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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우아한 유령(Graceful Ghost)

햇살이 좋은 날 아침이다. 2층 창문 가까이 홍매화도 연분홍 꽃봉오리를 가득 맺고 있다. 쑤욱 쑥 올라오는 새싹들, 나뭇가지마다 맺은 잎눈들로 거리는 온통 봄기운이 가득하다. 이제 막 나지막한 언덕 넘어 얼굴을 내민 해는 긴 햇살을 창문 안으로 길게 뻗고 있다. 창문을 너머 상쾌한 공기. 마음 속까지 연두 봄빛이 적셔온다. 오늘 이렇게 하루가 열리고 있음을 감사한다. 이 벅찬 하루를 날마다 물들이며 맞이하고 싶다.   해가 떴으니 지는 저녁이 찾아올 것이다. 또 밤이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내 남은 인생에서 오늘이라는 페이지는 소리 없이 넘겨질 것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 만나고 나누었던 대화들, 함께 걷고 바라보았던 미시간 호수의 파도의 결까지, 아직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 봄을 기다리는 새들의 노랫소리마저 어제라는 굴레 속으로 켜켜이 간직될 것이다. 따뜻한 손잡음의 기억도, 그윽하고 편안한 얼굴 표정과 발걸음의 즐거움조차 이제는 기억을 되살려 돌아보게 될 어제가 되는 것이다.   어린 시절 학교를 가기 위해 고개를 넘어야 했다. 그 고개는 그리 높지 않아 성큼 고개의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언덕 오른편에 사람이 들어갈만한 커다란 굴이 있었다. 동네 어른들은 굴속에 귀신이 산다고 이야기했다. 그것도 육이오 때 죽은 처녀 귀신이라는 이야기가 흉흉했다. 사랑했던 사람을 찾아다니다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사람이 지나갈 때면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운다고 했다. 대낮엔 괜찮지만 어둑해지는 저녁이나 밤에는 사람들이 그 길로 가지 않고 긴 거리를 돌아서 갔다. 어쩔 수 없이 어둑한 그곳을 지날 때에는 빠른 걸음으로 고개를 돌리고 지나가기도 했다. 뒤에서 나를 부르는 바람소리 같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해도 절대 서거나 뒤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해 고개를 뛰어 내려가기도 했다.   이곳 시카고에서 처음 영화관에서 관람한 데미 무어와 패트릭 스웨이지 주연의 ‘Ghost’란 영화가 떠올랐다. ‘사랑과 영혼’이란 제목으로 한국에 소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몰리를 뒤에서 안으며 샘은 사랑을 고백한다. 불행하게도 싸움에 연루된 샘은 괴한의 총에 죽음을 맞이한다. 몰리를 떠날 수 없는 샘은 Heaven으로 가는 길을 버리고 Ghost로 슬픔 속에 살아가는 몰리의 곁에 남게 된다. 주제곡인 언체인드 멜로디와 함께 펼쳐지는 가슴 아픈 사랑의 모습, 끝까지 몰리를 지켜주는 샘의 헌신적인 사랑은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차를 타고 가다 길 건너 노란 개나리꽃 무덤이 보인다. 차를 길가에 주차하려다 뒤에 따라오는 차들 때문에 아쉽게도 사진에 담지 못했다. 우아한 개나리 풍경에 머릿속이 온통 노랗게 변해버렸다. 오른쪽 창문으로부터 밀려 나가기 시작한 풍경은 뒷창문을 마지막으로 내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소실점을 찍으며 사라진 노란 풍경은 하늘 위에 한 영혼의 기억과 얼굴을 남겨 놓았다.   클래식과 재즈를 섞은 듯한 ‘우아한 유령(Graceful Ghost)’이란 곡을 듣다가 바이올린의 피치카토 소리에 반해버렸다. 이 곡은 작곡가 윌리엄 볼컴이 댄서였던 아버지를 생각하며 작곡한 피아노 연주곡인데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특이한 해석으로 우아함과 톡톡 튀는 감성으로 무서운 유령이 아닌 우아한 유령의 춤과 몸짓의 유희를 상상시키고도 남는 매력적인 연주였다. 1시간 연속 듣기로 콧노래로 따라 부를 정도로 친숙해졌다. 피아노 연주로도 들어봤지만 역시 바이올린 선율로 끌어오는 감성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내 유아 시절의 유령에 대한 인식을 ‘Ghost’란 영화로 돌려놓더니 이젠 ‘Graceful Ghost’로 유령에 대한 친밀감과 기대감을 유발시키고 있다. 노란 개나리 꽃무덤이 눈길을 끈 오후 내내 어깨춤을 추며 휘파람으로 ‘우아한 유령’을 따라 부르고 있다. 하늘엔 옅은 눈발도 춤추며 흩날리고 있다. (시인, 화가)   Kevin Rho 기자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ghost 유령 개나리꽃 무덤 개나리 풍경 개나리 꽃무덤

2024-03-25

뉴욕시·뉴욕주, 번호판 조작 유령 차량과의 전쟁 선포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이 덮개를 씌우거나 가짜로 제작한 이른바 '유령 번호판'으로 세수 손실을 입는 데 대해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본지 2024년 1월 24일자 A-3면〉   13일 뉴욕주지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랜달스 아일랜드에서 유령 번호판 방지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고 공표했다.   지난 6일 호컬 주지사가 전철 범죄 5대 방안을 발표한 후 처음으로 함께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그간 언론이 자신들의 관계를 이간질했다며, 공조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에드워드 카반 뉴욕시 경찰국(NYPD) 국장, 앤서미 미란다 시 셰리프, 제노 리버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 회장 겸 CEO도 함께했다.     호컬 주지사는 "TF를 출범함으로써 카메라, 톨 부스 단속기를 피하기 위해 유령 번호판을 이용할 경우 반드시 잡아내겠다는 분명한 의사를 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담스 시장은 "이들은 통행료, 범칙금을 피하기 위해 온라인 등을 통해 유령 번호판을 사왔다"며 "앞서 MTA, 주 경찰 인력, 뉴욕뉴저지항만청(NYNJPA)이 합심해 차량 73대를 압수하고 282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이는 분명히 법 위에 누구도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지사는 벌금을 더 부과하고, 처벌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으며, 가짜·덮개·종이 등 유령 번호판 형태들을 모두 근절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이와 관련 지난 2022~2023년 NYPD, 시 셰리프는 1만1200명의 운전자를 체포했고, 이에 더해 1만2900대의 차량도 압수했다. 발부된 소환장은 2만1200건이다.   NYPD 교통 부서는 8시간 단속 작전에 나서며, TF는 향후 한 달 한 번꼴로 유령 번호판 단속에 나선다.   다만 NYPD에 따르면 이는 격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는 등 향후 조절될 여지가 있다.   한편 주지사실에 따르면, 유령 번호판은 팬데믹 기간 특히 증가했으며 타주에서 등록한 차량인 것처럼 번호판을 위장하는 사례도 늘었다.   또 이 같은 익명성에 숨어 단속카메라 회피·총격 사건·뺑소니 등도 빈발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뉴욕주 번호판 뉴욕주 번호판 전쟁 선포 유령 차량

2024-03-13

정부 지원금 노린 가짜 대학생 46만명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에 학생으로 등록해 연방 및 가주 정부가 지원하는 학자금을 불법 수령한 뒤 사라지는 유령 학생 케이스가 연간 수만 건에 달해 당국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가주 커뮤니티 칼리지 총장실(CCCCO)에 따르면 학기당 수만 명에 달하는 유령 학생들이 연방 및 주 정부의 그랜트를 받은 후 잠적하고 있다. 이들은 가짜 학생 계정을 만들어 학교별로 수업을 등록한 후 저소득층 학생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캘그랜트와 펠그랜트를 타간 후 수업 등록을 취소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 예로 샌프란시스코 시티 칼리지의 경우 지난 봄학기에만 29건의 유령 학생 계좌를 통해 3만여 달러의 연방 그랜트가 빠져나갔다. 앞서 여름학기에는 505건의 가짜 신청서가 접수됐다. 피어스 칼리지 역시 8주 과정 수업에 7600여 명이 등록해 그랜트를 받아갔으나 당국이 추적한 결과 4900여 명만 정식 학생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커뮤니티 칼리지 산하 116개 캠퍼스는 올 봄학기부터 연방 교육부와 연방 법무부의 지시에 따라 수업을 실제로 듣는 학생과 학자금 신청자의 신원을 조회해 매달 보고하고 있다.   CCCCO에 따르면 전체 재학생 230만 명 중 20%에 달하는 46만 명을 유령 학생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유령 학생들의 정보가 많지 않아 이들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학자금을 받아 챙겼는지 액수가 전혀 파악되지 않지만 최소 수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CCCO는 유령 학생 색출을 위해 온라인 등록 사이트에 특별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설치했지만, 여전히 20만 개의 가짜 신청서가 걸러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고등학교 졸업장을 가진 학생들은 누구나 등록할 수 있는데 소셜 시큐리티 번호나 신분증을 별도로 요구하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가짜 학생으로 등록이 가능하다.   한편 유령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실제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니는 진짜 학생들의 피해도 크다. 유령 학생들에 밀려 수업을 제때 등록하지 못할 경우 졸업이나 편입을 제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커뮤니티 칼리지 총장실은 “학생 정보가 많지 않아 유령 학생들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며 “학생 등록 과정부터 유령 학생 여부를 단속할 수 있도록 추가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지원금 대학생 유령 학생들 가짜 학생 커뮤니티 칼리지

2023-06-02

[잠망경] 귀신과 영혼 다스리기

나도 당신도 꿈을 꿀 때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듣고 보이지 않는 물체를 보면서 환청과 환시 증세를 일으킨다. 헛것을 듣고 본다.   여덟 살 때 살던 집 뒷마당에 큰 은행나무가 있었다. 어느 땅거미 지는 저녁녘 그 밑을 지나가며 무심코 하늘을 쳐다봤더니 지붕보다 키가 큰 나무 꼭대기에서 커다란 괴물이 이빨을 드러내고 나를 내려다보는 것이었다. 나는 기겁을 하고 앞마당 쪽으로 줄행랑을 쳤다.   지금 곱씹어보며 내가 본 것이 ‘환각’이 아닌 ‘착각’이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외부 자극 없이 일어나는 감각을 환각이라 하고, 외부 자극을 틀리게 해석하는 것을 착각이라 부른다. 그것은 환시(幻視)가 아니라 착시(錯視)였다.   병동 환자 윌슨의 증상이 환시인지 착시인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아무리 두 증세를 분별해서 설명해도 이해를 못 하는 지능의 한계가 큰 이유다. 그는 간호실을 가리키며 그곳에 자기와 같은 국적의 아름다운 남미 여자가서 있다고 말한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그 공간에 아무도 없을 때 그는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간호사가 딱 한 명만 있을 때 그 옆 공간을 가리키는 것 같기도 한데 분명치 않다. 하여간 그와 나 사이에는 이것이 별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가 무슨 말을 하건 내가 따지고 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극이 주는 카타르시스 효과를 정교하게 펼치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안개 낀 새벽에 아버지의 유령을 접한다. 그가 정신 증세를 보였다는 학설이 있다. 17세기식 사고방식대로 당시에 정말 유령, 귀신이 존재했다는 설명도 있다. 신의 존재를 믿듯 유령의 실체도 믿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셰익스피어는 햄릿뿐만 아니라,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에도 귀신을 불쑥불쑥 출현시킨다. 우리의 민간설화나 성경에도 귀신들이 자주 등장한다.   브루스와 내가 가벼운 논쟁을 벌인다. 신이 그에게 말하기를 정신과 약은 몸에 해로우니 복용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 다른 종교를 신봉하는 내가 너의 신이 하는 말을 들어야 하느냐? 내 신이 여러 신 중에 가장 강력한 신이니까 그래야 돼! 그렇다면, 너는 인종주의자처럼 신을 차별하느냐? 이윽고 브루스가 껄껄 웃는다.   ‘神’은 한자사전에 ‘귀신 신’으로 나와 있다. 미국 지폐에 인쇄된, ‘In God we trust’는 ‘우리는 귀신을 믿는다’? ‘God’에 해당하는 순수한 우리 말은 없다. 도깨비?   우리는 유령이나 귀신을 무서워한다. 말을 하지 않는 유령은 더더욱 무섭다. 언어를 구사하는 유령과 귀신들은 우리에게 모종의 메시지를 준다는 면에서 지성적인 엔티티로 보아 무방하다. 부처의 화신이 불시에 나타나서 요긴한 귀띔을 해주는 설화도 부지기수다. 귀신은 영혼의 첩보원이다.   고대영어에서 온 ‘ghost’는 ‘귀신’이라는 뜻. 삼단 같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연못 위로 떠오르는 ‘장화홍련전’의 자매가 연상된다. 같은 의미로 라틴어 ‘spirit, 영혼’은 무섭기는커녕 점잖게만 들리지. ghost=spirit=귀신=영혼. 기독교의 삼위일체 ‘성부, 성자, 성령’에 나오는 ‘령’은 유령의 령과 같은 말. 성령은 즉 신성한 귀신이다.   ‘ghost, 귀신’과 ‘spirit, 영혼’의 원래 뜻은 ‘숨, breath’이었다. 숨 속에 영혼이 깃들여져 있다는 발상이다. 나는 거친 숨을 가다듬고 아랫배에 힘을 주면서 한 마디 내뱉는다. 귀신과 영혼을 다스리기 위하여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고르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보람찬 삶이라고.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귀신과 영혼 귀신과 영혼 spirit 영혼 유령 귀신

2023-05-02

[그 영화 이 장면] 유령

이해영 감독의 ‘유령’ 앞에 붙은 ‘스파이 액션’이라는 장르 카피는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1933년 경성을 배경으로 비밀리에 활동하던 항일 조직의 이야기를 다룬 ‘유령’의 전반부는 첩보 장르의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준다.     하지만 스파이 색출을 위해 고립된 호텔에 다섯 인물이 갇히면서 장르의 톤은 서서히 액션으로 바뀌어가고, 급반전의 모멘트가 등장하면서 영화의 장르 강도는 급상승하기 시작한다.     그런 면에서 ‘유령’은 액션의 지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데,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무라야마 쥰지(설경구)와 박차경(이하늬)의 격투 신이다.   총독부 통신과 감찰관인 쥰지와 암호 전문 기록 담당인 차경은 같은 부서에 근무하며 함께 스파이로 의심받고 있지만 입장은 크게 다르다.     조선은 독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독립을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사람. 그들의 대결은 개인의 싸움이 아니라 가치관의 충돌인 셈인데, 말 그대로 ‘몸으로’ 부딪힌다. 흥미로운 건 여자와 남자의 싸움이지만 그 성차는 전혀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대등한 피지컬을 지닌 두 사람의 대결이며, 주고받는 파워는 상당하고, 한순간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 처절한 승부이며, 한 사람이 죽어야 끝나는 상황이다. 이처럼 ‘유령’의 액션은 젠더의 전형성을 거부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기존의 장르 관습을 뒤엎고, 결국은 불꽃놀이 같은 액션 대폭발이 이어진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그 영화 이 장면 유령 스파이 액션 액션 대폭발 첩보 장르

2023-01-20

"사기혐의 파악 조기진화…확인된 피해자는 없어"

업주 방씨 한인타운서도 활동 8억달러 헤지펀드 존재 안해 사업체 등록·라이선스도 없어 사기성 투자상품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다 적발돼 강제 폐쇄 조치된 IU그룹은 유령 헤지펀드 업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신속히 수사가 진행돼 현재 확인된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폐쇄 조치를 내린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의 토드 브릴리언트와 로즈 타이슨 디렉터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방씨는 8억달러 규모를 운용한다고 주장했지만 투자금 모집이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현재 확인된 피해자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관계 기관들의 협조로 혐의를 파악해 발빠르게 움직여 법원으로부터 기업활동 일시 중지 결정을 받아낸 것"이라며 "형사 기소 여부는 SEC의 관할이 아니다"며 대답을 피했다. 실제로 26일 찾은 IU그룹의 베벌리힐스 사무실은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 사무실은 베벌리힐스 주소가 필요한 업체들이 좁은 사무실 공간을 나눠쓰는 형식의 건물로 명품 매장이 즐비한 로데오 거리 북쪽 끝에 있었다. 대표인 엘리아 방(31)씨는 자체 사무실 없이 필요할 때 연락해 회의실을 빌려쓰는 정도였다. 이 건물 관리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최근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나 올초만 해도 회의룸을 몇차례 빌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외 정보에 대해선 "현재도 고객이기 때문에 자세한 정보를 줄 수 없다"고 답했다. 방씨와 함께 일한 직원도 판매책이었던 데니얼 리씨 외에는 확인된 사람이 없다. 투자 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개인의 라이선스나 업체의 등록 절차가 전무했음은 물론이다. 가주 기업국은 지난 2009년 5월19일 IU인베스트먼트에 일체의 활동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던 바 있다. 방씨는 한때 LA한인타운에서 투자자 모집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당시 자신을 LA 서울 런던 파리 시카고 등 25개 도시에 지사를 둔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 대표로 소개했다. 당시 방씨를 만난 적이 있다는 한 한인은 "당시 (방씨는) LA와 뉴욕 일대에 여러 카페와 식당을 운영하는 투자자 그룹의 실질적인 책임자라고 자신을 소개했으며 UN에서 일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며 "투자 얘기를 나눴지만 무엇 하나 믿을만 한 게 없고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도 말을 이리저리 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2011-04-26

한인 운영 헤지펀드사 8억 달러 사기…은퇴자·배우·의사 등 주고객

한인이 운영하는 8억달러 규모 대형 헤지펀드사가 사기혐의로 강제 폐쇄 당했다.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는 25일 엘리야 방(31)씨가 운영하던 헤지펀드 및 자산매니지먼트 업체인 IU 그룹(468 N.Camden Dr. Beverly Hills)에 대해 연방법원이 강제 폐쇄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IU그룹은 베벌리힐스에 사무실을 두고 운영되던 대형 헤지펀드 업체로 은퇴자들을 주요 타겟으로 영업활동을 벌여왔다고 SEC측은 밝혔다. SEC에 따르면 IU그룹 투자자중에는 영화배우 및 프로듀서 프로 운동선수 의사 등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한인들도 자금을 맡겼던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IU그룹은 크리스천 업체를 표방하며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줘 왔다는 것이 SEC측의 설명이다. 더욱이 IU그룹은 이미 지난 2009년 5월 19일 가주 기업국으로부터 증권 사기 거래 혐의로 라이선스 정지 명령을 받았으며 SEC에는 등록조차 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SEC의 로살린드 타이슨 LA지역 디렉터는 "방씨와 영업담당인 대니얼 이씨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악의적인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말했다. SEC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IU그룹은 지난 2007년 1월 설립됐다. 한편 방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자신이 일본의 도쿄대학교를 졸업하고 시카고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중에 있다고 말해왔으나 어느 것 하나 확인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우 기자 khwo@koreadaily.com

2011-04-25

캣츠·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작곡…뮤지컬계의 '마이다스의 손'

'오페라의 유령'은 그의 대표작이다. 하지만 그의 수많은 히트작 중 하나일 뿐이기도 하다.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 그는 뮤지컬계의 '마이다스의 손'이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에비타'(Evita) '캣츠'(Cats) '조셉 앤 디 어메이징 테크니칼라 드림코트'(Joseph and the Amazing Technicolor Dreamcoat) 등 그가 작곡을 담당한 뮤지컬들은 초연된지 30~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1948년 영국 켄싱턴에서 태어난 앤드루 로이드 웨버는 옥스포드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다 음악으로 진로를 바꿨다. 젊은 시절 황금 콤비를 이뤘던 작사가 팀 라이스와 함께 스무살의 젊은 나이로 첫 뮤지컬을 발표하고 이후 제작하는 작품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뮤지컬계에 우뚝 섰다. 지금껏 토니상 7회 그래미상 3회 올리비에상 3회를 비롯해 골든 글로브 아카데미 등 중요한 상은 모두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1992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도 받았다. 그는 뮤지컬 제작사인 RUG(Really Useful Group)를 설립해 운영 중이기도 하다. 9개의 극장의 소유하고 있고 재산은 약 6억 파운드(9억 3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6년 초연된 '오페라의 유령'은 웨버의 작품 중에서도 음악적 연극적 완성도가 가장 뛰어난 뮤지컬로 평가받는 작품. 웨버는 84년 초연된 '캣츠'에서 코러스로 출연했던 사라 브라이트만과 재혼하는데 '오페라의 유령'은 그녀를 스타로 만들기 위해 제작한 뮤지컬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웨버의 바람대로 사라 브라이트만은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하지만 두 사람은 90년 이혼한다. 현재 웨버는 세번째 부인인 매들린 거든과 결혼 생활 중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아직까지도 웨버의 신화를 완성해가는 단계에 있다. 2006년 1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통산 7486회 공연으로 당시 최장기 공연 기록을 갖고 있던 자신의 작품 '캣츠'의 아성을 깨고 역사상 최장기 공연 영예의 타이틀을 스스로 갈아치웠다. 지난해 9월 17일엔 9000회 공연을 돌파했다.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역시 25년째 공연 중인 '레미제라블'의 뒤를 이어 24년째 공연을 계속하며 전설을 만들어가고 있다. 24년만에 이뤄진 속편 'Love Never Dies' '유령'의 신화는 속편으로까지 이어진다. 뮤지컬로서는 전례가 거의 없는 속편 제작이 이뤄진 것.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또 다시 직접 제작한 '오페라의 유령' 속편이 24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막이 오른 '러브 네버 다이즈'(Love Never Dies.사진)가 바로 그 것이다. 이야기는 '오페라의 유령' 10년 후부터 출발한다. 가면만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던 유령은 미국으로 건너가 건축가로 성공한다. 그가 디자인한 놀이공원 '코니 아일랜드'의 개장을 앞 둔 시점 유령은 여전히 크리스틴에 대한 그리움으로 몸부림친다. 아무도 찾지 않는 그의 괴기스러운 방을 밝게 빛내 주는 것은 크리스틴의 모형 뿐. 결국 유령은 유명 스타로 성장한 크리스틴에게 '미스터 와이'라는 이름으로 초대장을 보낸다. 라울과 크리스틴 부부 그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구스타프가 코니 아일랜드에 도착하면서 극은 본 궤도에 오른다. ■흥행 수입은? 50억 달러 이상 티켓 판매 기록…영화 '아바타' 2배 '유령'이 벌어들인 돈은 얼마일까. '오페라의 유령'의 제작사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제껏 '오페라의 유령'은 50억 달러 이상의 티켓 판매를 기록했다. 영화 '아바타'의 전 세계 흥행 수입 27억달러에 2배 가까운 금액이다. 르완다의 2009년 국민총생산(GDP)과도 맞먹는다. 1달러 지폐를 펼친다면 지구 둘레를 23바퀴 돌 수 있다. 순익을 계산해보면 더 엄청나다. 초연 후 1년 이상의 장기 공연에 돌입한 작품은 매출의 30% 가량을 순익으로 보는 업계의 통상적 계산법에 따르면 '오페라의 유령'이 올린 순익은 15억 달러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기본형 모델의 가격을 2만 달러 순이익률을 5%로 가정할 때 150만대를 팔아야만 따라잡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0-08-26

오페라의 유령, 천재 유령의 비운의 사랑···LA서 마지막 무대

이제껏 만들어진 세계 최고의 뮤지컬이란 수식어에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작품, 영화 ‘타이태닉’, ‘스타워즈’와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문화 상품으로 꼽힌 단 한 편의 뮤지컬, 1986년 초연 이후 세계 27개국 144개 도시에서 1억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 모은 대작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 프로덕션과 동일한 풀 세트 풀 버전의 ‘오페라의 유령’을 LA에서 만나는 것은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이번 공연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아직까지 ‘오페라의 유령’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물론이요, 서너번도 더 본 뮤지컬 매니아에게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LA 공연에 앞서 ‘오페라의 유령’, 그 위대한 뮤지컬의 모든 것을 미리 만나보자. ◇스토리 1910년 프랑스 추리작가 가스통 르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페라의 유령'의 스토리는 다소 기괴하면서도 한없이 아름다운 사랑을 다루고 있다. 흰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채 파리 오페라 하우스 지하 비밀의 공간에 살고 있는 유령. 그는 뛰어난 음악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상처와 그로 인한 흉측한 외모 탓에 비틀린 욕망과 어긋난 지배욕으로 오페라 하우스를 쥐고 흔든다. 젊고 아름다운 여인 크리스틴은 파리에서 유령의 마음을 빼앗은 유일한 소프라노. 유령은 크리스틴을 파리 제일의 프리마돈나로 만드는 방법으로 자신만의 사랑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러나 크리스틴의 마음은 잘 생긴 귀족 청년 라울을 향해 있고 주체할 수 없는 분노로 일그러진 유령의 마음으로 이들의 운명은 겉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비운의 천재 유령과 그의 뮤즈 크리스틴 그리고 그녀를 지켜 줄 기사 라울까지. 세 사람이 현실과 지하세계를 오가며 음악과 사랑을 놓고 펼치는 숨막히는 여정은 뜨거운 열정과 조여오는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무대&의상 '오페라의 유령'의 무대장치와 의상은 스펙터클한 공연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매회 22번의 장면전환이 이루어지고 230여벌의 의상이 선보여진다. 19세기 후반 유럽의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당시 유행했던 극도로 드레시한 의상과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오페라 연출 장면 번쩍이는 가면과 무도회복이 빛나는 가면파티 장면 등에서 화려한 의상과 세트는 그 진가를 드러낸다. 무대 장치로는 1막에서 마지막에 선보여지는 샹들리에 추락 장면을 빼놓을 수가 없다. 20만개 이상의 유리 구슬로 장식된 약 1톤 무게의 샹들리에가 40여피트 무대 아래로 떨어져 버리는 장면은 관객들을 그 자리에서 얼어붙게 만들 만큼 혼을 쏙 빼 놓는다. 유령의 지하 소굴 장면도 압권이다. 어슴프레 피어 오르는 연기 속에서 수많은 촛불이 솟아 나오고 크리스틴을 태운 유령의 조각배가 그 위를 유영할 때면 저절로 탄성이 나오고 만다. 런던과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의 경우 이 장면에서 매회 281개의 촛불 250 킬로그램의 드라이아이스가 사용된다. ◇음악 대사가 거의 없이 노래로만 극을 채운 오페레타 형식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계의 전설적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든 주옥같은 노래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먼저 작품의 주제가와도 마찬가지인 ‘팬텀 오브 디 오페라’(Phantom of the Opera). 가슴 서늘해지는 오르간 소리와 함께 비밀스럽고도 힘이 넘치는 유령의 목소리가 전해지면 청중들의 오감엔 전율이 인다. 마치 유령의 마법에 홀린 듯 막힘 없이 고음을 노래하는 크리스틴의 목소리가 이어지면 듣고 있는 사람들마저 넋을 놓게 된다. 또 다른 유령의 주제곡 ‘뮤직 오브 더 나잇’(Music of the Night)은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유령에게 매료돼 그의 비밀 세계로 스며들어가는 느낌을 주는 곡. ‘싱크 오브 미’(Think of Me)는 꿈결처럼 감미롭고 서정적인 크리스틴의 소프라노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라울과 크리스틴이 사랑 가득한 목소리로 서로에게 속삭이는 ‘올 아이 애스크 오브 유’(All I Ask of You)도 마찬가지. ‘오페라의 유령’ 초창기에 각각 크리스틴과 라울 역을 맡았던 사라 브라이트만과 클리프 리처드의 목소리로 이 곡들을 들을 때면, 세상의 모든 걱정과 근심이 사라지는 듯한 평온함과 안정감이 느껴진다. 내달 23일부터 팬테이지스 극장서 공연 9월 23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할리우드 팬테이지스 극장(6233 Hollywood Blvd. LA)에서 공연된다. 화~금요일은 오후 8시, 토요일은 오후 2시와 8시, 일요일은 오후 1시와 6시30분에 막이 오른다. 티켓 가격은 29~125달러. 10월 19일~31일 공연은 관객들의 폭발적 반응으로 최근에 연장 결정됐다. 이 기간 중의 티켓은 오는 8월 29일 오전 10시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입장권은 브로드웨이LA(BroadwayLA.org, 1-800-982-ARTS)나 중앙티켓센터(213-368-2522)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201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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