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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준비해놓은 후 가는 게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34쪽)   199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쉼보르스카 시선집 ‘끝과 시작’에 써진 한 토막의 시(詩)다. 위의 구절이 힘차게 내 마음을 끌어당겼다. 그래 맞아,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났단 말이야. 그리고 아무런 훈련 없이 죽어갈 거란 말이야. 나는 여러 번 이 말을 중얼거렸었다.     일이년이 지난 후, 다시 이 시집을 읽고서, 또 이 구절에서 나는 다시 사색하기 시작했다.   실은, 우리는 태어난 것조차 모르고 태어났다. 자라면서 정신 차리고 보니,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왜 태어나야 했었는지? 왜 살아야만 하는지도 모르면서, 배가 고프니까, 밥을 먹는다. 밥을 먹으니까, 계속 살고 있다. 자발적으로 살고 있는지? 혹은 수동적으로 살아지고 있는지? 모르면서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35쪽)고 쉼보르스카는 말했다. “사라진다”는 게 아름답다니? 이 말이 사실일까?     살아있는 것이 만약 죽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살아있는 것들로 꽉 차버릴 것이다. 살아있는 것들로 꽉 차버린다면? 땅이 없어 농사를 짓지 못한다. 그렇다면 사악하고 잔인한 일만 남아 있다. 그것은 서로 죽이기다. 혹은 굶어 죽기다. 그래서 살아 있던 자가 죽어 사라짐을 보고, 쉼보르스카는 ‘아름답다’고 말했던 것 같다. 이런 잔인함을 피하고, 지구를 살리고, 후손을 위해서, 때가 되면 나도 너도 우리는 죽어주어야만 한다.   태어남과 죽음은 윤회한다는 게 불교이다. 이 세상에 한 번만 태어난 게 아니다. 태어나고 또 태어나고 수없이 태어난다. 쉼보르스카는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고 말했는데, 극히 소수지만, 후생(後生)을 위해서 “미리 준비를 해놓은 후” 죽는 사람들도 있다.     부처는 태어남은 고통이라고 했다. 태어나면 늙어야 하고, 병 들어야 하고, 죽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태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도를 닦으라고 했다. 말이 쉽지, 도를 닦는다는 게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생(生)에서 조금 닦고, 또 다음 생에서 또 조금 닦고, 그러면 어느 생에선가는 도를 깨치게 된다. 하지만, 도를 깨치지 전에는, 모든 생물은 죽으면 다시 태어나니까, 다시 태어날 바에야, 다음 생에서는 좋은 복을 많이 갖고 태어나면 좋지 않겠는가!     좋은 복을 갖고 태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살생·도둑질·간음·거짓말 등 나쁜 짓을 하지 말라고 부처는 말했다. 남에게 선한 일을 하라고 했다. 고등학생이 명문대에 가고 싶으면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가. 대학생이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싶으면 열심히 일하지 않는가. 가는 곳을 알고서 졸업하는 게 좋지 않은가. 계율을 지키고 선행(善行)을 많이 행한 사람들은, 죽음 후, 자기가 가기를 원한 곳에서 태어난다고 부처는 말했다(잡아함경). 재벌 집에서 태어나고 싶으면, 재벌 집에서 태어난다는 것이다. 당신도 좋은 복을 듬뿍 갖고 좋은 곳에서 태어나기를 바랄 것이다. 어디로 가는가를 미리 준비해놓은 후, 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좋은 곳에 가고 안 가고는, 당신한테 달렸네요! 조성내 / 수필가·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삶의 뜨락에서 시인 비스와바쉼보르스카 노벨문학상 수상자

2025-01-20

뉴욕한인회 ‘미주한인의 날’ 수상자 11명 선정

뉴욕한인회가 오는 13일 개최되는 ‘제65주년 뉴욕한인의 밤 및 제122주년 미주한인의 날’ 시상식 수상자 11명을 선정했다.     먼저 한인회는 한인사회 대표적인 비영리 사회봉사단체인 ‘쇼미유어하트재단(SMYH)’ 원혜경(헤더 초이) 대표에게 ‘커뮤니티 개선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올해의 한인 학자상’에는 석지영 하버드 로스쿨 종신교수이 뽑혔으며, ‘커뮤티니 봉사상’에는 이현탁 퀸즈한인회장, 이희수 대뉴욕노인복지회(KASCANY) 이사장, 교육자 원혜경·최창옥 씨가 선정됐다.   또 ‘에버그린 오차드 팜’ 설립자 김종일 씨에게는 ‘한국 농업 개척자상’,  문준호 미동부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장 및 뉴욕코리아타운협회(NYKTA) 이사장에게는 ‘K-푸드 개척자상’이 수여된다.   이밖에  뉴저지경제인협회와 세계한인무역협회 뉴저지지회 이사장을 역임한 안성수 씨는 ‘비즈니스 리더십상’,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한미 관계 공로상‘을 각각 받게 된다.   김광석 뉴욕한인회장은 “수상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한인 커뮤니티와 미국 사회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며 “이들의 업적이 한인사회의 자긍심을 높이고 차세대들에게 희망을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지혜 기자뉴욕한인회 미주한인 김광석 뉴욕한인회장 시상식 수상자 이현탁 퀸즈한인회장

2025-01-09

[사설] 한미우호상 주인을 찾자

창립 62주년을 맞는 한미 교류 민간단체인 한미협회가 설립자인 고 이원순(1890~1993) 전 회장의 미국내 자손들을 찾고 있다.   협회는 지난해 10월 한미우호상 수상자로 이 전 회장 부부를 선정했지만 한국에서 가족과 친인척을 찾지못해 본지에 부탁해 왔다.   이 전 회장은 미주 한인 독립운동사의 뿌리인 동시에 대한민국 체육계의 은인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10년 전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대한인국민회가 후원하고 민병용 한인역사박물관장이 집필한 ‘미주독립유공자 전집’은 그를 한인 최초의 부동산 백만장자이자 ‘독립과 민족’이라는 시대정신을 실천한 거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1890년 서울 출생인 그는 24세 되던 1914년 보성전문학교(고려대학교 전신) 법과 졸업 직후 하와이로 망명해 30년간 독립운동에 힘썼다. 초기에는 파인애플 통조림 공장 등에서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었지만 자동차 행상, 가구점 등 탁월한 사업 수완으로 돈을 모았다. 특히 하와이대학에서 부동산 중개 면허를 취득한 뒤 토지 매매로 부를 축적했다. 그에게 돈은 조국 독립을 위한 수단이었다. 이승만 박사의 측근으로 활동하면서 1928년부터 1943년까지 대한인동지회 회장으로 외교와 독립운동자금 조달에 힘썼다.     광복 이후 그가 남긴 가장 큰 족적은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첫 올림픽 참가를 이뤄낸 역사다. 그는 1947년 스톡홀롬에서 열린 IOC 총회에 참석차 뉴욕에서 출국하기 위해 ‘사제 여권’을 만들었다. 미국 시민권자도 아닌데다 피신탁통치국 국민이었기 때문에 촉박한 시간내 여권을 받기 어려웠다. 그는 공문지에 나이, 본적, 주소 등 신상정보와 당시 미국 후생성에서 일한 부인 이매리의 경력까지 쓰고 조선의 올림픽 참가 필요성을 적었다. 비공식 여권이었지만 영국, 스웨덴, 덴마크 총영사관은 한국이 처한 상황을 감안해 비자를 내줬다고 한다. 그 여권은 현재 한국체육박물관에 문화재로 전시되고 있다.   그의 후손을 찾는 일은 우리 한인들의 몫이다. 그가 1993년 102세로 별세한 지 32년이 흘렀지만 각 지역 총영사관, 한인회가 함께 찾고자 노력한다면 어렵지 않다. 한미협회에 따르면 전 회장의 세 딸은 미주 한인들과 결혼해 줄곧 미국에 거주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 회장은 고 이희호 여사의 외삼촌이다. 그러니 이 전 회장의 세 딸은 이 여사와 외사촌 지간이다. 80대 중후반인 세 딸 중 두 딸은 쌍둥이다.   대통령 부부의 인척이고 쌍둥이인 80대 중후반의 한인과 그 후손은 어디서든 도드라지게 마련이다.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는다. 이 전 회장의 한미우호상 선정은 단순한 상패 이상이다. 그의 후손들에게는 애국 유산이자 한인들에게는 지켜야 할 미주 한인 독립운동사다.사설 한미우호상 한미우호상 수상자 대한인동지회 회장 민병용 한인역사박물관장

2025-01-08

상패 주인 찾아 미국까지.. ‘한미우호상’ 후손을 찾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을 후손을 꼭 찾아 선대의 공로를 기억하도록 상패를 전달하고 싶다.”   한미협회(Korea-America Association·회장 최중경)가 한미관계 발전과 한국 근대화에 공헌한 고 이원순(李元淳) 초대 한미협회 회장의 자손을 미국에서 애타게 찾고 있다.     KAA는 한국과 미국의 우호 증진과 교류 확대를 위해 1963년 설립된 민간단체다. 이원순 회장을 시작으로 송인상, 정세영, 구평회, 한승주 등 주요 정·재계 인사들이 회장을 맡아 양국 간 활발한 교류를 주도해왔다.     KAA는 지난해 10월 22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제22회 한미 친선의 밤 행사를 열고 ‘한미우호상’ 수상자로 이 회장 부부를 선정했다. 하지만 시상대에는 이 회장의 가족 대신 그와 인연이 깊은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전 과학기술처 장관)이 나와 대리 수상했다. KAA가 이 전 회장의 가족과 친인척을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한국 내에선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KAA는 결국 미주 한인언론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지난해 말 본지를 찾아왔다. 김 이사장은 “KAA가 갖가지 네트워크를 통해 이 전 회장의 세 딸과 그 후손들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한국에선 연락이 닿지 않아 결국 미국을 찾아왔다”고 전했다. 그는 1981년 전국경제인연합에서 당시 고문이던 이 전 회장과 지근거리에서 일한 인연이 있다.     이 전 회장은 현대사의 중요한 시기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한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1890년 서울 출생인 그는 보성전문학교 졸업 후 하와이로 망명했다. 이후 독립운동에 헌신하며 3.1운동 보고서를 미국 정부에 제출하는 등 미국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상해 임시정부에서도 활동한 그는 뉴욕에서 한미무역회사를 설립했으며, 미 의회에 한인이민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했다.     해방 직후인 46년 스톡홀름 국제올림픽 위원회 회의를 한 달 앞두고 조선올림픽위원회의 가입 종목 승인을 받기 위해 직접 유럽으로 날아가 활동한 무용담은 한국 올림픽사에 회자하고 있다. 이어 63년에 KAA를 창설해, 한미 교류에 헌신했다. 이런 공로로 한국정부는 91년 그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했다. 93년 작고 후에는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외삼촌이다.     대리 수상자 김 이사장은 “한미 가교라는 든든한 역할을 하시면서, 조용히 티 나지 않는 버팀목처럼 수많은 후배에게 귀감이 된 분”이라고 이 전 회장을 회고했다.     부인 고 이매리(李梅利) 여사는 29년 하와이주립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적십자사 부총재와 공화당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 전회장에 앞서 83년 작고했다.   이 전 회장 부부에게는 외아들이 있었지만, 한국전에서 전사했다. 세 딸은 아그네스, 마리안, 릴리안 이라는 이름 이외에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KAA에 따르면, 셋 모두 미주 한인과 결혼해 미국에서 거주해온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80대 중 후반이다. 그 후손들도 여전히 미국에 거주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이사장은 “일제를 벗어나 조국 근대화와 서울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현장에서 헌신한 이 회장의 자손들에게 상패를 전달할 수 있다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 부부가 수상한 상패는 미주중앙일보에 보관 중이다.     최중경 KAA 회장(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한인사회의 소식을 속속들이 전하고 있는 미주중앙일보를 통해 이 전 회장의 자손들과 만날 날을 앞당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락처: 최중경 회장      ([email protected]),      본지:(310) 617-9795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상패 한미우호상 수상자 이원순 회장 회장 최중경

2025-01-06

이상대 건축가, 올해 ‘미국 건축상’ 수상

남가주 출신 한인 건축가가 최고 권위의 ‘미국 건축상’을 받는다.     시카고 건축 디자인 박물관은 17일 이상대(사진) 케네소 주립대학교 교수 겸 유나이티드랩 어소시에이츠 설립자를 2024 미국 건축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크리스찬 나키에비츠 레인 시카고 건축 디자인 박물관장은 “자연과 사회를 조화롭게 결합해 인간이 건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는 등 건축의 한계를 넘어서는 비전을 제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특히 유나이티드랩 어소시에이츠가 설계한 유타주 솔트레이크시의 ‘로프티드 앰비션(Lofted Ambitions)’ 프로젝트에 주목했다.     나키에비츠 레인 관장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도시의 스카이라인 속에서 정원, 광장, 호수와 같은 자연 친화적 경험을 제공했다”며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존중하고 인간의 삶이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대 건축가는 남가주 유명 건축학교인 SCI-Arc(Southern California Institute of Architecture)를 졸업했다. 이후 페이 콥 프리드 앤 파트너스, 겐슬러, 데이비스 브로드 본드 등 주요 건축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1994년에 제정된 ‘미국 건축상’은 시카고 건축 디자인 박물관과 유럽 건축예술디자인도시 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수여한다. 과거 노먼 포스터, 마이클 그레이브스, 트레이 트레한 등 세계적 건축가들도 수상한 건축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힌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미국 이상대 이상대 건축가 건축상 수상자 유럽 건축예술디자인도시

2024-12-18

AHL-AKAA 황란 펀드 수상자에 알재단, 현수정 박사 선정

비영리 미술인 지원단체인 알재단이 2024년 AHL-AKAA 황란 펀드 수상자에 현수정(사진) 박사를 선정했다.     수상자는 4000달러의 연구 기금을 바탕으로 한국계 디아스포라 예술가들의 유산을 보존하고 이들의 세계 미술사적 기여를 조명하는 알재단의 재미한인미술인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일하게 된다.   올해 기금 수상자로 선정된 현 박사는 프로그램 기획자이자 강연자로서, 한국·미국·유럽 등지에서 독립 큐레이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 뉴저지 몽클레어 주립대와 뉴욕시 공과대학, 맨해튼빌 칼리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한편 알재단은 2025년 봄학기 미술사 강좌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해당 강좌는 내년 1월 7일부터 5월 27일까지 총 20회에 걸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강의는 한국어로 진행되고, 매주 화요일(동부시간) 오전 10시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이어진다.     이번 학기 강의 제목은 ‘현대 및 동시대 미술 탐구: 재료, 형태, 개념’으로, 수강생들은 작가들이 어떻게 여러 경계를 허물고 혁신적으로 재료를 사용하는지를 배우게 된다.     강의 신청은 오는 31일까지며, 수업료는 400달러다. 신청 및 문의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하면 된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수상자 알재단 현수정 펀드 수상자 재미한인미술인 아카이브

2024-12-12

[문화산책] 문학상 이야기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계기로, 책이 부쩍 많이 팔리고, 문학상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상이란 아무튼 좋은 것이다. 받는 이에게는 영광스러운 격려가 되고, 독자들에게는 믿고 읽을 기회를 제공한다. 상금도 물론 고맙고, 사회 전체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도 보람찬 덤이다. 그래서 누구나 받고 싶어 한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속으로 상 싫어하는 사람 없을 것이다.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것도 그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상도 너무 흔하면 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지금 우리 세상에는 크고 작은 문학상이 참 많다. 종류도 다양하다. 너무 많은 거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국의 경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주요 문학상 숫자가 35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니까, 10년이면 문학상을 받은 작가가 무려 3500명에 이른다는 이야기다. 문학상 하나 못 받으면 작가 대접받기도 어렵다는 말도 될 것 같다.   남가주 한인 사회에도 열 개가 넘는 문학상이 있고, 한국의 문학상들도 해외작가상 부문을 따로 만들어 디아스포라 문인을 대접하는 예가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문인들의 약력을 보면, 무슨무슨 문학상을 받았다는 항목이 빠지지 않는데, 그것도 하나둘이 아니고 여러 개의 문학상으로 빛나는 작가들이 많다. 신기하기도 하고, 은근히 부럽기도 하다.   사소한 일이지만, 미주 지역의 문학상은 대부분이 문인 스스로 응모하는 형식이다. “상 받고 싶으니, 나에게 주시오”라는 식인 것이다. 평론 분야가 거의 황무지 수준이고, 발표된 작품을 모두 꼼꼼하게 챙겨 읽을 여유도 없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을 이해는 하지만, 이건 도무지 선비가 할 일이 아니다. (염치없이 문학상을 받은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아예 문학상 따위는 거들떠보지 않는 올곧은 문인도 적지 않다. 문학상이란 결국 문학이란 무엇인가? 작가란 누구인가? 라는 근본적 질문과 맞닿아 있다고 믿는 것이다.   예술상이 다 그렇겠지만, 문학상이란 올림픽 메달 같은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운동경기처럼 등수를 판가름할 객관적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예술에 등수를 매긴다는 생각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매우 다양한 기능과 성격을 가진 문학작품을 한두 가지 단세포적 기준과 규범으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편협하고 잔인한 행위다.   그러다 보니, 상을 둘러싼 말도 많아지게 마련이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문학상도 구설에 시달리곤 한다. 정치적 계산, 지역 안배, 성별에 대한 배려 등등….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작가를 선정하기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3분지 1은 ‘최선의 선정’이 아닌 ‘이상한 선정’이었다는 악담도 나온다.   인류 문학사를 빛낸 문호들 가운데도 노벨문학상과 연이 없는 작가가 많다.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 체호프, 고리키, 아일랜드의 윌리엄 예이츠, 제임스 조이스, 독일 문학의 거장 라이나 마리아 릴케,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 마크 트웨인, 존 업다이크 등등이다. 사르트르는 노벨상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그런가 하면, 전혀 뜻밖의 인물을 선정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2016년 가수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건(?)은 아직도 이런저런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무려나, 오랜 세월 노벨문학상을 구걸하듯 선망해온 한국 문단의 구차함을 통쾌하게 날려준 한강 작가에게 머리 숙여 감사한다.   노벨문학상을 받을 다음번 한국 작가는 누구일까?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문학상 이야기 노벨문학상 수상자 주요 문학상 문학상 하나

2024-11-14

하버드 법대 석지영 교수, ‘배리상’ 수상

석지영(사진) 하버드 법대 교수가 미국 과학·문학 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Sciences & Letters)가 수여하는 저명한 학술상인 ‘배리상’(Barry Prize)을 수상했다. 매년 인류의 지식과 아름다움 등을 위해 뛰어난 기여를 한 학자들에게 수상되는 상으로, 수상자는 매년 아카데미 회원들이 지명하고 이사회에서 임명한다. 배리상 수상자는 상금을 받게 되며, 아카데미 회원 자격도 갖게 된다.     28일 아카데미 측은 배리상 수상자 명단을 발표하고, “석 교수는 법과 법의 발전에 대한 심오한 지식, 그리고 개인 생활에서의 예리한 통찰력을 결합해 법이 우리 삶의 가장 친밀하고 민감하며, 사적인 차원에서도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학술적, 대중적 이해를 높이도록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석 교수의 학문은 예술적 표현, 언론의 자유, 문화적 정체성, 교육학, 심리 트라우마 등과 같은 분야에서 정의를 실천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탐구한다”며 “아카데미는 인류에 대한 석 박사의 뛰어난 공헌을 기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석 교수는 아시안 여성으로는 최초로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로 임명된 인물이다. 뉴요커 매거진에 정기 기고하고 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하버드 하버드 법대 수상자 명단 아카데미 회원들

2024-10-28

[기고] 잔인한 10월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있는 10월은 과학계도 들썩이는 계절이다. 극소수 수상자에겐 영광이, 다른 연구자에게는 분발의 계기가 된다.   아시아 국가 중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배출한 나라는 일본이다. 무려 25명이나 된다. 이어 중국이 3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은 아직 과학 분야에서 한 명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10월은 한국 과학계엔 잔인한 달인 셈이다. 그동안 한국의  문제점은 수없이 지적됐다. 그러나 매년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9월과 10월에 반짝하다 곧장 사라진다.   최근 알래스카에서 94세인 한 일본인 과학자의 강연이 있었다. 그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야외 관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상식을 벗어난 일에 전념하라는 진심 어린 충고를 남겼다. 이 과학자는 20대에 알래스카로 와 평생 오로라 연두에 몰두했다. 소위, 한 우물만 판 것이다. 그 결과는 최고의 업적이라는 성적표를 남겼고, 미국과 유럽에서 오로라 연구 관련 최고상을 받았다.   그는 내가 알래스카대학에 왔을 때 초대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젊은 연구자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다. 관련 분야의 과학자들을 소개해 줬으며, 어떤 연구든 참신성과 창의력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때 그의 나이가 이미 70세였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021년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마나베 슈크로 박사(93·프린스턴 대학 수석연구원)와의 만남도 큰 축복이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일본 과학기술청 프런티어 연구 시스템 지구 온난화 연구 책임자로 일한 마나베 박사는 호기심이 넘치는 아이처럼 연구 내용을 꼼꼼히 듣고 많은 조언을 해 주었다.     이들 일본 과학자를 만난 것은 큰 축복 중 하나였다. 두 석학에게서 배운 것은 학문을 대하는 태도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충고는 두 석학의 공통된 조언이었다. 실패 속에서 새로운 개념이나 정설을 세울 수 있다는 격려가 아직도 귓전에 남아 있다.     또 하나는 비판과 비평을 곱씹으라는 것이다. 좋은 말은 귀에 거슬리고,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말처럼 남의 비판을 새겨듣고, 앞으로 정진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한국과 공동연구를 한 지도 10년이 넘어간다. 연구비를 받는‘을’의 입장과 연구비를 주는 ‘갑’의 입장은 천지 차이다. 먼저, 한국 공무원들은 3년간의 보직 재임 기간에 성과를 내야만 승진에 유리하다. 그러다 보니 승진에 목을 매게 된다. 그러다 보니 연구자에게 매년 뚜렷한 연구 실적을 요구한다. 그런데 이게 과학자 입장에서는 어불성설이다. 연구 결과는 예측하는 대로 나오는 법이 절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과학 선진국과의 차이다.   기초과학 분야는 그 성과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노벨상 수상자는 20대에서 40대 초반의 연구 성과가 30~40년 후에 개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한 기초 과학 분야는 없다. 특히,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분야에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것은 2021년이 최초였으니 말이다.   국가의 지원이 생산력이 높은 분야에 집중되는 것은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일이다. 그렇지만, 생산력이 높은 분야의 근본도 기초학문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숲을 보려면 숲속이 아니라 숲을 벗어나야 제대로의 숲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초과학 분야에 임하는 과학자의 마음 자세다. 우선, 대학에서 이들을 위한 최상의 교육이 필요하다. 1000명의 인재 중에서 한 명이라도 특출한 인재를 만들면 그 인재로 인한 파급효과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변함없는 국가적 투자를 부탁하고자 한다. 정권에 따라 변하는 교육은 미래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왜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는가를 명심해야 한다.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과학자는 현재와 미래를 위한 연구에 전심을 다 해야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기초 과학자들에게는 매년 10월이 잔인한 달이 될 수밖에 없다. 이들만의 잘못이 아니라 이들의 연구를 지켜주지 못한 환경과 시스템 잘못도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도 기초학문이자 종합학문이다. 특히, 극지 연구는 산학연의 집합체가 응집된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잔인 과학자 입장 노벨상 수상자 이들 과학자

2024-10-27

올해 'KAFA 미술상' 최희현 수상

‘2024 KAFA 미술상’에 영화와 비디오 아티스트 최희현(사진) 작가가 선정됐다.     최 작가는 한국과 미국을 기반으로 실험 영화를 만드는 영상 작가다. 그는 “무빙 이미지 작업은 영화의 형식적, 철학적, 문화적 특성을 가시화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해보는 과정”이라며 “자신을 카메라 앞뒤의 퍼포머로 위치시킴으로써 아시아 여성 영화 제작자로서의 정치적, 역사적 위치와 역할을 성찰한다”고 밝혔다.     최 작가는 서강대학교와 캘아츠(CalArts)를 졸업했다. 그의 영상 작품이 에딘버러국제영화제, 25FPS영화제, 이미지스영화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등에서 상영됐고, 앤아버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카파미술재단(Korean Arts Foundation of America·KAFA·회장 글로리아 리)에 따르면 올해 심사는 버지니아 문(LACMA 한국미술 큐레이터), 자밀라 제임스(시카고 현대미술관 시니어 큐레이터), 파블로 호세 라미레즈(해머 뮤지엄 큐레이터)가 맡았다.     심사위원단은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보이지 않는 사회적 비판을 세련되게 다루어 한국 여성 영화감독으로서 의미를 드러내는 방식”이라며 “한국 여성 영화감독들의 역사에 확실한 흔적을 남길 것”이라고 평했다.     카파미술재단과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오늘(21일) 오전 11시 LA한국문화원 2층에서 ‘2024년도 KAFA미술상’ 시상식과 작가 소개 행사를 개최한다.     KAFA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1989년 미술애호가들과 컬렉터들이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1992년부터 4년 동안 매년 1명씩 수상자를 선정했다. 1996년 이후에는 2년에 한 번 카파상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까지 19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수상자는 2만 달러 상금과 더불어 LA한국문화원에서의 전시 기회가 주어진다.   카파미술상의 역대 수상자들은 서도호(1998), 이미래(2022), 곽영준(2020), 로버트 리(2018), 제니퍼 문(2016), 올가 나(2014), 진 신(2012), 이가경(2010), 이재이(2008), 임원주(2006), 제나 김(2004), 마리아 박(2002), 박정미(2000), 민연희(1996), 앨리스 박 스퍼(1995), 바이런 김(1994), 조숙진(1993) 남윤동(1992) 등이다.     ▶주소: 5505 Wilshire Blvd. LA   ▶문의: (323)936-3014 이은영 기자미술상 수상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한국미술 큐레이터 1명씩 수상자

2024-10-20

한강, 한국 첫 노벨문학상…아시아 여성으로도 최초 수상

소설가 한강(사진)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수상한 지 8년 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수상자로 한강의 이름을 호명하며 “역사적 트라우마와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하면서도 시적인 소설”을 쓴 작가라고 소개했다.     아시아 여성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24년 만이다. 〈관계기사 3면〉   한강은 유려한 문장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일찍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그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은 작가다.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하던 중 1993년 ‘문학과사회’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뎠고,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출간했다.   2005년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2007년 발표한 '채식주의자'다.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멀리하는 주인공을 통해 욕망과 폭력의 본질을 탐구한 작품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6년 이 책을 영어로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와 함께 맨부커 국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14년 발표한 '소년이 온다'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역사의 한 가운데 선 개인의 고통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한강은 한 인터뷰에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며 “광주에서 학살된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은 내가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 비밀스러운 계기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부커상에 이은 또 한 번의 ‘한국인 최초’ 타이틀이었다.     맨부커상 수상 이후 한강은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꼽혀 왔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의 여성 작가가 수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중국의 찬쉐 등과 함께 주요 후보로 거론됐다.   매츠 말름 노벨상 종신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작가의 “역사의 상처와 직면하고 인간 삶의 부서지기 쉬움을 노정한 강렬한 시적 산문”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말름 위원장은 또 1시간 전 수상자 통보 전화에서 한강은 “다른 날처럼 보낸 뒤 막 아들과 저녁을 마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강은 이날 수상자 발표 후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여러 작가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한강은 앞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Thanks!?Thanks! Thanks!(감사 감사 감사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노벨문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17차례 수여됐으며, 상을 받은 사람은 121명이다. 한강은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이영희 기자김대중 노벨문학상 노벨문학상 수상 이상문학상 수상작 국제상 수상자

2024-10-10

“고원 선생의 문학적 지평 확산”…13회 고원문학상 수상작 선정

고원기념사업회(회장 정찬열)가 주최하는 제13회 고원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수상작으로 시 부문 이월란 시집 ‘바늘을 잃어버렸다’(시산맥), 수필 부문에서는 공순해 수필집 ‘울어다오’(에세이문학출판부)가 선정됐다.     심사를 맡은 임헌영 문학평론가는 “초기에는 시 부문에서만 수상자를 냈지만 5권의 고원문학전집 중 절반이 넘는 3권이 산문집일 정도로 고원 선생은 산문문학에서도 탁월한 선구성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시와 수필 두 부문에서 선정해 고원 선생의 문학적 지평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월란 시인과 공순해 수필가는 1980년대 후반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80년대 후반기에 삶의 터전을 미주대륙으로 옮겼지만, 그 이전 시대처럼 모국을 향한 애틋한 향수나 궁핍했던 성장시대의 추억담을 금과옥조로 삼지 않는다.     두 수상자의 작품은 60여 년 전에 미주에 첫발을 디뎠던 고원 선생의 창작방법론을 그대로 실현하고 있다. 또 작품 기법에서 감각적인 표현과 삶의 현장성에 대한 밀착도를 높여 독자들에게 한결 친밀하게 다가섰다.     수상 소감에서 이월란 시인은 “척박한 땅에서 이민 문학을 시작하신 고원 선생의 뜻을 기려 문학 사업을 이어가 글을 쓰고 발표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더 좋은 글을 써서 이민 문학과 미주 문학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공순해 수필가는 “뉴욕문학동인회에서 고원 선생이 발간한 해외문학울림을 만났다”며 “고원문학상이 제정되고 13년이 흐른 지금 문학상을 받게 되어 감동의 울림이 더욱 깊다”고 밝혔다.     고원문학상은 고원 시인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고 이를 후세에 계승하고 발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의:(714)530-3111 이은영 기자고원문학상 수상작 고원문학상 수상작 고원문학상 수상자 고원 선생

2024-10-06

이미경 CJ 부회장, '세계시민상'

CJ그룹 이미경(사진) 부회장이 미국 유력 싱크탱크가 국제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한 인사에게 주는 상을 받게 됐다.   애틀랜틱카운슬은 3일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선구자"인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을 제13회 세계시민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은 이 부회장이 수십년간 CJ그룹에서 문화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보여준 리더십,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 제작을 포함해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미친 영향력, 세계 무대에서 예술적인 스토리텔링을 장려하고자 하는 헌신 등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국제협력.분쟁 해결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인 애틀랜틱카운슬이 수여하는 세계시민상은 2010년 이래 세계 시민의식 구현과 민주주의 발전 등에 기여한 인사에게 수여해왔다.   올해에는 이 부회장과 함께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유엔총회 기간인 오는 23일 뉴욕시에서 열린다. 시상식에서는 수상자와 개인적, 직업적 친분이 있는 인사가 수상자를 소개하는데 이 부회장은 샤리 레드스톤 파라마운트 글로벌 회장이 소개할 예정이다.   역대 수상자 중 아시아 여성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한국인으로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에 최초로 받았다.   작년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홍콩 투자기업 퍼스트 이스턴 인베스트먼트그룹의 빅터 추 회장 등이 수상했다.세계시민상 이미경 세계시민상 수상자 cj그룹 이미경 역대 수상자

2024-09-04

시니어 미술공모전 수상자 발표…리앤리갤러리 올해 3회 개최

리앤리갤러리(대표 아그네스 리)가 주최한 제3회 시니어 미술공모전 수상자가 발표됐다.     55세 이상 시니어 대상 ‘자연’을 주제로 열린 이번 공모전은 수채화, 유화, 아크릴화, 믹스드 미디어 등 다양 작품이 접수됐다.     이 관장은 “올해도 공모전에 대한 열정은 나이와 상관없이 뜨거웠다”며 “창의력 있고 신선한 작품이 많았다”고 말했다.     올해 심사는 이경수, 김성일, 조현숙 작가가 맡았다.     심사위원단은 “해를 거듭할수록 응모 작품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훌륭한 작품이 몰리면서 기존 5개 매스터상에 아이디어·캐릭터상 등을 추가해 13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조지아 오키프상 샤론 정, 헨리 마티스상 양영은, 파블로 피카소상 서경자, 빈센트 반 고흐상 김시원, 바실리 칸디스키상 유진숙, 캐릭터상 함병일·김금·유미선·황춘자, 컴포지션상 장대수·고대숙, 아이디어상 김승완, 테크니컬상 최소림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31일 오후 2시 리앤리갤러리에서 열린다. 수상작과 출품작은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리앤리갤러리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주소: 3130 Wilshire Blvd. #502, LA   ▶문의: (213)365-8285  미술공모전 시니어 시니어 미술공모전 수상자 추가 이상 시니어

2024-08-25

발달장애인 미술대회 드림아트 콘테스트 12명 입상

한미특수교육센터(이하 센터, 소장 로사 장)가 지난 두 달 동안 개최한 발달장애인 미술대회 ‘제5회 드림아트 콘테스트’ 입상자 12명을 선정, 발표했다.   발달장애인의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기 위한 이 대회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란 주제로 열렸으며 오픈뱅크, 재외동포청, OC한인상공회의소, 남가주한국기업협회 후원으로 진행됐다.   센터에 따르면 올해는 전국에서 타인종을 포함한 총 105명이 응모해 작년 응모자 수의 두 배를 기록했다. 센터 측은 이들 우수상 12명과 가작 12명을 선정했다.   우수상을 받는 이 가운데 후원 단체 선정 특별상 수상자는 앤드루 김(재외동포청상·사진), 태미 문(오픈뱅크상), 데이비드 이(OC한인상공회의소상)씨 등이다. 태미 문씨는 센터와 상호협력 협약을 맺은 한국 자폐인사랑협회의 특별상도 받는다. 이들 외 사라 킬리시, 이시연, 크리스티 이, 베일리 정, 윌리엄 로, 안드레 비야누에바, 박미조씨와 브랜던 이, 라이언 오군도 우수상을 받는다. 심사는 4명의 미술 전문가, 3명의 발달장애 커뮤니티 대표가 맡았다.   센터는 오는 24일(토) 오전 10시 부에나파크의 더 소스 몰 1층 야외 광장에서 시상식을 연다. 시상식 후엔 우수상, 가작에 선정된 작품 24점과 지난 대회 수상 작가 레이먼드 김, 피터 안, 조슈아 권씨의 작품이 일일 전시된다.   올해 대회 수상작들은 내달 부에나파크 시청에서 한 달 동안 전시될 예정이다. 10월엔 LA시청 전시 일정이 계획돼 있다. 센터 측은 올해부터 카밀월드 웹사이트(3d.camilleworld.com)를 통해 수상작들의 메타버스 전시회를 선보여 연중 언제든 감상할 수 있게 됐다며, 시상식 당일 VR 전시 체험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로사 장 센터 소장은 “이번 행사는 누구나 참가하는 커뮤니티 페어 형태로 마련하니 많은 이가 참석해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센터 측은 다양한 이벤트와 선물, 어린이를 위한 아트, 크래프트 액티비티, 페이스 페인팅,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코리안커뮤니티서비스센터(총디렉터 엘렌 안)의 지원으로 메디캘과 캘프레시 문의와 신청도 도와준다.   지난 4년 간 드림아트 대회에서 수상한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으로 만든 상품을 기증해 센터를 후원하는 이벤트도 열릴 예정이다.   문의는 전화(562-926-2040)로 하면 된다.발달장애인 드림아트 발달장애인 미술대회 드림아트 콘테스트 우수상 수상자

2024-08-19

성민희 수필가 '미주문학상' 수상

미주한국문인협회(이하 미주문협·회장 오연희)가 제30회 미주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수상자는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는 성민희(사진) 수필가, 당선작은 ‘그날을 위한 선택’ 외 4편이다. 미주문협은 “1987년 ‘미주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이후 첫 수필 작품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올해 심사를 맡은 손홍규 소설가는 “수필은 시, 소설과 같은 장르와 비교하면 얌전하고 순진한 글쓰기라는 인상을 준다”며 “성작가의 작품은 그 안에 깃든 깊고 진실한 마음을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수필의 미덕을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성작가는 ‘수필시대 (2006)’와 ‘현대수필’(2012)에서 수필로, ‘한국소설’(2023)에서 소설, ‘수필미학’(2024)에서 수필평론으로 등단했다.     제11회 ‘한국산문문학상’(2018)을 수상했으며, 수필집으로 ‘사람이 고향이다’, ‘아직도 뒤척이는 사랑’ 등 이외 다수 작품이 있다. 재미수필문학가협회회장과 이사장, 경희사이버대학 문예창작과 미주지역 총동문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디카시인협회 오렌지카운티 지부장, 가든수필문학회 지도 강사로 활동 중이다.     시상식은 미주문협 여름문학캠프(24~25일)가 열리는 팜스프링스 미라클 호텔에서 개최된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달러 및 상패가 수여된다.     이날 행사에서 계간 미주문학 봄, 여름, 가을호 신인상 시상식도 열린다. 수상자는 봄호 박태리(소설)·박석영(수필), 여름호 한기승(시조)·조인숙(시), 가을호 신상만(수필)·최경하(수필)이다.     올해 여름문학축제 초빙 강사는 안도현 교수와 손홍규 소설가이다.     오연희 미주문협 회장은 “LA뿐 아니라 미전역 한인 활동 작가들이 대거 참석하는 풍성한 문학 한마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은영 기자미주문학상 수상자 수필가 당선작 성민희 수필가

2024-08-11

황미광 시인, 디카시 계관 시인상 수상

디카시 탄생 20주년을 기념하는 ‘2024 제1회 디카시 계관 시인상 시상식’이 16일 디카시 발원지인 경남 고성박물관에서 성대히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황미광 시인이 계관 시인상 해외 수상자로 선정돼 영예의 상을 받았다.   주최 측은 “디카시 계관 시인상은 디카시가 K-리터러처(한류문화) 글로벌 콘텐트로 역할을 하는데 현저한 역할을 한 국내외 각 1명씩을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했다”며 “심사 결과 ‘너의 잎새가 되고 싶다’를 출간한 뉴욕의 황미광 시인에게 계관 시인상 해외 수상자의 영예가 돌아갔다”고 전했다.   한국 국내 수상자는 시집 ‘고단한 잠’을 펴낸 김남호 시인이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해외와 한국 수상자와 함께 김종회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 이상옥 한국디카시연구소 소장 등 한국 및 해외 문학계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행사는 디카시 시상식과 함께 한국디카시인협회 이기영 사무총장의 진행으로 김종회 회장의 기조발표에 이어 ‘디카시 20년 회고와 전망’이란 주제의 학술 심포지엄으로 진행됐다. 박종원 기자디카시 계관 시인상 제1회 디카시 계관 시인상 2024 제1회 디카시 계관 시인상 시상식 디카시 황미광 시인 계관 시인상 해외 수상자 너의 잎새가 되고 싶다 김남호 시인 고단한 잠 김종회 회장 이상옥 소장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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