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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방법’ 세미나…유스타 파운데이션·APCTC

지난 10일 LA에서 남동쪽으로 85마일 떨어진 뮤리에타에 있는 ‘갈보리 사랑의 교회(Calvary Love Church)’에서 유스타파운데이션(대표 박소현)과 아시안퍼시픽상담치료센터(APCTC)가 공동 세미나를 진행했다.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는 ‘자기 돌보기 방법’과 ‘가족과 이웃과 더욱 화목해지기 위한 편견깨기’라는 주제로 2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됐다.   특히,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이루어지고 있는 힐링세미나의 특성에 맞게 참석자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참석자중에는 정신질환으로 어려움 겪고 있는 한인, 아들이 우울증으로 치유가 필요한 한인, 세차례나 깊은 우울증에 빠져 자살밖에 생각나지 않았던 시절을 고백해주신 한인,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자녀가 상담이 필요하지만 경제적으로 힘든 한인 등 각자가 겪고 있는 어려운 형편들을 공유했다.   행사 후에는 스트레스볼, 마스크, 핸드 새니타이저, 떡과 두유 등의 구디백과 리소스 브로셔, 스타벅스 경품도 제공됐다.   ‘나눔은 전파다’라는 명제 아래 온.오프라인 힐링 세미나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는 유스타 파운데이션은 자원봉사로, 후원으로, 마음의 응원으로 한인들의 동참을 기다리고 있다.   ▶문의: (213)435-6622, 이메일(youstarfoundation@gmail.com)파운데이션 세미나 공동 세미나 이날 세미나 한인 우울증

2024-03-13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입니다”

‘마음의 감기’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빈부격차, 성별, 나이를 따지지 않는다. 각종 스트레스가 만연한 현대사회, 숨겨야 할 부끄러움이나 나약함도 아니다. 우울증을 극복한 이들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며 움츠러들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신과 전문의는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상담 등 치료 효과가 좋다고 강조했다. 전문가가 추천하는 우울증 극복 방법을 들어봤다.   “삶이 무의미하고, 한없이 슬프고, 죽고 싶은 생각이 2주 이상 계속되면 중증도 우울증입니다. 전문가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LA한인타운에서 활동하는 김자성(사진) 정신과 전문의는 우울증 상담과 치료를 적극 권장했다. 우울증이 지속되면 ‘수면장애, 섭식장애’로 기본적인 신체 생리적 상태가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일상 속 판단이 비합리적이고, 극단적인 행동 위험성도 높아진다.     김 전문의에 따르면 우울증 초진에서는 환자의 삶에 대한 중요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한다. 이후 의사는 좋은 코치처럼 문제를 헤쳐나갈 방법, 희망을 찾는 심리치료 작전을 전달한다. 김 전문의는 “이 순간 환자에게 희망의 빛이 일단 켜진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문의는 중증도 우울증 환자는 생리적 증상 호전을 위해서 ‘약물치료와 상담치료’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생리적 증상이 빨리 호전돼야 심리치료도 가능하다”며 “약물치료를 하면 일단 잠을 잘 자기 시작하고, 입맛이 돌아와 기운을 찾는다. 이를 통해 불안이 줄어들면 스트레스를 다룰 정신적 에너지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초진 후 약물을 2주 정도 복용하면 불면증, 식욕저하가 개선되는 등 생리적 상태가 좋아진다고 한다. 이후 환자는 생활방식 조언 등을 통해 우울증을 이겨내는 생활습관을 만들어 간다.     김 전문의는 “생리적 상태가 좋아지면 삶의 주요 스트레스에 해당하는 문제를 다시 돌아볼 수 있다. 환자가 희망을 찾도록 상담치료를 한 달에 한 번씩 반복하면 대부분 상당히 좋아진다”고 말했다.     우울증 치료 기간은 초진 환자는 4~6개월, 재발성 환자는 6~8개월 소요된다. 다만 재발성 환자는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약물치료 기간은 ‘운동, 술·담배 끊기, 약물남용 극복, 사회적 관계회복’ 여부에 따라 비중이 달라진다고 한다.   김 전문의는 “암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 가능성이 커진다. 우울증도 미리미리 손을 써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의: (213)797-5953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한인사회 미국 한인 미주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LA 로스앤젤레스 우울증 상담 우울증 극복 우울증 초진

2024-03-12

‘수다방’ 찾는 한인들 “살고 싶어서”

“자 다같이 외쳐볼게요. ‘잘살고 있다~잘살고 있다!’”   지난 2월 8일 오전 10시 LA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 2층 강당에 모인 한인 약 20명 목소리에는 힘이 담겼다. 이들은 매주 목요일 오전 LA카운티정신건강국 한인 정신건강 프로모터 3명이 이끄는 ‘수다방’에서 마음속 이야기를 꺼낸다.   처음 참석한 이들은 수다방이란 이름에 친숙함을 느꼈다고 한다. 최경희(91) 할머니는 “우리는 아무것도 묻지 않아. 그냥 고민거리나 답답함을 말하면 된다”며 모임을 설명했다. 최 할머니는 “팬데믹 동안 집에만 갇혀 있었더니 치매인지 기억력이 없어지고 우울했다. 작년 4월부터 수다방에 온 뒤로 싹 좋아졌다”며 웃었다.   중증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홍숙희(가명·60)씨는 “혼자 참고 또 참으니 결국은 감정이 폭발했다. 내가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 싶을 정도로 분노폭발이 무서웠다”면서 “수다방에서 마음의 고통을 조금씩 표현하고 발산하고 나니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한인사회에서 정신건강 중요성을 알리는 노력이 한창이다.   관련기사 우울 경험 한인 90%…“참는다” 70%   수다방은 시니어&커뮤니티 센터와 LA카운티정신건강국이 한인 우울증 예방 및 치유, 정신건강 교육 및 상담을 목적으로 개설했다. 지난 1년여 동안 정신건강국의 최남진·김단아·최영화 프로모터는 정신건강 중요성을 알리고, 매주 주제를 정해 서로 고민을 털어놓고 다독이도록 돕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세 팀으로 나눠 수다를 시작했다. 주제는 ‘나만의 스트레스 방지 및 해소방법’. 참석자들은 이름, 나이, 사는 곳, 하는 일을 묻지 않았다. 서로 눈치 보지 않고 익명을 보장하기 위한 ‘규칙’이라고 한다. 한 명, 두 명 각자의 고민을 꺼내자 이들은 공감을 표했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동병상련의 눈빛이다.   김지희(가명·50대)씨는 우울증으로 극한 상황까지 갔다 왔다고 한다. 김씨는 “엄마가 돌아가신 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며 “1년 넘도록 침대에만 머물고 먹는 것도, 사람 만나는 것도 싫었다. 이러다가 내가 정말 큰일을 겪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고 모임에 나왔다”고 말했다.   김순이(가명·79) 할머니는 “3층짜리 집에 혼자서 7년을 보냈다”며 “귀가 서서히 안 들리고 눈도 잘 안 보이기 시작해 사람을 만나고 모임에 나가는 것을 피하게 됐다. 내가 총명하지 못하단 생각에 불안하고 우울했지만 혼자 참기만 했다. 살고 싶어 상담모임에 나왔고 지금은 음식도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한인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이들은 증가세다. LA 한인타운 소재 이웃케어클리닉(KHEIR Clinic)에 따르면 정신건강 상담은 지난 2023년 2786건으로 전년 2080건보다 34%, 2019년 1542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웃케어클리닉 측은 “2019~2023년 상담유형 중 ‘우울과 불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의료진이 내린 진단 전체 769건 중 우울장애 320건, 불안장애 252건으로 전체유형의 75%나 차지했다”고 전했다.   한인가정상담소(KFAM) 정신건강 상담도 2023년 367건으로 전년보다 6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담 중 우울증은 125건으로 34%나 차지했다. 25세 이하 저소득층에게 정신건강 상담을 제공하는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 역시 지난해 환자 34%가 우울증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LACDMH)은 우울증을 방치하면 자살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표현과 상담을 당부했다. 하지만 한인 상당수는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드러내기 꺼려 상황을 악화시킬 때가 많다.   최영화 정신건강 프로모터는 “한인은 고민이나 우울감을 지나치게 속에 쌓아두고 남 눈치도 본다”며 “체면이나 남의 시선보다 본인과 가족의 건강이 더 우선이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로 초기에 잘 대응하면 얼마든지 잘 나을 수 있다. 다양한 치료법이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수다방에서<시니어센터 상담모임> 마음 병 고쳤어요”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힐링캘리포니아 2 수다방 우울증 한인 우울증 우울증 불안증 중증 우울증 한인사회 미국 한인 미주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LA 로스앤젤레스

2024-03-11

우울 경험 한인 90%…“참는다” 70%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우울증을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마음의 감기’라고 진단한다. 건강하던 신체가 몸살이 나면 휴식이 필요하듯, 정신적 스트레스가 커지고 호르몬 등이 변하면 마음도 다독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울증·불안장애를 방치하면 자칫 극단적 선택으로 치달을 수 있다.     본지가 LA카운티 검시국에 문의한 결과 지난 2016~2023년 사이 고 이유리(28·여·2023년 9월 30일 사망), 최혁철(57·2023년 6월29일 사망), 김지우(22·2021년 8월4일 사망), 김정성(81·2019년 6월 11일 사망)·케빈 박(45·2018년 12월 30일 사망)씨 등 10명이 우울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의 우울증 병력은 검시국 기록에 명시됐다.   ■한인 우울증 중증 위험 높아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의 우울증 유발률은 18.5%로 나타났다. 한인은 어떨까. 본지는 한인사회 구성원의 정신건강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월1일부터 12일까지 본지 홈페이지(koreadaily.com)에서 ‘한인사회 마음(정신)건강 설문조사-우울할 때 어떻게 하시나요’를 진행했다. 설문에는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한국어가 가능한 총 235명(남 52%, 여 48%)이 참여했다.   설문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지난 1년 동안 우울감 또는 우울증을 1~3차례 이상 느꼈다고 답했다. 특히 전체 응답자 229명 중 59%는 3차례 이상, 10%는 2차례 이상, 22%는 1번 이상 우울함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응답자 10명 중 1명(8%)만이 우울감이나 우울증을 느끼지 않았다고 답했다.   ‘우울하다고 느끼는 원인(복수응답 허용)’ 질문에는 응답자 226명 중 56%가 공허함 등 삶의 목적 상실을 꼽았다. 다음으로 경제적 문제 39%, 이민생활 고립감 및 외로움 36%, 친구 및 대인관계 24%, 가정불화 21% 순이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장거리 연애, 직장상사 폭언, 사별, 건강악화, 이사’ 등이 꼽혔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들이 모든 한인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한인사회가 직면한 정신건강 위기상황의 단면은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웃케어클리닉(KHEIR Clinic) 측은 “의학적으로 우울장애와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분들의 주요원인도 ‘경제적 어려움, 취업 어려움, 부부 및 자녀 갈등, 대인관계 스트레스’ 등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의학적 기준의 우울증 항목은 ▶슬프고 울고 싶은 감정 ▶평소 흥미를 느꼈던 활동 관심 저하 ▶체중 및 식욕 변화 ▶과한 수면 또는 불면증 ▶심한 불안 및 무기력증 ▶삶의 의욕과 활력 상실▶자존감 저하 및 잦은 죄책감 ▶사고력 및 집중력 감퇴 ▶자살 등 죽음 관심이다. 위 항목에서 5가지 이상 증상이 2주 이상 계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설문결과 우울증 정도 평가 질문에서 응답자 227명 중 65%가 ‘삶이 무의미하게 느끼고(30%), 죽고 싶은 생각이 들고(21%), 한없이 슬프고 힘들다(14%)’고 답했다. 정신과 전문의는 중증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행인 점은 응답자 223명 중 61%가 우울감 또는 우울증을 느낀 기간이 1주 이내라고 답했다. 1주일 이내 우울증은 의학적 관점에서 일상생활 속 정상적인 감정기복으로 보고 있다.   반면 나머지 41%는 2주 이상 우울감 또는 우울증을 느꼈다. 특히 3주 이상 증상이 계속됐다고 답한 응답자도 24%나 됐다.   가주한인심리학회 저스틴 최(임상심리학 박사) 전 회장은 “2021년 한 조사에서 미국 인구 1400만 명(5.7%)이 심한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인은 문화적·경제적 측면에서 ‘무력감, 불안감, 대인관계 어려움, 스트레스 중압감’ 등 심리적 어려움을 통틀어 우울하다고 자주 표현한다. 설문결과를 보면 한인들이 다양한 심리적·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최 박사는 “삶을 무의미하게 느끼고, 죽고 싶은 생각이 들고, 한없이 슬프다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표현한 분들은 만성적인 우울증 가능성이 보인다. 전문가와 면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 상담과 처방 치료 중요   우울증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꾸준한 신체운동 ▶감정상태 파악 ▶일일 일과표 작성 ▶명상 ▶충분한 수면 ▶영양식 섭취 ▶대화모임 등 정서적 네트워크 구축 ▶여행·취미·봉사 등 동호회 활동 ▶소셜미디어 활용한 네트워크 관리 등을 하면 좋다.   특히 정신건강 전문가는 우울감이나 우울증이 2주 이상 계속될 경우 심리상담가 또는 전문의 면담을 추천했다.   이웃케어클리닉 측은 “인터넷, 미디어, 다른 사람의 경험 등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치료경험을 본인에게 적용하는 것은 해롭다”며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본인의 상태, 증상을 충분히 파악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우울증에 대한 한인들의 인식 전환과 관련 교육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24명 중 31%가 우울증을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치료 방법을 모른다(19%) 상담이 꺼려진다(27%)창피함 때문(6%)’이라고 밝혀 치료 중요성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실제 응답자 중 70%가 우울할 때 ‘나아질 때까지 참는다’고 답했다. 반면 친구 및 가족과 대화는 18%, 약물처방 7%, 상담 등 전문가 면담은 5%에 그쳤다.   우울증 극복을 위해 필요한 것 질문(복수응답 허용)에서도 응답자 229명 중 47%가 개인 스스로 극복을 꼽았다. 친구 및 가족의 관심과 대화는 38%, 상담전문가 또는 전문의 상담은 29%, 약물처방은 9%에 그쳤다.     김자성 정신과 전문의는 “요즘은 공황장애, 우울증을 극복하는 상담과 치료가 도움된다는 추세로 변했다. 특히 심리적인 성숙도가 높은수록 상담 효과가 높다. 우울증으로 힘들 때 용기를 내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저스틴 최 박사는 “만성적인 증상이나 큰 심리적 충격을 혼자 극복하면 나중에 ‘촉발원인이’나타날 때 극심한 우울증에 빠지거나 공황 등 다른 정신적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며 “팔이 부러졌을 때 치료 없이 뼈를 붙게 놔두면 심한 후유증이 생긴다. 정신적인 증상도 부러진 뼈를 제대로 맞추듯 올바른 치료를 당부했다.   ■상담가 부족·비용부담은 과제   한편 최근 정신건강 상담 및 치료 수요 급증에 따른 한인 상담전문가 부족, 무료 상담서비스 제공하는 정부기관 및 단체 부족, 건강보험 등 비용부담은 커뮤니티가 풀어야 할 과제다.     익명을 원한 한인비영리단체 관계자는 “한인이 막상 정신건강 상담을 받고자해도 메디캘이 있거나 저소득층일 때만 무료 서비스가 가능하다”면서 “정부기관 또는 단체가 운영하는 무료상담은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치료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스틴 최 박사는 “현재 상담소는 유례없는 과포화 현상으로 예약 잡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전문가 심리상담 등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큰 후유증이 없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한인사회 미국 한인 미주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LA 로스앤젤레스 중앙일보 정신건강 전문가들 우울증 불안장애 정신건강 인식

2024-03-11

행복하려면 운동하고 휴식해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8명 중 1명, 즉 9억7천만 명이 정신 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우울증입니다. 또 정신 건강 문제는 매년 세계 경제에 2조5천억 달러의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으며, 2030년까지 그 비용은 6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대학 연구진이 효과 좋은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약물이나 상담보다 운동이 우울증 개선에 최고 1.5배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12만8천명을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운동에서 가장 큰 효과를 본 정신 장애는 우울증이었습니다. 운동은 기억 형성을 촉진하는 신경영양인자(NTF)의 증가, 감정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 등 다양한 신경분자 메커니즘을 통해 우울증을 개선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운동하면 행복해진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도 지지되고 있습니다. 운동은 뇌 내의 화학 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도파민은 행복과 기쁨과 관련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운동을 통해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되면 기분이 상승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운동은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운동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준을 감소시키고, 동시에 신체에 쌓인 긴장을 풀어줍니다. 이로 인해 마음이 평온해지고 행복감이 높아집니다. 운동은 통증 감소와 기분 개선을 도와주는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합니다. 엔도르핀은 자연적인 해독제로 작용하여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데, 특히 유산소 운동을 통해 엔도르핀 분비가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운동은 몸의 모양이나 체력의 향상을 통해 자기존중 감을 높여줍니다. 몸에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면서 자신에게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고, 이는 행복과 긍정적인 마음을 유발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창조성을 높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머리를 쓰는 것이 강조되곤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아이디어는 머리를 덜 쓸 때 나온다!"는 논문들이 많습니다. 외부 환경은 창조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자연의 소리, 도시의 풍경, 다양한 문화 등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깥에서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면 뇌가 새로운 자극을 받아 창조성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뇌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정보를 처리하는데 에너지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러므로 뇌에게 적절한 휴식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리를 덜 쓸 때, 즉 휴식을 취할 때 뇌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형성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바깥에서 산책을 하거나 자연을 감상하면서 머릿속의 생각을 비우는 것은 창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비구조화된 시간 동안에는 무의식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는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얻는데 도움을 줍니다. 외부 환경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토론하면 창조성이 풍부해질 수 있습니다. 어린이가 놀이를 통해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처럼, 머리를 덜 쓰고 즐거운 활동을 즐기는 것은 창조성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놀이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머리를 쓰다가 막혔을 때, 잠시 머리를 비우고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창조성은 머리를 많이 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외부의 다양한 자극과 휴식을 통해 뇌를 새로운 상태로 두어야 창조성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바깥에서 탄생되는 창조성"과 "가장 중요한 생각은 덜 생각할 때 나온다!"는 주장은 매우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쉴 때입니다' 라는, 글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하루가 궁금하지 않고 전화도 기다려지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오랜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를 받고 "바쁘다"는 말만하고 끊었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뒤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기 위해 한 번 더 뒤돌아보지 않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아침과 저녁이 같고 맑은 날과 비 오는 날도 같고 산이나 바다에서 똑같은 느낌을 받는다면 지금은 쉴 때입니다. 당신은 그동안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 한 가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쉬는 일입니다. 인디언에게 복음을 전했던 브레이너드(David Brainerd) 선교사는 너무 무리한 사역으로 27세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는 죽으면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나는 휴식도 하나님의 일인 것을 몰랐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에서 잠깐 쉬어라!(막6:3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024년은 운동도 하시고 휴식도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목회칼럼 / 에콰도르 임동섭 선교사행복 운동 유산소 운동 엔도르핀 분비 우울증 개선

2024-01-12

스테파니 조, 정신건강 주제 소설책 출간

남가주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작가가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한인 청소년 이야기를 주제로 소설책을 발간했다.   스테파니 조(34) 작가는 가장 힘든 시기를 겪으며 극복해온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9년간 작성해온 ‘플라이 어게인, 피닉스(Fly Again, Phoenix)’를 지난달 21일 출간했다.   이 책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이민을 온 한인 이민자 가정을 배경으로 현재 현대인들이 많이 앓고 있는 우울증,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은 10대 한인 소녀 개비 최로, 자신의 단짝 친구이자 군인인 아빠가 전쟁 국가인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을 갔다 온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인해 변한 모습을 보며 우울증에 빠진다. 주인공은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웃 트레버 송과 가까워지면서 다시 희망의 삶을 살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가 개인의 경험이 소설의 바탕이 됐다는 조 작가는 “대학 졸업 후 극심한 우울증으로 인해 1년 동안 밖에 나가기를 거부했다. 그 기간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치유하는지 몰라 괴로웠지만 이듬해 남편을 만나며 낙망에 젖어있던 내가 다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시기에는 빛 한줄기 보이지 않았지만 결국엔 웃음꽃을 피울 날이 꼭 오더라. 독자들에게도 삶의 오르막길 위에는 반드시 정상이 있다는 것을, 희망이 꽃 피울 날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글을 쓰게 됐다”고 강조했다.   책은 웹사이트(flyagainphoenix.com/)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정신건강 소설책 우울증 정신건강 정신건강 문제 한인 이민자

2024-01-07

“할리데이 블루스 <연말연시 우울감>, 이해하면 이길 수 있어요”

LA한인타운 소재 LA카운티정신건강국(DMH)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지난 21일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정신건강국 건물 1층에 위치한 피어 리소스 센터(PRC·510 S. Vermont Ave)에는 한인을 포함해 주민 약 100명이 모였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행사에는 헤이드 파크라바디 심리학 박사를 강사로 ‘할리데이 블루스(holiday blues)’ 즉, 연말연시에 오는 우울감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할리데이 블루스는 모임이 잦은 연말에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끼거나 혹은 늘어난 약속 자리로 연말 후유증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 심리학회에서는 정식 심리학 용어로 채택하기도 했다.     파크라바디 박사는 “할리데이 블루스 증상은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LA 같은 곳에서 더 잘 나타나는 증상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크라바디 박사에 따르면 연말연시 우울감에 대해 ▶가족과 친구에 대한 극심한 그리움 ▶‘나는 혼자야’ 혹은 ‘아무도 나와 함께 하고 싶지 않아’ 등을 생각하며 느끼는 외로움 ▶과거 부정적인 경험의 회상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파크라바디 박사는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과음·과식하거나 과소비 등을 피하고, 자신을 압박하거나 현재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가족 및 친구로부터 떨어져 고립되거나 끊임없이 과거를 회상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권했다.     PRC 한인 담당 유인애 테라피스트는 “사회적으로 갈등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라며 “다인종 커뮤니티가 거주하다 보니 서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 DMH는 이런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달에는 크리스마스 행사를 개최하며 한국어 통역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 내년 설에는 한국 명절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테라피스트는 “정신건강 중요성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최근 한인들의 DMH 방문도 늘고 있다”며 “현재 4명의 한인 테라피스트가 근무 중이다. 메디칼·메디케어를 가진 한인들은 언제나 방문하셔서 다양한 상담, 치료 서비스를 한국어로 받아보실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의: (213)351-1934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정신건강국 추수감사절 한인타운 정신건강국 홀리데이 블루스 연말연시 우울증

2023-11-22

프라미스교회, 우울증 세미나 개최

오는 12일 일요일 오후 1시 스와니프라미스교회에서 우울증 예방과 대책에 관한 세미나가 개최된다.     교인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앞장서는 '마음쉼터'는 이번 세미나를 개최하며 정신치료사 자격증(일리노이주)을 보유한 이경희 교수를 초빙해 참석자들이 전문가에게 질문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연숙 마음쉼터 담당자는 "이민생활 중 언어의 문제, 문화 차이 등의 문제에 부딪히며 우울증을 겪는 청·장년층의 소식을 주위에서 가끔 들으면 마음이 아프다"며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현대병'"이라고 표현했다.   당일 세미나에서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우울증의 정도를 확인하고 우울증 예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서 담당자는 이어 "세미나에 남녀노소 모두 참석이 가능하다.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서 우울증을 예방하고 더 밝은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마음쉼터는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님을 모시는 자녀들의 모임을 매달 가지며 치매 환자를 대하는 법, 치매에 좋은 운동 및 예방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교인이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다.     주소=3247 McGinnis Ferry Rd(초등부 예배실) 문의=678-770-7330 윤지아 기자프라미스교회 우울증 우울증 예방법 프라미스교회 우울증 이번 세미나

2023-11-06

우울증 유발 가능 약물…일반 진통제도 장기복용하면 위험

약물은 기분을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우울증을 비롯하는 위험도 있다. 의학저널인 JAMA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 3분의 1 이 잠재적으로 우울증을 유발하거나 자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다.   누군가가 갑자기 행동이 바뀌고, 고립되고 움츠러드는 행동을 하게 되어 예전과 같지 않게 되었다면 특정 약을 먹기 시작했기 때문에 일어난 변화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니어들은  우울증을 포함한 약물 부작용에 더 취약하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가 약물을 제거하는 속도가 느려지므로 약물이 축적되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니어는 젊은 사람보다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할 가능성이 더 높아 우울증과 관련된 약물에 따라 우울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부작용이 나타나기 위해 새로운 약물을 시작한 후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   ▶스테로이드(코르티코스테로이드)=염증을 완화하는 약물로 앨러지, 습진 등과 같은 단기적인 재발 뿐만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만성 질환도 치료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는 기분 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것이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환자의 1/3 에서 정신과적 부작용이 발생했다. 단기적으로는 행복감과 경조증이 가장 흔한 문제지만, 장기간 치료하면 우울증 증상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파킨슨병 치료제=파킨슨병을 치료하는 카르비도파와 레보도파(Sinemet, Rytary, Duopa)와 같은 약물은 기분 조절과 관련된 도파민의 뇌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 파킨슨병 재단에 따르면 파킨슨병은 질병과 관련된 생물학적 과정으로 인해 우울증과도 연관돼 있다.     ▶호르몬 대체 요법=피임약이나 패치와 같은 피임 방법에 사용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은 오랫동안 우울증 위험이 더 높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 최신 연구에서는 우울증을 포함한 폐경의 부작용을 돕기 위해 처방되는 호르몬 대체 요법에도 동일한 연관성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Xanax, Valium 및 Ativan과 같은 벤조디아제핀=수면 문제에 널리 처방되는 진정제다. 또한 발작이나 근육 경련에도 사용된다. Xanax, Valium, Ativan, Klonopin 또는 Restoril과 같은 일부 브랜드 이름으로 알 수 있다. 벤조디아제핀은 중추 신경계를 저하시키기 때문에 졸리고 피곤함을 느끼게 할 수 있으며 우울증에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인 인지 기능을 저하시키는 경향이 있다.   ▶항경련제=Keppra(levetiracetam), Topamax(topiramate) 및 Dilantin(phenytoin)과 같은 약물은 간질 및 기타 질환으로 인한 발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불안, 편두통, 양극성 장애, 신경통, 섬유근통과 같은 질환에도 처방될 수 있다.     ▶오피오이드 및 기타 진통제=오피오이드가 중독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환자가 수술이나 외상으로 인한 통증, 또는 허리 질환, 암 또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고통스러운 상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여전히 오피오이드를 처방한다.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및 이부프로펜(Advil, Motrin 및 Aleve)과 같은 일반 의약품을 포함한 기타 진통제 역시 장기간 사용시 우울증 부작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병희 기자장기복용 우울증 약물 부작용 우울증 증상 우울증 위험

2023-11-05

[음악으로 읽는 세상] 베토벤의 머리카락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은 살아있을 때 여러 가지 병으로 고생했다. 청력 상실과 더불어 만성복통과 소화불량, 우울증에 시달렸다. 툭하면 화를 내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절망에 빠진 베토벤은 한때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다. 그가 빈 근교 하일리겐슈타트에서 동생들 앞으로 쓴 유서에는 이런 절망감이 잘 나타나 있다.   “오! 너희들은 내가 적대적이고 고집이 세고 차갑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말하고 다니지만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아느냐? 너희들은 내가 사람들에게 그렇게 보이게 된 이유를 모를 것이다. 지난 6년 동안 나는 절망적인 병에 시달려 왔다. 이제는 병이 낫는 것조차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누구보다 정열과 활기에 찬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던 내가 이제는 사람들을 피해 고독하게 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베토벤을 절망에 빠뜨렸던 병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선천적으로 이상한 성격을 타고 난 것일까.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모두 과학적인 근거가 없었다.   그런데 1999년, 미국 시카고의 한 연구소가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다.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분석한 결과, 정상인의 100배에 해당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 뉴스를 보고 사람들은 베토벤이 만성복통과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이유 없이 사람들에게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고, 음악가로서 필수적인 감각인 청력까지 잃은 것이 어쩌면 납 중독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   자기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평생 고통에 시달렸을 베토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유서를 썼을까. 그게 납 중독 때문이었다니 그의 일대기를 읽으며 이해되지 않았던 모든 것이 다 이해가 된다. 머리카락을 분석하면 다 나오는 시대이니 가능한 일이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머리카락 베토벤 작곡가 베토벤 소화불량 우울증 감각인 청력

2023-10-23

[건강 칼럼] 우울증의 이해와 극복

일반 정신과를 찾는 가장 흔한 문제로 우울증이 있다. 우울증은 여러 요소가 관여하는 생기는 질환인데 병전에 잘 생활하시던 경우에는 완치되는 것이 정상적이다. 처음 문진을 통해 유발할 요소들을 살펴보는데 일반적으로 누적된 스트레스가 중요한 원인이다. 불안, 염려의 근원은 사람마다 독특한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몸속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데 이것이 두뇌의 어떤 부분을 위축시키면서 기본적인 생리적 기능이 변한다. 그래서 불면이 생기고 식욕이 줄어 몸무게가 빠지고, 기력이 감퇴하고, 자율신경계의 실조 증상이 일어나며 우울감, 불안감이 증가한다. 자기의 기본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느끼면서 더욱 불안, 염려가 증가하며 절망감도 들며 자살의 유혹도 커지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가뭄의 바람이라면, 반면 평소에 신경계를 보호하는 비 같은 역할은 신경 성장 호르몬의 역할이다. 신경계는 신경 성장 호르몬의 활동으로 늘 새롭게 건강함을 유지하는데, 정상적으로 깊은 수면이나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신경 성장 호르몬의 활동이 왕성하게 된다.     그래서 우울증의 발생과 치료를 스트레스 호르몬과 신경 성장호르몬 군 사이의 활동 균형, 또는 ‘저울의 비유’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운데, 건강을 증진/유지하는 성장호르몬을 활성화하면서, 반대로 스트레스 호르몬의 작용을 최소화하는 생활방식을 살면 우울증의 예방 및 치료적인 삶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어느 힘든 기간에 걸쳐 여러 요소가 중첩되면 무게 중심이 유발요소 쪽으로 기울면 증상이 발현된다.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아주 중요하다. 예를 들면 배우자의 사망, 중요한 관계의 단절, 암, 주요 수술 등을 진단, 치료하는 동안, 또는 경제적인 문제, 가정이나 직장에서 대인관계 갈등으로 불안, 스트레스 유발요인이 많아지며, 이런 여건이 중첩되면서 몸속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홍수가 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단기간으로는 몸의 적응에 도움을 준다고 보지만, 만성적으로 작용하면 신경계를 위축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불면, 체중감소 등, 생리현상의 변화가 일어난다.게다가 불면으로 정상적인 성장호르몬 활동이 위축되면 급격히 조화가 깨어지고 여러 우울증 증상이 발현된다.     치료의 방향은 부정적인 쪽의 무게 (그래서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를 줄이는 쪽으로)는 줄여주고 긍정적인 쪽의 무게 (성장 호르몬의 활성화)를 실어 주는 쪽으로 나가면 된다.     성장 호르몬의 활성화는 잠을 잘 자는 것, 또 유산소 운동을 하면 잘 분비되지만, 제삼의 방법이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항우울제는 세로토닌, 노어 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을 통해 작용하지만 결국은 BDNF 등의 신경 성장 호르몬 군(지금까지 수십 개의 이름이 알려져 있다)의 활성화로 치료적인 작용을 하게 된다. 즉 항우울제들은 신경계 영양제나 비타민제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한편 예방적인 차원에서, 스트레스 반응 줄이기나 다루기가 필요한데, 어떤 부정적인 일에 대처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같은 힘든 상황이지만 너무 파국적으로 크게 반응할 수가 있는데, 그럴수록 몸 안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의 반응이 크게 된다. “이 정도 시련이면 감당할 수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 또는 모든 것이 합력해서 선을 이룰 거라는 믿음” 등등으로 마음의 평온과 희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아주 중요할 것이다. 정신치료 상담도 이런 면, 즉 스트레스 해소나 더 효율적인 대처방안을 모색하는데 아주 요긴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의:(213)797-5953 김자성 전문의 / 김자성 정신과건강 칼럼 우울증 극복 신경 성장호르몬 성장호르몬 활동 스트레스 호르몬

2023-08-15

콜로라도 성인, 우울증 겪은 비율 18.5%

 미국내 성인 가운데 약 5명 중 1명꼴로 평생동안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으며 이런 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주는 웨스트 버지니아, 가장 낮은 주는 하와이로 조사됐다. 콜로라도의 경우 우울증 진단 경험 환자 비율 순위가 51개주(워싱턴DC 포함) 가운데 중하위권인 31위로 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연방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최근 공개한 2020년 기준 ‘각 주별 평생 우울증 진단을 자가 보고한 18세 이상 성인비율’(State Estimates of Adults Aged ≥18 years Self-reporting a Lifetime Diagnosis of Depression)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51개주 18세 이상 성인 약 40만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발병 여부를 조사한 결과,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8.4%로 나타났다. 이번 보고서는 각 주별로 적게는 2,471명(네바다주), 많게는 1만4,202명(매릴랜드주)의 샘플 주민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진단 경험자 비율을 조사한 추정치다. 콜로라도의 경우, 총 1만13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이둘중 18.5%가 우울증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다고 답변해 51개 주중 31번째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미전국 평균 18.4% 보다 0.1%가 높은 수치다. 전국에서 우울증 진단 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주는 웨스트 버지니아주로 27.5%에 달했고 제일 낮은 주는 하와이로 12.7%에 그쳐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편차가 무척 큰 것으로 파악됐다. 웨스트 버지니아에 이어 켄터키(25.0%)가 2위, 테네시(24.4%) 3위, 아칸사와 버몬트(24.2%) 공동 4위, 앨라스카와 루이지애나(23.8%) 공동 6위, 워싱턴(23.5%) 8위, 미주리와 몬태나(23.4%)주가 공공 9위를 각각 차지했다. 하와이 다음으로 우울증 진단 주민 비율이 가장 낮은 주는 캘리포니아(13.9%/50위), 플로리다(14.9%/49위), 일리노이(15.0%/48위), 뉴저지(15.6%/15.6%)의 순이었다. 이밖에 펜실베니아주는 21위(20.9%), 매사추세츠주는 33위(18.2%), 네바다·에리조나·텍사스주는 공동 36위(17.5%), 뉴욕주는 42위(16.7%)였다. 성별로는 남성(13.3%)보다는 여성(24.0%)이 우울증 진단을 많이 받았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14.2%)보다는 18∼24세의 젊은 세대(21.5%)가 우울증 진단을 많이 받아 눈길을 끌었다. 25∼44세와 45∼64세는 각각 19.9%와 18.4%였다. 교육 수준별로는 중졸과 전문대졸이 각각 21.0%로 높았고 고졸은 18.1%, 대졸 이상은 14.9%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우울증 발병은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고 특히, 애팔래치아(북미 동부의 북동에서 남서로 뻗어 있는 산맥) 및 남부 미시시피 밸리 지역에서 높게 관찰됐다. 우울증 발병은 지리적 편차와 함께 경제적 지위와 의료 서비스 접근성 등 사회적 요인의 영향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은혜 기자콜로라도 우울증 우울증 진단 우울증 발병 이상 성인비율

2023-08-11

[글마당] 나 없이도 잘 굴러가는 세상

걸어갈 수 있는 길만을 고집하는 나로서는 강 건너 뉴저지에 간다는 것은 쉽지 않다. 고집을 꾹 누르고 ‘보고 싶은 친구를 만나러 가는 뉴저지’라며 전날 밤부터 나를 다독였다.     바지를 엉덩이 밑으로 입은 남자가 서브웨이 안으로 비척비척 들어왔다. 내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나를 노려본다. 나는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딴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차이니즈 어쩌고저쩌고. 코비드불라 불라. 차이나로 돌아가.”   외친다. 재수가 나쁘면 이 남자에게 얻어터져 난 오늘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갈 수도 있다. 두려웠다. 그렇다고 벌떡 일어나 자리를 옮기면 그의 시선을 더 끌어 악화 현상을 만들 수 있다. 그림자처럼 그냥 그대로 숨죽여 앉아 있었다. 주위에 사람들도 꽤 있다. 조금은 안심이지만, 내가 얻어터질 때 저 사람들이 나를 도와준다는 보장은 없다. 다들 카메라를 들이대기나 할 것이다.   한동안 나를 향해 욕하던 그가 나에게 가까이 오려는지 엉거주춤 일어났다.   “엄마, 위험한 느낌이 들면 도망가요. 엄마는 작고 약해 보여 타깃이 되기 쉬워요. 무조건 뛰어서 안전한 곳으로 가야 해요.”     평소에 아이들의 잔소리가 나를 벌떡 일으켰다. 그에게서 떨어진 곳으로 급히 갔다. 그는 자리에 도로 앉더니 차이니즈 어쩌고저쩌고 멈추지 않고 쉰목소리 떠들었다. 주위 사람들은 모른 척한다. 오히려  마치 무대 위에 올려진 그와 나를 보는 듯 즐기는 분위기다. 지하철이 멈췄다. 후다닥 빠져나왔다.     만약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서 늙은 내가 사라진다면 남편은 젊은 여자 만나 흥미진진한 삶을 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낡은 차 폐차시키고 새 차로 갈아탄 느낌이겠지? 아이들도 잠시 힘들다가 시간이 흐르면 나를 잊을 것이다.       인간의 앞날은 알 수 없다.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 오늘 갈 수도 있다. 운이 좋으면 집으로 돌아가 내 자리를 지킬 것이고 재수가 없으면 내 자리를 누군가 차지할 수 있다. 내 사후의 일을 누가 어떻게 결정해도 죽은 나는 어찌할 수 없다. 그리고 언제 그런 여자가 존재했었냐며 세상은 잘 굴러갈 것이다. 나 없이도.   누군가는 이 여자 우울증 걸렸나 하겠지만, 나는 현실을 말하고 있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여자 우울증 악화 현상 주위 사람들

2023-05-05

[열린광장] 누가 천사를 병들게 했나

그는 아름다운 혼을 가졌었다. 선하고, 명랑하고, 평생 누구에게 화낸 적 없고, 자신을 위한 통장에는 예금 한 푼 없었지만 약자 편에서 불의와 담대히 싸우며 평생 진정 예수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김인용, 내 사촌 동생이다. 가냘픈 체구였지만 하얀 얼굴에 맑은 눈을 가진 그는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세운 상주 ‘양촌교회’에서 자랐다. 한신대 29회 졸업생인 그는 큰 교회의 부목사로 초청을 받았지만, 삼팔선이 가깝고 가난한 지역인 경기도 파주군 연다산리에 ‘반석교회’를 세우고 목회를 하였다.     그가 가난한 교회를 선택했을 때, 나는 미국에서 의대 박사학위를 받았을 때였다. 부패 정치인과 조폭들이 손잡고 500여 가구의 가난한 농민들 땅을 착취할 때 그는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그들과 함께 농사짓고 생활했다. 그리고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는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투쟁하며 그들의 권리를 찾아 주었다.      그는 1980년대 중반 신학 공부를 위해 독일(당시는 서독)로 떠났다. 그곳에서 잠깐 한국인 이민자 교회를 맡아 목회하던 중 교인들 간 불화에 휩싸여 무척 고민하고 괴로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까지 그를 도와주던 친구는 가족에게는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쇠약으로 사망했다고 전했지만, 내게는 그가 식사조차 못 하다 우울증이 심해지고, 그 후 며칠간 이상한 행동을 보이다 갑자기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털어놨다. 한국에서는 더 큰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보살펴주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 극복할 수 있었지만 낯선 외국 땅에서 모든 인간관계가 끊어진 상태가 그를 병들게 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잊고 있던 그의 죽음이 떠오른 건 최근 젊은 목회자가 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뉴스 때문이다. 정신의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스트레스에 너무 시달리게 되면 뇌 호르몬이라는 세로토닌이 떨어져 우울증이 생기고 이것이 심해지면 정신착란 증세까지 일으켜 충동적으로 정신 이상 행동을 보인다. 환청으로 인해 하나님의 명령을 들었다며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도 있고, 가족을 마귀의 모습으로 착각해 살해하거나 자신의 목숨을 끊기도 한다.   내 경험상 우울증과 정신 착란증에 걸리는 사람 대부분은 착한 마음을 지녔다. 나는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있고,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사람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 예수를 사랑하는 사람은 극단적 선택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극단적 선택은 뇌의 병 때문에 생긴 이상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는 행동이므로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뇌 병사’라고 말해야 할 수도 있다. 뇌와 관련된 병으로는 뇌염, 뇌암, 뇌졸중, 정신이상 등 다양한 것들이 있다. 정신의학으로 이 모든 병을 사탄이 일으키지 않는다고 증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자연사가 아닌 모든 인간의 죽음에는 누군가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만철 / 정신과 전문의열린광장 천사 극단적 선택 정신착란 증세 경험상 우울증

2023-03-29

[오픈 업] 높은 한인 자살률…예방 가능하다

전쟁에 참전했던 정신과 의사, 칼 메닝거 박사는 인간은  죽음에 대해서 다음의 세 가지 욕망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첫째 죽고 싶은 욕망, 둘째 죽이고 싶은 욕망, 셋째, 누구인가에 죽임을 당하고 싶은 욕망.   지난달 한인 자살 관련 기사를 읽으며 정신과 의사인 필자는 가슴이 아팠다. 지난해 한인이 LA카운티 전체 자살자의 3.4%나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살한 아시안 이민자의 절반을 한인이 차지했다. 이민자의 자살률도 모국의 자살률을 따른다고 한다. 한인 자살이 많은 것은 한국의 자살률이 최근 20년간 OECD국가 중 가장 높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자살학 연구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일생에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은 10~18%고, 그중 3~5%는 실제로 자살을 기도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우울증이나 조울증 환자였다. 오래전에는 조울증이나 우울증 환자의 15~19%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러나 1990년 이후 뇌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뇌전파물질이 발견되고 각종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자살률은 10% 이하로 줄었다.       한국은 어떨까? 1976~2004년 사이 발표된 주요 논문에 의하면,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 환자의 13%, 타입1 조울증 환자의 28%, 타입2 조울증 환자의 33%가 심각한 자살 기도를 하거나 자살을 했다고 한다. 타입1 조울증이란 일생에 한번이라도 조증(manic episode), 즉 기분이 좋고 자신감에 차 있으며, 하루에 세시간만 자도 피곤하지 않고, 일이나 취미 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잘못된 판단 때문에 재산을 탕진하는 등의 상태가 약 일주일간 지속하는 심한 우울증 환자들이다.     타입2 조울증 환자는 일생에 한 번이라도 경조증 (hypomanic episode)을 경험했던 심각한 우울증 환자다. 대부분의 증세는 조증과 비슷하나, 기간이 약 4일간 계속되며 이런 환자들의 경우에는 정서 변화가 심하고,불안감과 분노가 심해 자살 위험은 더욱 크다.     이런 환자들은 절대로 스스로 의사를 찾지 않는다.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한 기분으로 약물도 거부하기 때문에 강제 입원이 필요하다. 필자가 카이저 병원에서 치료했던 한 백인 남성은 한 달에 한 번씩 필자를 찾아올 때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었다. 결국 그는 부모님의 재산까지 많이 탕진했다.     이들 환자가 갑자기 우울 상태에 빠지는 경우 과거력이나 가족력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으면 주요 우울증과 구별이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 항우울제인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쓰는 경우에 간혹 자살 욕구가 더 심해지거나, 분노 감정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정서 안정제인 리튬(Lithium), 간질 치료제( Anticonvulsant), 또는 항정신제 약품에 잘 반응하고, 회복 후에도 지속해서 적은 양을 써 재발을  방지하는 예방 치료법도 사용한다. 미국과 서부의 일부 도시에서 상수도 물에 리튬을 섞은 결과 자살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을 만큼 리튬은 조울증 예방제로 효과가 크다.   그리고 ▶자살 욕구를 말하거나 위협할 때 ▶술이나 마약 사용이 갑자기 늘었을 때 ▶삶의 목적을 잃었거나, 흥미가 없을 때 ▶불안, 초조, 심한 불면증으로 고생할 때 ▶모든 희망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 ▶ 가족, 친구, 사회로부터 완전히 소외됐다고 생각될 때 ▶조절 불가능한 분노나 복수심이 생길 때 ▶분별없는 행동을 할 때 ▶심각한 정서의 변화를 보일 때 등의 위험 신호가 있으면 빨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우울증이나 조울증은 뇌에서 분비하는 뇌전파 물질의 불균형에서 유래하며, 유전성이 강하다. 정신병은 장기의 병이지 결코 창피한 일이거나 마귀의 장난이 아니다. 한국도 적극적이고 신속한 치료를 통해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자살률 한인 한인 자살 우울증 환자 조울증 환자

2023-01-18

[수필] 남편의 깊은 마음

딱 20년 전이다. 갱년기 장애로 우울증에 온갖 불편한 증세에 시달리면서 죽어 버릴까 여러 번 생각도 했던 시기가 내게 덮쳤던 것은. 그 당시 내가 속해있던 교회의 연로하신 장로님 둘째 아드님이 신문에 광고를 냈다. 최면 강의가 있겠다고. 혹여 사단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최면이 아닐까 의심하면서도 장로님의 아들인데 설마 과학이라잖아. 최면은 과학이라며 의사들도 최면을 공부하고 환자 치료에 사용한다 했다.   아무리 열심히 기도해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 호르몬 약도 복용을 시작했다. 6년가량 복용하다 겁이 덜컥 나서 중단했더니 도로아미타불. 다시 화끈거림, 우울증, 남편 꼴 보기 싫은 증상이 심해진다. 약으로 내 인생 망칠 것 같아 식생활과 기도로 버텨보려 했지만 속수무책이던 때, 신문 광고에 나타난 최면 강의로 방향을 틀고 등록하고 열심히 빠져들기 시작했다.   신기하다. 최면으로 유도하고 읊어대는 모든 말들은 마치 하늘에 올려드리는 기도와 똑같다. 나쁜 주문은 손톱만큼도 없다. 내가 나를 최면으로 유도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짝을 지어 서로가 서로를 최면으로 이끈다. 당연히 좋은 소망으로 주문을 채운다. 먼 훗날까지 성공을 빌어준다. 건강도 확실하게 부탁한다. 따지고 보면 교회에서 배운 기도하는 생활의 재현이다. 맨 마지막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대신에 하나, 둘 셋! 숫자로 최면에서 깨어나도록 리드하면 끝난다. 확실하게 사단의 주문은 아닐 거라고 나에게 확신을 주면서 한 달, 두 달, 강의를 이어 등록한다.   기도로 해결 못 했던 갱년기 장애 증세가 완전히 사라졌다. 마음이 편해지고 밝아진다. 누군가의 어려운 사정을 듣게 되면 앞에 앉혀 놓고 최면으로 빠뜨린다. 간절한 기도가 시작된다. 역시 내게는 하늘로 올리는 기도라고 확신하면서 과학이라는 최면술사들의 정의를 부담 없이 믿어버렸다. 어느 것 하나 내게 불이익을 주는 일이 전혀 없다. 뻔한 이론에 쉽게 믿지 못하고 의심하며 강의를 듣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난 완전 푹 빠졌다. 단순하게 모두 믿어 버린다.     배운 것은 그대로 장롱 속 면허로 저장되고 실천과 실습 없는 세월이 20년이 흘렀다. 느닷없이 당한 보이스 피싱을 생각해 보니 완전 최면에 걸려 꼭두각시처럼 움직였다. 내가 내 데빗카드로 내 은행에 가서 현금으로 내 돈을 인출한다. 아니지. 엄격히 얘기하면 남편 돈이다. 부부계좌이긴 해도 남편의 월급이 쌓여진 걸 전화기를 통해 주문을 외우는 사단의 목소리에 꼼짝없이 순종하면서 여섯시간 끌려다녔다.   인출해 낸 현금을 어느 곳 어느 주소에 위치한 비트코인 투자하는 작은 기계에다 넣어줬다. 여전히 내 전화기는 주문을 외우는 녀석의 목소리로 바쁘게 일한다. 해 떨어지고 은행 문 닫는 시간이 되니 내일 계속하자는 소리에 집으로 향하면서 밀려오는 피로감에 떠올린 남편의 얼굴. 나 어떡하지? 남편에게 뭐라고 보고하나? 내가 오늘 무슨 짓을 하며 끌려다닌 건가? 고작 전화로 들리는 음성에 따라서.     세상엔 별의별 사람들이 다 모여 산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규정짓기에 앞서, 한 마디로 너무도 다른 사람들이다. 따라서 누구의 삶의 형태를 나의 잣대로 판단할 수가 없다.  다만, 적용할 법이 있고 대충 모두에게 적용할 가이드라인이 있을 뿐이다. 어떤 이는 그 따라야 할 법조차도 무시하며 살기도 한다.   가끔 우리는 지각 없이 멋대로 사는 이들에게 불이익을 당할 때가 있다. 혼자 살다 혼자 당했다면 자신의 방법대로 처신하며 슬그머니 극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한 사람의 주위엔 함께 불이익을 감당하는 가족이 있을 땐 난처한 상황을 피할 수가 없다. 자식이 당했다면 부모님의 엄한 질책을 피해가긴 힘들다. 부부의 경우엔 역시 상대방의 현명하지 못함이나 당한 손해에 비례해서 비난과 분노를 감당해야 할 경우도 있다.   막상 드라마 같은 상황을 내가 주인공이 되어 연출했으니, 배우자의 힐난과 지혜롭지 못했음의 비난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다. 그러나 정말 피하고 싶었다. 경제적 손실보다는 똑똑지 못하게 당했다는 힐책이 나의 목을 조여왔다. 그러다 생각난 사건. 16년 전, 대학 동기 동창에게 남편이 당했던 재산 손실은 나보다 몇 배 바보 같고 큰 금액이다. 그때 남편이, 실망과 억울함과 체면 상실로 인해 병이라도 나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며 그를 전적으로 응원했던 기억이다. 돈? 우정? 배반? 까짓거 모두 잃어도 부부간의 사랑이 있고 이해와 배려를 기본으로 의연하게 극복했던 기록이 있다.   역시 이번엔 남편의 부족함 없는 아내 사랑 표현이다. “얼마나 놀랐겠어? 많이 놀랐지?” 뜯긴 돈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 그냥 마음 편하게 잊고 살자는 무언의 다독임뿐이다.   앞으로도 이런 최면에 걸릴 기회는 많다. 보이스 피싱이네 뭐네 사기당할 환경 속에서 살아야 한다. 그런 경우를 당했다 해도 내 사랑하는 가족에게 화살을 돌리지 않을, 사랑과 배려를 장착하고 대비해야겠다. 박기순 / 시인수필 남편 마음 우울증 남편 최면 강의 완전 최면

2023-01-12

[오픈 업] 높은 한인 자살률…예방 가능하다

전쟁에 참전했던 정신과 의사, 칼 메닝거 박사는 인간은  죽음에 대해서 다음의 세 가지 욕망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첫째 죽고 싶은 욕망, 둘째 죽이고 싶은 욕망, 셋째, 누구인가에 죽임을 당하고 싶은 욕망.   지난달 LA중앙일보 1면에 실린 한인 자살 관련 기사를 읽으며 정신과 의사인 필자는 가슴이 아팠다. 지난해 한인이 LA카운티 전체 자살자의 3.4%나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살한 아시안 이민자의 절반을 한인이 차지했다. 이민자의 자살률도 모국의 자살률을 따른다고 한다. 한인 자살이 많은 것은 한국의 자살률이 최근 20년간 OECD국가 중 가장 높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자살학 연구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일생에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은 10~18%고, 그중 3~5%는 실제로 자살을 기도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우울증이나 조울증 환자였다. 오래전에는 조울증이나 우울증 환자의 15~19%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러나 1990년 이후 뇌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뇌전파물질이 발견되고 각종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자살률은 10% 이하로 줄었다.       한국은 어떨까? 1976~2004년 사이 발표된 주요 논문에 의하면, 주요 우울증(major depressive disorder) 환자의 13%, 타입1 조울증 환자의 28%, 타입2 조울증 환자의 33%가 심각한 자살 기도를 하거나 자살을 했다고 한다. 타입1 조울증이란 일생에 한번이라도 조증(manic episode), 즉 기분이 좋고 자신감에 차 있으며, 하루에 세시간만 자도 피곤하지 않고, 일이나 취미 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잘못된 판단 때문에 재산을 탕진하는 등의 상태가 약 일주일간 지속하는 심한 우울증 환자들이다.     타입2 조울증 환자는 일생에 한 번이라도 경조증 (hypomanic episode)을 경험했던 심각한 우울증 환자다. 대부분의 증세는 조증과 비슷하나, 기간이 약 4일간 계속되며 이런 환자들의 경우에는 정서 변화가 심하고,불안감과 분노가 심해 자살 위험은 더욱 크다.     이런 환자들은 절대로 스스로 의사를 찾지 않는다.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한 기분으로 약물도 거부하기 때문에 강제 입원이 필요하다. 필자가 카이저 병원에서 치료했던 한 백인 남성은 한 달에 한 번씩 필자를 찾아올 때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었다. 결국 그는 부모님의 재산까지 많이 탕진했다.     이들 환자가 갑자기 우울 상태에 빠지는 경우 과거력이나 가족력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으면 주요 우울증과 구별이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 항우울제인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쓰는 경우에 간혹 자살 욕구가 더 심해지거나, 분노 감정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정서 안정제인 리튬(Lithium), 간질 치료제( Anticonvulsant), 또는 항정신제 약품에 잘 반응하고, 회복 후에도 지속해서 적은 양을 써 재발을  방지하는 예방 치료법도 사용한다. 미국과 서부의 일부 도시에서 상수도 물에 리튬을 섞은 결과 자살이 줄었다는 보고도 있을 만큼 리튬은 조울증 예방제로 효과가 크다.   그리고 ▶자살 욕구를 말하거나 위협할 때 ▶술이나 마약 사용이 갑자기 늘었을 때 ▶삶의 목적을 잃었거나, 흥미가 없을 때 ▶불안, 초조, 심한 불면증으로 고생할 때 ▶모든 희망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 ▶ 가족, 친구, 사회로부터 완전히 소외됐다고 생각될 때 ▶조절 불가능한 분노나 복수심이 생길 때 ▶분별없는 행동을 할 때 ▶심각한 정서의 변화를 보일 때 등의 위험 신호가 있으면 빨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우울증이나 조울증은 뇌에서 분비하는 뇌전파 물질의 불균형에서 유래하며, 유전성이 강하다. 정신병은 장기의 병이지 결코 창피한 일이거나 마귀의 장난이 아니다. 한국도 적극적이고 신속한 치료를 통해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자살률 한인 한인 자살 우울증 환자 조울증 환자

20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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