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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읽기] 시진핑 방한의 한가지 해법

나라의 사귐은 국민의 친함에 있다(國之交在於民相親). 맞는 말이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도 않다. 중국의 경우 지도자 눈치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친함’에 앞서 ‘지도자 간 친함(領導相親)’이 선행돼야 한다. 지도자 우의는 어떻게 다지나. 교류부터 해야 한다. 가장 좋은 건 상호 방문의 정상외교다. 이를 한·중 관계에 대입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방중하거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찾는 것이다.
 
누가 먼저 가야 하나.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방중에 이어 2014년엔 시 주석이 한국을 찾았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이젠 시 주석이 올 차례다. 한데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한국부터 찾겠다는 시 주석의 방한 계획은 감감한 상태다. 코로나는 핑계일 뿐 사드(THAAD) 사태 이후 양국 관계가 바닥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추락하며 분위기가 뜨지 않는 게 진짜 이유일 거다.
 
그렇다고 윤 대통령이 먼저 중국을 찾는 것도 국내 정서상 쉬운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정부가 연내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돌파구가 될 수 있겠다. 2008년 시작된 3국 정상회담은 2018년 일본, 2019년 중국에서 열린 뒤 한·일 관계 악화와 코로나 사태 등으로 중단됐다. 올해 연다면 의장국은 한국으로 중·일 정상이 와야 한다. 이제까지 중국에선 총리가 참석해 리창 총리의 방한이 유력하다.
 
그러나 리창 대신 시진핑 주석이 참가해도 무방할 것이다. 시 주석은 관례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과거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리커창 총리의 초청으로 중국에 왔을 때 리 총리를 대신해 주로 캐머런을 상대한 건 시 주석이었다. 시 주석 입장에선 3국 정상회의 참석을 이유로 한국을 찾는 모양새가 나쁘지 않고 한국은 어쨌거나 중국 정상의 방한이 이뤄졌으니 다음 윤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잡기 편하다. 그렇게 정상간 왕래가 잦아져야 더 나빠질 것도 없는 한·중 관계가 풀릴 것이다.
 
일본은 리창의 방일을 먼저 성사한 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중국을 찾아 시 주석을 만나는 일정을 추진하는 모양새다. 우리로선 한덕수 총리가 먼저 방중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 같다. 경제 살리기에 나선 리창 총리와 한·중 경제협력을 다지는 한편 시 주석의 방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정부가 추진하는 3국 정상회의 개최가 속도를 낼 필요가 있겠다.

유상철 / 한국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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