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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충분하다

‘레이크스 미술관의 이 여인이/ 세심하게 화폭으로 옮겨진 고요와 집중 속에서/ 단지에서 그릇으로/ 하루 또 하루 우유를 따르는 한/ 세상은 종말을 맞을 자격이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충분하다』   김소연 시인의 에세이집 『어금니 깨물기』에서 ‘비미(非美)의 미’의 시인으로 소개된 쉼보르스카를 꺼내 읽는다.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유명한 그림 ‘우유 따르는 여인’을 소재로 한 시 ‘베르메르’의 전문이다. 쉽고 짧고 명징하다. 우유를 따르는 일상과 노동의 한 순간을 포착한 그림의 숨 멎는 듯한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질 뿐만 아니라 우유를 따르는 일상이 계속되는 한 삶은 이어지며 순간은 영원이 된다고 말하는 시다. 미술관 그림 앞에 홀린 듯 골똘한 표정을 짓고 선 이들이 절로 떠오르기도 한다.   1996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쉼보르스카는 익숙한 모티브를 독창적으로 변주하며 일상과 생명을 긍정한 시인이다. 한국어판 『충분하다』는 생전 마지막 시집 『여기』와 유고시집 『충분하다』를 엮은 책. 시인이 제목으로 미리 정해뒀다는 ‘충분하다’는 삶의 막바지, 그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었던 말인지도 모른다.   ‘가장 좋은 경우는/ 나의 시야, 네가 꼼꼼히 읽히고,/ 논평되고, 기억되는 것이란다.// 그다음으로 좋은 경우는/ 그냥 읽히는 것이지. //세 번째 가능성은/이제 막 완성되었는데/ 잠시 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나의 시에게’ 부분) 당연한 얘기지만 그의 모든 시가 첫 번째 경우였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김소연 시인 하루 우유

2024-03-06

[음식과 약] 아침에 먹지 말라는 음식의 진실

아침에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은 없다. 바나나를 아침 공복에 먹으면 마그네슘과 칼륨이 혈액 속으로 들어와서 균형 상태가 깨진다고 한다. 틀린 말이다. 바나나 1개에 300㎎으로 칼륨이 풍부한 건 맞다. 마그네슘은 바나나 1개에 30㎎ 정도로 칼륨보다는 적게 들어있다. 하지만 공복에 바나나를 먹는 정도로 인체의 전해질 균형을 깨뜨릴 정도는 아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으로 보면 칼륨의 하루 충분섭취량은 3500㎎이다. 아침에 바나나 1개를 먹어도 하루 칼륨 섭취량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신장 기능에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 정도로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지지 않는다. 당연히 아침 공복에 바나나를 먹어도 된다.   빈속에 우유를 마시면 칼슘과 카제인이 위산 분비를 촉진해 좋지 않다고 한다. 고구마, 귤, 토마토, 커피도 같은 이유로 먹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든 음식은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 우유처럼 단백질이 풍부한 음료는 위산 분비를 더 자극한다. 음식이 식도를 통해 위로 들어왔는데 위산을 분비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우유 속 유당(젖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빈속에 우유를 마시고 배에 가스가 차거나 아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단백질과 같은 영양소가 체내에 덜 흡수되지는 않는다. 대개 유당불내증이 있어도 한 번에 5g, 우유로 반 잔(100㎖)까지는 별문제가 없다. 다른 음식과 함께 먹을 경우는 희석되기 때문에 유당을 더 먹어도 괜찮을 수 있다. 하루 유당 12g, 우유로 큰 컵 한잔까지는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대다수다.   게다가 이렇게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이 우유를 마시면 2형 당뇨병 위험이 줄어드는 추가적 유익을 누릴 가능성이 있다. 2024년 1월에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실린 연구로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히스패닉 1만2653명을 대상으로 6년 동안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유당불내증이 있어도 우유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질량지수(BMI)가 낮고, 2형 당뇨 위험이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 소화에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는 우유 섭취량과 당뇨병 위험 감소에 연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이 연구 결과만 가지고 인과관계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에게 유당이 오히려 장내 비피도박테리아 같은 유익균을 늘리고 단쇄지방산이 더 많이 생기도록 하여 식욕, 인슐린 분비, 간의 지방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는 게 연구진의 추측이다. 쉽게 말해 유당불내증인 사람이 적당량의 우유를 마시면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은 유당이 대장에서 유익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잡식 동물인 인간에게는 편식보다 골고루 먹는 게 건강에 좋은 전략이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음식 진실 우유 섭취량 우유 소화 위산 분비

2024-02-29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불륜의 경제학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 특히 현재 혼인 관계에 만족을 하는 사람들도 외도의 유혹에 휩싸인다. 오늘은 이런 외도의 이유를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해 본다.       경제학 용어 중에 ‘효용’이라는 말이 있다. ‘기쁨’ 또는 ‘필요’라는 뜻이다. 어떤 경제학자는 ‘행복’이라고도 말한다. 물건이나 서비스가 주는 행복이나 만족도를 ‘효용’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효용은 주관적이다. 그래서 숫자로 표현하기는 힘이 든다.     하지만 경제학에서는 효용을 숫자로 나타낸다. 효용에는 총효용이라는 개념이 있고 한계효용이라는 개념이 있다. 총효용은 말 그대로 전체 효용이다. 즉 어떤 사람에게 우유 한 병이 주는 효용이 10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우유 두 병이 주는 총효용은 20이 될 수 있다. 여기에서 마지막 우유 한 병이 추가로 주는 효용을 ‘한계효용’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우유 한 병을 가진 사람이 느끼는 효용이 10이라고 할 때, 우유 두 병을 가진 사람의 총효용은 과연 20이 될까? 우유가 없는 사람이 처음으로 얻는 우유 한 병과 이미 우유 한 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추가로 한 병을 더 얻었을 때 추가만족도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즉 일반적으로 나중에 얻는 ‘마지막 한 개’가 주는 만족도는 이전의 효용보다 점점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계효용은 점점 줄어든다’고 말을 한다.   이렇게 추가로 생기는 물건에 대한 추가만족도는 점점 줄어 든다.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 한계효용을 포함한 총효용은 늘어난다.     예를 들어 첫번째 우유가 주는 효용이 10이고, 두번째 우유가 주는 효용이 8이라고 가정해보자. 두번째 우유의 추가만족도, 즉 한계효용은 10에서 8로 줄어들었지만, 우유 한 개가 주는 총효용은 10이고, 우유 두 개가 주는 총효용은 18이 되기 때문에, 우유 한 개보다는 우유 두 개의 총효용이 더 크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Buy One Get One Free’ 같은 행사를 하는 것이다.     자신의 배우자가 주는 효용이 10인데 불륜상대의 한계효용이 20이라면 무조건 외도를 할 것이다. 하지만, 배우자보다 불륜의 상대가 주는 한계효용이 적어도 외도를 하는 이유는 아마도 총효용 증가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 배우자가 자신의 불륜을 모른다면, 총효용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러던 것이 배우자가 외도 사실을 알게 되고 가정에 불화가 생기면 총효용은 10이하로 뚝 떨어지게 된다.     결국에는 자식들도 알게 되고 사회에서도 손가락질을 받게 되면, 배우자와 불륜의 상대로부터 얻는 총효용의 합이 외도하기 전에 총효용보다고 더 떨어지게 되어, 괴로워하다가 가정으로 돌아가 용서를 빌던지, 자살을 하기도 한다.         외도하는 배우자를 가진 사람이나, 상대에게 버림받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조금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배우자가 외도를 한 대상자보다 내가 반드시 못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배우자가 외도를 했다고 자신을 비하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가 더 큰 효용을 위해 이혼을 요구한다고 해도, 자신을 비하하지 말고 빨리 잊고 새출발을 해야 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경제학 불륜 총효용 증가 마지막 한계효용 마지막 우유

2024-01-04

[열린 광장] 침묵

가끔 영사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여자를 본 적이 있다.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글귀는 혼자 서있는 그녀를 더욱 외롭고 안쓰럽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를 보니 세월이 지나도 선명해지는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 기억은 방관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양심을 건드렸던 기억은 대학 1학년 때 여름방학이었다. “시급 5000원이 지급되는 우유 판촉 일인데 하겠냐”는 학과 사무실의 연락을 받았다. 방학이 시작되었지만 맘 편히 쉴 수 없었던 터라 마다하지 않았다. 옥수동 달동네가 내게 할당된 구역이었다. 인구밀도가 높은 동네는 개미집처럼 대문 하나인데 문을 열면 방이 희한하게 나누어져 있었다. 그때 만났던 우유 대리점 그 남자, 몸이 성치 않아 보였다. 얼핏 누군가 그에 대해 말해주었다. 데모하다 고문을 받아서 그렇게 됐노라고.   중학교 때 체육 시간이었다. 갑자기 체육선생이 우리 반 아이의 뺨을 갈기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으나 체육선생의 손찌검은 한 두 대로 끝나지 않았다. 그 아이가 왜 그렇게 구타를 당해야 했는지 그 이유는 모른다. 그 친구가 맞는 동안 나도, 다른 친구도 아무도 체육선생의 폭행을 말리지 못했다.   가끔 그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고문을 받아 몸이 망가진 우유 대리점 그 남자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체육 시간에 무자비하게 구타를 당했던 그 친구는 잘살고 있는지.   독재에 저항하던 한 젊은이의 겉모습만 보고 슬금슬금 피했던 내 모습에 그 남자는 얼마나 서글펐을까. 친구가 맞는 걸 보고도 숨을 죽였던 나는 그때 선생의 팔을 붙잡지 못했던 소심함이 지금도 화가 난다. 만약에 또 그런 불의를 보면 용기를 낼 것인가? 쉽지 않은 물음이다.   영사관 앞 그녀의 몸짓은 지난날의 비겁했던 나의 젊은 시절과 함께 독일의 루터교회의 목사였던 마르틴 뉘뮐러의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를 읊조리게 한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민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덮쳤을 때 /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후 그들이 유대인들을 덮쳤을 때 /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후 그들이 가톨릭교도들을 덮쳤을 때 / 나는 침묵했다.   나는 가톨릭교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후 그들이 나를 덮쳤을 때 /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권소희 / 소설가열린 광장 침묵 우유 대리점 옥수동 달동네 체육 시간

2022-12-13

빙그레, SNS 활용해 미국 MZ세대 공략한다

         '메로나(MELONA)'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대표되는 한국의 유제품 빙과류 전문기업인 '빙그레(Binggrae)'가 미국 시장에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며 20~30대 연령층의 MZ세대(Millennials and Generation Z)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빙그레는 SNS에 메로나 등 자사의 제품들이 갖고 있는 뛰어난 맛과 함께 각각의 제품 캐릭터가 갖고 있는 스토리와 감성을 영어 버전으로 만들어 전달하고 있는데, 이러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통해 미국의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소비자 계층과 한인동포들에게까지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한국 아이스크림 대표기업 빙그레   빙그레는 한인동포들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대로 한국의 유제품 빙과류 전문기업이자 최장수 기업으로 해당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   빙그레는 1967년에 대일양행으로 출발해 1971년에 사명을 대일유업으로 변경했다. 1972년에는 미국 포모스트(Foremost)와 기술 제휴해 한국 최초의 아이스크림 '투게더'를 출시했고, 1973년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에 1공장과 2공장을 설립했다. '투게더'는 한국 시장에 나오면서 '포모스트 투게더'로 불렸는데, 이 제품이 한국 최초로 우유를 넣은 아이스크림 제품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빙그레는 1981년에 프랑스 '소디마'와 기술 제휴해 '요플레'를 출시했고, 이듬해 사명을 대일유업에서 현재의 빙그레로 변경하고, 다양한 인기 제품들의 매출을 늘리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유제품 빙과류 전문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빙그레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제품 빙과류 전문기업답게 아이스크림, 우유와 치즈, 발효유, 커피와 음료, 스낵과 디저트, 건강기능 식품 등에 걸쳐 100개 가까운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이중에는 한인동포들에게 잘 알려진 제품만 해도 ▶오리지널 메론맛 아이스크림의 대표 브랜드인 메로나 ▶넘버원 가공우유 바나나맛 우유 ▶대한민국 대표 아이스크림 브랜드 투게더 ▶39년 전통의 대한민국 유산 요플레 ▶소금에 구운 바삭한 스낵 꽃게랑 ▶1000배 더 강력한 생존율을 자랑하는 요플레 닥터캡슐 ▶열기 편한 튜브 아이스크림 뽕따 ▶반으로 나눠먹는 컨셉의 아이스크림 더위사냥 ▶당통팥을 23% 함유하고 있는 비비빅 ▶아이스크림과 빵이 어울린 빵또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제품인 엑설런트 ▶초콜렛 코팅 바닐라 아이스크림 제품인 엔초 등이다.   빙그레는 이러한 다양한 제품군과 함께 타 기업들이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과감하고 창조적인 마케팅, 고객과 사회(독립유공자 자녀와 소외 계층 등)를 위한 각종 공헌활동으로 주목을 받았고, 특히 제품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나오는 플래스틱을 줄이기 위해 환경보호에 앞장 서 그 공로로 유수의 상을 여러차례 수상하는 등 친환경 기업의 면모를 보여주고 했다.     미국 시장 진출과 빠른 성장세   빙그레는 1993년 미국 하와이주와 러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적극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진해 수년 사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동남아 지역 등 세계시장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빙그레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개설한 미국 법인은 2017년부터 생산 판매에 나서, 현재는 간판 제품이자 가장 인기있는 제품 중 하나인 메로나 바와 텁을 현지 업체인 루선 푸드(Lucerne Foods: 워싱턴주 벨뷰 소재)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또 모치 제품은 앨리스 코퍼레이션(Alice Corporation: 뉴저지주 페어뷰)에서 역시 OEM으로 만들어 미 전역에 판매하고 있는데, 앨리스 코퍼레이션은 미국내 최대 아시안 수퍼마켓 체인이자 빙그레 미국 법인과 업무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H마트가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산하 계열회사다.   이들 제품 중에 텁과 모치류, 비비빅 그린티, 참붕어 싸만코 그린티 등은 미국을 겨냥해 개발한 전략 제품들인데, 미국 법인은 특히 메로나 바와 모치 제품의 경우 현재 미국 소비자들을 위한 놀랄만한 신제품들이 출시 준비중이라고 귀뜸했다.   이외에도 빙그레가 또 다른 한국의 아이스크림 명가였던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해 추가한 해태 브랜드의 아이스크림 제품 또한 미국 법인에서 함께 취급하고 있다.   미국 법인은 설립된 뒤 수년간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고 있는데  지난해 2021년 한해 매출은 법인 설립 첫해인 2017년과 비교해 3배가 넘게 증가했다. 특히 대표 제품인 메로나는 지난해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 유통 체인인 코스트코(Costco) 한 곳 매출이 2016년 전체 매출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 바나나맛 우유류 매출은 2016년부터 2021년 사이에 4.5배 이상 증가하는 등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신선한 '빙그레우스' 캐릭터 마케팅    빙그레는 창립 이후 초기부터 창조적인 마케팅으로 화제를 만들었던 선구적인 기업이다.     수년 전에 '빙그레우스' 캐릭터라는 새로운 개념을 바탕으로 '옹떼 메로나 브루장(메로나)' '투게더리고리경(투게더)' 등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스토리와 이미지를 창조해 고객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는 '빙그레우스 세계관' '빙그레우스 마케팅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최근 미국 법인이 선보이기 시작한 빙그레우스 캐릭터의 시초는 2년여 전 한국에서부터다. 지난 2020년 2월의 어느날,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에 '빙그레우스 마시스'라는 캐릭터가 혜성과 같이 등장했다.     ‘빙그레우스 마시스’는 빙그레우스 캐릭터 중의 하나로 빙그레의 기업명과 "맛있어"라는 우리말을 마치 중세시대 서양 왕족의 이름처럼 바꾸어서 만든 카툰 스타일의 캐릭터다. 마시스는 바나나 우유를 왕관으로, 빵또아 바지와 요플레 훈장을 뚜껑으로 달고 있는 등 다양한 빙그레 제품으로 장식을 했다. 여기에 그는 메로나와 꽃게랑으로 장식된 지팡이까지 들고 있다.   '빙그레우스 마시스'의 등장부터 시작해 곧이어 인스타그램에는 비비빅, 투게더 등 빙그레 주력 상품의 캐릭터들, 그리고 메로나를 상징하는 캐릭터인 '옹떼 메로나 브루장'이 연이어 올라왔다. 빙그레는 이러한 캐릭터 등장을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이후 지속적으로 스토리를 구성하고 짧은 만화영화 같은 영상을 만들어 SNS를 통해 내보냈다.       한 편의 만화영화인지, 광고인지 판단하지 못해 당황해하고 궁금해 하던 소비자들은 곧 빙그레가 시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이라는 것을 알고는 빙그레우스 캐릭터들에 열광했다.   빙그레우스는 캐릭터의 복장과 장식 대부분이 빙그레 제품으로 이루어진 창조적인 디자인이기에 광고효과가 특별하다. 몸에 장식으로 들어간 제품은 꽃게랑, 메로나, 스모키베이컨칩, 엑설런트, 비비빅, 끌레도르, 바나나맛 우유, 붕어 싸만코, 투게더, 요플레 등으로 고객들은 빙그레우스 사진과 화면을 보면서 스토리를 즐기는 한편 알게 모르게 개별 제품들에 친숙해진다. 젊은층 소비자의 의식 깊숙한 곳까지 제품 광고가 파고 드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빙그레우스' 캐릭터 마케팅 젊은층에 인기     빙그레는 이러한 빙그레우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 내 식품 회사중에 유일하게 10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게 됐고, 제과업계와 유업계를 통틀어 해당 분기 매출 성장률 1위를 달성했다.   빙그레는 미국 시장에서도 이러한 선구적인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MZ세대를 대상으로 특별한 마케팅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빙그레 미국 법인은 현재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자체 웹사이트(재구축 중)를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관심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빙그레우스 제품 캐릭터의 미국 버전(영어)과 각종 이벤트, 머천다이즈 상품 등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특히 미국 법인이 마케팅의 주요 타깃으로 상정하고 있는 미국의 MZ세대는 1980년대초에서 2000년대초 사이에 출생한 연령층을 말하는데, 경제적인 의미로는 미국의 미래 소비시장의 주역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친숙해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기도 하고, 글보다는 영상과 이미지에 친숙하며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경험을 추구한다. 빙그레가 '빙그레우스'로 대표되는 다양한 제품 캐릭터들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SNS를 공략하는 것도 신세대 소비자의 감성을 깊이 파고들기 위해서다.   빙그레는 이러한 미래를 위한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영어로 된 사진과 영상을 유튜브(https://youtu.be/jBdy2v5Y3TM / 우리말 영상은 https://youtu.be/Dt1I9cJFUGQ)에 올려놨다. 미국 법인에서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enjoymelona에 들어가면 확인해 볼 수 있다.     미국 법인에서는 각종 이벤트(KCon, Asian American Expo, Fancy Food Show, K-Town Night Market, Halloween parties 등)를 통해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고 있다. 이같은 이벤트 참가와 관련해서는 SNS에 다양한 정보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또 미국 서부의 중심도시 중 하나인 LA에서는 '메로나 밴(Melona Van)'을 운영하고 있다. 메로나 밴은 일종의 아이스크림 트럭으로 메로나를 판매하기도 하고, 행사시에는 기업과 제품 홍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러한 메로나 밴을 활용한 이벤트를 더욱 활발히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SNS에서 라플(raffle) 이벤트 등을 수시로 개최해 고객들에게 선물을 증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다양한 이벤트들의 참가 방법과 행사 내용 등에 대한 정보는 SNS에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또 고객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기쁨을 선사하기 위해 더욱 다양하고, 더욱 핫한 이벤트들을 기획해 활발하게 펼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빙그레는 각종 자사의 제품과 관련된 각종 '머천다이즈(merchandize) 상품'(보냉가방, 장바구니, 우산, 키링 등)을 선물용으로 제작하고 있다. 이들 머천다이즈 상품 중에서 메로나 신발은 유명 브랜드 필라(Fila)와 한국에서 콜라보했던 제품(2016년)을 미국으로 가져와 고객들에게 증정한 것이고, 앞으로는 헤어핀 같은 재미있는 제품들을 따로 제작해 미국 소비자들만을 위해 선물용으로 증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고객과 환경을 위한 기업 빙그레   빙그레는 한국에서 고객만족과 함께 사회적인 기부와 환경운동에 적극적인 대표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기업 활동을 하면서 꾸준하게 알게 모르게 폭넓은 사회 공헌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빙그레는 지난 3월 대한적십자사에 3억원 상당의 산불 및 재난 구호 물품을 후원했다. 제공한 물품은 천안쌀 10kg 들이 5000포대와 빙그레 제품 등 3억원 상당이다. 후원 물품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경북·강원 산불 피해 이재민과 자원봉사자 지원 등 대한적십자사의 각종 재난 구호 사업에 사용됐다. 빙그레의 대한적십자사 후원은 2013년부터 시작됐는데, 지난 2019년에 2억원,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3억원씩을 기부했다.   또 빙그레는 국가보훈처와 함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독립유공자 자녀 1차 장학사업을 시행한 데 이어 올해부터 2025년까지는 5년간 2차 장학사업을 벌여 총 225명에게 3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누적 8년간에 걸쳐 총 360명에게 4억8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에 빙그레는 독립운동 정신 확산과 나라사랑 정신 함양에 이바지한 공로로 국가보훈처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빙그레는 또 지난해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재난취약계층 지원 사업에 선풍기 900대 지원했다. 이 사업은 빙그레와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가 연이은 폭염으로 인해 무더위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 계층의 건강한 일상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빙그레는 '어머니인 지구(마더 네이처: Mother Nature)'를 보존하는 환경운동에도 전사적으로 참여해 지난해 한국경영인증원으로부터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했다. ISO 14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기업의 환경경영에 관한 국제 규격이다.     국제표준화기구는 기업의 환경경영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인증을 부여하는데, 빙그레는 환경경영 방침과 목표를 수립하고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경영 성과를 보여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빙그레가 친환경 제품 패키지(상품 포장재) 개발 및 친환경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빙그레는 제품을 싸는 포장재를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 오래 전부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특유의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친환경 포장제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적용됐는데, 곧 미국에 수입해서 판매할 예정인 '아가페라 심플리' 등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빙그레는 어느 기업보다 먼저 이러한 친환경 포장재를 제품에 반영함으로써 뛰어난 맛으로 고객에 최고의 만족을 주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지구 환경과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고 대비하는 책임있는 기업으로서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그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정소영 기자빙그레 메로나 빙그레 미국법인 빙그레우스 빙그레 캐릭터 마케팅 빙그레 MZ세대 공략 MELONA Binggrae 바나나맛 우유 요플레 비비빅 빙그레우스 마시스 메로나 밴(Melona Van) 아가페라 심플리

2022-08-16

우유 가격 오르자 버터·치즈값도 '들썩'

우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버터와 치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조사에서 우유, 치즈, 버터 등의 낙농 제품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1.8%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우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9%나 대폭 상승했다.   우유가 주원료인 치즈와 버터 역시 각각 8.7%와 16%나 급등했다. 5월 CPI를 보면 가정용 식품 가격이 11.9%나 뛰었다. 이는 전월보다 1.4%포인트가 더 오른 것이다.   시리얼과 빵류 역시 전달 대비 1.5% 상승,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이상 오른 11.6%를 기록했다.     리서치 업체 코뱅크 낙농업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유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치즈와 버터를 포함한 낙농 제품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이로 인해서 소비자들은 버터 구매를 주저하고 있으며 치즈 제조 업체들은 잠재적 우유 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원재료인 생우유 가격의 급등이 낙농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방 노동통계국(BLS)의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따르면 생우유 가격은 작년보다 47.3%나 큰 폭으로 올랐다.   젓소 농가들은 우유통 구매비, 사료, 인건비 등의 생산 원가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우유 생산에 제약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코뱅크 측은 “낙농 제품 가격 상승은 장기적으로 보면 큰 문제”라며 “고물가에 소비자들은 더 싼 식품 브랜드를 찾거나 더 저렴한 스토어에서 쇼핑을 해야 하는 동시에 마가린, 쇼트닝, 식물성 오일 등의 버터 대체재를 소비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1갤런의 우유 대신 0.5 갤런의 우유 소비가 대폭 증가한 것처럼 이미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터 가격은 2022년 들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버터는 요리와 제빵 등 여러 분야에 쓰이고 있지만 타이트한 공급 때문에 가격 상승 곡선이 꺾이지 않고 있다.     버터 생산량은 이미 지난 봄에 최고점을 찍어서 올해까지 제한된 버터 공급이 계속 될 것이라는 게 코뱅크의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버터 소비를 줄이고 대체재인 마가린을 구매하면서 마가린 가격도 지난해보다 25%나 올랐다.     치즈 생산 전망도 밝지 않다. 생우유가 비싼 버터 생산에 더 많이 공급되면서 치즈 제조 업체들의 생우유 확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생우유 공급이 제한되고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서 치즈 가격도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진성철 기자치즈값 우유 생우유 가격 우유 치즈 우유통 구매비

2022-06-19

[음식과 약] 약과 우유, 약과 커피

 약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약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유와 약을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그렇다. 모든 약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부 약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를테면 변비약 장용정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장용정은 위가 아니라 장에 가서 녹도록 코팅이 되어 있는 약이다. 이걸 우유와 함께 먹으면 위에서 코팅이 녹아버린다. 대장 운동을 촉진해야 할 약이 위장 운동을 촉진하게 되면 위에 경련이나 통증이 올 수 있다. 불필요한 부작용을 피하려면 장용정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듣고 모든 약을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우유와 함께 먹는 게 나은 약도 있다. 소염진통제가 대표적이다. 통증 완화를 위해 약을 얼른 먹어야겠는데 빈속일 때가 있다. 이때 공복임을 무시하고 맹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위장장애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그나마 속이 덜 불편하다. 우유 속 젖당 때문에 복통이나 설사가 생기는 사람이라면 우유 대신 가벼운 간식이라도 먹고 나서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소염진통제라도 예외는 있다. 장용코팅이 된 소염진통제 알약은 식전 30분에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우유 때문에 흡수가 덜 되므로 조심해야 하는 약도 있다. 일부 항생제는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우유 속 칼슘과 같은 미네랄과 결합하여 흡수가 저해된다. 하지만 이 또한 일부 예외에 한정된다. 대부분의 약은 우유와 함께 먹든 물과 함께 먹든 무방하다. 식사와 약 복용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식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된다. 식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되거나 위장 관련 부작용이 줄어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은 식전, 식후에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   커피도 약 복용 중에 절대 금기는 아니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 속에 카페인이 들어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한 사람이라면 대개 큰 문제 없이 커피를 마셔도 된다. 두통약이나 감기약에도 카페인이 들어있고 커피에도 카페인이 들어있으니 카페인 과잉 섭취가 되지 않게 주의하면 된다. 카페인 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약효가 줄어드는 리튬 같은 약도 있다.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나요?”는 좋은 질문이 아니다. “이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가를 물어봐야 한다. 약에 관한 한 일반적 주의사항보다 내가 복용 중인 약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아두는 게 요긴할 때가 많다. 건강을 지키는 지식의 힘은 그런 디테일까지 아는 데 있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약과 우유 약과 우유 장용정은 우유 우유 때문

2022-03-21

[전문가 기고] 약과 우유, 약과 커피

약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약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유와 약을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그렇다. 모든 약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부 약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를테면 변비약 장용정(위에서 녹지 않고 장에서 녹도록 만든 알약)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장용정은 위가 아니라 장에 가서 녹도록 코팅이 되어 있는 약이다. 이걸 우유와 함께 먹으면 위에서 코팅이 녹아버린다. 대장 운동을 촉진해야 할 약이 위장 운동을 촉진하게 되면 위에 경련이나 통증이 올 수 있다. 불필요한 부작용을 피하려면 장용정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듣고 모든 약을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우유와 함께 먹는 게 나은 약도 있다. 소염진통제가 대표적이다. 요즘 오미크론 유행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어 목이 아프다는 사람이 많다. 통증 완화를 위해 약을 얼른 먹어야겠는데 빈속일 때가 있다. 이때 공복임을 무시하고 맹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위장장애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그나마 속이 덜 불편하다.     우유 속 젖당 때문에 복통이나 설사가 생기는 사람이라면 우유 대신 가벼운 간식이라도 먹고 나서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소염진통제라도 예외는 있다. 장용코팅이 된 소염진통제 알약은 식전 30분에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우유 때문에 흡수가 덜 되므로 조심해야 하는 약도 있다. 일부 항생제는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우유 속 칼슘과 같은 미네랄과 결합하여 흡수가 저해된다. 하지만 이 또한 일부 예외에 한정된다. 대부분의 약은 우유와 함께 먹든 물과 함께 먹든 무방하다.     식사와 약 복용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식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된다. 식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되거나 위장 관련 부작용이 줄어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은 식전, 식후에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   커피도 약 복용 중에 절대 금기는 아니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 속에 카페인이 들어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한 사람이라면 대개 큰 문제 없이 커피를 마셔도 된다. 두통약이나 감기약에도 카페인이 들어있고 커피에도 카페인이 들어있으니 카페인 과잉 섭취가 되지 않게 주의하면 된다.     카페인 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약효가 줄어드는 리튬 같은 약도 있다.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나요?”는 좋은 질문이 아니다. “이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가를 물어봐야 한다. 약에 관한 한 일반적 주의사항보다 내가 복용 중인 약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아두는 게 요긴할 때가 많다. 건강을 지키는 지식의 힘은 그런 디테일까지 아는 데 있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전문가 기고 약과 우유 장용정은 우유 약과 우유 우유 때문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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