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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올해 떠난 사람들

부고 기사에 유달리 눈길이 머무는 것은 나이 탓이려니 싶다. 남의 일 같지 않기도 하다. 최근 몇 해 동안의 부고를 보면, 단순히 개인적 슬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실감이 강하다. 그래서 더 유심히 보게 된다.   2022년 올해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이 세상을 떠났다. 코로나 때문에 별세한 분도 꽤 있어서 안타깝다. 일본의 인기 코미디언 시무라 켄 등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내가 아는 사람들도 몇 분 있다.   시대정신이 변하고 있다는 실감을 주는 별세도 적지 않았다. 영국 여왕의 별세,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격 사망 등은 한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상징으로 읽힌다.   한국의 경우를 정리하면, 우리 시대의 지성 이어령 박사와 김동길 교수의 타계가 국민의 마음을 허전하게 했다. 든든한 어른이 간절한, 이 어지러운 시대에 큰 스승들이 떠났으니, 그 빈자리가 클 수밖에 없다. 떠난 이들이 남긴 시대정신을 어떻게 이어받느냐가 우리에게 주어진 큰 숙제다.   문화 예술계에서도 큰 별이 많이 졌다. 문학계에서는 ‘오적’의 김지하 시인, 소설가 이외수, ‘만다라’의 작가 김성동, 미술계에서는 100세가 넘어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던 원로 김병기 화백, 뉴욕에서 오래 활동해온 김차섭 화백, 단색화 2세대 화가로 각광 받던 김태호, 독일에서 활동해온 노은님 작가, 민중미술의 대표적 이론가로 활약한 미술평론가 성완경 교수 등이 올해 세상을 떠났다.   한국의 대표적 극작가이며 연극연출가로 꼽히던 오태석씨도 별세했고, 연예계에서는 한국 최초의 월드스타 강수연, 명사회자 허참, 전국노래자랑의 터줏대감 송해, 성우 김성원, 인기 드라마 ‘달동네’ ‘보통사람들’을 쓴 극작가 나연숙, 가수 오기택 등이 세상을 떠났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면, 시대정신이나 철학, 가치관이 변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세대교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말아야 할 가치, 꼭 지켜야 할 전통적 정신세계 같은 것도 있는 법이다. 그런 소중한 가치관들이 기준 없이 무너질 때 우리는 중심을 잃고 당황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변해가는 것이 큰 문제다. 인간관계, 인정, 살아가는 도리, 사람냄새, 마음 움직임, 사랑….   특히, 최근의 혁명적인 변화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격하고 근본적인 것이어서, 나 같은 꼴통 아날로그 꼰대는 적응하기 벅차다. 낭패다. 생활방식의 변화는 곧바로 정신세계의 변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예술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미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변하고 있고, 변했다. 예를 들어, 우리말은 무참하게 망가지고 있어 알아듣기 어렵고, 말과 글은 짧아져서 긴 글은 아예 읽지를 않는다고 한다. 글이 짧다는 것은 생각이 얄팍하다는 뜻이고, 세상이 가벼워진다는 말이다. 그 결과 글이나 그림이나 음악이나 모두가 감각적이고 달콤하고 예쁘장한 것에 치우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깊이 곰삭은 철학이나 짙고 진득한 정서적 교감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이야기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화학조미료 범벅의 인스턴트식품인 셈이다.   별세한 선배들이 남긴 정신적 가치를 소중하게 갈무리하는 마음가짐이 우리 문화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지난 것이라고 무조건 부정하고 버려서는 안 된다. 돌아가신 부모님 유품을 정리하는 자식의 마음으로 살펴보면 고물과 골동품의 차이, 소중하게 챙길 물건과 쓰레기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을까. 이어받을 것은 고맙게 이어받고, 지킬 것은 소중하게 지켜야 한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별세한 이의 추모기사를 눈여겨 읽는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철학 가치관 별세 아베 문화 예술계

2022-12-01

[J네트워크] 아베, 미국 인도·태평양 정책 설계자

미국 정부가 아시아 정책을 설명할 때 반복해서 쓰는 핵심어가 몇 개 있다. 우선, 이 지역을 아시아라 하지 않고 ‘인도·태평양(인·태)’으로 부른다.     지난 2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을 집대성한 문건은 ‘인도·태평양 전략’이란 이름으로 발표됐다.     미국이 지난 5월 도쿄에서 발족한 경제협의체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다. 자유롭고 개방된, 평화와 번영,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 항행의 자유 같은 표현도 있다. 중국을 견제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옹호한다는 의미다.   뜻밖에도 이런 용어와 개념의 ‘원조’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다. 2007년 8월 인도 의회에서 한 연설 ‘두 바다의 교차점’이 출발점이다.     아베는 1655년 무굴제국 왕자가 쓴 동명 저서를 인용해 “태평양과 인도양은 자유와 번영의 바다”로서 경계를 허물고 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옛 표현인 ‘아시아·태평양’에 속한 중국을 빼고,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 인도를 넣는 ‘인도·태평양’ 개념을 설계했다.   인·태 개념을 미국 정부가 정책으로 채택한 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말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개념을 발표했다. 아베가 인도 연설을 한 지 10년이 지난 뒤였다.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 문구를 아베로부터 “빌려왔다”고 전한다.     트럼프 정책 지우기에 열중한 바이든 행정부도 인·태 전략만큼은 유지했을 뿐 아니라 더욱 키웠다. 역시 아베가 영감을 제공한 미국·일본·인도·호주 4국 협의체 ‘쿼드’는 트럼프 때 시동을 걸어 바이든 때 정상회담으로까지 발전했다.   일본과 미국이 의기투합한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의 부상과 위협을 억제할 필요성 때문에서다. 미국이 아시아 문제에 직접 나서는 데 한계가 있는 현실도 한몫했다.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를 선언하면서 대외정책 중심축을 아시아로 옮기기로 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중동과 유럽에 매달리느라 여력이 없는 미국,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희토류 분쟁으로 중국의 위협을 체득한 일본의 국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내 것을 추구하되 내 것만 추구해선 이룰 수 있는 게 없다. 인·태 개념은 국익을 극대화하고, 일본을 글로벌 선도 국가로 올려놓겠다는 한 정치가의 신념과 의지, 지략이 빚어낸 결실이라고 본다.     아베를 잃고 안타까워하는 워싱턴 사람들을 보며 넓게, 멀리 보고 다른 나라와 윈윈하는 판을 짤 수 있는 지도자를 한국은 가졌는지 돌아보게 된다.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J네트워크 미국 태평양 태평양 정책 아베 인도 태평양 전략

2022-07-17

[J네트워크] 아베노믹스

“일본은행(BOJ) 윤전기를 돌려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내겠다.”     2012년 11월 아베 신조 당시 자민당 총재가 깜짝 발언을 했다. 돈을 뿌려 ‘잃어버린 20년’에 갇혀 있던 일본 경제를 살려내겠다는 말에 시장은 반색했다. 닛케이 지수는 한 달 만에 10% 넘게 올랐다. 극우의 상징이었던 그는 일본 경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바로 다음 달 치른 중의원 선거는 아베 총재가 이끈 자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총리가 된 그는 선거 때 약속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중앙은행에선 돈을 풀고(양적완화) 정부에선 돈을 쓰고(재정완화) 경제 체질도 바꾼다(구조개혁)는, 이른바 3개의 화살이다. 아베노믹스는 그렇게 탄생했다.   아베 집권 초기 아베노믹스는 제대로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주가는 튀었고 엔화 값은 가파르게 내렸다. 집권 첫해인 2013년 경제성장률이 2%로 올라서며 성공 가도에 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그의 영문 이름 ‘Abe’를 빗대 ‘자산 거품 경제(Asset Bubble Economy)’에 그칠 것이란 우려는 현실이 됐다. 그가 집권한 2013~2019년 일본의 연평균 실질 경제성장률은 0.98%에 그쳤다. 10년간 연평균 2% 성장을 이뤄내겠다던 그의 공언과 거리가 멀었다. 그가 총리에 오르기 전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집권 초기 4%대였던 실업률은 2%대로 내려갔지만 저출생 영향이 컸다.  엔저와 법인세 감면으로 늘어난 기업의 이익은 근로자 주머니로 가지 않았다. 가처분소득, 소비지출 등 가계지표는 악화했다.     코로나19 위기까지 터지며 그의 입지는 더 흔들렸다. 2020년 8월 건강을 이유로 들긴 했지만 그는 최장수 총리 기록(7년 8개월)을 남긴 채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일본 내부에서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아베노믹스는 실패했다. 장기간 디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서의 탈출이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샐러리맨 세대는 가난해졌고 많은 사람이 생활고로 고통받고 있다”(얀베 유키오 『일본 경제 30년사』)는 진단이 나올 정도다.   아베 전 총리가 지난 8일 전직 해상자위대원이 쏜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말이었다. 아베 자신이 쏜 3개의 화살이 그가 예견하지 못한 결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조현숙 / 경제정책팀 차장J네트워크 아베 집권 아베 총재 경제 체질도

2022-07-13

아베 총격 사망…일본계도 충격

아베 신조(67.사진) 전 일본 총리가 8일(현지시각) 총격을 받고 사망한 가운데 남가주 일본계 커뮤니티도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깊은 애도에 빠졌다.   일본의 최장수 총리인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나라 현 나라 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중 뒤쪽에서 목과 가슴에 총격을 받고 쓰러졌다. 아베 전 총리는 곧장 헬리콥터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일미시민자연맹(JACL), 남가주 일미소사이어티도 8일 성명을 통해 “아베 총리는 많은 일본계 미국인 젊은이들이 그들의 조상과 다시 연결되도록 도왔다. 그를 통해 후손들은 일본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양국 간 가교 건설에 앞장설 수 있다. 우리는 아베 총리의 유산을 기리기를 기대한다”고 애도했다.     이민 역사가 오래돼 커뮤니티 구성원도 영어권인 3~4세대가 다수인 일본계 커뮤니티는 아베 전 총리의 죽음에 안타까워했다. 특히 남가주 일본계 커뮤니티는 아베 전 총리가 지난 2015년 5월 초 LA를 찾은 것을 계기로 조금씩 모국 일본과의 친밀도를 높여왔기에 아쉬워했다.   당시 아베 총리는 LA 다운타운에 있는 일미박물관 등을 방문해 일본계 커뮤니티의 활동을 둘러보고 할리우드에서 활동한 배우 조지 다케이를 만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일본계 청소년들에게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초청 프로그램을 개설해 1000여명이 넘는 일본계 청소년들이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일본계 3세 변호사인 패트릭 하토리 씨는 “지난 2005년 뉴올리언스 지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초토화됐을 때 당시 막 총리로 임명됐던 아베는 가장 먼저 미국에 지원을 보내 국제사회에 일본의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그의 적극적인 외교활동으로 ‘일본=전범 국가’라는 이미지가 많이 희석됐다”고 설명했다.     하토리 변호사는 이어 “트럼프와 가까워 극보수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아베는 일본을 위해 열심히 일한 정치인이었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기간 동안 올림픽을 진행하는 등 세계 3위의 경제 강국 지위를 유지하는 데 일조한 정치인이기에 더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일본계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남가주 주류사회도 아베 전 총리의 죽음에 아쉬워했다.     에릭 가세티 LA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전 총리의 서거에 애도를 표하고 2015년 LA에서 아베 총리와 함께 시간을 보냈을 때를 회고했다.   아베 전 총리의 모교인 USC도 8일 오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끔찍한 총격에 깊은 슬픔과 충격을 받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베 전 총리는 1978년부터 1979년까지 USC에서 3학기를 수강하며 영어, 정치학, 국제관계, 역사를 공부했다. 장연화 기자일본 아베 아베 총격 아베 총리 아베 신조

2022-07-08

[시론] 트럼프 뒤에 어른거리는 아베의 그림자

취임 후 첫 아시아 투어를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맞는 서울과 도쿄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서울은 기대감보다 불안감이 팽배한 조심스러운 분위기인 반면 도쿄는 정상 간 밀월 관계와 미·일 동맹의 공고함을 축하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당선 불과 8일 만에 뉴욕 트럼프 타워를 방문했고, 정부 출범 후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이후 무려 16회 전화 통화를 통해 과거 레이건-나카소네, 부시-고이즈미 밀월 관계에 버금가는 우정을 쌓았다. 트럼프 정부의 동맹에 대한 거래 지향적 접근으로 여러 동맹국이 우려하는 가운데 유독 일본은 정상 간 밀월 관계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제거해 왔다. 여기서 유의해 보아야 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에 대한 아베 총리의 압력이 상당할 것이란 점이다. 실제 양 정상 간 전화 통화 내용의 대부분은 미·일 문제가 아니라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의견 교환이었다. 양국은 북한 위협 대응을 한·미·일 안보 협력으로 풀어 가고자 하나, 문제는 미·일의 안보적 이해가 한편으로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 다른 한편으로 북한에 대한 압력과 제재로 수렴돼 한국과 일정한 편차를 보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의 이해를 반영하는 한·미·일 공조를 이끌려면 미·일, 특히 일본과 긴밀한 대화와 협조가 대단히 중요하다. 아베 정부는 지난 총선거에서 국회 해산의 명분을 김정은에 의한 '북풍'으로 삼고, 국난 돌파란 슬로건으로 자민당의 압승을 이끌었다. 연립정권이 개헌선을 넘는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해 역대 최장기 정권을 이어갈 태세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국민의 지지가 강고했다기보다는 야당의 분열과 난립 덕택이었다. 아사히신문의 10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37%로 반대인 46%보다 낮으며, 지지하지 않는 이유의 38%가 아베 총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하고 있고, 아베의 총리 연임에 대한 지지가 34%, 반대가 51%로 나왔다. 따라서 아베 총리는 개헌 등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취하고 있는 한편 선거 공약인 북핵 위협이란 국난 돌파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결코 한국에 나쁜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한·일 간 신뢰 관계다. 아베 정권의 역사수정주의,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둘러싼 대립으로 양국 관계는 국교 정상화 이래 최악의 상태로 전락했고,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지속적 논란으로 관계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대일정책의 출발점은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투 트랙 외교, 즉 대북 공조, 안보 협력, 경제 협력, 사회·문화 교류 등을 역사 문제와 분리해 각자 영역의 논리에 맞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다. 트럼프 순방을 맞이해 한국 정부는 한·미·일 협력의 틀 속에서 북핵 저지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된다면 일본과 당당하게 군사 협력을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한다. 대북 군사 정보 공유, 억지력 강화, 확장억지 신뢰성 제고, 미사일 방어 등에서 적극 협력을 미룰 이유가 없다.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되었다거나, 군국주의화를 위한 개헌의 야욕이 실현될 것이라는 반일 정서를 자극하는 논리에 흔들려 협력에 주저하면 결국 한·미·일 협력의 뒷전으로 밀리고, 미·일이 원하는 지역동맹적 시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역사 문제는 그 자체 논리에 근거해 분리 대응해야 한다. 당면한 위안부 합의 문제 처리는 국제 정세 상황 논리나 국내 여론의 정서적 반응에 휩쓸리지 말고 인류 보편 가치에 기반한 논리적 대응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뒤에는 아베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여론의 향배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화끈하게 협력해 줄 것은 해주고 요구할 것은 요구할 때 아베 총리는 한국을 다시 볼 것이다.

2017-11-03

인도에 ‘선물 보따리’푼 아베 총리

인도의 경제 개발 시장을 두고 일본정부와 기업이 인도에 대한 애정공세를 강화하면서 한국의 분발과 견제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인도 구자라트 주에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부부를 맞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여느 외국 정상보다도 친밀감을 표현했다. 모디 총리는 아메다바드 공항에 직접 나가 아베 총리를 영접했으며 인도의 문화 유적지를 직접 안내하는 등의 행보는 이례적이었다는 평이다. 14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이번 인도 방문 동안 아베총리는 인도-일본 정상회담을 비롯해 마르티스 스즈끼 자동차 공장 준공식, 인도-일본 비즈니스리더포럼(BLF), 인도 고속철도 사업 착공식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아베 총리는 이번 인도 방문에 약 300개 기업 관계자와 동행했다. 일본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인도 시장 선점을 본격화하고 있다. 14일 오후 바라나시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비즈니스 리더포럼에는 양국 기업인이 행사 시작 2시간 전부터 가득 찼으며 이들은 다양한 협력 논의를 가졌다. 이 행사에 참석한 시카고 한인 인코(Inkor)컨설팅사의 존 리 대표는 “일본 기업인들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인도에서의 비즈니스가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었으며, 인도 기업인들 역시 일본기업들로부터의 투자와 기술 전수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이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본 행사에서 인도-일본 합작 자동차 제조사인 마르티스 스즈키사는 인도 시장 공급을 위해 10%만 일본에서 수입하고 나머지 90%를 인도 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준공된 마르티스 스즈키 공장은 5억3000만달러를 투자, 연 25만대의 스즈키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스즈키사는 생산라인을 추가 건설해 생산대수를 75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부품 벤더의 확대 뿐 아니라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계획에 부합해 구자라트에서 전기자동차 생산이 가능토록 도시바가 1억8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리툼아이온 생산공장 건설계획도 밝혔다. 또한 스즈끼사를 비롯해 야마하 ,다이킨, 후지, 도요타 등 일본기업들은 인도 현지에 제조 학교나 기부 강좌 형태로 기술 교육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하는 등 선물 보따리를 한아름 풀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할아버지때부터 일본과 인도는 긴밀한 관계였고 우리는 많은 일들을 오래 전부터 시작해 왔다”며 “앞으로도 협력관계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모디 총리는 “나와 내 조국은 일본인들에게 항상 열려있고 환영한다”며 “뭄바이-델리간의 고속철이 일본과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그는 “인도는 메이크 인 인디아’캠페인을 통해 외국 기업에게 평생 가장 안전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이번 정상회담 동안 인도와 항공노선과 편수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항공자유화협정 체결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은 특히 최근 인도-중국간 국경지역 분쟁을 기회 삼아 양국 공조를 보다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교도통신은 이번 방문을 “아태지역과 인도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겨냥해 인도와 안보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일본 측은 인도와의 기존 2+2(외교ㆍ국방) 차관협의를 각료급으로 격상하자고 요청하고 있다. 인도가 구입을 검토중인 해상자위대의 구난비행정 US2 관련 협의도 진행한다. 이진원 기자

2017-09-17

오노데라가 불지핀'적 기지 공격 능력'…아베 "현재론 검토 안 해"

아베 신조(사진) 일본 총리는 6일 일본이 공격을 받기 전에 적 기지를 파괴하는 능력 보유 문제에 대해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검토를 할 예정이 없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히로시마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일의 역할 분담 가운데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자위대는 적 기지 공격을 목적으로 한 장비 체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보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로지 방위만 하겠다는) 전수 방위 생각에 조금도 변화가 없으며, 앞으로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을 둘러싼 안전보장 환경이 한층 엄중해지는 가운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늘 현실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검토를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4일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진전하고 있다. 탄도미사일 방어에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할 것"이라고 적 기지 공격 능력 검토 의사를 밝혔다. 아베 총리가 이날 전수방위 원칙을 밝히고 단기적 검토를 부정한 것은 국내외의 반발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 방위성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검토 방침을 전하면서 "이웃 나라의 반발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논란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도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국제사회와 연대해서 북한의 비핵화를 지향해야 하는 운동의 중심에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순항미사일 등으로 적국의 기지를 타격하는 무기체계를 말한다. 전수방위를 내건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무기 체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증대하면서 집권 자민당 안전보장조사회는 지난 3월 내각에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관한 검토를 제안했다. 일본 정부는 2018년 말 5년마다의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새로 작성할 예정인 만큼 향후 초점은 이 계획에 적 기지 공격이 가능한 무기 체계가 포함될지로 모아지게 됐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2017-08-06

아베 내각 지지율 30%대 추락

일본의 아베 신조 내각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 지지율이 두 달 새 25%포인트나 빠져 2012년 말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래 처음으로 30%대로 추락했다. 지지하지 않는 비율은 50%를 넘 최고치를 기록했다. 친구가 이사장인 사학재단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과정에서 내각이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아베는 다음 달 초 당정 개편을 통해 민심을 수습할 생각이지만 정권의 구심력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가을 국회에 개헌안을 내고 내년에 국민투표에 부치려는 개헌 일정에도 먹구름이 드리우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이 7~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6월보다 13% 포인트 떨어진 36%로 2012년 재집권 이래 가장 낮았다. 이 신문 조사에서 아베 내각(2차)의 최저 지지율은 2015년 9월 국민의 반발이 강했던 안보법 강행 처리 당시의 41%였다. 지지율 36%는 2007년 아베 1차 내각이 붕괴되기 직전의 지지율 28%에 근접한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 부지지 비율은 5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지지의 이유로는 '총리를 신뢰할 수 없다'가 49%로 나타났다. 지지율 하락의 진원지인 가케학원 문제와 관련해선 '총리가 국회에서 다시 설명해야 한다'는 응답이 72%나 됐다. 아베가 올가을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인 데 대해서도 반대가 48%로 찬성(37%)을 웃돌았다. 유럽을 순방 중인 아베 총리는 9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다음 달 초 자민당 간부 인사와 개각을 단행해 민심을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8월 말 당정 개편을 검토해왔으나 도쿄도 의회선거 참패로 일정을 앞당겼다. 하지만 당정 개편으로 아베 정권에 대한 이반 현상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아베의 발목을 잡은 가케학원 특혜 의혹도 여전하다. 정부 내에서 다른 문건이나 제보자가 나오면 아베는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2017-07-10

위안부 기림비 중단 위해 일 자민당 의원 SF 방문

지난 9월 미국내 대도시에서는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통과된 ‘위안부 기림비 건립 촉구 결의안(이하 위안부 결의안)’에 대해 일본 정부 차원의 대응이 시작됐다. 18일(현지시간) 일본 산케이 신문은 아키바 겐야 전 외교부 회장(현직 중의원)이 내달 1일~4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시 관계자들과 만나 기림비 건립 설치 중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미국내에서 주로 소도시에서 건립돼오던 위안부 동상과 기림비 등이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도시에 건립될 경우 그 여파가 클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아키바 겐야씨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누구를 만날지 알려지지는 않고 있는 가운데 결의안을 통과시킨 시의원들과 에드 리 시장 등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달 일본계 미국인인 에밀리 무라세 SF여성지위위원회 사무국장이 위안부 결의안을 무력화하는 추가 결의안을 소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일부 위원과 주민들의 반대로 표결이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본지 10월 30일자 보도> 일본 정치인이 SF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중국과 필리핀계 등이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해 결성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연합(Comfort Women Justice Coalition·CWJC)’도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WJC는 27일경 한차례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CWJC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정치인이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막기 위해 직접 SF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놀랐다”며 “샌프란시스코시가 가지고 있는 위상이 큰데다 지난달 일본계 커뮤니티에서 시도한 무력화 계획이 실패하자 일본 정부가 위기감을 갖고 직접 나서는 것 아니겠냐”고 의견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일본정부가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된지 두 달도 안돼 서둘러 정치인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기림비 건립이 구체화될 경우 더 막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정현 기자

2015-11-18

‘위안부들의 친구’ 에반스,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해 11월 파킨슨병으로 세상을 떠난 ‘위안부들의 친구’ 고 레인 에반스 연방하원의원 1주기 추모행사가 5일 DC 캐넌빌딩에서 개최됐다.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회장 이정실)가 주최하고 잰 스카코스키 연방하원의원이 후원한 이날 추모 행사에는 잰 스카코스키·마이크 혼다·셰리 부스토스 연방하원의원,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마크 김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등 생전 고인의 옆에서 그를 지켜봐 온 의회 동료들과 한인사회 지지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너나 할것 없이 입을 모아 “에반스 의원은 정의롭고 정직한 정치인이었으며, 가식이 없고 선한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스카코스키 의원은 “그는 도움이 필요한 사회구성원들의 대변인으로 위안부 뿐만 아니라 여성 참전군인, 같은 파킨슨병 환자들을 위해 힘쓴 영웅”이라며 “언제나 신념과 믿음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개인적으로도 나와 내 남편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그가 그립다”고 말했다. 에반스 의원 은퇴 후 그가 발의한 위안부 결의안(HR121)을 이어받아 통과시킨 혼다 의원은 “전세계 20만 명의 성노예 피해자들을 위해 힘든 싸움을 시작한 그가 자랑스럽다”며 “그의 업적을 이어받아 일본 정부가 종군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고 사과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20대 청년 시절, 자신을 믿어준 에반스 의원 덕분에 정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마크 김 의원은 “에반스 의원을 보고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됐다”며 “그는 지역사회를 위해 수없이 많은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그걸 떠나서 에반스 의원은 진심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신뢰한, 멋진 남자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고 에반스 의원의 생전 연인으로서 최근 자서전 ‘그대의 목소리가 되어’를 통해 그와의 추억을 공개한 서옥자 정대위 고문 및 컬럼비아칼리지 교수는 편지를 통해 “레인, 당신은 언제나 우리에겐 소외된 이들을 도울 의무가 있다고 했죠. 당신은 신념과 원칙을 중요시한 용감한 사람이었어요”라며 “내가 이젠 당신의 목소리가 되어, 당신의 업적을 이어갈게요. 우리 모두 가슴 속 깊이 당신을 기억합니다”라고 감성적인 글귀를 띄우기도 했다. 한편 고 에반스 의원은 2001년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연방 하원에 최초로 상정하며 한인사회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에 멈추지 않고 전종준 이민법 전문 변호사와 함께 한국민에 대한 주한 미국대사관의 불법적 비자거부 관행의 시정을 촉구했으며 한국계 혼혈인에 대한 미국 시민권 자동부여법안을 발의하는 등 한인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펼쳐오다 파킨슨병 악화로 2006년 은퇴, 2014년 작고했다. 유현지 기자 yoo.hyunji@koreadaily.com

2015-11-06

BYU 캠퍼스서도 버젓이 욱일기가…

미주리대 콜롬비아 캠퍼스에서 욱일기 승천기를 로고로 사용하는 일식집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비슷한 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유타주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대학교(BYU) 캠퍼스 곳곳에서 욱일기가 발견되고 있는 것. BYU는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모르몬교) 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교육 기관 중 하나로 미국에서 가장 큰 종교 대학, 학생 98%가 후기성도 교회 회원 등으로도 유명하다. BYU 한인경영학생회(KBSA) 측에 따르면 기숙사 창가, 아파트 내부에 욱일기를 버젓이 달아놓은 학생들이 있다. 또 가방에 욱일기가 그려진 뱃지를 달고다니는 학생들도 종종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캠퍼스 인근의 Flag Shop에서는 사이즈별로 욱일기를 판매하고 있다. KBSA 조준엽(26) 회장은 “기숙사 창가에 붙여진 욱일기를 보자마자 학교 측에 항의해 내렸다. 캠퍼스를 다니다보면 욱일기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사용하는 학생들을 종종 본다. 지난달에는 경영대 건물에 걸려있는 태극기 건곤감리가 이상해 교체하기 위해 근방 플래그 샵에 갔다가 욱일기가 팔리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교회 선교사업 때문에 외국에서의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대다수인데 욱일기가 마치 일본 국기인마냥 달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한국인으로서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타인종 학생들이 욱일기가 어떤 의미인지도 모른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의 나치 전범기와 같다는 것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다른 학교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면 서로 함께 힘을 모아 욱일기를 퇴치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BSA 조선영(28) 부회장도 “미주리대 소식을 중앙일보 기사로 접하고 미주리대 한인회에 연락을 취했다. 자료 공유의 목적도 있었지만 일본인들의 반응이 걱정되서였다. 브리검영대에는 한인학생들보다 일본 학생들이 많아 어느정도까지 역사적인 사실을 가지고와야 할지도 조심스럽다. 또 민감한 부분을 건드릴까봐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내달 학생센터에서 욱일기에 관련된 교육을 진행해 사용 중단을 권고하기보다는 욱일기의 의미를 알려줄 예정이다. 의미를 알고 사용을 안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kim.minhee@koreadaily.com

2015-11-01

SF 위안부 결의안, 방해 움직임 본격화

통과 결의안 - 내년 교과서 ‘일본군 강압 위안부’ 표기 방해 결의안 - 국가명 ‘일본’ 수록 화합해쳐 ‘제외해야’ 지난달 22일 미국내 대도시 중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통과된 ‘위안부 기림비 건립 촉구 결의안(이하 위안부 결의안)’에 대한 일본계 커뮤니티의 방해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샌프란시스코 시의회 소위원회 중 하나인 여성지위 위원회에 ‘성적 인신매매를 당한 여성과 소녀에 대한 결의안’이라는 제목의 안건이 28일 상정됐다. 제목만 보면 여성인권을 보호하는 결의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용은 지난달 통과된 ‘위안부 결의안’을 무기력화 하기 위한 것이다. 이 결의안은 모두 11개 내용으로 구성됐다. 문제가 있는 곳은 6, 7, 8번째 문구. ‘과거 전쟁 중 벌어진 범죄에 대해 특정국가명을 명기하는 것은 다양한 민족들이 공존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커뮤니티간 대립을 불러 오고 화합을 해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결국 통과된 결의안에 대해 ‘일본’ 이라는 단어를 빼야 한다는 ‘방해 결의안’인 셈이다. 지난달 통과된 ‘위안부 기림비 건립 촉구 결의안’에는 일본 국명이 적시돼 있다. 다행히 이날 소위원회에서는 필리핀계 쥴리 수 커미셔너의 반대와 발언자로 나선 ‘난징대학살 배상촉구 연대(RNRC)’ 소속 릴리안 싱씨 등이 강하게 반발하며 표결이 무기한 연기됐다. 이 결의안은 여성지위위원회 사무국장인 에밀리 무라세가 상정했다. 일본계 3세로 현재 SF통합교육구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무라세씨는 지난 4월30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SF를 방문한 부인 아키에 아베의 가이드를 맡았을 정도로 SF지역 일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지난달 16일에도 시의회 표결에 앞서 여성지위위원회에 상정된 ‘위안부 기림비 건립 촉구 결의안’이 무라세씨의 강력한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일본 커뮤니티가 ‘위안부 결의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데에는 SF통합교육구 교육위원회의 결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F교육위원회는 지난 13일 표결을 통해 내년 가을학기부터 중·고교 교과서에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강압에 의해 아시아 지역에서 위안부 20만 명이 동원됐다’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안건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통과된 ‘위안부 결의안’에는 기림비 건립 뿐만 아니라 공립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교육하도록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계, 필리핀계와 함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연합(Comfort Women Justice Coalition·CWJC)’에서 활동해 온 문대우씨는 “일본 커뮤니티는 공립학교 교과서에 자신들의 만행이 실리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 가을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결의안 무력화 시도가 계속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인들도 이런 일본계 활동을 주시하고 힘을 모아 방해 움직임에 적극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정현 기자

2015-10-29

“올바른 역사 후세에 전달해야” 위안부 실상 알리는 세미나에 한인들 ‘눈물’

"지난 과거 때문에 일본이나 일본군을 미워하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위안부에 대해 배우고 우리의 후세에 올바른 역사를 전달해야 한다." 위안부를 주제로 미국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는 설치미술가 이창진 씨의 말이다. 그는 29일 애틀랜타한인회와 애틀랜타총영사관 주최 위안부 실상 알리기 세미나에서 300여명의 한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이 작가는 지난해 뉴욕 타임스퀘어에 위안부의 실상을 알리는 설치미술을 전시해 미국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자신이 위안부 설치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소개한 후, 직접 인터뷰한 위안부 피해자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이 작가의 인터뷰는 한국 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의 위안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10대에 일본군에게 끌려가 3년간을 성노리개로 살았던 대만인 할머니는 “하루에 많게는 10명의 군인들과 잠자리를 했다”며 “더러는 때리는 병사들도 있었다. 죽는 것 보다 치욕스러운 기억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언제 죽을지 몰라서 신에게 용서해달라고 빌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일부 한인노인들은 일본이 저지른 만행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세미나를 통해 위안부의 실상을 미국사회에 알리고, 우리의 아픈 역사를 제대로 돌아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순우 기자

2015-10-29

“욱일기 로고 퇴출, 한걸음씩 해결할 것”

미주리대학교 콜롬비아 캠퍼스의 교내 일식당에서 사용 중인 일본 전범기(욱일승천기) 축출 운동<본지 22일자 1면 보도>을 전개하는 한인 학생들이 지난 20일 학교측과 일식당 업주를 만나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오후 이뤄진 모임에는 한인학생회(KSA) 임원진과 중국학생회, 제프 질런가 부총장보와 줄리안 교내 식당 디렉터, 일식당 ‘선샤인 스시’의 공동업주 2명이 참석했다. KSA와 중국학생회는 양측에 욱일승천기가 일본 제국 육·해군기로 사용된 것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군국주의로 인해 침략 및 수탈을 당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입장 등을 전했다. 미얀마 출신이라 밝힌 선샤인 동업주 우 민 아웅은 “학생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 당시 일본이 미얀마 곳곳을 폭격하고 점령했다. 하지만 선샤인 스시 로고는 욱일기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로고는 ‘빛이 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SA 김준우 회장은 “모임에서 선샤인 스시 업주가 욱일기의 뜻이 담긴 로고가 아니라며 유감을 전했다. 이와 동시에 10년 동안 사용해온 로고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사용을 중단할 수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또 선샤인 스시 업주들이 상호명을 빛내줄 수 있는 로고를 가지고 온다면 바꿀 계획도 있다고 해 로고 콘테스트를 생각하고 있다. 확답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성공적인 미팅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이클 웨스트 미주리대 교내 식당 마케팅 담당자는 “선샤인 스시는 학교 소유의 업체가 아니다. 하지만 선샤인 스시 측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들었고 또 누구에게도 불쾌함을 줄 생각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과 업주가 함께 토론해 로고 콘테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학교도 적극 동참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시카고총영사관 동포 담당 정창원 영사는 “(중앙일보) 기사를 보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KSA에 연락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희 기자 kim.minhee@koreadaily.com

2015-10-22

“대학 캠퍼스서 일본 전범기 축출해라!”

미주리대 콜롬비아 캠퍼스의 한인 재학생들이 교내에서 사용 중인 욱일승천기(일본 전범기) 축출 운동에 나섰다. 이들 한인 재학생들은 욱일승천기를 사용한 교내 일식당에게는 로고 제거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이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학교 당국에도 항의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문제의 욱일승천기를 로고로 사용하는 일식당 ‘선샤인 스시’는 서점, 매점, 식당들이 운영되는 학생 센터에 위치해 있어 자칫 타인종 학생들에게는 욱일승천기가 눈에 익숙해 질 수 있다는 것이 한인 학생들의 우려다. 재학생 김준우(23·3학년)씨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교내 일식당이 광고에 욱일승천기를 상징하는 로고를 사용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식당에서 판매되는 도시락에도 욱일승천기의 스티커가 부착되어 판매되고 있다”며 “처음에는 설마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욱일기라는 것을 확인한 후에 총장에 이에 대해 항의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이런 것들이 교내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났고 또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곧 학교측과 일식당 주인과 모임을 갖는다”며 “양측에 욱일기 사용을 금지와 즉시 로고를 바꿔줄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인 학생회 부회장 염하영 씨는 “미주리대 국제 학생들 중 중국, 인도 다음으로 한인 유학생들이 많다”며 “한인들이 많이 애용하는 곳에서 전범기가 그려진 도시락이 판매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현재 KSA 임원들이 한인들과 더불어 외국인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서명운동을 받으면서 전범기에 대해 설명하며 바른 역사를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욱일승천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악명높은 상징으로 일본의 육군, 해군 군기로 사용됐다. 김민희 기자 kim.minhee@koreadaily.com

2015-10-21

마침내 SF에도 위안부 기림비…시의회, 건립안 만장일치 통과

샌프란시스코가 세계 여성인권을 위한 커다란 발걸음을 내디뎠다. SF시의회는 22일 전체회의에서 '샌프란시스코가 위안부들을 위한 기념물을 설치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결의안 상정 당시 11명 시의원 중 제인 김을 비롯한 8명의 시의원이 참여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일본계 커뮤니티의 반대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일어나며 지난 7월 의회 통과가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주 공청회를 열고 다시 안건으로 상정해 이날 결국 통과됐다. 이번 통과가 뜻 깊은 점은 조직적인 반대에도 11명 의원이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이번 결의안 통과로 SF다운타운 클레이 스트리트와 커니 스트리트가 만나는 포츠머스 스퀘어에 위안부 기림비 건립이 본격적으로 힘을 받게 됐다. 이번 SF 위안비 기림비 건립은 미국 내 대도시에서는 최초다. 그동안에는 남가주 글렌데일, 뉴욕주 롱아일랜드,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 유니언시티,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미시간주 미시간시티 등 주로 소규모 도시들에 기념비가 건립돼왔다. 이날 회의 시작부터 자리를 지킨 위안부 이용수 할머니는"아름다운 샌프란시스코에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기림비가 건립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일로 해서 전세계가 함께 나서 여성 인권에 관심을 갖고 지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정현 기자

2015-09-22

SF위안부 기림비 파장…오사카 시장, SF의회에 편지보내

샌프란시스코 시의회에서 심의중인 ‘위안부 기림비 결의안’에 대한 일본 커뮤니티의 방해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오사카시 하시모토 시장(사진)이 SF시의회에 서신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서신에서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전제하긴 했지만 “전쟁 중 성 문제는 일본군 뿐만 아니라 2차 대전 기간 동안 미군, 영국군, 프랑스군, 독일군, 소련군에도 있었으며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에도 있었다”며 “일본만을 끄집어내 문제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것은 세계적인 이슈인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또 “위안부 문제와 관련돼 한국과 일본은 법적인 문제가 모두 해결됐지만 한국이 최근 태도를 바꿨다”고 한국을 비난하며 “위안부가 강제로 성 노예가 됐다거나 피해자가 수십만명에 이른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소녀상과 교과서에서 다루는 것은 큰 문제”라고 강변했다. 하시모토 시장이 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소녀상 설치에 관해 “여성의 인권을 지키려는 것이라면 찬성한다”고 언급했지만 “SF시의회의 답변을 보고 오사카시와 SF간 자매도시 결연을 끊을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하시모토 시장 뿐만 아니라 미국내 일본 커뮤니티도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주에서 발행되는 재팬 데일리 등 일본계 신문은 SF에서 진행돼 왔던 과정과 공청회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며 기림비 설치 저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나데시코 액션’ 등 일본 단체들이 나서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직간접 방해 활동을 하고 있다. 실제 남가주 풀러턴에서도 일본 총영사를 비롯한 일본계 단체들의 방해로 소녀상 건립사업이 무산되기도 했다. 한편, SF시의회에서는 중국계 커뮤니티 주도로 SF 다운타운의 클레이 스트릿과 커니 스트릿이 만나는 포츠머스 스퀘어에 건립추진중인 ‘위안부 기림비’ 건립을 위한 결의안이 심의중이다. 11명의 슈퍼바이저 중 8명이 참여하며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던 결의안은 지난 7월21일 표결에서 일본계 커뮤니티의 방해 작업으로 부결되며 시 위원회로 넘겨졌다. 결국 결의안을 발의한 에릭 마 슈퍼바이저가 소속된 주민공공안전심의위원회로 넘겨졌고 오는 17일 공청회를 거쳐 22일 재표결에 들어간다. 이번 결의안과 관련해 남가주 한미포럼 등에서는 기림비 설치 지지서한 작성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북가주에서는 한인단체들의 지원활동이 전무한 상황이다. 최정현 기자

2015-09-03

위안부 기림비 훼손 위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로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최초로 세워진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 공립도서관 옆 위안부 기림비. 위안부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역할을 해 '성지'로까지 불리는 이 기림비가 무관심 속에 공사 흙먼지를 뒤집어 쓸 위기에 처했다. 최근 팰팍 타운정부가 도서관 주차 공간 확충을 위해 기림비 왼편의 주택을 허물고 공영 주차공간을 세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공사가 이대로 시작되면 바로 옆에 있는 기림비가 공사로 인한 오염.훼손 가능성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것. 지난 2010년 10월 건립된 팰팍 기림비는 오른편에 도서관 왼편에 주택이 맞닿은 작은 부지에 세워져 있다. 지난달 팰팍 의회는 기림비 옆의 주택 토지수용 조례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이달에는 주택 매입을 위한 55만 달러의 공채(bond) 발행 조례안도 승인했다. 타운정부 측은 주택 소유주와 토지 수용 절차가 끝나면 철거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문제는 해당 주택과 기림비가 너무 가깝다는 것. 공사로 인한 피해를 막을 안전 장치를 설치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대로라면 공사의 흙먼지를 뒤집어 쓰는 것은 물론이고 만약의 사고로 인한 훼손 가능성도 적지 않아 '1호 기림비'라는 가치를 무색하게 만드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기림비에 대한 무관심이다. 기림비 옆 주차장 증설 소식이 알려졌음에도 대책에 대한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무관심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010년 건립 후에도 주변 조경이 전혀 되지 않아 지나가던 행인들도 기림비가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됐지만 타운정부 등에서는 이를 방관했다. 결국 이를 안타깝게 여긴 백영현 1492그린클럽 대표가 정부의 허락을 받은 뒤 사비를 들여 기림비 시야를 가리던 나무를 베고 주변에 잔디를 깔았다. 또 같은 해 10월에는 일본 극우단체가 기림비에 말뚝 테러를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팰팍 정부는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기림비 주변 CCTV 설치 등 실질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무관심 속에 흙먼지를 뒤집어 쓸 위기에 처한 지금이야 말로 타운정부가 말로만 보호가 아닌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림비가 건물들 사이에 너무 외진 곳에 있어 평소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기회에 기림비 위치를 보호.관리가 용이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 현재 기림비 위치에서 약 2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얼리차일드후드 초등학교 앞에 있는 6.25 참전용사 위령비 인근으로 이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이 곳은 위령비와 함께 국기게양대가 서 있어 기림비가 있기에 최적지로 여겨진다. 또 브로드애비뉴 타운홀 앞의 해외참전용사 기념비 인근도 위안부 기림비 이전이 가능한 곳이다. 그간 일본 우익세력의 기림비 철거 요구 등에는 강경한 태도로 거부해왔던 팰팍 정부가 기림비 보존을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일 지 주목된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2015-08-30

(영상) “광복정신이 다음세대 통일로”

3개 한인회 합동 광복절 기념식 from chang on Vimeo. 워싱턴주 3개 한인회가 한마음 한뜻의 광복 70주년 기념행사, 체육대회 및 동포사회 운동회를 열였다. 지난 15일 광복절을 기념하며 타코마(조승주 회장), 시애틀(홍윤선 회장), 페더럴웨이(김재욱 회장) 등 3개 한인회 합동으로 레이크 우드의 클러버공원 HS 스테디엄에서 기념식, 체육대회 및 동포사회 운동회를 개최해 문덕호 총영사를 비롯한 시애틀 총영사관 영사들과 박남표 장군, 독립유공자 후손, 625참전용사들, 3개 한인회 임원과 회원들, 노인회, 체육회 등 교민사회의 여러 시민단체 임원과 회원들이 다 같이 한자리에 모여 815정신을 기리고 침목을 다졌다. 특히, 올해는 기념식에 이어 경로잔치와 체육대회가 이어져 축제분위기를 한껏 북돋았다. 문덕호 총영사 대독의 박근혜 대통령 815경축사에서 아베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며 “역사는 가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살아있는 산증인들의 증언으로 살아있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조속하고 합당한 해결을 촉구하고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양국의 위상에 걸맞게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공헌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 전했다. 또 북한에 대해서는 “70년 분단으로 훼손된 민족의 동질성도 회복하고 남과 북, 해외의 8천만 동포가 다시 하나 되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기적’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이날 한인인 회장들과 민주평통 시애틀협외회 이수잔회장, 미주한인회 총연하회 서북미지지회 박서경회장, 매릴린 스트릭랜드 타코마 시장, 딕 머리 워싱턴주 하원의원 등이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승주 회장은 “우리민족이 단합하여 광복을 맞고 70년간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과 같이 이 지역의 3개 한인회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동포사회의 발전에 앞장서고 우리가 어느 지역에 살든 대한민국의 대표로 다른 커뮤니티의 모범이 되어 한강의 기적을 이룬 국민답게 이곳 퓨짓 사운드의 기적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홍윤선 회장은 “남북한이 통일되지 않은 한 또한 일본군 위안부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와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의 광복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 조국의 위대한 여정과 미래를 향한 힘찬 도약을 위해 광복정신이 다음세대에 통일정신으로 승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김재욱 회장은 “많은 경제학자들이 우리나라가 통일되면 수퍼코리아가 되고 세계에서 가장 핫한 경제로 세계 5위권으로 발전할 것을 예측하고 있다”며 “미국의 한인 2세들에게도 좋은 기회로 수퍼코리아 시대를 대비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남표 장군의 만세삼창으로 전원이 한목소리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광복절 노래를 불렀다. 이어 지난 6월18일에 있었던 광복 70주년 글짓기 대회의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기념식후 장희숙 무용단과, 송파 산대놀이, 보이스 그룹이 공연한 경로잔치가 있었고 3부 행사로 김도산 전 타코마한인회장의 사회로 훌라후프, 양동이물 채우기, 물 풍선 받기, 박 터뜨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날 내빈소개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 소개가 누락되어 한 후손이 “오늘이 무슨 날이냐, 광복절을 기념하면서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해 예우하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 항의했고 이후 박흥열 이사장이 사과하고 조승주 회장도 행사가 끝난 후 사과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정진아 기자)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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