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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트럼프 정부 시즌 2’의 시나리오

“축하합니다. 백악관에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정치라는 게 참 어렵군요. 하지만 오늘은 좋은 날입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13일 백악관에서 주고받은 덕담이다. 이날 만남은 원활한 정권 이양 작업을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는 2024년 판 대선극의 마지막 대사처럼 느껴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얄궂다. 4년 만에 입주자와 퇴거자의 입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다만 4년 전과의 차이는 당시 트럼프가 두 페이지짜리 편지만 남기고 백악관을 떠나는 바람에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선극이 끝나면서 무대에는 새로운 것이 준비 중이다. ‘트럼프 정부 시즌 2’다. ‘시즌 1’보다 출연진은 더 화려하고 제작 여건도 좋다. 정부 요직에 충성심 강한 인물들이 속속 발탁되고, 연방상·하원도 공화당이 장악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마음이 맞는 배우들과 제작비 걱정 없이 마음껏 ‘시즌 2’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됐다.      그럼 ‘시즌 2’에는 어떤 줄거리가 펼쳐질까?  대외 정책 기조는 ‘시즌 1’의 연장선이 될 전망이다. ‘미국 우선주의’와 ‘신고립주의’다. ‘세계 경찰’의 역할은 그만두고 미국의 국익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등 우방국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국내 정책 역시 ‘시즌 1’의 확장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공약에 나타난 키워드는 감세,규제완화,연방정부 축소,불법체류자와의 전쟁 등이다. 이중 주목되는 것이 감세, 규제완화 등의 경제 정책이다. 트럼프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이 경제 이슈이기 때문이다. 장기간의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걱정에 지친 ‘워킹 클래스’ 유권자들은 대거 트럼프에게 표를 줬다.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이 최우선 관심사고, 이를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표상의 경제는 괜찮다고 하지만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고 식료품과 개스 가격, 주거비용이 오르는 상황은 참지 않았다.       이런 민심의 흐름은 선거 당일 실시된 에디슨 리서치의 출구 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운 46%가 4년 전보다 살기가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이는 4년 전 선거 때의 20%에 비해 배 이상 급증한 비율이다. 당연히 후보의 경제 공약을 보고 투표를 결심했다는 응답자가 32%나 됐다. 낙태(14%)와 이민(11%) 이슈를 훨씬 앞질렀다.      이는 많은 히스패닉, 아시안 유권자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이유이기도 하다. 히스패닉 남성 유권자의 55%가 트럼프에게 한 표를 줬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득표율이 2020년 선거 때와 비교해 19%포인트나 급증했다. 아시아계 유권자의 득표율도 4년 전 34%에서 39%로 높아졌다. 반면 트럼프의 백인 유권자 득표율은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결국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에 실망한 히스패닉과 아시안 유권자의 표심이 선거 결과를 가른 셈이다.     이 두 그룹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으로 분류됐다. 이민과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지지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의 표심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은 민주당에게는 큰 충격이 될 듯하다.   ‘시즌 1’과 달라진 것도 있다. 감세 확대와 연방정부 축소다. 두 정책은 별개로 보이지만 연관성이 깊다. 법인세 추가 인하, 팁과 오버타임 수입, 사회보장연금 비과세 등으로 인한 세수 부족 문제를 연방정부 지출 축소로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이 업무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비벡 라마스와미다. 머스크는 현재 500개 가까운 연방정부 기관과 관련  “99개로 줄여도 충분하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트럼프의 시계가 이미 작동을 시작한 셈이다.     유권자들은 인권이나 민주주의 등 추상적 가치는 잠시 미뤄두고 경제적 실리를 택했다. 과연 그 선택이 옳았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시나리오 트럼프 감세규제완화연방정부 축소불법체류자 트럼프 정부 트럼프 지지

2024-11-14

[내년 경기 전망 시나리오] 상반기에 둔화했다 하반기에는 회복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싸움이 시작된 지 거의 2년이 되어 간다. 금리인상 사이클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은 꾸준히 하락세를 탔고, 대신 지금까지 올린 금리의 영향이 점차 경기에 반영되고 있다. 내년의 투자환경은 결국 인플레이션의 하강 속도와 성장의 지속성 여부에 달려 있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에서는 내년에도 물가 하락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른 말로 하면 경기둔화이기도 하다. 상반기는 둔화, 하반기 회복이 예상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미국 등 선진국 전망   고속 금리인상에도 불구,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는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들어서야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일단 현재로써는 글로벌 경기 전반이 상반기 중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긴 하지만 물론 순탄치 않을 수도 있다.     긴축 효과는 나라마다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미국 경제는 그중 가장 양호한 상태를 보여 왔다. 인플레이션이 잡혀가고 있는 만큼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완화 쪽에 무게가 실릴 것이다. 시장은 이런 변화가 그만큼 경기둔화가 지속하는 기간을 단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목표치에 근접해 가고,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는 만큼 중앙은행들은 금리 완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다. 상반기 막바지쯤 금리인하 조치가 시작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상반기까지 위축됐던 경기는 첫 금리 인하를 신호탄으로 회복기로 들어설 것이라는 게 경제학자들의 관측이다.     ▶다른 나라들은   중국이나 일본은 미국이나 유럽 등과는 사뭇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 중국은 기존의 안정적 성장 기조를 관철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인센티브 조치들을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기에 성장 동력을 주는 것에 더 방점이 실릴 것이다. 내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4.3~4.7%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은 긴축과는 거리가 먼 정책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부터 긴축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제 채권시장의 동요를 막기 위해 국채 수익률 통제와 관련된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올라가면 긴축의 강도를 높일 수 있는 데, 이는 글로벌 채권 수익률의 상승과 엔화 강세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리스크 요인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사태, 중국-대만의 긴장 상황 등은 지정학적인 불확실성을 높게 하는 요인들이다. 글로벌 공급망과 물가에 모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들이다. 이들로 인해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고, 그만큼 글로벌 경기성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내 정치지형도 불확실성을 더해주는 요인이다. 연방 적자 문제는 계속 이슈가 될 것이다.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스몰 비즈니스의 파산이 늘고 있고, 금융권 위기가 다시 수면으로 올라올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런 리스크 변수들의 향배에 따라 2024년의 경기 전반 역시 전혀 다른 양태로 전개될 수 있을 것이다.   ▶두 가지 시나리오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이라는 점에서 두 가지 시나리오를 계속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첫 번째는 경착륙 시나리오다. 지금은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배제할 수 없다.     먼저 지금까지 올린 금리 여파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는 경우다. 경기둔화가 심화하고 인플레이션이 더 빠르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혹은 인플레이션이 쉽게 더 떨어지지 않을 경우 금리를 현 상태에서 더 오래가야 하는 경우다. 그 결과는 마찬가지로 경기 위축이 더 심화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투자환경은 전체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 단, 단기적으로 전자의 상황은 만기가 긴 채권과 주식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로 빠르게 회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현 수준에서 좀처럼 더 떨어지지 않을 경우 장기 채권과 주식에는 상대적으로 더 불리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것은 연착륙이다. 지정학적 요인 등 외적 충격이 없는 상황에서 약간의 경기둔화를 경험하는 것은 소비를 줄이고, 인플레이션이 더 내려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적절한 시기에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수 있다. 이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경기침체까지는 경험하지 않고, 내년 하반기로 넘어가며 다시 경기확장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는 중국이나 유럽 등 글로벌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다시 위험자산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어쩔 수 없는 변동성을 경험하겠지만, 전반적으로 주식형 자산이 수혜자가 되고, 채권형 자산 역시 이자가 떨어지는 만큼 상승 모멘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주식과 채권시장   연착륙 시나리오대로 풀릴 경우 신흥시장과 글로벌 시장 전반이 미국 시장보다 강세를 보일 수 있다.     미국의 주식형 자산은 상대적으로 비싸다. 물론, 가치주나 순환주, 스몰캡 등에서는 여전히 가격대가 좋은 종목들이 많다. 섹터 별로는 경기회복과 맞물려 자유 소비재, 테크놀러지 분야가 좋을 수 있다. 하이테크는 이미 멀티플이 높은 종목들이 많지만 이자가 내려가면 이로 인해 섹터 전반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순환에 민감한 섹터와 가치주 종목이 선전하고 하반기로 넘어가면 금리인하와 경기회복 영향으로 하이테크와 성장주가 다시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물론, 이런 전망은 연착륙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다.   채권시장은 아무래도 재무상태가 좋은 기업들이 우선시될 필요가 있고, 그럴 가능성이 높다. 내년 상반기는 경기둔화가 좀 더 가시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채권들이 유리해질 수 있는 데, 이자가 더 내려가기 전에 수익률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자가 내려가면 이자가 많은 장기 채권값이 오를 것이다. 이자하락과 함께, 혹은 이자하락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돼 달러가 약해지면 해외, 특히 신흥시장 채권이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전술적 자산운용은 이런 시장환경의 변화에 맞춰 자산배치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내년 경기 전망 시나리오 하반기 상반기 내년 상반기 둔화 하반기 하반기 성장률

2023-12-26

[주간 증시 브리핑] 7월 금리 인하 시나리오

지난주 4.4%를 폭등하며 4개월 만에 최고의 주를 기록했던 나스닥과 S&P 500은 각각 1.6%와 1.4% 상승했다. 간발의 차이로 지난주 나홀로 약세로 마감했던 다우지수는 1.1% 올랐다. 3대 지수가 어느 하나 뒤처지거나 튀지 않고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오른 보기 드문 현상이다.     수요일 예상했던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에도 불구하고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며 올해 안에 금리 인하가 없을 거라고 단언한 파월 의장의 발언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그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는 줄곧 명시돼왔던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 하다는 문구가 빠지고 “추가적인 정책 굳히기가 적절” 하다는 문구가 등장했다. 성명서는 비둘기파적으로 받아들여졌지만 파월 의장의 기자 회견 발언은 매파적이었다. 이에 더해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blanket insurance)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은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은 매도심리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장은 수요일 2주 만에 가장 크게 폭락했다.     금요일에는 5년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치솟은도이치뱅크(DB)가 또 다른뱅크런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5월 금리동결 가능성이 90%에 육박하고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5%에 달했다. 5월 금리동결, 7월 금리인하 시나리오가 순식간에 급부상한 것이다. 무슨 상황일까?   연준에 대한 낮은 믿음속에서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믿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준에 대한 신뢰도는 이미 3년 전에 무너졌다.     지난 2021년3월부터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한 인플레이션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일시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transitory”라고 주장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9개월만인 12월에야 마침내 일시적인 게 아니라고 인정했다. 이후 3개월 뒤부터 뒤늦게 올리기 시작한 금리는 전례없는 3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으로 이어졌다. 1년 동안 9차례 연속 올린 기준금리는 4.75-5.00%로 치솟았다. 역대급 가장 빠른 속도다. 동시에 2007년 이후 16 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고금리 시대로 인해 소비자들의 부채 부담은 늘어났고 뱅크런 사태에 대한 불확실성은 패닉 셀링을 유발했다. 실리콘밸리 은행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는 중소은행들이 여전히 186개에 달한다는 사실은 공포심을 자아냈다.     중소은행들의 피해가 대출감소로 이어지며 경기침체를 피할 수없을 거라는 두려움은 7월 금리 인하 시나리오를 연출했다. 김재환 아티스 캐피탈 대표 info@atiscapital.com주간 증시 브리핑 시나리오 금리 금리인하 시나리오 금리 인하 금리동결 가능성

2023-03-24

[주간 증시 브리핑] 피벗 사라지고 경착륙 부상

11주 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그중 4주 연속 하락한 다우지수는 나홀로 반등했던 것을 싹 다 반납하고 9주 최저치를 찍었다.     이번 주는 5개월 만에 최악의 주로 기록됐다. 지난주 유일하게 소폭 상승했던 나스닥은 4주, S&P 500은 5주 최저치로 밀렸다.                 소비자 물가지수, 생산자 물가지수, 소매판매에 이어 개인소비지출까지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다.     물가가 더디게 잡히고 있는 조급한 상황에서 호조를 기록하고 있는 각종 경제지표와 탄탄한 고용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작음을 시사했다.     그 결과 올 초부터 상승세를 주도하며 매수심리에 불을 붙였던 연준의 피벗(pivot) 가능성은 사라졌다.     예상보다 높아진 최종 금리(5.5% 이상)가 내년도 상반기 넘어서까지 유지될 거라는 위기감 속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주째 3개월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주 급부상했던 무착륙이나 연착륙 시나리오는 사라지고 경착륙 시나리오가 떠올랐다.     지속적인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올 거라는 시나리오다. 꺾이지 않는 탄탄한 고용시장이 임금과 물가 상승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는 점과 연준 인사들의 강경 발언들은 매도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번 주 폭락한 장에서도 눈에 띈 주식이 있다. 바로 초대형 기술주(Big tech)을 대표하는 주식 중 하나인 엔비디아(NVDA)이다.     실적호조와 함께 인공지능(AI)용 반도체 부문 매출이 증가 했다고 밝히며 지난 목요일 (2월 23일) 10개월 최고치로 반등했다. 올해 들어 63%나 올랐다. 작년 10월 13일 찍었던 2년 2개월 최저치와 비교하면 상승 폭은 125%나 된다.     이는 올해 마이크로소프트 (MSFT), 아마존 (AMZN), 그리고 애플(AAPL)이 각각 3.3%, 11.3%, 12.9% 오른 것과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월등히 차이 나는 폭등세이다.     관성의 법칙은 주식시장에도 존재한다. 일단 장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반대되는 강한 힘이 추세를 뒤집기 전까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나스닥은 5주 연속 상승한 후 1주 오르고 2주 떨어졌다. 결국 8주동안  6주 상승하고 2주 하락하며 5주간 관성의 법칙이 작용했다. 반면 나만 빼고 장이 오를 것을 조바심내는 심리가 패닉바잉으로 이어지고 팔지 않고 머뭇거리다 한 번에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두려움이 패닉셀링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김재환 아티스 캐피탈 대표 info@atiscapital.com주간 증시 브리핑 경착륙 피벗 경착륙 시나리오 경착륙 부상 물가지수 소매판매

2023-02-24

[J네트워크] 미·중 전쟁 시나리오

지난달 “2년 안에 미국이 중국과 싸우게 될 것 같다”고 예측한 마이클 미니헌 미 공군기동사령관의 메모가 워싱턴을 뒤집어놨다. 미·중 전쟁은 앞서도 많이 예고됐지만, 이번엔 그 예상 시기가 너무 일렀기 때문이다. 발언자가 현역 4성 장군이란 점도 논란이 됐다.   마침 얼마 전 미 공군대학의 제러드 매키니 교수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장교들 상대로 군 전략 강의를 하는 그는 시기별 미·중 전쟁 시나리오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Q. 미 중앙정보국(CIA)에선 2027년을 예상했다.   A. “내 생각에 명확한 근거는 없다.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그 시점이 거론되지만, 그때까지 중국은 전투력을 현대화하겠단 목표만 제시했을 뿐, 통일 관련 언급은 없다.”   Q. 중국이 통일을 목표한 시점은.   A. “2049년이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그해를 국가부흥과 중국몽을 이룰 때로 제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대만과의 통일을 명시했다. 이때까지 평화적이든, 무력으로든 대만을 합병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Q. 가장 유력한 건 2049년인가.   A. “그렇지 않다. 사실 앞으로 10년이 걱정이다. 많은 이들이 시진핑 주석의 집권 연장 욕심을 우려하지만, 경제가 더 문제다.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중국 정권은 정당성 유지를 위해 국가주의를 강화하고 긴장을 높일 것이다. 2024년 대만 총통 선거, 2028년 미국 대선 등이 전쟁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   미니헌 사령관의 메모와 궤를 같이하는 예측이다. 공교롭게 지난주 중국은 미국 영공에 정찰 풍선을 띄워 보내면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예정된 중국 방문을 취소했다. 매키니 교수가 말한 발화점이 이것인가 싶을 만큼 양국 간 긴장감은 최고조로 올랐다.   1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기 전에도 미국 내에선 여러 차례 경고음이 나왔다. 정보기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침공 의도를 폭로했고, 침공 시기에 대한 첩보도 유럽 동맹과 공유했지만 결국 침공 자체는 막지 못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해서도 미 정보당국과 군은 구체적 시기를 제시하며 여러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그런 예측이 결과적으로 미·중간의 파괴적 전쟁을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적어도 10년은 ‘풍선 사건’ 같은 것이 터질 때마다 마음 졸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김필규 / 워싱턴 특파원J네트워크 시나리오 전쟁 전쟁 시나리오 우크라이나 전쟁 파괴적 전쟁

2023-02-08

“통행료, 택시산업 죽인다”

맨해튼 중심업무지구(CBD) 통행료 프로그램(이하 교통혼잡료)이 택시 산업을 죽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24일 택시 기사들이 반대집회를 벌였다.   이날 뉴욕택시기사연맹(NYTWA) 소속 택시 기사들은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교통혼잡료가 적용될 경우 안그래도어려운 택시 산업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며 택시에 대한 교통혼잡료 면제를 촉구했다.   앞서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가 공개한 교통혼잡료의 환경평가 보고서 속 7가지 통행요금 시나리오 중 단 2개 시나리오가 택시에 대한 요금 면제를 제공하는 것으로 제안됐다. 2개 시나리오가 하루에 1번만 요금을 부과하고, 3개 시나리오가  맨해튼 60스트리트 이남지역에 들어설 때마다 요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상정됐다.       7가지 시나리오는 60스트리트 남쪽 진입 시 9~23달러(피크타임), 7~17달러(오프피크), 5달러~12달러(심야)로 나누고 있다.   한편, 교통혼잡료 요금 확정은 오는 2023년 1월 FHA가 환경평가에 대한 승인을 내릴 경우, 6명으로 구성된 교통이동성검토위원회(Traffic Mobility Review Board)가 310일간 요금·면제 차량 등 고려사항을 종합해 제시하게 된다.   위원회 구성원 중 한 명인 캐스린 와일드는 지난 7월 NY1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특정 집단에 면제를 적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심종민 기자택시산업 통행료 통행료 택시산업 통행요금 시나리오 통행료 프로그램

2022-08-25

[열린 광장] 저작권과 표절

표절의 의혹이 농후한 어떤 박사 논문에 대해 국민대학교의 공식적인 발표로 뜨거운 댓글이 쏟아지던 날, 마침 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저작권’에 관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글만 쓸 줄 알지 저작권이 어떤 것인지 출판사와의 계약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지식에 목말라했던 나에게 16시간이라는 한국과의 시차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매절이니, 배타적발행권이니 하는 용어가 마치 영어를 대하듯 낯설고 당혹스러웠다. 저작권자와 복제권자라고 불리는 법이 명명하는 창작의 세계는 창작의욕을 꺾을 만큼 협소했다.   과거에는 출판계약을 할 때 계약서라는 것이 없었다. 그냥 아는 작가로부터 출판사 사장을 소개받았고 출판을 하겠다는 의견만으로 책이 세상이 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설픈 관행인데 다들 그러려니 받아들였다. 출판은 얼렁뚱땅 이어졌고 저작자는 위탁으로 이뤄지는 판매 부수를 확인할 방법도 없으니 인세를 받을 수도 없었다. 그나마 지금은 표준계약서라는 게 생긴 게 다행이지만 인세 지급에 대한 관행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출판계약으로 최악의 충격을 안겨준 건 ‘구름빵’ 사건이다. 공개된 수익만 4400억 원에 달한다는데 작가에게 돌아간 건 고작 1850만원뿐이라니. 매절계약을 했기 때문이란다. 매절계약은 미래에 얻어질 수익과 관계없이 일시불로 출판사가 대금을 먼저 작가에게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뒤늦게 작가는 저작재산권이 모두 양도되었음을 발견했고 현행법은 그녀를 보호하지 못했다.   600만 명의 관객을 불러들인 영화 ‘암살’이 “13년 전 출간된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의 줄거리와 등장인물 등 상당 부분을 표절했다. 법원에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내고 제작사, 감독, 각본 집필자 등을 형사고발하는 한편 10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낼 것”이라고 인터뷰했던 소설가 최종림의 재판 결과를 말해주는 강의자의 설명에 ‘창작을 하지 말아야 하나’ 하는 회의감도 들었다. 강의자가 예시로 보여주는 시 2편도 언뜻 보기에 비슷한 단어, 표현이 표절 같아 보였다. 그런데도 표절이 아니라고 판명이 되었단다. 그만큼 표절을 증명하기가 까다롭다는 설명이다. 시와 달리 소설은 구성과 소재를 다 보여주는 셈이라서 얼마든지 재창조가 가능하다.     오래 전에 나는 단편소설 ‘동물원에 가다 보면’을 썼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 주인공이 자신의 젊은 육체를 남기고 싶어 사진관엘 들어갔다가 사진사와 관계를 갖게 되는 내용이다. 그 소설이 실린 단편집을 나는 아는 지인에게 전했다. 그녀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였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영화가 나왔다. 사진관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은 후 젊은 여자로 둔갑해버려 자신을 몰라보는 가족들과의 해프닝을 그린 영화였다. 영화는 흥행했고 그녀는 그 영화 덕에 꽤 많은 돈을 받은 걸로 안다. 그녀가 내 단편소설을 보지 않았다면 그 성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겠지만 ‘사진관’이라는 모티브가 같으니 그녀를 대하는 내 속마음은 편치 않았다.   표절에 대한 국민대학교의 태도도 어이가 없지만 자신의 글을 도용당해도 항변할 수 없는 구조적 불공정에 강의가 끝나고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권소희 / 소설가열린 광장 저작권 표절 출판사 사장 영화 시나리오 소설가 최종림

2022-08-10

[열린 광장] 저작권과 표절

표절의 의혹이 농후한 어떤 박사 논문에 대해 국민대학교의 공식적인 발표로 뜨거운 댓글이 쏟아지던 날, 마침 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저작권’에 관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글만 쓸 줄 알지 저작권이 어떤 것인지 출판사와의 계약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지식에 목말라했던 나에게 16시간이라는 한국과의 시차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매절이니, 배타적발행권이니 하는 용어가 마치 영어를 대하듯 낯설고 당혹스러웠다. 저작권자와 복제권자라고 불리는 법이 명명하는 창작의 세계는 창작의욕을 꺾을 만큼 협소했다.   과거에는 출판계약을 할 때 계약서라는 것이 없었다. 그냥 아는 작가로부터 출판사 사장을 소개받았고 출판을 하겠다는 의견만으로 책이 세상이 나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설픈 관행인데 다들 그러려니 받아들였다. 출판은 얼렁뚱땅 이어졌고 저작자는 위탁으로 이뤄지는 판매 부수를 확인할 방법도 없으니 인세를 받을 수도 없었다. 그나마 지금은 표준계약서라는 게 생긴 게 다행이지만 인세 지급에 대한 관행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출판계약으로 최악의 충격을 안겨준 건 ‘구름빵’ 사건이다. 공개된 수익만 4400억 원에 달한다는데 작가에게 돌아간 건 고작 1850만원뿐이라니. 매절계약을 했기 때문이란다. 매절계약은 미래에 얻어질 수익과 관계없이 일시불로 출판사가 대금을 먼저 작가에게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뒤늦게 작가는 저작재산권이 모두 양도되었음을 발견했고 현행법은 그녀를 보호하지 못했다.   600만 명의 관객을 불러들인 영화 ‘암살’이 “13년 전 출간된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의 줄거리와 등장인물 등 상당 부분을 표절했다. 법원에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내고 제작사, 감독, 각본 집필자 등을 형사고발하는 한편 10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낼 것”이라고 인터뷰했던 소설가 최종림의 재판 결과를 말해주는 강의자의 설명에 ‘창작을 하지 말아야 하나’ 하는 회의감도 들었다. 강의자가 예시로 보여주는 시 2편도 언뜻 보기에 비슷한 단어, 표현이 표절 같아 보였다. 그런데도 표절이 아니라고 판명이 되었단다. 그만큼 표절을 증명하기가 까다롭다는 설명이다. 시와 달리 소설은 구성과 소재를 다 보여주는 셈이라서 얼마든지 재창조가 가능하다.     오래 전에 나는 단편소설 ‘동물원에 가다 보면’을 썼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 주인공이 자신의 젊은 육체를 남기고 싶어 사진관엘 들어갔다가 사진사와 관계를 갖게 되는 내용이다. 그 소설이 실린 단편집을 나는 아는 지인에게 전했다. 그녀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였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영화가 나왔다. 사진관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은 후 젊은 여자로 둔갑해버려 자신을 몰라보는 가족들과의 해프닝을 그린 영화였다. 영화는 흥행했고 그녀는 그 영화 덕에 꽤 많은 돈을 받은 걸로 안다. 그녀가 내 단편소설을 보지 않았다면 그 성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겠지만 ‘사진관’이라는 모티브가 같으니 그녀를 대하는 내 속마음은 편치 않았다.   표절에 대한 국민대학교의 태도도 어이가 없지만 자신의 글을 도용당해도 항변할 수 없는 구조적 불공정에 강의가 끝나고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권소희 / 소설가열린 광장 저작권 표절 출판사 사장 영화 시나리오 소설가 최종림

2022-08-07

"시나리오 통해 한인 정체성 세상과 공유" 레지나 김 영화·TV쇼 작가

올해 미나리, 오징어 게임 등 K 콘텐츠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할리우드에서 공포 장르 부문 영화와 TV쇼 각본으로 주목을 받는 한인 2세가 있다.   시나리오 작가 레지나 김 씨다. 북가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알라메다에서 성장한 김 씨는 고등학교 때 소설가로 등단했다.     11학년에 판타지 모험 소설 'YA(Young Adult)'에 이어 12학년에 'Ignition and Crane's Compass'를 출간하고 아마존에서 판매했다.     영화감독을 꿈꿨던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예술 분야에서 일하는 어머니는 김씨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할 수 있도록 지지했다. 덕분에 고등학교부터 작가로 활동하고 UC버클리에서 영문학과 문예 창작을 전공했다.     대학교 2학년 때 할리우드에 있는 제작사에서 인턴십을 하면서 영화 시나리오 쓰는 작업을 배웠다. 작가는 혼자만의 작업이었지만 영화 시나리오는 여러 사람과 협업이 매력적이었다.       김 씨는 졸업 후 실리콘 밸리에서 일하다가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LA로 이주했다.     UCLA 석사과정에서 MFA 시나리오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LA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 씨는 요즘 세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먼저 TV 파일럿 호러 '인큐버스(Incubus)'와 크립티드(Cryptid) 등 공포영화를 집필하면서 시나리오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첫 작품인 수면 마비에 대한 공포를 그린 TV 파일럿 '인큐버스(INCUBUS)'는 2019년 블러드리스트(Blood List)에 선정됐다.     이어 제작팀과 함께 베스트셀러 책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판타지 TV 쇼도 개발 중이다.     또한 일본계 미국인 배우인 앨리 마키와 함께 2차 세계대전 중 캘리포니아 일본계 미국인들의 포로수용소 격리 등 역사적인 배경 속 사랑, 휴머니즘을 다룬 영화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하고 있다.     김 씨는 작품을 통해  한국문화와 서양문화, 유형적 세계와 영적 세계 사이 이분법적 세계 그리고 그 안에 한국계 미국인들이 어떻게 존재하고 살아가는지를 탐구한다. 특히 서스펜스와 공포의 레이어를 통해 공포 장면을 재구상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주로 공포 장르를 쓰는 김씨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 사건'이다. 김 씨는 "한국에 귀신이 주는 공포가 있다면 미국은 킬러로 한국과 미국의 공포는 확연히 다르다"며 "이 두 나라의 공포가 혼합된 작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향후  이민 2세 그리고 코리안 아메리칸 여성으로서 미국에서 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영화 및 TV쇼 등 시나리오를 통해 세상과 끊임없이 공유할 계획이다.     김 씨는 "이민 1세대는 낯선 땅에서 생존해야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2세는 아메리칸 드림이 다르다. 많은 문이 열려 있다"며 "1세대와 2세 양쪽의 삶에 대한 시각을 다 이해한다" 고 말했다.     이어 "한인 2세가 작가로서 강점"이라며  "어렸을 때는 한국인과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분리했지만, 지금은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 미국에 사는 아시안의 이야기를 영화와 TV쇼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시나리오 정체성 영화 시나리오 시나리오 프로그램 시나리오 작가

2021-12-31

전두환 '장기집권 시나리오' UCLA서 발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기집권 시나리오를 담은 비밀보고서 원본을 UCLA 동아시아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본은 현재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5·18 재단이 미국 현지에서 실물 원본을 확인해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7일 재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UCLA 동아시아 도서관에서 확보한 5·18 관련 자료 목록과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자료 중에는 1984년 작성된 '88년 평화적 정권교체를 위한 준비연구' 보고서 원본이 발견돼 다른 자료들과 함께 재단이 이를 분석 중이다. 전두환 대통령 재임 시절 정구호 전 경향신문 사장에게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 보고서는 퇴임 후에도 이어지는 장기집권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전씨 자신이 민정당 총재를 맡고 후임 대통령은 부총재직을 겸임토록 한다는 기본구상 아래 후계자 육성과 선정, 대통령 지도력 및 민정당 강화, 1988년까지 예상되는 정국 불안요인과 대책 등을 광범위하게 다뤘다. 보고서는 1988년 국회 5공비리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첨예한 이슈로 떠올랐으나 지금까지 원본이 공개된 적은 없었다. 최 연구원은 미국 기독교 계열 인권운동단체인 'KCCPJR(Korea Church Coalition for Peace, Justice, and Reunification)이 1995년 해산하면서 보고서를 다른 5·18 문건과 함께 UCLA에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5·18재단은 도서관이 보관 중인 5·18 관련 문건을 국내로 들여와 분석하고자 지난해부터 UCLA와 업무협약 체결을 논의하고 있으나 연구 목적을 위한 열람만 가능한 상태라 보고서 실물을 공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투기 폭격까지 준비했다는 의혹이 담긴 UCLA 도서관 자료 내용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5·18재단은 도서관 자료를 인용해 "미국이 광주를 폭격할 계획을 세웠으나 광주 체류 선교사들이 반대해서 철회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며 "출처를 알 수 없는 영문책자로 '톰 설리번'이라는 일본 도쿄 주재 미국 기자의 이름이 등장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이번에 확보한 1980년 5월 23일 미국 국무부 대변인 기자 브리핑 질의·응답 자료를 보면 미국 측 기자들도 소문 진위를 확인하고자 호딩 카터 당시 대변인에게 질문하는 내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미 국무부 측 답변으로는 "호딩 카터가 이 질문에 대해 '국방부 소관'이라며 회피했다"고 설명했다. 5·18 당시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전투기에 공대지 폭탄(공중에서 지상으로 투하하는 폭탄)을 장착한 채 출격을 대기했다는 의혹은 올해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37년 만에 최초로 알려졌다. 광주에 전투기 폭격까지 준비한 것이 사실이라면 계엄군을 투입해 광주 시민에게 총격을 가한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서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해 활동 중이다.

2017-12-07

문 "사드, 중국의 압박 옳지 못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한 데 이어 12일에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내 경쟁자들인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이 헌재의 탄핵 결정 이후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문 전 대표는 회견에서 "헌정 사상 초유의 이 상황은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해 비판 발언을 했다. 문 전 대표는 "중국이 걱정하고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사드 배치 문제는 엄연히 우리의 안보에 관한 문제이고 우리의 주권 사항인데 중국이 반대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과도하게 압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드 배치와 관련해선 "다음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고 찬반 어느 쪽도 예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안보도 지키고 국익도 지켜낼 수 있는 자신 있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하루빨리 헌재의 결정에 승복한다는 의사 표명을 하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도리"라며 "퇴거할 때 국가 기록물을 파기하거나 국가기록물을 반출해서 가져가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말씀은 분명히 드린다"고 했다. 위문희 기자

2017-03-12

[파워 인터뷰] 한반도 전문가 랜드 연구소 브루스 베넷 박사

3대 세습 불안, 군부 원로들 동요     비정상적으로 서두른 권력 이양 숙청당한다 판단 땐 중국 갈수도      김정은 정보없어 모든게 불확실 혼란 속 한-중 무력 충돌 가능성      권력기반인 핵무기 포기 안할듯 "평양 주석궁을 빠져 나오던 벤츠 승용차가 갑자기 돌진한 차량과 충돌해 운전자와 탑승자가 모두 사망했다. 이 차에는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타고 있었다." 이미 8월 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식물인간 상태라는 소문이 몇몇 고위간부들의 입을 타고 퍼지기 시작했다. 군부의 쿠테타 움직임도 감지된 터였다. 평양 시내에는 김정은이 암살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같은 시각. 중국군을 태운 트럭들이 북중 국경을 넘어 평양으로 향했다. 이미 영변의 핵시설과 주요 군사시설은 중국군 특수부대가 접수한 상태다. 김정은 친위세력에 밀려 숙청위기에 있던 군 원로그룹 일부는 가족들과 함께 중국으로 망명을 했다. 핵개발 자료와 주요 군사시설에 관한 정보도 이미 중국으로 넘어가 버렸다. 영변 상공에는 미군 전폭기들이 핵시설을 폭격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지상에는 한국군 특수부대가 폭격을 위한 정밀조준을 돕고 있다. 휴전선에 주둔한 한국군이 평양으로 진격하고 예비군도 동원령이 내린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의 분석을 기초로 만든 북한 붕괴에 관한 가상 시나리오다. 한반도 전문가 브루스 베넷 박사는 현재 한국 국방부와 함께 북한 핵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남 김정은(27)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함으로써 3대 권력세습이 공식화됐다. 지난달 28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등장한 김정은은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군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권력이양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진행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브루스 베넷 박사는 "북한 핵보유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북한 정권 붕괴에 따른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넷 박사는 "북한정권이 붕괴될 경우 중국 군대가 북한 국경을 넘어설 것"이라며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한-중간 무력충돌의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한국은 한반도 통일을 위한 재원마련과 구체적 정책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1일 샌타모니카에 위치한 랜드연구소에서 브루스 베넷 박사를 만났다. - 김정은의 모습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많이 닮았다. "북한은 수 년 간 김정은의 사진을 제공하지 않았다. 북한에서 김정일 요리사로 13년간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가 보여준 사진 속 김정은의 모습과 최근 공개된 김정은의 모습은 다르다. 최근 공개된 김정은의 모습을 본 토마스 허바드 전 주한 미대사는 '김정은이 성형수술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지금 김정은의 모습은 그만큼 할아버지 김일성과 유사하다." - 북한의 권력이양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미 행정부의 한반도 문제 책임자인)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6개월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수명이 3년 정도 남았다'고 밝혔다. 김정일의 건강이 지금보다 더 악화되기 전에 후계자 김정은에게 권력이양을 서둘렀다는 느낌이다. 김정일-김정은의 통치기간이 겹치는 기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 김정일이 2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그 때도 권력이양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2년을 기다렸을까. "아들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것이 두려웠을 수 있다. 1990년 초반 김정일이 김일성으로 부터 권력을 물려받았던 때도 부자간 논쟁이 있었다. 지난해 여름 김정일과 김정은이 군대 진급을 놓고 논쟁을 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여름이 지나자 김정은 관련 소식들이 뚝 끊겼다. 또 2년 전에는 2남 김정철과 3남 김정은을 두고 후계자를 결정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김정은의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 김정은 3대 권력세습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나. 김경희 등 후견인 세력의 등장은 무엇을 의미하나. "김정일이 김일성으로 부터 권력을 받았을 때는 김정일의 지위가 충분히 강력했다. 김정은은 강하지 않다. 불안요소가 잠재해 있다. 김정은이 통치능력을 키울 때 까지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 부장 등이 대신 정치를 담당하는 섭정 가능성이 있다. 김경희를 대장으로 임명한 것도 후견인으로서 김정은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또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김정은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우리는 2~3년 후 김정은이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 김정일은 자신의 여동생을 백업으로 중용했을 수도 있다." - 김정은의 후계세습에 대한 북한 군의 반응은. "북한은 여전히 '군대'가 권력의 기반이다. 지난 10일 군 열병식 사진을 보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사이에 이영호 군 총참모장이 서있다. 군대의 역할을 매우 강조하는 것이다. 군대가 반발할 수 있다. 김정은은 군대 경험도 없고 나이도 어리다.그런 김정은이 대장에 임명됐다. 북한 군의 원로들은 김정은 보다 50세 이상 나이가 많다. 군 원로들이 젊은 지도자를 받아들일까." - 군의 원로그룹들이 반발할 수 있다는 뜻인가. "군 원로그룹은 2~3년 후에는 자신들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숙청당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은 숙청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들도 처벌한다. 북한 사회의 특징이다. 화폐개혁 실패에 따른 처벌 방식을 보라.(북한은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지난 6월 박남기 계획재정부장을 공개 처형하고 박남기 가족은 7촌까지 관리소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에서 장성들을 중심으로 반란 모의가 있을 수도 있다." - 김정은 정권의 불안요소는. 김정은의 리더십은 예측가능한가. "김정일은 20년간의 경험이 있었다.(김정일은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된 후 80년 당 대회 때 공개석상에 나왔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때 까지 20년을 김일성-김정일 공동정권으로 본다. 반면 김정은은 지난달 28일 군 대장칭호를 부여받고 13일 만에 노동당 창건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20년 동안 김정일은 김일성 밑에서 누가 어떻게 충성하는 지를 봐왔다. 김정은은 리더십 경험이 없다. 재앙이 될 수 있다." - 김정은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많지 않은데. "김정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황이라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김정은이 유학을 했던 스위스의 주변인들이나 김정일의 요리사로 13년동안 일했던 일본인에게 정보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김정일이 오래 살면서 김정은 체제가 안착되기 전까지는 불안정한 면이 있다. 분명한 것은 김정일이 김일성으로 부터 권력을 이어 받을 때 보다 지금 북한경제가 더 안좋아졌고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 10일 있었던 군 열병식에 이번 해외 언론사를 초청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서구 언론사는 북한문제를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북한은 서방 미디어를 초청해 김정은을 국제 무대에 데뷔시키려 했다. 서방 미디어는 북한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김정일이 미쳤다고 생각한다. 물론 북한이 세습 권력암투 폐쇄성 등 소프오페라 같은 상황을 제공한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정일은 다른 문화권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어떤 점에서는 통치도 굉장히 효과적이다. 물론 경제문제는 심각하다. 하지만 중국 미국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 김정은이 집권하면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핵은 포기할까. "북한이 정책을 바꿀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다소 순진한 생각이다. 김정은의 권력이 김일성 김정일 세습에서 나온다고 보면 쉽게 정책을 바꾸는게 어렵다. 핵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일이 가지고 있는 권력은 핵무기에서 나온다. 북한은 핵이 있어 존재한다는 생각이다. 또 김정일은 지금의 경제난을 미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제재 때문에 가난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급작스럽게 대화를 서두른다면 지금까지의 선전들을 어떻게 합리화시킬 수 있겠나." - 북한이 국제적으로 고립되면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데. "5년 후 김정은이 갑자기 죽었다고 가정하자. 북한방식 대로 교통사고로 발표될 수도 있다. 군대는 후계자를 찾지 못하고 불안정이 야기될 것이다. 중국은 북한 난민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더구나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다. 핵은 남쪽으로 날아갈 수 있지만 북쪽(중국)으로도 향할 수 있다. 중국군은 '핵'을 이유로 즉시 국경을 넘어올 것이다." - 한국과 중국의 무력충돌도 가능하다는 뜻인가. "북한이 급작스럽게 붕괴되면 한국 역시 군대를 북으로 보낼 것이다. 한국과 중국이 북한에서 무력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붕괴되었을 경우를 대비해 한국 미국 중국이 핵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한 특별한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 북한의 체제 불안이 북핵보다 한국에 더 위험할 지 어떻게 아느냐." 김기정 기자

2010-10-20

랜드 연구소 브루스 베넷 박사 "북 체제 붕괴땐 중국군 국경 넘을 것"

북한 김정은의 3대 세습과 관련해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사진)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후계구도가 흔들릴 경우 한국과 중국이 북한의 '핵'을 놓고 군사적 무력충돌도 일으킬 수 있다"며 "한국으로서는 지금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군사전략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에서 한반도 문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베넷 박사는 "후계자로서 김정은의 위치가 불안정하고 군부 원로세력의 반발도 예상되는 등 불확실한 요소들이 많다"며 "북한이 혼란에 빠질 경우 중국 군이 북한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 부장이 김정은의 후견인으로서 섭정에 나서는 모양세를 취하고 있는 것도 김정은의 리더십이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북한은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교통사고사를 위장해 김정은이 제거될 수도 있으며 후계구도를 놓고 북한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넷 박사는 "북한의 체제 붕괴와 중국 군의 북한 진입은 북핵보다 한국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은 통일문제를 공론화하고 정부도 한반도 통일을 위한 재원마련과 정책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정 기자 kijungkim@koreadaily.com

201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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