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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석환 안과] 합병증 적고 회복 빠른 최신 녹내장 수술

녹내장이란, 안구와 뇌 사이를 연결한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력 저하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녹내장의 경우 실명을 유발하게 되는 위험한 질환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초기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방치하고서 넘어가기 쉽다.     남석환 안과는 기존의 녹내장 수술보다 짧은 수술시간과 합병증 적으며 회복이 빠른 새로운 수술 방법으로 한인들의 눈 건강을 책임진다. LA한인타운 3가와 옥스퍼드에 위치한다. 월요일 ~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진료한다.     최소 침습성 녹내장 수술(MIGS·Minimally Invasive Glaucoma Surgery), 아이스텐트 수술( I-Stent), 하이드러스 극소스텐트 수술(Hydrus Microstent), 전방절개술(Goniotomy), 내시경 섬모체광응고술(ECP·Endoscopic Cyclophotocoagulation)은 FDA에서 승인한 수술이다. 특히, 녹내장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방법은 최근에 녹내장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새로운 치료법이다. 기존의 녹내장 수술보다 MIGS는 수술시간이 짧고, 합병증이 적으며 회복이 빠르고 안전하다. 백내장 수술 중, 또는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수술 후 필요한 녹내장 약물의 수가 적을 수 있다.   남석환 원장은 이미 이러한 수술을 1000번 넘게 진행했으며 눈 수술은 안과 수술만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경험 있는 외래 수술센터에서 진행되어 비용절감에 효율적이다.   한인타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디케어, PPO, SMG, 센터, 세인트 빈센트, 케어모어 등  건강보험들이 이 수술들을 커버하고 있다.     ▶문의: (213) 368-0388남석환 안과 녹내장 합병증 녹내장 수술 외래 수술센터 아이스텐트 수술

2024-04-30

루리어린이병원 샴버그점 내년 8월 오픈

시카고 서버브 샴버그에 들어설 어린이 전문 병원이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가 끝나는 2025년 8월부터 환자를 받을 계획이다.     23일 루리 어린이 병원은 샴버그 로젤길 선상에 약 7만5000평방피트 규모의 어린이병원 외래 센터 공사에 착수했다.     이 병원은 로젤과 힐크레스트 길이 만나는 곳 북서쪽에 자리잡았는데 90번 고속도로 로젤길 출구 남쪽에 있다. 인근 한인 밀집 지역과도 가깝고 골프와 로젤길 주요 상업지구와도 멀지 않다.     루리 어린이 병원은 5.67에이커 부지에 어린이 환자만 전문적으로 받은 외래 병원을 짓는다. 이 병원을 짓는데 6000만달러가 투자된다.     병원이 완공되면 현재 알링턴하이츠와 호프만에스테이츠, 헌틀리 지역에 흩어져 있는 루리 어린이 병원 외래 센터가 이 곳으로 통합된다.    통합 시 기존 외래 병동 예약을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서버브 지역에 흩어져 있던 외래 병동에는 최근에만 환자가 150% 이상 증가해 대기 시간이 길고 예약이 힘들다는 고충이 있었다.     어린이 외래 병동은 첫 해에만 약 6만명의 환자를 받을 수 있다. 85명의 의료진과 직원들이 이 병동에서 일하게 된다. 어린이 전문 외래 병동인 만큼 종합적인 유아 환자 전문 의료 서비스가 제공된다. 유아 심장과와 신경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소아외과 등이 설치된다. 아울러 심장 재활과 초음파검사 등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병원은 270대의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며 추후 근무시간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Nathan Park 기자내년 오픈 어린이병원 외래 어린이 병원 외래 병원

2024-04-25

외래 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시카고 병원들

시카고 지역 주요 병원들이 외래 환자 진료를 위한 시설을 확충하고 나섰다. 기존까지 입원 환자에 중점을 둔 것과 비교하면 새로운 변화다.    최근 러시대학 병원은 시 서부에 대형 외래 환자 진료 시설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스와 할렘길이 만나는 곳에 들어서는 이 시설을 위해 모두 7000만달러가 투자된다. 규모는 6만 평방피트에 3층짜리 건물로 식품점도 함께 입점할 예정이다. 이 부지는 예전 시어스 백화점이 있었던 곳이다.     이 외래 환자 시설에는 90개의 진료실과 시술실, 상담실 등이 들어서게 된다. 또 Urgent Care 센터도 들어서게 된다. 당일 예약도 가능하고 각종 검사와 방사선 서비스 역시 가능할 것이라는 게 러시 병원측 설명이다.     공사는 빠르면 올 가을부터, 병원 운영은 2025년 1월 시작될 예정이다.     최근 시카고 일원 주요 병원들은 응급실과 수술실, 많은 병상을 갖춘 전통적인 형태의 대형 병원 시설이 아니라 주민 밀집지역에서 많은 환자를 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 클리닉을 확충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시카고 시 뿐 아니라 서버브 지역에서도 관찰된다. 한인 밀집 지역인 글렌뷰에도 노스웨스턴대학 병원의 외래 환자 클리닉이 운영 중이고 시카고대학 병원 역시 시 남부에 어전트 케어 시설을 갖춘 클리닉을 오픈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외래 시카고대학 병원 시카고 병원들 외래 환자

2023-04-05

의사와 올바른 소통이 최고의 오진 예방법

미국은퇴자협회에 따르면, AI가 활용되는 등의 21세기 첨단 의학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일선 의료현장 의료진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수많은 환자들이 오진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국립 과학 공학 및 의학 아카데미는 오진을 환자의 건강 문제에 대한 정확하고 시기 적절한 설명을 확립하지 못하거나 해당 설명을 환자에게 전달하지 않는 것으로 정의한다. 다시 말해서 -때늦은 진단 -잘못된 진단 -진단을 못하는 경우다. 오진의 원인을 살펴보고 시니어 환자들이 오진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미국의학회저널(JAMA)에 실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직장암, 폐암, 유방암, 심장마비, 전립선암이 가장 흔하게 진단을 놓치는 질병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원들은 836개의 의료 케이스를 통해 오진을 발견했으며 이것을 근거로 오진하기 쉬운 질환 10가지를 밝혀냈다.     연구논문 공동 저자인 고든 쉬프 하버드의대 교수는 "진단을 통해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고 종종 간과된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매년 1200만 명의 미국 성인이 외래 환자로 진료 중 오진 피해를 받고 있다. 이는 환자의 5%이지만 일부 전문가는 실제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병원에서 오진으로 매년 4만~8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오진 발생 이유   오진의 원인 중 하나는 환자와 의료진 간의 잘못된 의사 소통이 꼽힌다.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거나 의사가 환자의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다른 경우에는 잘못된 검사가 처방되거나 검사가 잘못 판독되는 경우다. 전자 의료 기록의 데이터는 정리되지 않을 수 있으며, 때때로 리퍼럴이 따르지 않을 수 있다.   고든 쉬퍼 하버드의대 교수는 "진단에 불확실성이 많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며 "알려진 질병은 수천 가지이고  증상도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신경과, 안과, 이비인후과 전문 데이비드 뉴먼-토커 교수는 "주치의에게 두통을 호소했을때도 그 원인이 될만한 경우가 너무 많다"고 진단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복통이나 허리 통증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문제는 환자가 일반적인 증상과 다른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일 때다. 환자의 신체 한쪽에서 힘이 빠지는 것 같은 전형적인 뇌졸중 증상으로 응급실에 가면 뇌졸중 진단을 놓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의사들은 현기증 같이 수많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을 동반하는 뇌졸중은 40%를 놓친다.물론 현재는 환자의 어지러움이 뇌졸중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질환인지 판단하기 위해 안구 운동을 측정하는 전자 기기를 사용한다.     물론 진단을 놓치면 바로 죽는 것은 아니다. 요통은 실제로 골관절염인 경우 근육 긴장으로 오진되지만  사망에 이르지는 않는다. 또한 특정한 피부 상태가 다른 피부 상태로 잘못 분류될 수 있지만 역시 생명과는 관련이 없다. 반면 혈관 질환, 감염 및 암은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 때를 놓치면 환자에게 치명적이고 영구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직장암-폐암-유방암 같은 '빅 3' 질병의 오진으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 피해' 카테고리의 75%를 차지한다.   ▶오진 예방방법   오진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환자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1)진찰 약속을 준비하라=의료진을 만나기 전에 증상과 우려 사항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게 좋다. 기록한 메모를 의사에게 가지고 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환자가 자신의 증상과 증상의 발현 주기 등 타임 라인을 기록해 의료진에게 가져다 주면 좋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하면 의사가 진찰 과정의 정보 수집 시간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또한 정확한 처방약 목록을 갖고 모든 진찰에 이것을 가지고 가야 하며 검사 결과, 의뢰 및 병원 입원에 대한 기록도 잘 보관해야 한다.     (2)질문하라=귀하가 받은 진단이 예상했던 것과 다른 이유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심한 두통이 와서 의사에게 얘기했는데 의사가 군발성 두통으로 진단했다면 왜 그런 경우인지, 왜 편두통이 아닌지 물어봐야 한다. 뉴먼-토커 교수는 "환자가 찾고 있는 것은 이런 질문에 대한 합리적인 답변이다. 환자는 사려 깊은 설명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3)후속 조치를 취하라=치료 계획이 처방된 후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의사와 계속 연락해야 한다. 증상이 지속되면 환자는 진단이 아니라 치료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환자가 병원에 전화를 걸어 약을 바꾸거나 더 많은 용량을 요청하면 의사는 그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재고하지 않는다.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낫지 않으니 진단이 정확한지 물어야 한다. 그래야 후속 조치가 가능하다.   한 전문의는 "환자들은 진단 과정에서 환자의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른다"면서 "원래 진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진단을 재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차 소견을 받아야 할 때   증상 등 상황이 나아지지 않거나 진단이 의심스러워 이를 확인하고 싶다면 다른 의사, 다른 전문의에게 2차 소견을 받는 것이 좋다. 의사가 권할 수도 있다.   메이요 클리닉 연구에 따르면 2차 소견을 구한 사람 중 20%가 첫째 소견과 다른 진단을 받았다. 환자의 66%는 2차 소견을 구할 때 더 구체적이거나 재정의된 진단을 받았다.   2차 소견을 요청할 때 가능한 직접적이고 감정적이지 않게 요청해야 한다. 일부 환자는 특히 의사와 확고한 관계가 있는 경우 이 부분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주치의에게 자신의 우려를 적극적으로 밝혀 의사가 환자의 우려를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시니어들에 대한 모든 진단은 사실 여생을 책임지는 진단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차 소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   오진이 흔한 질환 10가지     미국의학회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의하면, 미국 의료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오진하는 질환은 환자 안전 사고 보고서, 의료 과실 청구 등의 836개의 관련 사례에서 정리했다. 가장 흔한 10가지는 대장암, 폐암,  유방암을 비롯해 심근경색(심장마비), 전립선암, 뇌졸중, 패혈증, 방광암, 폐색전증, 뇌출혈 등이다.     이외 폐렴, 심부전, 신부전 및 요로 감염은 1차 진료 환경에서 흔히 놓치는 질병이다. 또한 골절, 농양 및 대동맥류도 흔히 놓치고 있다. 장병희 기자예방법 의사 의사 소통 시니어 환자들 외래 환자

2022-05-08

[수필] 외래 병동의 추억

“한 환자는 영어 못하는   간호사를 두었다고   의사한테 불평을 했다   그럴 때면 숨고 싶었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간호사의 일터는 다양하지만 외래병동은 나의 적성에 맞는 곳이었다. 그때는 매일 뜀박질치듯 몸으로 부딪치며 숨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하루하루였다.     미국 정식간호사 시험을 패스하고 잡은 첫 일터가 LA ‘메디컬 센터’ 외래병동이었다. 그곳에서 7년을 일하고 UC어바인 대학병원에 정착했다. 그곳 역시 외래병동이었다. 내 간호사 후반기 25년 동안 수퍼바이저를 하다 은퇴한 것이 삶의 원동력이 됐다.       1976년이었다. 첫딸이 면역주사를 맞아야 했기에 정부의 보조를 받아 의사를 볼 수 있는 저소득층 환자 병동에 갔다. 의사와 대화 중에 간호사 자리가 있다고 해서 어려운 인터뷰 후에 자리를 잡았다. 딸을 낳고 직장을 잡아야했지만 나의 영어가 짧아서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다. 이곳이 내 외래병동 생활의 첫 번째 인연이 되었다. 대다수 환자가 흑인들이었고 스패니시를 쓰는 멕시칸이 그 뒤를 이었다. 의사와 간호사들도 거의 같은 계통 사람들이었다. 한국인은 나 혼자였다   흑인 특유의 영어발음은 알아듣기 쉽지 않다. 언어소통이 어려웠다. 어떤 환자는 영어 못 하는 간호사를 두었다고 의사한테 대 놓고 불평을 했다. 그럴 땐 어디라도 숨고 싶었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가끔 전화가 걸려오면 나는 딴 방에서 환자를 돕는 척 어기적거리긴 했지만 등에선 진땀이 났다. 누가 그 전화를 대신 받든지 전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외래병동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북적대는 인간 박물관이다. 생김새가 다르듯 습관과 성격도 달랐다. 매번 그들 요구를 다 들어줄 순 없었지만 최선은 다했다. 간호사들 중에는 필리핀 간호사가 많았다. 그 나라는 한때 미국의 영향하에 있었던 덕분에 액센트가 좀 이상해도 영어는 잘한다. 그들의 단결력은 우리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 시집살이란 말이 실감났다. 소수민족끼리지만 먼저 자리 잡은 그들 텃세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게다. 힘든 환자의 간호는 한국 간호사에게로 떠밀기 일쑤였으니까.     힘들었던 일과였지만 외과 전문의사이자 원장이던 닥터 터너와 함께 일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는 가톨릭 신자였고 마음씨 좋은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이민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영어가 서툰 것과 수줍음이 많지만 일은 열심히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느 날 한 환자가 터너와 예약을 잡아 달라고 했다. 그날은 환자가 너무 많으니 다음날로 하자고 내가 말했다. 화가 난 그가 닥터 터너한테 나를 나쁜 간호사라며 화풀이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와의 예약은 큐가 책임자입니다. 큐의 말대로 하세요.” 닥터 터너가 말했다. 그때 내 이름이 ‘큐’였다. 그 후로는 내가 영어를 잘못한다거나 본인 마음대로 예약시간을 잡아 달라고 떼를 쓰는 환자가 없어졌다. 그는 내게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방법과 발음 교정 심지어는 우리 여행 때 첫딸 베이비시터도 해주었다.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은인이다.     점심시간이면 닥터 터너는 이곳저곳 미국 음식점에 나를 데리고 갔다. 운전도 가르쳐 주었다 그는 자주색 캐딜락 차를 타고 다녔는데 정말 멋지고 안락했다. 그 당시 우리는 차가 한 대뿐이어서 아침에 남편이 나를 직장으로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딸을 한인교회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데려다 준 후 일을 갔다. 저녁이면 일을 마친 남편이 역순으로 한 명씩 픽업을 해서 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매일 서서 일한 탓에 다리에 알통이 생겼다. 힘든 나날이었으나, 내가 일을 잘하니 한국 간호사 친구를 소개해 달라고 간호과장으로부터 요청을 받았다. 나는 한국 간호사 친구 두 명을 찾았다.   남미 니카라과에서 온 간호과장 릴리한테 그들을 소개해서 함께 일했다. 릴리는 일곱 살 된 아들을 데리고 사는 이혼녀였다. 그녀가 이사를 하고 싶다고 하기에 내가 사는 아파트 3층을 소개해줬다. 사람들은 직장 상사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것은 좋지 않을 거라고 충고했다. 그래도 영어가 달렸던 나를 취직시켜줘서 입이 트여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해준 은인이기에 상관치 않았다.     릴리는 언제나 외로워했다. 그러면서 얼마간 닥터 터너와 애정 관계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것이 들통이 난 즉시 그녀는 우리 병동에서 해고 당했다. 그 후 나는 우리 세 아이들을 위해 다른 스케줄 파트로 옮겼다. 금, 토, 일 3일간 주말에만 일하는 곳이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그 병원이 팔려 자동 해고됐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처럼 잠시 쉬다 UCI 대학병원 외래병동에 자리를 얻었다.     내 마지막 근무지인 대학병원은 큰 병원이었지만 한국 환자를 위한 전문 통역사가 없었다. 베트남과 중남미 환자는 병원에서 고용한 전문 통역사가 있었다. 그게 부러워 나는 간호사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시간을 쪼개 봉사자로 나섰다. 병원 응급실, 암병동, 방사선실 등 한국어 통역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어떤 날은 내가 간호사인지 통역사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로 종일 통역을 하러 병원 전체를 누비고 다닌 날도 있었다. 응급실에서 한인 환자가 숨진 날은 일이 끝난 후에도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가족과 함께 밤을 새우며 지킨 적도 있었다.       어릴 때 환자를 돌보며 그들의 고통을 보듬어 주는 간호사가 되고 싶었다. 미국의 외래병동에서 언어소통의 불편함으로 상처를 받는 환자들을 도와주었는데 은퇴한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병원에서 부탁이 오면 거실 전화기 앞에 앉아 3자 통화를 한다. 나이팅게일을 꿈꾸던 어릴 적 시절과 노인이 된 지금 그 나눔의 숲속에서 나는 잔잔한 행복을 누린다. 김규련 / 수필가수필 외래 병동 외래병동 생활 한국 간호사 정식간호사 시험

2022-03-10

[삶의 뜨락에서] 어느 날 방문했던 환자

작고 큰 나무의 잔가지에 안개처럼 수줍게 돋아나는 연초록, 겨울의 끝이 보이는 어느 3월의 이른 아침입니다. Eliot Avenue를 왼쪽으로 돌아서 반지하에 위치한 오래된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대기실 땅바닥에서 놀고 있는 귀여운 여자아이를 보았습니다. 방긋 웃는 아이를 들어, 앙증스럽게 입은 치마의 먼지를 털어주고 아기를 엄마에게 안겨주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환자를 볼 준비를 하였습니다.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고 따뜻한 커피가 책상 위에 있었습니다.     첫 환자는 방금 보았던 아기 엄마로 30이 안 돼 보이는 젊은 남편과 함께하였습니다. 유럽 악센트의 영어를 구사하는 차분하고 예의 있는 젊은 백인 부부였습니다. 진료하면서 계란 크기의 우측 유방의 종양과 딱딱하게 뭉쳐 있는 겨드랑이의 임파선을 보면서, 언제 발견하였는지 묻자 약 1년 되었다는 대답이었습니다. 그녀는 나의 눈을 응시하며 크게 걱정하는 듯하였습니다. “유방의 질환이 이렇게 뚜렷해지도록 1년 동안 무엇을 하였는가” 하는 질책이 마땅했지만 하지 못했습니다. 그녀 또한 유방암이 의심되는지 묻지는 않았습니다. 유방 종양의 세침 조직검사를 한 후  일주일 후에 결과를 보고 치료에 대해 상의하기로 하였습니다.     환자가 떠난 후, 비서 메리 로즈로부터, 그녀가 유럽에서 이민 온 지 약 1년이 되나 건강보험이 없으며 아직 남편이 마땅한 직업이 없다고 했습니다. 진료비의 일부분을 현금으로 내고 갔으며, 아기에게 잊지 않고 사탕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녀의 조직검사 결과는 유방암으로 나왔으며 유방암 중에서도 자라는 속도가 빠른 TNBC(Triple Negative Breast Cancer)였읍니다. 하루 오후 시간을 내어, 퀸즈에 있는 시립병원 유방암 외과에 전화하여 이 환자의 외래 진료 약속을 잡아 놓았습니다. 일주일 후 그녀의 방문이 있었습니다. 조직검사 결과를 전했습니다. 그녀는 자기 걱정이 현실로 다가옴에 크게 눈물을 보였습니다.     젊은 부부는 몹시 걱정하는 모습으로 서로를 의지하며 서 있었습니다. 건강보험이 없어 부득이 시립병원에서 치료받도록 예약한 것, 시립병원에도 유능한 외과 의사가 있으며, 형편에 따라 무료 진료와 치료가 가능함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암이 완치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도록 부탁하였습니다. 그녀의 젊은 남편, 알맞은 키에 자존심을 말해주는 듯한 맑고 깊은 갈색 눈을 가진 그는 서툰 손짓으로 흰 봉투를 책상에 놓으며 “지난번 지불하지 못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의자에서 일어나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의 어깨에 두 손을 얹은 채 말했습니다. “저보다 20년은 젊으신 것 같은데, 잊으셨군요, 지난 진료 때 당신께서 모든 것을 지불하신 것을.” 나는 그의 흰 봉투를 그의 손에 돌려주었습니다. 그때 반쯤 열린 문으로 메리 로즈가 소리쳤습니다.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진료를 마치고 오후 Eliot Avenue를 돌아서는데, 때 이른 작은 흰색 나비 한 마리가 만개하기 시작한 개나리 나뭇가지 끝에 위태롭게 앉을 듯하다 날아갔습니다. 성갑제 / 외과의사삶의 뜨락에서 방문 환자 시립병원 유방암 외래 진료 무료 진료

2022-01-20

[오픈 업] 사소할 수 없는 ‘마이너 필링스’

 미국 뉴욕시로 와서 정신과 1년차 수련을 마쳤을 때가 1974년이었다. 마취과 수련을 시작하려는 남편을 따라서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스 시로 이사를 갔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툴레인 대학(Tulane University)의 정신과 2년차 수련의 과정을  지원했다. 대학에서도 빨리 수련의 숫자를 채울 목적에서였는지 인터뷰도 없이 받아들였다. 학교 옆에 위치한 대규모 군 재활병원 입원 병동에서 환자를 인터뷰했다. 진단이 끝나면 치료 계획을 세운 뒤 간호사, 사회 사업가 음악 및 미술 치료사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치료팀을 만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툴레인 대학 교수와 함께 세미나를 열어 내가 담당한 환자에 대한 보고와 함께 다양한 정보를 나누었다.     어느 날 재활병원의 비서가 물었다. “닥터 정은 툴레인에서 2년차 수련의로 선발됐는데 왜 1년차의 일을 하세요?”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다. 같이 듣고 있던 이 대학 마일즈 교수가 정신과 과장에게서 알아본 결과는 너무나 황당무계한 인종차별 행위였다.     막강한 권위를 가졌던 정신과 과장은 정신과 및 신경내과 전문의로 정신분열증 분야의 대가였다. 과장의 비서인 남부 출신 백인 여성은 한번도 아시안 수련의를 본 적이 없었기에 1년차 위치로 나를 강등시켜 놓은 것이다. 닥터 마일즈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나는 2년차들이 일하는 툴레인 대학병원의 정신과 외래로 옮겨졌다.     그때 내가 느꼈던 불쾌하고 씁쓸하고 슬픈 감정들을 한인 2세 시인이며 수필가인 캐시 박 홍이 ‘마이너 필링스(Minor Feelings)’란 책으로 2020년 출판했다. 마이너 필링스는 ‘소수적’ 또는 ‘사소한’ 감정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책을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차별의 감정들을 표출하고 있다. 그녀는 올해 타임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2년차 수련의로서의 권리를 박탈해, 3개월이라는 기간을 다른 5명(모두 백인 남성, 남부의 하버드라 자칭하는 툴레인 대학 출신들)보다 뒤떨어지게 한 후에도 그들은 내게 사과 한마디 없었다. 그 뒤 나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감정이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솟아 올랐다. 이 책에 나온 몇 구절을 옮겨본다.     “미국에 사는 아시안들은 연옥(purgatory)을 방황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백인이 될 수도, 흑인이 될 수도 없다. 그래서 흑인으로부터는 불신을 받고, 백인으로부터는 무시를 당한다. 단 흑인을 억누르는 데에 사용되지 않는 한.” “우리는 수학 잘하는 중간 매니저로서 자본가들의 공장이 돌아가게 하는 윤활유이다. 그러나 절대로 승진은 없다. 리더다운 얼굴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시안은 이 나라에 1587년부터 존재했다고 한다. 내전이 끝나고, 흑인들이 노예제도로부터 해방되자, 중국의 쿨리들이 들어왔다. 그들에 대한 기록이 없고, 인권이 없었으니, 그들은 없었다.”   아시안은 차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아직도 이방인으로 취급하는 시선은 남아 있다. 아시안은 힘없고, 멸시당하는 인종이었으나 이제는 미국 사회에 우뚝 섰다. 인종에 상관없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인간적 권리를 함께 향유하는 세상이 되기를 기대한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마이너 아시안 수련의 정신과 과장 정신과 외래

202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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