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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룡의 해에 드리운 먹구름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지난해 12월 13일 “트럼프는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면 북한의 김정은에게 핵무기를 해체하라고 설득하는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는 북한과 실효성 없는 핵무기 관련 대화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더 큰 일, 즉 중국과의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라고 전했다.     그런데 이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기본으로 하는 한미의 오랜 대북정책 기조에서 이탈하는 것이다. 결국 북한 핵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의도를 간파라도 한 듯, 아니면 핵보유국으로 막강한 힘을 과시하듯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의 마지막 날인 30일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말했다.     또한 “전쟁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현실적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며 “유사시 핵 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핵보유국으로 ‘남조선 영토 평정’을 운운한 것은 선전포고와 다름없는 끔찍한 도발이다. 지금까지 평화통일 운운은 핵 개발을 위한 위장 쇼였고, 속내는 그것으로 적화통일에 몰두해 온 것임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한국 정부에서 지난 30여년간 공들인 한반도 비핵화 노력이 백지화된 듯하다. 노태우 정권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1991), 김대중 정권에서는 대북 화해 협력 정책 (햇볕정책), 금강산 관광(1998), 최초의 남북정상회담(2000), 6·15 공동선언, 경의선 복구, 개성공단 설립 등으로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했다. 노무현 정권에서는 햇볕정책을 계승한 평화 번영정책, 첫 북핵 6자회담(2003), 2차 남북정상회담(2007)을 개최했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 3차 남북정상회담(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북공동입장(2018) 등 남북화해정책을 펼쳤지만, 북한은 이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개성남북연락 사무소를 폭파했다(2020). 결국 북한은 핵 개발을 위해 남한의 진보정권을 이용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2003년에 북한의 비핵화를 놓고 첫 6자회담(남북한과 미·중·러·일)이 열렸다. 그 후 4년간 6차례 회담을 거쳐 2007년 10월 3일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냈으나, 2009년 초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다시 복구하면서 6자 회담 합의는 사실상 파기됐다. 김정은은 지난 몇 년간 대남 공격용 전술핵 개발을 공개 지시하고, 핵 선제공격을 헌법화했다. 지금까지 북은 입으론 ‘우리 민족끼리’를 말하면서 민족을 공멸시킬 핵무기 개발에 몰두해왔음을 알 수 있다.   진보 정부는 햇볕정책이라는 이름 아래 대북 퍼주기에 몰두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존재하지도 않는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대신 선전해주며 트럼프에게 보증까지 섰다. 결국 김정은이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다를 바 없었다”며 역대 한국 정부의 모든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을 싸잡아 “우리를 붕괴시키겠다는 흉악한 야망”이라고 역공했다. 그 힘은 미 본토를 공격할 ICBM과 한국을 잿더미로 만들 전술핵의 완성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하면 북한의 핵무기를 해체하라고 김정은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핵보유국임을 인정하고 추가 핵 개발은 막겠다고 하니 북핵 문제에 대한 무슨 해괴한 접근법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미 미 본토를 공격할 핵과 ICBM을 완성했는데 말이다.   '청룡의 해'는 희망과 새로운 시작, 변화와 혁신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북한은 '청룡의 해'를 적화통일의 해로 여기는 것인지 한반도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윤석열 정부는 북의 실체를 냉철히 파악하고 대북·통일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먹구름 청룡 북핵 문제 한반도 비핵화 대북정책 기조

2024-01-09

“북핵 해결, 북미 양국 책임감 가져야”…이낙연 전 총리 UCLA 특강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3일 UCLA를 방문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현실적이고 실용적 접근’을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UCLA 한국학 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특강은 오후 3시 찰스영리서치 도서관에서 40여명의 UCLA 학생과 학교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이 전 총리는 북핵 관련 과거 조치들이 왜 실패했는지 이유를 살펴보는 한편,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최종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한국, 미국 및 기타 주요 주체들이 취할 수 있는 조치에 관해서 설명했다.     강연에서 그는 미국 쪽에서 본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실패 원인으로 ▶북한 생존 욕구 무시 ▶북한 붕괴론에 대한 오판 ▶대북 압박 효과에 대한 오버 플레이 ▶대북 정책에 대한 일관성 부족 등을 꼽았다.     이 전 총리는 북핵은 복잡하고 복합적인 문제이지만 동시에 북한이 느끼는 생존 욕구와 안보 위협을 비핵화 협상에서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비핵화 문제는 북미 관계 개선과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사실 북미 양국은 여러 차례에 걸쳐 비핵화와 국교정상화를 맞바꾸기로 합의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며 “미국 내에서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바람직하거나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그동안 북한 핵 능력의 발전을 초래했고 중국에 대한 더 깊은 의존을 낳았다”며 “이는 세계와 미국 모두의 이익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지금까지 가시적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까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이 시점에서 공허한 약속으로는 완전한 신뢰를 얻기 어렵다.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조치를 더 미루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나 일본이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한다면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북한도 비핵화를 위한 설득력 있는 행동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이낙연 총리 한국 국무총리 한반도 비핵화 비핵화 문제

2023-04-03

[시론] 종전선언 보다 비핵화가 먼저다

한반도 종전선언을 놓고 한미 정부가 막바지 문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보도에 따르면 종전선언에, 현재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유엔군사령부 해체나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평화체제 수립 전 정전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문구로 넣기로 했다고 한다.   이미 2018년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연내 ‘종전선언’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어떤 진척도 없었다. 당시 온 국민은 남북 간 긴장완화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 후 남북 간의 이렇다 할 아무 변화도 없었고, 오히려 북한의 군사 도발에 의구심만 증폭시켰다.   그렇다면 왜 또다시 종전선언을 고집하는 것일까.     지난 9월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치고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그런 비핵화의 협상이나 또는 평화협상에 들어가는 이른바 입구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제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상으로 들어가자 하는 일종의 정치적 선언입니다. 그래서 종전선언으로서 현재의 법적 지위는 달라지는 것이 없고, 종전에 정전협정에 의해서 이뤄지고 있는 여러 가지 관계들은 그대로 지속되는 것입니다”라고 언급했다. 다시 말해 정전선언을 유지하며 종전선언을 평화협정으로 가는 지렛대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미 간의 의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단 시일에 이루어질 사안도 아니다.   우선 정전선언의 당사자들이 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이다. 한국은 거기에 속하지 않는다. 한국이 아무리 원해도 이 세 나라 중 한 나라라도 거부한다면 합의를 도출할 수 없다. 현재 미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 북한 간의 관계를 볼 때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들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자인 북한이 모든 것은 내려놓고 과연 협상에 임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문 대통령의 의중은 알겠지만 종전선언은 산 넘어 산이다. 만일 종전선언이 이루어진다 해도 정전협정 상태로 계속 지속된다면 구호성 행사일 뿐이다.     오히려 국내 반미주의자들은 연일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의중은 북한의 비핵화다.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나라의 운명을 핵에만 의존하는 북한을 무슨 수로 대화로 비핵화를 선언하게 하겠는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유엔 제재로 회원국들이 북한의 계좌 개설도 금융 지원도 북한과의 합작 사업 설립과 운영도 금지돼 있어서 경제교류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미 북한은 종전선언 합의 대가로 한미훈련 완전폐지 요구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은 계속해서 자국민을 착취하고, 인권을 침해하며,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구축하려고 자원을 전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왜 현 정부는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가. 종전선언을 통해 남북 간 적대적 대결 국면을 끝낸다는 정치적인 선언을 국내외로 공표하려는 의도라면 다음 정권에 일임하는 것이 현명하다. 현재 여야 대선 후보 간 종전선언 의미를 놓고 견해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종전선언이 평화협정으로 가는 열쇠라면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선언해야한다.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시론 종전선언 비핵화 종전선언 합의 한반도 종전선언 만일 종전선언

2021-11-26

폼페이오 방북 성과라고 하더니 '북·미 비핵화 실무팀' 무산 위기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한 북·미 간 실무팀 구성에 대해 북한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고 19일(현지시간) 일본 아사히신문이 북·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미 실무팀 합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3차 방북에서 얻은 거의 유일한 성과로 꼽혀 왔는데, 실상은 북한의 반대로 실무팀 출범은커녕 다음 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도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6, 7일 북한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고위급회담에서 북측에 비핵화의 구체적인 절차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팀 구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 측은 이에 대해 "현재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협의하는 채널이 있지 않느냐" "실무팀에서 정하더라도 김영철 부위원장에게 보고하기 때문에 결국은 마찬가지 아니냐"며 실무팀 구성에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신문은 또 "북한은 차기 회담의 실무팀 명단을 미국에 전달하지 않았으며, 개최 시기나 장소도 정하지 않은 채 회담을 마쳤다"고 전했다. 반면에 미 정부는 9일 국무부 내에 실무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관련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서로 논의해 (비핵화 관련 사안을) 정한다 하더라도 두 사람이 자주 접촉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이 비핵화 작업을 지연시키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북측은 또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를 두고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취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중단은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는 조치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영구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북한은 또 전략폭격기·핵잠수함 등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파견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1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각료회의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일부 이슈에서는 진전을 이뤘지만 해야 할 일이 많아 우리가 가야 하는 곳(비핵화)에 도달하려면 일정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기존의 제재에 대한 지속적인 시행을 배경으로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북핵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고하는 발언이다. 또 그는 이 자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부연 설명은 없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도 북핵 협상에 대해 "시간 제한도, 속도 제한도 없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와 함께 한국전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 송환 작업과 관련해 "다가오는 몇 주 안에 첫 번째 유해들을 돌려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약속이다"고 말했다. 앞서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북한이 미군 유해 50~55구가량을 이달 27일 항공편으로 송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서울=이영희 기자

2018-07-19

"베트남의 기적, 당신의 것이 될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후 경제적 성장을 이룬 베트남의 길을 걸으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그 기적이 당신의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7일 방북한 뒤 8일 일본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등을 하고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현지 재계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관계와 번영으로 가는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미국은 베트남과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북한과도 같은 수준의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 추구하는 것에 대해 분명히 해왔다. 선택은 북한과 그 주민들에게 달려 있다"며 "그들이 이걸 한다면(제대로 된 선택을 한다면) 김 위원장은 한국인의 영웅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는 미국은 과거의 적들과도 약속을 지킨다고 선언하면서 1995년 미국-베트남 수교 이후 체험한 베트남의 경험이 수십 년간의 갈등과 불신을 겪은 북한에도 번영과 파트너십이 가능하다는 증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미국과 베트남)가 협력하고 있고 싸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한 나라가 미국과 함께 더 밝은 미래를 창조하려고 결심할 때 우리가 미국의 약속을 완수한다는 증거"라며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그에 대한 상응 조치로 경제보상과 체제안전을 제공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거듭 언급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한편 지난 6일부터 이틀 동안 평양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 실무회담 결과에 대해 미국과 북한의 평가는 엇갈렸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회담에 나섰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8일 "전반적으로 회담에서 진전이 있었다. 열심히 일했고 성과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북한 외무성은 "미국 측의 입장과 태도는 유감스럽기 그지없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북한은 더 나아가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어디에도 없다"며 비핵화 협상이 파탄 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번 협상에선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할 때마다 만났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고, 예상됐던 미군 유해 송환도 없었다. 이 같은 결과는 회담 전부터 예상됐다. 지난달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한 이후 북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에서 속도전을 기대했지만 가시적인 진전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김 위원장이 귀국 후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파괴할 것이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김 위원장은 일주일 뒤(지난달 1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찾아 전략적 협력을 다짐했다. 미국 역시 북한이 강력히 희망했던 대북제재 해제 대신 제재를 1년 연장하는 조치를 지난달 22일 취했다. 양측 모두 신뢰 구축과 상황 진전을 위한 움직임 대신 오히려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1일 폼페이오 장관의 서한 전달 뒤 방북이 성사됐지만 큰 기대를 걸긴 어려웠다. 이를 두고 '악마의 디테일'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협상이 이전과 달리 두 정상이 (비핵화에) 합의한 뒤 실무진이 협의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행을 위한 각론에선 서로의 입장 차로 인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신고와 검증, 동결 및 폐기 등 비핵화 시간표(timeline)와 북한이 원하는 미국의 반대급부에 대한 셈법이 서로 달라 접점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정용수 기자

2018-07-08

이스라엘 "이란 핵포기 믿지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이란 핵 합의 탈퇴 시한을 앞두고 이스라엘이 지지 여론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호응했으나 다른 합의 당사국인 독일 프랑스 등은 이스라엘의 선전을 견제하고 나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국방부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열어 "이란이 아주 큰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2015년 주요 6개국과의 핵 합의에 서명하기 전에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감춘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산더미처럼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젝트 아마드'로 불리는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의 내용을 담은 5만5000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와 CD 183장을 이란 테헤란에서 몇 주 전에 입수했다고 주장하며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선택하는 시점에 사용할 물질을 몰래 저장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표 사진 동영상 등을 동반한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TV로 생중계됐으며 영어로 진행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제시한 자료를 고려할 때 이란을 믿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가 내놓은 자료에서는 이란을 불신해야 할 해설이 있을 뿐 이란이 핵 합의를 위반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었다. AP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대 결단을 앞두고 국제 여론에 입김을 넣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고 해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내 말이 100 옳았다는 점이 진실로 입증됐다"며 "이건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이란 제재유예와 관련해 어떤 선택을 할지는 밝히지 않은 채 "탈퇴를 하더라도 진정한 합의를 위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박에도 이란은 재협상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란 국영통신 IRNA는 "네타냐후는 우스운 쇼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비난하면서 선동일 뿐이라 일축했다.

2018-04-30

김정은 "미국이 종전 약속하면 왜 핵 갖고 살겠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5월 중 폐쇄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겠다고 한 것은 그간 미국이 강조해 온 '실질적 행동'의 첫 조치가 될 수 있다. 종전과 달리 첫 협의부터 북한의 절대권력자인 김 위원장이 나서는 '톱다운' 방식이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판문점 선언에는 포함되지 않은 중대 합의 두 가지를 29일 공개했다. 북부 핵실험장(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 한.미 전문가 및 언론인을 참관시키는 것과 한국보다 30분 늦은 평양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에 맞추는 데 김 위원장이 합의했다는 것이다. 두 사안 모두 남북이 사전 조율한 의제는 아니었다. 회담 도중 전격 합의됐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발표해도 되겠느냐"고 제안하자 김정은은 그 자리에서 "대외적으로 발표해도 좋다"고 답했다. 윤 수석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공개는 향후 논의될 북핵 검증 과정에서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시점은 북.미 정상회담 이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이 미국에 보내는 신호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방한한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은 북한의 진정성 확인을 위한 실질적 조치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언급했다. "지금까지 본 것은 북한의 말뿐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실제로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것으로, 이는 좋은 신뢰 구축 조치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24일 언론 라운드테이블)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사흘 만에 이에 호응한 셈이다. 이런 파격 이면에 깔린 김정은의 의도에 대해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2008년 6월 영변의 5㎿ 냉각탑을 폭파한 적이 있다. 폭파 장면을 성 김 당시 미 국무부 한국과장(현 주필리핀 미 대사)이 현장에서 지켜보고, CNN 방송 등도 생중계했다. 미국은 같은 해 10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2013년 4월 북한은 원자력총국 대변인 명의로 "우라늄 농축 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함께 5㎿ 흑연감속로(원자로)를 재정비해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한다"고 발표, 모든 약속을 뒤집었다. 김정은은 이번 4.27 회담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의지만 밝혔을 뿐 영변 핵시설은 언급하지 않았다. 영국 군사정보분석업체 IHS마킷의 앨리슨 에번스 아시아.태평양국가위기담당 부대표는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생각하는 비핵화는 여전히 꺼려할 것이 확실하다"며 "북한이 특정 핵실험장에 대한 사찰을 허용할 순 있어도 모든 핵시설에 대한 접근은 허용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판문점 선언에 나타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얼마만큼 명료했는지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려 있다. 판문점 선언은 3개 장(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 평화체제 구축) 13개 조항으로 이뤄졌는데, 비핵화 문제는 맨 마지막인 13항에서야 언급됐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새로운 한반도를 열어 갈 준비라는 것은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행동 조치를 전제로 한 것인데 그런 부분이 판문점 선언에는 없다. 비핵화 관련 내용이 독립적인 부분으로 다뤄졌다면 이를 곧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육성을 포함해 여러 경로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윤영찬 수석은 "(김정은이)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살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은 '조건 없는 비핵화'를 원하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대북 위협을 한·미 동맹과 연관 지어 '위협이 다 해소된 뒤 최종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의도라면 북·미 정상회담에서 상당히 난항이 예상된다"며 "이렇게 되면 핵은 뒤로 미루고 우선적으로 미 본토에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부터 협상하겠다는 논리도 가능해진다"고 우려했다. 유지혜·강태화·박유미 기자

2018-04-29

"교육혁신으로 초일류 국가 건설" 오바마 대통령 국정연설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의회에서 행한 국정연설에서 미국이 다시 경각심을 갖고 세계 제일의 국가로 우뚝 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1957년 구 소련이 미국에 앞서 스푸트니크 위성을 쏘아올린 사실을 상기시키며 교육에 대한 투자와 혁신을 통해 무한경쟁 시대에서 미국이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국의 인터넷과 교육열을 강조하는 등 여러 차례 한국을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또 북한의 핵무기 포기도 촉구했다. 그는 미국민들은 창의적인 정신을 발휘하고, 당파적 차이를 떠나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 속에서 다른 국가들 보다 경쟁력에 앞서기 위한 공통의 목표를 위해 협력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을 사업하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의 투자와 신규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재정적자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의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그는 또 건강보험개혁법을 철회하려는 공화당의 움직임과 관련 “보험회사들이 의료비 제공을 거부하는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면서 “대신 건강보험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의회와 협력해서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최은무 기자 emchoi@koreadaily.com

2011-01-25

[오바마 국정 연설] 화두는 경제…일자리·수출 확대 주력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5일 국정연설 화두는 경제였다. 이날 국정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과 수출 증진 등 경제를 화두로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 상황을 언급하면서 정부 재량지출 부문 예산의 5년 동결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지난 연말 최종 타결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을 촉구 관심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의 일자리를 최소 7만개 늘릴 수 있는 무역협정을 지난 달 한국과 매듭지었고 이 협정은 민주당과 공화당은 물론 노사 양측으로부터도 전례없는 지지를 얻고 있다"면서 "나는 이번 의회가 조속히 이를 통과시켜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임기반환점을 넘긴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는 실업률 등 경제가 최대 도전과제라고 판단 남은 임기 후반을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에 앞서 "나의 첫 번째 초점은 우리는 경쟁력이 있고 성장하고 있으며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면서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해외시장의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고 있다. 정부 재정적자 문제에 큰 비중을 둔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중간선거에서 정부의 방만한 지출 문제는 여론의 쟁점으로 부상해 선거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슈가 됐다. 이에 따라 이 문제는 2012년 선거에도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해결이 불가피하다. 이같은 국정연설에 대해 뉴욕 타임스(NYT)는 그동안 금융위기에 대한 대응 조치와 건강보험 개혁 등으로 인해 유권자들에게 진보적 '큰 정부' 옹호론자로 인식됐던 오바마 대통령이 이제 자신의 위상을 친 기업 성향의 실용적 진보주의자로 재정립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우 기자 khwo@koreadaily.com

2011-01-25

오바마 새해 국정연설 "한·미 FTA 조속 비준해야…북한 핵 포기 약속 지켜라"

"한반도에서 동맹국인 한국을 지지하며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의회에서 가진 새해 국정연설에서 한반도 현안을 비롯 임기 후반기의 구체적 국정 청사진을 밝혔다. 오바마는 또 "미국 일자리를 7만개 늘릴 수 있는 자유 무역협정(FTA)을 지난달 한국과 매듭지었고 이는 양당을 포함한 노사 양측으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의회가 조속히 통과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예상대로 상당수 시간을 고용확대.수출 증진.정부 빚 줄이기 등 경제문제에 할애한 오바마 대통령은 "불경기 탈피를 위해서 정치권의 '바이파티잔십'(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며 이는 정당.정치보다도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또 국가안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문을 제외하고 정부 지출 예산을 5년간 동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방안은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를 줄이고 경제를 살리는데 상당히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780억달러를 줄이는 향후 5개년 국방비 예산에 대한 의회 지지를 다시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반세기 전 우리의 라이벌 소련이 최초의 위성 스푸트니크호를 발사 우주경쟁에서 앞서 나갔을때 항공우주국(NASA)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으며 달에 사람을 보낸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이후 정신차리고 교육에 집중한 결과 첨단과학 분야에서만 수백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탄생했다"고 '21세기의 스푸트니크 도전의식'을 주문했다. 지난해 11월2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정부의 방만한 지출 문제는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르며 야당인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요소로 작용했으며 이는 오바마 자신의 재선이 걸린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가장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연설은 중간선거 참패 이후 3개월만에 이뤄진 탓에 오바마는 유례없이 공화당의 협조를 요청하는 메시지 전달에 치중했다. 공화당 역시 과거와 달리 여야 구분없이 의석에 섞어 앉은채 연설을 청취 민주당 소속인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최대한 예우를 갖추었다. 봉화식 기자 bong@koreadaily.com

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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