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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생활 영어에 필요한 '코드'

해가 바뀌면 누구나 한가지쯤은 새로 해보겠다고 결심을 한다.   미국에 사는 우리에게는 영어공부도 그중의 하나다. 영어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처음 맞닥뜨리는 문제는 무엇으로 공부해야 하나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서점의 영어책 코너에서 고민했다면 지금은 유튜브 여러 채널 중에서 고민한다.   학습자의 수준이나 공부하는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처음 혹은 다시 영어 회화를 공부하려고 하는 분들에게는 ‘영어 코드’가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고,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다. 교회에는 여러 가지 음악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내게 음악적인 재능이 전혀 없음을 금방 알게 되었다. 그래서 혼자 찬송가를 펴놓고 피아노로 반주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멜로디만 치다가 나중에 알토, 테너, 베이스까지 같이 칠 수 있게 됐다. 수십 년이 지나자 쉬운 곡은 4부로 반주할 수 있게 됐다. 재능에 관계없이 반복 연습만으로도 가능했다. 그러나 아주 쉬운 곡도 악보가 없으면 칠 수 없었다.   영어 수업중 이런 내 고충을 이야기 했다. 그런데 내 수강생 중에 한국에서 미국에 와서 음악공부를 마치고, 고향 강원도에 가서 학원을 하면서 음악을 가르치려는 학생이 있었다. 내가 악보를 봐야만 피아노를 친다는 말에 그는 “그건 음악 코드를 몰라서 그렇다”고 간단하게 말했다.     다음날 인터넷에서 모든 코드를 프린트해 와서 대강 설명했다. 이것만 모두 외우면 찬송가를 거의 다 반주할 수 있다고 했다. 아! 처음부터 이 코드를 가지고 연습했으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영어에도 음악의 코드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내가 음악 코드를 몰라 수십 년을 헤매었듯이 수많은 사람이 이 코드를 몰라 공부하다가 효과가 나지않아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1세대 스타 영어강사로 유명했던 문단열씨는 그의 저서 ‘말 못하는 영어는 죽은 영어다’에서 회화영어는 ‘쓰리 S’로 공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Structure(문장구조), Situation(상황), Sound(소리)를 말한다.   영어도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이니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장구조를 알아야 한다. 처음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도중에 포기하게 했던 주범은 바로 문법이다.   그러나 문법을 따로 공부하지 말고 문장을 익히면서문장 속에서 문법을 익히는 방법은 문법을 따로 공부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한다. 문장구조는 문장을 이해하고 만들 수 있는 정도까지만 하면 된다.   그런 다음 상황이 설정된 내용으로 공부한다. 공부하는 목적에 따라 특화된 교재나 방법이 필요하겠지만 회화공부는 다양한 상황이 설정된 대화체로 말하는 것처럼 공부하는 것이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기에 효과적이다.   마지막 소리는 말을 하듯이 크게 소리 내어 읽으며 연습해 머리가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리듬을 익히면서 소리 내어 연습하면 몸에 영어가 체화되어 말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긴다.   이것이 내가 수십 년간 수천 명에게 생활 영어를 가르치면서 알게 된,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영어 코드’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광장 생활 영어 영어 코드 생활 영어 음악 코드

2025-02-04

동·서양 음악으로 ‘뱀의 해’ 축하

오렌지카운티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퍼시픽 심포니(예술 감독 칼 세인트 클레어)’가 내일(1일) 오후 8시 코스타메사의 르네&헨리 세거스트롬 콘서트 홀(615 Town Center Dr)에서 연례 설날 콘서트를 개최한다.   ‘뱀의 해’를 축하하는 설날 콘서트에서 퍼시픽 심포니는 동양과 서양 악기의 조화, 소울이 가득한 보컬, 아시아 문화의 풍부한 전통을 보여주는 역동적인 댄스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엔 200여 명의 커뮤니티 공연자와 유명 아티스트들이 출연한다.   세계 최고의 고쟁(중국 전통 현악기) 연주자인 베이 베이 몬테는 ‘로터스 버드 고쟁 아카데미’ 학생들과 함께 연주한다.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한인 피아니스트 조이스 양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의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 밖에 얼후(줄이 두 개인 중국 전통 현악기) 연주자 양 리우, 야야 댄스 아카데미, 웬디 카스틸의 바이올린 스튜디오, 퍼시픽 코랄, 아메리칸 필 영 코러스 등이 게스트 아티스트로 참여한다.   연주 레퍼토리엔 리환즈의 ‘봄 축제 서곡’, 첸야싱의 ‘질주하는 말’ 등 동양의 전통 민요 외에 카미유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에 나오는 ‘백조’, 존 윌리엄스와 레너드 번스타인의 작품도 있다.   콘서트 후원자 찰리 쟁은 “아내 링과 거의 10년 동안 퍼시픽 심포니의 설 콘서트 개최를 도운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콘서트는 음악이라는 세계 공통의 언어를 통해 동서양의 문화를 연결하고 축하하며 하나가 되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문화 간 교류를 촉진하고 공동체 정신에 뿌리를 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연 티켓은 퍼시픽 심포니 홈페이지(PacificSymphony.org)를 통하거나, 매표소에 전화(714-755-5799)를 걸어 살 수 있다.서양 음악 서양 악기 설날 콘서트 퍼시픽 심포니

2025-01-30

[K컬처에 빠지다] K팝은 다리, 한국이 목적지

K팝과 K드라마는 한국 역사상 어떤 것보다도 국제적인 관심을 끌어모았다. 미국과 전 세계 학교에서는 수천 개의 K팝 동아리가 생겨났으며, 학생들은 좋아하는 뮤직비디오의 가사를 부르고 안무를 연습한다. 성인과 학생들은 K드라마 팬클럽을 만들어 배우와 스토리에 대해 토론하고, 좋아하는 드라마의 결말을 추측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로 인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한국어 수업 등록자 수가 급증했다. 언어 교육 기관인 ‘라이브 더 랭귀지(Live the Language)’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어는 미국인들이 두 번째로 많이 검색하는 언어로 나타났다.     나는 뉴욕의 기차와 버스에서 한국 관광객들과 한국어로 대화하며 연습하는 것을 좋아한다. 종종 그들에게 농담으로 경고하곤 한다. 뉴욕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는 한국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가 그렇게 비밀스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관광은 양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K드라마는 관광객들로 하여금 자신이 좋아하는 장면이 촬영된 장소를 직접 방문하고, 아이돌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한국을 찾게 만들었다. 그들은 한국이라는 땅을 방문하고 싶어하며, K드라마는 그들을 그곳으로 데려가는 다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다리는 다리일 뿐이다. 다리가 목적지는 아니다. K드라마는 높은 제작 수준과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로 인해 더 고급 예술인 영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한국 영화가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의 상을 받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K팝은 다르다. 대부분의 팝 음악은 진지하거나 영속적인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팝 음악은 대개 산업 프로듀서들에 의해 제작되고, 대체 가능한 가수들이 상품으로 여겨지며, 청소년과 어린이를 주요 타깃으로 한다. 이들은 결국 성인이 되어 더 성숙한 취향을 가지게 된다.   이제 질문을 던져보자. 이 아이들이 단순한 가사와 반복적인 비트로 이루어진 음악에 싫증을 느끼고 문학의 깊이 있는 언어로 관심을 돌릴 때, K팝 다리는 그들을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K드라마는 가벼운 TV 오락물에서 한국의 진지한 영화로 시청자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그러나 K팝은 청취자를 한국의 고급 음악 예술로 끌어들이는 데는 아직 성공하진 못한 듯하다.   어쩌면 이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닐 것이다. 팝 음악이 본질적으로 갖는 특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한 가지를 시도해 보자. 한인 친구들에게 진지한 음악 아티스트의 이름을 물어보라. 그들은 여러 유럽 클래식 작곡가의 이름을 말할 것이다. 아마도 몇몇은 그들이 좋아하는 뛰어난 미국 재즈 뮤지션의 이름도 언급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판소리의 아름답고 어려운 예술을 수행하는 한국 아티스트나, 재능 있는 한국 현대 작곡가, 혹은 한국 뮤지컬의 창작자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라. K드라마가 다리이고 한국이 목적지라면, 반짝이고 강력한 K팝 다리는 어디로 이어지는가.     우리는 K팝 다리를 통해 사람들이 한국 음악 예술의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도록 돕고 있는가. 아니면 그들이 K팝 다리의 끝에서 방향을 바꾸어 유럽과 미국 음악의 더 깊은 의미를 찾아 떠나게 방치하고 있는가.   나는 전 세계 모든 장르의 음악을 사랑한다. 때로는 진부한 가사와 단조로운 음악으로 가득 찬 팝송조차 즐긴다. 그러나 더 높은 목적을 가진 음악, 인간의 영혼을 탐구하고 상상의 경계를 넓히는 음악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한국에는 이런 고양된 음악이 넘쳐난다.   K팝이라는 흥미진진한 다리를 건너오는 사람들을 한국이라는 위대한 땅의 영혼과 정신의 아름다움으로 따뜻하게 맞이하자. 로버트 털리 / 코리안 아트 소사이어티 회장K컬처에 빠지다 목적지 다리 한국 음악 한국어 수업 한국 관광객들

2025-01-27

힘들 때 따뜻한 위로의 목소리…가수 김세돈 무료 콘서트

추억의 포크 가수 김세돈(사진)이 팬들을 위한 신년 첫 콘서트를 연다.     오는 18일 오후 2시 중앙일보 강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는 그가 주로 해온 7080 음악, 포크송, 자작곡 등을 다채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김씨는 2007년 MBC 창작포크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2008년에는 첫 번째 앨범 ‘무정’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대표곡으로는 ‘오직 그대만을’, ‘색바랜 너의 편지’, ‘이별’, ‘술 한잔’ 등이 있다. 이번 콘서트는 3년 전 OC 평화통일 자문회의와 협업했던 첫 공연 이후, LA에서 열리는 두 번째 대중무대여서 희귀한 무대로 기록될 예정이다.   김씨는 “요즘 한국과 미국 모두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노래를 통해 한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LA 지역 상황을 언급하며, “음악이 가진 치유와 위로의 힘으로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달 OC 소망복지센터에서 150여 명의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위문 공연을 펼쳤고, 현재는 유튜브 채널 ‘김세돈라이브통’을 운영하며 팬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팬들을 ‘통통이들’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그는 매달 정기 모임과 실시간 방송을 통해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 대해 그는 “LA 한인사회 동포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추억의 7080 음악과 포크송으로 관객들에게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며, 모든 연령대의 음악팬들이 관람할 수 있다.   김씨는 이번 공연 이후 오는 23일 한국으로 돌아가 음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음악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강력한 힘”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무대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전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문의 (213)700-6667 게시판 김세돈 가수 김세돈 음악 활동 음악 포크송

2025-01-13

한인 에이든 김 '오픈 벌스<음악 경연 대회>' 우승

부산에서 태어나 뉴저지에서 성장한 한인 가수 에이든 김(21)이 ‘오픈 벌스(OPEN Verse)’ 경연에서 우승했다.   ‘오픈 벌스’는 아시아·태평양계(AAPI) 아티스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음악 경연 대회다.   김씨는 결승 무대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1만 달러 상금과 엠파이어 레코드와 배급 계약도 따냈다. 또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블랙핑크의 작곡가 브라이언 이와의 협업도 예정돼 있다.   김씨는 두 살 때 뉴저지로 이주해 어린 시절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냈다. 그는 본 조비, 메탈리카, 오지 오스본 같은 록 음악과 지드래곤 같은 K팝 아티스트에게 영향을 받았다. 일본 패션과 데리야끼 보이즈의 버벌도 그의 음악과 스타일에 영향을 미쳤다.   억지로 시작했던 피아노가 그의 음악 여정의 첫걸음이었다. 이후 사운드클라우드에 곡을 올리며 음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16세 무렵 퍼블리싱 회사의 도움으로 믹싱 엔지니어를 만나 스튜디오 작업을 시작했다. 뉴욕보다 협업 기회가 많았던 LA로 2년 전 이주해 현재는 음악을 하는 친구들과 함께 살며 작업하고 있다. 김씨는 “LA에서는 사람들이 협업에 더 열려 있다”며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보내 협업을 요청하면 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결승 무대는 김씨에게 예기치 못한 위기였다. 규칙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던 그는 결승 무대가 라이브 공연이라는 사실을 하루 전에서야 알게 됐다. 급하게 밴드를 구성해 리허설을 진행했으나, 합주가 만족스럽지 않아 결국 혼자 무대에 서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결승 무대를 회상하며 “70%도 준비되지 못한 상태였지만 최선을 다했다”며 “무대에 서면 최고의 퍼포먼스를 만들어내는 체질인 것 같다”고 전했다.   경연 도중 멘토링 세션에서 브라이언 이와의 만남은 김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브라이언 이는 내가 7학년 때부터 존경해 온 인물이다”라며 “그의 곡 ‘Let Me Love You’는 나에게 큰 영향을 준 곡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와 대화하는 것은 마치 미래의 나와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음악을 하다 보면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와 대화한 순간 큰 힘을 얻었고, 나 자신을 믿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빌보드 톱 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음악을 꿈꾸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끝까지 걷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윤재 기자한인 오픈 음악 경연 음악 여정 결승 무대

2024-12-26

포크에서 록…영원한 반항아 '밥 딜런' 음악 여정

2005년 컨트리 음악의 반항아 쟈니 캐쉬의 전기 영화 ‘워크 더 라인(Walk the Line)’을 연출했던 제임스 맨골드.     이번에는 대중음악의 영원한 반항아 밥 딜런의 전기 영화를 만들었다. ‘컴플리트 언노운(A Complete Unknown)’은 딜런의 인생 전반을 다루지는 않는다.     1960년대 초 뉴욕의 음악 현장에 나타나 포크 뮤직의 간판스타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는 딜런의 데뷔 초기, 그의 음악적 발자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포크 음악의 메카 그리니치 빌리지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음악가들의 교류를 상당히 디테일하게 재현하는 이 영화에는 조안 바에즈, 피트 시거, 쟈니 캐쉬, 우디 거스리 등 딜런에게 영향을 준 포크 음악의 선구자들이 등장한다. 포크가 대중음악의 한 장르로 자리 잡는 이른바 ‘미국 포크 음악 부흥기’가 바로 이 시기이다.   1951년 미네소타로부터 밥 딜런(티모시 샬라메)이라는 19세 청년이 기타 하나를 메고 뉴욕에 도착한다. 그는 평소 존경하던 포크 싱어송라이터 우디 거스리가 입원해 있는 병실을 방문, 자신을 밥 딜런이라 소개하고 그 앞에서 거스리의 노래를 부른다. ‘밥 딜런 신화’의 시작이다.   이후 딜런은 그리나치 빌리지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포크록 음악가들과 교류하며 일약 스타로 떠오른다. 이 과정에서 그는 공연과 축제의 주최자들과 끊임없이 마찰하고 음악계의 틀에 박힌 시스템에 도전한다. 그 대표적인 이벤트가 악명 높은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이다.   포크록의 간판스타 딜런은 1965년 5월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전기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오른다. 포크가 록이 되는 순간이다. 이에 분노한 팬들은 딜런에 대한 배신감으로 야유와 쓰레기 세례를 퍼붓는다. 당시 전기 기타는 포크의 순수성을 파괴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포크 뮤직의 ‘유다’가 된 딜런과 그의 혁명성을 상징하는, 세계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한 장면이다. 그리니치 빌리지의 청중들에게 딜런은 유대인들에게 던진 예수의 메시지를 연상시키는 ‘Positively 4th Street’라는 곡으로 응대한다.   60년대의 미국, 시대는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딜런은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않는다. 그 자신 변화를 주도한다. 아무 의미 없이 전통만을 고집하는 포크 음악의 수구성을 맹렬히 비판한다. 그를 싱어송라이터로서의 특정 범주에 가두어 두려는 주변 환경에 냉소적으로 저항한다.   존 F. 케네디가 암살당한다. 딜런의 반항은 사회적 저항이 되고 젊은이들 사이에 반전 운동으로 확대된다. 그의 노래에 담긴 반항아적 메시지는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다.   영화는 청년기의 딜런에게 강한 영향을 준 포크 음악의 선구자 피트 시거(에드워드 노튼)에 대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반전운동을 주도했고, 하원에서의 답변 거부로 유죄판결을 받은 시거는 흔들리지 않는 차분함, 삼촌 같은 따뜻함, 그리고 관대함으로 딜런이 스타로 도약하는데 큰 몫을 한다.     의회를 나서며 우디 거스리의 노래 ‘This Land is Your Land’를 즉흥 연주하는 시거의 모습에 대중은 환호한다. 캐릭터 배우 에드워드 노튼은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에 노미니될 것이 확실시된다.   영화에는 두 여인이 딜런의 연인으로 등장한다.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잔소리꾼’으로 묘사되는 실비, 그리고 조안 바에즈. 실비는 허구적 인물이지만 딜런과 동지적 연인 관계를 유지했던 수즈 로토라(2011년 타계)를 모델로 했다.     작가, 음악가, 운동가였던 로토라는 딜런이 1963년 발표한 ‘The Freewheeling Bob Dylan’의 앨범 커버에 딜런과 팔짱을 끼고 활짝 웃으며 함께 거리를 걷고 있는 여인이다. ‘Girl from the North Country’라는 곡의 “Once Was a True Love of Mine”이라는 가사는 바로 로토라를 지칭한 것이다.   딜런은 실비와 연인 관계에 있으면서 조안 바에즈(모니카 바바로)를 만난다. 딜런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 이미 스타의 위치에 있던 바에즈는 딜런을 만나는 순간 그의 천재성에 압도된다. 두 사람은 곧 바로 사랑에 빠진다. 천사의 맑은 목소리로 영혼이 담긴 노래를 부르는 바에즈는 퀘이커의 비폭력과 적극적 행동주의에 매료되어 있었다. 자주 맨발로 무대에 선 바에즈의 빛나는 정신은 비교적 신인인 바바로의 연기로 빛을 더한다.   바에즈와 딜런이 듀엣으로 부르는 장면들은 당연히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포크 퀸과 포크 킹의 듀엣, 그들이 노래를 부르는 순간만큼은 둘이 완벽하게 하나가 되는 순간이고, 그들의 울려 퍼지는 노래는 객석을 메운 관객들의 가슴에 사랑을 불어 넣는다. 듀엣의 노래를 듣는 실비조차도 두 사람의 사랑을 느끼고 조용히 무대를 떠난다.   딜런과 바에즈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러나 두 영혼은 서로의 정신과 음악에 영향을 주며 동지적 관계를 유지했다. 바에즈는 2023년 다큐멘터리 ‘I Am a Noise’에서 딜런이 그녀에게 정신적 영향을 주었음을 고백한다. 바에즈가 1975년 발표한 노래 ‘Diamonds and Rust’는 10년 전의 연인 딜런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올해 가장 빛나는 연기자 중 한 명인 티모시 샬라메는 밥 딜런 역을 소화하기 위해 5년간 기타와 하모니카 연주를 배웠다. 그리고 노래와 대사에서 딜런의 목소리와 억양을 마스터했다. 샬라메는 딜런의 조용하고 오만한 본성을 노래로 표현한다. 노래에 자신을 쏟아 붓는 듯한 열정, 기존 사회에 대한 분노와 냉소가 딜런의 페르소나 샬라메의 노래 연기에 살아 있다. 밥 딜런과 티모시 샬라메가 동시에 청중과 관객의 박수를 받는 순간, 올해의 오스카는 당연 그의 차지가 되어야 할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샬라메가 왜 28세의 젊은 나이에 이 시대 최고의 배우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그가 만약 청중의 야유를 견뎌내지 못했다면, 그의 기인적 본성, 반항아적 기질이 음악계의 타성과 타협했다면 …. 영화에 펼쳐진 60년 전 딜런의 과거에서 그의 미래를 본다.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 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미스터리한 반항아다.   김정 영화평론가반항아 포크 포크 음악 간판스타 딜런 세계 대중음악사

2024-12-25

원크리스천합창단 단원 모집

원크리스천합창단(One Christian Choir)이 단원을 모집한다.   원크리스천합창단은 이론과 실제의 전문적 음악 교육과 연주를 통해 이 시대의 바른 크리스찬 교육에 가장 우선적 가치를 두고 있는 음악 교육 기관이자 전문 연주 기관이다.   원크리스천합창단은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통해 연주자로 또는 감상자로 음악을 통해 풍요로운 인생을 만들어 나가고 ▶음악으로 상호 간에 협동 교류하며 유대감과 배려심을 함양시키고 ▶이 시대에 필요한 크리스찬 리더 육성에 이바지하고 ▶올바른 정서와 창의력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비전과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내년 1월 10일(금)부터 시작하는 수업에 참여할 단원을 모집한다.   모집 대상은 음악과 노래에 관심이 있는 9~13세 학생(모집은 13세까지이며 이후에도 활동 가능)으로 수업료는 1달에 150달러다.   오는 14일(토)까지 조기등록하는 학생은 등록비 무료 혜택이 제공되며, 15일부터 오는 31일 사이에 일반등록을 하면 10달러 등록비를 내야 한다.   수업은 뉴저지주 크레스킬에 있는 한성개혁교회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 7시부터 8시30분까지 진행되는데, 합창단에게는 대통령자원봉사상 수상 특혜(자원봉사 시간에 따라 차등)가 주어진다. 문의: 347-237-0157.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원크리스천합창단 단원 원크리스천합창단 단원 모집 대상 전문적 음악

2024-12-09

[음악으로 읽는 세상] 슈베르트 ‘마왕’

슈베르트의 대표적인 가곡 ‘마왕’은 괴테가 지은 서사시에 곡을 붙인 것이다. 이 노래에는 해설자, 아버지, 아들, 마왕 이렇게 네 사람의 대사가 등장한다. 따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목소리로 부르면 재미가 없다. 역할에 따라 목소리를 다르게 해서 불러야 훨씬 실감이 난다. 이야기 줄거리를 얘기해주는 해설자는 보통 목소리로, 아들을 달래는 아버지는 침착하고 낮은 목소리로, 겁에 질린 아들은 높고 긴장된 목소리로, 아들을 유혹하는 마왕은 속삭이듯 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른다.   그런가 하면 ‘마왕’에서는 노래 못지않게 피아노가 중요하다. 이 노래의 피아노 반주는 셋잇단음표로 빠르게 연주한다. 그것이 마치 힘차게 달리는 말발굽 소리를 연상시킨다. 왼손이 연주하는 낮은 소리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고, 피아노 소리가 작아질 때는 어둠 속을 달리는 아버지와 아들의 초조한 마음이, 커질 때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음산한 밤의 풍경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피아노와 노래, 시의 완벽한 결합을 통해 슈베르트는 독일 예술가곡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   ‘마왕’을 쓴 괴테는 음악을 좋아하고, 또 음악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의 예술적 이상은 고전주의였다. 그래서 감정을 과도하게 드러내는 낭만주의 음악을 싫어했다. 그는 낭만주의 음악이 너무 번잡하고, 너무 시끄럽고, 툭하면 징징 짠다고 생각했다. 슈베르트의 ‘마왕’에 대한 평가도 비슷했다. 슈베르트는 ‘마왕’의 악보를 괴테에게 보냈지만 그의 반응은 차가웠다. 작품에 대한 어떤 코멘트도 없이 악보만 달랑 슈베르트에게 돌려보냈다.   하지만 이런 괴테도 말년에는 생각을 바꾸었다. 세상을 떠나기 2년 전에 ‘마왕’을 듣고는 크게 감동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슈베르트는 내 시를 훔쳐간 것이나 다름없어. 괘씸하게도 말이야.”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슈베르트 마왕 보통 목소리 피아노 소리 낭만주의 음악

2024-12-09

[음악으로 읽는 세상] 줄리엣의 왈츠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인도를 다 주어도 셰익스피어와는 바꾸지 않겠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영국인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위대한 극작가였다. 비록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주옥같은 작품들은 후대 예술가들에게 풍부한 창작의 원천이 되었다. 음악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작곡가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재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이야기였다.   클래식 음악 중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제목을 가진 작품이 여럿 있다. 차이콥스키의 환상서곡, 프로코피예프의 발레 음악, 구노의 오페라, 베를리오즈의 극적 교향곡이다. 또한 벨리니는 같은 소재로 ‘몬테규 가와 캐퓰릿 가’라는 오페라를 작곡했고, 레너드 번스타인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20세기 버전인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작곡했다.   이 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작품은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오페라 1막의 무도회에서 로미오가 줄리엣의 아름다움에 황홀해 하고 있을 때, 줄리엣의 유모는 줄리엣에게 청혼자인 파리스를 칭찬하며 이제 적당한 남자를 만나 시집을 가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줄리엣은 이런 유모의 충고에 ‘꿈에 살고파’라는 아리아로 응답하는데, 왈츠풍의 이 아리아를 흔히 ‘줄리엣의 왈츠’라고 한다.   “아! 나를 황홀하게 만든 이 꿈속에서 살고 싶어. 달콤한 불길이 내 영혼 안에 있어. 도취된 젊음은 단 하루만 지속되지. 눈물을 흘리는 때가 오면 행복은 달아나 돌아오지 않아. 나는 우울한 겨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한 송이 꽃잎을 따기 전에 그 장미 향기에 취해 살고 싶어.”   이 노래를 부를 때까지만 해도 줄리엣은 꿈에 부풀어있는 어린 소녀에 불과했다. 곧 다가올 비극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그녀가 부르는 왈츠는 경쾌하기 그지없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줄리엣 왈츠 오페라 베를리오즈 클래식 음악 음악 분야

2024-12-02

[음악으로 읽는 세상] 가을바람 같은 음악

음악사에서 브람스는 순수음악을 지향했던 작곡가로 불린다. 그는 감정의 표피를 건드리기 위해 달콤한 멜로디를 쓰는 일은 하지 않았다. 듣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낭만적인 제목 같은 것도 붙이지 않고 오로지 음악 그 자체에 승부를 걸었다. 그래서 음악이 매우 진지하고 내면적이다.   브람스는 생전에 모두 네 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어떤 사람은 이 네 개의 교향곡을 브람스가 걸었던 삶의 궤적과 연결해서 설명한다. 즉, 교향곡 1번은 존경해마지 않는 선배 작곡가 슈만의 죽음에 관한 것이고, 2번은 클라라에 대한 사랑, 3번은 브람스 자신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렇게 브람스 자신과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들을 두루 섭렵한 다음, 교향곡 4번에 이르러 그는 순수음악으로 다시 돌아왔다. 음악 그 자체로 승부를 거는 순수예술의 정신으로 돌아간 것이다.   교향곡 4번의 1악장 도입부는 스산한 가을바람 같다. 두 음을 레가토로 연결해 놓은 단순한 모티브의 반복 속에 가을바람같이 스산한 고독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1악장은 조용히 시작한다. 월요일 아침을 맞은 브람스의 모습과 비슷하다. 가을빛이 완연한 공원의 벤치에서 진한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브람스의 모습이 연상된다. 그리고 곧이어 등장하는 첼로의 스산한 선율. 도입부에 나온 바이올린 선율과는 또 다른 차원의 고독, 첼로처럼 굵직한 사나이의 고독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브람스는 그저 고독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이렇게 제시된 모티브들을 그 후 고도의 지적인 테크닉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감상적인 모티브를 고도의 지적인 작업으로 승화시키는 것. 감정 과잉에서 오는 정서적 피로감을 배제하고, 매우 지적이고 고급스러운 정서적 고양을 꾀하는 것. 바로 여기에 작곡가로서 브람스의 위대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가을바람 음악 선배 작곡가 브람스 자신 고독 첼로

2024-11-25

[음악으로 읽는 세상] 힐데가르트 폰 빙엔

12세기 독일에 힐데가르트 폰 빙엔이라는 수녀가 있었다. 힐데가르트는 최초의 여성 식물학자, 최초의 여류 작가, 최초의 인권주의자, 최초의 여성 작곡가 등 여러 분야에서 ‘최초’를 기록한 위대한 여성으로 꼽힌다. 그녀는 뛰어난 예지력과 지칠줄 모르는 지적 호기심으로 다양한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수녀이자 뛰어난 예술가, 작가, 카운셀러, 언어학자, 자연학자, 과학자, 철학자, 의사, 약초학자, 시인, 인권운동가, 예언자, 작곡가였다.   베네딕트회 규율에 따라서 수도사들은 하루 여덟 번의 성무일도(聖務日禱)를 드렸다. 성무일도란 교회에서 정해진 시간에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도를 말한다. 힐데가르트가 수도원에서 수녀 수업을 받고 있을 당시, 여자 수도원에는 두 개의 창문이 있었다. 하나는 밖을 향해 나 있었고, 다른 하나는 교회의 작은 성가대석을 향해 있었는데, 수녀들은 바로 이 창문 앞에 앉아 전례에 참석했다. 힐데가르트 역시 이 창문을 통해 말과 음악이 교차하는 성무일도를 들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힐데가르트는 음악성을 키웠다. 총명했던 그녀는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악보를 읽고 쓸 줄 알았다. 힐데가르트가 전례시와 음악을 쓰기 시작한 것은 그녀의 나이 42살 때부터였다. 성무일도를 위해 작곡한 그녀의 음악은 주로 성자들의 일생을 그린 것이었는데, 나중에 이것을 모아 ‘하늘의 계시에 의한 교향곡’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그녀의 작품 중에 ‘성덕의 열’이라는 것이 있다. 등장인물들이 역할을 나누어 부르는 음악극인데, 가사와 곡이 모두 남아 있는 유일한 중세 음악으로 꼽힌다. 중세에도 물론 다양한 음악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중세라는 시대와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 의미에서 기록이 남아있는 힐데가르트 폰 빙엔의 ‘성덕의 열’은 중세라는 암흑시대를 비추는 한 줄기 찬란한 빛이라고 할 수 있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여성 작곡가 중세 음악 여성 식물학자

2024-11-04

“가장 유명한 로맨스와 음악”…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셰익스피어 원작의 사랑받는 고전 작품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LA 오페라에 돌아온다.       LA오페라 2024/2025 시즌 두 번째 작품인 ‘로미오와 줄리엣’이 무대에 오른다.     작곡가 샤를 구노가 만든 ‘로미오와 줄리엣’은 11월 2일부터 23일까지 LA오페라에서 6회 공연할 예정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올해 2월 시즌 발표 후 합류한 키티 맥네미가 안무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 데뷔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맥네미 감독은 “오페라에서 정말 좋아하는 건 음악, 의상, 노래, 움직임 등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05년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이어 2011년에도 안무를 맡았다. 최근 ‘투란도트’를 포함 8개 오페라 작품 안무가로도 활동했다.     고인이 된 존 건터가 연출한 무대와 팀 굿차일드의 의상도 이번 공연에서 그대로 선보인다.     맥네미 감독은 “무대와 의상을 바꿀 수 있지만 이미 최고”라며 “구노의 음악은 내가 감독으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11월 20일과 23일 공연은 리나 곤살레스 그라나도스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한다. 이외 다른 공연은 유명한 베네수엘라 지휘자 도밍고 힌도얀이 맡았다.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은 떠오르는 스타인 한인 테너 듀크 김과 소프라노 아미나 에드리스가 가장 사랑받는 운명의 연인으로 LA오페라에 첫 데뷔 한다.     화려한 무대에서 관객이 기대할 수 있는 댄스 장면은 1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캡풀렛스 볼(Capulets' Ball)이다. 합창단에서 뽑힌 여섯 쌍의 커플과 줄리엣의 첫 번째 아리아인 유명한 왈츠 '아! 꿈속에서 살고 싶어라(Je veux vivre)'와 함께 줄리엣과 다섯 명의 구혼자 사이의 춤이 무대에 오른다.     LA오페라 '로미와 줄리엣' 첫 공연은 11월 2일 7시 30분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에서 열린다. 티켓 구매는 LA오페라 웹사이트(laopera.org/performances/2025/romeo-et-juliette)에서 할 수 있다.  이은영 기자셰익스피어 로맨스 셰익스피어 원작 la오페라 웹사이트 음악 의상

2024-10-27

웅장한 하모니의 파도…1585석 가득 채운 감동

“한 공연에서 오페라부터 가요까지 모든 장르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크로스오버 무대였다.”   미주중앙일보 50주년 기념 라포엠 LA공연은 관객들의 환호성과 감동으로 가득찼다. 지난 12일 오후 6시 LA다운타운의 더 유나이티드 시어터 온 브로드웨이의 1·2층 1585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유채훈(테너), 박기훈(테너), 최성훈(카운터테너), 정민성(바리톤)으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그룹 라포엠은 이날 팬텀싱어3 결승곡, 불후의 명곡 우승곡 등 지난 4년 동안 활동하면서 가장 사랑받은 곡 포함 총 22곡을 LA 크로스오버 음악 애호가들에게 선사했다. 웅장하고 서정적인 고음 보컬과 고풍스러운 파리 건축양식의 공연장이 압도적인 하모니를 이뤘다.   첫 미주투어 ‘라포엠 2024 USA’의 LA공연 오프닝 무대는 다섯 번째 앨범에 실린 ‘더 파이어’로 시작했다.     1부 도입부에서 팬턴싱어3 우승으로 이끈 마지막 곡인 ‘더 로즈’와 '넬레 투 마니'가 테너, 바리톤, 카운터테너 4명의 웅장한 음압이 하모니를 이뤄 흘러나오자 객석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첫 창작가곡인 ‘오, 사랑’에 이어 마치 뮤지컬 무대 같았던 첫 앨범 타이틀곡 ‘눈부신 밤’ 등으로 관객들은 잊고 있던 한국 음악의 감성에 푹 젖었다. 이어 중후반부에는 ‘라이언킹 메들리’와 리키마틴의 ‘리빈 라 비다 로카’로 분위기를 신나게 끌어올렸다. 1부는 팬텀싱어3 우승곡인 ‘팬텀 오브 더 오페라’로 막을 내렸다.   제복을 입고 등장한 최성훈과 유채훈의 솔로로 시작된 2부는 완벽하게 관객을 위한 무대였다. 불후의 명곡에서 라포엠을 각인시킨 창작가곡 ‘바람의 노래’와 가요 ‘잊지말아요’로 관객들은 모처럼 한국 감성을 충전했다.     인기 가요를 성악버전으로 편곡한 ‘네버엔딩스토리’ 무대는 관객이 떼창을 부르며 라포엠의 열창에 화답했다.   한국 라포엠 콘서트 때 연령층에 상관없이 큰 호응을 얻은 ‘댄싱퀸’, ‘맘마미아’ 등 아바 메들리 무대에서는 전 관객이 일어나 음악에 맞춰 춤추며 1970~1980년대로 신나는 음악여행을 떠났다.     이번 LA공연에는 남성4중창이지만 성악가로서 4인4색의 음색을 엿볼 수 있는 솔로 특별 무대가 준비됐다.     유채훈은 팬턴싱어3에서 처음 부른 ‘일몬도’, 카운터테너인 최성훈은 영화 ‘파리넬리’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Lascia ch’io pianga(울게 하소서)’를 클래식에 현대악기를 가미해 새롭게 편곡해 선보였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은 바리톤 정민성을 통해 오페라 버전으로, 박기훈은 안드레아 보첼리의 ‘샴페인’을 감미로운 테너 보컬로 선사했다.     앵콜송으로 ‘비바 라 비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로 라포엠 미국투어 첫 공연 대장정의 막이 내렸다.     공연을 마친 후 관객들은 크로스오버 음악과 고풍스러운 극장의 만남으로 최고의 고품격 무대를 경험했다는 극찬을 쏟아냈다.     친구가 VIP 좌석 티켓을 사서 선물해 공연에 오게됐다는 표정수씨는 “‘빈센조’의 삽입곡인 모차르트의 레퀴엠 ‘라크리모사’는 마치 파리 대성당에서 우아한 클래식을 듣는 느낌이었다”며 “선곡과 공연장의 하모니가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첫미주투어 ‘라포엠 2024USA’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에서 온 이영록씨와 정종만씨는 “워싱턴D.C., 댈러스 공연도 봤지만 LA공연은 열정을 다 쏟아부은 무대”라며 “클래식, 오페라, 뮤지컬, 가곡, 가요 등 관객에게 선사하는 음악 종합선물 같았다”고 말했다.   라포엠은 미주투어 공연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 이달 말 오케스트라와 함께 클래식곡을 선보이는 라포엠 심포니를 공연할 예정이다. 이은영 기자하모니 웅장 la공연 오프닝 크로스오버 음악 이번 la공연

2024-10-13

‘성악 어벤저스’ 라포엠 LA에서 만난다

제43회 청룡영화상 7관왕 ‘헤어질 결심’의 OST ‘안개’ 무대는 원곡 가수 정훈희와 라포엠(LA POEM)의 환상의 하모니로 영화제 명장면의 하나로 각인됐다.     감미로운 멜로디와 성악을 기반으로 한 깊은 음색이 만나 크로스오버 음악의 향연이 펼쳐졌다.     2020년 JTBC 펜텀싱어3 우승자로 혜성같이 등장한 라포엠(박기훈·유채훈·정민성·최성훈)은 지금 한국 음악계에서 가장 핫한 크로스오버 그룹이다.     올해 상반기 KBS2 ‘불후의 명곡’에서 5차례 우승하며 ‘소름 끼치는 무대'라는 극찬을 받았다. 제38회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 K팝 메들리 무대로, 삼일절 기념식에선 '나의 영웅'으로 화제를 모았다.     올가을 '성악 어벤저스'로 불리는 라포엠이 첫 미주투어 '라포엠 2024 USA'에 나선다   10월 5일 워싱턴 D.C.를 시작으로 9일 텍사스 코펠아트센터 공연을 마치고 12일 오후 6시 LA다운타운 소재 '더 유나이티드 시어터 온 브로드웨이(The United Theater on Broadway)'에서 LA 크로스오버 음악 애호가들을 만난다.     이번 공연은 1, 2부로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다. 오페라의 유령, 아바(ABBA) 메들리, 레퀴엠,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발라드곡 '네버 엔딩 스토리' 등 성악을 기반으로 클래식·가요·팝 등 장르를 넘나들며 카멜레온 음색으로 LA를 물들일 예정이다.     라포엠은 “공개한 5개 곡 외 나머지 곡 대부분은 '라포엠 2024 USA' 공연을 위해 준비했다”며 “미국 공연에서 처음 선보여 관객들이 신선한 무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장은 라포엠이 가진 섬세한 음악적 표현과 강렬한 에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고의 음향시스템을 갖춘 '더 유나이티드 시어터 온 브로드웨이'가 낙점됐다. 1920년 파리를 중심으로 확산한 아르데코 양식의 고풍스러운 건축미에 파리의 예술적 감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고품격 공연장이다.     극장 길 건너 위치한 건물 벽에서 영국의 거리 예술가 뱅크시가 그린 벽화 '그네 타는 소녀'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 티켓은 미주중앙일보 50주년 기념행사로 한국 최고 인기인 크로스오버 음악을 현장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최저 가격이 60달러로 책정됐다.   ▶문의: (213)368-2556, [email protected] 이은영 기자성악 미주중앙일보 올가을 성악 크로스오버 음악 한국 음악계

2024-09-29

[독자 마당] 베토벤 흉내

천재 음악가로 알려진 베토벤은 노년에 눈이 멀고 귀도 잘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은 남달라 노년에도 창작 활동을 그치지 않았다. 전해 들은 일설에 의하면 베토벤은 다른 천재 음악가들과는 달리 어릴 때는 음악을 별로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베토벤의 아버지는 아들의 음악적 재능을 알고 있었다. 그는 안타까운 마음에 피아노 한 대와 함께 베토벤을 창고 안으로 밀어 넣고 문을 잠가 버렸다고 한다. 베토벤은 이 창고 안에서 많은 음악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내가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55세 되던 해였다.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LA시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닐 때였다. 당시 토요일에는 일하지 않아 낮에도 학교에 가곤 했었다.   어느 토요일에도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어느 구석에서 음악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따라 가보니 한 강의실에서 나는 기타 소리였다. 강의실을 들여다보니 젊은 학생들이 기타를 배우고 있었고 기타 선생님에게 나도 배울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의 기타 배우기가 시작됐다.   지금 내 나이가 86세이니 기타를 치기 시작한 것도 어언 31년이 되었다. 내가 가장 자신있는 기타 연주곡은 베사메무초다. 최근엔 ‘인생은 네 박자’라는 한국 대중가요를 기타로 연주하며 노래도 부른다. 매일 이 두 곡은 빠짐없이 연주하고, 다른 여러 가지 음악을  최소한 3곡 정도 더 연주하면서 노래한다. 하루에 최소 5곡 이상은 연주를 하고 노래도 하는 셈이다.   나도 나이가 있어서인지 언제부터인가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다. 처음에는 이런 증상이 몹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불완전한 귀와 눈으로 기타를 연주한다.  서효원·LA 거주독자 마당 베토벤 흉내 천재 음악가들 베토벤 흉내 음악 소리

2024-09-10

[문화산책] 문밖 서성이는 음악공부

나의 클래식 음악 첫사랑은 시벨리우스의 교향시 ‘핀란디아’다.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듣는 음악이기도 하다. 바암∼ 바암∼ 밤 바아암∼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들을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다. 작고 조악한 트랜지스터라디오로 방송 프로그램을 듣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나마 공부를 하면서 흘려들었고, 다른 식구들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아주 작은 소리로 들었으니 음악을 제대로 감상했다고 도저히 말할 수 없다.   잘 알겠지만,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은 대체로 가볍고 짤막하고 달콤하고 유명한 곡들이다.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택해서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주는 대로 감사하며 받아먹어야 한다. 나도 별수 없이 그런 음악을 들으며 자랐다.   예를 들어,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하이든의 종달새, 지고이네르바이젠, 유모레스크, 로망스, 사랑의 인사, 비발디의 사계 등등 이른바 ‘세미클래식’이라 불리는 음악들, 그것도 멜로디는 그런대로 익숙한데 작곡가나 곡명은 모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클래식을 듣는다는 것만으로도 대견했다.   그러다가, 나이 조금 들어서 음악감상실이라는 별세계에 가서 커다란 스피커에서 웅장하게 울려 나와 실내를 가득 채우는 음악을 제대로 들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감탄하며 빠져든 음악이 바로 ‘핀란디아’였다.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는 힘찬 소리에 압도되고 말았다. 바암∼ 바암∼ 밤 바아암∼ 밤바라밤바   그리고 항상 좋은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 ‘학림다방’의 단골손님이 되면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게 되었다. 그래 봤자, 들려오는 음악의 작곡가와 곡명을 겨우 아는 곡이 몇 개 생긴 정도이고, 라디오로만 듣던 때보다는 긴 곡을 들으며 참을성을 시험하는 정도였지만, 그래도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과 공부 의욕은 한층 커졌다. 음악가에 대한 책이나 글을 찾아 읽기도 하고, 어쩌다 아주 어쩌다 음악회라는 엄숙한 자리에 가보기도 하고….   하지만 공부는 생각과는 달리 지지부진했고, 지금도 여전히 문간에서 안타깝게 어슬렁거리는 초보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음악공부라는 게 참 어렵다. 열심히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고 더 넓은 공부를 해야 할 텐데, 귀에 익은 편안한 곡만 거듭 듣게 된다. 문학작품은 여러 번 읽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음악은 반복해서 듣는 것이 기본이다. 그것도 취향에 맞는 곡만 듣는 편식이니 진도가 잘 나갈 리 없다. 늘 제자리걸음이다. 뚜렷한 한계를 느낀다.   그래도 내 경우에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하면서 공부를 한 것이 큰 다행이었다. 특히, 평생 클래식 음악과 함께 살아오신 위진록 선생님을 모시고 방송을 진행하면서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음악뿐 아니라 다른 예술 분야에서도 내가 제대로 알고 감상한 부분은 지극히 작은 한 귀퉁이였다. 음악 감상은 세미클래식에 그쳤고, 문학은 세계 명작을 다이제스트 판으로 읽은 수준이었다. 그저 깊이보다는 넓이에 집착하여, 이것저것 문 앞에서 서성거리는 짓만 되풀이해왔다. 무엇 하나 목숨을 걸고 제대로 해본 일이 없다. 그러니 ‘문화잡화상’이라는 별명이 제격인 것 같다. 인제 와서 후회한들 소용없는 일이지만….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좀 더 파보자. 이어령 선생처럼 일단 파기 시작했으면 물이 나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파는 끈기가 필요하다. 좋은 격언을 주문처럼 외운다. “백 권의 책을 읽으려 애쓰기보다 좋은 책 하나를 백번 읽으라.”   그렇다, 첫사랑 ‘핀란디아’를 백 번 진지하게 들어보자. 같은 음악이라도 다르게 들리며 물이 콸콸 쏟아질지도 모르지! 엄숙한 표정으로 듣는다. 바암∼ 바암∼ 밤 바아암∼ 밤바라밤바밤바!   그런데 왜 자꾸 밤을 보라는지 그걸 모르겠다. 밤 봐라! 밤 봐, 밤 봐!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음악공부 문밖 클래식 음악 음악 감상 음악들 그것

2024-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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