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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수저 이야기

금수저·흙수저가 일상적인 언어로 자리 잡았다. 열에 아홉은 수저 계급론을 부인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고 인정한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물고 태어난 수저 색에 따라 개인의 인생이 좌우된다는 것을 체감한다는 방증이다.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이를 때 사용하지만 금수저·흙수저처럼 숟가락을 달리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숟가락만을 가리켜 수저라고도 하는데 외려 잘못 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숟가락과 젓가락의 받침을 두고도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바늘과 실처럼 짝을 이루어 사용해서 ‘수저’로 불리고 둘 다 똑같은 가락인데, 받침이 ‘ㄷ’과 ‘ㅅ’으로 다른 이유는 뭘까. 숟가락은 퍼 먹기 좋은 모양이고 젓가락은 집기 편한 모양이라는 건 우스갯소리다.   ‘젓가락’은 한자어 ‘저(箸)’에 순우리말 ‘가락’이 더해진 단어다. [저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사이시옷을 넣어 준다. 여기에 영향을 받아 ‘숟가락’을 ‘숫가락’으로 잘못 표기하기도 한다. 젓가락처럼 [숟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수’에 ‘가락’이 붙은 말로 생각하기 쉽지만 ‘숟가락’이 바른 표기다. 젓가락은 ‘저+가락’이지만 숟가락은 ‘술+가락’으로 구조가 다르다.   “밥 두어 술 더 뜨고 나가”라고 할 때의 ‘술’과 ‘가락’이 결합한 구조다. 이를 ‘숟가락’으로 적는 것은 한글맞춤법 제29항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 소리가 ㄷ 소리로 나는 것은 ㄷ으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서다. 원래 ㄹ 받침을 갖고 있던 말이 다른 말과 결합하면서 ㄹ이 ㄷ으로 변하고, 그 말이 사람들의 입에서 굳어졌다면 굳이 어원을 안 밝히고 굳어진 발음대로 표기한다는 것이다 숟가락은 수에 ㄷ이 붙은 게 아니라 ‘술’이 ‘숟’으로 변한 말이다. 우리말에는 이런 사례가 여럿 있다. 섣달(설+달), 이튿날(이틀+날), 사흗날(사흘+날), 반짇고리(바느질+고리), 섣부르다(설+부르다)가 대표적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우리말 바루기 이야기 수저 숟가락과 젓가락 수저 이야기 수저 계급론

2025-01-21

[부동산 이야기] 주택 소유를 위한 첫걸음

올해 주택 구매를계획하고 있다면, 첫 번째 생각은 아마도 오픈 하우스에 들르는 것일 수 있다. 집을 찾아다니면서구경하는 것은 전혀 문제 될 것은없겠지만,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치면 주택 구매 성공으로 가는 빠른 길에 오를 수도 있다.   ▶홈바이어 교육 이수   주택 소유는 복잡한 과정일 수 있지만, 더 많이 알수록 더 쉬워지고 구매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절약할 수도 있다. 재정 교육은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취해야 할 단계뿐만 아니라 미래의 주택 소유주로서 부의 축적을 쌓는 전략의 초석이 될 수 있다.     평생 육체적 노동만이 아닌 자는 동안에도 부가 축적되도록 고민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주택도시개발국(HUD)은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칼리지에서도 이러한 과정을 수강할 수가 있는데 샬롬센터에서는 영어와 한국어로 이러한 과정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업은 주택 소유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많은 정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크레딧 점검하기   크레딧점수는 주택 구매 성공의 열쇠 중 하나다. 대출 기관은 크레딧 점검을 통해서 과거에 재정을 얼마나 잘 관리했는지 평가하고 이 정보를 사용하여 미래에 모기지를 지불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크레딧점수에 따라서 융자가 정해지기에 사전에 개선을 위한 사전 조처를 해야겠다.     이를 위한 몇 가지 방법으로는 청구서를 제때 지불하고, 보유한 크레딧카드 부채를 줄이고, 불필요한 새로운 계좌를 개설하지 않는 것이다.     피해야 할 것은 현재 보유한 크레딧카드 계좌를 폐쇄(close)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사용 가능한 크레딧 한도가 감소하여 점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겠다.     ▶구매 전후 예산 준비   집을 사기 전에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얼마를 감당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오픈 하우스를 방문하여 가격대를 벗어난 꿈의 집을 발견하는 대신, 예산에 맞는 가격대를 미리 알아보는 것이 순서다.   먼저 현재 예산을 살피고 절감해서 저축과 부채 상환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분야가 있는지 고민해 봐야겠다. 이러한 조치는 모두 주택 구매 과정을 더 쉽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런 다음 집을 구매한 후 예산으로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원금, 이자, 재산세 비용 외에도 주택 보험, HOA, 유틸리티 및 유지 관리 비용을 포함해야 한다. 이외에도 조경 및 해충 구제비용과 같은 서비스에 대한 예산을 책정해야 할 수도 있다.     ▶일정 기간 재정 유지   집을 사기 전 몇 달 동안 재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출 기관이 대출을 거부하거나 거래를 마치기 전에 계약을 취소할 이유를 제공하고 싶지 않다면, 자동차 구매과 같은 비용이 나가지 않도록 구매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자동차 페이먼트로 인해 10만 달러의 융자금액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은 준비가 잘 되어 있을수록 더 쉽다. 샬롬센터에서는 다양한 정부보조 프로그램을 통해서 수입과 지역에 따라서 34만 달러까지 지원을 받아 내 집 마련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문의:(213)380-3700   (필자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가필이나 수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지락 / 샬롬센터소장부동산 이야기 첫걸음 주택 주택 소유주 주택 구매자들 주택 보험

2025-01-21

[한국법 이야기] 비즈니스의 한국 진출

지난 칼럼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회사 설립 시 선택할 수 있는 회사 형태에 대하여 다룬 적이 있다. 오늘은 외국인 투자자가 회사 대신 고려할 수 있는 지점 또는 연락사무소의 특징에 대하여 다루고자 한다.   먼저, 설립절차의 경우, 회사는 외국인투자 신고 또는 증권취득 신고를 거쳐 자본금 송금, 사무실 임차, 법인등기, 사업자등록 등의 절차를 거치지만, 지점은 외국환거래법상 국내 지사 설치신고, 법인등기, 사업자등록만 거치면 되고, 연락사무소는 더욱 간단히 국내 지사 설치신고와 고유번호 등록절차만 진행하면 된다.   법인격의 관점에서 보면, 회사는 본사(외국인 투자자)와는 별도의 법적 주체를 세워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인데, 지점이나 연락사무소는 기본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와 별도의 법적 주체가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에 종속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가장 큰 차이점으로서, 한국에 설립된 회사의 법적 책임은 원칙적으로 그 한국 회사에만 귀속되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미치지 않으나, 지점이나 연락사무소의 법적 책임은 바로 본사에 직접 미치게 된다.   이와 관련한 큰 특징 중 하나로서 회사는 기본적으로 자유로이 영업활동을 할 수 있지만, 지점은 본사의 업무와 동일한 영업활동만 할 수 있고, 연락사무소는 아예 수익을 창출하는 영업활동을 할 수 없으며 대신 단순 연락업무만 가능하다. 또한, 회사는 법률상 가능한 범위에서 자유로이 상호(이름)를 정할 수 있으나, 지점과 연락사무소는 반드시 본사와 동일한 상호만 가능하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가 설립한 한국 회사는 운영에 있어서 다른 회사들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한국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장부를 작성하고 보관해야 하며, 지점 역시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영업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기준에 따른 장부 작성 및 보관의 의무를 부담한다.     반면, 연락사무소는 그러한 영업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위와 같은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회사와 지점은 법인세 의무를 부담하나, 연락사무소는 그렇지 않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점이나 연락사무소를 설치할 경우,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에 비해 절차가 간소하여 시간 및 비용이 적게 들 수 있고, 별도의 한국 회사가 설립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이 회사 설립 대신 지점이나 연락사무소 설치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지점이나 연락사무소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영업활동 측면에서 큰 제약이 따를 수 있고 법적 책임이 한국 회사에서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본사에 미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으며,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필요한 자금 차입을 시중은행으로부터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진지하게 비즈니스를 하려면 궁극적으로는 회사를 설립해야 하겠지만, 아직 구체적인 비즈니스 계획이 없다면 지점이나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만, 지점이나 연락사무소만 설치한 다음 한국에서 본사와 다른 범위의 영업활동을 하거나 법률상 허용되는 범위를 초과하는 영업을 하는 바람에 본사까지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는 한국에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의:(424)218-6562  이진희 / K-Law Consulting 한국 변호사한국법 이야기 비즈니스 한국 한국 회사 한국 진출 한국 기업회계기준

2025-01-21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원소주기율표

취미로 무엇을 수집하다가 물건이 하나 둘 늘어나면 그것을 정리하기 위해서 서로 관계되는 것끼리 모은다. 19세기 중엽 러시아의 드미트리 멘델레예프는 혼자서 카드 게임을 하는 취미가 있었다. 그는 우리의 화투 떼기 같은 것을 했는데 그동안 발견된 원소들을 이리저리 살펴보다 원소에도 카드 게임처럼 어떤 규칙이 있는 것을 파악하고 원소의 질량이 가벼운 것에서 무거운 순으로 배열하다 보니 어떤 일정한 주기로 반복된다는 것을 알았다.     빙고! 비록 원소의 질량에 의한 분류였지만 멘델레예프는 최초로 원소주기율표를 만들었다. 군데군데 빈 자리가 있었는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 자리였고 그는 하나 둘 그 빈칸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니켈과 코발트에 이르러 공식에 맞지 않게 되자 나중에 영국의 물리학자 모즐리가 원소의 핵 속에 들어있는 양성자 개수의 순서대로 늘어놓아 그 문제를 해결했다.     모즐리는 원자의 모형을 현대식으로 추측한 러더포드의 제자였는데 음극선을 각 원소의 핵에 쐈을 때 발생하는 X선 진동수의 제곱근이 원자번호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쯤 되면 상당한 수학이다.     원래 모즐리는 생물학자였는데 수학을 잘하자 물리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그는 원자의 화학적 성질은 원자핵 속의 전하량, 즉 양성자의 수라는 사실을 발견하여 과학사에 큰 획을 그었지만, 지금은 멘델레예프의 그늘에 가려 누가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이렇게 양성자 수에 의해서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새로운 원소주기율표가 완성되었는데 바로 영국의 헨리 모즐리의 업적이다. 드미트리 멘델레예프는 이 공로로 노벨상 후보에는 올랐으나 정작 상을 받지는 못했다.   사각형 모양의 주기율표에 원소는 번호순으로 나열되어 있는데 성질이 비슷한 것들이 주기적으로 배치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주기율표 사각형은 기본적으로 총 7열, 18행으로 구성되는데 열은 주기라고 하고 행은 족이라고 부른다. 원소는 기체, 액체, 고체의 상태로 존재하며 금속원소도 있고 금속이 아닌 비금속 원소도 있다.   여기서 원자와 원소의 뜻 차이를 살펴본다. 같은 것을 일컫는 말이지만 모양이나 개수를 말할 때는 원자라고 하고, 종류를 이야기할 때는 원소라고 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원소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기본 원소 92개를 포함해서 총 118개다.     전기의 성질상 같은 +전기와 +전기끼리는 서로 밀어내는 데 이를 척력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양성자가 한 개인 수소 원자 두 개를 붙여서 양성자가 두 개인 헬륨 원소를 만든다고 가정하면, 각각의 수소 원자핵 속의 양성자는 서로 +전하를 갖기 때문에 반발하려는 척력이 생긴다. 이 척력을 이기고 억지로 여러 양성자를 하나의 핵 속에 묶으려면 엄청나게 높은 온도와 압력이 필요하므로 다른 원소가 만들어지려면 빅뱅 때나 초신성 폭발, 혹은 별의 내부와 같은 우주적인 요인이 주를 이룬다.     아직도 원소주기율표에 대한 논쟁거리는 남아있는데 화학으로 밥 먹고 살지 않는 불쌍한 수험생들이 총 118개나 되는 원소를 순서대로 다 외어야 하는가다. 혹자는 원자번호 1번 수소(H)에서 20번 칼슘(Ca)까지만 알면 된다고 한다. 어쨌든 한국에서 입학시험 공부를 했던 사람들에게 원소주기율표는 악몽이었다. (작가)         박종진원소주기율표 박종진 수소 원자핵 과학 이야기 비금속 원소

2025-01-17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바다를 마당 삼아,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전 세계 바다 위에는 으리으리한 크루즈 선박들이 1년 365일 쉬지 않고 순항 중이다.   여행의 꽃인 크루즈에 오르는 순간 오래도록 버킷리스트의 한 줄로만 기록되었던 상상이 현실이 된다. 2025년 새해를 맞아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는 이유다. 초호화 선박에 탑승해 가장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크루즈는 시니어 및 가족 단위 여행객을 중심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크루즈는 그 자체로 5성급 호텔이다. 각 도시를 이동할 때마다 짐을 싸고 푸는 번거로움에서 탈피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 크루즈에서 지내다 보면 그 편리함이 얼마나 좋은지 실감하게 된다. 또한 선실부터 레스토랑, 수영장, 자쿠지, 사우나, 피트니스, 쇼, 뮤지컬, 카지노 등 다양한 시설과 액티비티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크루즈만의 특별한 경험이다.   또한 밤마다 바다를 마당 삼아, 별빛을 이불 삼아, 감미로운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푹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항지가 나타난다. 아침이 밝아올 때마다 매일, 설레는 기분으로 깰 수 있는 환상적인 여행이 바로 크루즈다.     크루즈라고 해서 반드시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롱비치항에서 출발하는 멕시코 리비에라 크루즈는 5박6일 동안 아침, 브런치, 점심, 애프터눈 티, 저녁, 심야 식사를 풀 서비스하면서 요금은 500달러 선. 요즘 물가를 감안할 때 수지맞는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이탈리아 스타일의 13만5000톤 카니발 피렌체 크루즈는 승무원 1425명에 승객 4126명이 승선한다. 첫 기항지는 멕시코 북서부 바하 캘리포니아 반도의 최남단 지역인 카보 산 루카스(CABO SAN LUCAS). 연평균 온화한 기후와 눈부시게 아름다운 해변 덕분에 한 해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찾는 멕시코의 대표 관광지다. 말발굽 모양의 연안에는 대형 선박과 고급 요트가 즐비해 고급 휴양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휴양지, 커플 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는 카보 산 루카스는 아름다운 바다와 사막이 공존해 더욱 특별하다. 이틀 동안 이곳에 머물며 백사장에서의 여유는 물론, 청록색 코르테즈해에서 요트와 스노클링, 낚시, 패들링, 카약, 돌고래와의 수영을 즐길 수 있고, 사막에서 낙타 타기 및 사륜바이크 체험도 가능하다.     다음 기항지는 멕시코 엔세나다(Ensenada). ‘작은 항구’라는 뜻의 엔세나다는 캘리포니아와 인접한 바하 반도에 위치한다. 이곳의 명물은 라 부파도라(La Bufadora)로 ‘블로우 홀(Blow Hole)’이라고도 하는데 자연 바위층 사이로 바닷물이 분수처럼 솟구치는 지형을 일컫는다. 이 바다 분수는 오스트리아와 바로 이곳 엔세나다에만 있다.   힘차게 출발한 2025년, 크루즈 여행을 시작으로 버킷리스트 달성에 성공하는 기쁨을 누려보면 어떨까. 멕시코 리비에라 크루즈는 우기를 제외하고는 연중 내내 여행하기 좋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자장가 바다 크루즈 여행 크루즈 선박들 멕시코 리비에라

2025-01-16

[부동산 이야기] 2025년 10가지 예측<46>

2025년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주택 건설을 촉진해서 주택 공급 증가로 기존 주택 가격 인상의 안정에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새 정부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상당량의 원자재에 높은 관세를 크게 물리게 되면 임금 상승과 주택 건설을 위한 원자재 가격의 인상으로 인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바이어에게 돌아갈 것 같다. 캘리포니아와 LA 모기지 시장은 금리 상승과 주택 경제성 악화와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여러 방향에서 영향을 받을 것 같다.   또한 서류 미비자들의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이용하는 건설 현장에서는 서류 미비자들과 불법체류자들 추방 정책으로 주택 가격 상승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여러 가지 주택 가격 안정을 꾀하려는 부분에서 많은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그런데도 바이어들의 주택을 구매하려는 계획은 각자의 재정 상태에 따라서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바이어와 셀러 간의 수요 공급의 원칙에 의해서 주택 시장은 형성되고 지역적인 특징에 따라 주택 매매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레드핀은 2025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서 전반적으로 주택 매매보다 렌트 수요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10가지 예측 내용을 보면 첫째, 주택 가격이 약 4%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둘째, 주택 모기지 이자율이 약 7%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셋째,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2024년도보다 주택 매매율이 상승할 것으로 봤다. 네 번째, 렌터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건설 규제 감소로 주택 건설이 증가할 수 있다. 여섯 번째, 바이어 에이전트 수수료를 원칙적으로 셀러가 부담하지 않아도 되므로 부유한 사람들은 수수료 감소에 따라 주택 매매에 덜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     일곱 번째, 새 정부에서 연방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간의 합병 및 인수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형 중개업체들의 통합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여덟 번째, 위험한 기후 변화로 인해 특히 산간 지역이나 해안 지역의 개별 주택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홉 번째, 블루시티들의 자율 주행 차량과 더욱 세밀화된 버스 시스템 등 다양한 인프라를 제공해 인구 유입을 유도할 것이다.     열 번째, Z세대들은 앞서 언급한 다양한 영향으로 주택 구입이 어려워져 주택 구입은 인생의 중요 순위에서 1순위가 안 될 수 있다.     위성 도시로 인프라 확장 추세로 고속 전철도 구간마다 공사를 하고 있다. 미래를 바라보며 주택 구입을 계획하기에는 발렌시아, 팜데일, 랭캐스터는 아직 바이어들의 희망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노동 시장과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이동에 주택 시장도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바이어나 셀러 모두 각자의 재정 상태와 경제 구조에 맞춰 현명한 판단을 하기 바란다.   ▶문의: (310)408-9435 백기환 / 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 명예부사장부동산 이야기 예측 부동산시장 주택 시장 주택 건설 주택 매매율

2025-01-15

[부동산 이야기] 부동산 투자의 이유

돈을 어떻게 벌어 어떻게 투자를 하냐는 큰 차이를 만든다. 중산층을 포함 대부분 사람은 모든 수입이 근로소득이 전부이다. 돈을 많이 벌어도 지출이 많다. 투자를 많이 하지만 자산가치가 상승하는 것에 투자하지 않고 하락하는 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부자들보다 세금을 많이 내고 있다.     부자들은 어떻게 돈을 사용해서 부를 쌓고 있을까? 일반인들이 먼저 소비를 하고 투자를 하지만, 부자들은 선투자 후소비를 한다. 돈의 가치를 현재의 가치로 계산하지 않고 미래의 가치로 계산한다. 매년 2%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10년 후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의 가치가 20%로 떨어진다. 부자들은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현금을 저축하는 것도 선호하지 않는다. 현금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고려해서 부동산이라는 자산에 투자하여 본인의 자산을 보호한다. 이것이 헷지 전략이다   한국 부동산 투자와 미국 부동산 투자를 비교해 보자. 한국 부동산 투자는 자본이익 즉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으로 이익을 만든다. 이것을 팔아 세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적다. 반면 현금흐름에 중점을 두는 미국 부동산의 경우 지속해서 자산을 보유하면서 현금이 필요한 경우 상승한 자산가치를 활용하여 재융자를 통해 캐시 아웃으로 투자한 자본금을 회수하고, 재투자로 수동소득 창출하여 자산을 배로 늘리는 장점이 있다. 이것은 지속적인 현금의 흐름을 만들 수 있다.     미국 부동산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첫째 현금수입증대이다. 부동산을 사 임대를 줬을 때, 임대수입으로 각종 모기지 및 비용을 빼고 순이익을 볼 수도 있다.     둘째 세금혜택이다. 투자나 임대부동산 활용을 통한 관리비용에 대한 세금공제 및 투자한 금액을 매년 감가상각 방식으로 비용처리 할 수 있으며 1031 교환 등을 활용한 양도소득을 이월하는 것도 부동산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다.     셋째 자산가치 상승이다. 부동산 투자를 통해 얻는 이익을 임대 수입, 사업 수입뿐 아니라 부동산 가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승한다. 입대수입 가치도 경제 규모가 커지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높아지고, 현금의 흐름을 개선해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넷째 순자산의 증가다. 모기지 납부를 통한 원금상환이 이뤄지면 해당 부동산의 자기자본의 비율이 늘어난다. 많은 부동산 투자자들은 이 순자산을 이용해 다른 부동산에 재투자에 활용한다. 순자산을 이용한 투자는 부동산에서만 가능한 투자이며, 부동산투자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다.     다섯째 투자의 다각화이다. 부동산 지표는 다른 경제지표에 비해 독립적이므로 흔들림 없는 꾸준히 주택, 커머셜,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가 가능하다.     여섯째 레버리지다. 어느 투자에서도 찾을 수 없는, 가장 큰 혜택이며 주식의 경우 100% 나의 자본으로 투자해야하지만 부동산은 대출을 활용해 높은 투자수익률을 얻을 기회를 만든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부채를 활용해서 자산가치를 늘릴 수 있는 투자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자연적 자산가치의 상승이란 시장의 원리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부동산이 이런 자연적 자산가치가 상승하는 시장이다. 부동산 투자는 투자의 시기나 가격이 하락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조건이 갖춰졌을 때 때론 과감할 필요가 있다.     ▶문의: (714) 909-4433  애니 윤 / 콜드웰뱅커베스트부동산부동산 이야기 부동산 투자 부동산 투자자들 임대부동산 활용 부동산 가치

2025-01-15

[알기 쉬운 세금 이야기] 세금 보고 준비

2025년이 시작되면서 2024년 소득에 대해 본격적으로 세금 보고를 준비하는 시기가 되었다. 2024년 개인 세금보고는 2025년 1월 20일 이후부터 온라인 접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며, 개인 세금보고는 4월 15일까지 그리고 S-법인(S-Corporation)과 유한책임회사(LLC)는 3월 17일까지 보고를 마쳐야 한다. 마감일이 주말 또는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에는 일정이 변경되기 때문에 법인의 경우 3월 15일이 주말이라 다음 월요일까지로 마감일이 이틀 연장되었지만, 개인 세금보고의 경우 올해는 예외 없이 정해진 날짜에 신고를 마쳐야 한다. 연방 국세청의 발표에 따르면 환급금을 수표로 받지 않고 직접 입금을 선택한 납세자의 경우 신고 후 평균 21일 이내에 환급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근로소득공제 또는 추가 자녀세액공제를 청구한 납세자는 2월 중순 이후에야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2024년 과세 연도에 부부 공동 보고를 하는 부부의 표준 공제액은 2만9200달러로 전년보다 1500달러 인상되었고, 미혼 납세자와 부부 개별 보고를 하는 기혼자는 1만4600달러로 750달러 인상되었으며, 세대주의 경우에는 2만1900달러로 2023년 과세 연도 표준 공제액보다 900달러 인상되었다.  2024년 과세 연도의 경우, 가장 낮은 비율은 소득 1만1600 이하(부부 공동 보고의 경우 2만3200달러)인 미혼 개인 소득의 10%이고, 소득이 60만9351달러(부부 공동 보고의 경우 73만1201달러)를 초과하는 개인 미혼 납세자의 경우 최고 세율이 37%로 유지되었다. 국외 근로 소득 제외는 12만6500달러로, 2023년 과세 연도의 12만 달러보다 6500달러 인상 되었다. 2024년에 사망한 상속인의 재산은 기본 공제 금액이 1361만 달러이며, 이는 2023년 1292만 달러에서 69만 달러 인상되었다. 개인 간의 증여에 대한 연간 공제 금액은 2024년에 1만8000달러로 2023년 1만7000달러에서 1000달러 인상되었다.     2025년에도 전기 자동차 크레딧은 유지되게 되었다. 특정 전기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최대 7500달러의 세금 공제 혜택을 받게 되어 구매가격을 즉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중고차도 최대 4000달러까지 크레딧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UV, VAN, 또는 트럭의 경우 구매 가격이 8만 달러 이하 일반 자동차의 경우 최대 5만5000달러 이하의 전기 자동차가 해당이 되며, 중고 자동차의 경우에는 2만5000달러 이하에만 적용된다. 새 자동차의 경우 구매자의 총 연 소득이 개인 15만 달러 이하 그리고 부부 공동 보고의 경우 30만 달러 이하이어야 하고, 또한 전기 자동차의 조립과 부품의 생산지에 대한 조건도 충족해야 크레딧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4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페이팔, 벤모, 그리고 다른 캐시 앱 등의 결제 플랫폼의 600달러 이상 거래에 대한 1099-K 양식 발행이 다시 연기 되었다. 연방국세청에서는 2024년에는 5000달러 이상의 거래에 대한 1099-K 양식이 발행될 예정이고 2025년부터는 2500달러 그리고 2026년 이후로는 600달러 이상의 거래에 대해 적용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다만 젤(Zelle) 거래는 은행과 은행 간의 송금으로 간주하여 일단 보고 대상이 아니다.     2025년부터는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새로운 보고 양식인 1099-DA (Digital Asset Proceeds from Broker Transactions)를 가상 화폐를 거래한 금융기관으로부터 발급받게 된다.     ▶문의:(213)389-0080    엄기욱 / CPA·Mountain LLP알기 쉬운 세금 이야기 세금 개인 세금보고 특정 전기자동차 세금 공제

2025-01-12

입양의 굴곡, 책에 담다

“어머니는 LA 한인들 근처에 가지 말라고 했어요.”     1살이 되던 59년에 미국 LA로 입양된 리사 퍼트렐(김수자)은 청소년이 되며 새로운 어머니로부터 주의를 들어야 했다. LA 폭동 이전의 긴장 상태를 반영한 안타까운 정서가 있었던 것이다.     그는 혼혈이라는 차별로 미국에 입양왔는데 정작 이곳 한인들에게도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현실이 마음아팠다고 전했다.     한국 전쟁 후 흑인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퍼트렐은 어른이 되어 한국의 대학교에서 1년 동안 공부하며 어머니를 찾아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추후 그는 2018년 유전자 검색 사이트를 통해 친어머니를 찾았다. 어머니는 한국이 아닌 플로리다에 다른 가정을 꾸리고 거주하고 있었다.     퍼트렐처럼 우여곡절을 겪은 한인 입양인 30명의 이야기가 책(Together At Last·표지)으로 출간됐다.     여기엔 온갖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가족을 찾아나선 입양 한인들의 서사가 포함됐다.     출간을 주관한 325카마라(325KAMRA)는 2016년에 출범한 한인 입양인들의 네트워크다. 이젠 활발해진 유전자 등록 등 최신 수단을 알리고 필요한 연락처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LA 한국문화원은 이들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출판 기념회를 지난해 아리홀에서 열기도 했다.     325카마라 측은 최근 달라진 한국 정부의 방침과 함께 친가족을 찾아나선 입양인들의 고통을 소개하고 보다 많은 한인들이 관심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에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책을 판매해 얻는 수익금은 관련 활동에 투입될 예정이다. 책 구입은 325카마라 사이트(www.325kamra.org/buy)에서 할 수 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게시판 이야기 한인 입양인들 한국인 어머니 la 한국문화원

2025-01-09

[주식 이야기] 새해 주식시장

기대감 때문에 오르고 두려움 때문에 떨어지는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투자 심리는 기대와 두려움 속에서 일희일비하며 요동친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때 투자의 성패는 갈린다. 투자의 성공 확률을 높이고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한 전략은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투자자도 이미 알고 있는 분산투자를 활용한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이 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유명한 격언 중 하나인 “남들이 욕심부릴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부려라”가 있다.     남들이 두려워서 팔 때 사고 욕심부리며 추가 매수할 때 팔아라와 같은 투자 전략은 주식투자에 입문한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중요한 격언 중 하나다.     그런데도 많은 투자자는 주식 투자에 실패한다. 기본을 따르지 않거나 한 주식에 몰방하는 투기성 투자 방식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100명 중 한 명이 성공하는 것이 주식 투자”라는 한국 TV 광고가 있다. 그만큼 주식 투자는 다수가 아닌 극소수가 이익을 남긴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 2023년과 2024년 장의 폭등세는 많은 것들을 바꿔 놓았다.     매그니피선트 7으로 불리는 테슬라, 애플,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폭등세는 2년간 장의 강세를 견인한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매그니피선트 7의 2024년도 상승 폭은 평균 63.1%에 달했다. 가장 작게 오른 마이크로소프트가 12.1%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엔비디아의 상승 폭은 무려 171.3%에 달했다. 두 번째로 크게 오른 주식은 바로 테슬라다. 작년에 62.5% 폭등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주식 중 하나다. 그런데도 최근 몇몇 투자사들로부터 투자 등급과 예상 목표가를 전격 하향조정 받으며 주춤하고 있다. 3주간 20% 가까이 폭락했다.   이제 2주 뒤부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된다. 다시 한번 트럼프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을 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최대 리스크는 인플레이션이다. 무역과 재정 정책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길 소지가 다분하다. 그런데도 에너지 가격 인하와 고용 시장 둔화가 발생하면 물가 상승률 역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수도 없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당선 이후 10만600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트럼프는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할 거라고 공언해왔다.     비트코인이 글로벌 대표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거라는 기대감은 높아졌다. 그럼에도 지난달 파월 의장이 연준은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발언한 후 가격은 9만1000달러 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언제 어떤 상황이나 여건에서든 리스크와 리워드는 공존한다. 리스크와 리워드를 균형 있게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접근할 때 투자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 또한 필수 조건이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 화폐에 투자하는 것이 딱히 주식투자보다 위험 부담이 높은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     잘못된 투자는 분산투자하지 않고 한두 종목에 집중된 투기성 투자다.   올해도 어김없이 인플레이션, 예상보다 줄어든 금리 인하 횟수,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     위험 요소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투자 성패는 갈릴 것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워드(High risk, high reward)’는 대다수 투자자에게 전혀 적합하지 않은 투자 전략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의:[email protected]  김재환/아티스 캐피탈 대표주식 이야기 주식시장 새해 주식 투자 투자 전략 투기성 투자

2025-01-08

[부동산 이야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하>

2025년 부동산 투자 시장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투자자들은 높은 금리와 경제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CBRE는 2025년에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자산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경제 성장 덕분에 투자 활동은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산업 및 멀티패밀리 자산이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부동산 섹터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오피스 시장은 여전히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하며, 투자자들은 프라임 오피스 자산에 집중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리테일 시장은 강력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기관 투자가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들일 것입니다.   국내 경제가 경기 침체를 피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특히 중국 경제의 둔화는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리스크로 평가됩니다. 중국의 주택 시장과 소비 침체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주어 국내 건설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2025년 정부의 경제 정책 변화는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인프라 투자 확대, 방위산업 강화 등은 건설 및 제조업 부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일부 부문에서는 정부 규제 완화가 기대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상업용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자산 유형별로 다른 회복 속도를 보일 전망입니다. 특히 프라임 오피스와 데이터 센터, 산업 물류 부문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할 것이며, 리테일과 멀티패밀리 부문도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데이터 센터 시장은 특히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으로 인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신규 개발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멀티패밀리 시장에서는 2025년에 신규 아파트 건설이 둔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건설 자재 비용 상승과 높은 이자율로 인해 개발업체들이 신중한 접근을 취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대 수요는 여전히 높아, 신규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임대료 상승이 지속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오피스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핵심 업무 공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경향이 뚜렷해 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도시 내 최상급 오피스 빌딩에 대한 수요는 지속할 것이며, 오래된 오피스 빌딩들은 리노베이션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처럼 2025년은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성장 사이클을 맞이하는 중요한 해로 평가됩니다. 투자자들은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기회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CBRE는 고객들이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문의:(213)537-9691 렉스 유 / CBRE Korea Desk 대표부동산 이야기 부동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오피스 시장 글로벌 부동산

2025-01-08

[삶의 향기] 기억보정과 아상(我相)

동료들이 ‘이중 뛰기(한 번 점프에 줄을 두 번 돌리는 줄넘기 동작)’를 하고 있다. 다들 나이가 있어서인지 서툴다. 초등학교 시절 교내 이중 뛰기 대회에서 상 받은 전력도 있고, 성인이 되어서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신만만하게 줄을 달라고 했다. 웬걸? 단 1회도 할 수 없었다. 무안한 마음에 “아, 10년 전만해도 10번은 충분히 했었는데.” 얼버무리며 자리를 떴다.   며칠 후 그 자리에 있었던 동료가, “교무님, 10년 전에도 3~4회 정도 밖에 못하셨어요.” 귀띔을 해준다.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10년 전에도 함께 근무했던 동료였기에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필자가 치렀던 학력고사는 수능시험과 달리 어느 정도 ‘벼락치기’가 가능했다. 당시, 대학에는 관심이 없어서 학교에도 잘 나가지 않았지만,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 못가면 당장 군대 가야하는데’라는 절박한 심경에, 소위 말하는 벼락치기를 해서 간신히 대학에 합격했다.     누구나 그렇듯이 지금까지도 대학입시 이야기가 나오면 “1주일 공부하고 합격했어.”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대입 직전까지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내다가 합격을 했기 때문에 영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느새 ‘1주일’로 자리 잡은 공부 기간이 실제 10일이었는지, 2주였는지 필자도 이제는 정확히 기억할 수가 없다. 줄넘기의 예를 보면, 한 달일 수도 있지 않았을까. 개인의 왜곡괸 기억은 실없는 사람이 되는 선에서 끝나지만, 이것이 사회 리더들의 공적인 결정에 바탕이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개인의 기억이 왜곡되거나 재구성되는 현상을 ‘기억보정’이라고 한다. 여행에서 길을 잃었던 기억도 사람에 따라 즐거웠던 추억으로 혹은 공포로 기억되는 것처럼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왜곡되기도 하지만, 필자의 예처럼 본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왜곡되는 것이 보통이다.   기억만 그럴까. 판단의 기초가 되는, 그래서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생각, 태도 등도 이와 다르지 않다. 스포츠 경기에서 상대의 반칙은 스포츠정신에 어긋나는 비신사적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 되고, 우리 팀의 반칙은 언제나 심판의 오심이 된다. 월드컵 경기에서 세계적 수준의 실력과 공정성을 갖춘 심판일지라도 자국 팀의 경기에는 나설 수 없게 한 규정은 사회에서도 기억(생각)은 얼마든지 보정 될 수 있다는 것과 그것의 가장 큰 요인은 자신에 대한 집착을 인정하는 반증이라 하겠다.   생각의 왜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나에 대한 집착’이다. 인간은 어떤 일을 보거나 들을 때 자기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세금 정책에 대한 논의를 할 때, 정치인들이라면 개인의 이익보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어디 그런가. 정치인들에게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세요” 하는 것은 불교적 관점은 물론이고 현대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무리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개인의 이익의 반만이라도 국민의 이익을 고려해 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나의 생각과 판단의 왜곡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는 것이야말로 내로남불로 인한 개인과 사회의 갈등 반목을 치유하는 근본이 될 것이다.     [email protected]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기억보정 대학입시 이야기 왜곡 가능성 대학 못가면

2025-01-06

[아름다운 우리말] 한국어와 한국사 이야기

한국어의 뿌리를 찾아 올라가면 동이(東夷), 고조선 등과 만나게 됩니다. 우리 민족을 동이족이라고 하는데 중국의 역사책을 보면 동이 관련 항목에 우리 선조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고조선, 부여, 마한, 변한, 진한, 고구려, 동예, 옥저, 백제, 신라 등은 모두 동이족이 세운 나라들입니다. 그런데 책마다 차이가 있어서 그 무엇을 답이라고 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가 자주 인용하는 후한서(後漢書)에 보면 동이에 관한 놀라운 기록이 나옵니다. 동방을 이(夷)라고 하고 이는 근본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이는 천성이 유순하여 도리로 다스리기 쉽기 때문에 군자의 나라라고 하고, 공자(孔子)도 동이에서 살고 싶어 하였다고 소개합니다. 또한 중국에서 예를 잃으면 동이에서 구했다고 쓰고 있습니다. 책마다 표현이 다르니 후한서의 기록만이 맞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중국 사서의 기록이 다른 민족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좋게 평가하는 부분은 놀라운 것입니다. 따라서 나쁜 기록보다는 좋은 기록에 집중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여, 고구려, 백제 등은 대부분 부여계이고 언어가 같다고 설명합니다. 술과 춤과 노래를 좋아하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점을 강조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삼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삼한의 경우는 여러 가지 수수께끼를 줍니다. 예를 들면 한(韓)은 면적이 사방 4000리라고 후한서, 삼국지(三國志), 진서(晉書) 등에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국사책에서 배운 한반도 남쪽의 삼한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삼국사기(三國史記)의 최치원 열전에 보면 이에 대한 근본적인 실마리가 나옵니다. 최치원이 당나라에 보낸 글에 마한(馬韓)은 고구려, 변한(弁韓)은 백제, 진한(辰韓)은 신라라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봐야 삼한이 4000리가 될 겁니다. 관점을 바꾸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치원은 그 글에서 고구려와 백제가 워낙 강대하여 중국의 남쪽인 오(吳)와 월(越)까지 공격하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고구려와 백제의 강역(疆域)도 국사책에서 배운 것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진한과 변한이 언어와 풍속이 다른 점이 있다는 후한서의 언급도 주목해야 할 겁니다. 진한의 말이 마한과 달랐다는 삼국지의 언급도 기억해야 합니다. 한편 변한과 진한의 언어가 서로 비슷하다는 삼국지의 언급에서 두 언어가 차이가 크지 않았음도 추론할 수 있습니다. 옥저의 언어가 고구려와 비슷하다고 후한서는 전합니다. 삼국지에서도 고구려어와 옥저말이 대체적으로 같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濊)와 옥저(沃沮), 고구려가 본래 옛 조선 지역이라고 설명한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예와 고구려가 같은 종족이라고 노인들이 스스로 이야기한다는 설명도 흥미롭습니다.   송사(宋史)에 보면 고구려는 요동(遼東)을, 백제는 요서(遼西)를 경략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국사 시간에 배운 백제의 영토와는 전혀 다른 설명입니다. 구당서(舊唐書) 등에 보면 백제도 본래 부여의 별종이라고 설명합니다. 양서(梁書)에서 백제와 고구려가 언어가 거의 같음을 이야기합니다. 수서(隋書)에서는 백제를 설명하면서 신라, 고구려, 왜, 중국 사람이 섞여 있다고 언급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양서에서는 신라를 백제의 동남쪽 5000리 밖에 있다고 설명하는 것은 매우 특이합니다. 북사(北史)나 수서(隋書) 등에서 신라와 고구려, 백제의 풍속과 의복 등이 같다고 한 것은 삼국의 공통점을 보여줍니다.   중국 정사(正史)에 나타난 동이, 한국의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언어의 계통도 다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어와 일본어가 그렇게 다른 이유가 무엇일까요? 한국어와 만주어가 그렇게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역사를 통해 한국어의 계통 속 궁금증을 풀고 싶었지만 오히려 더 깊은 수수께끼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한국어 한국사 한국사 이야기 고구려 백제 후한서 삼국지

2025-01-05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 우주 식민지

혹독한 일제 강점기를 겪은 우리 민족에게 식민지란 말은 거부감이 있다. 그래도 미래 어느 날 인류가 지구 밖 천체에 살게 되면 그곳은 자동으로 지구의 식민지가 된다. 지금 우리 눈에 들어온 우주 식민지 후보는 달과 화성인데 달까지는 로켓으로 3일이면 가지만, 화성은 최첨단 로켓으로 7달 정도 걸린다고 하니 아직은 넘보기 힘든 곳이다.   달이나 화성 같은 곳에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숨 쉴 수 있는 공기가 필요한데 다행히 현재 과학기술 수준으로 대량은 아니더라도 그 정도는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대기가 없으면 기온의 변화가 심해서 달에서 밤에는 섭씨 영하 200도 아래로 내려가고 낮에는 비등점을 웃돈다. 밤낮의 일교차가 섭씨로 300도가 넘는다는 말이다.     물론 현대 과학기술로 실내에 살기 알맞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거주하기 위해서는 일명 테라포밍(지구화)을 해야 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물은 달 남극에 있는 풍부한 얼음을 녹여 사용할 수 있고 그 물을 전기분해 해서 숨 쉴 수 있는 산소도 만들 수 있다.   달에 건물을 짓기 위해서 지구에서 건축자재를 가져가는 것은 일도 많고 전혀 경제적이지도 않다. 그곳 토양에서 건축에 쓸 수 있는 재료를 찾아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인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달과 화성은 지구처럼 자기장이 없어서 태양에서 날아오는 태양풍에 그냥 노출된다. 그런 해로운 방사성 물질에 피폭되지 않으려면 두꺼운 콘크리트로 지붕을 덮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땅속에 굴을 파거나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천연 지하 동굴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달도 자기장이 없어서 태양풍이 걸러지지 않고 그냥 달 표면에 떨어져 쌓이다 보니 헬륨-3라는 물질이 곳곳에 널려있다. 헬륨-3는 중수소와 핵융합 반응을 하여 막대한 에너지를 내는 물질인데 중수소는 지구의 바닷물에 풍부하다. 어쩌면 우리의 에너지 위기를 한 방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자원의 보고다. 게다가 첨단 전자기기에 꼭 필요한 희토류도 달에 많아서 지난 반세기 동안 관심 밖으로 밀려있던 달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달의 남극 지방은 물을 구하기 쉽고 일교차도 훨씬 적어서 모두 탐내는 곳이 되었는데 놀랍게도 인도가 미국과 러시아 같은 선발 주자를 제치고 2023년 달 남극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 중국이 사상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고 여기에 일본까지 달에 착륙해서 지금까지 세계에서 그 다섯 나라가 달에 착륙하는 쾌거를 올렸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1/6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지구에서 몸무게가 60kg인 사람이 달에 가면 10kg밖에 나가지 않는다. 중력이 약하니까 달을 떠나는 로켓은 당연히 그만큼 연료 소모가 적기 때문에 우주로켓을 발사할 경우 지구에서 발사하는 것보다 달에서 발사는 편이 훨씬 쉽고 경제적이다.   미국은 1969년에 이미 달에 첫발을 디뎠지만, 너무 돈이 많이 들고 안전한 착륙 지점을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 달 탐사와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다가 최근에 달의 중요성이 주목받으면서 다시 달에 관심을 두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오히려 후발 주자였던 중국과 인도가 어떤 부분에 있어서 앞서는 형편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우주 식민지 과학 이야기 현대 과학기술

2025-01-03

[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온 몸으로 즐기는 그랜드캐년

지구 역사 20억 년의 이야기를 가진 협곡이다. 한때는 바다 밑이었다가 육지가 되었고, 다시 바다 밑으로 변했던 곳이 바로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이다. 협곡의 길이는 277마일(대한민국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보다 더 길다), 평균 너비는 10마일, 평균 깊이는 1마일에 달하는 대협곡이다. 오랜 세월 동안 콜로라도 강의 침식과 부식이 반복되며, 변화무쌍한 날씨와 맞서 인고의 시간을 거쳐 현재와 같은 장엄한 모습이 됐다.   우리가 이곳의 전망대에서 위대한 자연과 마주하는 순간, 많은 사람이 말을 잃고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는 것은 단지 드러난 지층의 나이가 20억 년이라는 사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해발 약 2000~2100미터에 위치한 그랜드캐년 남쪽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까마득히 깊은 협곡 아래로 콜로라도 강이 흐른다. 이곳은 5개의 기후대가 있다. 1919년 2월 26일, ‘토머스 우드로 윌슨(Thomas Woodrow Wilson)’ 대통령에 의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으며, 현재는 전 세계에서 연평균 약 5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억7000만년 전의 지층에서 바다였음을 증명하는 조개 화석 등 여러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5억년 전의 지층에서도 바다였던 증거가 확인되며, 이 화석들은 이곳 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모든 미국인은 꼭 한 번은 보아야 할 곳”이라고 했던 만큼, 그랜드캐년은 누구에게나 깊은 감동을 준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관광이 아니라, 몸으로 직접 체험하며 기억에 남을 만한 방법으로 그랜드캐년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예를 들어, 기차로 그랜드캐년에 도착해 이곳 호텔에 숙박하면서 일몰과 일출을 감상하거나, 나귀를 타고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Bright Angel Trail)을 통해 협곡 아래로 내려가는 코스도 있다. 협곡 아래 콜로라도 강에 도착하면 최소 3일에서 최대 3주 동안 래프팅으로 그랜드캐년을 탐험하는 여정도 즐길 수 있다.   오래전 동료 가이드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시각장애인 한 분이 그랜드캐년 관광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그는 경비행기 투어를 신청했다고 한다.   “혹시 보이세요?” 동료 가이드가 물었다. 그는 “안 보입니다”라고 답했다. 가이드는 “그런데 경비행기를 타시겠다고요?”라고 다시 물었다. 시각장애인은 조용히 이렇게 말했다.   “네, 저는 눈만 안 보이지 다른 곳은 건강합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꼭 봐야 한다는 그랜드캐년의 상공을 약 40분간 날고 있을 때, 어떤 사람들은 그랜드캐년을 찾아오기 위해 책을 읽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순간, 저는 분명히 그랜드캐년 하늘 위를 날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닌가요?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그랜드캐년 상공을 날고 있다는 것이 거짓은 아닙니다. 저는 보이지 않더라도, 온몸으로 느낄 겁니다.”   그랜드캐년 전망대에 서면 이 시각장애인의 이야기가 해돋이처럼 마음속 깊은 곳에서 떠오르며 감동을 준다. 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그랜드캐년 루스벨트 그랜드캐년 상공 그랜드캐년 관광 그랜드캐년 하늘

2025-01-02

“우리는 모이는 게 아니라 뭉치는 겁니다”

“너무 늦지 말자. 지금 모여서 나누자.”      4대에 걸쳐 총 45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본지에 보내온 신년 메시지라고 하면 의미 있게 다가올까. 72년에 미국 이민 길에 오른 이문성 할머니(103세)는 6명의 자녀와 함께 캘리포니아 드림을 시작했다. 이제 손주 17명(배우자 포함)에 증손자도 17명이나 된다. 대부분 남가주에 거주하는 이 가족은 매년 4~5차례 잔치를 연다. 특히 새해 아침과 추수감사절, 그리고 할머니 생신에는 모두 한복을 입고 모인다. 당연히 가족의 결속은 국가대표 축구팀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장녀인 김연숙(78세)씨는 ‘모인다’보다는 ‘뭉친다’는 표현을 썼다.     “처음엔 이민 온 가족들이 모두 그런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은 가족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저희는 자주 다 함께 모여서 많은 것들을 해왔어요. 지난해는 한국 여행을 모두 함께 했죠. 유대인 사위 덕에 사돈들까지 종종 보면 힘이 솟아나죠.”     이민 전에 남편과 사별한 이 할머니는 자녀들과 쉽지 않은 70~80년대를 겪었지만 여섯 자녀를 모두 훌륭하게 키워냈다.     뭐라고 말하지 않아도 할머니의 사랑과 진심은 증손녀 샬롯(8살)에게까지 진하게 전해진 것이다.     이런 사랑은 아이들이 한국의 것을 받아들이는 촉매제가 됐다. 김씨는 샬롯이 자신의 엄마보다 한글을 잘 안다고 귀띔한다. 눈이 잘 안 보일 때 항상 먼저 간판이나 메뉴를 읽어주며 실력을 뽐낸다는 것.     김씨의 첫째 딸 레이첼 김(샬롯 어머니)씨는 가족 결속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망설이다 ‘평범한 비밀’을 내놓는다.     “훌륭한 할머니 덕이죠. 거의 구순이 될 때까지 선교활동을 하셨고 어려운 환경과 조건에서도 너그러움과 사랑을 아끼지 않으셨던 것이 그대로 자식들과 손주들에게 전해진 것 같아요. 어떤 선입견도 없이 마음과 문을 열어 환영해주시는 것이 저희에게는 큰 축복이죠. 가족 관계도 갈수록 멀어지는 시대가 됐지만 어른들이 더 베푸는 것이 그 시작점이 아닐까요.”     어머니 김씨는 “굳이 비결이라면 나 자신 최선을 다하며 다른 가족에게 지적하거나 서로를 고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세대가 다르고 개인적인 철학도 다른데 뭔가 자기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면 가족 관계는 유연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 가족은 1일 아침 한복을 입고 증조할머니에게 세배를 드렸다. 맛있는 음식에 윷을 던지며 웃음꽃을 피웠다. 가족은 자주 만나서 부대끼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김씨 가족의 철학이다.     한인 사회는 이제 세대교체기에 접어들었다. 1세들의 은퇴, 그리고 차세대의 부상이다. 이문성 할머니 가족의 이야기는 한인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이야기 가족 가족 이야기 가족 관계 가족 결속

2025-01-01

[부동산 이야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상>

2025년은 국내 경제와 부동산 시장이 새로운 성장 사이클을 맞이하는 중요한 해로 예상됩니다. CBRE의 2025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따르면, 국내 경제는 소비자 지출 증가와 생산성 향상, 금융 여건 완화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입니다.     이러한 경제 성장 동력은 부동산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투자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5년에는 경제 성장과 부동산 펀더멘털 강화가 맞물려 부동산 투자 활동이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비록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본화율(캡 레이트)은 소폭 압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오랜만에 장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됩니다.   특히 오피스 시장은 2024년에 시작된 회복 사이클이 2025년에 더욱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프라임 오피스 공간의 부족 현상이 연말에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며, 도심 지역에서는 오피스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피스 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었으나, 2025년에는 대형 기업들이 오피스 공간 확대를 고려할 가능성이 큽니다.   리테일 부문은 2025년에도 상업용 부동산 부문 중 가장 낮은 공실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테일러들은 매장 통합 및 구조조정을 지속하겠지만, 교외 지역과 선벨트(Sun Belt) 도시에서는 신규 매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와 글로벌 브랜드들이 교외 쇼핑몰 및 오픈에어 몰(Open-air Mall)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산업 및 물류 부문은 전자상거래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여전히 견조한 수요를 유지할 것입니다. 다만 임대 활동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으며, 노후된 산업 물류 시설의 공실률은 증가할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신규 및 최첨단 물류센터로의 이동(Flight to Quality)이 가속화될 것입니다.   멀티패밀리(아파트) 시장은 지난 2년간 신축 물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2025년에는 공실률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성장으로 인해 신규 가구 형성이 활발해지고, 높은 주택 구입 비용이 임대 수요를 지속적으로 견인할 것입니다. 특히 대도시에서의 아파트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데이터 센터 시장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경제 확장에 힘입어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입니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가 전력망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원자력 발전이 주요 에너지원으로 부각되면서 새로운 해결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의: (213)537-9691 렉스 유 / CBRE Korea Desk 대표부동산 이야기 상업용 부동산 부동산 시장 상업용 부동산 오피스 시장

2025-01-01

[중앙 칼럼] ‘힐링 캘리포니아’는 우리네 이야기

미주중앙일보는 2024년 창간 50년을 맞아 USC 헬스저널리즘센터(CHJ)와 공동으로 연초부터 ‘힐링 캘리포니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캘리포니아 보건복지 현장을 취재해 여러 커뮤니티가 현실을 직시하고 대안을 마련해 보자는 취지다. USC가 소수계 언론과 처음 시도하는 프로젝트로 한인 언론사 중 유일하게 중앙일보가 파트너로 선정돼 주목받았다.     중국계 커뮤니티에서는 ‘월드저널’, 북가주 아시안 커뮤니티를 다루는 ‘아시안 아메리칸 뉴스’, 흑인 커뮤니티에서는 ‘블랙보이스뉴스’ ‘새크라멘토 옵저버’, 라틴계 커뮤니티에서는 ‘유니비전 LA·유니비전·새크라멘토·유니비전 베이’ 등이 참여했다.   지난 2월 시작한 프로젝트는 매달 ‘정신건강, 홈리스, 시니어 웰빙, 세대갈등, 주거 등 의식주, 건강보험’ 등 커뮤니티별로 직면한 보건 관련 주제를 짚었다.     다양한 배경의 언론사가 정기 모임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같은 주제를 놓고도 소수계 커뮤니티의 시각이 미묘하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한인 언론으로서는 외연 확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중앙일보는 정신건강 분야 첫 번째 시리즈로 ‘한인 극단 선택 실태’를 다뤘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10년 통계와 캘리포니아 공공보건국(CDPH) 협조를 얻어 미국 내 한인 자살 현황을 파악했다. 2011년부터 2022년까지 한인 235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한인 자살률(명/인구 10만 명당)이 아시아계 전체보다 평균 2배 이상 높다는 사실은 안타까웠다. 310명이 참여한 본지 설문조사 결과 2명 중 한 명은 ‘경제적 어려움, 고립감과 외로움, 우울증, 가족 간 불화’로 극단적 선택을 진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한인 커뮤니티 차원에서 한인 정신건강 대책 마련노력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는 대목이다.   평소 우울증을 겪는 이들도 “팔이 부러졌을 때 치료 없이 뼈를 붙게 놔두면 심한 후유증이 생긴다. 정신적인 증상도 부러진 뼈를 제대로 맞추듯 올바른 치료를 하자”는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의 조언을 실천하길 바란다.   한인 홈리스 문제도 다뤘다. 팬데믹 이후 한인 홈리스는 빠르게 늘고 있다. 홈리스를 돕는 김요한 신부 등 봉사자들은 “한인은 홈리스 위기에 처해도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려는 자존심이 강하다. 가족, 친구, 지인의 집에서 신세를 지거나 정 안 되면 차에서 생활한다. 텐트와 천막촌 생활은 마지막 단계”라고 전했다.     LA시 등 정책 당국은 소수계 홈리스를 사각지대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한인 등 소수계가 ‘아시아계에 대한 위협, 언어장벽, 열악한 환경, 외로움’ 등을 이유로 셸터를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직시해 현실적인 도움을 고민할 때다.   ‘자원봉사는 삶의 동기이자 행복’이라는 한인 시니어들의 활약도 조명했다. 지금도 한인사회 여러 곳에서 타인을 돕는 일에 기꺼이 나서는 시니어들이 참 많다. 수동적 삶의 자세를 거부하고 긍정의 삶을 실천하는 모습은 모두가 본받을 자세다.   이 밖에도 웰다잉을 준비하는 시니어들의 지혜, 서류미비자를 위한 메디캘 건강보험 혜택을 알리는 한인사회 노력, LA지역 최대 인구밀집지 한인타운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저소득층의 삶을 들여다봤다.   힐링 캘리포니아 프로젝트는 소수계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주류사회에 알리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여러 주제로 취재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 얻게 된 것은 ‘우리네 이야기’였다. 우리네 이야기를 누군가는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른 누군가는 사비를 털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차가운 현실에 온기를 불어넣는 것은 결국 공감과 연민이다. 새해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우리를 기다린다. 냉소와 외면 대신 공감과 연민이 퍼지면 좋겠다. 김형재 / 사회부 부장중앙 칼럼 캘리포니아 이야기 힐링 캘리포니아 한인 자살률 캘리포니아 공공보건국

2024-12-29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신비한 화산마을서 온천욕 해볼까, 뉴질랜드 북섬

길고 흰 구름의 땅, 뉴질랜드. 북섬 환태평양 화산대에 위치한 로토루아(Rotorua)는 대지가 내뿜는 역동적인 지열 에너지로 인한 신비한 자연현상과 즐길거리가 넘치는 매력적인 여행지다. 또한 뉴질랜드 내에서 마오리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로토루아는 가는 길부터가 범상치 않다. 주변으로 유황 냄새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뉴질랜드에 처음 뿌리를 내리고 수 세기 동안 이곳에 살아온 마오리족은 난방, 온수, 요리 등에 이 지열을 십분 활용해왔다. 뜨거운 온천수를 이용해 옥수수나 고구마를 삶기도 하고 땅을 파 만든 자연 오븐에 항이 요리를 쪄내는 지혜를 발휘한 것이다.     로토루아는 지열 지대인 만큼 간헐천과 유황온천도 발달해 있다. 유명 리조트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길가에 숨겨져 있는 이름 없는 천연 온천들도 다양하다. 그중 보글보글 거품을 밀어 올리는 샴페인 풀과 화려한 색깔을 뽐내는 예술가의 팔레트는 놓치지 말아야 할 구경거리다. 또한 호숫가에 위치한 폴리네시안 스파에서는 유황끼 가득한 온천수에 몸을 푹 담그는 프라이빗한 온천을 경험해 볼 수도 있다. '전 세계 톱 10 스파'로 선정된 폴리네시안은 지하에서 직접 분출되는 광천수를 이용해 근육통, 관절염, 피부 미용 등에 영험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씩 뜨거운 물줄기를 치솟게 하는 간헐천도 여행자들이 지루할 틈 없이 신비한 자연 현상을 보여준다.       이와 달리 아름드리 붉은 나무들이 빽빽한 레드우드 수목원은 깊고 편안한 힐링을 선사한다. 흔히 삼나무로 불리는 세콰이어종 레드우드는 붉은빛을 띤 갈색으로 가지와 잎이 빽빽한 것이 특징이다. 세계에서 가장 크게 자라는 나무로 장쾌한 매력을 선사한다. 마치 숲에 정령이 깃든 듯한 신비가 가득한 이곳에서는 영화 '아바타'와 '쥬라기 공원' 등이 촬영되기도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연 친화적인 농장, 아그로돔(Agrodome)을 투어하는 것도 로토루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여행 코스다. 수많은 양 떼를 몰고 다니는 양몰이 개의 재주는 묘기라 부를 만하고 양털깎기 쇼에서는 1분도 안 되어 커다란 양이 순식간에 알몸이 되어버린다. 트랙터를 타고 농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양, 알파카, 소 등에게 먹이를 직접 줘보는 체험도 재미있다.   그러니 로토루아를 가보지 않았다면 뉴질랜드를 여행했다고 할 수 없다. 대자연과 마오리 문화를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로토루아는 뉴질랜드 안의 또 다른 작은 뉴질랜드라 할 수 있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화산마을 뉴질랜드 뉴질랜드 북섬 간헐천과 유황온천 북섬 환태평양

2024-12-26

[삶의 뜨락에서] 우리 동네 공원 이야기

우리 집 근처 공원은 6마일을 달리거나 걸을 수 있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다. 새벽부터 달리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자주 만나는 사람들끼리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1마일쯤 가다 보면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한 바퀴 돌아 파킹장에서 누군가를 기다린다. 잠깐 사이에 할머니가 반바지 반소매 차림으로 나타나면 할아버지는 행복한 모습으로 할머니를 맞이한다. 할아버지는 자전거를 타고 할머니는 달린다. 할머니 달리는 속도에 맞추어 자전거 속도를 지속한다. 할머니는 계속 말을 하고 할아버지는 듣는다. 듣다 보면 할아버지 웃음소리가 공원 전체를 움직이는 것 같이 큰 소리를 내면서 웃는다.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고 즐거운지 지나가는 사람마다 쳐다보고 아는 사람이 많아 인사하기 바쁘다.   1마일쯤 지나면 호숫가 옆을 지난다. 길이 두 갈래다. 호수 옆길은 산책로고 다른 길은 뛰거나 자전거가 지나간다. 산책길에 아주 젊은 청년이 발 운동 춤 연습을 하는지 같은 동작을 1시간 이상 연습한다. 발레니라 아니면 무용수인지는 몰라도 몸매가 뛰어나게 균형이 잡혀있다. 보기에 쉬운 동작인 것 같아 나무 뒤에 숨어 따라 해보려고 시도했다. 앞에 두 번 뒤로 한번 다른 발은 앞 한번, 뒤로 두 번 포인트를 찍는데 쉬운 동작이 아니었다. 아 그래서 전문적인 특유의 동작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 조금 지나면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다. 이곳에는 중년 남자분이 철가방에 공구를 잔뜩 집어넣은 가방을 열어놓고 만지작거리며 드론을 띄워 이리저리 내려왔다가 올라가고 한참 연습하더니 마음대로 이리 왔다 저리 간다. 그 옆에는 어린아이와 부모들 여럿이 모여 각자 연을 날리고 있다. 연이 서로 엉켜 떨어지면 다시 시도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힘차게 오르는 연을 쳐다보며 쾌감을 느끼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실을 풀었다 감았다 연속적으로 반복하는데 드론 하는 사람은 버튼만 한 번씩 눌러주는데도 속도가 빠르고 비행하는 것 같다.   그 옆 잔디밭에는 유럽 사람들의 축구 게임장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워도 더워도 일요일 9시에 모여 11시까지 축구를 한다. 한 사람도 낙오자 없이 열성적으로 공을 쫓아다닌다. 배가 불룩 나온 두 장년 아저씨는 양쪽 골문을 지킨다. 장갑을 끼고 열중하는 데 공을 잡지 못하고 그만 한 점을 내준다. 손뼉을 치면서 소리친다. 너무 재미있는 모습이다. 공이 산책길로 날아들었다. 내가 주워 힘차게 공을 찾는데 멀리 가지 않고 바로 앞에 떨어진다. 그사이에 그린 셔츠를 입고 훈련하는 마라토너들이 출동했다. 연습생과 선생들이 짝을 지어 달린다. 땀이 흘러 셔츠에 무늬를 그려낸다. 누가 구령을 외치는 것도 아니고 박자를 맞추라는 소리도 없는데 군대 사열하는 모습으로 앞으로 나간다.   공원을 빠져나오면 아주 큰 화원이 있다. 12월에는 크리스마스트리와 크리스마스 위즈를 판다. 동네에서 유일하게 자연 트리 파는 가게다. 가게 앞을 지나가면서 깊은숨을들이마셨다 내쉬면 콧속으로 스며드는 솔 냄새에 취한다. 아주 큰 컨테이너에 가득 실은 크리스마스트리를 가게 앞에 내려놓으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트리를 사 갔다. 추수감사절부터 팔기 시작하는데 작년에는 몇 그루 남기지 않고 그 많은 트리가 주인을 찾아갔다. 그런데 올해는 왠지 쓸쓸하게 서 있는 트리가 아직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살기가 팍팍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밤에는 색깔별로 불을 밝히고 발을 동동 구르며 손님을 기다리는 주인이 트리 사이를 지나간다. 화원을 찾은 할머니가 휠체어를 타고 크리스마스 위즈를 고르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이야기 동네 할아버지 웃음소리 근처 공원 자전거 속도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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