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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고도 1만피트 호숫가 황금물결. 온천은 덤…캘리포니아 단풍 여행

매년 10월이 오면 캘리포니아 시에라 산맥의 색이 변하기 시작한다. 395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면서 동부 시에라 남단의 빅파인에서 비숍, 매머드 레이크스, 브리지포트 그리고 레이크 타호까지 10월 한 달간 가을 단풍으로 물결친다.   단풍이 드는 나무로는 아스펜, 코튼우드, 윌로우 등이 있지만 캘리포니아의 단풍은 아스펜이 주종이다. 내리쬐는 햇살을 맞으며 황금빛으로 빛나는 아스펜 숲의 황홀한 분위기는 경험한 사람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아스펜은 고도 8000피트(2500m)에서 1만 피트(3000m) 사이의 고산의 시냇가에서 자생을 하기 때문에 특정한 장소에서만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 단풍은 395번 국도를 따라 비숍에서 브리지포트까지 가장 멋진 아스펜 행렬이 펼쳐진다. 그 가운데 다음 장소들은 빼놓을 수 없는 가을 단풍의 명소들이다.   1. 비숍   아스펜 단풍의 보고로 알려진 비숍은 168번 국도 옆 비숍 크릭으로 알려진 냇가를 따라 노란색으로 물든다. 사우스 레이크, 사브리나 레이크, 노스 레이크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가을 단풍의 낭만을 느껴 볼 수 있다.   먼저 사브리나 레이크로 올라가는 도중에 아스펜델이란 마을이 있다. 아스펜 숲속에 조그마한 호수와 함께 유럽풍 주택들이 모여 있는데 마을이 온통 노란색 물결이다. 이곳에 있는 카디널 리조트에서 카페 음식을 즐기거나 시골풍의 캐빈을 빌려 아스펜 숲속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있다.   단풍은 고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들어 내려온다. 비숍 크릭에서 가장 높은 곳인 노스 레이크는 단풍이 일찍 물들었다가 일찍 지는데 이곳은 9월 말에서 10월 초순이 피크이다.   하이 시에라의 준봉 아래편에 조용히 자리잡은 사브리나 레이크도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자랑한다.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호수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사우스 레이크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가장 풍성한 아스펜 단풍을 볼 수 있다. 이쪽에는 여러 곳의 캠핑장과 리조트가 있다.   특히 포 제프리 캠핑장과 테이블 마운틴 그룹 캠핑장에 아스펜 물결이 넘쳐난다. 그리고 옛 서부시대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파쳐스 리조트에도 가을단풍 물결이 물씬 풍긴다.   아스펜 숲에서 캠핑을 원한다면 10월 말까지 개장하는 포 제프리 캠핑장을 권한다. 샛노란 아스펜 물결 속에 눈부신 햇살이 스며든 캠핑장은 너무나 낭만적이다.  수세식 화장실이 완비되어있고 옆에 흐르는 시내에서 송어 낚시를 할 수도 있다. 단지 고도가 높은 곳이어서 10월에는 아침 저녁으로 영하로 기온이 내려가므로 따스한 침낭과 튼튼한 텐트가 필수적이다.   동계 캠핑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지대가 낮은 비숍 시내에서 캠핑하는 것을 권한다. 비숍 시내에 골프장 옆에 위치한 브라운스 캠핑장은 잔디 위에서 캠핑 가능하며 샤워와 수세식 화장실, 마켓이 갖추어져 있다.   비숍에는 많은 호텔이 있으며 그중에서 크릭사이드 인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비숍 시내에는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들이 많은데 더치 스타일로 치장을 한 유명한 빵집 에릭 샤츠(Erik Schatz)는 100년 넘게 운영중인 이 지역의 명소이다. 그리고 빵집 건너편의 텍사스 바비큐도 잘 알려진 맛집이다.   2. 브리지포트   비숍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거리인 브리지포트는 몇 개의 주유소가 있는 조그마한 마을이지만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멋들어진 아스펜 숲이 여럿 있다.   브리지포트 인근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단풍명소는 로브델 레이크 로드이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산등성이에 노란 아스펜 군락들을 목격할 수 있다.   아스펜 숲 속으로 들어서면 황금빛 물결의 아스펜이 주위를 가득 메운다. 바람에 흔들리며 찰랑거리는 수많은 황금 잎사귀들을 보노라면 완전 별세상에 와있는 기분이 든다.   산꼭대기에는 로브델 호수가 있으나 아래편 단풍 숲이 메인 포인트이다. 도로가 험할 수 있으므로 4륜 구동이 아니라면 너무 높이 올라가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브리지포트에는 많은 이들이 최고라고 손꼽는 벅아이 노천 온천과 트레블틴 노천 온천이 있다. 만약 캠핑이 가능하다면 벅아이 노천 온천장에 선착순으로 사용 가능한 캠핑장이있다. 그리고 아름다운 호수를 끼고 자리한 트윈 레이크 리조트에도 캐빈과 캠핑장이 있다.   브리지포트의 단풍 여정은 10월 한 달이다.   3. 기타 지역   비숍과 브리지포트 중간에 위치한 록 크릭 캐년, 컨빅 레이크, 매머드 레이크스, 준 레이크 루프, 리 바이닝 캐년, 룬디 캐년, 콘웨이 서밋 등 수많은 단풍 명소들이 있다. 10월 중순까지 화사한 아스펜 단풍을 구경할 수 있으므로 시간이 허락되면 한번쯤 들러 보면 좋다.   California Eastern Sierra Fall Color Map이 있는데 가을 단풍 명소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므로 참조하면 좋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캘리포니아 황금물결 캘리포니아 단풍 아스펜 단풍 가을단풍 물결

2024-10-17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연 1300만명 찾는 숲속 놀이터. 그레이트 스모키 국립공원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은 동부의 테네시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걸쳐 있다. LA에서 2230마일, NY에서는 715마일 떨어져 있으며 공항이 있는 가까운 도시로는 1시간 운전 거리의 녹스빌(Knoxville), 2시간 거리의 애쉬빌(Asheville)과 샬롯(Charlotte) 등이 있으며 조지아주 애틀란타(Atlanta)에서는 약 5시간 운전거리다. 공원으로 통하는 출입도로는 테네시쪽에서 게틀린버그(Gatlinburg), 타운센드(Townsend)에서 들어올 수 있고 노스캐롤라이나 쪽에서는 체로키(Cherokee)를 통해 도로가 나있다.   ■특징과 역사   그레이트 스모키 국립공원은 미국내 국립공원 가운데 방문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 더 크고 명성이 있는 옐로스톤이나 그랜드캐년보다 많은 방문객이 다녀간다. 2023년에는 1330만 명이 넘는 방문자들이 이곳을 들렀다고 한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을까?  다음의 특징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첫 번째는 공원 입장료가 없다. 연방정부에서 이곳을 국립공원으로 정할 때 테네시와 노스캐롤라이나를 관통하는 뉴파운드 갭 도로를 수용해야 했는데 테네시주에서 주민들에게 통행료를 징수할 수 없다고 해서 이후로도 계속해서 입장료 징수는 하지않고 있다.   두 번째는 공원 인근에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연유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많은 국립공원이 LA나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곳 스모키 국립공원 주위로는 1, 2시간 거리에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크고 작은 도시가 다수다.   세 번째는 스모키 마운틴은 여러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원 안에는 1500마리의 흑곰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야생 터키와 엘크 등을 흔히 볼 수 있다.   네 번째는 초기 이민자들의 삶을 보여주는 유적지가 많다. 스모키 마운틴 지역은 오래전부터 미국 원주민들이 거주하였으나 1800년대를 전후로 많은 유럽 이민자들이 들어와 정착한 곳으로 케이즈 코브, 카탈루치 밸리, 오코나루피에 이민자들의 생활모습을 보존되어있어 방문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다섯 번째는 공원과 밀접하게 위치한 도시인 게틀린버그와 피전 포지의 역할이다. 게틀린버그는 유럽풍의 마을인데 남가주의 줄리안과 솔뱅 그리고 카지노 없는 라스베이거스를 합쳐 놓은듯한 인상을 준다.   게틀린버그에는 성수기에 서울 명동을 연상케 할 정도로 인파들이 몰려든다. 수많은 볼거리와 놀이터로 가득한 게틀린버그 마을은 식당과 선물점, 사탕가게, 와인 시음장등 볼거리와 경험거리가 참 많다. 이를 즐기려는 많은 방문객이 거리를 메운다.   그리고 게틀린버그에서 약 30분 떨어진 피전 퍼지는 수많은 놀이공원과 숙박 시설들이 들어서있고 오래된 역사적 쇼핑센터도 있어 많은 사람의 흥미를 끌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든 스모키 마운틴을 들리면 각자 취향에 맞는 놀이와 음식을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방문 시기는   사계절 모두 방문이 가능하지만 겨울은 춥고 눈이 온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10월 초에서 중순 사이가 단풍 시즌의 피크이다.   ■봐야할 곳은   취향에 따라 하이킹 같은 야외활동을 하거나 놀이 시설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이킹을 좋아한다면 총 길이 약 800마일의 등산로가 마련되어 있다. 크고 작은 폭포로 이어지는 수많은 트레일이 있고 유명한 아팔레치안 트레일이 스모키 마운틴을 지나간다. 전망대가있는 클링맨스 돔 (Clingmans Dome), 레인보우 폭포, 앨럼 케이브 트레일 (Alum Cave Trail) 등의 트레일이 유명하다.   가족과 함께 재미있고 편안한 여행을 원한다면 이민자들의 집과 교회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케이즈 코브, 카탈루치 밸리, 오코나루피 등을 방문하면 좋다.   차를 타고 돌아볼 수 있는 로링 포크 모터 네이처 트레일(Roaring Fork Motor Nature Trail)은 5.5마일의 아름다운 숲과 폭포, 그리고 전통적인 초기 이민자 가옥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게틀린버그의 명물인 스카이 워크, 아나키스타 등 놀이 시설을 경험하고 수많은 식당과 기념품점, 선물가게들을 둘러보노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피전 포지(Pigeon Forge) 또한 수많은 테마파크들이 있고 올드 밀과 같은 흥미로운 볼거리와 경험할 곳이 많다.   ■숙박 장소는   스모키 산속 가운데 위치한 게틀린버그 마을이 스모키를 둘러보기에 거리상으로는 가장 좋다. 유럽풍 마을 안에 수많은 숙박 시설과 식당이 있다. 시내 주차가 힘들기 때문에 게틀린버그에 숙박을 한다면 걸어서 흥미진진한 게틀린버그 마을을 즐길 수 있다.   게틀린버그에서 30분 거리에 피전 포지라는 도시에도 많은 숙박 시설이 있다. 그리고 남쪽으로 한 시간 운전거리에는 체로키, 북쪽으로 테네시의 녹스빌도 숙박장소로 적당하다.   시설이 좋은 많은 캠핑장들도 있다. 하지만 10월 이후 4월까지는 무척 춥기 때문에 텐트 캠핑은 기온을 확인하고 하도록 한다.   미국 동부의 문화와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그레이트 스모키 국립공원 일부러 시간을 내서 다녀올 값어치가 충분하다. 특히 가을 단풍은 그 어디보다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그레이트 스모키 국립공원에서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자.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국립공원 그레이트 그레이트 스모키 스모키 마운틴 국립공원 가운데

2024-09-05

뉴욕시 아웃도어 다이닝 주류 판매 및 서빙, 별도 허가 받아야

엔데믹에 따라 뉴욕시 아웃도어 다이닝의 주류(alcoholic beverages) 판매와 서빙 정책에도 변화가 생겼다.   4일 뉴욕시접객연맹(NYC Hospitality Alliance)은 지난달 30일 뉴욕주 주류국(SLA)이 뉴욕시 교통국(DOT)으로부터 아웃도어 다이닝 라이선스를 받았다 하더라도 오는 2025년 1월 1일까지 SLA에의 별도 신청을 통해 인가를 받은 업주만 주류 판매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며 이를 주지하라고 경고했다.   이는 교통국으로부터 라이선스 갱신 혹은 신규 허가를 받았다 하더라도, 팬데믹 당시의 비상대책(Advisory 202-19)과 달리 SLA에 ‘공공 공간 대체 신청서(Municipal Space Alteration Application)’를 내 허가를 받아야 주류 판매와 서빙이 가능해진 것으로, 지난달 4월 20일 발효된 새 법(ABCL 111-a)에 따른다.   SLA는 현장의 혼란을 우려, 교통국의 라이선스 허가는 음식 판매에 관한 것이라며 주류 허가는 오로지 SLA에만 있음을 강조했다. 팬데믹 이전에 허가를 받았던 이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교통국으로부터의 허가가 선제돼야 한다.   주류 판매를 원한다면 아웃도어 다이닝 라이선스 신청 당시 제출한 모든 문건, 공용 공간 도면, 주류 판매를 할 공간의 좌석 수와 배치도, 기타 종업원 보험 증빙 등을 준비해야 한다.   SLA는 교통국의 처리 과정서 발생하는 지연으로 주류 판매 허가 신청이 어려운 업주가 있을 경우를 대비, 오는 12월 중간 점검을 통해 마감일을 연장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신청서(sla.ny.gov/system/files/documents/2024/08/alteration-contiguous-noncontiugous-space_0.pdf)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보내면 된다.   한편 아웃도어 다이닝 라이선스 신청 마감일은 지난달 3일로 지났지만, 현재도 신청이 가능하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아웃도어 다이닝 아웃도어 다이닝 주류 판매가 뉴욕주 주류국

2024-09-04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황제 폭포를 지나 천사의 빙하로…캐나다 재스퍼 국립공원

캐나다 록키 마운틴의 크라운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제스퍼 국립공원은 밴프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운전거리에 있으며 아름다운 호수와 계곡, 눈 덮인 산맥 등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최적의 장소이다. 재스퍼에서 꼭 봐야할 자연 명소 7곳을 알아보자.     1. 아타바스카 폭포(Athabasca Falls) 아타바스카 폭포는 아타바스카 강물이 암반 사이를 요동치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습이 장관이다. 도로에 인접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는 이 폭포는 23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요동치는 급한 물결을 바라보면 저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물 색깔이 여름철에는 흙과 돌가루로 인해 뿌옇지만 겨울에는 연두색 아쿠아마린빛을 발한다고 한다. 안전을 위해 설치해놓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따라 약 1시간 정도에 우렁찬 폭포수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2. 마운틴 이디스 카벨(Mt. Edith Cavell) 두 번째는 검은 산 전체가 흰 눈으로 빗장 무늬를 머금고 있는 마운틴 이디스 카벨이다. 캐나다 록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마운틴 이디스 카벨은 3368m 높이임에도 불구하고 만년 빙하를 간직하고 있다.   산 아래까지 도로가 나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주차장에서 약 30분을 올라가면 천사의 빙하(Angel Glacier)로 알려진 빙하계곡과 호수의 멋진 광경을 즐길 수 있다.     원래 이 산은 여러 이름으로 불렸으나 최종적으로 1차 세계대전중 벨기에에서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치료하며 연합군 탈출을 도운 영국 간호사 이디스 카벨을 기념하여 명명되었다.   그녀는 “구할 수 있는 생명 앞에서 애국심이란 단어는 충분하지 않다”며 전쟁의 참혹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주차장에서 빙하 호수까지는 왕복 5마일이며 경사가 심하지않아 남녀노소가 방문하기에 좋다.     3. 마운틴 롭슨(Mt Robson) 세 번째는 마운틴 롭슨이다.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마운틴 롭슨은 재스퍼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여서 재스퍼 방문 중에 하루를 할애해서 산 중턱까지 다녀 올 수 있다.   산 높이가 1만3123피트인 마운틴 롭슨은 절대 쉽게 등반할 수 있는 산이 아니다. 정상부근 사진을 보면 히말라야의 최고봉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모습이다.   당일 산행으로는 중간 기착지인 천 개의 폭포 밸리(Valley of the Thousands Falls) 혹은 황제 폭포 (Emperor Fall)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은 산행이다. 촉촉이 젖은 풀숲과 나무숲을 가로 지르는 힐링 트레일을 경험하며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세찬 강물을 건너는 멋진 구름다리도 만나게 된다.   4. 휘슬러 마운틴(Whistler Mountain) 휘슬러 산은 제스퍼 스카이 트램이라고 알려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재스퍼를 둘러선 산봉우리들의 장관을 바라보며 영감을 얻는 곳이다. 아래편으로 우윳빛 아타바스카 강이 흐르고 좌우 측으로 청록색 빛을 발하는 호수들이 곳곳에 박혀있는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휘슬러산은 빼곡한 수림이지만 전망대가 있는 꼭대기는 민둥산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약 1km를 걸어 정상에서면 재스퍼의 비경을 한눈에 바라보는 잊지못할 경험을 하게 된다.     5. 밸리 오브 5 레이크스(Valley of 5 Lakes) 밸리 오브 파이브 레이크스는 재스퍼를 통하는 93번 국도변의 다섯 개의 호수를 지칭한다. 호수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는 이들의 눈을 의심할 만큼 진한 에메랄드빛을 발한다. 차디찬 분위기에 속이 훤히 보일 만큼 투명한 물속에 송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오리가 자맥질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3번 호수의 진초록의 물빛을 바라보노라면 보석보다 더욱 화려하고 신비한 빛을 발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5개의 호수를 전부 돌아보는 트레일은 4.5km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적당한 거리에서 되돌아나와도 좋다.   6. 뮬라인 캐년 (Maligne Canyon) 제스퍼에서 동쪽으로 11km거리에 있는 뮬라인 캐년은 인근의 호수에서 지하통로로 흘러온 물이 계곡을 소용돌이치며 적게는 폭 2m에 깊이 50m의 협곡이 형성된 곳이다. 빙하가 녹은 물은 초록색을 띄는데 폭포가 되어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뮬라인(Maligne)이란 프랑스어로 ‘악마’ 혹은 ‘사악한’ 이란 뜻인데 1846년 벨기에 출신 제수잇(Jesuit) 선교사인 피에르 스멧이 이곳 계곡을 고생하며 건넌 후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뮬라인 캐년에는 카페테리아 스타일의 식당이 있으며 기념품점에서는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캐나다산 보석과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계곡을 따라 놓인 다리 위에서 물길을 보며 상큼한 초록의 나무숲을 돌아 나오는데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뮬라인 캐년은 뮬라인 호수로 가는 길에 방문하면 좋다.   7. 뮬라인 호수 (Maligne Lake) 재스퍼에서 한 시간 운전거리인 뮬라인 호수는 빙하 호수로는 시베리아의 바이칼 호수 다음으로 크다고 한다.     총 22km 길이에 평균 수심 35미터를 자랑하는 이 호수를 보는 순간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푸른 호수와 눈 덮인 로키산맥의 조화로운 풍광은 넋을 잃을 정도이다.   뮬라인 호수를 더욱 유명하게 한 것은 호수 중간에 자리한 스피릿 아일랜드(Spirit Island)이다. 조그만 섬에 침엽수들이 빼곡히 서있는 섬을 찍은 사진은 전세계 많은 사람의 마음을 매료시켰다.  이곳의 섬 사진은 뉴욕 지하철에도 오랫동안 설치되었으며 비싼 보트 요금에도 배를 타고 이곳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스피릿 아일랜드는 이곳에 8000년간 거주했던 스토니 원주민들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지금도 원주민들은 매년 이곳에서 그들만의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1908년에 뮬라인 호수를 처음 본 예술가이자 탐험가인 메리 샤퍼는 뮬라인 호수를 루이즈 호수와 비교하면서 루이즈 호수가 진주라면 뮬라인 호수는 진주 목걸이다라고 표현했다.   선착장에는 멋진 식당이 있어 호수를 바라보며 식사와 음료수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품질 좋은 캐나다 특산물을 파는 기념품점도 있다.     이곳은 날씨가 흐리고 빗방울이 돋는 때가 많아 여름이라도 옷을 단단히 챙기는 것이 좋다.   이외에 밴프에서 재스퍼 사이를 이동하는 도중 페이토 호수와 보우 호수를 꼭 들러 보면 좋다. 캐나다 록키를 대표하는 호수들로 연초록 물결과 만년설로 덮인 봉우리들의 조화가 신비롭다. 두 호수 모두 도로에 인접해 있어서 방문하기에 좋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국립공원 재스퍼 빙하 호수 재스퍼 방문 황제 폭포

2024-08-22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에메랄드 호수, 만년설의 고향…캐나다 밴프 명소 베스트 7

살아 숨 쉬는 대자연의 감동이 있는 캐나디언 록키스 관광의 중심에는 밴프(Banff)란 도시가 있다. 큰 도시는 아니지만 훌륭한 자연경관과 함께 좋은 식당 호텔 기념품점들이 많다. 밴프 방문시 놓칠 수 없는 자연 명소 7곳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설퍼 마운틴(Sulphur Mountain)이다. 설퍼 마운틴은 2281m 정상까지 곤돌라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곤돌라로 올라간 지점에는 식당과 전망대가 있고 계단으로 보도를 잘 만들어 놓아 다니기에 편하다. 전망대에 서면 보우강이 흐르는 밴프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으며 밴프 국립공원 주변을 둘러 있는 캐나다 록키의 설산들의 위용을 구경할 수 있다.   설퍼란 산이름은 유황이란 뜻인데 산 아래편에 유황 온천이 발견되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곤돌라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미국 달러로 일인당 70달러 정도다. 곤돌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산을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등반 고도가 약 2300피트(700미터)이므로 쉽지않은 산행이다.   두 번째는 존스톤 계곡이다. 이곳은 협곡에서 맑은 물줄기가 쉼없이 내려오는 곳으로 절벽에 길을 만들어 물길을 내려다보면서 걷게 되는데 깊은 협곡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아주 특별하다.   얼음처럼 차가워 보이는 시냇가를 따라가면 약 30분 거리에 첫 번째 폭포가 나오고  30분을 더 올라가면 두 번째 폭포를 만날 수 있다. 입구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는데 하이킹을 하고 난 후 맛보는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나다.   세 번째는 컬럼비아 아이스 필드이다. 이곳 빙원은 캐나다 록키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데 넓이가 230 평방 킬로미터에 가장 깊은 곳은  두께가 365미터나 된다고 한다.   연평균 강설량이 7미터나 되는 지역이어서 여름철 동안 눈이 다 녹지 않기 때문에 빙원이 형성된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매년 빙원 사이즈가 작아지고 있는데 설상차를 타면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더 깨끗하고 거대한 빙하를 보고 경험할 수 있다.   일반 차량은 아래편에 마련된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서 빙원에 올라갈 수 있다. 빙원을 걸으면서 눈 녹은 푸른 물줄기가 쉼없이 굽이굽이 흐르는 모습이 지나온 인생길을 보는듯하다.   네 번째는 엄청난 수량을 자랑하는 타카카우 폭포(Takakkaw Falls)이다. 타카카우는 원주민 언어로 ‘참 웅장하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크기와 수량이 요세미티 폭포와도 비견될 정도이다. 주차장에서 폭포까지는 약 20분이면 갈 수 있는데 물보라가 멀리 흩날리므로 가까이 가려면 옷이 흠뻑 젖을 각오를 해야한다.   폭포 인근에 수많은 하이킹 트레일 있어 캐나다 록키의 또 다른 비경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 주차장 인근에 피크닉 테이블이 마련되어있어 폭포를 바라보며 점심을 즐기기에도 좋다.   다섯 번째는 에메랄드처럼 진초록색으로 빛나는 에메랄드 호수(Emerald Lake)이다. 이곳 호수는 잔잔하면서도 서정적인 멋이 있다. 이곳에서는 카누를 빌려 물결 위로 저어보자. 호수 주위를 한바퀴 돌아오는 전체길이 5마일의 트레일은 키 큰 나무들과 초록의 수풀로 덮여 있어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다.   블루베리 등 열매가 있는 나무들도 있고 쓰러진 고목에서 새로운 생명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과 힐링을 함께 느껴보는 멋진 장소이다. 또한 이곳에는 랏지가 준비되어 밴프를 돌아보는 베이스 숙박지로 사용하여도 좋은 곳이다.   여섯 번째는 모레인 호수(Moraine Lake)다. 10개의 바위산 봉우리를 배경으로 푸른색의 호수 위로 카누가 떠있는 모습은 캐나다 록키를 상징하는 명소로 많이 소개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모레인은 빙하 퇴적물이란 뜻인데 호수의 아름다움에 어울리지않는 이름인 것 같다. 푸른 호수 위로 카누를 띄워 노를 젓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많아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보는 듯하다.   등산로가 나있어 호숫가를 따라 하이킹을 할 수 있다. 호수 뒤편에는 맑고 차가운 연못 위로 주변의 산들이 거울처럼 투영되어 보면서도 믿기 힘든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일곱 번째는 루이즈 호수(Lake Louise)이다. 캐나다 록키의 명물로 손꼽히는 레이크 루이즈는 그 자태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터코이즈 색의 호수와 빅토리아 빙원 그리고 만년설로 덮인 산봉우리들의 조합은 그 어디에 견주어도 압권이다.   호수를 마주하며 지어진 패어몬트 샤토 호텔도 너무 멋지다.  여름철에는 호수에서 카누를 타볼 수 있고 겨울에는 인근의 산에서 스키를 탈 수 있다.   루이즈 호수를 제대로 즐기려면 하이킹이 최고이다. 이곳에서는 레이크 아그네스 트레일과 6개의 빙하 평야(Plain of 6 Glacier) 트레일이 유명하다.   약 1시간 정도 걸어 빙원 근처에 도착하면 작은 티하우스를 만나게된다. 이곳에서는 커피, 티, 파이 그리고 스프 등 간단한 식음료를 준비해서 등산객들에게 서빙한다.   빙원으로 가까이 들어서면 양쪽의 커다란 산봉우리 사이로 눈 쌓인 루트가 나타난다. 전에는 이곳으로 마운틴 레프로이와 빅토리아 봉을 올랐다고 한다. 능선 위에 바위처럼 보이는 조그만 집이 있는데 에봇 패스 헛으로 불리는 대피소이다.   돌아올 때는 벌집이란 뜻의 비하이브 트레일을 따라 레이크 아그네스를 거쳐 내려올 수 있다. 원을 그리면서 돌아 나오는 하이킹 코스는 힘들긴 하지만 비하이브 윗편에서 연푸른 색의 루이즈 호수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잊지못할 추억을 경험하게 된다.   이외에도 밴프에는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 호텔과 그 앞으로 흐르는 보우 강이 유명하다. 1950년대 마릴린 먼로가 나온 돌아오지 않는 강이 이곳 보우 강에서 촬영되어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이다.   밴프는 멋진 자연경관의 보고이며 아름다운 도시이다. 숙박은 호텔과 랏지 그리고 캠프장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한 관광지인 만큼 미리 수개월 전에 숙박장소 예약과 방문지 계획을 세워야 불편함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에메랄드 베스트 에메랄드 호수 이곳 호수 밴프 국립공원

2024-08-08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LA서 1시간, 숲과 호수를 만나다

LA 인근에도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스트레스를 풀고 힐링할 수 있는 자연 공간들이 많이 있다.   그 가운데 말리부크릭 주립공원(Malibu Creek State Park)은 LA한인타운에서 북서쪽으로 30마일 거리로 차로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다. 초록의 산봉우리를 배경으로 야생화 가득한 언덕이 있고, 오크나무 숲 사이로 시냇물이 흘러 영화 속 장면 같은 경치를 만날 수 있다.   많은 야생 동물들이 서식하고 초장이 펼쳐진 이곳은 오랫동안 추매시(Chumash) 원주민의 고향이었다. 추매시는 풍부한 자원을 갖춘 이지역에서 큰 부족을 이루며 문화 종교적으로 뛰어난 부족이었다. 하지만 모든 아메리카 대륙이 그러하듯 스페인 탐험대와 유럽 이민자들이 온후 추매시 사람들도 새로운 문화에 동화되게 된다.   산세가 수려하고 호수가 많은 이곳에서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었는데, 공상과학 영화에서부터 한국과 중국의 변방 모습도 모두 표현 가능했던 곳이라고 한다. 그런 연유로 주립공원으로 변경되기 전까지 20세기 폭스 영화사의 야외 세트장으로 사용되었다.   공원 측에서는 한국전을 소재로 한 TV드라마 매시(MASH)의 촬영 장소를 보존해놓아 많은 방문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공원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주차한 후 넓은 비포장길로 들어서면 둥그스름한 산들이 병풍처럼 서있고 가운데로 시냇물이 흐르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의 모습이 나타난다. 아침 일찍 온다면 시원한 공기가 가득해 상쾌한 산책을 경험하게 된다.   약 0.5마일 지점에 방문자 센터가 있는데 센터 안에는 이 지역에서 서식하는 각종 동물들의 박제를 전시해 놓았다. 그리고 안내판을 통해 1900년대 초부터 이곳 공원에서 찍은 수많은 영화의 목록을 볼 수 있다.   방문자 센터 위쪽에 록 풀(Rock Pool)이라는 연못이 나온다.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이 수영을 하기도하고 더위를 식히는 장소이다. 또한 호수 주변에 직벽의 바위들이 많아 암벽등반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길을 따라 오르막길을 좀더 오르면 센츄리 호수(Century Lake)가 나오는데 이곳은 유인원들의 행성으로 변한 지구를 무대로 한 공상과학 영화 1968년작 행성탈출의 세트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계속해서 시냇물을 따라가다 보면 매시 세트장에 도착한다. 한국전쟁 당시 야전병원을 소재로 한 코미디극인 MASH는 당시 인기가 많은 작품이었다. 이곳에는 당시 촬영에 사용되었던 앰뷸런스 트럭과 이정표를 마련해두고 자세한 사진과 안내문을 통해 세계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촬영장면을 소개하고 있다.   계속해서 0.6마일 정도를 더 올라가면 말리부 호수댐 아래편에 도착한다. 말리부 호수는 공원 경계에 있어 직접 통하는 길이 없지만 공원 밖으로 나가 둘러볼 수 있다. 경치가 수려한 말리부 호수는 LA에서 가까우면서도 아름답고 아늑한 분위기를 보여주어 수많은 영화 및 텔레비전 드라마의 촬영장소로 이용되었다.   말리부 크릭 주립공원 안에는 큰 오크 나무들과 초장이 있고, 여러 곳의 길고 짧은 등산로가 있어 부모님이나 어린 자녀와 함께 걷기에도 좋다. 특히 강우량이 많은 해에는 캘리포니아 포피를 비롯하여 각종 야생화들이 산등성이를 가득 메우기도 한다. 또한, 공원 안에 있는 캠핑장은 산등성이를 배경으로 63곳의 캠핑자리와 수세식 화장실 샤워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원입장료는 차량당 12달러며 오전 8시에서 밤 10시까지 개장한다. 햇볕이 뜨거운 낮 시간을 피해 아침에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는 길은 LA에서 101 프리웨이를 타고 북상하다가 라스 버지네스 로드(Las Virgenes Road)에서 내려 좌회전하거나, 샌타모니카 해안의 1번 국도(Pacific Coast Hwy)를 통해 말리부캐년 로드(Malibu Canyon Road)에서 우회전해 가는 방법이 있다.   ━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호수 말리부 센츄리 호수 호수 주변 가운데 말리부크릭

2024-06-13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맑은 숲 내음·맛난 음식…은하수는 덤

가족, 친구들과 함께 자연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여름철이 다가온다. 잠자리, 화장실, 어두운 밤, 장비 준비 등 여러 불편함에 대한 선입견이 있지만 일단 캠핑에 맛을 들이면 평생을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될 수 있다. 캠핑의 즐거움과 유익한 점들을 살펴본다.   ▶캠핑, 즐거운 이유   1. 가족간의 대화: 스마트폰을 달고 사는 현대인들은 자녀나 배우자와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캠핑은 함께 텐트를 치고 음식을 나누며 모닥불 옆에 모여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2. 자연과의 동화: 캠핑을 통해 우리 몸과 마음은 자연에서 기운을 얻고 안정적인 평온함을 얻을 수 있다. 초록의 숲에서 맑은 공기를 접하고 호숫가 푸른 초장에서는 야생화를 발견하고 사막에서는 나지막한 짐승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생동감 넘치는 자연을 경험할 수 있다.   3. 캠핑 진미: 캠핑 음식은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 간단한 레시피에서부터 캠핑 만찬까지 취향에 따라 여러 가지 메뉴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집이나 식당에서 먹는 것과는 전혀 다른 최상의 분위기에서 식사 경험을 할 수 있다.   4. 행복감: 캠핑은 적은 비용으로 여행을 떠나 야외에서 경험하는 문제들을 풀면서 자녀들에게 문제 해결 방법도 습득하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풍족하지 못한 여건 가운데서도 조그마한 것으로부터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5. 추억: 캠핑의 추억은 즐겁고 오래 지속된다. 야외의 어드벤처를 경험하면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경험도 훗날 재미난 얘깃거리가 되고 웃음과 미소를 머금게 할 추억으로 간직된다.     ▶캠핑 꼭 알아야할 팁   캠핑은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그 즐거움이 배가 된다. 반드시 값비싼 장비를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텐트, 슬리핑백, 패드, 램프, 야외용 조리기구 등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장비들은 챙겨야한다. 캘리포니아에는 수백 마일의 해안선과 높고 깊은 산과 계곡이 있어 아름다운 비경을 경험할 수 있는 캠핑장들이 많다. 즐겁고 안전한 캠핑을 위해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되는 팁을 알아보자.   1. 캠핑장 선정   계절에 맞춰 캠핑장을 선택한다. 고도가 높은 산간지방은 추위에 대비해야하고 사막인 경우 뜨거운 여름철에는 삼간다. 미국의 국립공원과 주립공원 캠핑장들은 기본 시설이 잘 갖추어져있고 안전하다. 하지만 유명한 캠핑장소의 경우 성수기나 주말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미리 예약을 하고 선착순으로 사용하는 경우 일찍 출발하는 계획이 중요하다. 올해부터 캘리포니아에서는 예약 첫날 자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예약 전체가 취소되는 법이 시행된다. 일반적으로 국립공원 캠핑장은 연방 홈페이지(recreation.gov)나 캘리포니아 주립공원 홈페이지(reservecalifornia.com)에서 예약 가능하다.   2. 믿을만한 좋은 캠핑장비를 갖춘다   대부분의 캠핑장은 기본적으로 테이블, 화덕, 그릴, 수도, 화장실이 구비되어있다. 직접 구비해야하는 캠핑 장비들이 많은데 그중 텐트, 슬리핑백, 패드는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서 중요하다. 종류와 가격이 다양하므로 경험자들로부터 추천을 받거나 장비점에서 렌트해서 사용해본 후 구입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3. 목록 정리   캠핑에는 예상외로 많은 품목이 필요하다. 개인 장비로는 텐트, 슬리핑백, 패드, 헤드 랜턴, 의자 등이다. 공동 장비에는 조리기구, 식기, 가스통, 아이스박스, 랜턴, 천막 등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캠핑을 하면서 낚시나 하이킹 또는 물놀이도 겸할 수 있어 개인별 수영복, 샌들에서부터 음식재료 등 캠핑 준비시점에 자질구레한 품목의 목록을 작성해두면 많은 도움이 된다.   4. 여분의 옷과 담요준비   야외에서는 낮과 밤의 기온차를 심하게 체험한다. 특히 해가 지고 난 후 무척 추워질 수 있다. 여름이라도 털모자와 재킷은 반드시 챙기도록 한다.   5. 선크림 & 벌레 퇴치 스프레이   야외는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선크림을 준비하고 벅 스프레이를 준비하여 모기나 하루살이들에 대비를 해야한다.   6. 음식 준비   캠핑에서는 평범한 일상 음식을 조리해 먹어도 맛이 더욱 좋다.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요리를 생각해두고 준비하면 좋다. 그리고 캠프파이어 하면서 먹을 수 있는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을 준비하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7. 음식보관   캘리포니아 숲에는 다람쥐, 너구리, 곰들이 있고 사막에서는 여우가, 해안가에는 새들이 음식을 노린다. 캠핑장마다 음식을 보관해두는 음식 라커가 있는 경우 지정된 장소에 보관 하도 록 한다. 음식보관은 사람과 야생동물의 안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게 간주하여 정부에서는 이를 엄격하게 관리한다.   8. 조용한 시간(Quite Time) 준수   캠핑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캠핑에서는 밤늦게 자고 아침 늦게 일어나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한 시간(Quite Time)을 준수하고 캠프파이어 불이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하는 등 자연을 보호하는데 모범을 보이면 더욱 유익하고 안전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9. 캠프파이어   캠핑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 캠프파이어다. 모닥불 옆에 둘러앉아 포일에 싼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를 구우면서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는 맛이 캠핑의 백미다. 또한 밤이 깊어지면서 밤하늘에 은하수가 빼곡히 들어찬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은하수는 깊은 밤에 더욱 또렷이 보인다. 취침하기 전 은하수를 살펴보거나 한밤중에 화장실을 가면서 둘러보아도 좋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바닷가, 깊은 산속, 사막에서 캠핑이 가능하다. 자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은 두고두고 잊지못할 추억이다. 올 여름에는 캠핑을 통해서 친구나 자녀와 함께 대자연의 웅장함을 만끽하는 기쁨을 누려보자.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은하수 음식 주립공원 캠핑장들 국립공원 캠핑장 캠핑 음식

2024-05-30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운무 자욱한 야생화 들판, 여긴 천국…라호야 밸리 말리부

LA 다운타운에서 서쪽으로 약 20분을 운전하면 샌타모니카 해변이 나온다. 이곳에서 1번 국도인 퍼시픽코스트하이웨이(PCH)를 따라 북상하면 왼편으로는 태평양 바다를 보면서 오른쪽은 샌타모니카 산맥이 나타난다.   나지막한 샌타모니카 산맥은 아담한 구릉에 초장이 펼쳐지고 수많은 등산로가 산재해 있어 처음 등산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이다. 특히 봄여름에는 야생화들이 풍성하게 피어올라 등산로를 따라 걷는 재미가 좋다.   이 가운데 무구픽(Mugu peak)으로도 잘 알려진 라호야 밸리는 산 너머로 초장과 연못이 있고 산 전체가 수많은 야생화와 허브들이 피어 올라 가히 야생화의 천국이라고 불러도 틀리지 않다.   5월을 접어들면서 도심지는 햇볕이 뜨거워지지만 이곳 말리부 인근은 해안에서 형성된 운무로 인해 촉촉하면서도 시원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라호야 밸리를 가장 잘 둘러볼 수 있는 길은 츄매쉬 트레일(Chumash Trail)이다. 수년 전까지는 인근의 레이 밀러 등산로가 가장 유명했지만 산사태로 길이 유실되면서 레이 밀러 등산로 일부 구간이 폐쇄된 상태이다.   츄매쉬 등산로는 1번 국도변에 있는데 주말에는 주차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곳 등산로는 처음 0.7마일을 조금 가파르게 올라간다. 하지만 초입부터 펼쳐지는 야생화의 물결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숨이 차오르면 잠시 쉬면서 형형색색의 꽃들을 감상해 보도록 하자.   약 30분 정도 오르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편은 풍광이 뛰어난 무구픽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며 왼편은 라호야 밸리로 이어진다.   라호야 밸리는 광활한 초장으로 수많을 야생화들과 허브가 지천으로 피어 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사한 꽃들도 있지만 고즈넉하면서도 우아하게 피어오른 야생화와 허브가 대부분이다.   등산로를 따라 1.7마일을 가면 트레일 캠핑장이 나온다. 트레일 캠프는 많이 사용하지 않아 잡풀로 가득하지만 피크닉 테이블이 마련되어있어 점심을 하거나 잠시 휴식하기에 아주 좋다.   되돌아 나오는 길에 무구픽을 올라보자. 오르는 길목에 수많은 야생화들이 조화롭게 피어 올라 등산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 기회에 일부 야생화 이름을 짚어보자.   무구픽에 오르면 커다란 성조기가 서있다. 미국의 표상인 성조기는 미국인들의 자부심으로  옆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 부동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맑은 날 무구픽을 오르면 정상에서 태평양 바다가 훤히 펼쳐지고 아래편 옥스나드 해군기지도 보인다.   무구픽에서 내려올 때는 지름길을 이용해보자. 길이 급하지만 무척 짧다. 트레일 캠프와 무구픽을 돌아나오는 츄매쉬 트레일의 총거리는 약 7마일 정도이다.   조금 힘든 구간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수많은 야생화를 보고 허브의 진한 향기를 맡을 수 있어 라호야 밸리는 힐링의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말리부는 아름다운 해안으로도 유명하다. 1번 국도변에 무구픽 해변, 리오 캐리오 해변, 엘 마타도 해변들이 있어 잠시 둘러보아도 좋다.   LA시민들의 아름다운 휴식처 라호야 밸리 방문은 야생화들로 가득한 봄 여름철이 특히 좋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말리부 야생화 야생화 들판 밸리 말리부 일부 야생화

2024-05-16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150년전 도적들의 요새를 오르다…마운틴 파시피코 등산로

1800년대 후반 남가주의 샌게이브리얼 산맥을 종횡무진하면서 암약하던 바스케즈 일당이 있었다. 중가주의 멕시코 가문에서 태어난 바스케즈는 준수한 용모에 노래와 춤에 능하고 기타를 잘 다루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어느 정도 교육도 받아 모범적인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그는 추종하는 무리들과 함께 나쁜 길로 들어서게 된다. 당시 북가주에서 금괴 탈취로 시작된 악행은 살인죄, 강도, 절도 등의 죄명까지 추가되면서 바스케즈에겐 큰 현상금이 걸리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바스케즈는 같은 인종인 히스패닉계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한다. 백인들을 응징하는 이미지로 보여졌는데 이런 연유로 바스케즈는 의적 조로에 비견되기도 했다.   이후 일당들은 남가주로 이동하였는데 현재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라카냐다, 라크레센타 뒤편의 샌게이브리얼 산맥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된다. 그의 족적을 살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과 아주 가깝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제일 먼저 14번 프리웨이가 지나는 아구아둘세(Agua Dulce) 지역에 바스케즈 록스 카운티 공원이 있다. 형이상학적인 바위가 즐비한 이곳은 오래전부터 할리우드 영화의 야외 세트장으로 쓰였다.   수많은 서부영화와 공상 과학 영화의 단골 촬영장소였는데 우리가 잘 아는 TV 시리즈 보난자와 영화 스타 트렉, 조로 등이 이곳에서 촬영되었으며 세계 정상 엔터테이너인 마이클 잭슨을 비롯해 아이돌 그룹 BTS도 이곳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찍기도 했다.   이곳 공원 이름이 바스케즈인 연유는 오래전 바스케즈 일당이 이곳을 근거지로 삼아 암약했기 때문이다.   남가주에서는 훔친 말과 소를 재낙인하여 되파는 일을 하였는데 가장 서쪽의 바스케즈 록 공원 지역에서 동편으로 수십 마일 떨어진 마운틴 파시피코와 산아래 위치한 호스플랫 지역이 주요 활동무대였다.   샌게이브리얼 산맥을 관통하는 2번 하이웨이를 지나다 보면 칠라오 피크닉장 옆으로 호스플랫과 반디도 캠프장이 있다. 반디도는 도적이란 뜻이며 칠라오는 곰을 칼로 죽인 바스케즈의 부하를 칭송하는 ‘끝판왕’이란 뜻이다.   즉 우리가 자주 방문하여 피크닉을 즐기는 칠라오, 넓은 캠핑장소로 각광을 받는 반디도 등은 불과 150여 년 전 바스케즈 일당이 훔친 소와 말을 관리하던 장소였다.   그 가운데 바스케즈 일당이 숨어 지냈던 마운틴 파시피코는 요새와도 같았다. 아름드리 나무와 커다란 바위들로 만들어진 아늑한 장소인데 물과 음식만 있으면 오랫동안 편히 지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장소였다. 하지만 현상금 사냥꾼들과 보안관들이 바스케즈 일당을 끈질기게 추격했고 마운틴 파시피코 인근은 그들과 사투를 벌인 장소이기도 했다.   세월이 지난 후 산림국에서는 파시피코 산 정상에 캠핑장을 만들었는데 정상까지 통하는 비포장 도로가 있어 많은 사람이 산꼭대기에서 낭만적인 캠핑을 즐겼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산불위험의 이유로 비포장 도로를 막아놓았는데 근 15년이 가까워진다.   지금도 산 위에서 캠핑할 수 있지만 텐트와 물 음식을 직접 짊어지고 가야한다. 가장 가까운 밀 크릭 소방서에서 출발하면 왕복 13마일에 2500피트 등반 고도이다.   마운틴 파시피코는 당일 등산 코스로도 아주 좋다. 왕복 거리가 제법 되지만 길이 완만하고 관리가 잘되어 중급자의 하루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정상에는 피크닉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으며 아래편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모하비 사막을 바라보며 점심을 즐기는 맛이 일품이다. 점심 후 커다란 나무 아래에 자리를 펴고 잠깐 낮잠을 자는 게 또한 꿀맛이다.     물론 겨울에는 눈이 내리고 추위가 매서운 곳이며 여름철에는 정상을 빼고는 그늘이 없어 더위에 고생이 되는 코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불과 150여 년 전 바스케즈 일당이 활동했던 자리에서 맑은 공기를 즐기면서 여유를 부린다는 면에서 비현실적인 장면들이 상치된다.   마운틴 파시피코 등산로는 멕시코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이어지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의 일부이기도 하다. 4월이나 5월에 이곳을 산행하다 보면 수많은 PCT 하이커들을 만난다.   완주에 6개월이나 걸리는 대장정을 시작한 이들은 남녀 짝을 이루거나 혼자 산행을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자의 경우 덥수룩한 수염과 길게 자란 머리가 특징인데 이미 한 달이 넘는 기간을 산행하면서 이곳 마운틴 파시피코 봉우리 아래편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각자 사연이 있고 동기가 있어 긴 여정을 시작했을 것이다. 잠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 등산인들이지만 자연을 동경하고 자신과 싸움에서 승리하려는 의지에는 격려와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봄날에 다녀오는 파시피코 등산로는 모하비 사막의 풍광이 너무 멋지다. 그리고 등산객들과의 스쳐 지나가는 만남도 즐겁고 귀하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마운틴 등산로 바스케즈 일당 오래전 바스케즈 가운데 바스케즈

2024-05-02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카리조 평원은 지금 황금빛 풍경화

수퍼 블룸(super bloom)은 건조한 사막이나 초장에 야생화가 화려한 색채와 생명력을 뽐내며 피어나는 자연 현상이다. 남부 캘리포니아에 이 놀라운 현상이 나타날 때면 수십 마일에 걸친 광활한 지역에 다양한 야생화들이 풍성하게 피어 오른다. 하지만 수퍼 블룸은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10년에 한번 정도 경험할 수 있을 정도이다.   남가주는 예외적으로 2019년과 2023년 풍성한 수퍼 블룸의 야생화 시즌을 경험했다. 겨울 강우량이 많았던 2024년에도 산야가 화려한 야생화로 뒤덮이는 수퍼 블룸이 올까.   전통적으로 남가주의 수퍼 블룸 명소로 알려진 몇 곳을 알아보자.   먼저 안자 보레고(anza borrego) 사막 주립공원이다. 거대한 사막지형이지만 봄철에는 들판이 화사한 꽃들로 덮인다. 특히 보레고 스프링스 로드와 핸더슨 캐년 로드는 전통적으로 많은 야생화가 피어오르는 장소다.   지난해 늦여름부터 남가주에 상당한 비와 홍수를 가져온 허리케인의 영향과 잦은 겨울비로 인해 2024년에도 야생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꽃이 풍성하게 피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에 목격한 안자 보레고의 야생화는 2023년에 비해 그 모양이 무척 빈약하다.   두 번째로 조슈아 트리(joshua tree) 국립공원 또한 야생화의 보고로 알려져있다. 현재 조슈아 트리에는 노란색 파피(poppy)가 평지를 뒤덮었다. 3월 말에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 파피꽃은 우윳빛 민들레와 보라색 치아와 함께 메말랐던 대지를 은은한 색감으로 수놓고 있다.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특유의 형이상학적인 돌산을 배경으로 정갈하면서도 고귀한 품격을 보여주는 파피 물결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여 한동안 쉬어가고 싶은 장소로 만들어준다.   기억해야할 점은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의 남쪽입구인 코튼우드 로드에 야생화가 피어난다. 공원 북쪽이나 서쪽입구로 들어서면 수많은 조슈아 트리를 만나지만 야생화는 드물다.   세 번째로는 중가주에 있는 카리조 평원(carrizo plain)이다. 2024년 이곳에도 충분한 강우량으로 인해 산야가 온통 초록으로 변했다. 그리고 3월 중순부터 야생화들이 서서히 피어오르고 있다.   그 속도도 지난해와 비슷하다. 3월 말에 황금색 데저트 골드(desert gold)가 평원을 덮기 시작했고 연보라색의 파셀리아(phacelia)는 서서히 그 색채를 나타내고 있다.     카리조 평원은 가운데로 소다 레이크 로드를 두고 동편으로 엘크혼 로드 서쪽으로는 칼리엔테 산맥이 있다. 소다 레이크 로드는 일반 승용차로도 운전 가능하지만 다른 지역은 바닥이 높은 사륜구동 차량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파피꽃으로 유명한 랭캐스터는 예년보다 개화시기가 좀 늦어지고 있다. 군데군데 조금씩 파피가 올라왔지만 2019년과 2023년의 화려했던 장관에는 못 미친다는 예견이다.   꽃이 피는 조건은 일조량, 바람, 물, 온도, 고도의 조합에 따라 정해진다.   우선은 겨울 동안 충분한 비가 필요하다. 비가 너무 적게 내리면 씨앗이 발아하기에 좋지 않고 비가 너무 많이 내리면 씨앗이 썩거나 씻겨 내려갈 수 있다. 또한 너무 일찍 또는 너무 늦게 비가 내려도 꽃이 피는데 도움이 안 된다.   온도도 중요하다. 따뜻하고 화창한 날은 꽃이 만개할 것이라는 좋은 신호이다. 하지만 햇볕이 너무 뜨거우면 씨앗이 마르고 풀이 타버릴 수 있다. 서늘한 밤은 꽃 모종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추운 기온은 나쁜 소식이다.   꽃은 언제 만개할는지는 아무도 확실히 알 수 없다. 매년 꽃의 종류와 수량 개화 시기는 각기 다르다.   수퍼 블룸은 꽃의 양뿐만 아니라 종의 다양성과 놀라운 색채의 강도로도 특징지어지며, 이를 목격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숨막히는 장관을 연출한다.   수퍼 블룸이 일반적인 야생화 시즌과 다른 점은 꽃의 규모와 강렬함이다. 꽃이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생생한 색채의 풍경화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면서 경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강우량이 많았던 2024년 겨울을 지나면서 올 봄에도 수퍼 블룸을 목격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황금빛 풍경화 수퍼 블룸 야생화 시즌 조슈아 트리

2024-04-04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우리 꽃길만 걷자, 봄의 유혹 속으로…

캘리포니아에 야생화 시즌이 돌아왔다. 많은 비가 내린 덕에 올해도 수퍼블룸이 예상된다. 지난해 야생화 개화 모습을 바탕으로 3·4월 꼭 가봐야할 꽃구경 명소 10곳을 소개한다.   첫 번째 3월의 야생화 명소로 포인트 듐 주립 해변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는 코레옵시스라는 노란 꽃이 피어난다. 언뜻 보면 국화꽃 같기도 한데 한국명으로 금계국이라고 소개된다.   온천지에 노란 꽃으로 뒤덮인 해안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 태평양 바다와 어우러진 꽃동산에 취하게 된다. 해안선 아래편으로 바다표범 가족이 쉬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운이 좋으면 고래가 헤엄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다.   두 번째로 3월에 야생화가 절정을 이루는 장소로 치노 힐스 주립공원이 있다. 1만4000에이커에 달하는 구릉에 60마일이 넘는 하이킹 코스, 피크닉 장소, 캠프장이 치노 힐스 주립공원은 야외활동을 위한 천혜의 장소다.   공원 곳곳에 노란 겨자꽃이 피어오르고 군데군데 주황색 양귀비, 보라색 루핀, 캔터베리 등 다채로운 꽃들도 많이 피어난다. 치노힐스 주립공원은 출입구가 총 3곳인데 야생화 탐방을 위한 입구는 4721 Shpire Road Chino Hills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봄철 주말에는 많은 인파가 모이는데 출입구가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주차전쟁을 치러야 할 각오를 해야한다. 방문시기는 3월과 4월이다.   세 번째로 엘시노어 호수 근처의 워커 캐년(Walker Canyon)도 캘리포니아 양귀비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하지만 교통 및 안전 문제로 인해 2023년 시즌에는 하이킹 트레일이 폐쇄됐는데 올해는 아직 개방 여부가 발표되지 않았다.   네 번째로 헤밋(Hemet)에 위치한 다이아몬드 밸리 호수(Diamond Valley Lake)다. 이곳은 모레노밸리와 주변 지역의 필수 식수 공급원이지만 21마일의 등산로와 함께 낚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봄철 야생화가 만개하는 시기에는 산등성이가 온갖 야생화들로 뒤덮인다. 매년 남가주에서 가장 인상적인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들이 피어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호수에 입장할 때는 차량당 일반 11달러, 시니어 5달러의 주차료를 내야한다. 그리고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아침 5시 45분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봄철 야생화 시즌에는 입장하는데만 1시간 이상 기다려야하므로 아침 일찍 혹은 오후 늦게 방문하는 게 좋다. 이곳 야생화 시즌은 3월초부터 4월초까지다.   다섯 번째, 베이커스필드 아래편에 위치한 테혼 랜치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넓은 사유지인데 봄철이 되면 하얀 팝콘 플라워, 보라색 루핀, 노란색 피들넥, 주황색 양귀비가 조화롭게 피어나는 또 다른 야생화의 보고이다. 이곳에서 만나는 생동감 넘치는 야생화들을 통해 캘리포니아 야생화의 진면목을 다시 발견하게 된다.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3월 초부터 4월 초까지다.   여섯 번째, 베이커스필드 서쪽에 위치한 25만 에이커의 카리조 평원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초원으로 알려져 있다. 봄이 되면 초원과 산등성이로 황금빛 야생화들이 피어오른다. 일반 승용차로도 꽃 구경이 가능하지만 사륜구동 차량이 있다면 산등성이로 올라가 지천으로 펼쳐진 꽃을 구경하면서 나만의  호젓한 피크닉도 즐겨 볼 수 있다.   평원 한가운데에 소다 레이크라는 큰 호수가 있다. 평소에는 하얀 미네랄 가루로 덮인 마른 호수지만 비가 많이 오면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큰 호수로 변한다. 카리조 평원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3월 초부터 4월 초까지다.   일곱번째로 카리조 평원에서 58번 국도를 따라 서쪽으로 45분 정도 달리면 캐년 랜치 또는 아브나일스 랜치라고도 알려진 사유지가 있는 셸 크릭 로드(Shell Creek Road)에 도착한다.   셸 크릭 로드에서는 보라색 루핀, 올빼미 클로버, 베이비 블루 아이, 포피 등 다채로운 야생화가 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공간이 넓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주차하고 피크닉을 즐기며 야생화밭을 감상한다. 방문 시즌은 3월에서 4월이다.   여덟 번째는 앤탈로프 밸리 양귀비 보호구역이다. 랭커스터에 있는 이곳 양귀비 보호구역은 주황색 양귀비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꽃이 만개한 때는 멀리서 봐도 들판과 언덕이 불타오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양귀비와 함께 블루 딕스, 보라색 루핀, 노란 피들넥이 드넓은 들판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7마일의 하이킹 트레일을 따라 보호구역을 탐험해보아도 좋고 공원 바깥의 들판에서 꽃을 감상할 수도 있다.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3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다.   아홉 번째는 한때 20세기 폭스의 야외 세트장이었던 말리부 크릭 주립공원이다. 초록의 구릉이 펼쳐지면서 아늑하고 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곳 주립공원은 할리우드의 수많은 영화를 촬영했는데 1968년작 혹성탈출과 한국전을 배경으로 한 매쉬(MASH)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공원 중앙의 주요 도로를 따라 약 2~3시간 걸으면서 언덕에서 피어오르는 푸른색 루핀을 즐겨보자. 흰색과 주황색 꽃들도 함께 피어 오른다.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3월 중순에서 4월 중순이다.   열 번째는 말리부에 위치한 솔스티스 캐년으로 노란 겨자꽃의 본고장이다. 약 3마일의 하이킹 코스를 돌아보려면 2시간 정도 걸리지만 입구 위쪽에 겨자꽃이 만개해 있어 하이킹을 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 이곳의 야생화 시즌은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다.   이외에도 안자 보레고 주립공원,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도 야생화가 피어난다. 이곳 지역은 워낙 광활하기 때문에 방문하기 전에 관련 웹사이트에서 미리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화사하게 산과 들을 뒤덮는 야생화만큼 우리를 위로하고 즐거움을 주는 것도 드물다. 이번 봄에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즐거운 나들이를 즐겨보자.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꽃길 다이아몬드밸리호수 야생화 시즌 야생화 명소 캘리포니아 양귀비

2024-03-07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산넘고 물건너…마침내 만난 황금빛 바위산

자이언캐년과 브라이스캐년이 속해 있는 유타 남부지역은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관광 명소다.   브라이스캐년에서 서쪽으로 약 한 시간 운전거리에 에스칼란테 내셔널 모뉴먼트가 있다. 이곳은 야생의 협곡과 붉은 바위산들이 펼쳐져 있어 오지 탐험 마니아들의 메카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홀 인 더 록 (Hole in the Rock)’ 도로를 들어가면서 여러 개의 캐년과 물줄기를 따라 신기한 지형들이 나타난다. 그 가운데 하나인 황금 대성당은 하늘을 덮는 거대한 붉은 바위산 천장에 거대한 구멍들이 뚫려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한다.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왕복 약 10마일 정도 등반해야 하는데 강물을 여러 번 건너야하고 길 찾기도 어렵다.   먼저 홀 인 더 록 도로를 따라 17마일을 운전하고 이집트 로드를 만나 9마일 더 들어간다. 마지막은 길이 좋지않아 바닥이 높은 사륜구동 차량이 필요하다.   등산로 시작점에서 돌무더기 표식을 따라 내려가면 윌더네스 사인이 나오고 두 갈래로 길이 나누어진다.   왼편의 넓은 모랫길이 완만하고 걷기에 좋다. 오른편의 길은 약간 험한 바위길을 지나며 길이 희미하다. 어드벤처를 즐긴다면 오른편으로 가서 왼편으로 돌아나와 보자. 주황색 돔과 협곡을 지나가면서, 멀리 보이는 산들이 넓게 펼쳐진 파노라마가 매우 인상적이다.   출발점에서 약 1시간 30분 내려가면 에스칼란테 강에 도착한다. 여기서는 강을 몇 차례 건너가면서 트레일을 따라가는 방법과 아예 강줄기를 따라가는 방법이 있다. 어느 쪽이든 물에 젖게 되는데 계절과 기상 조건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겨울과 봄에는 수위가 허벅지까지 깊고 물살도 상당히 거세다.   물속에서 신을 신발을 별도로 준비하면 좋다. 하지만 마땅한 신발이 없다면 맨발보다는 등산화를 신고 강을 건너는 것이 더 안전하다.   여름과 가을에는 강물이 깊지않아 강을 따라가면 시원하기도 하고 어렵지않게 골든 캐시더랄이 시작되는 니온캐년(Neon Canyon)에 도착할 수 있다.   니온캐년에서 거대한 암벽을 따라 3/4 마일을 더 올라가면 황금 대성전 골든 캐시더랄에 도착한다. 황금 대성당은 말 그대로 바위산이 햇볕을 받아 온통 황금빛으로 빛난다.     천장에 거대한 구멍이 나있는데 암벽 장비와 로프를 이용해 이곳을 통해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다.   황금 대성당까지의 하이킹은 생각보다 힘들다. SNS에 나오는 등산로 소개를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기술되어 있지만 쉽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길이 분명치않고 여러 갈래로 흩어지므로 계속 길을 찾아야 하고 강을 건너고 깊은 모래밭을 지나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파른 바위언덕을 올라야하는데 체력에 부담이 크다.   어느 야외활동이든지 날씨가 주요한 변수이다. 이곳을 찾아가기에 좋은 계절은 봄과 가을이다. 6월에서 8월까지의 여름철에는 매우 뜨거우며 쉴만한 그늘이 많지않아 더위로 많은 고생을 한다.   겨울철 우기에는 에스칼란테 강물이 불어날 경우 건너기가 어려울 수 있고 들어가는 길이 훼손될 수 있으니 미리 기상을 확인하도록 한다.   이곳은 전화나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외진 곳이며 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않다. 비상의 사태에 대비하여 충분한 물과 음식을 준비하고 입구의 방명록에 꼭 이름과 비상 연락처를 적도록 한다.   유타의 많은 장소들이 지도만으로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요즘은 많은 등산인들이 GPS로 실시간 위치가 확인되는 스마트폰 앱을 사용한다. 앱을 통해 지도를 미리 다운받아 본인의 위치를 항시 확인하면 큰 도움이 된다.   오지에 위치해 있고 어려운 길을 만나지만 황금 대성당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미국서부의 대자연을 가슴에 담아보는 경험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는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바위산 황금빛 황금빛 바위산 바위산 천장 황금 대성당

2024-02-22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흐드러진 봄, 프레즈노로 간다

매년 봄이 오면 캘리포니아 산과 들에 야생화들이 피어오른다. 캘리포니아 곡창지대인 샌 호아킨 밸리에도 2월부터 화사한 꽃들이 피어오른다.   야생화는 아니지만 베이커스필드와 프레즈노 인근까지 각종 과수나무들이 꽃을 피우는데 그중 으뜸은 아몬드 꽃이다. 전국의 아몬드 생산의 90%를 차지한다는 캘리포니아의 곡창지대는 2월 중순이 되면 하얀색 아몬드 꽃으로 물결친다.   빈센트 반 고흐가 아몬드 꽃을 마음에 담고 그림으로 남겼듯이 아몬드 꽃은 봄의 시작이자 인생의 시작을 뜻한다고 한다.   아몬드 꽃은 멀리서 보면 벚나무 꽃과 아주 흡사해서 한국의 벚꽃축제 때 피어오른 하얀 벚꽃 물결을 떠올리게 한다.   프레즈노에는 매년 과수원을 따라 꽃을 즐기는 블로솜 트레일이라는 공식 관광 트레일이 있다. 자동차로 둘러보는 이 길은 거리가 60마일이 넘지만 원하는 만큼 돌아보면 된다.   프레즈노 블로솜 트레일에는 아몬드, 복숭아, 자두, 감귤나무와 같은 과일과 견과류 과수원을 통과한다. 각양각색의 과수 꽃들은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많은 방문객과 사진작가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프레즈노 블로솜 트레일을 경험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날씨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초봄인 2월 중순에서 3월 초 사이다.   꽃구경을 하는 동안 좌판에 여러 가지 채소와 과일을 놓고 판매하는 상인들도 볼 수 있다. 잠시 들러서 지역의 특산물인 싱싱한 과일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리고 꽃이 피는 계절을 기념하는 이벤트와 축제가 열린다. 센트럴밸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이 지역의 농산물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웹사이트(www.goblossomtrail.com)에서 프레즈노 블로솜 트레일과 관련된 이벤트나 활동에 대한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프레즈노 블로솜 트레일을 둘러보기 전에 다음 사항들을 미리 숙지하면 좋다. 꽃이 피는 시기가 매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므로 웹사이트를 통해 꽃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 대한 최신 정보를 확인하면 좋다.   방문 날짜와 시간을 정하자. LA에서는 약 3시간 운전거리이다. 당일 방문하면 아침 일찍 출발해서 저녁 늦게 돌아오게 된다.   프레즈노 블로솜 트레일은 여러 과수원을 지나는 도로의 네트워크이다. 웹사이트에서 트레일 지도를 다운받아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다.   특별한 출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시모니안 농장은 블로솜 트레일의 출발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컨트리 스토어와 스넥 스탠드가 있다. 여기에서 블로솜 트레일 지도와 정보(visitfresnocounty.org)를 얻을 수 있다.   과수원은 개인 소유의 사유지이다. 사진을 찍거나 관람을 하는 중 사유지 경계를 존중하고 일반인에게 개방된 구역에서 꽃을 즐기는 게 중요하다.   웹사이트에 블로솜 트레일 관광중 들리면 좋은 ‘5 Best Stops on the Blossom Trail’ 이 소개되어있다. 과일 스탠드와 와이너리 식당 기념품점이 포함된 장소들이다. 식사를 하거나 풍성한 캘리포니아 농산물을 접할 수 있는 좋은 장소들이다.   필수품으로 물, 간식, 카메라를 준비하자. 날씨 변화에 대비해서 재킷이나 모자 등을 준비하면 좋다.     ━   과일별 꽃색깔은…흰색꽃중 귤 향기가 최고     꽃봉오리의 색은 과일마다 다양한데 같은 색이라도 모양과 색감이 다르다.   ▶아몬드 꽃잎은 흰색이다. 꽃은 2월에 피며 수확시기는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이다.   ▶자두꽃은 흰색이다.  200여 품종이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6월에서 9월 하순에 수확한다.   ▶살구꽃은 흰색 꽃잎이 있으며 때로는 분홍색이 약간 섞여 있다.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품종은 12가지 미만이며 수확기는 5월 중순에서 하순까지 2~3주 동안이다.   ▶복숭아꽃은 분홍색 혹은 붉은색이 특징이며 100가지 이상의 품종이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수확은 5월 중순부터 10월까지이다.   ▶사과꽃은 흰색이다. 프레즈노 카운티에서는 최대 6가지 품종이 상업적으로 재배되며 수확은 8~11월 사이다.   ▶감귤류 꽃은 흰색이며 가장 향기로운 향기를 풍긴다. 네이블과 발렌시아 오렌지, 만다린, 레몬은 현지에서 가장 흔하게 재배되는 감귤류이다. 만다린 나무는 벌이 꽃에 수분을 주어 열매에 씨앗이 맺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세한 그물망으로 덮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오렌지와 자몽으로 알려진 그레이프프룻은 이미 2월에 나뭇가지가 휘어지도록 주렁주렁 열려있는 경우가 많다. 파머스 마켓이나 농산물점에서 구입해서 맛을 보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가장 달고 맛난 오렌지와 자몽을 맛보게 된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프레즈노 트레일지도 프레즈노 인근 트레일 지도 아몬드 복숭아

2024-02-08

뉴욕시 아웃도어다이닝 최종 규칙 발표

뉴욕시가 아웃도어 다이닝을 위한 최종 설계 규칙을 공개했다. 차도와 보도에 따라 규정을 달리하고, 지역별 운영 수수료를 상세히 규정했다.   2일 뉴욕시는 영구 아웃도어 다이닝 프로그램 '다이닝 아웃 뉴욕시'의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규칙에 따라 아웃도어 다이닝은 이제 5개 보로에서 연중 내내 허용된다.   규칙은 차도와 보도 등 2개 기준으로 나뉜다. 보도의 경우 일 년 내내 운영할 수 있으며 차도는 매년 4월 1일부터 11월 29일까지 운영할 수 있다.   규칙은 위치·부지·재료·운영방법 등을 명시했다. 보도 식당의 경우 도로의 50%는 아무것도 설치해선 안 된다. 조명, 벤치, 길 안내 표지판, 자전거 주차장 등이 설치되는 구역도 비워야 한다. 고가 아래 등에도 설치할 수는 있지만, 지하철 기둥 등 기반 시설로부터 3피트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규칙에는 지하철 계단 입구와 엘리베이터 입구 등 대중교통 시설, 횡단보도, 가로수, 소화전 등으로부터의 거리도 각각 명시됐다.   식당은 보도를 제외한 3면에 장벽을 설치해야 하며, 장벽을 도로에 부착해선 안 된다. 테이블과 의자는 가볍고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재료를 써야 한다. 바닥재는 필수가 아니지만, 사용하지 않는 경우 휠체어 경사로 등을 확보해야 한다.   차도 방향으로 스크린을 설치하는 경우 투명한 재료만 사용할 수 있다. 바람에 강하고 불에 잘 타지 않는 재료여야 한다.   아웃도어 다이닝에서 흡연은 불가능하며 늘 청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영업시간은 월~토요일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다.   수수료는 기존보다 인하됐다. 맨해튼 미드타운의 경우 스퀘어피트당 차도 25달러, 보도 31달러다. 이외 맨해튼 지역은 대부분 차도 14달러, 보도 18달러의 기준을 따른다. 퀸즈 등 대부분 보로에선 차도 5달러, 보도 6달러의 수수료를 내면 된다.   이같은 규정을 위반할 경우 200~5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라이선스 없이 아웃도어 다이닝을 운영하면 500~1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되며 교통국(DOT)이 철거 명령을 내린다.   시정부는 오는 3월부터 온라인 신청 포털을 개설할 예정이다. 기존 임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식당도 신청할 수 있다. 식당은 승인 후 30일 이내 규정에 맞게 시설을 갖춰야 한다.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diningoutnyc.info)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하은 기자 [email protected]아웃도어다이닝 발표 아웃도어 다이닝 프로그램 다이닝 최종 규칙

2024-02-02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문명 떠난 시인, 사막을 정원삼다…안자 보레고 사막주립공원

LA와 샌디에이고 중간에 위치한 안자 보레고(Anza Borrego) 사막 주립 공원은 봄·가을·겨울철에 방문하기에 좋다.   60만 에이커의 거대한 땅에 배드랜드라는 특이 지형이 펼쳐지고 오프로딩을 즐기거나 슬롯 캐년을 탐험하는 어드벤처 여행과 오지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원 북쪽에 오래전부터 원주민들이 거주했고 지금은 많은 캠핑 마니아들이 찾는 블레어 밸리(Blair Valley)라고 하는 평화로운 지역이 있다.   리틀 블레어와 블레어 두 곳으로 나뉘어 있으며 안자 보레고 주립공원을 관통하는 S-2 도로에서 쉽게 진입 가능하다. 이곳에 도착하면 입구에서부터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이들이 갈색의 돌산을 배경으로 RV와 텐트 캠핑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에는 고스트 마운틴(Ghost Mountain)이라고 알려진 마샬 사우스 홈(Marshal South Home)과 모테로스 트레일(Morteros Trail) 그리고 픽토그래프스 (Pictographs)등 3곳의 짧은 트레일이 있다.   모두 역사적인 가치가 있고 가족 단위로 혹은 자녀들과 함께 둘러보기에 좋다. 길은 비포장이지만 넓고 평평하여 일반 승용차로도 운전하는데 어렵지않다.       ■고스트 마운틴   ▶거리 : 왕복 2마일   ▶소요시간: 1시간 30분   ▶등반 고도: 1000피트   미국의 경제 대공황 말기인 1932년 마샬 사우스(Marshall South)라는 시인은 복잡한 문명에서 벗어나고픈 욕구로 가득했는데, 아내 타냐(Tanya)와 뜻이 맞아 이곳 안자 보레고의 외떨어진 사막 산봉우리에 집을 짓고 거처를 마련한다.   아내와 함께 세 자녀를 기르면서 16년간 이 산꼭대기에서 살았는데 분위기는 좋았지만 외떨어진 사막에서의 삶은 순조롭지 않았다고 한다. 근처의 소도시 줄리안까지 Ford-T를 끌고나가 장을 보고 1마일 트레일은 손수 물건을 들고 날라야했다. 전기는 물론 우물도 없어 식수는 밖에서 사오거나 빗물을 받아써야 했다.   사막의 외딴 산봉우리의 삶을 지역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면서 삶을 유지했는데 자연에 벗해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 영감을 받은 많은 이들이 그의 칼럼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이후 이곳의 생활에 염증을 느낀 부부는 서로 헤어지게 되었는데 현재는 긴 세월동안 버려진 그들의 집터만 남아 옛날의 흔적을 보여준다. 이곳은 백패커들의 캠핑장소로도 이용되는데 집터에서 아래편으로 펼쳐지는 사막의 풍광이 아주 뛰어나다.   등산로 주위로는 주니퍼 나무와 오코티요, 아게이브 선인장들이 사막의 정원을 연출한다. 등산로를 오르내리는 도중 저 멀리 펼쳐지는 광활한 블레어 밸리를 보면서 청명한 날씨와 맑은 공기를 한껏 즐길 수 있어 좋다.       ■모테로스 트레일   ▶거리 : 왕복 1마일   ▶소요시간: 30분   ▶등반 고도: 300 피트   모테로란 미국 원주민들이 곡식을 빻기 위해 바위에 구멍을 만든 것으로 남가주 전역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는 유적이다.   모테로가 있는 것은 한때 원주민들이 거주했던 곳이란 증명인데 약 0.5마일 거리에서 만나는 큰 바위 아래 그 옛날의 모습을 간직한 모테로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주변으로도 모테로들이 널려있는데 보물 찾기 하듯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픽토그래프스 트레일   ▶거리 : 2마일   ▶소요시간: 1시간   ▶등반 고도: 100 피트   픽토그래프란 그림이나 부호를 바위에 그려 표현한 방법으로 단순한 기록을 떠나 예술적으로 가치가 인정되는 것도 많다.     이곳 블레어 밸리 끝자락에 발견된 미국 원주민의 픽토그래프는 알 듯 모를 듯한 모양새로 방문객들의 상상력을 동원하게 한다.   등산로 입구에 큰 주차장이 있고 시작점에서 1마일 거리에 바위에 붉은 표식으로 그려진 문양들을 발견할 수 있다. 수천 년 전부터 기온이 온화한 이곳 블레어 밸리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장소였던 것 같다.   산행을 마친 후 근처 바위 아래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하면서 은은한 사막의 풀내음과 따스한 햇볕을 즐겨본다. 일상에서 흔히 먹는 음식이지만 야외에서 먹으니 더욱 맛난 것 같다.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람과 문화는 다르지만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새삼 느낀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사막주립공원 정원삼 사막 산봉우리 사막 주립 블레어 밸리

2024-01-25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LA서 2시간, 겨울철 최고 노천온천…딥 크릭 핫 스프링스

LA 다운타운에서 약 2시간 운전거리인 헤스페리아(Hesperia)에 분위기 만점인 노천 온천이 있다.   딥 크릭 핫 스프링스(Deep Creek Hot Springs)로 알려진 이곳은 수질 좋은 뜨거운 온천수가 나오는 곳이다.   차가운 딥 크릭 시냇가 옆에 온천탕이 있는 이곳은 여러 접근 방법이 있지만 가장 쉽게 찾아가는 길은 보웬 랜치(Bowen Ranch)에 주차를 하고 계곡으로 내려가는 방법이다.   보웬 랜치까지 가는 길은 일부 비포장도로이지만 일반 승용차로도 주행 가능하다. 단지 비가 많이 온 때는 진흙탕으로 변할 수 있어 운전이 힘들어진다.   온천은 국유림 안에 있어 누구에게나 개방되어있으나 보웬 랜치는 사유지로서 이곳의 규정을 지켜야한다.     보웬 랜치 입구에서 주차료를 지불하고 안내판을 따라 약 2마일의 계곡 아래로 다녀오는 길은 과히 나쁘지 않지만 여러 갈래로 길이 나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5년 전 이곳 길목을 지키던 보웬 랜치 옆으로 다른 땅주인이 들어와서 서로 자신들의 땅이 온천으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들어가는 입구가 두 군데 나뉘어 있다.   어느편에서 들어가든 온천으로 가는 국유림 경계에서 만나게 되지만 초반부에는 길이 좀 헷갈릴 수 있다.   하지만 보웬 랜치 입구에 설명하는 지도가 있으므로 지도를 보고 내려가다 보면 버려진 보트나 이정표를 설치해놓아 어렵지않게 길을 찾아 내려갈 수 있다.   국유림 경계까지 가면 방목하는 소를 관리하기 위한 철조망 사이의 방지턱을 넘어 등산로가 계속된다. 약 2마일을 내려가면 등산로가 시냇물과 닿는 곳 건너편이 온천수가 흘러나오는 노천 온천이다. 딥 크릭 시냇물을 건너가야 하는데 겨울철 우기에는 물이 상당히 불어나 허벅지까지 오는 경우도 있다.   이곳 온천탕은 자원봉사자들이 돌을 쌓고 물을 파이프로 끌어서 온천탕을 만들었으며 누드가 허용된다. 화강암 바위 사이로 흘러나오는 온천수의 온도는 화씨 100~115도로 온천욕에 적당하다. 3개의 넓은 탕은 여러 명이 온천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고 분위기 또한 매우 조용하다.   탕은 아래편으로 내려갈수록 더 뜨거워지는데 중간탕은 깊이가 7피트가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캠핑과 취사 및 야간 온천은 금지되어있으며 위반할 시에는 벌금이 부과된다.     딥 크릭은 호수처럼 잔잔한 강물 위로 바위와 수초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뜨거운 온천탕이 함께 어우러진 이곳 노천 온천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오르내리는 길이 힘들 수도 있지만 약간의 등산 경험이 있으면 하루를 할애하여 다녀와 볼만하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100도 이상으로 무더운 곳이다. 뜨거운 햇볕에 대한 준비를 해야하며 물속의 바위가 미끄러우므로 물속에서 신을 수 있는 신발을 따로 준비하면 좋다.   이곳을 찾아 가는 다른 방법은 173번 도로 선상의 모하비 강에서 PCT를 따라 산행하는 왕복 12마일의 길이 있으며 레이크 에로우 헤드 북쪽으로 173번 도로를 따라 브래드포드 릿지에서 출발하는 왕복 5마일의 길이 있다.   보웬 랜치에서 내려가려면 구글지도에서 반드시 보웬 랜치로 입력해야한다. 그냥 딥 크릭 핫스프링스로 목적지를 입력하면 오프로드 자동차만 출입 가능한 다른 길로 안내한다.   남가주의 수질 좋고 뜨거운 딥 크릭 노천 온천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보자.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스프링스 노천온천 크릭 핫스프링스 크릭 노천 이곳 온천탕

2024-01-11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죽음의 계곡에는 오아시스가 있다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인 데스밸리(Death Valley)는 워낙 지역이 넓어 주요 장소들만 돌아본다고 해도 며칠이 걸린다. 숙박장소 선정이 중요한데 국립공원 안에는 숙박 장소의 선택 여지가 많지않다. 호텔이나 캠핑장은 가장 큰 마을인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과 스토브 파이프 웰스(Stovepipe Wells)에 있고 그외에는 거리가 많이 떨어진 외곽에 있다.   데스밸리 관광의 중심지는 퍼니스 크릭이라고 할 수 있다. 반경 10마일 이내에 공원의 주요 명소들이 모여있기 때문이다.   퍼니스 크릭에는 '랜치 앳 데스밸리(Ranch at Death Valley)'와 '인 앳 데스밸리(Inn at Death Valley)'라는 2개의 호텔이 있다. 랜치 앳 데스밸리에는 호텔 외에 식당과 마켓이 있고 주유소가 인근에 있어 지내기에 불편함은 없다.   분위기 또한 좋은데 사막 한가운데 있는 오아시스 리조트에 온 기분이 든다. 그리고 보렉스 박물관이 있어 데스밸리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의 물가는 상당히 비싼데 마켓의 물품은 LA의 거의 2배가량 된다. 방은 시즌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에 약 300달러 정도이다.   퍼니스 크릭에는 데스밸리에서 가장 고급 호텔인 인 앳 데스밸리도 있는데 외관부터 고풍스러워 보인다. 객실은 팜트리 숲 속에 마련되어있고 하루 숙박료가 400달러 정도다.   퍼니스 크릭에는 캠핑장이 많다. 예약 가능한 퍼니스 크릭 캠핑장과 선착순으로 사용하는 텍사스 스프링스 그리고 선셋 캠프장이 있다.   겨울 성수기에는 대부분 캠핑장들이 만원이다. 하지만 선셋 캠핑장은 거의 항상 빈자리가 있다. 넓은 주차장 같은 자리에 테이블도 없는 곳이지만 수세식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어 아쉬운 데로 지낼만하다. 아쉽게도 어느 캠핑장도 샤워 시설은 없다.   다른 주요 숙박지인 스토브 파이프 웰스에도 호텔과 캠핑장이 하나씩 있다. 이곳의 빌리지 호텔은 하루 250달러 정도다. 호텔 건너편에 캠핑장이 있는데 그늘이 없어 주차장에서 텐트를 치는 기분이다. 그래도 수세식 화장실이 완비되어있다.   데스밸리 북쪽은 더욱 열악하다. 호텔이나 모텔은 없고 유일하게 메스킷 캠핑장이 있는데 이곳은 외진 곳이어서 마켓이나 주유소등 편의 시설도 전혀 없다.   이곳을 올 때는 자동차에 개스를 가득 채워서 와야하는데 스토브 파이프 웰스 주유소가 한 시간 운전거리다. 메스킷 캠핑장은 선착순으로 사용하며 자리가 외진 반면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여서 데스밸리의 광활함과 푸근함을 동시에 느껴 볼 수 있다.   가장 안전하고 편하게 데스밸리를 둘러보려면 퍼니스 크릭에서 묵으면서 자동차로 주요 포인트들을 다녀오는 게 좋다.   데스밸리 방문 성수기는 10월에서 다음해 4월까지이다. 봄 가을 겨울이 방문 적기이며 여름철에는 너무 더운 곳이라 여행을 삼가는 게 좋다.   데스밸리를 남쪽에서 북쪽 끝까지 관통한다면 남쪽에서는 퍼니스 크릭에서 북쪽에서는 메스킷 캠핑장에서 지내면 좋다. 캠핑할 수 없다면 데스밸리 북쪽은 아침에 출발해서 하루 안에 돌아와야 한다.   북쪽 지역은 비포장 도로가 많다. 오프로드 자동차라면 문제가 없지만 일반 승용차라면 비포장도로 주행은 삼가도록 한다.   데스밸리 출입구가 동서남북으로 나있고 공원 내에서도 운전거리가 상당하다. 겨울철에는 해가 일찍 진다. 캄캄한 밤길에 운전을 하는 게 위험할 수 있으므로 지도를 보고 숙박장소를 잘 계획해서 즐겁고 안전하게 여행하자.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오아시스 valley death valley 데스밸리 북쪽 크릭 캠핑장

2023-12-28

[수필] 산행, 그 첫걸음

“어려운 부탁인데, 저도 산행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오랜 망설임 끝에 최근 알게 된 지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야외 활동보다는 실내에서 지내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건강 관리를 위해 인생 후반에 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큰 용기를 내본 것이다.       나름 간절한 마음에 부탁은 했지만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아웃도어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선 오히려 불가하다는 답이 오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오래 걸리지 않아 지인이 속해 있는 하이킹 클럽 정기 산행에 참석해도 좋다는 연락이 왔다. 아직 마음의 준비도 덜 된 상태였는데 갑자기 승낙을 받고 보니 실감이 나질 않았다. 땀 흘리며 산 오르는 모습을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실제 산행을 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그것도 한두 사람이 아닌 여러 회원과 동반 산행이라니. 좋기도 했지만 약간 어리둥절했다. 과연 이 산행이 계기가 되어 평범한 내 일상에 어떤 변화가 찾아와 줄까? 앞으로 전개될 상황이 궁금해졌다.     산행 일은 다가오는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다. “마을 뒷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히말라야 트레킹도 가능한 장비를 갖추고 산에 오르더라”는 오래전 한국의 신문 기사가 떠올랐다. 첫 산행이지만 초보 티를 내고 싶진 않았다. 우선 유튜브와 각종 매체를 검색하면서 도움이 될만한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이것저것 사소한 것까지 꼼꼼히 확인하려다 보니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 이렇게 꾸물거릴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가까운 아웃도어 스포츠용품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대로 등산화와 배낭 등 몇몇 장비를 챙기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산행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갈 즈음, 산에 오르다 맞닥뜨릴 수 있는 갖가지 해프닝과 위기 상황에 관한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인적이 드문 산에 갔다가 곰과 마주쳤는데 당황하지 않고 여러 명이 함께 소리를 질러 곰을 쫓았다는 이야기나, 꼬리에서 방울 소리를 내는 파충류와 한참 동안 눈싸움을 벌였다는 등의 무용담들은 모두 지어낸 것이니 절대 따라 하면 안 된다는 주의 사항 등이었다. 게다가 내가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니, 평소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산행 도중 겪을 수 있는 어려움과 부상위험에 대해 마치 자기가 수없이 겪어본 것처럼 싱글싱글 웃는 얼굴로 잔뜩 겁을 주기도 했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나무 사이로 걷는 기분은 어떨까? 미국 산에는 서너 명이 손을 맞잡아도 모자랄 정도로 굵직한 나무가 많다고 들었는데 정말일까? 특히 이곳 LA는 낮의 햇빛이 몹시 강해서 그늘 없는 산길을 걷기가 쉽지 않을 텐데. 하지만 그런 길을 열심히 걷다 보면 그늘로 뒤덮인 오솔길로 접어드는 반전도 있을 거야. 그 길에서 몸과 마음을 식혀주는 차가운 바람과 마주친다면, ‘아! 시원해’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겠지.       미국으로 이주해 온 이후 별다른 만남이나 자극 없이 지낸 나는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지냈기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없다. 지난날 찍은 사진 배경이 늘 비슷한 걸 보면 알 수 있다. 집 안 아니면 집 앞마당이 내 사진 배경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그런데 산행을 하다 보면 이전에 없던 색다른 배경이 내 사진에 등장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산 아래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서 있는 나, 운치 있는 산길을 걸어가는 내 뒷모습, 동반인들과 함께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오르는 장면 등등.   물론 모든 산행이 아름답고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길을 걷다가 숨이 가빠지면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고, 의도치 않게 동행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거나 상처받는 경우도 있겠지. 인생길이든 산길이든, 결국 혼자 걷는 것이라는 생각에 허무감이 밀려드는 때도 있을 거야.   아무튼 그날이 밝았다. 소풍 가는 아이처럼 잠을 설치는 바람에 몸이 개운치 않았다. 어제저녁 미리 챙겨 둔 배낭을 메고 다소 이른 시간 집을 나섰다. 해뜨기 전 아침이라 공기는 신선했다. 등산복 차림에 배낭을 메고 있는 내가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잘 알고 있다. 지난 며칠간 푹 빠져 있던 나만의 환상과 낭만을 좇아 그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산을 오르려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산책할 때 생각할 주제를 하나씩 품고 길을 나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게도 그런 주제 하나쯤은 있을 텐데 갑자기 만들려다 보니 마땅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     산행 출발 장소로 데려다줄 버스를 말없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문득 두 해 전쯤 한국에 갔다가 우연히 들렀던 한 북카페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진열된 책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던 나는 낮은 천장에 매달린 특이한 나무 액자에 눈길이 갔다. 그 순간 무엇인가에 홀린 듯 걸음이 멈췄다. 목판에는 어느 시인의 시 한 구절이 새겨져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 시를 속으로 소리 내어 읽고 있었다. 짧은 시 한 구절이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순간이었다. ‘과연 내가 걸어온 삶이 스스로에게 행복해 보였던 적이 있었나?’ 내 삶의 여정 전부를 한순간에 돌아보게 한 이상한 경험이었다.   그 나무판에 새겨진 구절을 나의 첫 산행 주제로 삼아 볼까? 그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구절을 혼자 중얼거려 보았다.     ‘내가 걸어온 길이 행복해 보일 때까지, 난 돌아오지 않을 거야’. 제이크 나수필 첫걸음 산행 산행 출발 산행 도중 아웃도어 스포츠용품점

2023-12-14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죽음의 계곡서 만난 소금밭 호수

데스밸리,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름은 서부 개척자들이 뜨겁고 황량한 이곳을 지나오면서 죽도록 고생했다는 연유에서 붙여졌다.   알래스카를 제외하고는 미주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은 겉으로 보기에 무척 황량하다. 공원의 중심을 끝없이 달려보지만 지평선으로 회색의 산맥을 배경으로 광야가 끝없이 펼쳐진다. 처음에는 그저 생소하고 삭막하다.   그러나 이러한 지형의 이면에는 어디에서도 보지못한 색다르고도 오묘한 풍경이 나타난다. 기기묘묘한 색감의 바위산을 보면서 놀라게 되고 푸근하면서 아늑한 공기에 매료된다.   데스밸리는 혹성의 한 장면 같은 거친 갈색의 바위산이 늘어선 가운데 끝없이 펼쳐지는 모래언덕이 나타난다. 그리고 바다보다 낮은 해저 282피트의 장소가 있는가 하면 1만1000피트가 넘는 고산이 함께 공존한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광활함과 신비함이 국립공원이라는 명소로 재탄생된 곳이 데스밸리이다.   ▶여행준비   데스밸리 여행은 여느 곳보다 조금 더 신경을 써야한다. 숙박과 편의시설이 적어 숙박장소, 주행거리, 방문장소들을 미리 정하고 자동차도 점검해 놓는 게 좋다.   '데스밸리를 제대로 보려면 며칠이나 걸리나요?'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답은 방문하는 장소들에 따라 다를 것이다. 만약 데스밸리의 주요 장소를 잠깐씩 들러 본다면 이틀에도 가능하다.   ▶숙박장소   공원 안에 숙박 장소는 선택지가 많지않다. 호텔은 가장 큰 마을인 퍼니스 크릭과 스토브 파이프 웰스에있다.   관광을 위한 가장 좋은 중심지인 퍼니스 크릭에는 2개의 호텔이 있는데 Ranch at Death Valley가 약 300달러, Inn at Death Valley가 400달러 정도 한다. 좀 더 낮은 가격의 모텔은 네바다 쪽에 있는 Beaty란 마을인데 100달러 정도다.   캠핑장도 많다. 공용 캠핑장으로는 예약 가능한 퍼니스 크릭 캠핑장과 선착순으로 사용하는 텍사스 스프링스과 선셋 캠핑장이있다. 겨울 성수기에는 대부분이 거의 만원이다.   하지만 거대한 주차장인 선셋 캠핑장은 항상 빈자리가있다. 테이블도 없는 곳이지만 수세식 화장실이 갖추어져 있어 아쉬운 데로 지낼만하다. 어느 캠핑장도 샤워 시설은 없다.   ▶음식 및 자동차 개스준비   공원안에는 편의 시설이 많지않기에 호텔이 있는 곳을 제외하면 마켓이나 식당이 없다. 여행하는 동안 필요한 음식과 물을 충분히 준비하도록 한다. 그리고 자동차의 개스도 항상 가득히 채우고 다녀야한다. 가는 목적지에 따라 100마일 이상 주유소가 없는 경우도 있다.   ▶방문 시기   세계에서 가장 뜨겁고 메마른 곳으로 알려진 데스밸리는 여름철에는 살인적인 온도로 유명하다. 당연히 봄 가을 겨울에 여행을 하는 게 좋지만 데스밸리는 겨울철이 가장 방문하기에 좋다. 선선한 기후에 청명한 공기가 흐르는 겨울철은 LA의 가을 날씨와 같다.     ▶데스밸리 출입구   데스밸리에 들어가는 입구는 주로 5~6군데가 사용되는데 가장 남쪽의 15번 프리웨이 선상의 베이커에서 127번 국도를 따라 들어가는 길, 395번 선상에서 178번을 통해 릿지크레스트를 경유하여 가는 방법, 올란차나 론파인에서 190번 국도로 들어가는 길, 395번 선상의 빅 파인에서 데스밸리 북쪽 끝으로 들어가는 길, 그리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95번 혹은 160번 도로를  통해 들어오는 방법이 있다. 2023년 현재 127번이 막혀있어 우회하여 테코파로 들어가야 한다.   LA에서 데스밸리 중심지인 퍼니스 크릭 까지는 5시간 정도 소요되며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봐야할 장소   데스밸리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장소로 배드 워터 베이슨이있다. 북미에서 가장 낮은 해저 (-282피트)에 하얀 소금밭으로 덮여있다. 2023년에는 이곳에 물이 차서 신비한 모습의 호수가 형성되어있다.   다음으로는 아티스트 팔레트이다. 들어가는 길부터 우아하면서도 신비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곳은 각양 각색의 광물질이 무지갯빛으로 드러난 곳이다. 멀리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지만 잠시 걸어들어가 현란한 색상의 언덕을 걸어보는 멋이 좋다.   이후 자브리스키 포인트를 들러보자 밝은 갈색의 지형이 펼쳐진 이곳은 무척 인상적이다.  상어 지느러미 같은 형상의 언덕도 보이는데 일출을 보는 장소로 유명하다.   시간이 허락되면 자브리스키 포인트에서 골든 캐년까지 하이킹을 해보자 황금색으로 뒤덮은 계곡을 지나면서 흔히 보지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보는 듯하다. 이곳은 해가 뜨는 일출 광경이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에 단테스 뷰를 방문하자 아래편은 배드워터 베이슨인데 끝없이 펼쳐지는 소금밭이 보인다. 건너편으로 데스밸리에서 가장 높은 텔레스코프 픽이 속한 산맥이 펼쳐진다. 단테스 뷰는 석양이 지는 모습이 멋지다.   이외에 악마만이 골프를 칠 수 있는 장소라는 데블스 골프 코스를 둘러보고 퍼니스 크릭 리조트 안에 있는 보렉스 박물관을 들러보자. 이곳에는 보렉스를 채굴할 때 사용했던 구조물, 장비를 전시해 놓고 이를 운반하던 웨건과 기차도 함께 전시해 놓았다. 인근에 식당과 기념품점이 있다. 그리고 190번 도로를 올라가면서 1883년 보렉스를 채굴했던 하모니 보렉스 웤스(Harmony Borex Works)도 볼만하다.   데스밸리에는 몇 개의 모래언덕이 있다. 그중 가장 출입이 편한 곳이 스토브 파이프 웰스에 있는 메스큇 샌드 듄이다. 맨발로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 위를 걸어보면 편하다. 이곳은 석양이 멋진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비경이 숨어있다. 만약 4륜 구동 자동차로 어드벤처 여행을 원한다면 타이투스 캐년, 레이스 트렉, 유레카 모래 언덕에 다녀 올 수 있다.   거칠고 메마른 땅 같지만 평온함과 영감을 주는 데스밸리는 가슴에 채우지 못할 많은 볼거리와 미스터리로 많은 방문객에게 잊지못할 추억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단지 여유있는 여행 계획을 세워서 즐겁고도 안전한 여행을 하도록 하자.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소금밭 호수 데스밸리 여행 데스밸리 죽음 데스밸리 출입구

2023-11-30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단풍 가득한 숲, 가을 캠핑장…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늦가을

요세미티는 언제 가보아도 좋다. 봄 여름에는 넘치는 폭포수가 장관을 이루고 가을에는 고운 단풍을 볼 수 있으며 겨울에는 스키나 눈 산행 같은 겨울 스포츠도 가능하다.   요세미티 인근은 대부분 침엽수림이어서 단풍을 보기 힘들지만 요세미티 밸리는 예외적으로 가을 풍경이 있다.   물론 한국이나 동부처럼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니고 또한 황금빛 아스펜도 없다.   하지만 많은 블랙 오크, 코튼우드, 독우드 나무들과 들풀들이 요세미티 밸리를 가을 색으로 물들인다.   밸리 플로어는 주변으로 엘 캐피탄 해프돔같은 거대한 화강암 바위산들이 둘러 있어 웅장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밸리는 길이 7마일에 폭이 1마일 정도로 넓은 지역이 아니다. 그냥 운전을 하면서 가을 풍경을 즐겨도 좋지만 머세드 강 주위로 한껏 물오른 가을 풍경을 사진에 담아보자.   요세미티 채플은 빨간 단풍나무와 함께 사진 촬영 명소이다. 그리고 해피 아일로 들어가는 입구 주변으로 멋진 단풍이 있다.   더욱 풍성한 단풍을 보고 싶다면 그 장소는 단연 커리 빌리지이다. 커리 빌리지는 요세미티의 저가형 숙박장소이다. 캠핑장들이 이웃하고 시에라 산맥 관문인 해피 아일과 가까이 있다.   이곳에도 단풍나무와 떡갈나무들이 많지만 그중에 특이한 나무가 있는데 시나몬 종류의 나무들이다. 손바닥 만한 크기의 잎사귀와 빨간색 열매를 가지고 있는데 연한 베이지색에서 붉은 갈색으로 단풍이 든다.   바닥이 온통 이 나뭇잎으로 뒤덮여 있는 곳을 바라보노라면 화가가 그린 걸작품을 보는 듯하다.   커리 빌리지는 오래전 서부 개척시대에 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던 커리 부부가 마차를 타고 요세미티 관광을 하면서 요세미티의 아름다운 풍광에 푹 빠지게 된다. 그런데 당시 요세미티에 있던 호텔과 식당은 너무 비싸서 선생님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분들이 요세미티에 저렴한 가격의 숙박시설을 제공하겠다는 집념으로 탄생한 곳이 캠프 커리이다. 초창기에는 텐트 1박에 2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이곳은 지금도 요세미티의 주요 숙박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몇 가지 숙박 옵션이 있는데 공용 화장실과 샤워를 사용하는 텐트 캐빈과 자체 화장실이 있는 통나무 캐빈이있다.   텐트 캐빈은 하룻밤에 150달러 정도 통나무 캐빈은 300달러 정도이다. 실내에서 요리는 할 수 없게 되어있다.   커리 빌리지에는 부대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스낵샵과 식당이 있어 아침 점심 저녁을 해결할 수 있다. 그로서리 마켓과 선물점 그리고 등산 장비를 파는 상점도 있어 편하다.   밸리 안에서 커리 빌리지보다 더 비싼 데는 요세미티 랏지가 있고 아와니란 곳에 고색 창연한 호텔이 있다.   커리 빌리지보다 좀 더 저렴한 옵션으로는 하우스 키핑 캠프가 있는데 주로 4월에서 10월까지 오픈한다.   가장 저렴한 곳으로는 캠핑장이있다. 겨울철에는 어퍼 파인 캠핑장만 개장하는데 캠핑장 분위기는 아주 좋다.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무척 추워서 텐트나 슬리핑백 등은 겨울용으로 단단히 준비를 해야한다.   늦가을이지만 많은 방문객으로 붐비는 요세미티는 정말 유명한 장소인 것 같다.   밸리를 벗어나 가볼 수 있는 곳은 글래시어 포인트, 투알로미 메도우, 해치 해치가 있다. 이 지역들은 높은 고도를 통과하므로 눈이 내리면 초겨울에서 다음해 봄까지 길이 막힌다.   밸리에서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해채 해치 가는길에도 단풍이 곱게 물들어있다. 요세미티 하이 컨트리를 운전하는 맛이 특별하다.   해치 해치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안에 건설된 저수지이다. 1906년에 베이 지역에 강도 7.9의 지진이 발생하여 샌프란시스코 시의 건물 85%가 피해를 입고 수도 시스템이 붕괴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때 안정적인 수도 공급을 위해 가까운 해치 해치 지역에 댐을 건설하여 수돗물을 공급하는 계획이 상정된다.   하지만 당시 국립공원에 위치한 지역에 댐을 건설한다는 게 여러 가지 반대에 부딪혀 쉽지 않았는데 의회는 결국 이를 승인한다.   거대한 해치 해치 저수지는 시에라의 맑은 물을 대도시에 공급하면서 수력 발전을 통해 전력도 공급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호수를 만들어 경치가 아주 빼어나다. 댐을 건너 호수를 둘러보는 트레일이 있어 하이킹을 좋아하면 한번 걸어 보아도 좋다.   안내문을 자세히 읽어보면서 하이 시에라의 눈 녹은 청정수가 가정으로 직접 배달되는 샌프란시스코의 수돗물 맛이 어떨까 궁금해진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가을 풍경이 나쁘지 않다. 우뚝 선 화강암 바위산과 단풍의 멋진 풍경이 아주 감동적이다. 그리고 편리한 부대시설이 충분히 있어 한번쯤 다녀올 만한 좋은 장소이다.   김인호씨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요세미티 국립공원 요세미티 밸리 요세미티 채플 요세미티 인근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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