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우유, 캐나다 인구 11% 먹을 수 있어"
10년간 최대 100억 리터 폐기... 67억 달러 낭비
연간 420만 명분 우유 버려져... 온실가스 배출량도 심각
낙농업계 "공급망 문제로 어쩔 수 없어"
16일 학술지 '생태경제학'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캐나다 농장에서 68억~100억 리터의 우유가 '사라졌다'. 최소 추정치만 해도 연간 420만 명이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버려진 우유의 소매 가치는 67억 달러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이 우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84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약 35만 대의 가솔린 승용차가 1년 동안 내뿜는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캐나다 낙농업자협회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완벽한 데이터가 아닌 추정치에 기반한 결론"이라며 반박했다. 협회 측은 우유 과잉 공급이 주로 공급망 문제와 연관돼 있으며, 보고서 내용에 대한 독립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우유 폐기의 원인으로 캐나다의 우유 쿼터제가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식습관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많은 캐나다인들이 우유 소비를 줄이거나 식물성 대체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다만 연구진은 과잉 생산의 책임이 캐나다의 낙농 공급관리 시스템에 있는지, 아니면 농업 관행의 변화와 소비자 선호도 변화 때문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농민들이 우유를 폐기하는 이유로는 시장 수요 부족, 가공 능력 제한, 항생제 잔류물 존재, 농장 기반 시설 손상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들어 폐기되는 우유의 양이 줄어들고 있다. 연구진은 이를 "개선된 농장 관리 방식, 낙농 가공 기술의 진보, 규제 기준 준수 강화, 공급망 조정 개선의 결과"로 분석했다.
향상된 농업 기술로 우유 생산을 시장 수요에 맞춰 더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과잉 생산 문제가 캐나다 낙농업계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 비해 캐나다의 우유 낭비 수준이 여전히 높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개선 방안으로 식품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우유의 폐기를 단계적으로 중단하도록 캐나다 낙농위원회법(Canadian Dairy Commission Act) 개정을 제안했다.
또한 우유 생산의 투명성을 높여 비효율성을 찾아 제거하고, 소비자 선호도에 맞춰 낙농 쿼터를 조정하며, 과잉 생산에 대한 벌칙을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2021년 홍수로 애보츠포드의 한 농장에서는 하루 7,000리터의 우유를 폐기한 바 있다.
당시 오염된 상수도로 인해 농민들이 장비를 세척할 수 없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이처럼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나 기반 시설의 문제도 우유 폐기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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