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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5년만의 한국행

2019년 10월 이후 5년만에 한국을 방문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만큼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일단 오헤어공항이 많이 바뀌었다. 한국행 직항 노선인 대한항공이 이용하는 국제선 5터미널은 최근 몇년간 보수 공사를 대대적으로 했다. 가장 먼저 터미널 앞 야외 주차장 자리에 parking garage가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공사 이전에는 단순 야외 주차장이었는데 공사가 마무리 되면 6층 크기의 주차 타워가 운영된다. 출국차 29일 확인한 주차 타워는 회색 마감재로 내부가 간간히 보이고 있었다. 완공 이전까지는 이용객들의 불편이 불가피하다. 특히 터미널에서 나와 짐을 들고 주차장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만만치 않다. 예전 같았으면 카트에 짐을 싣고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했는데 공사로 인해 터미널과 주차장을 연결하는 브릿지를 이용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일단은 터미널 외부로 나온 이후 카트를 밀고 주차장 위로 연결되는 우회길을 올라가야 했는데 경사가 만만치 않아 성인도 카트를 밀고 오르막길을 오르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대신 주차장으로 짐을 가지고 이동하지 않고 주차장에서 타를 빼 입국장인 1층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신 오랫동안 운행이 중단됐던 무인 열차는 정상 운행을 했다. 무인 열차는 1~3 터미널과 5터미널, 장기 주차장, 렌트카 시설 센터까지 이동할 수 있다. 팬데믹 기간 중에는 무인 열차 업그레이드 공사로 인해 주차장과 터미널은 셔틀버스를 이용해야만 했다.       최근 완료된 5터미널 리노베이션 공사로 이용객들의 편의는 크게 개선됐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면세점과 식당이 크게 늘어난 점. 면세점의 경우 매장 면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기존 면세점이 편의점 크기였다면 현 면세점은 소규묘 쇼핑몰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매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식당 또한 다양하고 많았다. 시카고를 상징하는 가렛 팝콘을 비롯해 유명 쉐프 릭 베일리스가 운영하는 프론테라 그릴 & 바가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패스트푸드점인 칙필레, 버거킹, 던킨 도너츠, 와우 바오 등에도 식사를 하는 승객들이 많았다.     이날 수속 카운터에서 탑승권을 받고 수화물을 부친 뒤 시큐리티 포인트를 통과하는데 까지 걸린 시간은 15분 정도. 성수기가 아닌 관계로 수속을 기다리는 승객은 20명 안팎이었고 시큐리티 포인트는 앞에 줄을 선 승객이 5명 정도였다. 여권을 스캔하고 심사관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바로 통과되는 신속한 수속이었다. 국내선에 비하면 대기 시간이 짧았다.     대한항공은 M14번 게이트를 이용했다. 시큐리티 포인트를 통과하고 나면 정면에 보이는 곳에 위치하는 곳이다. 바로 옆 게이트에서 인도 항공이 출국 준비를 하고 있어서 많은 아시안 승객들이 몰려 있었다. 5터미널 리노베이션 이전까지는 20여개에 불과한 게이트였지만 이제는 40개가 넘는 게이트가 확보됐다. 증설된 게이트 만큼 승객 처리 한도도 늘었지만 현재 리노베이션 공사가 한창인 2터미널에 취항했던 델타와 프론티어 항공 등이 5터미널을 이용하면서 이용 승객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터미널은 국제선과 국내선을 함께 운영하는 허브 터미널도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번 한국행을 10월말로 잡은 이유는 승객이 붐비지 않고 항공권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했기 때문이다. 보통 10월달 한국 직항편은 시카고 출발의 경우 1500달러선이다. 경유편은 1000달러 미만도 가능하지만 경유 시간이 길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다행히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충분해 무료 보너스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었다. 비수기의 경우 한국 왕복 일반석은 7만 마일이 필요하다. 세금과 수수료, 유류 할증료 등으로 600달러 가량을 부담은 했다. 비즈니스석의 경우 왕복 13만마일이 공제된다. 성수기는 이보다 훨씬 높은 일반석 10만5000마일, 비즈니스석 18만5000마일이 필요하다. 하지만 원하는 날짜에 무료 항공권을 얻기는 쉽지 않다. 10월말로 출국 일자를 잡은 것도 무료 항공권이 발급가능한 날로 잡다 보니 확정된 것이었다. 대한항공 마일의 경우 항공 탑승과 함께 제휴 신용카드 사용액에 따른 적립으로도 가능하다. 자영업자의 경우 비즈니스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면 쉽게 마일리지를 모을 수 있다.       15시간의 비행 끝에 30일 오후 5시20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수속은 역시 여권 스캔과 지문 터치로 단 20초만에 끝날 수 있었다. 대기 시간은 2분 가량. 수화물을 찾는데에도 20여분 정도가 걸렸다. 입국시에는 대한항공이 기존 1터미널이 아닌 2터미널을 사용했다. 대한항공과 KLM, 에어 프랑스 등이 이용하고 있었다. 터미널 내 무료 와이파이로 급한 연락을 할 수 있었고 한국 여권을 소지한 승객은 별도의 세관 신고서 작성 없이도 간편 세관 심사를 할 수 있었다. 다음주에는 5년만에 찾은 한국의 2024년 가을 모습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한국행 5터미널 리노베이션 국제선 5터미널 터미널 외부

2024-10-30

[부동산 투자] 가주 건축물 안전 신규 법

캘리포니아에서 2025년 1월 1일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법(SB 326와 SB 721)인 일명 발코니 인스펙션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SB 326과 SB 721은 캘리포니아에서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된 법으로, 특히 공동주택과 임대주택의 외부 구조물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을 의무화한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두 법 모두 2015년 버클리에서 발생한 발코니 붕괴 사고 이후 입법되었으며, 사고를 예방하고 건축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발의되었습니다. 각 법의 세부 내용과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SB 326은 주로 콘도미니엄과 같은 공동주택에 적용됩니다. 주거용 부동산의 발코니, 데크, 외부 계단, 통로 등 인원이 자주 사용하는 외부 구조물의 안전 점검을 요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SB 721은 3유닛 이상 주거용 임대 건물에 적용되며, 특히 임차인이 거주하는 건물의 외부 구조물 안전 점검을 의무화한 법입니다. 이 법은 다세대 주택뿐만 아니라 상업용 임대 건물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건물의 외부 구조물은 면허가 있는 건축 전문가(General contractor license B2 or C5 holder)나 구조 공학자(Civil or Structural engineer license holder)에 의해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외부 구조물의 주요 부분이 목재로 이루어져 있을 경우, 특히 부식, 파손, 구조적 약화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점검이 필수적입니다.   SB 326은 6년마다 한 번씩 점검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점검을 통해 안전상의 문제가 발견되면 이를 즉시 수리하거나 보수해야 합니다. SB 721은 SB 326보다 긴 9년마다 점검을 의무화합니다. 건물주는 이 주기에 맞추어 외부 구조물의 상태를 검사해야 합니다. 두 법 모두 발코니, 데크, 외부 통로, 다리 등 인원이 사용하거나 통행하는 구조물들이 주된 점검 대상입니다. 콘도미니엄 주택 관리 협회(HOA)와 아파트 건물주는 2번에 해당하는 정기 점검 리포트를 보관할 의무를 지게 됩니다.   검사 결과는 해당 HOA에 보고되어야 하며, 발견된 문제점과 수리 계획도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이 법은 공동주택의 외부 구조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버클리 사고에서처럼 발코니와 같은 외부 구조물의 유지보수 부족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고, 건물 내 거주자의 안전을 보장하려는 취지입니다.   검사 중 구조적 문제가 발견되면 건물주는 120일 이내에 이를 수리해야 합니다. 만약 즉각적인 위험이 발견될 경우, 건물주는 즉시 조처를 해야 하며, 추가로 더 짧은 기간 내에 수리를 완료해야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발코니 인스펙션을 시작하지 못한 건물주나 HOA는 법이 시행되기 전에 신속하게 계획을 잡고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많은 건물의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 연말 전에 인스펙션을 진행하려면 최대한 빨리 계획을 잡고 시작하여야 하며 점검 가격은 발코니당 300~400달러 정도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SB 326과 SB 721은 모두 캘리포니아에서 건물의 외부 구조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법입니다. 두 법은 각각 공동주택과 임대 주택에 적용되며,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주거 건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 거주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문의:(213)605-5359 조진욱 / 드림부동산 부사장부동산 투자 건축물 안전 외부 구조물 안전 점검 구조적 안전성

2024-10-09

LAPD 징계위원 선정, 소수 패널들에 집중

LA타임스가 LAPD 내부 징계 절차를 심사하는 외부 징계위원회 후보들이 목사나 관선 변호사, 여행 상담가 등 비전문가들이 많은 데다 매번 같은 인물들만 패널로 선정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무엇보다 현재 외부 징계위원회의 활동이 베일에 가려져 있어 어떻게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투표하는지 알 수 없다며 징계위원 선정 절차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헌장에 따르면 LAPD 외부 징계위원회는 패널 후보자 65명 중에서 무작위로 9명을 선정하고 이 중에서 3명을 최종 패널로 구성한다. 이들은 LAPD 징계 담당자와 피고 경찰관 변호인의 변론을 들은 후 결론을 내리게 된다. LA타임스는 지난 2019년부터 올 2월까지 발생한 징계 케이스 200여건을 자체 분석한 결과 소수의 특정 패널들 중심으로 외부 징계위원회가 운영됐다고 밝혔다. 그 많은 패널 후보자 중에서 실제 패널로 활동한 이들은 10명 정도였으며, 이들 중 1명은 전체 징계 케이스의 3분의 2에 이름이 올라가 있었다.   가장 많이 등장한 패널 이름은 대형 로펌 파트너인 데이비드 사피로 변호사로 총 55회 참여했다. 또 이민법 변호사 소냐 아민(43회), 중재자로 활동하고 있는 마이클 딜리베르토 변호사(39회)가 최다 패널 참가자로 파악됐다.   패널로 선정되지 않은 이들은 LAPD와 가까운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었다. 실제로 전체 패널 후보자의 3분의 1은 전직 경찰관이나 LAPD와 연관된 업무 일을 했던 이들이었다.     이밖에 외부 징계위원회가 수차례에 걸쳐 거짓말을 하고 과도한 무력을 사용하거나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보인 경찰관들을 처벌 대신 계속 지위를 유지하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공정성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도미니크 최 LAPD 임시 국장은 LA타임스에 시의회가 해당 부서에 징계 전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이어 “실무진을 모아 무엇이 좋고 나쁜지 논의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징계위원 소수 외부 징계위원회 패널 후보자 징계위원 선정

2024-08-15

LA한인타운 60대 한인 부부 거주 단독주택 화재로 내부 전소

60대 한인 부부가 거주하는 LA 한인타운의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LA소방국(LAFD)에 따르면 21일 오전 9시 50분쯤 켄모어 애비뉴와 샌마리노 스트리트 인근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LAFD 애덤 밴 게르펜 공보관은 본지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LAFD 13, 15 소방서 소속 30명의 소방관이 현장에 투입되어 19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며 "이날 화재 진압 도중 소방관 1명이 왼쪽 팔에 경미한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날 화재로 단독 주택의 외부 앞부분과 실내는 완전히 불에 탔다. 주택 뒷부분은 검게 그을렸다.  LAFD 측은 집 밖 앞쪽 지붕에 붙어있는 소형 리튬 배터리에서 화재가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르펜 공보관은 "주택 앞쪽 바깥에서 화재가 시작돼 주택 내부로 옮겨 붙었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이 난 주택 옆 빌라에 거주하는 장지혜씨는 "오전 9시 50분쯤 밖에서 도와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고 이후 옆집에서 불이 난 걸 확인했다"고 전했다.   화재가 발생한 주택은 60대 한인 부부가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주택 관리 매니저 스티븐 이씨는 "화재 당시 집에는 남편과 반려견만 있었다"며 "집 안에 있던 남편이 집 밖에서 탁탁 불타는 소리를 들은 후 화재 사실을 인지해 집 밖으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화재 사고로 샌마리노 스트리트와 올림픽 불러바드 사이의 사우스 켄모어 애비뉴 한 블록의 교통이 통제됐다.  김경준 기자한인 거주 한인 거주 인명 피해 주택 외부 LA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2024-06-21

[마음 읽기] 비자유 속에서 살아가기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면 새로운 언어, 사물, 세계가 몹시 낯설어 힘들어지는 순간이 온다. 이 때문에 나는 자신을 지키는 방편으로 책을 몇 권 챙겨간다. 수많은 유적지와 예술작품을 단번에 해독하지 못하고, 이미지에 압도되며 불완전한 이해 속에서 비틀거릴 때 현실감각을 되돌려주는 것은 책이다. 끊임없이 외부 세계를 탐험하는 책이라도, 신기하리만큼 그것은 내면과 대면하게 만든다.   얼마 전 나는 열흘간 그리스로 떠났다. 여행지에서는 그 나라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이 가장 좋지만, 사전 준비로 그리스 비극과 미술책을 읽은 터라 고민이 됐다. 이럴 때 대안은 숙제로 남아 있던 책을 읽는 것이다. 올해 들어 넉 달 동안 내가 읽었던 작가는 블랑쇼, 바르트, 베케트인데 이들은 모두 한 작가의 이름을 반복해서 언급했다. 바로 마르셀 프루스트다.   나는 김창석 번역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전 11권)를 갖고 있었고, 10여 년 전 읽으려고 두 번 시도했다가 1권을 넘기지 못했다. 마침 소설가 김연수가 어느 지면에서 자신이 프루스트를 읽으려다 부딪힌 좌절을 털어놔 나름 위로가 됐지만, 이것은 ‘가짜 위로’일 뿐이다. 우리는 어떤 일의 실패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어물쩍 다른 사람의 경험까지 끌어다가 마치 그 대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치부하고 넘어가기 때문이다(프루스트의 경우는 분량). 그러던 중 조지 스타이너의 비평집을 읽는데, 그가 결정적인 말을 했다. “프루스트가 없는 내 인생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토록 뛰어난 비평가의 삶을 빚은 작가로 또다시 언급됐기에 최신 판본인 김희영 번역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전 13권)를 샀고, 여행 가방에 1, 2권을 담았다.   독서 행위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비(非)자유적 상황’에 자신을 몰아넣기다. 운율법에 속박되면 뛰어난 시어가 나오듯이, 한 가지에 구속되면 놀라운 집중력이 발휘된다. 비행기와 숙소에서 다른 어떤 선택지 없이 나는 오직 프루스트만 읽어야 했다. 19세기 파리 사교계와 귀족들의 세세한 관습에 현대의 시민인 나는 가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도 했지만, 프루스트라는 거대한 세계를 향한 마음이 그 어떤 것도 방해물로 여기지 않게 만들었다. 놀라운 사실은, 10여 년 전의 나는 간데없이 이 책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독자는 늘 과거의 자신과 대면한다. 내가 어떤 검증된 거대한 세계에 섣불리 몸 담그지 못한다면, 그것은 그 세계의 문제라기보다 나 자신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수많은 외부 세계에 시선을 주지 않으면서 자신이 거절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거부당하는 쪽은 우리다.   프루스트의 책 1권을 조금 읽은 사람들은 늘 홍차에 적셔 먹은 마들렌이 불러일으키는 향수를 언급하고, 좀 더 전체적인 틀을 논하는 사람들은 이 책이 ‘기억’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근대 역사의 면면, 침윤하는 현대성, 알록달록한 계급사회의 풍속, 예술과 미학에 대한 비평적 관점, 반유대주의, 사랑과 동성애, 신경증의 발견, 언어의 변질, 기후와 공간, 제1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드리우는 시대 상황까지 모두 담고 있어 결코 한마디로 정의될 수 없다. 이 커다란 세계에 들어선 나는 솔직히 말해 이제야 독자의 자격을 얻은 것 같다. 그 전에 읽은 책들은 이 자격증을 얻기 위한 관문이었던 셈이다.   이를 통해 깨달은 단순한 사실은 우리가 무언가에 대한 허가증과 자유를 손에 쥐려면 반드시 ‘비자유’를 관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구속하지 않고는 습관과 버릇의 결을 재정돈할 수 없다. 일상에서 원심력을 일으키는 요소는 사방에 있어 ‘자유’와 ‘의지’(의욕)라는 말로 꾀기에 우리는 구심력을 갖기가 무척 어렵다.   구석으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독자만이 커다란 세계를 얻는다. 거기에는 포기된 수많은 세계가 있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고작 하나둘이다. 하지만 이 세계는 나만 접한 것이 아니어서 수많은 인생 선배가 표식을 남겨둔다. 그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은 누구나 볼 수 있어도 그 넓고 깊은 세계로 들어갈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샛길이 많을 뿐 아니라, 얼마 안 가 뒤돌아 나올 만큼 우리의 성정은 늘 성마르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책을 읽어온 뒤 비로소 최근에야 나는 독자의 역량을 조금 갖췄다고 느낀다. 물론 그 사실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다. 전집의 7권을 읽기 시작하려는 지금, 이 힘을 유지해주는 것은 새벽과 밤, 주말이라는 ‘시간’임을 안다. 시간은 결국 공간을 만들어낸다. 세계를 담아낼 수 있는 기억 속, 마음속 공간. 거기서 자아는 하나의 통합된 상을 갖게 되고, 삶이 연장되는 것은 단순히 길이를 늘이는 게 아니라 수직의 깊이를 얻는 것임을 알아차린다.마음 읽기 어려움 재정돈 외부 세계 마음속 공간 자유적 상황

2024-06-02

[부동산 가이드] 매니저의 역할

부동산 투자의 첫 단추는 매물구입이지만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부동산 관리다. 부동산은 건물관리만 잘 된다면 특별한 문제없이 잘 굴러가게 된다. 유닛이 적은 경우 직접 관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테넌트와의 관계, 건물의 컨디션에 따라서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유닛이 많은 아파트, 상업용 건물, 테넌트가 여럿인 경우는 전문 매니지먼트에 의뢰하는 것이 좋다. 처음으로 투자 건물을 구입했다면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 매니지먼트를 이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 하다.       부동산 매니저는 세종류가 있다. ▶외부 매니저 ▶상주 매니저 ▶기관 매니저다. 외부 매니저의 경우 외부에서 여러 개의 부동산을 동시에 관리한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관리 회사인데 이때는 부동산 브로커 면허가 필요하다. 그에 반해 입주해서 관리하는 상주 매니저는 특별히 부동산 면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기관 매니저의 경우는 부동산 투자기관 예를 들어 은행의 부동산 관리부서나 보험회사, 정부기관, 부동산 투자신탁 등을 말하는데 이들은 소형 상가나 아파트보다는 초대형 상업용 건물을 주로 관리한다.     이들은 공통으로 어떤 일을 할까? 우선 리스 서류를 정리하고, 재계약이나, 테넌트의 렌트 기간 등을 모니터링한다. 빈 유닛이 있을 경우 광고 등을 통해 테넌트를 찾고, 빈 곳을 채워 오너의 렌트 수입을 만든다. 또한 플러밍이나 난방, 전기 시스템을 항상 최적의 상태로 유지한다. 이를 위해 테넌트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     건물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안전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는 것 또한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자격 있는 테넌트를 찾아 크레딧 히스토리를 검토하고 과거 퇴거 조치 된 경험이 있는지 등을 알아보기도 한다. 월 단위와 연 단위로 수입. 지출 등을 정리하고 건물 수리 시 컨트랙터의 공사 업무를 현장에서 감독하는 것도 매니저의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건물주가 놓칠 수 있는 건물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챙긴다. 재산세, 보험료, 유틸리티 등이다. 렌트비 등 건물과 관련된 수입도 확인하고 오너에게 업데이트한다.     16유닛 이상의 아파트의 경우 캘리포니아 주법에 의해 상주 매니저를 고용해야 한다. 상주 매니저가 있으면 건물에 시급한 문제가 생겨도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6유닛 이하의 작은 아파트나 콘도도 외부 매니저의 연락처를 잘 알려주어야 응급 상황이 생기더라도 당황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매니저 비용에 대해 확실히 정해져 있지 않고 대부분이 협상을 통해 정해지지만 전반적으로 아파트 상주 매니저는 건물주로부터 월급을 받는다. 아파트에 살면서 월급을 받거나 계약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보상을 받기도 한다. 기관 투자자에 소속된 매니저나 외부 매니저의 경우 전체 건물 렌트 수입에 대해 일정 비율을 받기도 한다.     내가 구입한 부동산의 문제점을 고치고, 업그레이드를 하고, 세입자의 요청사항을 해결해 주는 것은 꼭 해야 하는 일이다. 주인이 잘 몰라서도 아니고 주인이 쉬운 사람이라서도 아니다. 이를 잘하는 것이 제일 현명한 소유주다. 내 부동산을 잘 관리하는 길이 내 자산을 지키는 것이고, 부동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   ▶문의: (213) 500-8954  미셀 정 / 뉴스타부동산 LA 명예부사장부동산 가이드 매니저 테넌트 부동산 투자기관 부동산 매니저 외부 매니저

2024-05-22

무명 후보, 드레온 누르고 깜짝 1위…사회활동가 출신 후라도

  지난 5일 가주 대선 예비선거 결과 최종 발표를 앞두고 LA 시의원 당선자 윤곽이 속속 드러나면서 시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먼저 LA시의회 선거에서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었던 14지구에서는 젊은 사회활동가 출신 여성 변호사가 1위를 차지하면서 정가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14지구는 가주 상원 의장 출신인 케빈 드레온이 재선에 나선 곳인데 그는 지난 2022년 LA 시의원 인종비하 녹취 파문으로 안팎의 사퇴 압력에 시달려왔다. 사퇴를 거부하고 선거로 심판 받겠다고 한 그는 20일 현재 이번 선거에서 2위(8209표)를 기록하고 있다. 놀랍게도 1위에는 무명의 이사벨 후라도 후보(8607표)가 올랐다. 그는 필리핀계로 UCLA 법대를 졸업하고 주민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활동해왔다.     오는 11월 결선 결과를 아직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8명의 후보 중 모금액 5위(22만 달러)인 그가 득표 1위를 기록한 것은 파란이다. 이번 경쟁에서 주 하원의원 출신으로 50만 달러를 모으고 외부 단체로부터 70만 달러 가까이 지원받은 미겔 산티아고 후보는 3위로 밀려났다. 14지구에서는 총 8명의 후보가 147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최종 비용으로 외부 단체들의 68만달러를 포함해 총 185만여 달러가 소요됐다.       한편 현역의 임기 종료로 공석인 2지구에서는 아딘 나자리안 후보가 37%를 득표해 2위인 질리안 버고스(22%)를 큰 폭으로 리드하며 결선 경쟁을 예고한 상태이며, 4지구 재선에 나선 니디야 라만 시의원은 50.68%를 득표해 당선됐다.     지난해 보궐선거로 시회에 입성한 이멜다 패디야 6지구 시의원은 이번 예선에서 78% 득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8지구도 현역인 마퀴스 해리스-도슨 의원이 78%를 얻어 당선됐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선거 la시의원 대선 예비선거 la시의회 선거 외부 단체들

2024-03-20

[부동산 이야기] 주택시장에 미치는 외부 요인

부동산 플랫폼인 레드핀은 2024년 금리가 인하하고, 집값도 1% 정도 하락할 것이라는 반가운 전망을 발표했었지만, 한편으론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올해는 11월 5일에 있을 대통령 선거, 대규모 해외 전쟁, 구글, 아마존 등 잇따른 기업들의 해고 발표 등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를 연착륙으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로 가득 차 있다.   2024년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LA의 많은 주민은 그 결과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하고 있다. 다가오는 선거 등 외적인 요인들이 부동산에 미치는 몇 가지 주요 요인과 잠재적 영향을 살펴보자.   집을 사고파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하는 가장 큰 금융 거래 중 하나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정책들로 인해, 불확실한 미래가 걱정되어 주택 시장에서 손을 떼고 그 자리에 기다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도 불확실성은 경제를 둔화시켜, 투자 결정을 늦추거나 멈추어 소비자 지출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선거는 재정 및 통화 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낮은 이자율은 대출을 더 저렴하게 만들어 잠재적으로 주택 수요를 자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선거는 정책 변화, 시장 불확실성, 저렴한 주택 계획 및 금리 변동을 통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정책을 갖춘 새 정부의 가능성과 그에 따른 모든 불안으로 인해 일부 예비 구매자와 판매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정당과 관계없이 일시 중지 버튼을 누를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이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11월이 다른 해보다 주택거래의 양이 떨어진다고 한다. 주택판매는 11월을 제외하면 선거가 없는 해에 비해 변동이 없다.     그리고 실업률이 주택시장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주택 시장에 대한 또 다른 위협은 경기 침체로 인한 높은 실업률이다. 직업의 안정은 소비자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실업을 걱정하면서, 다운페이에 필요한 많은 현금과 15~30년 동안 모기지 지불을 책임져야 하는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전쟁은 미국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치명적인 전쟁은 미국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쳐 모기지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천연자원과 무역 중단이 발생한다면 그때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상품 가격과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것이고, 연준이 금리를 빠르게 인하하고 모기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희망을 버려야 할 수도 있다. 중동 지역의 분쟁이 확대되면 가스 가격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역전될 수 있다는 걱정스러운 의견을 말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모든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여전히 집을 사려는 사람이 더 많다.     ▶문의: (818)497-8949     미셸 원 / BEE부동산 부사장부동산 이야기 주택시장 외부 외부 요인 주택 시장 부동산 시장

2024-03-13

뉴저지 신생아 소수계 비중 작아져

최근 태어난 뉴저지 신생아 중 아시안 등 소수계 비중이 작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출산 과정에서 출혈을 경험한 아시안 여성의 비율도 높아졌다. 다만 전반적인 저위험군 산모의 제왕절개 사례는 소폭 개선됐다.   7일 뉴저지 보건국(DOH)은 2021~2022년 ‘병원 출산 관리 보고서’를 공개했다. 2022년 뉴저지주 내 분만 가능한 병원 48곳에서 이뤄진 분만 사례는 총 9만8507건이다. 뉴저지주 외부 병원이나 가정 분만 등의 사례는 제외했다.   이중 백인이 아닌 소수계의 비중은 54.4%다. 전체 신생아 중 백인이 45.6%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히스패닉(29.6%)과 흑인(12.1%) 등이 뒤를 이었다. 아시안의 비중은 9.9%에 그쳤다.   아시안을 비롯한 소수계의 비중은 5년 전보다 감소했다. 2018년에는 전체 신생아 중 백인 비율이 44.6%였고 히스패닉(29.2%), 흑인(13.4%), 아시안(11%) 등이었다.   출혈 등 부작용을 경험한 아시안 여성도 증가했다. 2022년 분만 중 출혈을 경험한 아시안 여성은 1000명당 49.5명으로 2018년 43.2명에서 증가했다. 이 기간 출혈 사례가 감소한 인종은 백인(47.4명→47.3명)이 유일했다.   출산 합병증 저위험군(NTSV) 산모의 제왕절개 비율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2018년 27.8%에서 2022년 24.3%로 낮아졌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시한 2030 목표(23.6%)에 근접했다.   주 보건국은 “모든 산모가 안전하고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하은 기자 lee.haeun@koreadailyny.com뉴저지 신생아 뉴저지 신생아 소수계 비중 뉴저지주 외부

2024-02-07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甲辰年 靑龍의 해를 맞아

2024년이 밝았다. 용은 12지신 중 단 하나뿐인 상상 속 동물인데 새해를 맞으며 이 세상의 시작도 상상해 본다.     우주론에서 빅뱅 이론은 이미 대세가 되었다. 빅뱅('꽝!')이란 말조차 라디오 대담프로에 나왔던 반대편의 조롱이었는데 오히려 그 이름으로 굳어졌다.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는다는 것처럼 과학이란 관찰된 자연현상을 실험하여 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빅뱅은 실험하고 증명할 수 없다.     어쭙잖은 과학 이야기를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흘렀다. 필자는 과학자도 아니고 그런 쪽 교육을 받은 사람도 아니지만, 그래도 관심을 두다 보니 나름대로 상식이 늘어서 전문적이고 어려워서 우리와는 아무런 상관없어 보이는 과학 이야기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려고 칼럼을 시작했다.     만약 항성과 행성을 혼동하는 사람이나 은하와 우주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칼럼을 읽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필자의 글에 부정확한 기술이나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를 그럴 듯이 옮긴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도 그런 여러 문건을 찾아보던 과정에서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소화가 덜 된 덩어리가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20세기 초 에드윈 허블이란 천문학자가 윌슨산 천문대에서 놀라운 발견을 했다. 파이프 담배를 물고 영국식 악센트의 훤하게 잘생긴 그는 우리가 속한 은하 말고도 우리 은하 바깥에 무수히 많은 은하가 있다는 외부 은하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아냈다. 나중에, 그런 은하끼리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고 그 속도까지 측정할 수 있어서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 반대 방향으로 돌렸더니 138억 년 전에 우주의 모든 것은 한 점에서 시작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밀도가 무한대인 그 한 점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빅뱅)하여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방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는 것이 빅뱅 이론이다. 그러나 실험을 할 수 없으니 증명을 해낼 방법이 없다. 그래서 아직도 이론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다.     언젠가 누가 이 우주에 지구 말고도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별이 또 있는지 물었다. 우선 별은 핵융합으로 빛과 열을 내는 천체이기 때문에 뜨거운 별 위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은하나 이 우주에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나 위성을 가진 별들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창백한 푸른 점'으로 유명한 칼 세이건은 만약 우주에 인간만이 유일한 생명체라면 하나님은 엄청난 공간을 낭비하신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속한 별이 태양이고 태양이 속한 은하가 우리 은하수인데, 우리 은하에만 약 4천억 개의 태양(별)이 있다고 하며 그런 은하가 수조 개 이상이 모여서 비로소 우주가 된다고 하니 우주의 규모는 인간 기준으로 '무한' 그 자체다.     전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필자는 위에서 밝혔듯이 다른 사람이 평생 이룬 업적이나 이론을 마치 자기 것처럼 소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기술한 모든 과학적 이론, 지식과 상식은 필자의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한 것뿐이다. 혹여 부정확한 수치를 확인도 없이 퍼 나르거나 타인의 이론이나 업적을 제 맘대로 인용한 일이 있어도 크게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 Happy New Year!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청룡 외부 은하 과학적 이론 우리 은하

2024-01-05

장기여행 시 침입 절도 방지하려면…빈집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하라

\연말연시를 맞아 장기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타주 또는 해외에 있는 자녀들을 만나기 위해 혹은 가족 여행 등 다양한 이유로 오랜 시간 집을 비울 때 가장 먼저 걱정하게 되는 것이 빈집털이다. 더욱이 최근 LA 인근에 빈집털이 및 강도 사건이 많아지다 보니 장기 출타 시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빈집털이범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어 오랜 시간 집을 비우게 될 경우, 출발 전 단단히 집단속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소한 일로 빈집털이범들의 타겟이 될 수 있으므로 여행 전 이를 사전에 방지해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연말연시를 맞아 장기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위한 빈집털이 방지법을 알아봤다.     ▶문 단속   너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무엇보다 문단속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행 몇 주 전부터 새로운 방범카메라 설치에 방범앱까지 깔아놓는 등 철저하게 대비했지만 막상 여행 당일 캐리어와 가방 등 양손 가득 들고 집을 나서면서 문 단속을 깜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관문 외에 창문도 꼼꼼히 단속해야 한다. 홈 시큐리티 전문가들은 "도둑 또는 빈집털이범들은 의외로 대부분 현관문으로 침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출발 전 현관문과 창문 등 외부에서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모든 통로가 잘 닫혔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홈 보안 시스템   홈 보안 시스템(home security system) 설치도 고려할 만하다. 홈 시큐리티 시스템은 크게 모니터링 시스템과 비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구분할 수 있다. 외부 업체에서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은 외부 침입자 발생 시 경보가 울리고 이 경보를 접수한 경비업체는 주택 소유주 및 응급서비스에 연락을 취하게 된다. 그러나 경비업체와 연계되지 않은 비모니터링 보안시스템은 비용 면에서는 저렴하지만 사건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경비업체와 연계된 모니터링 시스템은 연회비를 지불해야 돼 비용 부담이 있지만 방범카메라에 도난경보 장치가 장착돼 있다"며 "따라서 외부 침입자가 감지되면 가장 빠르게 관할 경찰서에 연락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원격 조정 초인종   도둑은 침입 전 초인종을 누르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혹시라도 집 안에서 소리가 나면 침입을 포기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원격 초인종(remote-access video doorbell)을 설치해놓으면 부재 중이더라도 초인종이 울리면 즉시 전세계 어디서든 응답할 수 있어 외부 침입자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혹 외부침입자가 집에 아무도 없다고 판단해도 초인종을 눌렀을 때 응답을 하면 누군가 자신을 지켜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침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주택보안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명 타이머   밤새 어두운 집은 빈집이라는 좋은 신호이지만 하루 종일 불이 켜져 있는 것도 빈집털이범에게는 집이 비어 있다는 좋은 신호일 수 있다. 따라서 일정 시간 동안 조명이 꺼졌다 켜졌다 하는 타이머를 조명에 부착해 집안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빈집털이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이 타이머를 부착해놓으면 해 질 무렵 조명이 켜졌다가 원하는 시간에 조명을 꺼지게 할 수 있다.    ▶TV 시뮬레이터   일명 TV 시뮬레이터 조명(simulator lights)이라 불리는 이 조명기구는 방 안에 켜놓으면 마치 누군가 집 안에서 TV를 보고 있는 것 같은 효과를 주는 조명기구다. 아주 밝은 빛을 내는 LED 조명기기인 이 시뮬레이터 조명은 아주 밝은 다양한 컬러를 벽과 천장에 반사시켜 TV시청 효과를 내는데 실제 사용 전기량은 아주 적다. 또 원하는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타이머도 부착돼  있어 편리하다.     ▶조경 및 조명   정원의 덤불이나 큰 나무 등은 외부침입자가 마당으로 들어와 숨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므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창문 밑에 가시덤불이나 마당 곳곳 혹은 현관문 앞에 동작 감지 센서등을 설치하면 외부침입자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편물 수거     신문이나 전단지 등이 현관 앞에 잔뜩 쌓이는 것은 빈집이라는 확실한 신호다. 따라서 친한 이웃에게 신문이나 소포 등이 현관문이나 집 앞에 쌓이는지, 쌓였을 시 이를 수거해달라고 부탁해놓는 것이 좋다. 또 부재 기간 동안 우체국 우편물과 신문배달을 중지시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UPS나 페덱스 배달이 부재 기간 중 잡혀있다면 이 역시도 배달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혹시 집을 비운 사이 배달 일정이 잡혔다면 대부분 이메일로 이를 미리 알 수 있으므로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일정을 조정하도록 하자.     ▶SNS 최소화   요즘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 여행 기록을 남기는 것은 너무 흔한 일이어서 이게 무슨 대수일까 쉽지만 주택 보안 전문가들은 "최근 SNS에 올라온 장기 여행 계획을 보고 빈집털이를 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한다"며 "따라서 장기여행 시 공항 사진이나 목적지 등이 노출되는 SNS 게시물은 가급적 집으로 돌아와 업로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이주현 객원기자장기여행 침입 비모니터링 시스템 비모니터링 보안시스템 외부 침입자

2023-12-20

뉴욕시 한국어 서비스 부실

“여러분의 언어로 뉴욕시 서비스를 이용하세요”   뉴욕시 전철역, 버스 정류장, 또 유튜브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광고 문구다.     하지만 광고 문구와 달리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한인들은 여전히 뉴욕시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최근 한국에서 뉴욕으로 이주한 A씨는 뉴욕주 운전 면허 취득을 위해 필기시험을 치렀다. 부족한 영어 실력 때문에 한국어로 시험을 봤지만, 매끄럽지 못한 번역 탓에 무슨 말인지 2~3번은 읽어봐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 자녀 교육을 위해 퀸즈에 거주 중인 B씨는 개학 후 학교로부터 학부모를 위한 핸드북, 교육프로그램 안내 책자 등을 받았다. 관련 질문을 하기 위해 학교 측에 전화 통역 서비스를 요청했지만, 3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결국 다른 한인 학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뉴욕시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800여 개에 달한다. 이에 2018년 뉴욕시는 시정부 문서를 최소 10개의 언어로 배포하도록 하는 ‘언어 다양성 제공 의무화 조례’를 시행했고, 이에 따라 뉴욕시에서 배포되는 문서는 한국어·스페인어·중국어 등 10개 언어로 제공돼야 한다. 하지만 번역이 부실해서 문서를 이해하기 어렵거나, 영어 문서가 공개된 이후 몇 주 뒤에야 번역본을 접해볼 수 있다.     통역 서비스는 더 문제다. 영어 사용에 특히 어려움을 겪는 한 한인 시니어는 “병원에 가서 불편한 부분을 얘기하고자 통역 서비스를 요청해도, 한참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현장에서 전화 통역 서비스로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때도 있었는데, 말이 잘 안 들려서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 속 시민단체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민권센터 김갑송 국장은 “실업수당 신청, 서류미비자 지원, 주택렌트지원프로그램 신청 등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시민단체가 대신해야 한다”며, “팬데믹 때 실업수당 신청 관련 전화를 하루 평균 50통씩 받았고, 이때 다국어 서비스가 생존의 문제와 직결돼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통·번역가들의 수준에 대한 문제도 지적된다. 작년 이민자들을 위해 뉴욕시정부의 언어접근성을 확대하는 조례안을 발의해 통과시킨 샌드라 황(민주·20선거구) 뉴욕시의원은 “뉴욕시정부가 외부 민간업체에 의뢰해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통역가들이 상황에 대한 맥락을 이해 못한 채 말 그대로 통역만 하는 것이 문제”라며, “시정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맥락을 이해하는 동시에,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직원을 고용할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서비스 한국어 뉴욕시 서비스 뉴욕시정부가 외부 통역 서비스

2023-11-10

57번 Fwy서 차량간 총격전, 1명 사망 1명 부상

    57번 프리웨이 상에서 차량간 총격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에 따르면 1일 오후 11시경 다이아몬드바 지역 57번 프리웨이 남쪽방면의 패스파인더 로드 북쪽에서 차량간에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했다.     수사당국은 2일 오전에도 사건 현장에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당국은 피해자들이 있는 흰색 세단 차량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차량 안에는 여성 운전자와 2명의 승객 등 모두 3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뒷좌석에 타고 있던 남성이 총상을 입고 숨졌으며 앞좌석에 있던 여성 승객은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운전자는 다치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총격전이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으며 총격전이 벌어진 이후 피해 차량이 멈추기까지 약 30분 정도 더 멀리 주행한 부분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차량은 55번 프리웨이에서 막 벗어난 코스타 메사의 한 주택가에서 멈췄다.   총격전을 벌인 다른 용의자 차량은 짙은 색 SUV 차량으로 픽업트럭이며 브레아 지역에서 차량 외부에 총탄 흔적을 남긴 상태에서 멈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차량에 타고 있던 용의자 가운데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병일 기자총격전 차량 용의자 차량 피해 차량 차량 외부

2023-08-02

스마트홈 보안 시스템 설치해볼까

LA에 거주하는 박모(52)씨는 출근하려다 차고 문이 밖에서 억지로 들어올려진 흔적을 발견했다. 박씨는 "차고문이 약 2인치 정도 올라가 있었는데 20년간 같은 게이트 커뮤니티에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며 "이웃 주민들 사이에서도 불경기 탓 좀도둑들이 늘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서 최근 HOA에서도 게이트 주변에 CCTV를 설치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집 주변에도 CCTV를 달았다"고 밝혔다. 최근 박씨처럼 주택 보안 시스템에 신경쓰는 홈오너들이 늘고 있다. 주택 보안 시스템이라 하면 으레 가정용 CCTV를 떠올리지만 CCTV 외에도 주택 보안 시스템은 다양하다. 휴가철을 맞아 범죄로부터 재산과 집을 보호할 수 있는 주택 보안 시스템 종류 및 주택 보안을 위한 생활 속 팁을 알아봤다.       ▶보안 스크린/시큐리티 바   외부 침입자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창 바깥에 보안 스크린(security screens)을 설치하는 것이다. 또 슬라이딩 창문과 도어에는 외출 혹은 취침 시 창문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시큐리티 바(security bars)를 걸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안 스크린은 외부에서 창문을 깨려할 때 보호받을 수 있으며 시큐리티 바는 혹시라도 슬라이딩 도어나 창문을 잠그지 않았어도 외부에서 문을 열 수 없어 침입을 막을 수 있다.      ▶유리 블록 창문   보안업체 컨설팅펌 SACS컨설팅에 따르면 가정집에 침입자가 침입 통로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바로 지하실 유리창이라고 한다. 지하실 창문은 지상과 같은 높이에 위치해 있는데다 창문 앞은 식물이나 조경 등으로 가려져 있는 경우가 많아 외부 침입자에겐 최적의 침입 통로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하실 창문은 강력한 외부 충격에도 깨지지 않는 유리 블록 창문(glass-block windows)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또 외부 침입자가 편안하게 숨어서 침입 할 수 있게 해주는 지하실 창문 앞 조형물도 치워야 한다.     ▶차고문 업그레이드     종종 지난 밤 차고문을 깜빡 잊고 닫지 않아 밤새 열려있었음을 확인할 때가 있다. 이는 정말 위험 천만한 일. 뿐만 아니라 외출 시 차고문을 닫는 것을 잊고 몇 시간 동안 집을 비울 때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잠들기 전 혹은 외출 시 꼭 차고문 개폐 여부를 확인하는 것. 이외에도 요즘은 Wi-Fi를 이용해 차고문을 열고 닫을 수 있으며 관련 앱을 이용해 차고문 개폐 여부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차고문도 인기여서 교체를 고려해볼 만하다.   ▶스마트 락       한국은 도어락이 불리는 스마트 락(smart locks) 보급률이 높은 편이지만 미국에선 이 도어락을 찾아보기 쉽지 않은데 최근 홈 보안 시스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패스워드를 이용해 문을 개폐하는 것은 물론 비디오 시스템과 연결돼 있는 경우 초인종을 누른 외부인을 확인할 수도 있어 편리하다.     ▶택배 수거   현관 앞이나 공용 우편함 앞에 택배가 왔을 시 가능한 빨리 수거하는 것이 좋다. 외부인에게 훔쳐 갈 물건이 있음을 광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제때 수거가 힘들다면 아마존 락커(Amazon Locker) 서비스를 이용해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좋다. 또 배송 박스를 버릴 때는 수취인과 주소가 적혀 있는 라벨을 제거해야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다. 또 개인정보가 포함된 중요 문서 및 신용카드를 버리기 전에는 파쇄기를 이용해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하우스 시터   장기간 여행으로 집을 비울 경우엔 인근에 거주하는 가족에게 가끔 집에 들러 집을 봐줄 것을 부탁하는 것이 좋다. 또 셀폰을 이용해 조명을 켜고 끌 수 있는 원격제어 조명을 구입하거나 저녁이 되면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는 타이머를 부착하면 빈 집처럼 보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창고/차고 문단속   사다리나 잔디 깍는 기계, 각종 수리 공구들이 보관돼 있는 창고나 차고 문단속은 필수. 외부 침입자가 집 안으로 들어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도구들이 외부 침입자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매일 저녁 문단속은 필수다.     ▶온라인 보안   요즘처럼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된 세상에서는 온라인 보안을 철저히 하는 것 또한 물리적인 홈 시큐리티 만큼이나 중요하다. 예를들어 사이버 침입자가 작정하고 네트워크 연결 장치인 가정용 라우터(home routers)를 해킹한다면 해당 가구의 디지털 정보를 입수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가정용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수시로 변경하고 게스트 액세스는 비활성화 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귀중품 보관   집 안에 값비싼 귀중품을 보관하는 것도 위험천만한 일. 이것들은 가능하면 은행 안전금고(safe deposit box)와 같은 집 외부의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은행 안전금고를 이용하게 될 시엔 귀중품 뿐만 아니라 홈 타이틀이나 보험 증서 등과 같은 중요 문서도 함께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주현 객원기자스마트홈 시스템 보안 시스템 주택 보안 외부 침입자

2023-06-07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적색편이 현상

윌슨산 천문대에서 파이프 담배를 물고 하늘을 관찰하던 허블에게 궁금한 것이 있었다. 왜 외부 은하들은 모두 붉은색을 띠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결국, 그는 모든 은하가 우리 은하와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했고 결국, 우주 전체를 볼 때 은하와 은하끼리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멀어지는 물체는 붉은색을 띤다는 적색편이 현상에서 착안한 것이다.     허블은 그런 자료를 바탕으로 은하의 후퇴 속도를 계산했고 그것을 거꾸로 응용하여 우주의 나이를 구할 수 있었다. 우리가 살던 우주는 그 시작이 있었고, 하룻밤 사이에 수천억 배나 커져 버렸으며, 지금도 여전히 팽창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예로부터 소금으로 유명한 곳이다. 오죽하면 도시 이름에 소금(잘츠)이란 말이 들어간다. 근래에 들어서는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사람들의 입에 올랐다. 모차르트가 죽고 반세기 후 그 동네에서 이번에는 과학 천재 크리스티안 도플러가 태어났다. 그의 이름을 따서 도플러 효과라고 부르는 이 물리학 이론은 우리가 생각하던 우주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그런 엄청난 업적에 비해 이론의 실체는 너무 간단하다. 쉬운 예를 들어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거리를 달릴 때 운전자는 항상 일정한 사이렌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멀리서 차가 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 사이렌 소리는 높게 들린다. 그리고 차가 자기 앞을 지나쳐서 멀리 사라질 때는 사이렌 소리는 낮게 들린다. 고정된 위치에서는 진동수가 일정하지만, 파원이 움직이면 진동수는 상대적으로 변한다. 이것이 그 유명한 도플러 효과다.     도플러 효과만큼 과학 기술 분야에 광범위하게 응용된 이론은 또 없다. 근대 음악을 모차르트가 다져놓았다면, 과학의 기반은 도플러가 닦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츠부르크 출신 이 두 사람은 음악과 과학 분야에서 과연 소금과 같은 역할을 했다.   소리는 파동이며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서 전달된다. 그런데 소리를 내는 파원이 움직인다면 관찰자에게 전달되는 파장은 서로 다르다. 파원이 관찰자에게 가까워질 때와 멀어질 때 주파수가 달라져서 듣는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다른 소리로 들리게 된다.     이처럼 같은 파동이라도 관찰 환경에 따라서 진동수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도플러 효과다.     빛 역시 파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광원이 움직이면 도플러 효과가 나타난다. 허블이 외부 은하를 관찰했을 때 은하가 붉은빛을 띠었기 때문에 모든 은하는 우리와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러므로 허블은 우주가 팽창하므로 적색편이를 보인다고 결론 짓고, 우주는 팽창한다는 사실을 발표하여 정적인 우주를 주장하던 아인슈타인을 뒷방으로 보냈다.     달도 차면 기운다더니 어느덧 아인슈타인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가시광선에서 붉은색은 푸른색보다 파장이 더 길다. 그런 이유로 파장이 길어질 때를 적색편이라고 한다.   음속의 몇 배나 빨리 나는 비행기 조종사는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서 적기를 탐지하고 주변 환경을 파악하며, 박쥐나 모기도 도플러 효과를 이용해서 멀리 있는 적과 먹잇감을 정확하게 인식한다. 특별히 빛의 도플러 효과를 적색편이 현상이라고 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적색편이 현상 적색편이 현상 외부 은하들 사이렌 소리

2023-03-17

탈가주 네바다행에 거주민 타격

가주의 높은 물가.주거비, 교통 대란을 벗어나 네바다로 향했던 사람들은 지금 행복할까.   샌호세, 실리콘밸리 등으로 대변되는 북가주민들과 대기업들이 리노 인근 새로운 산업단지에 뿌리를 내렸지만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스파크스 지역 인근은 구글 직원들 덕(?)으로 인앤아웃 햄버거와 피트니스 체인점이 들어섰으며 곧 대규모 쇼핑몰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렇다 보니 가주민들의 대이동은 끊이지 않는다.   신문은 가주 차량국(DMV) 기록을 근거로 네바다 운전면허를 새로 만든 가주민들의 숫자가 2021~2022년 사이 무려 8만5000여 명에 달한다며 이는 전체 ‘탈가주’ 주민의 50% 가량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구글과 테슬라가 포진한 타호-리노 지역과 스파크스 지역에는 이미 잰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물가 상승 현상이 뚜렷하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이를 반증하듯 가주민들의 네바다행이 가속화되고 이전인 2013년에 해당 지역 평균 집값이 18만8000달러였는데 지금은 51만 달러로 치솟았다.   출퇴근 시간에 교통 체증도 시작됐다는 주민들의 불평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 무상으로 땅을 제공하고 큰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했는데 외부 인력이 유입되면서 정작 해당 지역의 저소득층의 숫자는 더 늘었다는 것이다. 지역 푸드뱅크는 현재 한 달에 13만 명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는데 3년 전 9만1000여 명에 비하면 급상승한 숫자다. 외부 이주민과 기업들의 활동으로 경제는 활성화됐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버는 소득으로 달라진 경제 환경에 발맞춰가지 못하는 셈이다.   리노지역 업계 지도자들은 앞으로도 탈 가주민들의 이주는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지역 내 불균형을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네바다행 거주민 거주민 타격 외부 이주민 지역 인근

2023-02-12

[우리말 바루기] ‘데’의 띄어쓰기

뇌가 외부 자극에 반응해 알맞은 단어를 찾아 표현하기까지 0.6초가량 걸린다고 한다. 말은 순식간에 나오지만 이를 글로 옮기는 일은 그리 간단치 않다.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띄어쓰기다.   문장에서 어떨 때는 붙여 쓰고 어떨 때는 띄어 쓰는 말이 적지 않다. ‘데’가 대표적이다. “지금 굉장히 추운데 그렇게 입고 괜찮으세요?”의 경우 ‘추운데’로 붙여 써야 한다. “그 추운 데서 하루 종일 고생이 참 많다”의 경우 ‘추운 데’로 띄어 써야 바르다. 왜 그럴까?   먼저 의미를 살펴봐야 한다. ‘데’가 ‘곳이나 장소’ ‘일이나 것’이라는 뜻을 나타낼 때에는 의존명사로 띄어 쓴다. “지금 네가 가려는 데가 어디지?” “이번 과제는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에서 ‘데’는 각각 ‘가려는 곳이’ ‘깨닫게 하는 것에’로 바꿀 수 있다.   ‘데’가 ‘경우’의 뜻을 나타낼 때도 의존명사로 띄어 써야 한다. “머리 아픈 데 먹는 약과 감기 예방에 좋은 생강차를 여행가방에 넣어 뒀다” “이 찻잔은 매우 귀한 거라 특별한 손님을 대접하는 데나 내놓는다”에서 ‘데’는 ‘경우’의 의미로 사용됐으므로 띄어 쓰는 게 바르다.   ‘데’가 어미일 때는 붙여야 한다. ‘-ㄴ데/-는데/-은데’ 등은 뒤에서 어떤 일을 설명하거나 묻거나 시키거나 제안하기 위해 그 대상과 관련되는 상황을 미리 말할 때에 쓴다. “그렇게 아픈데 하루도 수업을 안 빠지다니!” “편의점에 가는데 뭐 사다 줄까?” “볼 것은 많은데 시간이 너무 부족해”의 경우 모두 붙여야 한다.   뜻으로 구별이 잘 안 될 때는 ‘데’ 뒤에 격조사 ‘에’를 붙여 보는 방법도 있다. ‘데’가 의존명사로 쓰였을 경우에는 뒤에 ‘에’가 결합할 수 있다. “지금 굉장히 추운데(에) 그렇게 입고 괜찮으세요?”는 ‘에’가 결합할 수 없다. ‘~ㄴ데’는 연결어미이므로 붙여 쓴다. “그 추운 데(에)서 하루 종일 고생이 참 많다”는 ‘에’가 결합할 수 있다. 이때의 ‘데’는 의존명사이므로 띄어 쓴다.우리말 바루기 띄어쓰기 외부 자극 약과 감기 이번 과제

202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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