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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입맛 간식, 타인종도 사로잡았다

한국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할매니얼’ 트렌드가 미국에도 상륙했다. 한인은 물론 타인종 젊은층에서 한국 전통 간식의 인기가 뜨겁다.     약과를 시작으로 쑥떡, 흑임자, 호두과자, 차, 옛날 과자 등을 찾는 젊은층이 크게 늘고 있다.   ‘할매니얼’은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의 합성어로, 할머니 세대의 취향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의미한다. 할매니얼 열풍에 발맞춰 LA한인타운에서도 할매니얼을 타깃으로 한 카페는 물론 빙수 전문점, 빵집, 떡집, 한인마켓 등에서 옛날 먹거리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다.   한국 전통간식과 차를 판매 중인 다모는 점심시간과 주말에는 줄을 서야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다모는 쑥와플과 찹쌀떡, 크림치즈호두곶감, 약과, 호두과자가 포함된 다과 세트가 인기 메뉴다.   다모의 테드 남 대표는 “젊은 세대의 비율이 90% 정도”라며 “타인종과 한인의 비율이 6대 4 정도로 타인종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또한, “전통 간식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맛과 조합으로 선보인 것이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빙수 전문점인 옥루몽 역시 흑임자 빙수, 팥빙수, 인절미 빙수는 물론 아이스 오미자차, 단팥죽, 호박죽, 붕어빵 등 전통 먹거리도 잘 팔린다고 한다.   옥루몽의 한 관계자는 “요새 젊은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 전체 손님의 70%를 차지한다”면서 “특히 타인종 고객이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아 한국 문화에 관심이 커진 것을 실감한다”고 설명했다.     코안도르 빵집은 한국 전통 간식과 프랑스 과자를 결합한 메뉴를 내놨다. 특히, 곶감, 약과, 대추를 올린 휘낭시에, 마들렌, 다쿠아즈는 고소한 맛과 달콤한 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휘낭시에와 마들렌은 한 개에 4.50달러, 4개 콤보는 10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다쿠아즈는 4개 콤보가 20달러다. 또한 코안도르는 60년대 국민학교 급식에서 나왔던 옥수수빵을 그대로 재현한 초당 옥수수 카스텔라(개당 4.75달러)도 선보였다.     떡집에서도 젊은 세대의 발길이 잦아졌다. 떡집 관계자들에 따르면 젊은 손님층 비율과 타인종 고객 비율이 작년보다 10% 늘었다. 떡집에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떡은 시루당의 백설기, 찹쌀떡과 서울떡집의 바람떡, 깨송편, 경단 그리고 지화자떡집의 무지개떡, 약식, 찰떡 등이 있다. 모든 떡은 10달러 미만에 구매할 수 있다.     한남체인 LA점은 작년보다 전통 간식의 매출이 15~20% 올랐다. 약과 도넛, 밤양갱·팥양갱, 곶감은 한 박스에 15달러 미만이며 호박엿, 가락엿, 땅콩엿, 쌀과자, 뻥튀기, 강냉이, 맛동산, 소라 과자는 4달러 미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SNS를 보고 사진을 들고 와서 약과를 찾는 타인종 고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 한남체인의 설명이다.     시온마켓 버몬트점도 옛날 간식을 20% 할인하고 있다. 노브랜드 팥양갱, 찹쌀 손약과, 약과 도넛, 청우 종합 강정 모두 8달러 이하. 이외에도 강냉이, 파래맛 전병, 대롱과자, 자연나라 쌀과자 등은 4달러 이하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할매 열풍 등옛날 간식 옛날 간식들 열풍 약과

2024-03-17

[우리말 바루기] ‘데’의 띄어쓰기

말은 순식간에 나오지만 이를 글로 옮기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다.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띄어쓰기다.   문장에서 어떨 때는 붙여 쓰고 어떨 때는 띄어 쓰는 말이 적지 않다. ‘데’가 대표적이다. “지금 굉장히 추운데 그렇게 입고 괜찮으세요?”의 경우 ‘추운데’로 붙여 써야 한다. “그 추운 데서 하루 종일 고생이 참 많다”의 경우 ‘추운 데’로 띄어 써야 바르다. 왜 그럴까?   먼저 의미를 살펴봐야 한다. ‘데’가 ‘곳이나 장소’ ‘일이나 것’이라는 뜻을 나타낼 때에는 의존명사로 띄어 쓴다. “지금 네가 가려는 데가 어디지?” “이번 과제는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에서 ‘데’는 각각 ‘가려는 곳이’ ‘깨닫게 하는 것에’로 바꿀 수 있다.   ‘데’가 ‘경우’의 뜻을 나타낼 때도 의존명사로 띄어 써야 한다. “머리 아픈 데 먹는 약과 감기 예방에 좋은 생강차를 여행가방에 넣어 뒀다” 에서 ‘데’는 ‘경우’의 의미로 사용됐으므로 띄어 쓰는 게 바르다.   ‘데’가 어미일 때는 붙여야 한다. ‘-ㄴ데/-는데/-은데’ 등은 뒤에서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해 그 대상과 관련되는 상황을 미리 말할 때에 쓴다. “그렇게 아픈데 하루도 수업을 안 빠지다니!” “편의점에 가는데 뭐 사다 줄까?” 의 경우 모두 붙여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띄어쓰기 약과 감기 이번 과제

2024-02-21

할매니얼 입맛 저격 '개성 약과'

'할머니'와 '밀레니얼' 세대의 합성어로 젊은 세대에 녹아든 어르신 문화를 뜻하는 '할매니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심에 선 것이 달달하면서도 쫀득한 전통 약과다.     중앙일보 '핫딜'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바오담 개성약과(160g x 2개)'는 페스츄리를 닮은 이북식 약과다. 최고급 재료와 전통 제조 방식을 고수함으로써 진정한 할매니얼의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은 프리미엄 제품이다.     바오담은 프리미엄 한식 디저트 브랜드로 재료부터 남다르다. 개성약과의 경우 임금님의 수라상에 진상되었던 강화섬 쌀, 그리고 각 지역의 좋은 재료들만 엄선하여 가장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다.   그렇다 보니 개성약과를 한입 베어 물면 입안에서 부드러운 식감과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전통적인 맛은 물론, 세련된 포장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선물용으로도 적합하다. 이에 바오담 개성약과는 전통의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 현대적인 건강식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아가 모든 연령대에 걸쳐 사랑받으며, 한국 전통 디저트의 매력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인 HACCP 인증을 받아, 안전성과 품질 면에서도 신뢰를 쌓고 있다. 바오담은 자체적인 철저한 품질 관리를 통해 고객에게 최상의 제품만을 선사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그리고 MZ 세대와 외국인들에게까지 고향이 떠오르는 추억의 맛을 선사하는 바오담 개성약과는 미주 최대 온라인 쇼핑몰 핫딜에서 160g 용량 2통에 25달러(무료배송)로 구입이 가능하다.   ▶상품 살펴보기:     hotdeal.koreadaily.com   ▶문의:(213)368-2611핫딜 할매 입맛 입맛 저격 개성 약과

2024-02-18

[삶의 뜨락에서] 이쯤 더위는 약과(藥果)다

요즈음 뉴욕 날씨가 불볕더위의 연속이다. 삼복 더위 속에 화씨 94도까지 올라간다. 그런데 사실 이쯤 더위야 약과다. 며칠 전 캘리포니아 동부 Death Valley는 화씨 134도, 섭씨 54도까지 올라가 멀쩡한 타이어가 터지고 더위에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 심지어 선인장까지 말라 죽었다고 하니 더위가 짐작이 간다. 그러니 94도야 약과 아니겠나.   그럼 약과 약과 하는데 약과가 무엇인가. 약과는 조선 시대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먹던 과자이다. 영어로는 Cookie. 지금은 약과를 만들거나 팔지 않아 좀처럼 볼 수 없다. 나는 초등학교 때 동네 노친네들이 약과 만드는 것을 보기도 했고 먹어 보기도 했다.   약과 반죽을 약과 틀에 넣고 건조해 만든다. 그럼 왜 하찮은 일, 기대에 못 미치는 일, 큰일에 비해서 훨씬 적은 일들을 말할 때 “그건 약과다”라는 말이 생겼을까.     이 말은 구한말 영의정 이최응의 뇌물 탐닉에서부터 비롯된 말이다. 이최응은 뇌물을 어찌나 좋아했는지 대소 간에 뇌물을 받지 않고는 일을 처리하지 않았으며 받은 뇌물을 쌓아 놓을 창고를 지었다고 한다. 영의정이 이러하니 뇌물 바치러 온 사람이 줄을 섰고 영의정은 하인을 시켜 뇌물을 받게 하고 뇌물을 비싼 것과 하찮은 것으로 분류하게 하였는데 뇌물 중 제일 하품이 약과였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돈 있는 사람이야 금이나 비단을 준비했겠지만 돈 없는 사람은 고작 집에서 약과를 만들어 바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인이 뇌물 보따리를 받으면 즉시 열어 보고 약과가 나오면 크게 실망하여 “겨우 약과 따위를 갖고 와서 무슨 벼슬을 구하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뇌물 운반하는 하인에게 이르기를 “이보게, 이거 약과일세. 저 멀리 갖다 놓게” 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유래되어 그까짓 것, 아무것도 아닌 것 또는 감당하기 어렵지 않은 일 등을 말할 때 “그건 약과다”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런 웃지 못할 일이 속어가 되어 속담 아닌 속담으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그 의미도 모른 채 그냥 쓰고 있으니 좀 씁쓸하다. 이최응은 대원군 이하응의 형이었는데 대원군은 이런 형의 비리를 알기에 상종을 하지 않았다고 하며 결국에는 임오군란 때 성난 군중들에게 매 맞아 죽었는데 그의 손자 이지용은 이완용과 함께 을사오적의 한 사람이다. 할아버지는 영의정으로 벼슬을 팔아 치부하고 손자는 역적으로 나라를 팔아먹은 것이다. 그 할아버지에 그 손자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더위가 심하기는 하다. 특히 나와 같이 세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더 힘들다. 그러지 않아도 더운데 기계에서 나오는 열기가 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쯤 더위야 아무것도 아니다. 약과다’라고 생각하고 이겨내기를 바란다.     8월 8일은 입추, 10일은 말복이다. 입추는 가을이 시작되는 날이고 말복은 삼복더위의 끝이 시작하는 날이다. 그 날을 생각하며 더위를 이겨내자. 영어에도 약과라는 표현이 있다. 한번 외쳐보고 힘을 내자.     It’s a piece of cake. Fighting  ! 이강민 / 뉴저지삶의 뜨락에서 약과 더위 약과 반죽 약과 따위 삼복 더위

2023-08-07

[음식과 약] 약과 자외선 차단

맑은 봄날은 풍경을 바라만 봐도 좋다. 하지만 약을 사용 중이라면 조심해야 한다. 햇볕에 예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먹는 약이든 바르는 약이든 광과민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항생제를 먹었는데 입에서 쓴맛이 느껴질 때가 있듯이 삼켜서 흡수된 약은 몸 전체에 퍼지므로 피부에도 일부 전달된다. 이렇게 피부로 간 약성분이 햇빛에 노출되면 광과민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을 사용 중인 사람은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 지나친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특히 항생제, 이뇨제, 콜레스테롤 저하약, 소염진통제, 피부과약을 사용 중에는 가급적 햇빛 노출을 피해야 한다.   햇빛이 강렬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가급적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고, 야외 활동 중에는 될 수 있는 대로 그늘에서 중간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양산, 긴 팔과 긴 바지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옷이 젖으면 자외선이 거의 차단되지 않는다. 위의 방법으로도 모든 자외선이 차단되지는 않는다. 평소에도 바깥에 나갈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어야 하지만 약 사용 중에는 더 주의해서 꼼꼼히 바르는 게 좋다.   어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좋을까. 자외선에는 UVA·UVB 두 종류가 있는데,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것은 주로 UVA, 햇빛 화상을 일으키는 것이 UVB이다. 약으로 인한 광과민성 반응은 이 둘에 의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UVA는 약으로 인한 광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한다. 약 사용 중에는 UVB로 인한 햇빛 화상 위험도 커진다. 그러니 둘 모두를 막아줄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는 충분한 양을 자주 발라주는 게 중요하다. 조금 지나치다 싶게 바르는 게 아껴 바르는 것보다 낫다. 물리적으로 빛을 반사하는 방식의 자외선 차단제는 바르면 바로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자외선을 흡수하여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에 보호층을 형성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외출 15~30분 전에 미리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효과적이다. 2시간 간격으로 다시 발라주는 게 원칙이지만 땀을 많이 흘려서 지워졌을 때는 그보다 더 자주 발라야 한다.   모든 약이 광과민성을 유발하진 않는다. 하지만 광과민성과 관련되는 약이 수백 가지가 넘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 유통되는 자외선 차단제는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지만 드물게 자외선 차단제 자체로 인해 광과민성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사용 중인 약이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하진 않는지 약사와 확인해보는 게 안전하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자외선 약과 자외선 차단제 약과 자외선 화학적 자외선

2023-04-19

[음식과 약] 약과 자외선 차단

맑은 봄날은 풍경을 바라만 봐도 좋다. 하지만 약을 사용 중이라면 조심해야 한다. 햇볕에 예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먹는 약이든 바르는 약이든 광과민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항생제를 먹었는데 입에서 쓴맛이 느껴질 때가 있듯이 삼켜서 흡수된 약은 몸 전체에 퍼지므로 피부에도 일부 전달된다. 이렇게 피부로 간 약성분이 햇빛에 노출되면 광과민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을 사용 중인 사람은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 지나친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포털 사이트에 오늘 자외선 지수를 검색하면 그날그날 자외선 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항생제, 이뇨제, 콜레스테롤 저하약, 소염진통제, 피부과약을 사용 중에는 가급적 햇빛 노출을 피해야 한다.   햇빛이 강렬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가급적 직사광선 노출을 피하고, 야외 활동 중에는 될 수 있는 대로 그늘에서 중간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챙이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양산, 긴 팔과 긴 바지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옷이 젖으면 자외선이 거의 차단되지 않는다. 위의 방법으로도 모든 자외선이 차단되지는 않는다. 평소에도 바깥에 나갈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어야 하지만 약 사용 중에는 더 주의해서 꼼꼼히 바르는 게 좋다.   어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좋을까. 자외선에는 UVA·UVB 두 종류가 있는데,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것은 주로 UVA, 햇빛 화상을 일으키는 것이 UVB이다. 약으로 인한 광과민성 반응은 이 둘에 의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UVA는 약으로 인한 광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한다. 약 사용 중에는 UVB로 인한 햇빛 화상 위험도 커진다. 그러니 둘 모두를 막아줄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는 충분한 양을 자주 발라주는 게 중요하다. 조금 지나치다 싶게 바르는 게 아껴 바르는 것보다 낫다. 물리적으로 빛을 반사하는 방식의 자외선 차단제는 바르면 바로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자외선을 흡수하여 열에너지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에 보호층을 형성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외출 15~30분 전에 미리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효과적이다. 2시간 간격으로 다시 발라주는 게 원칙이지만 땀을 많이 흘려서 지워졌을 때는 그보다 더 자주 발라야 한다.   모든 약이 광과민성을 유발하진 않는다. 하지만 광과민성과 관련되는 약이 수백 가지가 넘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 유통되는 자외선 차단제는 안전성이 검증된 것이지만 드물게 자외선 차단제 자체로 인해 광과민성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사용 중인 약이 자외선 차단제가 필요하진 않는지 약사와 확인해보는 게 안전하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자외선 약과 자외선 차단제 약과 자외선 자외선 지수

2023-04-13

[우리말 바루기] ‘데’의 띄어쓰기

뇌가 외부 자극에 반응해 알맞은 단어를 찾아 표현하기까지 0.6초가량 걸린다고 한다. 말은 순식간에 나오지만 이를 글로 옮기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다.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띄어쓰기다.   문장에서 어떨 때는 붙여 쓰고 어떨 때는 띄어 쓰는 말이 적지 않다. ‘데’가 대표적이다. “지금 굉장히 추운데 그렇게 입고 괜찮으세요?”의 경우 ‘추운데’로 붙여 써야 한다. “그 추운 데서 하루 종일 고생이 참 많다”의 경우 ‘추운 데’로 띄어 써야 바르다. 왜 그럴까?   먼저 의미를 살펴봐야 한다. ‘데’가 ‘곳이나 장소’ ‘일이나 것’이라는 뜻을 나타낼 때에는 의존명사로 띄어 쓴다. “지금 네가 가려는 데가 어디지?” “이번 과제는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에서 ‘데’는 각각 ‘가려는 곳이’ ‘깨닫게 하는 것에’로 바꿀 수 있다.   ‘데’가 ‘경우’의 뜻을 나타낼 때도 의존명사로 띄어 써야 한다. “머리 아픈 데 먹는 약과 감기 예방에 좋은 생강차를 여행가방에 넣어 뒀다” “이 찻잔은 매우 귀한 거라 특별한 손님을 대접하는 데나 내놓는다”에서 ‘데’는 ‘경우’의 의미로 사용됐으므로 띄어 쓰는 게 바르다.   ‘데’가 어미일 때는 붙여야 한다. ‘-ㄴ데/-는데/-은데’ 등은 뒤에서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해 그 대상과 관련되는 상황을 미리 말할 때에 쓴다. “그렇게 아픈데 하루도 수업을 안 빠지다니!” “편의점에 가는데 뭐 사다 줄까?” “볼 것은 많은데 시간이 너무 부족해”의 경우 모두 붙여야 한다.   뜻으로 구별이 잘 안 될 때는 ‘데’ 뒤에 격조사 ‘에’를 붙여 보는 방법도 있다. ‘데’가 의존명사로 쓰였을 경우에는 뒤에 ‘에’가 결합할 수 있다. “지금 굉장히 추운데(에) 그렇게 입고 괜찮으세요?”는 ‘에’가 결합할 수 없다. ‘~ㄴ데’는 연결어미이므로 붙여 쓴다. “그 추운 데(에)서 하루 종일 고생이 참 많다”는 ‘에’가 결합할 수 있다. 이때의 ‘데’는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쓴다.우리말 바루기 띄어쓰기 외부 자극 약과 감기 이번 과제

2023-02-09

[음식과 약] 약과 약, 그 상호작용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 영양제에 대한 기사를 자주 본다. 모든 상호작용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진통제 복용 중에 항생제를 처방받아도 대개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펜타닐이라는 강력한 진통제를 투여 중인 사람이 클라리스로마이신이라는 항생제를 복용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항생제 성분이 진통제 성분의 대사를 막아 혈중 농도를 높이고 이로 인해 독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과 약의 상호작용은 복잡하다. 약 이름이 어렵고 약물 대사, 혈중 농도와 같은 전문용어도 만만치 않다. 약사도 약물 상호작용을 전부 외우기 힘들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라는 시스템을 통해 한 번 거르고 약사가 처방전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거른다.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는 약사가 약을 정기적으로 리뷰해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약을 제대로 복용 중인지 모르고 지나간 상호작용은 없는지 약국으로 자신이 복용 중인 약을 가져가서 점검받는 것이다. 동일성분의 약을 모르고 과잉 복용하면 약물 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 갈 위험이 크다.   의사의 권고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고 건너뛰거나 적게 쓰면 증상 악화로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커진다. 만성질환이 집에서 잘 관리되는 경우와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환자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차이가 크다.     방송에서 약의 상호작용에 대해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화제성을 좇는 대중매체의 속성이다. 뭔가 새로운 위험을 알리는 내용이어야 주의를 끈다. 너무 어려워도 안 된다. 이런 기준에 맞추다 보니 틱톡· 유튜브부터 라디오·TV까지 가짜 건강뉴스가 판을 친다. 친숙한 성분에 그럴듯한 상호작용이 결합한다. 아연과 철분, 칼슘과 철분을 함께 먹으면 흡수가 저해된다는 식이다. 맞는 말인데 아무 의미가 없다. 이들 미네랄은 장에서 비슷한 경로를 통해 체내로 흡수된다. 고용량으로 함께 복용하면 서로 경쟁하여 흡수가 줄어든다. 하지만 평소에 영양제로 복용하는 정도의 양에서 그런 상호작용은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종합비타민제에 다양한 미네랄이 함께 들어있지만 흡수율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칼슘·마그네슘도 함께 섭취하면 각각을 따로 먹을 때보다 흡수가 줄어든다. 그렇지만 보충제에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칼슘은 변비·마그네슘은 설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둘을 함께 복용하면 그런 부작용이 덜하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이 없는 약도 있고, 상호작용이 있긴 하지만 별 의미 없는 경우도 있으며, 정말 주의해야 할 약과 약의 상호작용도 있다. 인생은 짧다. 유용한 지식과 불필요한 지식을 구분하며 살자.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상호작용 약과 진통제 복용 항생제 성분 진통제 성분

2022-09-21

[J네트워크] 약과 약, 그 상호작용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 영양제에 대한 기사를 자주 본다. 모든 상호작용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진통제 복용 중에 항생제를 처방받아도 대개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펜타닐이라는 강력한 진통제를 투여 중인 사람이 클라리스로마이신이라는 항생제를 복용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항생제 성분이 진통제 성분의 대사를 막아 혈중 농도를 높이고 이로 인해 독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과 약의 상호작용은 복잡하다. 약 이름이 어렵고 약물 대사, 혈중 농도와 같은 전문용어도 만만치 않다. 약사도 약물 상호작용을 전부 외우기 힘들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라는 시스템을 통해 한 번 거르고 약사가 처방전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거른다.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는 약사가 약을 정기적으로 리뷰해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약을 제대로 복용 중인지 모르고 지나간 상호작용은 없는지 약국으로 자신이 복용 중인 약을 가져가서 점검받는 것이다. 동일성분의 약을 모르고 과잉 복용하면 약물 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 갈 위험이 크다.   의사의 권고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고 건너뛰거나 적게 쓰면 증상 악화로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커진다. 만성질환이 집에서 잘 관리되는 경우와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환자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차이가 크다. 약사와 환자가 함께 약을 리뷰하면 불필요한 입원을 줄일 수 있다.   방송에서 약의 상호작용에 대해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화제성을 좇는 대중매체의 속성이다. 뭔가 새로운 위험을 알리는 내용이어야 주의를 끈다. 너무 어려워도 안 된다. 이런 기준에 맞추다 보니 틱톡· 유튜브부터 라디오·TV까지 가짜 건강뉴스가 판을 친다. 친숙한 성분에 그럴듯한 상호작용이 결합한다. 아연과 철분, 칼슘과 철분을 함께 먹으면 흡수가 저해된다는 식이다. 맞는 말인데 아무 의미가 없다. 이들 미네랄은 장에서 비슷한 경로를 통해 체내로 흡수된다. 고용량으로 함께 복용하면 서로 경쟁하여 흡수가 줄어든다. 하지만 평소에 영양제로 복용하는 정도의 양에서 그런 상호작용은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종합비타민제에 다양한 미네랄이 함께 들어있지만 흡수율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칼슘· 마그네슘도 함께 섭취하면 각각을 따로 먹을 때보다 흡수가 줄어든다. 그렇지만 보충제에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칼슘은 변비·마그네슘은 설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둘을 함께 복용하면 그런 부작용이 덜하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이 없는 약도 있고, 상호작용이 있긴 하지만 별 의미 없는 경우도 있으며, 정말 주의해야 할 약과 약의 상호작용도 있다. 인생은 짧다. 유용한 지식과 불필요한 지식을 구분하며 살자.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J네트워크 상호작용 약과 진통제 복용 항생제 성분 진통제 성분

2022-09-14

[살며 생각하며] 화병은 크루즈로

앤 라봇(Anne Lamott)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다. 대학 중퇴 후, 술과 마약에 젖어 살다가 미혼으로 임신까지 하게 된 그녀는, 매주 일요일 길거리 마켓에 술을 사러 나갔다. 그때마다 길가 흑인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찬송가 소리를 교회 문에 기대서서 듣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교회 안으로 발걸음을 들여놓는 순간, 따뜻한 엄마 품에 안긴 아기처럼 느껴지며 한없는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이상한 것은 그 후 그녀에게 늘 고양이 한 마리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느 날 집 문 앞까지 따라온 그 존재가 예수님임을 깨닫는 순간, 내 삶에 들어오라고, 역시 “F” 욕이 섞인 채로, “유 ‘F’ 캔 컴인” 하면서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었다. 난 이런 그녀의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고 비기독교적 언어로 쓰인 에세이들을 아주 많이 좋아한다.     지금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저자이고 유명 작가지만, 미혼모로 아들을 키우며 경제적, 감정적으로 너무나 힘들 때 종종 사용했던 그녀만의 셀프 케어에 대해 읽었다. 산다는 게 무섭고 아무런 힘이 없어질 때, 그녀는 자신을 위한 혼자만의 ‘크루즈’를 가졌다. 향 좋은 촛불을 켜고 애견을 옆에 둔 채, 낡은 소파에 누워 좋아하는 M&M 초콜릿 한 그릇 놓고 잡지를 읽는 거, 이것이 그녀만의 크루즈였다. 참으로 소박한 이 크루즈가 그녀에게는 다시 살아갈 힘을 내게 해주는 산소마스크였다.     살다 보면 자신을 친절히 돌보는 일은 늘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필요를 채워줘야 할 많은 사람과 많은 일이 늘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그 일들은 모두 크고 임박하고 중요한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들 먼저 생각해 괜찮은 척 연기하며 자신을 돌보지 않고 살다 보면, 누구나 감정적, 육체적 탈진을 경험하게 되고, 지난 칼럼에 말한 화병까지 경험하게 된다.     화병에 대한 칼럼을 쓴 후, 어떻게 해야 화병이 안 생기는 지, 생겼다면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묻는 분들이 계셨다. 심한 우울감이나 신체적 증상까지 왔다면, 항우울제 같은 약과 상담이 도움된다. 이 경우 상담에서는,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어주는 것 외에도, 자신만의 코핑 스킬(coping skills), 즉 스트레스 대처 기술을 가지게 도와준다.     내게는 상담할 때 쓰는 행복 리스트가 있다. 기분 좋게 해주는 일들(Pleasant Activities) 리스트다. 백 가지 정도 되는데 전혀 특별한 일들이 아니다. ‘좋아하는 음악 듣기, 일찍 자기, 맛있는 음식 먹기, 아름다운 풍경 감상하기, 퍼즐 맞추기, 그림 그리기, 바닷가 가기, 걷기, 멋진 옷 입기, 악기 배우기, 게임하기, 라인 댄싱, 요리하기, 집 정리하기, 머리 스타일 바꾸기, 친구 만나기, 영화 보기, 책 읽기, 전화하기, 과자 굽기, 목욕하기, 강아지랑 놀기…’ 등등이다. 자신을 기분 좋게 해주는 자신만의 리스트를 꼭 가지고 있을 일이다.   앤 라못은 말한다. “전적 셀프 케어는 기쁨과 버팀, 자유의 비결이다. 우리가 우리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듯, 낮잠, 건강한 음식, 깨끗한 침대보, 향기로운 커피 한 잔으로 우리 자신을 돌볼 때, 우리는 보다 풍성하게 이 세상에 줄 수 있는 사람이 된다”고. 힘들어서 아무것도 못하겠고, 모든 것을 놔버리고  싶다면, 화병이 의심된다면, ‘나만의 크루즈’다! 다시 열린 찜질방으로, 책 하나 들고 나도 오늘 나만의 크루즈를 떠난다! 김선주 / NJ 케어 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크루즈 화병 비기독교적 언어 셀프 케어 약과 상담

2022-06-08

[음식과 약] 약과 우유, 약과 커피

 약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약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유와 약을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그렇다. 모든 약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부 약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를테면 변비약 장용정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장용정은 위가 아니라 장에 가서 녹도록 코팅이 되어 있는 약이다. 이걸 우유와 함께 먹으면 위에서 코팅이 녹아버린다. 대장 운동을 촉진해야 할 약이 위장 운동을 촉진하게 되면 위에 경련이나 통증이 올 수 있다. 불필요한 부작용을 피하려면 장용정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듣고 모든 약을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우유와 함께 먹는 게 나은 약도 있다. 소염진통제가 대표적이다. 통증 완화를 위해 약을 얼른 먹어야겠는데 빈속일 때가 있다. 이때 공복임을 무시하고 맹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위장장애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그나마 속이 덜 불편하다. 우유 속 젖당 때문에 복통이나 설사가 생기는 사람이라면 우유 대신 가벼운 간식이라도 먹고 나서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소염진통제라도 예외는 있다. 장용코팅이 된 소염진통제 알약은 식전 30분에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우유 때문에 흡수가 덜 되므로 조심해야 하는 약도 있다. 일부 항생제는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우유 속 칼슘과 같은 미네랄과 결합하여 흡수가 저해된다. 하지만 이 또한 일부 예외에 한정된다. 대부분의 약은 우유와 함께 먹든 물과 함께 먹든 무방하다. 식사와 약 복용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식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된다. 식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되거나 위장 관련 부작용이 줄어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은 식전, 식후에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   커피도 약 복용 중에 절대 금기는 아니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 속에 카페인이 들어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한 사람이라면 대개 큰 문제 없이 커피를 마셔도 된다. 두통약이나 감기약에도 카페인이 들어있고 커피에도 카페인이 들어있으니 카페인 과잉 섭취가 되지 않게 주의하면 된다. 카페인 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약효가 줄어드는 리튬 같은 약도 있다.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나요?”는 좋은 질문이 아니다. “이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가를 물어봐야 한다. 약에 관한 한 일반적 주의사항보다 내가 복용 중인 약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아두는 게 요긴할 때가 많다. 건강을 지키는 지식의 힘은 그런 디테일까지 아는 데 있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약과 우유 약과 우유 장용정은 우유 우유 때문

2022-03-21

[전문가 기고] 약과 우유, 약과 커피

약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약마다 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유와 약을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그렇다. 모든 약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부 약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를테면 변비약 장용정(위에서 녹지 않고 장에서 녹도록 만든 알약)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장용정은 위가 아니라 장에 가서 녹도록 코팅이 되어 있는 약이다. 이걸 우유와 함께 먹으면 위에서 코팅이 녹아버린다. 대장 운동을 촉진해야 할 약이 위장 운동을 촉진하게 되면 위에 경련이나 통증이 올 수 있다. 불필요한 부작용을 피하려면 장용정은 우유와 함께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듣고 모든 약을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우유와 함께 먹는 게 나은 약도 있다. 소염진통제가 대표적이다. 요즘 오미크론 유행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어 목이 아프다는 사람이 많다. 통증 완화를 위해 약을 얼른 먹어야겠는데 빈속일 때가 있다. 이때 공복임을 무시하고 맹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위장장애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유와 함께 먹으면 그나마 속이 덜 불편하다.     우유 속 젖당 때문에 복통이나 설사가 생기는 사람이라면 우유 대신 가벼운 간식이라도 먹고 나서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하지만 소염진통제라도 예외는 있다. 장용코팅이 된 소염진통제 알약은 식전 30분에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우유 때문에 흡수가 덜 되므로 조심해야 하는 약도 있다. 일부 항생제는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우유 속 칼슘과 같은 미네랄과 결합하여 흡수가 저해된다. 하지만 이 또한 일부 예외에 한정된다. 대부분의 약은 우유와 함께 먹든 물과 함께 먹든 무방하다.     식사와 약 복용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식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된다. 식후에 복용하라는 약은 식후에 복용해야 흡수가 잘 되거나 위장 관련 부작용이 줄어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은 식전, 식후에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   커피도 약 복용 중에 절대 금기는 아니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 속에 카페인이 들어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세심한 사람이라면 대개 큰 문제 없이 커피를 마셔도 된다. 두통약이나 감기약에도 카페인이 들어있고 커피에도 카페인이 들어있으니 카페인 과잉 섭취가 되지 않게 주의하면 된다.     카페인 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약효가 줄어드는 리튬 같은 약도 있다.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나요?”는 좋은 질문이 아니다. “이 약” 복용 중에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가를 물어봐야 한다. 약에 관한 한 일반적 주의사항보다 내가 복용 중인 약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아두는 게 요긴할 때가 많다. 건강을 지키는 지식의 힘은 그런 디테일까지 아는 데 있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전문가 기고 약과 우유 장용정은 우유 약과 우유 우유 때문

2022-03-17

[약과 음식] 다이어트보다 운동

 건강과 장수를 위해서라면 운동이 다이어트보다 낫다. 운동량을 늘려도 체중이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체중에 중점을 두는 다이어트보다 운동이 사망률 감소에 더 효과적이다. 비만 또는 과체중인 사람이 운동을 시작하면 조기 사망률이 30% 이상 줄어든다. 몸무게에 별 변화가 없어도 운동의 유익은 분명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해서 체중을 줄일 때는 효과가 분명치 않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망률이 증가하기도 했고 사망률이 감소하는 경우에도 운동에 비해 폭이 크지 않았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뭘까?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운동생리학 교수 글렌 개서가 2021년 10월 리뷰 논문에서 내놓은 답은 요요 현상이다. 열심히 살을 빼도 다시 찌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다이어트로 인한 건강상 문제를 겪기 쉽다는 것이다.     식욕이란 생존에 필수적이다. 누른다고 눌러지지 않는다. 심리학자 피터 허먼과 자넷 폴리비는 1970년대에 이에 대해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참가자들에게 고칼로리 밀크쉐이크를 먹도록 한 다음 쿠키·케이크·견과류를 시식, 평가하도록 한 것이다. 밀크쉐이크를 먹고 난 뒤였으니 대부분 참가자는 다른 음식을 더 적게 먹었다. 그런데 다이어트 중인 사람은 이와 반대였다. 밀크쉐이크를 마신 뒤 시식에서 오히려 더 많이 먹었다. ‘에라 모르겠다. 이미 과식했으니 더 먹자’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300㎉ 간식을 미리 주면서 600㎉ 간식, 반대로 600㎉ 간식을 주면서 300㎉이라고 잘못된 정보를 줬다. 이후 식사로 샌드위치를 맛보도록 했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은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행동했다. 고칼로리라고 알려준 간식 뒤에는 샌드위치를 더 많이 먹고 저칼로리라 말해준 간식 뒤에는 더 적게 먹었다. 실제 섭취 칼로리에 관계없이 오늘 다이어트는 망했다는 생각만으로 과식한 것이다. 늘 적게 먹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성인은 간식 뒤에 배부르다고 밥을 적게 먹는 어린이와는 정반대로 행동한다. 하지만 인체의 생리적 신호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의식적으로 누르면 언젠가는 자포자기하고 폭식하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다이어트는 실패하고 뱃살은 다시 불어나며 건강은 전보다 더 나빠진다.   운동이 좋다는 건 알겠는데 의지가 부족하다고? 그럴 땐 죽음을 생각하자. 2021년 캐나다 워털루대학 연구에 따르면 운동 부족으로 인한 질환, 사망 위험에 대한 메시지가 동기 유발에 제일 효과적이었다. 운동 안 하면 빨리 병들고 죽는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된다는 거다. 날씬한 몸매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먼저 살 생각부터 하자. 건강하게. 정재훈 약사 / 푸드라이터약과 음식 다이어트 운동 오늘 다이어트 운동 부족 사망률 감소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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