기에 우리 모두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이야기하기를 불편해 한다. 심지어는 임박한 죽음 앞에서 조차 언급하기를 꺼려한다.     하지만 잘 준비된 죽음은 충분히 아름답고 감동적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으로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다. 요즈음은 대부분 병원이나 아니면 홈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마음만 차분하게 정리하면 죽어갈 때의 육체적 고통은 의료진이 다 해결해준다. 정리된 마음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 그리고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하면서 조용히 새로운 세계로 날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죽음은 자각하면 할수록 진정한 자유를 더 누릴 수 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향기 이식환자 리스트 여기 중환자실 환자 부모

2022-07-08

LA·OC 코로나 입원 증가세…하루 만에 21명·17명 늘어

LA OC 지역 코로나 입원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카운티 보건국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입원자 수는 전일보다 21명이 늘어 762명을 기록했으며 중환자실 입원자도 9명이 늘어난 76명으로 전해졌다.     7일 평균 신규 입원자 수는 지난 23일 기준 하루당 84명으로 83명이었던 전주보다 소폭 증가했다.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4400명으로 전주보다 6%가 감소했다.   지난 24일 신규 확진자는 6129명 사망자는 8명이며 양성 판정률은 11.3%를 기록했다.   OC보건국에 따르면 입원자 수가 25일 기준 17명이 늘어난 196명 중환자실 입원자는 전일보다 6명이 늘어 31명을 나타냈다.   지난 21일부터 23일 사이 총 3720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사망자는 6명에 달했다. 양성 판정률은 15.1%로 LA보다 높게 나타났다.   LA카운티 보건국 CSO(chief science officer) 폴 사이먼 박사는 "반복되는 주의 권고에 피로감을 느낄 수 있겠으나 확진 위험이 큰 장소나 환경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가정용 자가 검사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양성 판정을 받아도 당국에 보고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실제 확진 건수는 더 높을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낙희 기자코로나 증가세 중환자실 입원자 코로나 입원 기준 입원자

2022-06-26

[삶의 뜨락에서] 깜짝 생일 파티의 단상

요즘에는 내 주위에 새로운 만남보다 떠나는 사람이 더 많다. 그만큼 오래 살았다는 이유도 되겠지만 젊은이들도 많이 떠난다. 사고사보다 질병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업상 죽는 사람을 매일 보지만 지인이 떠나게 되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평소 건강관리에 더 관심을 두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에 직장에서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주었다. 말 그대로 깜짝 놀랐다. 온종일 정말 많은 동료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느라 민망했는데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환자와 가족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을 정도로 요란한 파티였다. 2주 전부터 계획된 파티였다고 한다. 하이라이트는 점식식사였다. 우리 병원 식구들은 음식 주문에는 모두 달인들이다.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음식을 온라인으로 오더 하는지도 놀랍고 또 총알처럼 배달이 된다. 하지만 이날은 모두 손수 음식을 만들어오고, 꽃다발과 선물 공세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조금 부끄러웠지만 행복했고 감동 그 자체였다. 축하 인사는 그다음 날 또 그다음 날까지도 연장이 되었다.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도 나이를 묻지 않았다. “You are amazing! You are unbelievable! You are our role model!” 모두 한 마디씩 거둔다. 이토록 힘든 중환자실에서 어떻게 30년을 즐겁게 일하고 있는지 모두 놀랍고 신기하다는 인사였다.     중환자실은 오리엔테이션이 일 년이다. 많은 질병과 약과 최신 기계들을 배우는데 일 년이란 기간을 병원에서 과감하게 투자한다. 한 2년쯤 경험이 쌓이면 제법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다 한 3~4년이 지나면 대부분 탈진상태(burnout syndrome)를 맞게 된다. 이제 젊은이들은 그동안의 중환자실 경험을 가지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떠난다. 이 과정을 잘 견디고 적응하게 되면 나처럼 오래 남아있을 수 있다. 나보다 10년 젊은 동료가 나한테 언제 은퇴할지를 묻는다. 난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그녀는 아침마다 일하러 가기 위해 침대에서 나오기 싫어 사투를 벌인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 난 즐겁고 가뿐한 마음으로 출근한다. 몸도 마음도 깃털처럼 가볍고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조용히 나 자신을 뒤돌아본다. 사춘기와 청년기 시절을 나는 유독 힘들게 보냈다. 먹고 자고 학교 가는 일상생활이 지루하고 흥이 나지 않았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문학소녀를 꿈꾸며 책 속에 묻혀 살았다. 대학 시절에는 독서클럽에 가입해 ‘책이 아니면 죽음을’ 하는 자세로 지냈다. 모든 진리는 책 속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My body is not me but mine, my spirit is not me but mine” 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 이후 이 결론은 내 삶에 녹아있다. 나의 몸과 정신은 그 자체로서 내가 아니고 내 것이다. 내가 창조해 나갈 수 있다는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내 몸과 마음은 내 것이니 내가 정성스럽게 가꾸어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인생이 너무 짧다.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갔다고 푸념한다. 하지만 내 생을 돌아보면 참 긴 여정이었다. 나이만큼의 시간을 입고 겹겹이 쌓아온 자아가 지금의 나이고 과거의 나이고 미래의 내가 된다. 니체는 초인이 되기 위해 세 단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한다. 낙타, 사자, 어린아이 - 낙타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사회가 정해 놓은 규칙에 순응하고 복종하는 삶, 사자는 자신을 가로막는 것과 싸워 이겨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용기를 가진 자, 어린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규칙을 만들며 놀이를 즐긴다. 자신이 겪어낸 삶의 과정을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삶을 놀이처럼 즐겁게 만들어 간다고 했다. 이 니체의 정신은 내 피 속에 녹아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생일 파티 생일 파티 중환자실 경험 낙타 사자

2022-06-10

가주 코로나 30% 급증, 재확산 우려

지난주 캘리포니아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 가까이 급증하는 등 수개월간 감소세를 보인 코로나19 수치들이 다시 치솟고 있어 재확산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보건당국 관계들은 가주가 다시 코로나19 확산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고 우려했다.     북가주 샌마테오카운티 보건국 커티스 챈 박사는 “지난 7월 초 발생한 델타처럼 작은 확산을 예상했지만, 5월인 지금부터 일어나고 있다”며 예상보다 일찍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입원자와 사망자가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난해 겨울 오미크론만큼 여파가 심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린카운티 보건국 매트 윌리스 박사는 “확실히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다”며 “지역 사회 내에서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러한 코로나19 수치의 급증은 마스크 의무화 및 백신 접종 확인 등과 같은 방역 규정이 완화되고 스텔스 등 오미크론 하위변종의 등장한 시기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수가 얼마나 늘어날지 예측하고 정부의 새로운 개입이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주는 지난주 일일 확진자 5600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3월 초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 입원자는 지난주 7% 증가해 4월 30일 기준 1037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중환자실 입원자는 146명으로, 같은 기간 동안 13% 증가했다.     가주의 코로나19 평가도구(COVID Assessment Tool)에 따르면 오는 5월 30일 메모리얼 데이까지 입원자는 추가로 65% 증가하고, 중환자실 입원자는 2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장수아 기자코로나 재확산 급증 재확산 재확산 우려 중환자실 입원자

2022-05-02

‘코로나 사망’ 세계 1위…전국 누적 92만명 돌파

 미국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누적 92만 명을 돌파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2월 6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92만6024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두 번째로 많은 브라질의 63만2289명과 비교해도 46%를 웃도는 수치다. 또 인도(50만2905명)와 러시아(33만5414명)도 앞섰다. 단,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수는 2772명으로 전 세계에서 18번째로 많은 수준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 확산세가 대부분의 주에서 정점을 찍고 하향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월드오미터 통계는 로이터 통신의 자체 집계와도 궤를 같이 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최초로 나온 2020년 초부터 2월 4일까지 총 90만422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5일 보도했다. 로이터 측은 지난해 12월 12일부터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같이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한 기간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동시에 늘어난 시점과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앞선 델타보다 중증도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전파력은 더 강한 탓에 확진자 규모 자체가 커져 입원 환자와 사망자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미국의 높은 사망률은 백신 접종률이 다른 고소득 국가보다 뒤처져 있으며, 특히 노년층이나 취약계층의 접종률이 낮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제기됐다. 2일 기준 미국에서 65세 이상 미국인 중 백신 접종(2회 기준)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은 12이며 추가 접종(부스터 샷)을 하지 않은 비율은 43였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추가 접종을 포함해 백신을 접종 받을 것을 독려하고 있다. 사망자가 90만 명을 넘었다는 소식을 접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최소 1회 백신을 접종한 2억5000만 명의 국민은 자신 뿐 아니라 가족과 지역 사회를 보호하러 나선 것이며, 그 덕에 1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면서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한편, LA카운티의 경우, 코로나 입원 환자 수가 급감하는 등 매우 긍정적인 징후가 포착됐다. LA카운티 보건국의 6일 집계에 의하면, 코로나 입원 환자 수는 2841명으로 집계돼 3000명 선을 밑돌았다. 이는 전날보다 171명이 감소한 것이다. 이와 함께 중환자실 코로나 환자 수도 전날과 비교해서 17명 적은 599명으로 나타났다. 1월 중순 4800명이었던 입원 환자 수가 지속해서 감소세를 이어오면서 오미크론 정점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를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LA카운티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65명이 새로 추가되면서 7000명이 넘는 7017명으로 늘었다.   팬데믹 이후 LA카운티의 총 누적 확진 건수는 272만7159건이며 사망자 수는 2만9428명으로 집계됐다. 진성철 기자코로나 사망 코로나 사망 중환자실 코로나 코로나 입원

2022-02-06

가주 의료진 번아웃 의료 붕괴 우려

코로나 팬데믹이 만 2년째로 접어들면서 가주의 일선 현장 의료진들이 과로로 인해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번아웃 증후군에 빠져 의료시스템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18일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LA카운티 인근 샌버나디노 카운티 애로헤드 의료센터 응급실의 경우, 몰려오는 코로나 환자로 인해 소규모 병원임에도 입원환자가 100명이 넘어서며 병실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또 중환자실 근무 간호사도 평소 2명인데 돌볼 환자가 많아지면서 3명이 근무해야 하는 등 코로나로 인한 과중한 근무로 의료진들이 지치고 있다. 때문에 이미 5명의 간호사가 병가중이며 현재 남아 있는 의료진이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의료진들이 과로와 감염의 우려 속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규모가 더 큰 샌버나디노 카운티병원 응급실에는 일반적으로 24~26명의 간호사가 근무하지만 절반 이하만 근무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으며 야간 근무는 9명에 불과하다. 반면 진료를 받기 위해 응급실 앞에서 대기중인 환자는 대략 30명 정도이고 많을 때는 50명까지 늘어나기도 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코로나랑 상관없이 응급을 요하는 환자들이다.   타임스는 중환자실에서 중증인 환자의 70%가 백신 미접종자라는 점도 지적하며 의료진에게 과중한 환경이 된 이유로 미접종자들로 인한 환자 급증을 들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병원의 경우 지난해 성탄절 당시 입원한 코로나 환자가 398명이었으나 지난 13일에는 1107명으로 3배로 늘어났다. 물론 지난해 1월 코로나가 정점에 달했을 때는 1785명이었지만 현재 환자가 줄었다고 상황이 좋아진 것이 아니다. 팬데믹 2년 동안 의료진들은 피로 누적과 코로나 감염으로 의료 현장을 떠난 경우가 많다.   가주 정부는 코로나 확진된 의료진도 무증상인 경우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훈련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간호학교 훈련생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신문은 코로나 환자가 중환자실을 모두 차지하면 다른 응급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우려했다.     장병희 기자의료진 번아웃 동안 의료진들 의료시스템 붕괴 중환자실 근무

2022-01-20

미국서 1분에 400명 코로나 신규확진

지난 일주일간 전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확진자는 약 57만5000명으로, 1분에 400명 가량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셈이다. 지난달 크리스마스 즈음과 비교하면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배 이상으로(225%) 급증했다.     6일 존스홉킨스대학 분석에 따르면, 5일 기준 최근 일주일간 집계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402만명으로 전주대비 89% 늘었다. 팬데믹 직후 전국에서 누적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400만명에 도달하는 데 6개월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오미크론 변이 전염성이 얼마나 강한지 체감할 수 있다. 자가 코로나19 테스트를 한 뒤 보건당국에 알리지 않았거나, 감기 증상과 비슷해 테스트를 하지 않은 경우까지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도 자체 집계를 통해 지난 7일간 일평균 확진자가 58만명대라고 보도했다. 1분당 확진자가 400명씩 추가로 발생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보건복지부(DHHS)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한 환자도 12만6410명으로, 작년 9월 델타변이 당시 입원환자 최고치(10만4000명)를 넘어섰다. 어린이 입원 환자도 3100명 이상으로 역대 최다치다. 지난 크리스마스 기준 어린이 입원 환자는 2000명에 못 미쳤으나 10여일 만에 가까이로 늘었다.   뉴욕주 확진자도 역대 최다치를 경신 중이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 대부분의 환자가 경미한 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스웰병원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중 10% 정도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이전(25~35%)보다 중환자실 입원률이 낮아졌다. 입원 후에도 평균 4일 이후 퇴원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백신 미접종자의 평균 입원일수는 2주다.     백신 효과가 검증되고 있는 만큼 보건당국에선 부스터샷 접종률을 높이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부스터샷 접종률이 빠르게 높아지진 않고 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부스터샷이 처음 승인된 작년 8월 이후 전국민의 35%만 부스터샷을 맞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백신, 부스터샷을 맞으면 자신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다”며 “제발 백신을 맞아달라”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신규확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환자실 입원률 부스터샷 접종률

2022-01-06

온주, 방역규제조치 해제 무기한 연기

온주정부가 실내 사업장에 대한 수용인원 제한을 비롯한 방역조치 해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7일(화) 온주보건부의 키어런 무어박사는 코로나 관련 정례 브리핑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온주 공중보건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단계별 방역조치 해제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보건 및 의료 지표의 추세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하여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분석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온타리오주는 지난달 15일로 예정되어 있던 코로나 감염위험이 높은 결혼식 피로연, 나이트 클럽, 스트립 클럽, 목욕탕과 같은 사업장에 대한 수용인원 제한조치를 연기한 바 있다.   온주 보건부는 상황에 따라 1월 17일로 예정되어 있던 백신 인증제 철폐 일정도 연기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와 관련 키어런 무어 박사는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보건 및 의료지표의 추세를 계속해서 확인해 나갈 것"이라며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백신 접종 인증제를 철회하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어 박사는 "주민을 보호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과 접종한 사람이 서로 섞이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감염 위험이 줄어들어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온주 정부는 코로나 예측 지표를 놓고 분석한 결과 내년 1월에는 온주내 중환자실 환자수용 능력이 한계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온주 보건부 관계자는 "계속 늘어나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와 중증 환자 증가 추세로 보였으며 최소 250명에서 최대 400명의 중증 코로나 감염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보건부 관계자는 또한 "지난 병실부족 사태를 교훈삼아 병원이 환자수용과 관련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며 "온주정부는 일선 병원들이 300명가량의 코로나 중증 환자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성지혁 기자방역규제조치 무기한 수용인원 제한조치 방역조치 해제 중환자실 환자수용

2021-12-08

[이 아침에] 이별을 위한 만남

 나이가 들면서 좋은 것 하나는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자의 여유로움이라고 할까. 내 주위의 일들에 대해 크게 좋지도 썩 나쁠 것도 없이 무덤덤해지는 것이다. 힘든 이민 생활이 만들어준 내공 같은 것일 수 있고, 하나님이 나의 든든한 배경이라는 자신감일 수도 있겠다.   지인의 생일파티를 즐겁게 하고 돌아온 날, 한국에서 카톡이 여럿 들어와 있었다. 무음으로 휴대폰을 세팅해 놓았기에 몰랐다. 한국의 요양병원에 계신 엄마가 ‘임종실’로 옮겨 갔다는 비상사태를 알리는 거였다. ‘임종실’이라는 말에 가슴이 무너졌다. 엄마는 세상을 뜨려는데 외동딸은 희희낙락하고 있었다니, 눈물이 왈칵 나면서 무심하던 평소의 자세가 크게 흔들렸다.     나만 빼고 가족이 다 모였는데 반응 없던 엄마가 눈도 뜨고 발도 움직였다며 “어머니가 형님을 기다리시나 봐요” 하는 올케의 전언이다. 이별이 멀었다 싶었는데 깜짝 놀라 한국행을 서둘렀다.     격리 면제를 위한 서류를 만들고 영사관의 허락 받느라 꼬박 하루가 걸리고 다음날 밤 비행기로 한국에 왔다. 생과 사의 기로에서 정말로 나를 기다리고 계셨던 걸까. 엄마께 미안했다.   살아 생전에 뵙는 것과 장례식에서 만나는 건 의미가 매우 다르지 않은가 말이다. 비행기 안에서 기도하고 기도했다. 다행히 엄마는 기다려주시고 딸과 사위를 보자 힘이 나신 듯 다시 병실로 옮겨 가셨다.     임종실과 중환자실을 여러 차례 오가는 어머니. 코로나 역병이 멀리서 온 딸과 죽음을 앞둔 엄마의 상봉을 가로막았다. 중환자실은 평소엔 면회가 안 되고 임종이 가까워야 비로소 식구들의 면회를 허가한다. 두 번 대면하면서 엄마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이 슬펐다.   격리 면제서를 들고 왔어도 다음날 관할 보건소에 가서 다시 한번 코로나19 테스트를 받고, 1주일 후 또 받았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꼼짝하지 말라고 한다. 과연 철저한 한국의 방역시스템이긴 하다.     하지만 쓸데없이 지나쳐 분통이 터진다. 아까운 날들이 낭비되어 어렵게 받아온 격리 면제서가 무색하다. 이별을 위해 먼 길을 온 가족들의 애달픈 마음도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이번의 만남은 헤어지기 위한 만남이었다. 이별을 위한 만남. 엄마는 최선을 다해 나를 기다려주셨다. 엄마가 남아있는 우리들 걱정일랑 마시고 훌훌 털어버리고 가볍게 가셨으면 한다. 하늘에 먼저 터를 잡은 아버지도 만나고 이모도 만나서 활짝 웃으면서 지내시길 소원한다.     조카가 임신 사실을 알리니 알아들은 듯 기쁜 표정 지으셨다는 엄마. 1933년이 가고 2022년이 오는, 두 세대가 어느새 바통 터치를 준비하고 있었나 보다. 신기한 하늘의 조율이다. 이정아 / 수필가이 아침에 이별 격리 면제서가 임종실과 중환자실 코로나 역병

2021-11-14

[이 아침에] 이별을 위한 만남

 나이가 들면서 좋은 것 하나는 웬만해선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자의 여유로움이라고 할까. 내 주위의 일들에 대해 크게 좋지도 썩 나쁠 것도 없이 무덤덤해지는 것이다. 힘든 이민 생활이 만들어준 내공 같은 것일 수 있고, 하나님이 나의 든든한 배경이라는 자신감일 수도 있겠다.   지인의 생일파티를 즐겁게 하고 돌아온 날, 한국에서 카톡이 여럿 들어와 있었다. 무음으로 휴대폰을 세팅해 놓았기에 몰랐다. 한국의 요양병원에 계신 엄마가 ‘임종실’로 옮겨 갔다는 비상사태를 알리는 거였다. ‘임종실’이라는 말에 가슴이 무너졌다. 엄마는 세상을 뜨려는데 외동딸은 희희낙락하고 있었다니, 눈물이 왈칵 나면서 무심하던 평소의 자세가 크게 흔들렸다.     나만 빼고 가족이 다 모였는데 반응 없던 엄마가 눈도 뜨고 발도 움직였다며 “어머니가 형님을 기다리시나 봐요” 하는 올케의 전언이다. 이별이 멀었다 싶었는데 깜짝 놀라 한국행을 서둘렀다.     격리 면제를 위한 서류를 만들고 영사관의 허락 받느라 꼬박 하루가 걸리고 다음날 밤 비행기로 한국에 왔다. 생과 사의 기로에서 정말로 나를 기다리고 계셨던 걸까. 엄마께 미안했다.   살아 생전에 뵙는 것과 장례식에서 만나는 건 의미가 매우 다르지 않은가 말이다. 비행기 안에서 기도하고 기도했다. 다행히 엄마는 기다려주시고 딸과 사위를 보자 힘이 나신 듯 다시 병실로 옮겨 가셨다.     임종실과 중환자실을 여러 차례 오가는 어머니. 코로나 역병이 멀리서 온 딸과 죽음을 앞둔 엄마의 상봉을 가로막았다. 중환자실은 평소엔 면회가 안 되고 임종이 가까워야 비로소 식구들의 면회를 허가한다. 두 번 대면하면서 엄마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이 슬펐다.   격리 면제서를 들고 왔어도 다음날 관할 보건소에 가서 다시 한번 코로나19 테스트를 받고, 1주일 후 또 받았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꼼짝하지 말라고 한다. 과연 철저한 한국의 방역시스템이긴 하다.     하지만 쓸데없이 지나쳐 분통이 터진다. 아까운 날들이 낭비되어 어렵게 받아온 격리 면제서가 무색하다. 이별을 위해 먼 길을 온 가족들의 애달픈 마음도 헤아려 주었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이번의 만남은 헤어지기 위한 만남이었다. 이별을 위한 만남. 엄마는 최선을 다해 나를 기다려주셨다. 엄마가 남아있는 우리들 걱정일랑 마시고 훌훌 털어버리고 가볍게 가셨으면 한다. 하늘에 먼저 터를 잡은 아버지도 만나고 이모도 만나서 활짝 웃으면서 지내시길 소원한다.     조카가 임신 사실을 알리니 알아들은 듯 기쁜 표정 지으셨다는 엄마. 1933년이 가고 2022년이 오는, 두 세대가 어느새 바통 터치를 준비하고 있었나 보다. 신기한 하늘의 조율이다. 이정아 / 수필가이 아침에 이별 격리 면제서가 임종실과 중환자실 코로나 역병

2021-11-10

코로나 환자 다시 증가세…LA 연이틀 1000명대로

LA카운티 지역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잇따라 1000명대를 돌파하며 재확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운티 보건국에 따르면 일일 확진자 수가 지난달 30일 1432명에 이어 31일 오후 기준 1118명으로 나타나 팬데믹 이후 총 149만3170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630명까지 줄어들었던 입원환자 수도 30일 659명, 31일 672명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중환자실 입원자는 172명에서 162명으로 감소했다.   사망자는 11명이 증가해 팬데믹 이후 총 누계 2만6637명으로 늘었다. 사망자의 90%가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신규 확진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는 OC보건국은 코로나 입원환자 수가 지난달 30일 198명에서 31일 203명으로 이틀 연속 소폭 증가했으며 중환자실 입원자 수도 2명이 늘어난 53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확진자 수는 지난달 29일 기준 325명이 추가돼 총 30만4693명으로 늘었으며 사망자 수도 3명이 늘어 총 5595명을 기록했다.   이같이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신규 확진자 수와 입원자 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가 핼러윈 주말을 시작으로 실내활동이 늘어나는 서늘한 계절이 다가옴에 따라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수 주간 백신 접종률이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 날씨가 추워지며 팬데믹이 재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해 온 OC보건국 친시오 퀑 차관은 “겨울과 명절 시즌이 다가오면 더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실내로도 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마스크 착용에 지쳐가고 있고 미접종자도 여전히 많다. 모든 사람이 일종의 면역력을 갖게 될 때까지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영국과 마찬가지로 발병률이 계속 높아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기준 7일간 가주 전체 코로나 검사 양성률은 일주일 전 2.1%에서 2.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낙희 기자코로나 증가세 코로나 입원환자 코로나 환자 중환자실 입원자 박낙희 NAKI

20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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