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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읽기] 펠로시가 연 시진핑 4연임 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가장 큰 득을 본 사람은 누구일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 싶다. 왜? 펠로시가 시진핑의 4연임 가도를 열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오는 가을 20차 당 대회를 통해 3연임에 도전한다. 과거 10년 집권의 틀을 깨는 것이기 때문에 당내 반발이 없을 수 없다. 왜 시 주석은 예외적으로 그래야 하나.
 
이를 위해 일찌감치 ‘중국몽(中國夢)’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중국몽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인데 방점은 ‘부흥(復興)’에 찍힌다. ‘다시 흥한다’는 것인데 그 함의는 청(淸)의 국력이 세계 1위였던 1840년 아편전쟁 이전 시기로의 회귀다. 세계 최강이 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미국을 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미국과의 갈등은 언젠가는 겪어야 할 진통이다.
 
미국이란 강력한 적수와 싸워 이기려면 시진핑 같은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시진핑 시기 중국이 사사건건 미국과 각을 세우는 이유다. 이런 논리로 시 주석은 올가을 무난히 3연임에 성공할 전망이다. 문제는 시 주석의 장기 집권 플랜이 여기서 마침표를 찍는 게 아니란 점이다. 또 다른 5년, 즉 4연임의 구실이 필요한데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불쏘시개가 된다. 미국을 넘기에 앞서 할 일이 있다. 바로 대만을 해방해 ‘중국 통일’의 대업을 이루는 것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해방군’ 이름을 고집하는 건 아직 대만을 해방시키지 못해서라고 한다. 한데 그 역할을 다시 일깨워주는 게 바로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다. 2027년은 해방군 건군 100주년의 해다. 또 시 주석의 4연임을 결정 지을 21차 당 대회가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권좌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는 시주석 입장에선 이번 가을 3연임에 성공한 뒤 바로 4연임 준비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4연임의 구실로 대만 해방만 한 게 없다. 14억 중국 인민을 애국주의 열정으로 똘똘 뭉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 해방에 성공하면 시 주석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중국 전역을 통일하는 지도자가 돼 역사에 길이 남게 된다. 앞으로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 위기가 본격화할 것은 뻔하다.
 
우리로선 이제 시 주석이 이끄는 ‘다음 5년의 중국’이 아니라 ‘다음 10년의 중국’을 생각하며 대중 전략을 구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음 5년간 양안 간에 일 거센 풍랑이 한반도에는 어떤 비바람을 부르게 될 지 예의주시해야 한다. 자칫 양안 사이에 무력 충돌이라도 벌어진다면 우리 또한 화약 냄새를 맡지 않게 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유상철 / 중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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