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에 빠지다] K팝은 다리, 한국이 목적지
이로 인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한국어 수업 등록자 수가 급증했다. 언어 교육 기관인 ‘라이브 더 랭귀지(Live the Language)’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어는 미국인들이 두 번째로 많이 검색하는 언어로 나타났다.
나는 뉴욕의 기차와 버스에서 한국 관광객들과 한국어로 대화하며 연습하는 것을 좋아한다. 종종 그들에게 농담으로 경고하곤 한다. 뉴욕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는 한국어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가 그렇게 비밀스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관광은 양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K드라마는 관광객들로 하여금 자신이 좋아하는 장면이 촬영된 장소를 직접 방문하고, 아이돌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한국을 찾게 만들었다. 그들은 한국이라는 땅을 방문하고 싶어하며, K드라마는 그들을 그곳으로 데려가는 다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다리는 다리일 뿐이다. 다리가 목적지는 아니다. K드라마는 높은 제작 수준과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로 인해 더 고급 예술인 영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한국 영화가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의 상을 받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K팝은 다르다. 대부분의 팝 음악은 진지하거나 영속적인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팝 음악은 대개 산업 프로듀서들에 의해 제작되고, 대체 가능한 가수들이 상품으로 여겨지며, 청소년과 어린이를 주요 타깃으로 한다. 이들은 결국 성인이 되어 더 성숙한 취향을 가지게 된다.
이제 질문을 던져보자. 이 아이들이 단순한 가사와 반복적인 비트로 이루어진 음악에 싫증을 느끼고 문학의 깊이 있는 언어로 관심을 돌릴 때, K팝 다리는 그들을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
K드라마는 가벼운 TV 오락물에서 한국의 진지한 영화로 시청자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그러나 K팝은 청취자를 한국의 고급 음악 예술로 끌어들이는 데는 아직 성공하진 못한 듯하다.
어쩌면 이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닐 것이다. 팝 음악이 본질적으로 갖는 특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한 가지를 시도해 보자. 한인 친구들에게 진지한 음악 아티스트의 이름을 물어보라. 그들은 여러 유럽 클래식 작곡가의 이름을 말할 것이다. 아마도 몇몇은 그들이 좋아하는 뛰어난 미국 재즈 뮤지션의 이름도 언급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판소리의 아름답고 어려운 예술을 수행하는 한국 아티스트나, 재능 있는 한국 현대 작곡가, 혹은 한국 뮤지컬의 창작자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라. K드라마가 다리이고 한국이 목적지라면, 반짝이고 강력한 K팝 다리는 어디로 이어지는가.
우리는 K팝 다리를 통해 사람들이 한국 음악 예술의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가도록 돕고 있는가. 아니면 그들이 K팝 다리의 끝에서 방향을 바꾸어 유럽과 미국 음악의 더 깊은 의미를 찾아 떠나게 방치하고 있는가.
나는 전 세계 모든 장르의 음악을 사랑한다. 때로는 진부한 가사와 단조로운 음악으로 가득 찬 팝송조차 즐긴다. 그러나 더 높은 목적을 가진 음악, 인간의 영혼을 탐구하고 상상의 경계를 넓히는 음악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한국에는 이런 고양된 음악이 넘쳐난다.
K팝이라는 흥미진진한 다리를 건너오는 사람들을 한국이라는 위대한 땅의 영혼과 정신의 아름다움으로 따뜻하게 맞이하자.
로버트 털리 / 코리안 아트 소사이어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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