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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약] 약과 약, 그 상호작용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 영양제에 대한 기사를 자주 본다. 모든 상호작용이 위험한 것은 아니다. 진통제 복용 중에 항생제를 처방받아도 대개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펜타닐이라는 강력한 진통제를 투여 중인 사람이 클라리스로마이신이라는 항생제를 복용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항생제 성분이 진통제 성분의 대사를 막아 혈중 농도를 높이고 이로 인해 독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과 약의 상호작용은 복잡하다. 약 이름이 어렵고 약물 대사, 혈중 농도와 같은 전문용어도 만만치 않다. 약사도 약물 상호작용을 전부 외우기 힘들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라는 시스템을 통해 한 번 거르고 약사가 처방전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거른다.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는 약사가 약을 정기적으로 리뷰해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약을 제대로 복용 중인지 모르고 지나간 상호작용은 없는지 약국으로 자신이 복용 중인 약을 가져가서 점검받는 것이다. 동일성분의 약을 모르고 과잉 복용하면 약물 중독으로 응급실에 실려 갈 위험이 크다.
 
의사의 권고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고 건너뛰거나 적게 쓰면 증상 악화로 병원에 입원할 가능성이 커진다. 만성질환이 집에서 잘 관리되는 경우와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환자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차이가 크다.  
 
방송에서 약의 상호작용에 대해 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화제성을 좇는 대중매체의 속성이다. 뭔가 새로운 위험을 알리는 내용이어야 주의를 끈다. 너무 어려워도 안 된다. 이런 기준에 맞추다 보니 틱톡· 유튜브부터 라디오·TV까지 가짜 건강뉴스가 판을 친다. 친숙한 성분에 그럴듯한 상호작용이 결합한다. 아연과 철분, 칼슘과 철분을 함께 먹으면 흡수가 저해된다는 식이다. 맞는 말인데 아무 의미가 없다. 이들 미네랄은 장에서 비슷한 경로를 통해 체내로 흡수된다. 고용량으로 함께 복용하면 서로 경쟁하여 흡수가 줄어든다. 하지만 평소에 영양제로 복용하는 정도의 양에서 그런 상호작용은 무시해도 될 정도이다.
 
종합비타민제에 다양한 미네랄이 함께 들어있지만 흡수율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도 같은 이유다. 칼슘·마그네슘도 함께 섭취하면 각각을 따로 먹을 때보다 흡수가 줄어든다. 그렇지만 보충제에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칼슘은 변비·마그네슘은 설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둘을 함께 복용하면 그런 부작용이 덜하기 때문이다. 상호작용이 없는 약도 있고, 상호작용이 있긴 하지만 별 의미 없는 경우도 있으며, 정말 주의해야 할 약과 약의 상호작용도 있다. 인생은 짧다. 유용한 지식과 불필요한 지식을 구분하며 살자.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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