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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축제재단의 어이 없는 ‘세대교체’ 명분

한인 단체의 내부 다툼은 심심찮게 있었고 더러 심각한 상황까지 가기도 했다.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해 법정까지 가는 일도 있었다.  그럴 때면 ‘단체 무용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인 사회에 도움은커녕 먹칠만 하는 단체가 왜 필요하냐는 주장이었다. 동료 기자들 사이에서도 종종 논쟁거리가 됐던 소재였다. 하지만 필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그래도 단체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인 사회의 권리와 이익을 주장할 창구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내홍도 성장통이라고, 서로 잘 해보려다 생긴 일로 여겼다.     한인 사회에는 여러 형태의 단체가 있다. 대표적인 한인회,상공회의소 외에도 업종별 또는 특별한 목적의 단체, 다양한 비영리 단체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대부분이 회장과 이사회 중심으로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갈등 양상도 회장과 이사회의 대립, 아니면 이사회 내분의 형태로 나타난다.     사실 내홍의 원인 가운데는 이해되지 않는 것도 있다.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큰 사태로 번지는 경우다. 여기에는 갈등의 원인보다 당사자들의 자존심이 개입되는 경우가 많다. 한 단체장이 토로했던 말에서도 그 이유 한 가지를 찾을 수 있다.  “이사 대부분이 개인적으로는 회장님,사장님 소리 듣는 분들이죠. 지시에 따르기보다 지시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자존감도 강한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이 모인 이사회를 끌고 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요즘 한인 단체들의 활동력은 과거만 못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더 가속화 한 느낌이다. 물론 갈수록 성장하는 단체도 있지만 이름만 남거나 회장단만으로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단체들이 더 많다.  한인 사회 변화의 한 단면이겠지만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그나마 나름 활발한 모습을 보였던 LA한인축제재단에서 얼마 전 또 사달이 났다. 이 단체에선 과거에도 이사 제명 사태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전체 7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3명을 한꺼번에 제명했다.  절차도 남사스러울 정도다. 이사회에서 이사장이 제안하고 거수로 결정해버렸다. 50년 전통의 LA한인축제 주최 단체라는 자랑이 무색할 정도다. 직접적 발단은 이사장에 대한 고발조치였다. 3명의 이사는 이사장이 재정 관리와 의사 결정을 독단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를 문제 삼았다. 이에 이사장은 ‘제명’이라는 강수로 응수한 것이다.       이번 사태가 주목되는 것은 한인 단체의 오랜 문제점과 함께 미래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우선 운영의 불투명성이다. 문제를 제기한 이사들은 재정 및 회계보고가 정관에 따라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는 한인 단체 분란의 단골 메뉴 중 하나다. 정관은 단체 운영의 헌법과도 같은 것이다. 더구나 금전과 관계된 사안이라면 이유 불문하고 정관에 명시된 규정을 따르는 것이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독단적 운영 방식에 대한 지적도 마찬가지다. 정관에 따라 결정하면 될 일을 개인적 욕심이나 권위, 편의성 등을 앞세우다 보니 생기는 문제점이다.       그런데 더 이해가 어려운 것은 ‘세대교체’ 주장이다. 재단 측은 이사 3명을 제명하면서 ‘세대교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사회의 빈자리를 차세대 인물들로 채우겠다며 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세대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 단체 성장에 나름 기여했던 1세 이사들을 의견이 다르다고 강제로 물러나게 하고 차세대를 영입하겠다는 것은 온당한 방식이 아니다. 아무리 미워도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아량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명예롭게 물러날 기회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정치판도 아닌 ‘보람 있는 일 하겠다’고 모인 한인 단체에서 벌어진 일이라 참 씁쓸하다.       1세대의 경험과 노하우는 차세대들이 갖지 못한 것이다. 커뮤니티의 소중한 자산이 자연스럽게 차세대들에 전수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단체장의 역할이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축제재단 세대교체 이사회 내분 한인 단체 비영리 단체들

2024-01-11

[중앙칼럼] 필수 조건 된 한인단체 세대교체

“한인단체장 선거에 관심이 없어진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다.”   최근 재미 대한 오렌지카운티체육회 차기 회장 선거 과정에서 입후보자가 나서지 않자 정철승 선거관리위원장이 한 말이다. 정 위원장은 “체육회장 후보에 등록하는 이가 없어 한 차례  등록 기간을 연장했는데도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시대가 많이 바뀐 것 같다”라며 씁쓸해했다. 체육회 임원들은 결국 최재석 현 회장 연임 안 가결로 돌파구를 찾았다.   OC체육회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자 문득 20년쯤 전 박진방 오렌지카운티 한인회 초대 회장이 취재 과정에서 기자에게 한 말이 떠올랐다. 당시 박 회장은 “미국의 소수계 이민 1세가 세운 커뮤니티 단체는 30년이 지나면 거의 없어지더라. 한인단체들도 시간이 흐르면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박 회장은 중국계와 일본계 커뮤니티의 예를 들었다. 중국계는 이민 역사가 매우 오래됐지만, 중국 본토 출신 이민자들이 설립한 단체 중 남아있는 곳은 거의 없고, 현재 볼 수 있는 중국계 단체는 대만계 이민자들이 비교적 최근 설립한 단체들뿐이라는 것이다.   박 회장은 또 일본계 1세가 설립한 단체는 이미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민 1세들이 2세, 3세에게 영어만 가르친 사례가 많아 후세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미국 사회에 동화된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한인단체의 미래에 관해 “일본계 단체보다는 오래 남겠지만, 이민 역사가 50년을 넘길 때면 고비를 맞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OC한인사회의 태동 시점이 1970년대 중반이니, 2~3년 뒤부터는 설립 50년을 맞는 단체들이 등장하게 된다.   당시 박 회장은 3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첫째, 신규 이민자의 대규모 유입 기회가 없기 때문에 단체의 필요성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둘째, 한인 1세는 타인종과 잘 섞이지 않고 뭉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일본계보다는 단체의 수명이 길 것으로 내다봤다.  셋째, 한인 1세와 2세, 3세가 각기 단체에 기대하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민 1세를 위해 설립된 단체의 효용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많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또 1세와 후세의 언어, 문화적 장벽 때문에 세대교체가 어려워 1세의 고령화와 함께 단체의 명맥도 끊어지기 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흐른 현재, 박 회장의 전망은 많은 부분에서 현실이 됐다. 한인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주로 2세, 3세의 출생에 따른 것이며 신규 이민자 유입은 예전처럼 활발하지 않다. 게다가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한인단체가 과거에 비해 활력을 잃고 있다. 과거 한인단체를 이끌던 주력이 40~50대였다면 지금은 60~70대다.   세대 교체는 여전히 많은 단체의 숙제다. 1세에만 의존하는 단체는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반면, 1세와 1.5~2세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타인종의 참여까지 끌어낸 일부 단체는 규모가 커지고 재정적으로도 튼튼해지고 있다. 코리안커뮤니티서비스, 푸른 초장의 집, 한미가정상담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세대교체엔 2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1세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더 젊은 1세가 단체를 이끄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1세 단체에 1.5세, 2세, 3세가 참여하고 결국 그들이 단체를 이끌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OC지역 한인단체에선 첫 번째 방식의 세대교체가 주를 이뤘다. 앞으로는 두 가지 세대교체 방안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   각 단체마다 설립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단체가 2세 영입에 몰두할 필요는 없다. 단, 단체의 역사가 앞으로도 지속하길 바란다면 세대교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한인단체들은 OC한인사회의 자산이기도 하다. 단체들이 세대교체를 통해 과거의 활력과 역동성을 되찾길 바란다. 임상환 / OC취재담당·국장중앙칼럼 한인단체 세대교체 한인단체장 선거 커뮤니티 단체 체육회장 후보

2023-12-10

타운 식당들은 세대교체 중…"전통 고수" vs "새로운 시도"

LA한인타운 식당들이 세대교체의 갈림길에 섰다.   외식 전문지 ‘이터 LA’는 최근 여러 한인타운 식당들이 자녀 세대로 대물림하는 현상을 전하면서 현시점을 미래 한인 식당가의 존폐를 가를 중요한 과도기로 평가했다.     한식당 ‘소반’은 2세 데보라 박씨가 어머니 제니퍼 박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딸 박씨는 커버 시티의 유명 식당인 ‘파스타 시스터즈’에서 부총지배인을 맡는 등 다른 레스토랑에서 수년간 일하다가 6년 전 어머니를 돕기 위해 소반으로 왔다.     박씨는 어머니가 지난 10년간 쌓아온 소반의 명성을 이어가고자 하지만 전통을 고수하는 것과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사이에서 어쩔 수 없는 갈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나로 인해 식당이 가진 원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되기도 한다”며 “일주일에 몇번 씩 장터에 가거나 특별메뉴를 추가하고 싶지만, 어머니를 설득해야 한다. 거의 100% 식당을 내가 운영하고 있지만, 최종 결정권은 어머니에게 있다”고 말했다.     한식당 ‘고바우’ 역시 부모님에게 이어받은 딸 제니스 백씨가 2대째 운영 중이다.     패션을 전공한 백씨는 남편 크리스 김씨와 결혼하면서 식당의 운영권을 넘겨받았지만, 여전히 중요한 결정에는 부모가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씨는 “부모님이 일궈오신 식당을 인수하지 않는 것은 낭비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한 오래 운영하고 싶다”면서도 “현재 41년 만에 폐업한 ‘동일장’과 같이 타운의 오랜 식당들이 이제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같이 최근 한식당들의 모습은 2세대 한식당 업주들이 흔히 겪는 갈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오르는 물가와 식당간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면서도 전통 한식당의 본질을 보존하기 위한 몸부림은 2세 업주들이 겪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1세대들의 은퇴가 가까워지면서, 저렴한 가격과 후한 인심에 익숙한 나이 든 한인 손님들과 변화하기 쉬운 젊은 손님까지, 양측의 입맛을 맞춰야 하는 부담감이 2세대 자녀 업주들에게 달려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한인타운에서 화려한 클럽과 트렌디한 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적인 찌개, 전골, 국밥이 설 곳을 잃는다면 이는 곧 한인타운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국 한인타운 자영업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코리아타운 드리밍(Koreatown Dreaming)’의 사진작가 임마누엘 한씨는 “한국에서 한 가게가 문을 닫으면 같은 공간에서 다음날이나 다음달에 또 다른 가게가 금방 문을 연다. 한인타운 식당들도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한씨는 “언론 보도로 한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한식당에는 지속력이 있다”며 “(세대교체는) 한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식당들에게 진화의 기회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시도들이 그렇게 한국적이지는 않겠지만, 한식당들이 근본적으로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세대교체 타운 la한인타운 식당들 전통 한식당 한식당 업주들

2023-10-31

뉴욕일원 한인사회는 세대교체 중

1903년 1월 13일 100여 명의 한인들이 하와이 땅에 처음 발을 내딛으며 시작된 미주한인 이민 역사가 올해로 120년을 맞았다.   1960년 뉴욕한인회의 창립을 기점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한 뉴욕 한인사회는 70년대 중반 이민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청과, 수산, 세탁, 델리, 식당 등 다양한 비즈니스에 도전한 이민 1세대들의 노력 끝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시작했다.   정착 과정에서 한인 이민사회를 믿음으로 뭉치게 했던 종교 단체, 비즈니스 권익을 옹호하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조직된 직능단체, 한인사회를 대표하기 위해 기능하고 있는 한인회 등 이민 1세대가 대표하던 뉴욕 일원 한인사회는 이민 역사가 길어지면서 2000년대 이후 세대교체를 겪고 있다.   특히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존 한인 단체들 내에서도 1.5세 또는 2세로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새로운 한인 2세들이 주도하는 한인단체들도 많이 설립되는 등 변화를 맞이하고 있고 정계, 정부기관에서도 요직에 자리 잡기 시작한 차세대 한인들이 많아지면서 오랜 과제로 여겨졌던 정치력 신장도 이뤄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뉴욕시 스몰비즈니스서비스국 국장에 임명돼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케빈 김, 뉴욕시 최초의 한인 시의원으로 뽑힌 린다 이·줄리 원 의원, 올해부터 뉴욕주 최초의 한인 여성 주하원의원으로 활동하게 되는 그레이스 이, 6선에 성공해 올해로 10년 차 베테랑 정치인이 된 론 김 뉴욕주하원의원, 뉴저지주 최초의 한인 여성 주하원의원으로 작년부터 활동 중인 엘렌 박 의원,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연방하원 3선 고지에 오른 앤디 김 연방하원의원 등 뉴욕·뉴저지 일원 주요 선출직에 한인 1.5·2세들이 진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2019년부터 현재까지 뉴욕한인회를 이끌고 있는 한인 1.5세 찰스 윤 회장도 한인회장 취임 후 한인 커뮤니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2세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면서 세대교체에 일조하고 있다.   윤 회장은 그동안 한인사회를 키워 온 1세대 한인들을 포함하면서도, 한인커뮤니티를 주류사회와 연결해 좀 더 키워나갈 수 있는 2세대 한인들의 역할이 매우 절실하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갑작스러운 '세대교체'라는 표현보다는,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단합하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한인 문화가 글로벌해지면서 한국 드라마나 음식, 문화를 접하고 한국어를 배우려 노력하는 대학생 나이 3세대들에게서 희망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호 스태튼아일랜드한인회장(뉴욕한인네일협회 회장)은 한인사회 세대교체가 절실한데, 그간 1세대와 2·3세대간 사이가 너무 많이 벌어져 있었던 터라 부드럽게 가교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1세대 한인들은 세대교체를 원하면서도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고, 2세대 한인들은 주류사회로 진입은 가능하지만 1세대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회장은 "이제는 각 한인 단체에서도 주류사회에서 목소리를 전할 수 있으면서도, 한인사회를 잘 이해하는 이들이 봉사하길 절실히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인들의 세대교체는 통계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연방 센서스국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뉴욕주에 거주하는 한인 2세 인구는 3만5324명으로, 전체 뉴욕주 한인인구(11만6359명)의 30.4%를 차지했다. 10년 전이었던 2011년 조사 당시 뉴욕주 한인 2세 인구가 3만4526명으로, 전체 인구(13만8706명)의 24.9%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인 2세 비율이 5%포인트 이상 늘어난 셈이다. 뉴저지주 한인 2세 인구는 2만8645명으로, 전체 뉴저지주 한인 인구(9만8647명)의 29.0%를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 뉴저지주 한인 2세 인구가 총 9만5613명 중 2만4924명으로 26.1%를 차지하던 것보다 역시 늘어났다.   해외에서 태어나 일부 기간을 지내다가 미성년자일 때 미국으로 부모와 함께 이민 온 한인 1.5세까지 합칠 경우, 젊은 한인들의 비율은 훨씬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센서스국에 따르면 해외 출생 한인의 60.7%가 2000년 이전에 미국으로 이민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인 1.5세, 2세가 전체 한인 커뮤니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영어구사 능력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 한인이지만 영어만 사용하는 한인들의 비율은 28.2%로 집계됐다. 10년 전(21.1%) 대비 영어사용 비율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세대교체가 되면서 언어능력 수준도 자연스레 높아졌기 때문에, 주류사회로 진입하기도 더욱 쉬워졌다. 한인 2세 정치인 등이 갈수록 많이 배출될 수 있게 된 비결로 분석된다.   >>신년기획 8·12·13면 심종민·김은별 기자 shim.jongmin@koreadailyny.com세대교체 뉴욕일원 뉴욕 한인사회 직능단체 한인사회 뉴욕주하원의원 뉴저지주

2023-01-01

[뉴스 포커스] ‘한인사회 미래’ 1세들만의 고민인가

그들의 만남은 그야말로 팔팔하던 시절 시작됐다. 모임 참석자들의 연령층은 40~50대.  비즈니스맨, 금융인, 예술가, 전문직 등 각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던 사람들이었다. 직업도 다르고 학연이나 지연으로 엮인 사이도 아니었지만 모임은 30년 가까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좋은 전시회나 음악회가 있으면  함께 즐기고 한국의 석학이나 유명 작가를 초청해 강연회도 열었다.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 ‘우리’라는 동질감이 그들을 끈끈하게 묶어준 공통분모였다.     얼마 전 그들이 모처럼 다시 뭉쳤다.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서로 안부만 묻고 지내다 3년 만에 처음 모임을 가진 것. 그렇게 만난 10여 명은 LA다운타운에 있는 브로드웨이 모던 뮤지엄에서 열린 전시회를 관람하고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단절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반가움도 컸다. 금세 3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이 메워졌다. 그동안 많은 변화도 있었다. 한국으로 역이주한 회원이 있었고, 안타깝게도 유명을 달리 한 분도 있었다. 얼굴엔 어쩔 수 없는 세월의 계급장이 늘었고, 이젠 장시간 운전이 버겁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과 마음만은 팔팔하던 30년 전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풀어놓은 이야기보따리에는 한인사회가 담겨 있었다. 1세들이 헤쳐 온 고난의 길이었다.   한인사회가 세대교체기에 들어선 듯하다. 요즘 한인 업체나 단체들을 보면 속속 새로운 얼굴들이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팬데믹을 겪으며 그 속도는 더 빨라지는 것 같다.     세대 교체는 거부할 수 없는 순리다. 한인사회 역시 1세들의 은퇴가 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한인사회의 세대교체는 단순히 인물 변화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얼마 전 사임을 발표한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의장의 말처럼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 된 듯 싶다. 이제 한인사회도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의미다.    2세들은 1세보다 미국을 훨씬 더 잘 안다. 언어, 문화의 장벽도 못 느낀디. 그들에게 1세들이 겪었던 한계들은 별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이런 그들이 한인사회의 주역이 되면 더 잘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지만 한구석엔 뭔가 찜찜함이 생긴다. 과연 그들이 1세 만큼 ‘한인사회’의 중요성을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한인 1세’ 그들은 누구인가? 보통 청소년기나 청장년기에 미국으로 이주했으면 1세라고 칭한다. 한글과 한국말이 더 편하고 한국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만 생활 터전은 미국인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1세대 하면 떠오르는 몇몇 단어들이 있다. 맨주먹, 땀과 눈물, 끈기, 도전, 재기…. 일부 예외도 있지만 초창기 한인들은 맨손으로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온 가족이 달랑 1000~2000달러를 들고 낯설고 물설고 말도 통하는 않는 곳에서 제2의 삶을 개척한 것이다.     그들은 온갖 어려움과 차별을 이겨내고 오늘의 한인사회를 이끌었다. 한국이 압축·고속성장으로 단기간에 빈국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듯이 1세들은 짧은 이민역사에도 불구 한인사회를 손꼽히는 이민자 커뮤니티로 만들었다. 성공에 대한 개인적 욕망이 우선이었겠지만 ‘한인사회’라는 울타리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컸다. 때로는 지나친 개인 욕심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토대를 닦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세대교체기라고는 하지만 아직 한인사회를 움직이는 주역은 1세들이다. 각종 주요 이슈들도 이들의 참여가 있어야 진척을 보인다. 그렇다면 미래의 한인사회를 위해 무엇을 남겨줘야 하고, 무엇을 물려받아야 할까. 1세들의 고민은 보이는데 2세들의 노력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과연 2세들은 그다음 세대에 ‘한인사회’라는 울타리를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을까?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한인사회 미래 한인사회 미래 한인사회도 세대교체 불구 한인사회

2022-12-15

[워싱턴 읽기] 희망은 ‘세대교체’

민주당은 중간선거전에서 청년 유권자들의 덕을 톡톡히 봤다. 청년들은 자신의 권리와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성별, 인종, 계층을 뛰어넘어 투표를 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18세 이상 35세 미만의 투표율은 지난 30여년 중간선거 중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MZ(Z세대에 밀레니엄세대를 포함)세대 덕분에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을 유지했다. Z세대와 밀레니엄 세대가 민주주의를 수호하라는 역사적 소명에 응한 것이다.  그들은 거짓과 분열의 정치에 주목했고 여성혐오와 인종주의를 거부했다. 젊은 세대가 민주당을 선택한 것이 아니고 공화당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공화당 기반인 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가장 어린 MZ세대가 대거 이탈해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간 추정치에 따르면 35세 이상 백인 대다수가 공화당에 투표했지만 30세 미만의 백인 58%는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다.     30대와 40대의 투표 참여율이 대폭 높아지는 현상은 트럼프 집권 2년 차부터 나타났다. 2017년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인종폭동을 트럼프 대통령이 옹호한 것에 대해 젊은 층이 노골적으로 반응을 보였다. 2018년 중간선거의 투표율이 기록적으로 높았고 특히 MZ세대의 투표율이 두드러졌다. 덕분에 2019년 1월부터 다시 연방하원에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가 의사봉을 쥐게 되었던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도 불구하고 인종정의라는 슬로건으로 전국에 번진 BLM이 미국의 청년들을 적극적 정치참여로 이끌었다. 2020년 대통령선거에서 밀레니엄세대와 Z세대 구성원은 애리조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에서 조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금지 판결에서 알 수 있듯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젊은 유권자들은 자신의 권리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권리에 대해서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 젊은이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자신보다 삶의 여건이 취약한 사람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싸운다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젊은 층은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투표소로 향했다. 건강한 지구를 물려받을 권리, 학교에서 안전함을 추구할 권리, 양질의 교육과 신체의 건강을 위한 권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치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젊은 미국인의 59%는 자신의 권리가 공격받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73%는 다른 사람의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권을 옹호하고 확대하는 것이 미국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중요한 초당적 이슈로 조사되었다.   이번 중간선거 출구 조사에 의하면 애리조나의 현직 민주당 연방상원의원인 마크 캘리의 경우 18세에서 29세의 유권자로부터 68%의 지지를 받은 반면 트럼프에 의해서 지명된 공화당 후보인 블레이크 마스터의 득표율은 20%에 불과했다. 펜실베이니아의 민주당 상원 후보인 존 패터맨은 청년투표에서 70%를 얻은 반면에 공화당 후보였던 메멧 오즈는 겨우 2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네바다에서는 현직 민주당 상원의원인 캐서린 마스토가 젊은 층으로부터 64%의 득표율을 기록해 공화당 후보의 31%를 압도하며 승리했다. 이처럼 경합지역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경향이 선거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2024년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MZ세대에 주목해야 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막고 공정과 평등에 초점을 맞추며 다양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으로 MZ세대 유권자에 다가서야 할 것이다. 기존의 미국 유권자는 이미 비슷한 숫자로 민주와 공화, 양당으로 나누어져 있다. 하지만 이제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 MZ세대가 본격적인 유권자 블록으로 등장하고 있다. MZ세대는 미국의 최고 보편가치로 다양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받은 세대다. 여기에서 미국의 희망을 본다.  김동석 / 한인유권자연대 대표워싱턴 읽기 세대교체 희망 민주당 후보 청년 유권자들 권리 학교

2022-11-29

민족학교 세대교체 갈등 3년만에 봉합

한인사회 대표 이민자 권익단체인 민족학교(이사장 김주환, 사무국장 김한진)가 전직 직원 및 노조원들과 벌였던 분쟁을 합의로 풀었다. 양측은 연방노동위원회 권고로 노조결성 후 벌어졌던 각종 분쟁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4일 민족학교와 전직 직원 측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달 노동분쟁에 관해 합의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민족학교 측은 전.현직 직원 등 노조 소속 13명에게 배상금 총 7만2500달러를 두 차례 나눠서 지급하기로 했다. 합의문은 지난해 9~11월 전.현직 노조원 약 14명이 해고된 사실을 명시했다.   또 양측은 민족학교 재정확보 등 운영이 정상화될 경우 해고된 직원 7명을 기존 직무 또는 유사 직무로 복직시키기로 했다.   여기에 합의문 서명을 통해 양측은 노동쟁의의 책임을 서로 묻지 않기로 했다.   노조 측도 연방노동위원회에 노동법 위반 신고를 철회하고 해당 사안에 대해 법원 소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노조 측은 개인 소송 및 다른 노동법 위반 소송은 별도로 진행 중이라고 밝혀 갈등의 불씨는 아직 남은 상태다.   민족학교 이사회와 직원 간 갈등은 지난 2019년 시작됐다. 그해 11월 사무국 내 2세대 주축 실무진과 1세대인 사무국장.이사진 사이에서 운영 방식을 놓고 충돌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사무국 직원들은 주류사회 상급노조(IAM) 지원으로 노조를 설립했다.   노조 설립 후 민족학교 내부 갈등은 계속됐다. 결국 이사회는 경영난 등을 이유로 지난해 9~11월 노조 직원들을 해고했다. 해고된 노조 직원들은 연방노동위원회에 신고했다.   민족학교 이사회는 지난 2월 신임 이사장과 사무국장을 선임해 자원봉사자들과 이민법 상담 및 지원, 저소득층 현금지원 프로그램(CAPI) 상담, 영어서류 작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김주환 이사장은 "별도 소송 등 (노조 측과 문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양측이 이번에 완만하게 합의로 (분쟁을) 끝냈다. 재정적 여력을 갖추면 관련 분야 채용 시 (해고한 직원을) 우선 복직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민족학교는 봉사단체로 모든 직원이 보람을 느끼고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일하도록 하겠다. 이번 합의를 통해 민족학교가 더 나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합의로 노조 공동대표를 맡았던 이사벨 강씨는 최근 민족학교로 복직했다. 노조 측 관계자는 "공동대표를 맞았던 이사벨 강씨가 복직했고 민족학교 내 노조 활동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민족학교 세대교체 민족학교 이사회 민족학교 재정확보 민족학교 측은

2022-10-04

흥행·매출 성공적…텅 빈 도로 위 퍼레이드

3년 만에 열린 제49회 LA한인축제가 반가움과 아쉬움을 남기고 25일 나흘 일정을 마쳤다. LA한인축제재단(이사장 배무한)은 행사 기간 중 40만 명 이상이 축제를 즐겼다며 매출 또한 사상 최대로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팬데믹으로 열리지 못한 축제를 만난 반가운 마음과 많은 볼거리와 먹을거리로 만족감을 드러낸 한인들이 많았다. 특히 날로 발전하며 젊어진 각종 행사는 한인축제 세대교체의 단면으로 좋게 평가됐다. 반면 쉽게 고쳐지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들과 일부 매끄럽지 못한 진행 등은 내년 반세기를 앞둔 한인축제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지난 22일 개막한 한인축제는 3년 만에 열린다는 점으로 기대가 컸다. 준비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문을 열고 보니 열기는 뜨거웠다. 25일 배무한 이사장은 “소방당국이 40만 명을 예상했는데 그 이상 많이 모였다”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며 사상 최고액인 100만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실제 오후 1시부터 진행된 24~25일 중앙무대의 각종 공연은 국립기상청(NWS)의 폭염주의보 발령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전 좌석을 가득 채웠다. 땡볕 아래에서도 즐겁게 축제를 즐겼다는 데이비드 씨는 “어르신들 노래 솜씨와 열정이 놀랍다”며 “좀 덥긴 했지만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게 프로그램이 다양했다”고 만족해 했다.   23일 저녁 중앙일보가 주관한 ‘LA 뮤직탱크’ 행사는 젊어진 한인축제를 대표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사전 응모 팀 중 5개 팀, 40여 명이 참여한 공연에서 댄서들은 최신 K팝에 맞춰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줬다. 무대에 오른 한 참가자는 “팬데믹 중 의기투합한 친구들이 많은데 거의 3년 만에 무대에 올라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정문섭 시니어센터 이사장은 “성공적인 축제였다”며 “우선 참여 인원이 많고, 타인종도 적극적으로 동참해 다인종 다문화 축제로 부활했다고 본다. 특설무대 프로그램과 진행도 매끄러웠다”고 평가했다.   ‘농수산 엑스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 위주였다. 쇼핑객들은 예전보다 개선된 품질, 늘어난 품목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울타리몰’의 신상곤 대표는 “보다 좋은 제품을 드리려고 많은 준비를 했다”며 “기대한 만큼 손님이 많지는 않았지만, 매출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한국의 지자체들도 한인축제를 빛냈다. 전남도는 26개 수출기업이 참여해 대한민국 음식 종가로서 전라도 음식 홍보에 성공했다. 경북도는 대규모 농수산물 통상사절단을 파견했고 미주대구경북향우회 등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 전북도는 12년 만에 농수산 엑스포에 참여했고 내년 열릴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스카우트 대회’를 홍보했다.   24일 오후 열린 코리안 퍼레이드는 대표적으로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최소 5~6군데 있어야 할 체크포인트와 진행요원이 없어 행진이 매끄럽지 못했고, 올림픽길 선상 웨스턴 부근까지 가야 할 퍼레이드가 하버드에서 중단돼 참가자 등의 불만을 샀다. 꽃차가 사라진 대신 클래식카와 버스 등이 동원됐는데 전문 드라이버가 아닌 주관사 측 직원들이 운전에 나선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퍼레이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드라이버가 2회 정도 운전해야 적당한데 3번까지 운전하는 경우도 봤다.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 날 수 있었다”며 “꽃차 대신 다른 차량으로 지출을 줄였는데 협찬비는 낮추지 않아 타운 곳곳에 불만이 들끓고 있는 점도 아쉬웠다”고 전했다.   가장 큰 안타까움은 보는 이가 적었다는 점이다. 출발점과 중간 지점 정도에 소규모 인파가 보였을 뿐 나머지는 도로 좌우가 텅 비다시피 했다. 70대 한 한인은 “날도 더운데 10년, 20년 전이랑 똑같은 걸 보여준다”며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데, 내가 봐도 재미도, 감흥도 없다”고 말했다. 스테파니 정씨는 “친구가 퍼레이드에 참여해 일부러 나왔다”며 “좀 더 흥겨운 행진이 됐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음식 부스가 부족했던 것도 지적됐다. 당초 21개 부스를 준비했지만 팬데믹 변수로 10여 개만 문을 열어 주문하는데 20~30분, 음식 받는데 30~40분 가량 걸렸다. 여기에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주차장 부족도 심각했다. 한 관람객은 “매년 보지만 대체 어디에 주차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배 이사장은 “내년은 LA한인축제 반세기를 맞는 해로 미리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며 “통상 3월부터 시작하는 축제 준비를 이번에는 오는 11~12월에 시작해 50회 축제는 최고의 행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일·우훈식 기자퍼레이드 매출 한인축제 세대교체 특설무대 프로그램 이상 매출

2022-09-25

"세대교체 위해 이사진 구성" 미션 아가페

  노숙자 구호를 위한 한인 봉사단체가 미션아가페(회장 제임스 송)가 공식 비영리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이사진을 구성했다.   제임스 송 미션아가페 회장과, 최진묵 이사장은 지난 10일 중앙일보를 방문해 이같은 소식을 알리며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사장에는 최진묵 목사가 이사에는 제임스 송, 이정애, 이은자, 이세현, 폴 디스미어, 대니 데이비스 등 7명이 구성됐다.   그간 미션아가페는 회원들과 각종 한인단체들로부터 십시일반 후원금을 받아 활동해 왔다. 그러나 이제 이사진을 구성해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Grant)을 받고 직원도 채용하기 위해 더 전문적으로 단체를 운용하겠다는 의미다.   약 12년 전 각자 사역을 하던 4명(제임스 송, 김명숙, 이은자, 이창우)이 모여 선교를 뜻하는 '미션(미셔너리를)'와 절대적인 사랑을 뜻하는 신약성경의 단어인 '아가페'를 합쳐 '미션아가페'는 봉사 단체를 구성했다.   그간 미션아가페는 사역을 통해 노숙자들에게 3만끼 정도 제공했다. 현재 매주 400개의 샌드위치를 카페 로뎀에서 만들어 노숙자들에게 봉사하고 있다. 아울러 매년 호세아 피드 더 헝그리 재단과 협력해 4번'사랑나눔 잔치'를 하고, 가을에는 노숙자들을 위해 사랑의 점퍼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 매년 2번 교도소 방문을 했고, 페루에 유소년 축구단을 후원하는 등의 사역도 진행한 바 있다.   송 회장은 "그간 우리 단체는 노숙자를 봉사자로 만드는 시도와 노숙자들과 함께 여행하는 등의 여러 시도를 했었다"라며 "성공적이지는 못했지만, 그 경험으로 많은 걸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어려운 이들을 돕는다는 생각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봉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재우 기자세대교체 이사진 이사진 구성 미션아가페 회장 그간 미션아가페

2022-05-10

[J네트워크] 세대교체

‘요즘 젊은이’에 대한 기성세대의 불신은 유서가 깊다. 기원전 1700년 무렵의 수메르 점토판에도 “제발 철 좀 들어라. 왜 그렇게 버릇이 없느냐”며 나약하고 철없는 ‘요즘 것들’에 혀를 차는 내용이 등장한다. 중세 시대 스페인 사제였던 알바루스 펠라기우스는 보다 노골적으로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정말 한숨만 나온다”고 한탄했다.   하지만 그 불신과 개탄의 이면에는 ‘다른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동시에 자리한다. 앞뒤 재지 않는 젊은이들의 패기와 정의감은 땟국물의 응고로 다소간 무기력하고 지저분해진 기성세대를 부끄럽게 한다. 요령부득한 신문물로 무장한 채 끝없이 쏟아내는 신세대의 혁신적 아이디어는 감탄을 넘어 구세대의 존재 가치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지게 한다.   그리하여 젊은이를 보는 기성세대에게는 장강의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는(長江後浪推前浪) 현상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한다.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다. 공자는 후배들과 말을 섞어 본 뒤 후생가외(後生可畏·젊은 후학들은 가히 두려워할 만하다)라 했다. 현대 서구 사회에서는 기성세대의 도덕적 개념과 명성에 정면 도전하는 젊은 세대를, 장 콕토의 소설 제목을 차용해 ‘무서운 아이들’(enfant terrible)이라 불렀다.   인류 역사에서는 이 무서운 아이들이 노인의 경륜을 뛰어넘어 세상을 뒤집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간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에서 “전쟁터에서는 젊은 사람들의 에너지가 늙고 우유부단한 사람들의 경험을 전부 합친 것보다 더 올바른 길을 가르쳐주는 일이 흔히 있다”고 적었다.   사는 게 전쟁과도 같은 이 시대에 그의 격언을 발 빠르게 채용한 건 기업이다. 1981년생을 대표 자리에 앉힌 네이버나 ‘훈구대신’들을 뒷방으로 모신 삼성과 현대차를 필두로 각 기업이 연말 인사에서 30~40대 임원들을 대거 등용했다. 냉철한 합리성에 기반한 장사꾼의 감각은 세대교체만이 새 시대의 생존 수단이라는 사실을 간파했다.   1987년 이래 주요 정당 후보들의 나이가 50세 아래로 내려와 본 적 없는 대선판과 대비된다. 이 바닥에서는 젊음도 혁신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증좌가 적지 않지만, 기성세대 대선 후보들의 민망한 행보를 보고 있자니 ‘뒤집기 한판’이 간절해진다. 박진석 / 한국 중앙일보 사회에디터J네트워크 세대교체 기성세대 대선 알바루스 펠라기우스 혁신적 아이디어

20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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