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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세상이 왜 이래

새해 첫 삽을 떳다 기쁨안고
 
수필을 쓰는 친구의 환히 웃는 모습을 보며
 
나도 수필을 써볼까 생각도 해보고
 
지팡이 들기 전에 여행도 다녀 와야하고
 
펄쩍펄쩍 뛰며 크게 웃어 보고 싶다
 
탁구도 치면서 테니스도 하고
 
수영도 하고 산길도 걷는 그런 꿈을…
 
첫 페이지에 그리니 심장이 뛰었다
 
미소가 훨훨 벙실거렸지, 아 근데 세상이 왜 이래  
 
 
 
왜 부엌 싱크대는 난리냐고
 
터지고 물새고 고치고 나면 또 딴 곳에서 물새고
 
부속보다 두 배나 비싼 인건비를 주었지만
 
또 물이 샌다  
 
오늘 난 화장실에서 설거지를 한다
 
고동치며 끙끙거리는 이 가슴 어쩔까나
 
게다가 잘 두어야겠다던 카드 2장이 행방불명이다
 
아우 왕 짜증이다
 
 
 
연달아 곳곳에 불나고 잇단 비행기 사고
 
세상이 왜 이래 으응?
 
왜 이러는 거냐고…

엄경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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