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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첫눈

무엇이든 처음이 있다. ‘첫’자가 들어가는 말은 우리를 설레게 한다. 첫사랑, 첫걸음, 첫눈 등… 11월 끝자락, LA로 돌아오기 이틀 전 한국에는 첫눈이 내렸다.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밤새 내린 눈이 새하얀 눈꽃 세상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야말로 설국이다. 야외 원탁 위에는 50cm가량의 눈이 쌓였다. 눈 구경하기 힘든 LA에 살다 보니 신기 했다.   너무 예뻐서 보고 또 보고 있는데 친구가 전화를 했다. “난 아침부터 창밖만 보고 있어. 넌 떠나기 전에 흰 눈을 선물 받은 것 같구나. 실컷 보고 가라.”     나도 흥분해서 대꾸했다. “너무 환상적이야. 이렇게 많은 눈을 보기는 생전 처음이야. 우리 아파트 주민들이 사진 찍느라고 난리가 났어.”     낮에 아파트 바로 앞 세브란스 병원에 정규 검진을 받으려 가는데 보니 마침 점심시간인지라 간호사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눈 위에서 포즈를 취하며 셀카를 찍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첫눈이 11월에 내린 117년 만의 폭설이라 하니 한국에 사는 사람들조차 신기한 광경이었던 것이다. 눈은 그날 하루 종일 내렸다.   떠나기 하루 전 날 아침 친정 언니네 집에 가려고 밖에 나오니 눈이 무릎까지 쌓였다. 길도 나지 않았다. 셔틀버스도 안 다녔다. 걱정이 태산 같았다. 남편은 위험하다고 나가지 말라고 극구 말렸지만 구순에 가까운 언니를 이번에 못 보면 후회할 일이 생길지도 몰라서 꼭 보러 가야했다.     다른 출입구로 가보니 누군가 지나간 흔적이 있어서 겨우 그 발자국을 따라 엉금엉금 기다시피 해서 동백역까지 갔다. 역사 안은 사람들로 꽉 차서 오도 가도 못할 지경이었다. 지하철을 연결해 주는 경전철을 잠깐 타야 하는데 눈으로 인해 지연돼서 2시간씩이나 기다린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언니를 만나고 집에 오는 길도 험난했다. 이번 눈은 축축하고 무거운 습설(濕雪)이라 눈이 쌓인 곳은 괜찮지만 사람들이 다닌 길은 녹은 후 얼어서 외줄타기 하듯 힘들었다. 집에 거의 다 와서 긴장이 풀어져 방심했는지 꽈당 넘어졌다. 다행히 수북이 쌓인 눈 때문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집에서 걱정스레 기다리던 남편에게 말했다. “나 살아서 돌아왔어요.”   일본 교토로 놀러간 사촌 동생이 눈 때문에 예정보다 이틀 후에나 비행기를 탈 수 있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내일 비행기가 뜨려나?” 밤에 잠이 안 왔다. 눈이 많이 와서 비행기들이 뜨지 못한다는 뉴스를 들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다행히 눈은 그쳤지만 안심이 안 되어 오전 내내 항공사에 전화를 했지만 통화를 못했다. 문의 전화가 쇄도했기 때문이다. 점심때쯤 항공사로부터 예정보다 2시간 늦게 출발한다는 연락이 왔다. 휴~ 한숨 놓았다.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너 출국날짜 기막히게 잡은 것 같다. 내 동생은 어제 싱가폴 간다고 비행기 탄 후에 이륙을 못해서 15시간 동안 비행기 안에 갇혀 있었다고 해.”   쌓인 눈의 하중을 견디다 못하고 결국 나무들이 꺾이고. 전신주가 쓰러지며, 지붕이 내려앉아 사람이 죽는 이변까지 속출했다. 첫눈의 설렘과 낭만이 폭설로 인해 악몽으로 변해 버렸다. 우리가 설경을 즐긴 대가가 너무 컸다.   한국으로 간 때는 지난해 5월이었다. 한국의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명성답게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찬란한 봄빛을 내뿜었다. 온 천지가 생명 에너지로 충만했다. 그러나 잠깐 눈 호강을 했을 뿐이다. 6월인데 전국이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였다. 174년 만에 가장 뜨거웠다고 한다. 7, 8월엔 더위가 무서워서 외출도 못했다. 어쩌다 나가면 지하철이나 대중교통 안은 지나칠 만큼 시원하지만 차가 오기를 기다리는 5분여가 헉헉 숨이 막혔다. 사람들이 아예 약속을 잡지 않았다.   9월이 되니 좀 살만 했다. 그렇다고 폭염이 가신 것은 아니었다. 추석 때도 한여름처럼 더웠다. 가을 늦더위로 예쁜 단풍구경을 못하고 LA로 돌아가나 싶었다. 계절을 그냥 지나치기 아쉬웠는지 11월 중순이 되어서야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11월 하순쯤 뒤늦게 반짝 단풍의 절정기를 맞았는가 싶었는데 첫눈 폭탄을 맞은 것이다.   비행기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눈이 부셨다. 아! 드디어 LA 공항에 도착했구나. 일단 LA 공항에 도착하면 마음이 편안하다. 화창한 날씨가 나를 반겨주기 때문이다. 다음날 낮에 밖에 나가보니 햇볕은 쨍쨍,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더위다. 반팔에 민소매 옷을 입은 사람도 가끔 눈에 띄었다. 불과 이삼 일전만 해도 추워서 두꺼운 코트를 입고, 흰 눈을 보며 감탄하고, 폭설로 교통이 마비되는 세상에 있다가 LA에 오니 생판 딴 세상이었다.     LA 사람들의 표정은 여유롭고 평화롭다. 맑은 공기와 햇볕이 주는 행복감 때문이리라. LA에 도착한 지 3일 만에 한국에선 계엄령이 선포되어 전국이 요동치고 있다. 느닷없는 계엄령으로 국민은 경악했다. 황당하고 당황스러웠다.   사정상 LA와 한국을 비교적 자주 오가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서 ‘LA와 한국 중 어디가 더 살기 좋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각기 장단점이 있다. 차이점이라면 우선 춥고 눈 오는 겨울이 있는 한국 날씨와 사시사철 화창하고 따뜻한 LA 날씨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LA에는 지진, 폭염, 강풍, 산불과 같은 재앙이 있고 한국에는 태풍, 홍수와 폭설, 한파 등의 자연 재해가 있다.   한국에 가면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이 발달해서 나 같은 노인들이 살기 편리해서 좋긴 하지만 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니 땅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LA 와서 화창한 날씨에 사방이 툭 터진 프리웨이를 달리면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한국서 LA로 떠나기 바로 전에 내린 폭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었다. 뚜렷한 사계절이 있던 한국은 이제 여름과 겨울 두 계절이라고 말들 한다.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봄과 가을은 스치듯 지나간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탓이다.   재해와 사고를 예측한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게 아니라 그 이전에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처한다면 사고로 이어지지 않으나, 방치한다면 훗날 대형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위에서 말한 기상 이변들은 지구의 경고가 아닐까.   ‘산 좋고 물 좋고 정자 좋은데 없다’는 속담이 있다. 모든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 있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지구온난화 문제에 관심을 갖고 우리가 망가뜨린 지구를 회복시킨다면 그 어느 곳이나 살기 좋은 곳이 아니겠는가. 배광자 / 수필가문예마당 첫눈 수필 첫눈 폭탄 이번 첫눈 비행기 창문

2025-01-02

[이 아침에] 안타까운 무안국제공항 참사

올해도 다 저물어 가는 연말 12월29일 오전 9시7분경 제주항공 여객기가 랜딩기어 고장으로 무안국제공항에 비상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외벽을 들이박고 폭발했다. 치솟는 불길 속에 탑승객 175명 승무원 6명이 갇혔다. 뒤꼬리 부분에 탔던 승무원 2명만 생존하고 전원 사망이라는 엄청난 비보를 접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맛보았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했는데 이렇게 귀하고 귀한 생명이 한꺼번에 억울한 죽임을 당하다니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     유가족의 슬픔은 오죽하겠는가. 비명에 횡사한 이들 가운데는 팔순을 맞이한 할머니와 딸과 사위, 외손자, 손녀들까지 모두 9명의 일가족이 여행을 다녀오다 참변을 당했다. 또 어떤 젊은 약혼자와 약혼녀는 3월에 결혼을 앞두고 여행을 떠났다가 황천객이 되고 말았다. 그 외에도 구구절절 사연이 많은 승객들…. 어떻게 이들의 영혼을 위로해 줄 수 있을까. 남은 유가족의 비통함은 오죽하랴.   사고 당시의 상황을 이렇다고 한다.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즉 새들이 엔진에 빨려들어가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 그 여파로 모든 기기가 연달아 고장을 일으켜 ‘랜딩기어(landing gear)’가 내려오지 않아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속력을 줄일 수 없어 활주로를 이탈하여 공항 외벽을 들이받았다고 한다.   물론 블랙박스와 항공기록일지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사고원인 규명을 하겠지만, 나대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비행기 기장이 활주로 말고 다른 곳으로 착륙을 시도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다.   그러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허드슨 강의 기적’의 주인공 체슬리 ‘설리’ 셀렌버거 기장을 떠올렸다. 그가 몰던 항공기도 새 때의 습격을 받아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그는 현명한 판단으로 뉴욕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하여 탑승객 전원을 살릴 수 있었다.     그 이야기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1월15일 뉴욕 허드슨강에 US 항공기 1549편이 불시착해 155명 탑승객 전원이 구조되는 기적에 온 세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설렌버거 기장은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해 샬롯테 더글러스 국제공항을 향해 비행 중이었다. 이륙한 지 얼마 안 되어 거위 떼들이 비행기를 향해 돌진해 엔진으로 빨려들면서 엔진에 불이 나 엔진이 멈춰 버렸다. 순간 기장은 이륙한 공항으로 되돌아갈 것인가 혹은 가장 가까운 테터보로(Teterboro) 공항에 착륙할 것인가 고민했지만, 고도가 너무 낮아 도저히 갈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비행기가 이륙해서 비상착륙 할 때까지 3분28초가 걸렸고 탑승객 전원이 24분 만에 구조될 수 있었다. 기장은 탑승객 전원이 비상 구명보트에 탈 때까지 끝까지 비행기 안에 남아 진두지휘하고 맨 마지막에 비행기에서 내렸다.   무안국제공항은 바다에 가깝다고 했다. 비상착륙지를 바다로 선택했더라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지 않았을까. 너무나 안타까워 혼자 생각해 보았다.   손녀 딸이 유나이티드 항공 승무원으로 근무 중이다. 사고당하지 않도록 늘 하나님께 기도드린다. 생사화복은 하나님께 달렸으니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김수영 / 수필가이 아침에 무안국제공항 참사 비행기 기장 탑승객 전원 엔진 고장

2024-12-30

179명 사망…정국 혼란 덮친 비행기 대참사

"새떼와 충돌한 후 '펑' 소리와 함께 엔진에서 불길이 보였다"   한국시간 29일 오전 9시3분. 역사에 남을 끔찍한 참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한국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폭발해 179명이 사망,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항공기 기체는 충돌 후 꼬리 칸을 제외하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불에 탔다.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8시30분경 무안공항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 179명을 모두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생존자는 수색 초기 기체 꼬리 쪽에서 구조된 객실승무원 2명뿐이었다.     사고가 난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 객실승무원 4명, 조종사 2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175명 중 173명은 한국인, 2명은 태국인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대부분의 승객들은 광주·전남 지역민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원인으로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조류 충돌)', 기체 결함, 정비 불량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태다. 이정현 전남도소방본부 무안소방서장은 29일 "사고 원인은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 등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은 추후 관계기관과 합동조사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무안공항 인근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던 목격자 정 모 씨는 "여객기가 하강하던 중 반대편에서 날아오던 새 무리와 정면으로 충돌했다"며 "이후 '펑' 소리와 함께 엔진에서 불길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사고 영상을 보면 여객기는 랜딩기어가 펴지지 않은 채로 활주로 위에 동체 착륙했는데, 아직까지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이번 사고 희생자들은 대부분 연말 크리스마스를 맞아 해외 나들이에 나선 가족·동료들인 것으로 파악돼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상황이다. 구조 당국에 따르면, 희생자들은 팔순 잔치를 위해 태국 여행에 나선 일가족 9명, 가족 여행차 태국으로 떠난 일가족 5명, 함께 근무했던 직장 동료들과 여행길에 오른 공무원 8명 등이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탄핵안까지 가결된 현 상황에 참사까지 겹쳐 올 연말 한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인 상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다음달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관계기사 한국판    관련기사 181명 중 2명만 돌아왔다…무안공항 제주항공기 대참사 탑승객 "새가 날개 껴 착륙 못해, 유언해야 하나"…문자 뒤 연락두절 [무안 제주항공 참사] "승진한 사위가 효도관광"…몸 아파 못 간 장인 홀로 남아 절규 “새떼 부딪친 뒤 펑, 엔진에 불길 보여”…기체 결함 가능성도 공중서 남은 연료 왜 못 버렸나…“사고기종엔 그 기능 없어”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대참사 비행기 사망 2명 이정현 전남도소방본부 나선 일가족

2024-12-29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양력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는 달이다. 우리 인류는 얼마 전에 이미 달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런데 달까지 가기 위해서는 우선 날 수 있어야 하지만, 그저 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력가속도를 이기고 우주 공간으로 솟아야 하는데 비행기나 열기구로는 턱도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이 로켓 추진 엔진이다. 초속 11.2km로 솟구쳐야 지구 중력을 이기고 우주로 벗어날 수 있는데 이를 지구 탈출 속도라고 한다. 참고로 소리의 속도는 초속 0.34km이고 이를 마하 1이라고 하니 꼭 그렇지는 않지만, 계산상 지구 탈출 속도는 마하 33은 돼야 하고 그런 속도를 내려면 엄청난 연료가 필요할 것이며 그 무게 또한 상당할 것이다.     인간은 태초부터 하늘을 동경했다. 종교를 갖기 시작했을 때 하늘에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이 살고 천사들이 하느님을 보좌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상상했던 천사는 새처럼 깃털로 된 날개를 달고 있었다. 인류는 날개를 이용해서 날아보려고 수천 년을 노력했지만 불가능했다. 날기 위해서는 꼭 그런 모양의 날개가 필요하다는 고정 관념에 얽매였고 기껏 새나 곤충의 날갯짓을 흉내 내는 것이 전부였다.     유체역학에서 빨리 흐르는 유체는 압력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안 후 윗면이 더 볼록한 고정된 날개를 만들고 그 날개 앞에서 바람을 불었더니 날개 위쪽의 기압이 낮아져서 위로 떠 오르려는 힘을 발견했다. 바로 양력, 뜨는 힘이다. 1903년 미국의 라이트형제는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기를 만들고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고작 12초 동안의 짧은 비행이었지만, 인류 최초의 조종 가능한 동력 비행이었다. 형제는 2년 후 조금 더 개량된 비행기로 근 40분 동안 40km를 날았다. 다른 경쟁자들이 더욱 강력한 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그들은 조종법의 개발에 힘을 기울였다. 그렇게 고정익 비행기가 탄생했고 나중에 회전날개를 장착한 헬리콥터가 나왔다. 2차대전이 끝날 무렵 프로펠러 엔진은 제트엔진으로 대체됐고 결국 달까지 갈 수 있는 로켓 엔진이 탄생했다.     인간이 창공을 날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수천 년이 걸렸지만 일단 하늘을 나는 법을 알자 단 66년 만에 우리는 지구 바깥 천체인 달에 첫발을 디뎠다. 양력을 발견한 것은 인류 역사상 불의 발견 후로 가장 획기적인 일이었다. 지금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 다녀온다. 지금부터 겨우 백여 년 전에 나는 방법을 알아낸 인류는 그렇게 지구 반대편을 여행하고, 달을 걷고, 조만간 화성을 지구화시켜 이주할 계획을 세웠다.     지구는 약 50억 년 전에 탄생했고 인류가 시작한 지는 약 35만 년이나 되었지만, 문명을 일군 것은 불과 5천 년 전의 일이다. 그렇게 지지부진 진화하고 발달하던 인류는 갑자기 몇백 년 전부터 눈에 띄는 성장을 했다. 전기를 상용화하면서부터다. 그리고 이제는 우주로 뻗어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양력, 즉 나는 법을 터득한 인류가 언제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른다. 아직은 우리의 물리학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적지 않지만, 곧 그런 난관을 이기고 성간을 넘어서 은하 구석구석을 여행할 날이 올 것이고 결국 우리 은하 바깥 외부 은하에 도달할 날이 올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뜨는 힘, 즉 양력을 발견한 후 우리는 지구 밖으로 우리의 활동 무대를 확장하고 삶의 터전을 옮길 날이 머지 않았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양력 고정익 비행기 동력 비행기 지구 탈출

2024-11-08

[잠망경] 과거애착증

우리는 왜 어둡고 괴로운 과거에 매달리는가. 당신은 숱한 과거의 기억 중 어찌 그리도 아프고 슬픈 과거에 집착하는가. 따스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활짝 웃으며 ‘Happy Birthday to You~♪’ 하며 당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쁜 마음으로 입을 모아 노래하던 즐거운 메모리 등등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는 말인가.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 케네디 공항에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하는 일상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그러나 어느 날 비행기가 추락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서 많은 사상자를 내게 되는 뉴스는 모든 사람의 관심이 일제히 쏠리지요. 나는 허전한 생일파티 등등보다 잘못하면 나의 안전이 손상될지도 모른다는 시나리오에 조마조마해집니다.   자기보존본능은 모든 생물체의 생존을 위한 기본여건이다. 까마득한 옛날 우리의 조상 원시인들이 사자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초긴장 상태로 살았던 것이나 현시대의 우리가 기계문명의 희생자가 되지 않으려고 비행기 추락사고 따위 소식에 바짝 긴장하는 것도 다 본능적인 위기감각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둡거나 괴롭거나 아프고 슬픈 과거지사에 매달린다. 그런 어두운 기억을 한껏 애정한다.   어릴 적 부모에게서 학대를 받으며 받은 사람이 어른이 돼서도 학대를 주고받는이성관계를 거듭한다. 급기야 나라는 개인적 차원을 떠나서 전 인류가 집단적으로 나쁜 과거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 History repeats itself. (칼 마르크스, 독일 공산주의자가 했던 말)   개인적, 집단적 역사뿐만 아니다. 우주의 운행, 태양계의 혹성들, 지구의 공전, 약속처럼 찾아오는 4계절, 우리의 말버릇, 정신상태, 성격과 대인관계 같은 모든 것이 어김없이 되풀이된다.   어두운 역사의 반복현상에 반하여 진화론은 어떤가. 모든 것을 신의 섭리에 맡기는 사고방식을 잠시 접어두고, 개인이 획득한 지식, 기술, 타인을 향한 호불호(好不好) 같은 것들이 대물림하면서까지 진화가 지속한다는 것을 당신은 알고 있는지.   우리의 머나먼 조상 원숭이들이 두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꼬리 길이가 조금씩 짧아졌다는 이론이다. 이제는 아주 없어진 채 그 흔적만 우리의 점잖은 엉치뼈에 남아있다는 진화론적 역사를 상기한다. 모든 생명체의 진화과정도 반복의 소산인 것을.   피아노나 기타를 배우는 일에도 마찬가지 원칙이 적용된다. 매일매일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여 조금씩 조금씩 손놀림이 익숙해지며 미세 근육의 진화과정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영어 속담은 ‘Practice makes perfect’, 훈련이 완벽을 이룬다, 자꾸 연습하다 보면 아주 잘하게 된다, 하지 않았는가.   공산주의자 칼 마르크스의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에 ‘톰 소여의 모험’으로 미국문화를 경축한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1910)의 명언을 인용함으로써 그의 미숙한 발언을 비판한다. - History doesn’t repeat itself, but it often rhymes. -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는 가끔 운율을 맞춘다.   우리는 과거를 잊지 못해 아픔에 시달리는 횟수를 반복할 때마다 조금씩 과거에서 벗어나는 진화과정을 밟는다. 꾸준히, 아주 꾸준하게, 종종 상서로운 돌연변이 현상이 일어나는 우리의 삶은 주제와 변주의 흥미로운 연속이다. 주제 멜로디와 화음 진행이 숨어있는 변주곡이 잘 연주되는 인생이다. 우리의 삶은 소나타 형식의 감명적인 음악이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과거애착증 진화론적 역사 history repeats 비행기 추락사고

2024-08-20

전국 비행기 정시 출발률 순위, 달라스 러브 필드 공항 9위

 텍사스 주내 공항 2곳이 비행기가 정시에 출발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미국 공항 톱 10에 들었다. 데이터 추출 플랫폼인 ‘속스’(Soax)는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연방 교통 통계국(Bureau of Transportation Statistics)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비행기가 정시에 출발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지연 항공편 비율이 가장 높은) 미국 공항 톱 10(Top 10 U.S. airports are among the least likely to leave on time)을 파악했다.   이번 조사는 예정된 출발 시간보다 15분 이상 늦게 출발한 항공편만 지연된 것으로 간주했다. 또한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 사이에 출발편이 5,000편이 넘은 공항만 최종 순위에 포함됐다. 출발 지연 항공편 비율이 가장 높은 공항은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할리우드 국제공항으로 31.9%에 달했으며 2위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 서굿 마셜(28.9%), 3위 콜로라도주 애스펜/피트킨 카운티공항(27.5%), 4위 플로리다주 올랜도 국제공항(27%), 5위 일리노이주 시카고 미드웨이 국제공항(26%), 6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국제공항(25.5%), 7위 네바다주 해리 리드 국제공항(25.1%), 8위는 콜로라도주 덴버 국제공항(24.8%)이었다.   이어 달라스 러브 필드 공항이 지연 항공편 비율 23.7%로 전국 9위, 달라스-포트워스 국제 공항은 22.7%로 전국 10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속스의 CEO 겸 공동 설립자인 스테판 솔로베프는 보도자료에서, “출발 지연률이 가장 높은 공항을 파악하면 공항의 신뢰성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 순위는 순조롭고 스트레스 없는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일부 높은 순위 공항을 피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거나 잠재적인 중단을 예상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손혜성 기자비행기 출발률 할리우드 국제공항 워싱턴 국제공항 리드 국제공항

2024-08-16

[문예마당] 색다른 여행

  7월을 보내며 매년 해변 문학제가 열리는 시기인지라 모두 꿈을 저버릴 수 없어서 모인 여행, 미주 시학 발행인 정미셸 회장의 인도로 미국 동부 여행길에 올랐다.   올해 최우수상인 배정웅 문학상 수상자가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는 관계로 지난번 LA교육원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및 수상자 잔치에 참석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에 상패와 소정의 상금을 싸 들고 떠나는 길이었다.   핑계는 그렇고 우리는 신세계로의 여행이었다. 화씨 90도 푹푹 찌는 날씨의 LA를 떠나면서 동부 지역엔 1주일 내내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 예보에 우산까지 사 들고 길을 나섰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태평양 상공을 날던 국제선 비행기보다 좀 작았다. 그러나 비행 기간 내내 창밖을 내다보며 부푼 꿈을 안고 우리는 피곤함도 잊은 채 신이 나 있었다.     수놓은 듯 흰 구름 덩이가 꽃처럼 둥둥 떠 있는 무수한 산등성이를 보고 또 봤다. 비행기 창밖으로 보이는 구름이 정말 목화솜 같다는 감탄사를 쉴 새 없이 늘어놓았다.   그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진한 주황색 붉은 협곡, 물의 힘으로 만들어졌다는 장엄한 그랜드캐년이 보였고, 곧이어 도시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평화로운 고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모두 내릴 때가 되어서인지 조용하던 비행기 안은 갑자기 소란스러워지고 각자 짐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우리는 설레는 가슴을 안고 앞사람들 걷는 대로 한발 한발 짐을 끌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6시간 동안에 비행기 안은 너무 시원했고, 우리 일행은 “승무원 서비스가 좋네‘”, “만족스러웠어”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링컨 국제공항 주차장 안내판을 바라보며  밖으로 나왔다.     그곳엔 알래스카에서 내려온 평론가이자 영어 번역가인 강수영님이 렌터카를 몰고 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부 여행이 처음인 나는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신비로운 세계를 걷는 기분, 오랫동안 살아온 LA는 큰 도시라도 고향 같았는데 그곳은 빨간 벽돌의 건물들이 즐비했다. “여긴 진짜 미국 같아”라고 했더니 누군가 “LA도 미국이에요”라고 해서 한바탕 웃으며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바로 앞에 높이 솟은 붉은 벽돌 건물은 시청이라고 했다. 그런데 시청 앞에는 하얗게 쏟아지는 분수대만 있을 뿐 광장이 없다. “여긴 서울 시청 앞이나 광화문처럼 광장이 없네. 데모도하고 큰 잔치도 하는 그런 광장” 하고 물으니 누군가 미국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못 본척하는 사회라 광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고 보니 LA시청 앞에는 광장이 있었던가?” 기억을 떠올려보지만 가물거린다. 아무튼 수만개의 붉은 벽돌들의 위용을 숨죽이고 바라보았다.       다음날 시상식 행사가 있는 날이라 일찍 쉬기로 했다. 아침 일찍 서둘러 그곳 한인타운에 있는 ’한강‘이라는 식당에 도착해 보니 한인 종업원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버지니아주 근처 4개 주에서 모인 시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시를 낭송하고 수상자에게 상패와 상금을 전달했다. 수상자의 수상 소감을 듣고 즐거운 식사를 하느라 시간 가는줄 몰랐다.   삼삼오오 기념사진을 찍고는 찻집으로 옮겨 담소를 나누다가 샌타모니카의 뒷골목 같은 길에 들어서자 기타 소리 등 시끌벅적했다. 우리는 소란한 곳을 피해 포토맥 강가에 앉아 발을 적시며 하루를 접었다.     다음날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생가를 방문했다. 관광버스가 6대나 서 있고 주차장마다 차들로 가득한 걸 보니 관광명소인 듯했다. 빨간 지붕, 넓디넓은 숲과 잔디밭 사잇길, 땡볕 쏟아지는 길들을 많은 관광객과 오락가락 거닐었다. 300여명이 넘는 노예들이 살았다는 곳을 지나 푸른 강변으로 옮겨 하얀 머리 독수리를 만날 수 있다는 가이드 말을 기대하며 페리호를 탓지만 독수리는 보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영화 같은 이야기와 기념 사진관을 둘러보다가 돌아왔고,마지막날은 역시 광장 없는 연방의회 의사당으로 가기로 했다. 독수리가 앉아있는 황금색 둥근 지붕의 연방의회 의사당, 워싱턴 기념관 일명 연필탑을 둘러보며 링컨 기념관을 들러 나오다가 쏟아지는 비를 피해 관광을 접기로 했다.     동행했던 시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알지 못했던 무수한 이야기를 들었고 신비한 세계도 경험했다. 즐거웠던 7월의 여행, 또 하나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엄경춘 / 시인문예마당 여행 수필 동부 여행길 여행 미주 비행기 창밖

2024-08-15

비행기 '가족 좌석' 수수료 금지…일부 항공사 50불까지 부과

일부 항공사 비행기에서 부모가 자녀의 옆자리에 앉을 때 부과되던 가족석 수수료가 사라진다. 지난달 31일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항공사들이 비행기에서 함께 앉는 가족들의 좌석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기준 델타항공 등 일부 항공사들은 부모가 어린 자녀의 옆 좌석을 지정할 때 적게는 15달러에서 많게는 50달러의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들 항공사는 승객에게 “어린 자녀와 떨어져 앉을 수 있다”며 사전에 수수료를 내고 좌석을 지정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앞으로 항공사들은 13세 미만 어린이를 동반한 승객에겐 무료로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백악관에 따르면 수수료 없는 가족석을 의무화하면 평균 좌석 수수료를 25달러로 계산했을 때 4명의 가족이 왕복 여행하는데 2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피트 부티지지 연방 교통부 장관은 “아이들과 함께 비행하는 것은 수수료에 대한 걱정이 아니더라도 이미 충분히 복잡하다”며 “(이번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가 가족의 비용을 낮추고 불공정 행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는 기업들의 바가지 요금 단속의 일환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정크 수수료(junk fee·악성 수수료)’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 같은 항공 수수료 등을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크 수수료는 소비자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고 거래가 이뤄질 때 부과되는 추가 수수료를 말한다. 장윤서 기자비행기 수수료 일부 항공사들 가족석 수수료 수수료 금지

2024-08-01

덴버공항 월·목·금·일요일 오후 3시는 피해라!

 여행 성수기인 여름철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의 하나인 덴버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무사히(?) 제시간에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공항에 언제 도착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다음은 최근 덴버 폭스 뉴스가 소개한 관련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힘들게 번 돈을 들여 어딘가에 항공편을 예약했다면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에 무사히 그리고 안전하게 비행기에 탑승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바람일 것이다. 특히 전세계에서 가장 분주하고 큰 공항 중 하나인 덴버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일반적인 조언은 비행시간 최소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보안검색대가 가장 바쁜 시간은? 연방국토안보부 산하 연방교통안전국(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TSA)에 따르면, DIA의 보안 검색대는 오전 4시~정오, 오후 1시~3시 사이에 가장 혼잡하다. 대부분의 날 TSA에서 가장 바쁜 시간은 오후 3시인데 늦은 오후와 초저녁에 출발하는 항공편을 예약한 승객들 때문이다. 또한 덴버 공항에서 일주일 중 가장 바쁜 날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TSA에 따르면 일요일, 월요일, 목요일, 금요일은 일반적으로 공휴일을 포함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요일이다. 따라서 금요일 오후 5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려는 승객들은 화요일 오후 8시 출발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보다 보안검색대 줄에서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TSA는 TSA 프리체크(PreCheck) 승객이 10분 이내에 보안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하고 일반 체크인 승객의 경우는 30분이내에 통과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하지만 사람이 얼마나 붐비는지에 따라 더 오래 기다리게 될 수도 있다.   ■게이트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리나? DIA는 매우 큰 공항이므로 항공편이 어느 게이트에 있는지에 따라 많은 시간을 걸어야 할 수도 있다. A 게이트에서 비행기를 타는 경우 제피슨(Jeppesen) 터미널 레벨 6에 있는 교량 보안(Bridge Securit) 검색대를 통과하면 기차를 타지 않아도 된다. 그렇지 않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게이트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한다. 항공편이 A, B 또는 C 게이트에서 출발하는지에 따라 게이트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A 게이트: 5~12분 사이 ▲B 게이트: 7~15분 사이 ▲C 게이트: 9~17분 사이다. 기차에서 게이트가 멀어질수록 걷는 시간은 길어진다.3개의 게이트는 모두 두 부분으로 나뉘며 게이트 번호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계산된다. 예를 들어 B 게이트에서는 가장 낮은 게이트 번호가 B7이다. 따라서 B95는 서쪽 윙(wing)의 가장 끝에 위치해 있고, B95는 동쪽 윙의 가장 끝에 위치해 있다.   ■탑승시간 vs 출발시간 비행기 탑승권에는 출발 시간과 탑승 시간이 모두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비행기에 탑승하려면 탑승 시간이 더 중요하다. 승객들이 탑승할 수 있는 시간은 항공사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은 이륙 40~50분 전부터 탑승을 시작한다. 탑승은 일반적으로 이륙 15분 전쯤 완료되며 이 시점에 비행기 문이 닫히고 더 이상  탑승이 허용되지 않는다.덴버 공항에서 두 번째로 큰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은 일반적으로 이륙 30분 전에 탑승을 시작한다. 모든 승객은 게이트에 도착해야 하며 예정된 출발 시간 최소 10분 전에는 탑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좌석을 잃어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은혜 기자덴버공항 일요일 비행기 탑승권 탑승 시간 게이트 번호

2024-07-10

[재정칼럼] 한 방에 인생 역전

‘한 방에 인생 역전’을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로또 당첨자들이다. 지난 4월 말에도 암 투병 중인 라오스 출신 이민자가 13억 달러의 파워볼 복권 1등에 당첨됐다.     우리는 가끔 복권에 당첨되면 앞으로 인생이 어떨지 상상해 본다. 일찍 은퇴해서 꿈에 그리던 집과 최고급 자동차를 구입하고, 쇼핑을 다니고, 호화판 세계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그려보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을 것이다.     나도 복권을 사면 백만 아니 억만장자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대부분은 당첨 금액에만 신경을 쓰지 당첨 확률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재미(?) 삼아 확률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자.   2016년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발행된 논문에 의하면 낯선 사람에게 아이가 유괴될 확률은 140만 명 중에 1명이라고 한다. 이것은 0.00007%의 확률로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그러나 부모의 28%는 자녀의 유괴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며, 31%는 걱정스럽고 불안한 마음이라고 답했다(2022년 퓨리서치 조사).     그럼 비행기 추락으로 숨질 확률은 어떠한가? 1100만 중 1명이다. 확률로 계산하면 0.000009%이다. 비행기 추락으로 숨질 확률은 거의 없지만 비행기 추락사고 소식은 생생히 기억한다. 이런 이유로 비행기 승객의 40% 이상은 비행기 추락을 염려한다. 그렇다면 자동차 사고로 죽을 확률은 어떤가. 5000분의 1이다. 즉, 확률로는 0.02%이다. 자동차 사고로 죽을 확률이 비행기 추락사고보다 훨씬 높지만, 대부분 자동차 사고는 별로 염려하지 않는다. 이처럼 많은 일들이 확률보다는 사람의 감정에 의해 판단되고 결정된다.   메가밀리언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3억 분의 1이다. 다시 말해서 0.00000033%의 확률이란 뜻이다. 이런 확률로 복권 당첨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당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복권 대박을 기대하며 2023년에만 미국에서 복권 구입에 사용된 돈이 무려 170억 달러나 된다. 이중 캘리포니아가 20억 달러 가량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일주일에 20달러는 푼돈으로 생각하며 복권을 산다. 복권 구입 대신 일주일에 20달러, 즉 1년에 1040달러를 연 10%의 수익률로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30년 동안 약 17만1000달러로 불어난다. 이 모든 돈이 로스(Roth) IRA처럼 세금 혜택을 받는 퇴직금 계좌에 있으면 세금 역시 전혀 부과되지 않는다.   어떤 분의 일 년 소득이 약 7만 5000달러라고 가정해 보자. 그중 10%를 저축한다면 연간 7500달러다. 그리고 이를  40년 계속 저축하면 원금만도 30만 달러가 된다. 그런데 저축 대신 같은 금액을 투자한다고 생각해 보자.  S&P 500의 지난 100년 동안 평균 수익률은 10%이지만, 보수적으로 생각해서 40년 동안 연 8%의 수익률 올린다고 가정하면 투자한 자금은 210만 달러로 불어난다. 저축 대신에 주식시장에 투자하면 7배의 돈으로 불어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불리하게 형성된 복권과는 달리, 주식 시장은 투자자에게 재정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투자자들은 투자한 돈이 불어나는 것을 보고 만족을 경험하기에 오락적인 가치는 물론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든 후에야 노후 자금을 준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이 많다. 젊었을 때는 돈의 부족을 젊음으로 만회할 수 있다. 그러나 은퇴한 후 돈이 부족하면 그 어려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나이 들어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노후대책이 늦었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준비하면 그만큼 은퇴자금이 모일 것이다. 이명덕 / 박사재정칼럼 인생 역전 비행기 추락사고 당첨 확률 복권 당첨

2024-05-20

[글마당] 나의 휴식

지독하게 일을 많이 하는 나의 휴식은 비행기 안이다. 최근에는 회사가 뉴욕지사를 오픈하면서 주기적으로 뉴욕을 드나들고 있다. 주위에서 비행기를 자주 타면 방사능 때문에 몸이 안 좋아지고 시차 때문에 치매도 빨리 올 수도 있고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하면서 고맙게도 걱정을 많이 해주고 있지만 나는 비행기가 흔들흔들할 때는 잠도 잘 오고 뜨거운 차를 마시면서 해야 할 일 정리도 하고 뇌를 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서 아주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자세로 책도 보고 바빠서 못했던 휴대폰 사진 정리도 하고 이메일도 확인 후 정리하고 스케줄 정리해놓고 젤리와 달콤한 초콜릿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뉴욕까지 6시간이 금방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비행기 타고도 적어도 2시간에서 6시간, 간혹 중간에 갈아탈 때는 오며 가며 시간과 가끔 딜레이까지 되면 하루 24시간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직항으로 가는 것도 좋지만 중간에 내려서 갈아타는 것도 좋아한다. 주마다 스타벅스 커피 컵도 다르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며 지역마다 특징을 공항에서 보여주기 때문에 즐기고 있다.     2023년에는 뉴욕을 참으로 많이도 드나들었다. 가끔 혼자서 왔다 갔다 하니 “싱글이세요?” “남편분이 그렇게 다녀도 뭐라고 안 하시나 봐요?” “도대체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무슨 일을 하시는지요?” 한국 사람들은 참으로 개인 생활에 대해서 궁금해서 죽는다.     뉴욕은 사계절이 있고 역동적으로 사람들이 움직이고 맨해튼은 국제도시이니만큼 맛난 빵과 커피, 음식은 평을 안 보고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먹어도 맛있다. 길거리에 총총 빠른 걸음으로 보폭도 넓게 신호등도 무시하고 걸어 다니는 뉴요커들은 다들 시크한 멋쟁이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입을 헤 벌리고 쳐다봤다. 남의 일에 관심 없고 바쁘게 사는 뉴요커들은 얼마나 벌어야지 여기서 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좋았던 곳은 센트럴파크였다. 첫날 놀랐던 점은 새벽부터 뛰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줄 알았다. 일상적인 새벽의 모습이었다. 죽으라고 뛰는 사람도 많았고, 왠 개들은 다 풀어놓고 잔디에서 뒹굴고 주인들하고 공놀이하고 폴짝폴짝 주인 옆에서 뛰어다니는 모습이 새롭게 보였다. 서부에는 새벽에 뛰는 사람을 우리 동네에서 간혹 한두 명만 보이고 거의 래쉬를 하고 강아지 파크에서만 풀어놓고 한정된 공간에서만 풀어놓는데 뉴욕 센트럴파크에는 강아지 천국이었다. 다들 맨해튼에서 살아남기 위해 죽으라고 뛰는 것 같았다.     또한 거리의 과일가게가 많아서 아침마다 나는 양배추와 아보카도, 토마토, 레몬, 사과 등을 사고 일주일에 네 번은 파머스 마켓이 열려서 갓구운 머핀과 꿀을 샀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하고 뮤지컬 등 볼만한 곳이 넘쳐나는 곳이 뉴욕이다. 이런 곳에서 살다 보면 결혼? 꼭 해야 하나, 싱글로 살면서 내가 번 돈 쓰면서 살겠다는 전문직 여성과 남성이 늘고 있으며, 혼자 사는 삶이 아주 익숙해서 심심하지 않은 여성 뉴요커는 뉴욕을 떠나기 싫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몇 달 후에는 바뀌었다. 이런 삶이 과연 행복할까? 이기적인 삶, 개인적인 삶으로 엉켜 있고,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어야지만 살 수 있는 뉴욕.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러운 뉴욕 사람들. 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나는 서부가 좋다고 결정 내렸다. LA는 공항에 내리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새벽에 뛰는 사람이 많이 안 보이고 거리에 과일 가게도 없고, 맨해튼처럼 북적이며 저녁 늦게까지 걸어 다닐 수 있는 곳도 없고, 24시간 운영하는 식당도 많이 없지만 일을 마치면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가 푹 쉬고 항상 날씨가 따뜻하고 온화하고 산과 바다가 있고 그냥 사람들이 여유로워 보여서 편안하다.   지난주 뉴욕에서 LA로 돌아올 때 시애틀을 경유했는데 4시간이나 연착되었고 결국에는 다른 비행기를 타고 겨우 LA에 도착했다. 다음날 뉴스에서 시애틀에서 비행기 사고가 있었다고 계속 나와서 ‘어휴 내가 그 비행기 탈 수도 있었는데’ 그랬다.   2024년에도 열심히 일 한 만큼 쉼도 필요하기 때문에 올해도 흔들흔들한 비행기 안에서 휴식을 즐길 것이다. 이제니퍼 / 결혼 정보회사 듀오글마당 휴식 뉴욕 센트럴파크 비행기 사고 여성 뉴요커

2024-01-19

당장 한국행 티켓 끊었다…역사적 결단에 감사

한국이 수십 년 만에 개 식용 산업을 법으로 금지했다. 개 식용을 법에 명문화한 후 51년 만이다. 무엇보다 이 소식에 크리스 드로즈(75.사진) 회장은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 표부터 끊었다.   그는 웨스트할리우드에서 동물보호단체 ‘동물의 마지막 희망(Last Chance for Animals·LCA)’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16년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개고기 식용 문화는 필요 없고(not needed), 잘못된 것이고(wrong), 부끄러운 것이며(disgraceful), 용서받을 수 없는(inexcusable) 행위”라고 말했던 인물이다. 〈본지 2016년 8월8일자 A-4면〉 본지 보도를 계기로 드로즈 회장은 당시 LA총영사관 앞에서 한국의 개고기 식용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급히 한국으로 출국한 드로즈 회장과 9일(LA 시간) 전화 인터뷰를 했다.     -결국 법이 통과됐다. “정말 역사적인 일이다. 한국에 안 나갈 수가 없었다. 국회에서 개식용 금지법 통과를 축하하는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감격스럽다. 그동안 우리와 연대했던 동물해방물결(ALW) 등 여러 동물 보호 단체의 노력의 결과다. 한국 국회의원들의 역사적인 결단에 감사드린다.”   -기나긴 투쟁이었다. “LCA는 1980년대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개 식용은 동물에 대한 존재성을 인정하고 자각할 때 중단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려면 사회적 인식이 변해야 하고,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동물에 대한 인간의 사고 체계 자체가 달라져야 하는 일이다. 단기간에 바뀔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나. 긴 싸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크게 두 가지다. 인식의 변화와 개농장주들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였다. 먼저 단순히 ‘개를 먹으면 안 된다’고 말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조사하고, 통계도 발표하고, 캠페인도 실시해서 사람들을 조금씩 설득하는 지난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개농장주들의 생계가 달린 현실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들에게 대체 사업 등을 마련해야 했다. 그들을 만나 버섯, 토마토 재배 등 대안도 제시했다. 그렇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한국의 단체와는 어떻게 협업했나. “대중의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과 개식용 금지 입법 추진을 위해 정치권에도 목소리를 냈지만, 무엇보다 나는 기자 출신이다. 일례로 동물해방물결과 함께 지난 2021년 비밀 취재 형식을 통해 개고기 산업의 잔인함을 고발하는 영상도 제작했다. 우리는 미국에 있는 단체이지만 정말 환상적으로 함께 일했다. 개 식용 종식이라는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한국의 법제화 결정이 미칠 영향은. “한국 정부는 동물 보호에 있어 정말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한국은 세계적인 나라다.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 높은 국가다. 이번 결정은 국가 내부적으로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반영하겠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동물 보호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강력히 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끝이 아니다. 법시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계속해서 여러 단체가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LCA도 당연히 도울 것이고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동물 학대 행위를 막기 위해 계속해서 힘쓸 것이다.”   ☞개식용 법제화는 크리스 드로즈 회장의 LCA를 비롯한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이하 HSI) 등 여러 국제 동물보호단체들이 함께 이뤄낸 결과다. 본지도 그동안 기획 기사 등을 통해 한국의 개 식용 금지를 위해 꾸준하게 목소리를 내왔다. 드로즈 회장과의 단독 인터뷰는 물론이고 지난 2022년에는 HSI와 함께 ‘한국의 개 식용 종식, 1인치 남았다’라는 주제로 기획 시리즈〈본지 2022년 6월 29일자 A-1면〉를 10회에 걸쳐 보도했었다. 당시 할리우드의 유명 갤러리 ‘해밀턴 셀웨이 파인아트’에서 한국의 개농장 구출견 사진전도 보도했다. 이 갤러리 옆에는 당시 BTS 팝업스토어가 운영 중이어서 한국의 이미지가 극명하게 엇갈린 바 있다. 본지는 이 기획시리즈를 통해 한국 개농장 구출견이 미국으로 입양되는 과정 등을 취재해 보도한 바 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한국행 감사 한국행 비행기 개식용 금지법 개식용 법제화

2024-01-09

휴대폰 하나로 신원확인에서 탑승까지…LAX, '모바일 면허증' 회견

이제 휴대폰만 있으면 신분증을 꺼낼 필요 없이 비행기까지 탑승할 수 있다.       LA국제공항(LAX) 측은 14일 터미널7 TSA 보안검색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주차량국(DMV)의 디지털 신분증인 ‘모바일 운전면허증(MDL)’을 소개했다.     LAX 관계자들은 인파가 몰리는 연말 시즌, 공항 이용객들에게 MDL을 적극 사용할 것을 독려했다.   LAX 측은 연방교통안정청(TSA) 검색대에서도 휴대폰으로 신분을 확인할 수 있고, 또 디지털 형식으로 티켓을 보관했을 때 비행기 탑승까지 휴대폰 하나로 모든 절차를 통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스마트폰 생체인식 기능 등 ‘다중요소 인증(multi-factor authentication)’ 기술로 휴대폰을 통한 신원 확인 및 보안상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이날 LAX는 실제 사용되고 있는 MDL 신원 확인 장치를 공개했다. 기존에 신분증을 보여주는 TSA 검색대에 설치된 이 장치는 얼굴을 촬영하는 카메라와 QR코드 스캐너가 탑재됐다.     이용객들은 MDL의 QR코드를 스캐너에 입력시키고 앞에 카메라를 통해 얼굴을 촬영하면 된다. 그러면 이 장치가 DMV에 등록된 사진과 승객의 얼굴을 대조해 신원을 확인한다.     LA공항공사(LAWA)의 이안 로 디지털전환국 국장은 “이제 얼굴 확인을 실제 요원들에게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바이오메트릭 기술이 운전면허증에 있는 사진과 승객의 얼굴을 알아서 맞춰 줄 것. 이러한 디지털 매치를 통해 승객들의 이동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단, MDL이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행 중인 만큼, 현재 LAX의 터미널 3번과 7번에 프리체크(PreCheck) 레인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며 각 터미널당 3개씩 설치돼있다.     로 국장은 “지난여름부터 이 신원 확인 장치를 도입했고 여행객이 많은 유나이티드 항공(터미널 7)과 델타 항공(터미널 3)이 있는 곳에 우선적으로 설치했다”며 “새해부터는 미전역에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역시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인 김지수(27) 씨는 “미리 다운받아 사용해보고 있는데 지갑에서 따로 신분증을 꺼낼 필요도 없이 너무 간편하다”며 “이번 여행 때 공항에서도 사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LAX 이외에도 샌프란시스코와 샌호세 국제공항, 새크라멘토에 있는 4개 대형 할인매장 등에서 신원확인용으로 MDL을 사용하고 있다.     MDL은 신분증이나 운전면허가 있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휴대폰에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다운받는 법도 간단하다. ▶앱스토어 혹은 구글 플레이에서 ‘CA DMV Wallet’를 입력한 뒤 다운을 받고 ▶앱을 시행한 뒤 ‘MyDMV’ 계정에 로그인하고 ▶실제 면허증이나 신분증 카드를 스캔한 뒤 본인 얼굴로 사진으로 인증하면 완성이다.   장수아 기자 [email protected]신원확인 면허증 모바일 운전면허증 휴대폰 하나 비행기 탑승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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