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중국읽기] 시진핑 편지에 담긴 중국의 고민

중국은 가을에 새 학년이 시작된다. 여름에 졸업하는 대학생들은 이미 취업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한데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 또한 대졸자들에게 문혁 당시 유행한 산으로 올라가고 시골로 내려가는 상산하향(上山下鄕) 운동을 권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 언론은 이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편지 한 통을 공개했다. 중국농업대학에 다니는 학생 대표가 먼저 편지를 보내고 이에 시진핑이 답장을 하는 형식이다.   시진핑은 편지에서 “여러분이 논밭과 농가에 깊게 들어가 일을 하면서 민생을 이해하고 학문을 연마한다니 내 마음이 매우 기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러분이 편지에서 말하길 중국의 향토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비로소 무엇이 실사구시(實事求是)이고 어떻게 군중과 하나가 될 수 있으며 또 청년은 모름지기 사서 고생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참으로 옳다. 신시대 중국 청년은 마땅히 이런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자 일각에선 1968년 시작돼 10년간 1700만 지식청년을 농촌으로 보낸 상산하향 운동의 버전 2.0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시 마오쩌둥은 “지식청년은 농촌으로 내려가 빈농에게 배우라”고 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문혁의 광풍으로 경제가 망가져 대학을 나온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없게 된 데 있었다. 지난해에도 1076만 명의 대학 졸업생을 제때 취직시킬 수 없게 되자 역시 상산하향 운동 바람이 불었다.   중국 교육부가 대졸자의 농촌 취업을 권장하는 통지문을 발표하고 중국 언론은 낙후한 서쪽 농촌으로 가자는 ‘고 웨스트(Go West)’ 프로그램을 조명하기도 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번 여름엔 지난해보다도 82만 명이 많은 1158만 명의 대졸자가 쏟아진다. 그러나 지난 3월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인 19.6%에 이르는 등 일거리 찾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19 후유증도 있지만, 중국의 사업 환경이 나빠진 게 가장 큰 이유다.   중국엔 최근 외국기업을 타깃으로 한 스파이 색출 광풍이 불고 있다. 국가안보를 앞세워 외국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간첩혐의 조사를 벌이는 일이 왕왕 벌어진다. 외자기업이 중국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 결과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사회 불안의 뇌관이 되고 있다.   시진핑이 중국의 5·4 청년절 즈음해 대학생의 안부를 묻는 형식으로 보낸 편지 한 통에 중국의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중국읽기 시진핑 중국 상산하향 운동 농촌 취업 청년 실업률

2023-05-15

[J네트워크] 낙양지귀와 ‘시진핑 저작 선독’

좌사(左思)는 중국 서진(西晉) 시기 사람이다. 어려서 서예와 거문고를 배웠지만 신통치 않았다. 외모도 볼품없고 말주변도 없었다. “내 어릴 적보다 많이 못 하다”는 아버지 말씀에 마음도 아팠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자신의 출신지인 제(齊)나라 수도의 사물에 관한 이야기 『제도부(齊都賦)』를 썼다. 그리고 또다시 10년의 노력 끝에 위(魏)와 촉(蜀), 오(吳) 등 세 나라 서울에 관한 글 『삼도부(三都賦)』를 펴냈다.   처음엔 알아보는 이가 없었으나 당대의 문장가 장화(張華)의 극찬에 이어 황보밀(皇甫謐)이 감탄하며 서문을 썼다. 그러자 사람들이 앞다퉈 삼도부를 베껴서 읽기 시작했다.     낙양(洛陽)의 종이가 갑자기 동이 나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낙양지귀(洛陽紙貴)란 말이 나온 배경이다. 지금도 낙양의 종잇값을 올렸다는 말은 베스트셀러가 나왔음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좌사의 이야기는 170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계속된다. 1967년 1월 저우언라이는 중국인 모두 마오쩌둥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며 그 해 마오 선집 8000만 세트 발행의 임무를 발표한다. 이 임무 달성을 위해 종이와 공문서 절약을 외친다.     그렇게 만든 마오 선집이 무려 9151만 세트에 달했다. 마오의 말씀을 담은 마오 어록과 문선, 선집 등이 문혁 기간에만 18억7244만권이 발행됐다고 한다.   2014년 주룽지 전 총리가 갑자기 ‘100대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과 2014년 무려 4000만 위안(약 578만 달러)을 기부했다. 이 많은 돈이 어디서 나왔나. 『주룽지 연설 실록』 등 그가 펴낸 세 권의 책이 800만권 이상 팔리며 받은 인세를 기부한 것이다. 중국 영도인 책은 지도자 이름에 선집이나 문선, 문집 등의 명칭을 붙인 게 가장 권위가 있다. 『마오쩌둥 선집』 등이 그런 예다.   중앙문헌편집위원회가 편찬하고 인민출판사가 펴내면 최고다. 지난달 10일 중국 신화사는 당 중앙이 『시진핑 저작 선독』을 출판하기로 하는 중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2012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시진핑 집권 1, 2기의 주요 저작을 모은 것으로 모든 당원과 대학이 학습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9671만 당원과 4000만 대학생을 위해 적어도 1억3000만권을 발행해야 한다.   현재 1권과 2권이 나왔으니 2억6000만권을 찍어야 한다. 앞으로 몇 권이 더 나올지 모른다. 베이징의 종잇값이 껑충 뛸 이유가 생겼다. 유상철 /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J네트워크 시진핑 저작 주요 저작 문장가 장화 주룽지 연설

2023-05-07

[중국읽기] 낙양지귀와 ‘시진핑 저작 선독’

좌사(左思)는 중국 서진(西晉) 시기 사람이다. 어려서 서예와 거문고를 배웠지만 신통치 않았다. 외모도 볼품없고 말주변도 없었다. “내 어릴적보다 많이 못 하다”는 아버지 말씀에 마음도 아팠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자신의 출신지인 제(齊)나라 수도의 사물에 관한 이야기 ‘제도부(齊都賦)’를 썼다. 그리고 또다시 10년의 노력 끝에 위(魏)와 촉(蜀), 오(吳) 등 세 나라 서울에 관한 글 ‘삼도부(三都賦)’를 펴냈다.   처음엔 알아보는 이가 없었으나 당대의 문장가 장화(張華)의 극찬에 이어 황보밀이 감탄하며 서문을 썼다. 그러자 사람들이 앞다퉈 삼도부를 베껴서 읽기 시작했다. 낙양(洛陽)의 종이가 갑자기 동이 나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낙양지귀(洛陽紙貴)란 말이 나온 배경이다. 지금도 낙양의 종잇값을 올렸다는 말은 베스트셀러가 나왔음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좌사의 이야기는 170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계속된다. 1967년 1월 저우언라이는 중국인 모두 마오쩌둥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며 그 해 마오 선집 8000만 세트 발행의 임무를 발표한다. 이 임무 달성을 위해 종이와 공문서 절약을 외친다. 그렇게 만든 마오 선집이 무려 9151만 세트에 달했다. 마오의 말씀을 담은 마오 어록과 문선, 선집 등이 문혁 기간에만 18억7244만권이 발행됐다고 한다.   2014년 주룽지 전 총리가 갑자기 ‘100대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과 2014년 무려 4000만 위안(약 77억3500만원)을 기부했다. 이 많은 돈이 어디서 나왔나. ‘주룽지 연설 실록’ 등 그가 펴낸 세 권의 책이 800만권 이상 팔리며 받은 인세를 기부한 것이다. 중국 영도인 책은 지도자 이름에 선집이나 문선, 문집 등의 명칭을 붙인 게 가장 권위가 있다. ‘마오쩌둥 선집’ 등이 그런 예다.   중앙문헌편집위원회가 편찬하고 인민출판사가 펴내면 최고다. 지난달 10일 중국 신화사는 당 중앙이 ‘시진핑 저작 선독’을 출판하기로 하는 중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2012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시진핑 집권 1, 2기의 주요 저작을 모은 것으로 모든 당원과 대학이 학습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9671만 당원과 4000만 대학생을 위해 적어도 1억3000만권을 발행해야 한다.   현재 1권과 2권이 나왔으니 2억6000만권을 찍어야 한다. 앞으로 몇 권이 더 나올지 모른다. 베이징의 종잇값이 껑충 뛸 이유가 생겼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중국읽기 시진핑 저작 주요 저작 문장가 장화 주룽지 연설

2023-05-01

[중국읽기] 시진핑 방한의 한가지 해법

나라의 사귐은 국민의 친함에 있다(國之交在於民相親). 맞는 말이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도 않다. 중국의 경우 지도자 눈치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친함’에 앞서 ‘지도자 간 친함(領導相親)’이 선행돼야 한다. 지도자 우의는 어떻게 다지나. 교류부터 해야 한다. 가장 좋은 건 상호 방문의 정상외교다. 이를 한·중 관계에 대입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방중하거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찾는 것이다.   누가 먼저 가야 하나.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방중에 이어 2014년엔 시 주석이 한국을 찾았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이젠 시 주석이 올 차례다. 한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한국부터 찾겠다는 시 주석의 방한 계획은 감감한 상태다. 코로나는 핑계일 뿐 사드(THAAD) 사태 이후 양국 관계가 바닥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추락하며 분위기가 뜨지 않는 게 진짜 이유일 거다.   그렇다고 윤 대통령이 먼저 중국을 찾는 것도 국내 정서상 쉬운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정부가 연내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돌파구가 될 수 있겠다. 2008년 시작된 3국 정상회담은 2018년 일본, 2019년 중국에서 열린 뒤 한·일 관계 악화와 코로나 사태 등으로 중단됐다. 올해 연다면 의장국은 한국으로 중·일 정상이 와야 한다. 이제까지 중국에선 총리가 참석해 리창 총리의 방한이 유력하다.   그러나 리창 대신 시진핑 주석이 참가해도 무방할 것이다. 시 주석은 관례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과거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리커창 총리의 초청으로 중국에 왔을 때 리 총리를 대신해 주로 캐머런을 상대한 건 시 주석이었다. 시 주석 입장에선 3국 정상회의 참석을 이유로 한국을 찾는 모양새가 나쁘지 않고 한국은 어쨌거나 중국 정상의 방한이 이뤄졌으니 다음 윤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잡기 편하다. 그렇게 정상간 왕래가 잦아져야 더 나빠질 것도 없는 한·중 관계가 풀릴 것이다.   일본은 리창의 방일을 먼저 성사한 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중국을 찾아 시 주석을 만나는 일정을 추진하는 모양새다. 우리로선 한덕수 총리가 먼저 방중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 같다. 경제 살리기에 나선 리창 총리와 한·중 경제협력을 다지는 한편 시 주석의 방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정부가 추진하는 3국 정상회의 개최가 속도를 낼 필요가 있겠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중국읽기 시진핑 방한 방한 분위기 방한 계획 정상회의 참석

2023-04-10

[중국읽기] 시진핑 알려면 마오 공부하라

‘공소사(供銷社)’. 꽤 낯선 단어다. 뜻풀이하면 ‘공급판매사’다. 뭘 공급하고 판매하는 회사인가. 1994년 출판된 ‘쉽게 찾는 중국 경제용어’를 들춰보니 ‘공소합작사(供銷合作社)’는 ‘농촌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도시에 내다파는 집체(集體) 소유 형태의 상업조직’이라고 적혀 있다. 농민은 공소사에 가서 농산물을 팔고 생필품을 산다. 또 대출도 여기서 받는다. 농촌에서 생산과 유통, 신용의 삼위일체 역할을 하는 곳으로 농민은 공소사와 유리된 삶을 생각할 수 없다. 마오쩌둥 치하 계획경제 시대의 대표적인 산물로 1950년 7월 처음 등장했다.   이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계획경제가 퇴출당하면서 공소사 역시 역사의 무대에서 자취를 감추는 듯했다.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은채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였는데 시진핑 집권 3기 들어 화려하게 컴백하고 있다. 시진핑 1기 중반인 2015년부터 부활의 몸짓을 보이더니 2018년 1만개, 2019년 3만2000개로 급증하는 등 지금은 중국의 농촌을 기본적으로 다커버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중국 당국은 현대농업을 진흥시키기 위해 공소사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중장년층 이상의 중국인이 공소사에 대해 갖는 기억은 씁쓸하다. 공소사 하면 크게 두 가지를 떠올리게 된다고 한다. 첫 번째는 물자 결핍이다. 공소사에서 사야 하는 생필품이 언제나 부족했기 때문이다. 당시엔 뭐든지 사려면 표(票)가 있어야 했다. 곡식은 양표(糧票), 기름은 유표(油票), 고기는 육표(肉票)가 필요했다. 문제는 표가 있다고 해서 꼭 원하는 걸 살 수 있는 게 아니란 점에 있었다. 이는 두 번째 아픈 추억인 부패로 연결된다. 모두가 바라는 물건은 흔히 당 간부에게 뇌물로 먼저 제공됐다. 또는 점원과의 관시(關係)가 중요했다.   이런 ‘결핍과 부패’, 그리고 계획경제의 대명사와도 같은 공소사 부활에 시진핑은 왜 열을 올리는 걸까. 마오시대 중국 당국 입장에서 공소사의 가장 큰 역할은 농산물의 계획수매와 계획판매를 통해 농민을 통제하는 데 있었다. 마오의 농촌 장악 수법이다.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은 후계 구도를 없앤 채 장기집권을 노린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전체 인민의 밥줄을 완벽하게 장악해야 한다. 이 중 5억 농민에 대한 통제를 바로 공소사의 부활을 통해 꾀하고 있다. 시 주석은 치세(治世)의 많은 노하우를 어릴 적 우상인 마오쩌둥의 치술(治術)에서 찾고 있다. 시진핑 집권 3기의 중국이 가고자 하는 길을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부터 차근차근 다시 공부하는 게 순서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중국읽기 시진핑 공부 공소사 부활 농촌 장악 마오쩌둥 치하

2022-11-28

[중국읽기] 시진핑 집권의 세 모델

시진핑은 언제까지 집권할 건가. 당총서기 3연임에 이어 최고 지도부를 모두 자신의 사람으로 채워 ‘공산당 1당 지배’를 넘어 ‘시진핑 1인 천하’를 열었다는 말이 나온다. 이제 관심은 시진핑 시대가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다. ‘15년+알파(α)’의 임기 중 알파가 얼마냐의 이야기다. 시진핑의 초장기 집권과 관련한 롤 모델로 세 명이 있다.   첫 번째는 마오쩌둥이다. 1893년생인 마오는 1976년 사망할 때까지 1인자였다. 은퇴가 없이 죽어야 권력을 내려놓는 이는 황제다. 그래서인지 마오에겐 황제라는 말이 따랐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의 목숨을 대가로 한 것이었기에 괴물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괴물 황제’ 마오는 83세까지 집권했다.   두 번째는 덩샤오핑이다. 덩은 89년 군사위 주석에서 물러났지만 97년, 93세로 죽을 때까지 1인자였다. 87년의 공산당 13기 1차 전체회의에서 중대한 문제는 덩의 집에 모여 회의를 하고 덩이 최종 결정할 수 있게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이런 당내 비밀을 자오쯔양이 89년 천안문 사태 때 외부에 발설해 숙청당하는 원인 중의 하나가 됐다.   세 번째 롤 모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푸틴은 시진핑보다 한 살 많은 1952년생이다. 48세이던 2000년부터 지금까지 22년간 러시아의 최고 실력자로 군림하고 있다. 헌법을 수정한 결과 2024년 대통령 선거에 다시 도전할 수 있다. 6년 임기 대통령직을 두 번 더 하면 2036년, 즉 84세까지 집권할 수 있다.   시진핑은 총서기가 된 후 가장 먼저 푸틴을 찾아 “당신과 나는 닮은 데가 참 많다”고 했다. 뭐가 닮았다는 건가. 권력에 대한 집착으로 보인다. 푸틴이 2036년 84세까지 집권한다면, 시진핑이 2037년 84세까지 집권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시진핑이 22차 당대회가 열리는 2032년 다섯 번째로 총서기에 선출되면 가능한 일이다.   지난달 19일 홍콩 명보(明報)에 글 하나가 실렸다. 1980년대 덩샤오핑의 영어 통역을 한 가오즈카이(高志凱) 중국 쑤저우(蘇州)대학 교수 인터뷰다. 가오는 86년의 덩샤오핑은 세계의 중심으로 모든 사람이 중국으로 와덩을 만나려 했다고 회고했다. 그때 덩의 나이 82세.   그러면서 가오는 중국이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현대화를 이루는 2035년이 시진핑의 나이 82세가 될 때라고 말했다. 시진핑이 임기 내 대만 문제를 해결하면 중국 역사상 위인이 돼 앞으로 5년 아니라 더 집권해도 문제가 안된다고 말했다. 시진핑의 종신집권을 위한 바람잡기는 이미 시작됐다. 유상철 /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중국읽기 시진핑 집권 초장기 집권 임기 대통령직 당총서기 3연임

2022-11-07

[J네트워크] ‘시진핑 시대’에 산다는 것

시진핑의 집권 3기 시대가 열렸다.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자신의 사람으로 가득 채우면서다. 우리로선 이제 ‘시대(時代)’로서의 시진핑 집권기가 무얼 뜻하는지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놀랍게도 시진핑이 덩샤오핑 시대와의 결별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이제까지 중국의 발전을 가져온 덩의 개혁개방 노선이 더는 자신의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시진핑은 3기 들어 자신만의 행보를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는 엄청난 변화를 뜻한다. 개혁개방을 결정한 1978년 이래 중국의 행보가 바뀐다는 걸 의미한다. 한·중 수교 또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라는 커다란 그림 속에 이뤄졌던 만큼 우리와의 관계 역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관심 가져야 할 건 수교의 기초가 됐던 경제와 안보의 두 분야다. 먼저 경제와 관련해 중국에 커다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개혁개방의 수혜를 봤던 민영기업이 속속 퇴장 중이다. 반면 국유기업은 강(强)-강(强) 연합으로 신(新)국유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덩샤오핑이 시장경제의 효율을 강조했다면 시진핑은 국가 주도의 독점을 말한다. 그런 시진핑 경제가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우리로선 그런 중국 경제 상황의 변화를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다른 하나는 안보 문제다.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을 위해 대외적으로 몸을 낮췄다. 어둠 속에서 조용히 힘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로 표현된다. 이런 기조 속에서 중국은 주한미군의 존재를 용인했다.   그러나 시진핑은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미국이 쇠퇴하고 중국이 뻗는 ‘100년에 없을 대변국(百年未有之大變局)’ 시기를 맞았다고 흥분한다. 이런 미국과의 대결 구도 속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조가 이뤄질 리 만무하다. 또 중국의 지역 패권 움직임이 가시화하며 서해에 출몰하는 중국 해군의 숫자가 늘었다. 시진핑 정부 외교 책임자는 “소국은 대국을 따라야 한다”고 압박한다.   수교 30년의 한·중 관계에 먹구름이 가득 몰려오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시진핑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 이전 중국엔 두 개의 30년이 있었다. 마오쩌둥 시대와 덩샤오핑 시대(장쩌민과 후진타오 포함)다. 시진핑이 자신의 ‘시대’라 말하는 건 마오와 덩을 잇는 세 번째 30년을 가리킨다. 지난 10년 집권에 이어 앞으로 10년 더 권좌를 지키고, 그다음 10년은 수렴청정하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시진핑 시대’는 우리에겐 도전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시진핑의 일거수일투족을 연구하며 우리의 살길을 찾아야 한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J네트워크 시진핑 개혁개방 노선 덩샤오핑 시대 경제 상황

2022-11-01

[중국읽기] ‘시진핑 시대’에 산다는 것

시진핑의 집권 3기 시대가 열렸다.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자신의 사람으로 가득 채우면서다. 우리로선 이제 ‘시대(時代)’로서의 시진핑 집권기가 무얼 뜻하는지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놀랍게도 시진핑이 덩샤오핑 시대와의 결별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이제까지 중국의 발전을 가져온 덩의 개혁개방 노선이 더는 자신의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시진핑은 3기 들어 자신만의 행보를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는 엄청난 변화를 뜻한다. 개혁개방을 결정한 1978년 이래 중국의 행보가 바뀐다는 걸 의미한다. 한·중 수교 또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라는 커다란 그림 속에 이뤄졌던 만큼 우리와의 관계 역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관심 가져야 할 건 수교의 기초가 됐던 경제와 안보의 두 분야다. 먼저 경제와 관련해 중국에 커다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개혁개방의 수혜를 봤던 민영기업이 속속 퇴장 중이다. 반면 국유기업은 강(强)-강(强) 연합으로 신(新)국유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덩샤오핑이 시장경제의 효율을 강조했다면 시진핑은 국가 주도의 독점을 말한다. 그런 시진핑 경제가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우리로선 그런 중국 경제 상황의 변화를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다른 하나는 안보 문제다.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을 위해 대외적으로 몸을 낮췄다. 어둠 속에서 조용히 힘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로 표현된다. 이런 기조 속에서 중국은 주한미군의 존재를 용인했다.   그러나 시진핑은 그런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미국이 쇠퇴하고 중국이 뻗는 ‘100년에 없을 대변국(百年未有之大變局)’ 시기를 맞았다고 흥분한다. 이런 미국과의 대결 구도 속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조가 이뤄질 리 만무하다. 또 중국의 지역 패권 움직임이 가시화하며 서해에 출몰하는 중국 해군의 숫자가 늘었다. 시진핑 정부 외교 책임자는 “소국은 대국을 따라야 한다”고 압박한다.   수교 30년의 한·중 관계에 먹구름이 가득 몰려오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시진핑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 이전 중국엔 두 개의 30년이 있었다. 마오쩌둥 시대와 덩샤오핑 시대(장쩌민과 후진타오 포함)다. 시진핑이 자신의 ‘시대’라 말하는 건 마오와 덩을 잇는 세 번째 30년을 가리킨다. 지난 10년 집권에 이어 앞으로 10년 더 권좌를 지키고, 그다음 10년은 수렴청정하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시진핑 시대’는 우리에겐 도전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시진핑의 일거수일투족을 연구하며 우리의 살길을 찾아야 한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중국읽기 시진핑 개혁개방 노선 덩샤오핑 시대 경제 상황

2022-10-24

[중국읽기] 시진핑 3기, 10월 출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최 날짜가 10월 16일로 확정됐다. 20차 당 대회 대표들이 앞으로 5년 동안 중국 공산당을 이끌어갈 중앙위원회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구성원들을 뽑는데 대략 6일이 걸린다. 그리고 여기서 선출된 중앙위원회 위원들이 이튿날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개최해 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을 선출한다. 10월 23일에 중국 공산당 1인자인 총서기가 탄생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시진핑 집권 3기가 출범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20차 당 대회의 10월 개최가 갖는 함의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가장 중요한 총서기 선출과 관련해 중국 정치 세력 간 이미 타협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시진핑은 가장 버거운 상대인 장쩌민-쩡칭훙의 상하이방(上海幇)을 견제하기 위해 먼저 후진타오-리커창의 공청단(共靑團)과 손을 잡았고, 이를 토대로 다시 상하이방과도 타협했다는 후문이다.   두 번째는 시진핑이 마침내 해외 순방에 나설 것이란 점이다. 11월 중순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이어 태국에서 개최되는 APEC정상회의에도 참가할 전망이다. 그리고 두 행사의 어느 순간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직접 대면하는 첫 번째 미·중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이다. 세 번째는 중국이 그동안 체제의 승리라 선전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이 당 대회 폐막 이후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는다는 점이다.   20차 당 대회의 관전 포인트로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시진핑이 어떤 타이틀로 1인자 자리를 유지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총서기 대신 ‘당 주석’의 새 자리를 만들어 롱런 가도를 확실하게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리커창 총리의 거취 여부다. 당내 서열 2위를 계속 유지하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지 아니면 완전히 은퇴할지 관심사다. 최근 리커창 움직임이 활발해 곧 물러날 사람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다.   세 번째는 리커창이 내놓는 총리 자리를 누가 맡느냐다. 현재 왕양 정협 주석과 후춘화 부총리 간의 2파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둘 다 부총리 출신이며 공청단 파벌로 묶을 수도 있다. 마지막은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새롭게 얼굴을 내밀 자가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이는 시진핑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 후춘화의 정치국 상무위원회 입성은 확실하다는 말을 듣는다. 시진핑 세력 쪽에선 천민얼 충칭 당서기보다 딩쉐샹 당중앙판공청 주임의 이름이 더 많이 거론되고 있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중국읽기 시진핑 출범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전국대표대회 개최 중앙위원회 위원들

2022-09-07

[J네트워크] 펠로시가 연 시진핑 4연임 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가장 큰 득을 본 사람은 누구일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 싶다. 왜? 펠로시가 시진핑의 4연임 가도를 열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오는 가을 20차 당 대회를 통해 3연임에 도전한다. 과거 10년 집권의 틀을 깨는 것이기 때문에 당내 반발이 없을 수 없다. 왜 시 주석은 예외적으로 그래야 하나.   이를 위해 일찌감치 ‘중국몽(中國夢)’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중국몽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인데 방점은 ‘부흥(復興)’에 찍힌다. ‘다시 흥한다’는 것인데 그 함의는 청(淸)의 국력이 세계 1위였던 1840년 아편전쟁 이전 시기로의 회귀다. 세계 최강이 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미국을 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미국과의 갈등은 언젠가는 겪어야 할 진통이다.   미국이란 강력한 적수와 싸워 이기려면 시진핑 같은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시진핑 시기 중국이 사사건건 미국과 각을 세우는 이유다. 이런 논리로 시 주석은 올가을 무난히 3연임에 성공할 전망이다. 문제는 시 주석의 장기 집권 플랜이 여기서 마침표를 찍는 게 아니란 점이다. 또 다른 5년, 즉 4연임의 구실이 필요한데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불쏘시개가 된다.     미국을 넘기에 앞서 할 일이 있다. 바로 대만을 해방해 ‘중국 통일’의 대업을 이루는 것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해방군’ 이름을 고집하는 건 아직 대만을 해방시키지 못해서라고 한다. 한데 그 역할을 다시 일깨워주는 게 바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다. 2027년은 해방군 건군 100주년의 해다. 또 시 주석의 4연임을 결정 지을 21차 당 대회가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권좌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는 시주석 입장에선 이번 가을 3연임에 성공한 뒤 바로 4연임 준비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4연임의 구실로 대만 해방만 한 게 없다. 14억 중국 인민을 애국주의 열정으로 똘똘 뭉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해방에 성공하면 시 주석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중국 전역을 통일하는 지도자가 돼 역사에 길이 남게 된다. 앞으로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 위기가 본격화할 것은 뻔하다.   우리로선 이제 시 주석이 이끄는 ‘다음 5년의 중국’이 아니라 ‘다음 10년의 중국’을 생각하며 대중 전략을 구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음 5년간 양안 간에 일 거센 풍랑이 한반도에는 어떤 비바람을 부르게 될 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자칫 양안 사이에 무력 충돌이라도 벌어진다면 우리 또한 화약 냄새를 맡지 않게 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유상철 / 중국연구소장J네트워크 시진핑 펠로 4연임 가도 4연임 준비 낸시 펠로시

2022-08-10

[중국읽기] 펠로시가 연 시진핑 4연임 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가장 큰 득을 본 사람은 누구일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 싶다. 왜? 펠로시가 시진핑의 4연임 가도를 열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오는 가을 20차 당 대회를 통해 3연임에 도전한다. 과거 10년 집권의 틀을 깨는 것이기 때문에 당내 반발이 없을 수 없다. 왜 시 주석은 예외적으로 그래야 하나.   이를 위해 일찌감치 ‘중국몽(中國夢)’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중국몽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인데 방점은 ‘부흥(復興)’에 찍힌다. ‘다시 흥한다’는 것인데 그 함의는 청(淸)의 국력이 세계 1위였던 1840년 아편전쟁 이전 시기로의 회귀다. 세계 최강이 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미국을 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미국과의 갈등은 언젠가는 겪어야 할 진통이다.   미국이란 강력한 적수와 싸워 이기려면 시진핑 같은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시진핑 시기 중국이 사사건건 미국과 각을 세우는 이유다. 이런 논리로 시 주석은 올가을 무난히 3연임에 성공할 전망이다. 문제는 시 주석의 장기 집권 플랜이 여기서 마침표를 찍는 게 아니란 점이다. 또 다른 5년, 즉 4연임의 구실이 필요한데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불쏘시개가 된다. 미국을 넘기에 앞서 할 일이 있다. 바로 대만을 해방해 ‘중국 통일’의 대업을 이루는 것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해방군’ 이름을 고집하는 건 아직 대만을 해방시키지 못해서라고 한다. 한데 그 역할을 다시 일깨워주는 게 바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다. 2027년은 해방군 건군 100주년의 해다. 또 시 주석의 4연임을 결정 지을 21차 당 대회가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권좌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는 시주석 입장에선 이번 가을 3연임에 성공한 뒤 바로 4연임 준비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4연임의 구실로 대만 해방만 한 게 없다. 14억 중국 인민을 애국주의 열정으로 똘똘 뭉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해방에 성공하면 시 주석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중국 전역을 통일하는 지도자가 돼 역사에 길이 남게 된다. 앞으로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 위기가 본격화할 것은 뻔하다.   우리로선 이제 시 주석이 이끄는 ‘다음 5년의 중국’이 아니라 ‘다음 10년의 중국’을 생각하며 대중 전략을 구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음 5년간 양안 간에 일 거센 풍랑이 한반도에는 어떤 비바람을 부르게 될 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자칫 양안 사이에 무력 충돌이라도 벌어진다면 우리 또한 화약 냄새를 맡지 않게 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유상철 / 중국연구소장중국읽기 시진핑 펠로 4연임 가도 4연임 준비 낸시 펠로시

2022-08-08

[중국읽기] 시진핑과 후하이펑

중국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279. 떨어진 허베이성 베이다이허(北戴河)는 중국 정치의 ‘여름 수도(夏宮)’로 불린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여름철만 되면 이곳에 모여 일도 하고 휴식도 취하기 때문이다. 올해 베이다이허에 쏠리는 세계의 관심은 유난히 높다. 오는 가을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등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 많이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대개 7월 말 개최돼 8월 중순 끝나는데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이 많다.   올해의 경우 논의의 초점은 시 주석의 당 총서기 3연임 문제와 정치국 상무위원회 등 중요 자리를 어느 파벌이 과연 얼마만큼 장악하느냐다. 이와관련, 최근 눈에 띄는 소식이 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하이펑(胡海峰·50) 저장성 리수이시 당서기의 승진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현재 국장급 자리에서 차관급인 산둥성다롄시 시장으로 발탁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이 소식은 시진핑 세력이 후진타오-리커창-후춘화 부총리 등으로 이어지는 공청단 파벌과 손을 잡는 게 아니냐는 시사를 던진다.   후하이펑은 그동안 시 주석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런 그의 승진 가능성은 시 주석 측과 공청단 간의 연대 가능성을 말한다. 현재 시 주석을 견제할 수 있는 곳으론 장쩌민-쩡칭훙 전 국가부주석의 상하이방이 거론된다. 사실 상하이방은 10년 전 공청단에 맞서 시진핑을 차기 지도자로 밀었던 세력이다. 지명도가 높지 않았던 시진핑을 1인자 자리에 앉히기 위해 당시 약 300명의 당정 고위 관료들을 대상으로 어떤 인물이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적합한가를 묻는 당내 투표 제도를 고안한 게 바로 쩡칭훙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 이후 장-쩡 원로 세력과 마찰이 생겼다. 신정(新政)을 구사하려는 시진핑과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원로 세력 간 갈등은 불을 보듯 뻔했던 것이다. 이후 시진핑과 장-쩡 세력은 껄끄러운 사이가 됐다. 후하이펑 발탁 이야기는 그래서 상하이방을 상대로 한 시진핑-공청단 연대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공청단 주자인 후춘화가 리커창에 이어 총리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리커창 또한 총리에서 물러난 뒤 완전히 은퇴하는 게 아니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이 돼 서열 2위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그리고 리커창이 은퇴하지 않는다면 같은 1955년생인 왕양 정협 주석과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이 유임될 수 도 있다. 올 여름철 베이다이허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유상철 / 중국연구소장중국읽기 시진핑 정치국 상무위원회 차기 정치국 허베이성 베이다이허

2022-07-25

[J네트워크] 시진핑과 후하이펑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279Km 떨어진 허베이성 베이다이허(北戴河)는 ‘중국 여름 정치의 수도’로 불린다. 중국의 최고 지도부가 여름철만 되면 이곳에 모여 일도 하고 휴식도 취하기 때문이다.  올해 베이다이허에 쏠리는 세계의 관심은 유난히 높다. 오는 가을 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등 민감한 정치적 문제가 많이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대개 7월 말 개최돼 8월 중순 끝나는데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이 많다. 올해의 경우 지난 7월 초 중국 최고 지도부의 대외적인 행보가 대부분 끊기고 지금은 모두 베이다이허에 집결한 상태라는 이야기가 많다. 올해의 경우 논의의 초점은 시 주석의 당 총서기 3연임 문제와 정치국 상무위원회 등 중요 자리를 어느 파벌이 과연 얼마만큼 장악하느냐다. 이와 관련, 최근 눈에 띄는 소식이 있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하이펑 저정성 리수이시 당서기의 승진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현재 국장급 자리에서 차관급인 산둥성 다롄시 시장으로 발탁될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이 소식은  시진핑 세력이 후진타오-리커창-휴춘화 부총리 등으로 이어지는 공청단 파벌과 손잡는 게 아니냐는 시사를 던진다.   후하이펑은 그동안 시 주석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런 그의 승진 가능성은 시 주석과 공청단 간의 연대 가능성을 말한다.  현재 시 주석을 견제할 수 있는 못으론 장쩌민-쩡칭훙 전 국가부주석의 상하이방이 거론된다. 사실 상하이방은 10년 전 공청단에 맞서 시진핑을 차기 지도자로 밀었던 세력이다. 지명도가 높지 않았던 시진핑을 1인자 자리에 앉히기 위해 당시 약 300명의 당정 고위 관료들을 대상으로 어떤 인물이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적합한가를 묻는 당내 투표 제도를 고안한 게 바로 쩡칭홍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 이후 장-쩡 원로 세력과 마찰이 생겼다. 신정(新政)을 구사하려는 시진핑과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원로 세력 간 갈등은 불을 보듯 뻔했던 것이다. 이후 시진핑과 장-쩡 세력을 껄끄러운 사이가 됐다. 후하이펑 발탁 이야기는 그래서 상하이방을 상대로 한 시진핑-공청단 연대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공청단 주자인 후춘화가 리커창에 이어 국무원 총리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리커창 또한 총리에서 물러난 뒤 완전히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이 돼  서열 2위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그리고 리커창이 은퇴히지 않는다면 같은 1955년생인 왕양 정협 주석과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이 유임될 수도 있다. 올 여름철 베이다이허에 세계의 시선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유상철 / 중국연구소장J네트워크 시진핑 정치국 상무위원회 허베이성 베이다이허 차기 정치국

2022-07-25

[중국읽기] 시진핑 시대의 상산하향 운동

“지식청년은 농촌으로 내려가 재교육을 받아라”. 1968년 마오쩌둥의 지시에 따라 10년간 1700만 청년이 농촌으로 향했다. 이른바 상산하향(上山下鄕) 운동이다. 겉으론 사상을 단련하고 농촌 발전을 이끌라는 말로 포장했지만, 사실은 문혁의 광풍으로 경제가 망가져 대졸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없게 되자 사회 폭동을 우려한 끝에 내놓은 고육지책이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중국에서 다시 비슷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와 언론이 모두 나서 대졸자의 농촌 취업을 적극 권장하는 ‘기층(基層, grass-roots) 취업’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올여름 역대 최초로 1000만이 넘는 1076만 명의 대졸자가 쏟아진다. 문제는 중국 경제가 어려워 이들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제공할 형편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의 지난 5월 16~24세 청년층 도시 실업률은 18.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는 왜 힘들어졌나. 지난 20일 중국유럽상회가 발표한 보고서가 시사하는 바 크다. 보고서는 코로나 사태,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사업환경의 정치화를 문제로 꼽았다. 주목할 건 사업 환경의 정치화다. 지난 몇년간 중국은 빅테크 기업 혼내기, 부동산업계 단속, 사교육 시장 폐지 등 경제를 해치는 납득하기 어려운 많은 일을 벌였다.   여기에 서방과의 체제 우위 전쟁 성격을 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걸핏하면 봉쇄를 단행하다 보니 경제가 나빠지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경제가 악화하면 리커창 총리를 등판시키는데, 리 총리는 지난달 말 무려 10만여 간부가 참석한 ‘전국 경제안정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중국 경제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인데, 리 총리는 여기서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은 내놓지 못한 채 지방정부에 알아서 난국을 헤쳐나가라는 주문을 했다. 바로 이 같은 상황에서 대졸자 취업 대책으로 마오쩌둥 시대의 상산하향 운동이 소환된 것이다. 왜? 피 끓는 청춘들을 그냥 둬선 안 되기 때문이다.   과거 대륙의 패권을 놓고 국민당과 공산당이 다툴 때 중국의 많은 청년이 공산당을 찾았다. 마르크스-레닌주의라는 새로운 이념에 끌린 측면도 있었지만, 국민당 정부가 일자리를 마련하지 못하자 대거 공산당에 가입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하지 못하게 되면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이게 학생운동, 나아가 사회운동으로 발전하면 공산당의 집권 정통성이 흔들리게 된다. 일찌감치 사회불안의 뇌관인 학생들을 시골로 보내 사회폭발의 압력을 줄이자는 게 현대판 상산하향 운동을 벌이는 배경인 것이다. 유상철 / 중국연구소장중국읽기 시진핑 상산하향 상산하향 운동 대졸자 취업 전국 경제안정

2022-06-27

[중국읽기] 시진핑의 새로운 아이들

중국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 판 초·중 9년 의무교육 과정이 화제다. 중국 학부모의 지대한 관심을 끈 건 ‘노동’이 독립 과목이 돼 학년별 학습 노동이 제시된 점이다. 초등 1~2년은 채소를 씻고 과일을 깎을 줄 알아야 하며, 3~4학년은 만두를 찌거나 달걀을 삶을 수 있어야 한다. 5~6학년은 볶고 부치며 삶는 세 가지 요리 기술을 갖춰야 한다. 중학 1~3학년은 하루 세끼 식단을 짜고 점심이나 저녁을 위해 3~4가지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요리 외에 가전제품 수리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중요한 건 중국 당국이 왜 노동을 독립 과목으로 격상시켰을까다. 중국은 지난해 학생의 두 가지 부담을 덜어준다는 ‘솽젠(雙減)’ 정책을 발표했다. 숙제를 없애고 사교육을 없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교육 업체가 도산하며 경제도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한데 그 빈자리를 노동이 치고 들어갔다. 이번 교과 개편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건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모든 과목을 지도하는 이념으로 명기됐다는 점이다. 수학이나 물리·영어와 일어도 시진핑 사상으로 교육해야 한다.   교육은 흔히 백년대계라고 한다. 국가의 미래를 이끌 인재를 키워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강조되는 노동 과목과 시진핑 사상은 바로 시진핑 주석이 만들고자 하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국가건설 프로젝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여기서 연초 화인(華人) 세계에서 유행했던 ‘시진핑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다’는 글에 실렸던 일부 내용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글에 따르면 시진핑이 생각하는 사회주의는 공업과 농업의 사회여야 하며 청소년은 이들을 지탱할 미래의 노동자다. 한데 현대 청소년의 사상을 ‘불량, 반동, 저속’으로 이끄는 건 뭔가.   연예계가 망치고 게임중독이 망치며 사교육이 망친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 연예계와 게임업계, 사교육업계 등에 중국 당국의 단속 광풍이 몰아친 배경이다. 중국 청소년을 숙제와 사교육에서 해방시킨 뒤 중국 당국이 생각하는 노동자의 품성을 갖출 수 있도록 노동을 독립 과목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과목을 시진핑 사상이 지도하게 설계했다. 예를 들어 물리 과목의 경우 2011년 판 머리말은 “물리학은 인류 과학문화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고 시작되나 2022년 판은 “시진핑 총서기는 여러 차례 강조하기를…중국과 중화민족의 품격을 구현해야 하고…”등으로 시작한다.   바야흐로 시진핑 사상과 노동 의식으로 무장한 ‘시진핑 시대의 새로운 아이들’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중국읽기 시진핑 게임업계 사교육업계 노동 과목 사교육 업체

2022-05-23

[J네트워크] 시진핑, 푸틴에게 생명줄 던져줄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벌인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     전쟁이 끝나길 기원하는 국제사회의 관심은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중국은 러시아를 도울 것인가’이다. 중국이 러시아를 경제적·군사적으로 지원하면 러시아는 좀 더 싸울 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중국이 러시아를 돕지 않기로 결정하면 미국과 동맹의 ‘러시아 고사 작전’은 좀 더 일찍 결실을 볼 수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해왔다. 러시아의 ‘침공’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은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다 최근 미국 정부가 ‘러시아가 중국에 도움을 요청했고, 중국은 러시아를 도우려 한다’는 기밀정보를 공개하면서 중국의 선택을 압박하고 나섰다.   중국이 러시아를 도울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 전망은 엇갈린다.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쥬드 블랑셰트 중국석좌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상황이 나빠질수록 중국은 푸틴 정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파괴적인 국면으로 접어들수록 중국의 핵심 목표는 “러시아가 중국의 주요 전략적 파트너로서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중 전략 경쟁 상황에서 미국에 함께 맞설 전략적 파트너로서 러시아가 필요하므로 비록 심각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러시아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주도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는 것은 미국의 제재 제도를 인정하는 게 된다. 중국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과 관련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 또 ‘러시아를 지원하지 말라’는 미국의 공개 요구에 중국이 굴복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다만, 중국이 러시아를 돕더라도 군사 지원을 하거나 미국과 국제사회가 부과하는 제재를 대놓고 위반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공격 무기 대신 군사와 민간 모두에서 쓰일 수 있는 이중 용도의 부품 등을 공급하거나, 미국과 서방의 제재가 본격적으로 닿지 않는 분야를 공략할 수도 있다. 그중 하나가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다.   미국은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했지만, 유럽과 아시아 등 에너지 생산국이 아닌 동맹에까지 수입 금지를 강요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일 계획을 세우면서 줄어든 수출분을 중국이 구매해 줄 수 있다. 에너지는 러시아 최대 수출산업이며, 전쟁 비용 조달 창구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2월 초 베이징 겨울 올림픽 개막 직전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 양국 관계를 “바위처럼 단단하다”, “한계가 없다”고 표현하며 대내외에 과시했지만, 현실에서는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데 한계가 존재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중국이 섣불리 러시아를 도왔다가 미국과 유럽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이 작은 러시아 시장과 사업을 하려다가 더 큰 세계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이 제재를 받게 되면 경제 성장에 지장을 주고, 이는 결국 오는 10월 중국 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 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4일 벨기에 기자회견에서 바로 이 부분을 지적했다. 바이든은 시 주석과 통화를 언급하며 “나는 어떠한 위협도 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야만적인 행동의 결과로 러시아를 떠난 미국과 외국 기업 수를 짚었다”면서 “(중국은) 경제적 미래가 러시아보다는 훨씬 더 서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 소외되고, 약체가 된 러시아가 중국 입장에서 대하기 더 수월하다는 주장도 있다.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중국의 요구사항을 더 강력히 주장할 수 있고, 보다 좋은 조건에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할 수도 있다.   중국이 미국에 더해 유럽과도 갈등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도 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던 독일, 중립국인 스위스까지도 신속하게 대러 제재에 동참한 점을 중국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다음 달 1일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정상회의에서 유럽이 중국을 얼마만큼 압박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현영 / 워싱턴특파원J네트워크 시진핑 푸틴 러시아산 에너지 러시아산 석유 블라디미르 러시아

2022-03-30

[J네트워크] 바이든과 시진핑의 '민주' 싸움

 ‘민주냐 전제(專制)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시진핑 주석을 때리고 싶을 때마다  쓰는 말이다.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을 향해 “민주주의적인 구석이라곤 전혀 없다”고 말했다. 4월엔 미·중 관계의 핵심을 “민주주의와 전제정치의 문제”라고 정리하더니 12월 9~10일엔 108개 국가를 초청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세계적인 반중국 블록 구성에 나서는 것이다.     시 주석이 가만있을 리 없다. ‘중국식 민주’를 내세워 더는 서방이 ‘민주’를 갖고 중국 때리기에 나서지 못하게 맞불을 놓고 있다. 시 주석은 우선 ‘서구 민주’를 공격한다. “민주는 소수 국가의 특허가 아니다”라며 “인민이 투표할 때만 관심을 받고 선거 후 냉대를 받는다면 이런 민주는 진정한 민주가 아니다”라고 비판한다. 또 “선거 과정에서 어떤 승낙을 받는지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런 승낙이 얼마나 실현되느냐”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중국식 민주’를 내 세운다. 시 주석의 말을 들어 보면 중국식 민주주의 형식은 ‘인민대표대회’, 내용은 ‘전과정인민민주’다.   시 주석은 인민대표대회 제도가 “중국의 국정과 실제에 부합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을 보장하는 좋은 제도로서 인류의 정치제도 역사에 있어 위대한 창조”라고 추켜세운다.     그러면서 2019년 11월 자신이 처음 제기한 ‘전과정인민민주’를 강조한다. 전과정인민민주는 서방 민주와 다른 두 가지 특징을 갖는다고 한다.     첫 번째, 서방의 민주가 서로 다른 이익집단 간의 다툼에 불과한데 전과정인민민주는 모든 사람의 이익을 대변한다.     두 번째, 서방 민주는 민주를 ‘경쟁성 선거’로만 이해하지만 전과정인민민주는 선거에서 감독까지 모든 걸 포함한다.     현대 민주주의가 여러 문제점을 내포한 건 맞다. 보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중국식 민주’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하는 말과 현실이 다르다.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의 한 인권 운동가는 시 주석의 말을 “중국에도 민주가 있다고 그저 우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또 다른 운동가는 “인민대표대회 사무실에도 들어갈 수 없는 게 중국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중국에선 '민주’의 토대인 ’언론의 자유’가 없다. 중국 언론은 스스로 자신의 성(姓)을 '당(黨)’이라고 하지 않나. 아무튼 시 주석은 이제 '중국식 민주’의 기치를 올리며 '민주’에 대한 해석권을 놓고 서방과 기나긴 싸움에 돌입한 모양세다. 이 다툼은 인류의 운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당장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대받은 우리나라는 어떤 자세로 회의에 임할지도 관심이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J네트워크 시진핑 민주 민주주의 정상회의 현대 민주주의 민주주의 형식

2021-11-25

백악관 "바이든, 15일 회담서 시진핑에 우려 솔직히 전할것"(종합)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백악관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5일(현지시간) 화상 정상회담 일정을 확인하면서 중국에 미국의 우려를 솔직히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양 정상의 첫 화상 정상회담이 15일 저녁에 열린다고 공식 확인했다. 구체적인 시간은 밝히지 않았다.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16일 오전이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두 정상은 지난 9월 9일 전화통화에 이어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할 방안과 함께 우리의 이익이 겹치는 곳에서 협력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의도와 우선순위를 명확히 할 것이고 중국에 관한 우리의 우려에 대해 솔직하고 분명하게 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폭넓은 범위의 주제가 논의될 것이며 바이든 대통령은 분명히 우려하는 영역에 대해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대한 결과물을 의도하고 있다는 기대를 조성하지 않겠다"고 했다. 회담 후에 회견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과의 화상 담판을 사흘 앞두고 백악관이 일정을 공식 확인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솔직한 우려 제기가 있을 것이라며 기선제압을 시도한 셈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성과물을 내기 위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하거나, '합의를 위한 합의'는 하지 않겠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 무역, 안보, 인권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등에 대한 문제까지 전방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중국의 영향력 확대 차단에 집중할 계획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중 간 극심한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이번 정상회담의 목적이라고 누누이 밝혀왔다. 시 주석 역시 대만과 홍콩, 남중국해 등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각 분야에 대해 중국의 주권을 존중하라는 요구로 받아치며 날카롭게 대립할 가능성이 커서 이번 정상회담이 미중 관계개선의 분기점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다만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고 장기 집권의 명분을 쌓고 있는 시 주석으로서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고강도 대립은 피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시 주석과의 화상 정상회담에 앞서 1조2천억 달러 규모 인프라예산에 서명할 예정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미국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메시지를 미국인에 던지고 시 주석과의 담판에 나서는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예산안 통과를 호소하면서 중국에 뒤처질 우려를 여러차례 근거로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프라 예산 집행을 위한 국무회의도 소집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시진핑 백악관 화상 정상회담 이번 정상회담 백악관 대변인

2021-11-1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