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올바른 소통이 최고의 오진 예방법
[올바른 진단 받으려면]
연1200만명 크고 작은 피해
사망자도 매년 4만~8만명
처방약·검사 기록 등 꼼꼼하게
진찰 철저히 준비하고 만나야
미국의학회저널(JAMA)에 실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직장암, 폐암, 유방암, 심장마비, 전립선암이 가장 흔하게 진단을 놓치는 질병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원들은 836개의 의료 케이스를 통해 오진을 발견했으며 이것을 근거로 오진하기 쉬운 질환 10가지를 밝혀냈다.
연구논문 공동 저자인 고든 쉬프 하버드의대 교수는 "진단을 통해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고 종종 간과된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매년 1200만 명의 미국 성인이 외래 환자로 진료 중 오진 피해를 받고 있다. 이는 환자의 5%이지만 일부 전문가는 실제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병원에서 오진으로 매년 4만~8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 오진 발생 이유
오진의 원인 중 하나는 환자와 의료진 간의 잘못된 의사 소통이 꼽힌다.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거나 의사가 환자의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다른 경우에는 잘못된 검사가 처방되거나 검사가 잘못 판독되는 경우다. 전자 의료 기록의 데이터는 정리되지 않을 수 있으며, 때때로 리퍼럴이 따르지 않을 수 있다.
고든 쉬퍼 하버드의대 교수는 "진단에 불확실성이 많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며 "알려진 질병은 수천 가지이고 증상도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신경과, 안과, 이비인후과 전문 데이비드 뉴먼-토커 교수는 "주치의에게 두통을 호소했을때도 그 원인이 될만한 경우가 너무 많다"고 진단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복통이나 허리 통증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문제는 환자가 일반적인 증상과 다른 비전형적인 증상을 보일 때다. 환자의 신체 한쪽에서 힘이 빠지는 것 같은 전형적인 뇌졸중 증상으로 응급실에 가면 뇌졸중 진단을 놓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의사들은 현기증 같이 수많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을 동반하는 뇌졸중은 40%를 놓친다.물론 현재는 환자의 어지러움이 뇌졸중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질환인지 판단하기 위해 안구 운동을 측정하는 전자 기기를 사용한다.
물론 진단을 놓치면 바로 죽는 것은 아니다. 요통은 실제로 골관절염인 경우 근육 긴장으로 오진되지만 사망에 이르지는 않는다. 또한 특정한 피부 상태가 다른 피부 상태로 잘못 분류될 수 있지만 역시 생명과는 관련이 없다. 반면 혈관 질환, 감염 및 암은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 때를 놓치면 환자에게 치명적이고 영구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직장암-폐암-유방암 같은 '빅 3' 질병의 오진으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 피해' 카테고리의 75%를 차지한다.
▶ 오진 예방방법
오진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환자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1)진찰 약속을 준비하라=의료진을 만나기 전에 증상과 우려 사항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게 좋다. 기록한 메모를 의사에게 가지고 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환자가 자신의 증상과 증상의 발현 주기 등 타임 라인을 기록해 의료진에게 가져다 주면 좋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하면 의사가 진찰 과정의 정보 수집 시간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또한 정확한 처방약 목록을 갖고 모든 진찰에 이것을 가지고 가야 하며 검사 결과, 의뢰 및 병원 입원에 대한 기록도 잘 보관해야 한다.
(2)질문하라=귀하가 받은 진단이 예상했던 것과 다른 이유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심한 두통이 와서 의사에게 얘기했는데 의사가 군발성 두통으로 진단했다면 왜 그런 경우인지, 왜 편두통이 아닌지 물어봐야 한다. 뉴먼-토커 교수는 "환자가 찾고 있는 것은 이런 질문에 대한 합리적인 답변이다. 환자는 사려 깊은 설명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3)후속 조치를 취하라=치료 계획이 처방된 후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의사와 계속 연락해야 한다. 증상이 지속되면 환자는 진단이 아니라 치료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환자가 병원에 전화를 걸어 약을 바꾸거나 더 많은 용량을 요청하면 의사는 그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재고하지 않는다.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낫지 않으니 진단이 정확한지 물어야 한다. 그래야 후속 조치가 가능하다.
한 전문의는 "환자들은 진단 과정에서 환자의 목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른다"면서 "원래 진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진단을 재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2차 소견을 받아야 할 때
증상 등 상황이 나아지지 않거나 진단이 의심스러워 이를 확인하고 싶다면 다른 의사, 다른 전문의에게 2차 소견을 받는 것이 좋다. 의사가 권할 수도 있다.
메이요 클리닉 연구에 따르면 2차 소견을 구한 사람 중 20%가 첫째 소견과 다른 진단을 받았다. 환자의 66%는 2차 소견을 구할 때 더 구체적이거나 재정의된 진단을 받았다.
2차 소견을 요청할 때 가능한 직접적이고 감정적이지 않게 요청해야 한다. 일부 환자는 특히 의사와 확고한 관계가 있는 경우 이 부분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주치의에게 자신의 우려를 적극적으로 밝혀 의사가 환자의 우려를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시니어들에 대한 모든 진단은 사실 여생을 책임지는 진단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차 소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오진이 흔한 질환 10가지
미국의학회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의하면, 미국 의료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오진하는 질환은 환자 안전 사고 보고서, 의료 과실 청구 등의 836개의 관련 사례에서 정리했다. 가장 흔한 10가지는 대장암, 폐암, 유방암을 비롯해 심근경색(심장마비), 전립선암, 뇌졸중, 패혈증, 방광암, 폐색전증, 뇌출혈 등이다.
이외 폐렴, 심부전, 신부전 및 요로 감염은 1차 진료 환경에서 흔히 놓치는 질병이다. 또한 골절, 농양 및 대동맥류도 흔히 놓치고 있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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