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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약] 약과 우유, 약과 커피

 약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약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유와 약을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그렇다. 모든 약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부 약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를테면 변비약 장용정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장용정은 위가 아니라 장에 가서 녹도록 코팅이 되어 있는 약이다. 이걸 우유와 함께 먹으면 위에서 코팅이 녹아버린다. 대장 운동을 촉진해야 할 약이 위장 운동을 촉진하게 되면 위에 경련이나 통증이 올 수 있다. 불필요한 부작용을 피하려면 장용정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듣고 모든 약을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우유와 함께 먹는 게 나은 약도 있다. 소염진통제가 대표적이다. 통증 완화를 위해 약을 얼른 먹어야겠는데 빈속일 때가 있다. 이때 공복임을 무시하고 맹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위장장애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그나마 속이 덜 불편하다. 우유 속 젖당 때문에 복통이나 설사가 생기는 사람이라면 우유 대신 가벼운 간식이라도 먹고 나서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소염진통제라도 예외는 있다. 장용코팅이 된 소염진통제 알약은 식전 30분에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우유 때문에 흡수가 덜 되므로 조심해야 하는 약도 있다. 일부 항생제는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우유 속 칼슘과 같은 미네랄과 결합하여 흡수가 저해된다. 하지만 이 또한 일부 예외에 한정된다. 대부분의 약은 우유와 함께 먹든 물과 함께 먹든 무방하다. 식사와 약 복용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식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된다. 식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되거나 위장 관련 부작용이 줄어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은 식전, 식후에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
 
커피도 약 복용 중에 절대 금기는 아니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 속에 카페인이 들어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한 사람이라면 대개 큰 문제 없이 커피를 마셔도 된다. 두통약이나 감기약에도 카페인이 들어있고 커피에도 카페인이 들어있으니 카페인 과잉 섭취가 되지 않게 주의하면 된다. 카페인 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약효가 줄어드는 리튬 같은 약도 있다.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나요?”는 좋은 질문이 아니다. “이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가를 물어봐야 한다. 약에 관한 한 일반적 주의사항보다 내가 복용 중인 약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아두는 게 요긴할 때가 많다. 건강을 지키는 지식의 힘은 그런 디테일까지 아는 데 있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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