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CIBCㆍ딜로이트 "연말부터 대폭 금리인하… 내년 중반 2.75% 전망"

 캐나다 중앙은행이 연말부터 대폭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CIBC 캐피털 마켓과 글로벌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 캐나다(Deloitte Canada)는 26일 각각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측했다.       CIBC는 중앙은행이 올해 12월과 내년 1월에 각각 0.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CIBC 측은 "중앙은행이 현재의 완만한 금리 인하 속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제 지표가 계속 악화되고 있어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딜로이트 캐나다는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3.75%로 내려가고, 내년 중반에는 2.75%의 중립금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립금리란 경제를 자극하거나 억제하지 않는 수준의 금리를 의미한다.       이러한 금리 인하 전망은 최근 인플레이션 안정화 추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캐나다의 인플레이션율은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이자 비용을 제외하면 실질 인플레이션율은 1.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지표도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7월 소매 판매는 0.9% 증가했지만, 1인당 실질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가계의 소득 중 부채 상환에 할당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어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관 모두 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 부문의 부채 부담이 완화되고, 이에 따라 소비 지출과 주택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주택 건설 활동이 2025년 전반에 걸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주택 시장의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구매 여력이 떨어진 상태이며, 주택 공급 부족 문제도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CIBC와 딜로이트는 이번 금리 인하 전망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캐나다의 경제 상황을 반영한 독자적인 판단이라는 것이다.       한편, 두 기관은 글로벌 경제 환경이 여전히 도전적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 무역 마찰 증가, 미국 대선의 불확실한 영향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딜로이트는 캐나다 경제가 침체를 피하고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년간의 저조한 성장 이후 2025년에는 경제가 본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중앙은행의 이러한 금리 인하 움직임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가계 부채 부담 완화와 주택 시장 활성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동시에 캐나다 달러 가치 하락 등의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어, 중앙은행의 향후 결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금리인하 딜로이트 딜로이트 캐나다 내년 중반 캐나다 중앙은행

2024-09-26

[중국읽기] ‘10년 징크스’

중국 비즈니스에 ‘10년 징크스’라는 게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제품이나 기술이 10년을 버티기 힘들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사례는 많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에어컨·냉장고 등 백색가전을 생산, 판매에 들어간 것은 1990년대 중반이었다. 돈 많이 벌었다. 그러나 그 시장에 하이얼(海爾) 등 중국 업체가 뛰어들었고, 대략 10년이 지난 2000년대 중반 우리 브랜드는 밀려나야 했다. 건설장비인 굴착기도 그랬고, 주방 밀폐 용기 브랜드인 락앤락도 마찬가지였다.   백색가전, 기계, 철강, 조선, 자동차…. 중국의 산업 발전은 그 자체가 한국을 따라잡는 과정이었다. 그 ‘10년의 벽’을 넘어 여전히 버티고 있는 분야가 하나 있으니, 바로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시작은 TV·PC 등에 쓰이는 CRT(브라운관) 모니터였다. 1990년대 중반 우리 브랜드 제품은 한때 중국 시장점유율 70%를 넘기기도 했다. 중국 기업이 보고만 있을 리 없다. 그들은 10여년 거세게 추격했고, 2000년대 중반 한국을 따라 잡았다. 바로 그 위기의 순간 우리 기업은 LCD 디스플레이로 갈아탔고, 그 시장을 10년 더 주도할 수 있었다. 중국은 또 추격했다. 현대전자의 LCD 부분을 인수해 만든 BOE가 대표 회사다. 추격 10년, 중국은 또다시 한국 LCD를 잡았고, 우리 기업은 2010년대 중반 시장 주도권을 그들에게 넘겨야 했다.   여기가 끝인가? 아니다. 우리는 또 다른 병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로 치고 나갔다. LCD로 CRT 모니터의 한계를 돌파했듯, OLED로 ‘10년의 징크스’를 깰 수 있었다. 가만히 있을 중국이 아니다. BOE 등 중국 회사들은 지난 10여 년 OLED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불길한 소식이 들린다. 지난해 삼성·LG의 세계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51.8%로 전년 대비 14.4%포인트나 줄었다. 모두 중국이 쓸어갔다. 중국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48.2%. 한국의 OLED 아성을 흔들 기세다. ‘10년 징크스’를 떠올리는 이유다.   핵심은 혁신이다. CRT에서 LCD로, LCD에서 다시 OLED로 이어지는 혁신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기에 우리는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다. 그게 없다면? 중국에서 나와야 하고, 산업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은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쳐 거칠게 기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우리는 과연 ‘10년 징크스’를 돌파할 혁신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정부와 기업이 답해야 할 문제다. 한우덕 / 한국 중앙일보 차이나랩 선임기자중국읽기 징크스 한때 시장점유율 디스플레이 시장 중반 한국

2024-02-05

기업들, 30대 중반 이후 세대 고용 선호…대학 때 현장이 원하는 능력 준비해야

고용주들이 Z세대 대신에 그 전 세대 즉, 더 나이가 많은 직원을 고용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일반적으로 1990년대 중/후반생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현재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의 세대를  Z세대로 분류한다. 지난 12월  Intelligent.com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800명의 미국 관리자, 이사, 임원 중 38%가 최근 대학 졸업자보다는 나이가 많은 직원을 고용하기를 원한다고 밝혔고, 그 중  46%는 나이가 많은 지원자를 고용하는 경우 더 많은 임금과 혜택을 지원하게 되는 데 그렇다 하더라도 Z세대 고용을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취업문제     조사에 따르면, 나이가 많은 근로자를 유치하기 위해 더 높은 급여 제공(59%), 나이가 많은 근로자가 원격 또는 혼합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함(48%)으로 Z세대의 취업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고용주들은 인터뷰한 2세대와의 대화 중 시선 회피, 부적절한 옷차림, 언어 사용 등을 지적했다. 이 밖에도 근무 시작전 자주 늦음(61%), 기한 및 과제를 자주 놓침(59%), 전문적인 복장 부족(57%), 회의 참석에 자주 늦음(53%), 품질이 낮은 업무 제공(53%), 부적절한 언어 사용(51%), 관리하기 어려움(50%), 동료와의 관계가 좋지 않음(41%) 등 고용주들은 최근 대학 졸업자들에 대한 다양한 부정적인 인식을 표현했다. 또한 허영심(63%), 쉽게 화를 내는 경향(58%), 노동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준비 부족(58%), 전문성 부족(57%), 피드백에 대한 부적절한 응답(55%), 노동 윤리 부족(52%), 의사소통 기술 부족(52%), 교육 비용이 더 많이 듦(51%), 동기 부족(50%), 기술 부족(32%) 등의 미성숙함의 어려움을 겪어 해고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원인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우선 이들은 학교 교육 이외에 산업 사회에 대한 현실적 이해가 부족하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보여진다.  먼저, 기업과 산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하고 알아가야 한다.  인터뷰에 부모를 동반하고, 부적절한 태도를 보이며, 온라인 인터뷰 시 화면을 키는 것을 거부하는 지원자가 19%나 된다는 답변을 볼 때  부모의 과보호로부터 온전한 전문적 직업인이 되는 자질 준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산업 현장에 사용될 지식과 전문성 및 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것을 들 수 있다.     ▶대책 제안   우선 대학을 졸업한 Z세대가 실무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학기간 인턴십을 통한 현장 경험, 인터뷰, 포트폴리오, 전문 지식 및 업무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대학 기간 실무 능력을 갖추기 위해 학생들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하여, 취업 시 경쟁력을 키우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적 대책을 통해, Z세대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역량을 갖추고, 고용주들과의 맞닿은 경험을 통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두 번째로, 면접 자신감을 향상시키는 데에는 몇 가지 요령이 있다. 기업의 특징을 파악하고, 대화 스타일 및 의상을 그에 맞게 조절하며 모의 면접이나 직업 준비 워크숍을 활용하여 면접 프로세스에 익숙해져야 한다.   안타깝게도 이런 준비들을 대학이 모두 시켜주는 것이 아니다.  대학기간 학교를 벗어나 기업과 연결하고 본교 출신인 동료나 가족, 친구들과 연락하며 기업의 문화와 업무 환경에 대한 추가 정보를 얻는 노력을 기울여야 어느 기업이든 탐내는 사회인으로 준비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출처: https://www.intelligent.com/nearly-4-in-10-employers-avoid-hiring-recent-college-grads-in-favor-of-older-workers/)   ▶문의:(323)938-0300   www.a1collegeprep.com 새라 박 원장 / A1칼리지프렙중반 고용 z세대 고용 최근 대학 전문성 부족

2024-01-28

경쾌하지만 세상엔 시니컬하게, 속임수의 끝판왕

‘하이스트 영화’(Heist film) 또는 ‘케이퍼 영화’(Caper film)는 범죄 영화 중에서도 강탈 또는 강도를 소재로 한 장르를 의미한다. 1960년대에 들어 할리우드는 사기꾼이나 도둑, 갱스터를 낭만적인 주인공으로 묘사하는 유럽의 범죄물들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도 영화는 대체로 밝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1969년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수상한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Sundance Kid)의 조지 로이힐 감독과 로버트 레드포드, 폴 뉴먼이 다시 손잡고 만든 영화 ‘스팅’(the Sting)은 케이퍼 영화의 원조다.     ‘스팅’은 워터게이트 사건이 한창이던 1973년 연말을 기해 개봉됐다. 영화는 부패한 정치와 베트남 전쟁의 피로감이 팽배해 있던 당시 사회에 대한 냉소주의적 비판과 함께 침울한 대중들을 위로하는 신선한 청량제 역할을 했다.     ‘스팅’은 55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1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여 역대 흥행 21위에 올라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작품상 및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을 비롯하여 8개 부문을 수상했다. 전설적인 두 배우의 매력이 녹아 있는 이 영화는 레드포드의 수퍼스타 지위를 더욱 공고히 했고 하강세를 타던 뉴먼을 다시 정상급 배우로 올려놓았다.     ‘스팅’은 제목에 걸맞게 사악한 자들을 교묘한 속임수로 골탕 먹이는 사나이들의 치밀하고 통쾌한 복수극이다. 거대 마피아 조직의 보스가 꾀 많은 사기꾼 두 명의 계략에 의해 대책 없이 무너지는 모습들은 웃음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자아낸다. 50년이 지났어도 데이비드 워드(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스마트한 각본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70년대 중반 영화팬들 사이에는 ‘스팅’과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 중 어느 영화를 더 좋아하느냐는 갑론을박이 한창이었다. ‘스팅’은 그 시대의 최고의 인기를 누린 영화였음에도 ‘대부’의 우세론이 지배적이었다. 한 해 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대부’와 이듬해 수상작 ‘대부2’ 의 틈새 사이에 끼어 영화사에서의 위상이 다소 상실된 감이 없지 않다.     어둡고 무거운 주제와 비극으로 끝나는 갱들의 비정한 복수극 ‘대부’와 ‘대부 2’는 오늘날까지 많은 비평가들에 의해 꾸준히 대작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반해 가볍고 경쾌한 사기꾼들의 우화 ‘스팅’은 영화팬들의 마음속 깊이 각인되지 못하고 영화사의 뒤안길로 밀려 있는 느낌이다.     1936년 미국의 시카고. 시골 출신의 풋내기 사기꾼 쟈니후커(로버트 레드포드)는 어느 날 파트너 루서(로버트 얼 존스, 제임스 얼 존의 아버지 )와 지나가던 남자를 속여 그의 돈을 빼돌린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는 시카고 마피아 보스 도일 로네건(로버트 쇼)의 자금 운반책이었다. 이 일로 로네건의 노여움을 사 루서가 목숨을 잃게 된다. 이에 후커는루서의 지인이며 베테랑 사기꾼 헨리 곤돌프(폴 뉴먼)를 찾아간다.     마권업이 본업인 곤돌프는로네건을 포커 테이블에서 1차로 털고, 그 돈으로 가짜 경마 실황실을 차려 그를 유인, 로네건의 모든 재산을 빼앗겠다는 매스터플랜을 세운다. 곤돌프는 후커를 자신에게 원한을 품은 부하로 위장, 로네건에게 접근시킨다. 후커는 경마의 결과를 미리 알려주겠다고 미끼를 던진다. 곤돌프와후커의 교묘한 심리전에 말려든 로네건은 졸지에 거금 50만 달러를 잃게 되고,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 FBI가 들이닥친다.     후커의 배신(?)에 격분한 곤돌프는 그를 향해 총을 발사하고 곤돌프 역시 수사관의 총을 맞고 쓰러진다. 부패 경찰 스나이더가로네건을 체포, 경마 실황실 밖으로 연행해 나간다. 곤돌프의 계획은 실패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의 반전 시나리오는 이제부터!   평생 사기꾼인 푸른 눈의 두 매력남 곤돌프와 후커. 베테랑과 혈기 넘치는 신참내기의 조합에서 보게 되는 이들의 훈훈한 모습, 불안한 동생을 늘 세밀하고 세심하게 보호하는 큰 형님 곤돌프의 깊은 속내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쟈니후커 역의 로버트 레드포드는 이후 길고도 화려한 대배우와 감독의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지만 오스카상 연기 부문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은 후커 역이 유일하다. 레드포드는 1981년 그의 감독 데뷔작 ‘오디너리 피플’로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한다.     마권업자 헨리 곤돌프 역의 폴 뉴먼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레드포드와는 구별되는 깊이와 노련미를 발휘한다. 원본 대본의 곤돌프 역은 나이 많고 단조로운 조역에 불과했지만 뉴먼은 헨리를 여유와 인간적 내면을 지닌 ‘멋쟁이 사기꾼’ 캐릭터로 승격시켰다.     절름발이 로네건 역의 로버트 쇼는 당대의 대표적 조연 배우였다. 그는 라켓볼을 치다가 다리를 다쳐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는데 이를 그대로 로네건 연기에 활용했다.     경쾌한 테마곡 ‘엔터테이너’(the Entertainer)는 재즈의 시조 격인 스콧 조플린이 작곡한 피아노곡으로 영화만큼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음악(Original Score)을 작곡한 마빈 햄리쉬는 아카데미 최우수 영화음악상을 수상했다.     1983년에 제레미카건이 연출한 속편 ‘스팅2’가 발표됐으나 흥행에 참패했다. 레드포드와 뉴먼이 빠진 ‘스팅’은 더 이상 팬들에게 ‘스팅’이 아니었다.  김정 영화평론가시니컬 속임수 로버트 레드포드 중반 영화팬들 케이퍼 영화

2023-12-29

[아메리카 편지] 아름다움이 ‘계산’ 될까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이 만든 조각상이 스웨덴에서 전시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미켈란젤로·로댕·케테 콜비츠·다카무라 코타로·오거스타 세비지. 이 다섯 명의 유명한 조각가들의 스타일을 AI에게 학습시켜 그중 가장 바람직한 특징을 복합해 만들어낸 작품이라 한다. 사람 모양의 중성적인 모습을 한 이 조각상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조각했다는 것 외에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어 심심하기 그지없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앞으로 인류의 미적 감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서양 예술사의 근본을 이루는 미의 사상은 고대 그리스에서 비롯된다. 기원전 5세기 중반 조각가 폴리클레이토스는 그의 대표작 ‘도리포로스(Doryphoros, 창을 든 자)’로 그리스 미의 철학을 집대성했다. 그리고 이 동상을 사례로 들어 『카논(Canon)』을 집필했다. 가장 이상적인 남성의 신체 비율을 모든 인체 부위별로 상세하게 적어 놓은 설명서다. 현대 용어로 ‘카논’이라는 말이 ‘규범’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바로 폴리클레이토스가 쓴 이 책에서 비롯됐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남성상, 그 멋진 ‘콘트라포스토(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상체를 살짝 비튼 자세)’로 삐딱하게 서 있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도 실은 폴리클레이토스의 카논을 따라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이렇듯 서양의 미 개념은 극히 수학적이다. 로마 시대의 유명한 의학자이자 철학자인 갈레노스가 설명하기를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는 항상 각 대상의 수학적 평균을 내어 만들어진다고 한다. 플라톤 또한 이데아론에서 아름다운 수학적 비율을 찬양하고 그것을 도덕성과 관련지어 윤리학을 만들었다. 이러한 그리스의 미학적인 바탕이 바로 최근 AI 아트의 본질이다. 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운생동(氣韻生動)을 높이 사는 동양의 심미적 감각에는 결코 위대한 진로가 아닐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아름다움 계산 중반 조각가 수학적 비율 고대 그리스

2023-06-09

[아메리카 편지] 아름다움이 ‘계산’ 될까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이 만든 조각상이 스웨덴에서 전시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미켈란젤로·로댕·케테 콜비츠·다카무라 코타로·오거스타 세비지. 이 다섯 명의 유명한 조각가들의 스타일을 AI에게 학습시켜 그중 가장 바람직한 특징을 복합해 만들어낸 작품이라 한다. 사람 모양의 중성적인 모습을 한 이 조각상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조각했다는 것 외에는 별로 특별한 것이 없어 심심하기 그지없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앞으로 인류의 미적 감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서양 예술사의 근본을 이루는 미의 사상은 고대 그리스에서 비롯된다. 기원전 5세기 중반 조각가 폴리클레이토스는 그의 대표작 ‘도리포로스(Doryphoros, 창을 든 자)’로 그리스 미의 철학을 집대성했다. 그리고 이 동상을 사례로 들어 『카논(Canon)』을 집필했다. 가장 이상적인 남성의 신체 비율을 모든 인체 부위별로 상세하게 적어 놓은 설명서다. 현대 용어로 ‘카논’이라는 말이 ‘규범’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바로 폴리클레이토스가 쓴 이 책에서 비롯됐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남성상, 그 멋진 ‘콘트라포스토(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상체를 살짝 비튼 자세)’로 삐딱하게 서 있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도 실은 폴리클레이토스의 카논을 따라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이렇듯 서양의 미 개념은 극히 수학적이다. 로마 시대의 유명한 의학자이자 철학자인 갈레노스가 설명하기를 가장 아름다운 이미지는 항상 각 대상의 수학적 평균을 내어 만들어진다고 한다. 플라톤 또한 이데아론에서 아름다운 수학적 비율을 찬양하고 그것을 도덕성과 관련지어 윤리학을 만들었다. 이러한 그리스의 미학적인 바탕이 바로 최근 AI 아트의 본질이다. 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운생동(氣韻生動)을 높이 사는 동양의 심미적 감각에는 결코 위대한 진로가 아닐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아름다움 계산 중반 조각가 수학적 비율 고대 그리스

2023-06-05

[리얼 시니어 스토리] "70대 중반이지만 아직도 현역 사범"

"역시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 무도인에게 은퇴란 없습니다."   세계 태권도계의 대모 김영숙(9단) 관장은 70대 중반임에도 현역으로 밸리 위넥타지역에서 '월드 태권도 아카데미'라는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매일 유아반과 성인반을 직접 지도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의 부지런함과 꾸준함에 있다. 요즘도 매일 아침 저녁으로 개인 훈련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지금도 앞차기를 하면 성인 머리 꼭대기까지 발을 뻗을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아직도 현역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태권도계의 대모라 불리우는 이유도 선 후배간의 솔선수범과 신망 덕분이다. 최근에는 OC한인회 주최 시니어 셀프디펜스 행사에 강사로 참석해 한인 시니어들에게 자기 방어의 기본을 전수하기도 했다.   4월에는 아주사 퍼시픽 대학에서 열린 태권도 챔피언십에서 진행됐던 '단체 품새 시연'을 리드했다. 후배인 캘리포니아주 연합 태권도협회(CUTA)의 임진기 전 회장이 대회 중 참가 선수 1000명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연 리더로 선배인 김 관장에게 간절히 부탁해 이뤄진 일이다. 이날 선수와 심판 등 1000명이 훨씬 넘는 태권도인들이 동시에 태권도 품새인 태극 1장을 펼쳐 화제가 됐던 순간의 주인공이었다.   사실 김 관장이 유명해졌던 것은 2000년 7월6일부터 사흘간 개최했던 제1회 국제여성오픈태권도대회 때문이다. 158개국에서 모인 여성 태권도 선수들이 참가해 LA메모리얼 스포츠 아레나에서 개최된 대회를 김 관장이 주도했고 성공적으로 개최해 태권도인이라면 김 관장을 모르는 이가 없게 됐다.     그는 "이제는 널리 전파돼 태권도가 대결 기술로서는 물론 무도로서 어떤 무술보다도 몸과 정신 건강에 좋다는 것을 누구나 알게 돼 큰 보람"이라면서 "전성기 때 만큼은 아니지만 도복을 입고 제자를 가르치는 동안에는 현역으로 자기 연마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녀들에 대한 바람은 두 딸이 모두 태권도인이고 미국 국가대표 코치까지 했던 터라 아쉬움은 없다. 하지만 세상에 바라는 것은 있다. 태권도 1세대, 혹은 2세대가 세상에 태권도를 전파하기 위해서 피땀 흘린 역사에 대해서 너무 쉽게 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태권도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고초를 겪은 김운용 전 IOC위원의 업적이 그렇다"며 "초창기 5대 문파부터 국제태권도연맹(ITF)와 세계 태권도협회(WTA)에 이르기까지 해외에서 고생하며 태권도를 지킨 선배들의 스토리가 빨리 정리돼 남겨져야 한다"고 밝혔다. 장병희 기자리얼 시니어 스토리 중반 현역 현역 사범 세계 태권도협회 세계 태권도계

2023-05-29

[독자 마당] 정부보다 기업

고객관리 솔루션 기업인 세일즈포스의 CEO 마크 베니오프는 지난주 금요일 “나는 기업 CEO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자기 직원들을 책임져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차별을 겪거나 겪을 위험에 처한 직원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게 하고 있다”라는 트윗을 했다.     별다른 배경 설명 없이 남긴 트윗이라 다소 뜬금없게 들릴 수 있지만, 사람들은 무슨 뜻인지 금방 이해했다.     그날 오전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지권을 보장해온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에서 임신을 중지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가 아니게 됐다. 절반이 넘는 26개 주에서 임신 중지를 불법화했거나, 불법화를 추진 중이다.     베니오프는 이는 여성에 대한 차별이기에 이런 주에서 살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직원이 있다면 다른 주에 있는 사무실로 옮겨주겠다고 한 것이다. 베니오프는 원래 진보적인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물론 많은 기업의 CEO들이 대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내고, 안전한 임신 중지를 원하는 직원이 있으면 회사가 다른 주로의 의료여행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여성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게 되자 결국 일선 기업들이 나서서 “내 직원들은 내가 챙기겠다”고 선언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는 20세기 초·중반 국민건강보험을 관리하기 시작한 다른 많은 나라와 달리 기업이 건강보험을 직원들에게 주는 혜택으로 삼은 미국 건강보험 방식을 연상시킨다.     고용과 연계된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미국의 건강보험과 똑같이 여성의 권리도 정부가 아닌 직장이 지켜주게 된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그런 회사에서 일해야 가능한 일이다. 박상현·오터레터 발행인독자 마당 정부 중반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 방식 임신 중지

2022-07-01

지방선거 중반 개표, 국민의힘 13곳·민주 4곳…與 압승 유력(종합)

고침내용 : [1일 오후 11시 45분 기준 업데이트. 부제 보완.]지방선거 중반 개표, 국민의힘 13곳·민주 4곳…與 압승 유력(종합) 서울 오세훈 유력…'격전지' 경기·세종 모두 국민의힘이 앞서 보궐선거 與 5곳·野 2곳 우위…민주당 참패에 후폭풍 전망 이재명·안철수 국회의원 당선 확실…0시 기준 '서울 구청장 野 17 대 與 8'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임형섭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26% 가량의 개표가 진행된 결과, 서울을 비롯한 13곳에서 국민의힘이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우세를 보이는 곳은 텃밭 호남을 포함한 4곳에 불과해 사실상 국민의힘의 압승이 예상된다. 3·9 대선 이후 84일 만, 윤석열 정부 출범 22일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정권 안정론'에 힘을 실어준 결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참패'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당분간 패배 책임론과 쇄신 방향을 놓고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일 오후 11시 45분 현재 전체 개표율은 26.38%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장의 경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5.18%의 득표율로 민주당 송영길 후보(43.29%)를 큰 격차로 앞서며 당선이 유력시된다. 국민의힘에서는 대구시장 홍준표 후보, 부산시장 박형준 후보, 울산시장 김두겸 후보, 경남지사 박완수 후보, 경북지사 이철우 후보, 충북지사 김영환 후보, 충남지사 김태흠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인천시장 유정복 후보, 강원지사 김진태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된다. 민주당 소속 광주시장 강기정 후보, 전남지사 김영록 후보, 전북지사 김관영 후보, 제주지사 오영훈 후보도 당선이 확실시된다.   출구조사에서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던 경기, 세종의 경우 국민의힘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에서는 개표가 29% 진행된 상황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50.62%로 민주당 김동연 후보(47.28%)를 앞서고 있다. 무소속 강용석 후보는 0.99%의 득표율을 나타냈다. 세종에서는 22.2% 개표 기준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53.74%로 민주당 이춘희 후보(46.25%)에 우위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개표가 23.9% 진행된 대전에서는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 50.64%, 민주당 허태정 후보 49.35%를 기록, 근소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와 동시 진행된 7곳에서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5곳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일부 지역은 접전이 나타나면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체 개표율 36.72% 기준 경기 분당갑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64.21%)와 인천 계양을 민주당 이재명 후보(56.69%), 경남 창원·의창 국민의힘 김영선 후보(63.70%)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대구 수성을에선 국민의힘 이인선 후보(79.37%)가 민주당 김용락 후보(20.62%)를 크게 앞서고 있다. 개표율이 1.86%에 불과한 강원 원주갑에선 국민의힘 박정하 후보(64.42%)가 민주당 원창묵 후보(35.57%)를 앞서고 있다. 충남 보령·서천에서는 국민의힘 장동혁 후보(50.71%)와 민주당 나소열 후보(50.71%)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제주을에서는 민주당 김한규 후보(48.27%)가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46.26%)를 근소한 격차로 앞서고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는 개표율 31.28% 기준 총 226곳 가운데 국민의힘 140곳, 민주당 67곳, 무소속 18곳, 진보당 1곳 순으로 우위를 점했다. 2일 0시 기준으로 서울의 경우 25개 구청장 가운데 민주당이 종로, 중구, 영등포, 동대문 등 17곳에서, 국민의힘이 강남 3구와 용산, 동작, 서대문 등 8곳에서 우세를 나타내고 있다.   hysup@yna.co.kr [https://youtu.be/zZPp_YsuHj0]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방선거 중반 지방선거 중반 민주당 참패 오세훈 후보

2022-06-01

[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40대 중반의 위기

인생은 길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마치 인생은 자연 이치로 사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작위에 의해 사는 모습이 되었다. 섭생의 모습도 달라졌다.   약 80년 전 원자 핵으로 2차대전이 끝난 후 문명은 핵 세계화되면서 꼭 파괴뿐이 아닌 문명의 이기라는 양면을 거치며 획기적인 과학의 발전을 거듭하였다. 그리고 급속한 물질문명은 자연 파괴라는 악순환을 동반하면서 지구 환경에 피해를 주며 드디어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전대미문의 혼란한 가상의 세계와 결속하는 시대로까지 진입하였다. 지구가 몸살을 앓으면 그 속의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다 같이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인류는 새로운 질병을 맞았으며 또 한 번 황폐한 고비를 넘겨야 한다.   그러나 인간의 기본 정신세계는 창세기부터 변할 수가 없다. 행동의 변화는 있을지언정 두뇌 속까지의 변화는 제약돼 왔다. 수학적으로 잘 발전한 머리라도 인간의 기본 정서는 논리적인 것을 거부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기본은 동물적 정신세계를 벗어날 수 없다.   요즈음 사람들의 정신세계는 황폐화 되어가고 있다. 해 맑은 원시성 정신이 어려서부터 극한 입시 경쟁이라는 무지막지한 폭력에 시달리면서 사회생활로 진입한 무한 경쟁은 중증을 일으켜 소위 자아를 상실하게 만든다.   현대 사회의 삶은 보기에 아주 간단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사회로 나갔다 집에 돌아와 잠자면 그만이다. 매일 반복하는 일인데 좋게 말해서 사회적 동물이라 칭할 뿐이다. 어느 동물이 출근하기 위해 새벽부터 비장한 모습인가. 특히 큰 회사일수록 짊어지고 갈 정신의 무게는 비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동물의 기본적인 식욕과 색욕을 넘어 물욕과 정신 욕까지 다 추구한다. 풀리지 않는 자기 세계에 빠지는 자가 당착을 갖고 있다. 인간 정신이 단순한 동물 정신과 다른 맹점이다.   현대적 인간은 학교에서 배우고 한창 나이에 사회로 들어간다. 사회는 너무 다양한데 처음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사회 적응 정신력을 알려 주는 데는 없고 각자 터득을 하여야 한다. 학교에서 ‘정신학’을 강의하는 데는 없다. 그만큼 정신학을 경시하기 때문이다. 정신은 의학적인 치료 학문이 아니라 요즘 죽음의 학이 부각하듯 새로운 시각의 건강 분야의 필수 학문이다.   미국의 학교에서는 유례없는 정신병자의 총기가 난무한다. 사람이 어려울 때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체력이 아니라 정신력이다. 결국 육체를 지배하는 건 잘 정리된 정신이다. 꼭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수능 시험이나 SAT에서만 필요할 중요 과목이 아니라 현대인에게는 어려서부터 갖춰야 할 올바른 학문의 세계다.   인생에 가장 힘든 나이는 40대 중반이다. 이삼십대 경험의 축적이 40대에 폭발하기 시작해 중반에는 세상을 다 잡아먹을 수 있는 정신력을 가지며 그만큼 스트레스가 절정에 달한다. 밑에서 올라오고 위에서 내려 미는 그 중간에 치여 세상만사 다 때려치우고 싶은 머리가 터지는 시기다. 실제 40대 중반에 인생의 심각한 변화를 겪기도 한다.     현대 사회는 자비가 없다. 결국 남은 인생을 홀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하는 겪어 보지 못한 정신적 외로운 나이다. 이전의 삶과 이후의 삶은 얼마나 다른지 노년이 되어서야 알 수 있다. 정신력의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정신력은 의지의 산물이다. 화산이 꼭 폭발하여만 화산이 아니다. 활화산으로 만년을 가기도 하고, 휴화산으로 안정기에 들어가기도 한다. 화산에 숲이 들어서고 새가 우는 낙원이 들어 서면 더욱 보기 좋다. 산은 무심치 않다. 정신은 한편으로는 가슴에 마음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담담한 마음일 뿐이다. (hanprise@gmail.com)   한홍기한홍기의 시카고 에세이 중반 위기 동물적 정신세계 기본 정신세계 동물 정신

2022-03-24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