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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염치 불고하고

‘염치(廉恥)’는 예부터 권력자들의 주요 덕목으로 여겨졌다. 중국의 고전 『관자(管子)』 목민편(牧民篇)에서는 염치를 나라를 버티게 하는 덕목으로 꼽았다. 염치를 깨뜨리는 ‘파렴치(破廉恥)’가 판치게 되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염치’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이른다. 이러한 염치를 돌아보지 아니하다고 할 때 ‘염치 불구하고’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눈앞의 이득 앞에선 염치 불구하고 고함과 삿대질도 서슴지 않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절로 한숨이 나온다” 처럼 사용해선 안 된다. ‘염치 불구하고’는 ‘염치 불고하고’로 바루어야 한다.   염치 뒤에 흔히 쓰는 ‘불구(不拘)하다’는 얽매여 거리끼지 아니하다는 동사다. “총체적인 비리에도 불구하고 정작 내부 징계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공무원들의 청렴도 향상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공직사회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와 같이 주로 ‘-에도/-음에도/ㄴ데도 불구하고’ 형태로 사용된다. ‘염치 불구하고’ ‘체면 불구하고’처럼 명사 바로 뒤에 쓰이는 일은 없다.   ‘불고하고’는 문어적인 표현이므로 일상생활에서는 ‘염치없지만’ ‘염치없는 줄 알지만’ 등으로 사용하는 게 자연스럽다.우리말 바루기 염치 공직사회 비리 고함과 삿대질도 솜방망이 처벌

2023-07-14

[사설] 또 LA시의원 비리, 개혁 필요하다

LA시의원 비리 사건이 또 터졌다. LA카운티 검찰은 13일 커렌 프라이스 의원을 횡령과 위증,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위증 등 10가지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프라이스 의원은 배우자가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의 고객사를 위해 투표권을 행사했고, 과거 다른 여성과 혼인 상태에서 지금의 부인이 정부 의료 지원금 3만3800달러를 받도록 한 혐의 등이다.     프라이스 시의원은 가주 의원을 거쳐 LA시의원 3선에 성공한 지역의 중견 정치인이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노점상 합법화 등에 앞장서며 사회단체와 저소득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의정활동 덕에 라틴계 주민이 75%로 압도적으로 많은 9지구에서 흑인인 그가 무난히 3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LA와 9지구 주민들에게 그의 기소 소식은 큰 충격이다. 프라이스 의원 측은 제기된 혐의들을 부인하고 있어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기소로 LA시의회는 ‘부패 시의회’의 오명을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시의원들의 비위 연루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미치 잉글랜더 전 시의원이 불법 향응과 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후 4년 동안 임기중 낙마한 시의원만 3명에 이른다. 마크 리들리-토머스, 호세 후이자 시의원은 뇌물 혐의 등으로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았고, 누리 마르티네즈 시의원은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러났다. 또 마르티네즈와 함께 인종차별 발언 사건에 연루된 케빈 드레온 시의원은 여전히 사퇴 압력을 받고 있고, 길 세디요 전 시의원은 임기는 마쳤지만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LA시의원 부패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은 권한 집중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LA시 인구는 400만 명에 육박하는데 시의원은 고작 15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의원 증원을 포함해 LA시의회의 체질을 확 바꾸는 대대적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사설 la시의원 비리 la시의원 비리 la시의원 부패 la시의원 3선

2023-06-14

"정치인 비리로 한인사회 피해 없어야"…MRT 유죄 평결 한인사회 반응

“한인사회와 시를 위해 부패 일소의 전환점이 돼야 합니다.”   LA 한인사회가 속한 10지구 시의원이자 30년 흑인 노정객 마크 리들리-토마스(이하 MRT)의 부패와 비리, 뇌물 혐의 유죄 평결은 적잖은 파문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의 유죄 평결은 최근 들어 호세 후이자, 미치 잉글랜더에 이어 LA시의회 세 번째 비리 스캔들로 기록됐다.   일단 LA 10지구 커뮤니티는 MRT의 유죄 평결을 두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며 보궐선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인사회는 안타까움 속에서 새롭게 리더십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년 10지구 시의원직 출마를 선언한 그레이스 유 변호사는 “준엄한 심판을 내려준 배심원에게 감사를 표하며 우리 시민들의 이익을 보호할 정치 리더들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전했다.       스티브 강 한미민주당협회장도 “비리 정치인들로 한인사회가 피해를 봤다. 이제라도 10지구의 운명을 결정할 기회가 한인사회에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6지구 보궐선거에 출마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아이작 김 후보도 “부패 혐의에 심판이 내려져 기쁘다. 시청 내 부패를 뿌리 뽑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흑인 커뮤니티 대표지인 센티넬 신문은 “커뮤니티에 슬픈 날”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사우스 LA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말부터 몇몇 집회를 통해 MRT의 무죄를 기원하고 그를 노골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목회자들이 내놓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집회에는 일부 현직 시의원들도 참가했으며 MRT의 변론 비용까지 지원했다.     마키 해리스-도슨 의원(8지구)은 “권력자들이 우리 커뮤니티를 잊어버리고 있을 때 MRT는 우리를 결집하고 일으켰다”며 그의 업적을 칭송하기도 했다.         보궐선거 관련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LA시의회는 다음 주 첫 회기인 4월 4일(화) 입장과 반응을 내놓을 예정이다.       평결 직후 LA 시검찰이 ‘시의회의 재량에 달렸다’고 유권 해석한 바 있어 보궐선거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임시 공석을 채우기 위해 헤더 허트를 임명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또 다른 인물을 임명할지, 허트를 존속할지, 선거로 선출할지 결정해야 한다.     한인사회에서는 올해 여름 당장 보궐선거가 어렵다고 해도 내년 3월 예비 선거 또는 전후로 유권자들의 투표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한인사회 정치인 la 한인사회 비리 정치인들 유죄 평결

2023-03-30

"관세장벽이 제조업 일자리 못살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 부활을 목표로 취하는 관세 등 보호무역조치가 사라진 일자리를 되살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미 많은 생산설비가 자동화돼 저학력·미숙련 노동자를 더는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시카고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00~2017년 미국에서는 550만 개의 생산직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는 1980~2000년 20년간 줄어든 일자리 수의 2배에 달한다. 일자리 감소는 저학력·미숙련 노동자에 집중해서 발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성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중국 등의 개발도상국과 치열한 저비용 경쟁에 직면한 미국 기업들이 미숙련·반복 업무를 점차 자동화하면서 로봇과 고학력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로봇화는 현재 상당 부분 진행돼 다시 되돌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등에 폭탄 관세를 부과해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더라도 로봇화 때문에 사라진 일자리는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고 연구는 지적했다. 연구를 진행한 시카고대 경제학자 에릭 허스트는 "지금 무역장벽을 세운다고 해도 기계들을 없애지는 못할 것이다"라며 "해외 경쟁자들에 맞서 국내 업계를 육성하는 정책은 생산량에는 긍정적이지만 저학력·미숙련 노동자들을 돕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연구는 일자리를 잃은 생산직 노동자들이 재취업하지 못하는 이유를 사회문제로 부상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남용과 연결지었다. 연구는 오피오이드 사용 및 이에 따른 사망 증가가 생산직 고용 감소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는 "생산직 근로자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지역에서 의사들은 오피오이드를 더 많이 처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2018-04-05

청소년 여름일자리도 '구직난'

메이시스, 갭, 애버크롬비&피치 등 대형 소매체인들이 영업부진으로 잇따라 매장을 폐쇄하면서 청소년들의 여름 일자리도 크게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여름방학시즌에 일을 하는 청소년 숫자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전같으면 이미 여름방학시즌 청소년 고용을 시작했을 소매체인들이 올해는 백투스쿨시즌으로 채용을 미루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미 수천 개의 매장 폐쇄 계획이 발표될 정도로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매체인들 입장에서는 비록 파트타임이지만 추가 채용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이로 인해 올해는 청소년들이 여름방학시즌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WSJ에 따르면 인디애나대학 블루밍턴 캠퍼스 2학년인 대니 웨슬리는 최근 월마트, 포에버21, 샬럿 러스스토어 등에 파트타임 일자리 지원서를 냈지만 부르는 곳이 없었다. 이미 채용이 끝났다는 것이다. 여름방학시즌 파트타임 일자리 수가 크게 줄어 일찌감치 마감된 것이다. 결국 웨슬리는 집 인근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여름방학동안 일하기로 했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7월 기준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청소년 비율이 1978년만 해도 72%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43.2%로 줄었고, 올해에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들이 본격적인 사회생활 시작에 앞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있는 셈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청소년들의 취업을 도와주는 비영리재단 커먼웰스코퍼레이션의 낸시 스나이더 CEO는 "대형 소매체인들의 채용 형태가 바뀌고 있어 청소년들의 일자리 얻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로컬 스몰비즈니스에서 일자리를 찾는 게 여름방학시즌을 알차게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김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2017-05-24

'넥슨 공짜 주식' 진경준 전 검사장 징역 4년

넥슨으로부터 공짜 주식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진경준(49·사법연수원 21기) 전 검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김정주(48) NXC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특가법상 뇌물 등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진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에게는 무죄, 진 전 검사장 처남에게 용역사업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서용원(67) 한진 대표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뇌물수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진 전 검사장을 구속 기소했다. 진 전 검사장은 2005년 김 대표로부터 넥슨 주식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 4억2500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총 9억53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진 전 검사장은 이후 해당 보유 주식을 10억원에 팔고 그중 8억5300여만원으로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산 것으로 드러났다. 특임검사팀은 이중 8억5300만원을 공소시효 10년 범위 내에 있는 뇌물로 판단했다. 진 전 검사장은 또 2008~2009년 넥슨홀딩스 명의로 리스한 제네시스 차량을 무상으로 사용해 19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기고 2009년 3월 차량 인수자금 3000만원을 김 대표로부터 받은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11회에 걸쳐 가족 여행 경비 5000여만원을 김 대표가 대납하게 해 이익을 취득한 혐의도 받았다. 이밖에 진 전 검사장은 자신이 맡았던 한진그룹 관련 내사사건을 종결하면서 대한항공이 2010년 8월 자신의 처남 명의의 청소용역업체에 용역사업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도 받았다. 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넥슨 주식 매입자금의 출처를 숨기기 위해 재산신고를 허위로 하고 지난 3월 넥슨 주식 매입 경위 의혹보도가 나오자 3차례에 걸쳐 허위 소명서 및 자료를 제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진 전 검사장에게 징역 13년에 벌금 2억원, 추징금 130억7900여만원을 구형했다. 김 대표에게는 징역 2년6개월, 서 대표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진 전 검사장은 청렴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검사로서의 직분을 망각했다"며 "김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았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에 대해서는 "검사 직무를 매수하려 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범행을 대체로 자백했고 진 전 검사장의 적극적인 요구로 범행에 나아갔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 8월 진 전 검사장을 이같은 혐의 등으로 해임처분하고 1015만원의 징계부가금을 의결했다. 현직 검사장이 비리 혐의로 해임 처분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2016-12-12

"분단체제 하에서는 절대 행복할 수 없어"

'개성공단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김진향 전 카이스트 교수가 4일 LA한인타운을 찾아 '개성공단을 보면 통일이 보인다'는 주제로 개성공단과 남북관계, 평화통일에 대한 강연회를 가졌다. 6·15공동선언실천 미서부위원회(위원장 정창문) 주최로 평화의교회에서 열린 이번 강연에는 100여 명의 청중들이 참석해 올해 2월 전격 폐쇄된 개성공단에 대한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참여정부시절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평화체계담당관으로 대북문제를 담당했으며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2월부터 4년간 개성공단 기업지원부장으로 일하며 북한 측과 거의 모든 분야의 협상을 담당했다. 그는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개성공단 사람들'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개성공단이 폐쇄된 것에 대해 짙은 아쉬움을 피력했다. "남북은 어떠한 정세변화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은 유지한다고 합의를 해놓고 이를 파기했습니다. 남북한의 유일한 평화공간이 닫힌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개성공단은 처음부터 우리가 먼저 요구했고, 우리가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했습니다.처음 시작할 때 우리 정부는 각국 사례를 취합해 북한 근로자들의 적정월급을 200달러로 제시하려 했습니다. 내심 북한이 300달러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협상을 하려 했으나 북에서 제시한 것은 50달러였습니다. 폐쇄 직전 작년에 야근·특근수당까지 합쳐서 150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비해 중국에선 3배,중동에선 10배 이상의 임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북한이 애초부터 돈을 벌려는 경제적인 목적이었다면 개성공단을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김 교수는 개성공단이 원활하게 당초 목표대로 가동되었다면 2012년까지 2000~3000개의 공장이 들어서고, 500억~10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50만 명이 근무하는 세계적인 경쟁력 있는 공단으로 발전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65%가 의류·봉제 등 노동집약형 영세기업이었습니다. 이들이 2년만 지나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14년 간 124개 기업 중에서 부도난 기업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세계최고의 경쟁력은 이직이 전혀 없는 최고 숙련 노동자들 덕입니다. 입주 사장들은 '개성공단에서 돈 못 벌면 기업도 아니다'는 말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김 교수는 4년간 북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생활한 경험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만나기 전에는 틀림·잘못·나쁨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익숙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만나서 대화하다 보니 남과 북은 옳고 그름의 차이가 아니다 서로 '다름'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70년 분단의 역사가 서로 부정하고 옳고 그름의 시각으로 상대를 바라보게 하는 관념의 강제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김 교수는 남북교류와 평화통일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서로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인식 수준은 맹(북맹·남맹)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사회의 높은 자살률, 낮은 공동체 신뢰지수 등 행복지수가 극히 낮은 것은 분단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평화의 속성은 상호존중·신뢰·나눔·배려·관용·공존·사랑 이런 것들입니다. 반면 분단의 속성은 부정·불신·증오·반목·비난·폄하·적대·대립·폭력·전쟁 이런 것들입니다. 분단체제에서는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2016-06-06

“사람잡은” 옥시 가습기 살균제… 미주에서도 판매

최근 한국 내에서 문제가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 해당 제품이 시카고를 포함한 일리노이 지역에서도 판매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3년전 쯤 아내가 아이를 위해 한 마트에서 옥시 싹싹(뉴 가습기 당번)을 구입했다. 사용을 시작한 후 어지럽고 헛구역질이 나고 기침 증상이 계속되어 사용을 중단했던 기억이 있다”며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해당 제품이 문제가 되는 것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4일 본보에 제보를 했다. 김 모씨는 “예민한 탓에 절반 가까이 사용한 뒤 타제품으로 교체했는데 ‘만약에(지속적으로 해당 제품을 사용했더라면)’라는 생각에 끔찍하다”며 “제품 구입 당시 판매 마트 진열대에는 상당량의 해당 제품이 진열 판매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2.99달러에 구입했었다.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에 대해) 시카고에서는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옥시 사태는 2011년 옥시싹싹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던 임산부 5명이 입원 중 급성 폐질환이라는 공통 사인으로 사망, 가습기 살균제가 주원인으로 밝혀지며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옥시싹싹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는 2011년 기준 103명의 사망자를 낸 영국계 다국적 기업으로 그동안 불리한 증거 폐기, 또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해 왔었다. 지난달 26일 검찰은 옥시 신현우 전 대표를 첫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했으며 지난 2일 옥시 한국법인 아타 샤프달 대표가 공식 사과를 했다. 현재 옥시측의 억지사과와 사과 이전 사태 은폐 의혹에 따라 한국 내에서 전국적으로 옥시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으며 15명의 사망자를 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5년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한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옥시 제품의 수량을 줄이는 것을, 또한 쿠팡은 옥시 제품의 판매 중단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제조업체의 과실 확인, 허위 표시광고 행위 조사, 옥시 뿐 아니라 유해성이 인정된 다른 업체에 대해서도 수사 확대 등에 포인트를 두고 수사에 돌입 4일(한국시간) 옥시 유해성 보고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 교수를 긴급 체포했다. 한편 한국 내에서 옥시 불매운동 확산과 대형 마트 등 유통업체의 옥시제품 매장 퇴출 운동이 확산하고 있지만 시카고 한인마트에서는 세탁용품 옥시싹삭을 비롯해 물먹는 하마, 냄새먹는 하마 등 옥시 제품의 판매가 별 제재 없이 이뤄지고 있다. 수퍼 H마트 나일스지점 손규락 지점장은 “현재 본사로부터 특별한 전달 사항은 없다”며 “한국 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면 본사 차원에서 검토 중일 것이다. 본사 지침에 따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나일스 아씨플라자 박성주 지점장은 “문제가 됐던 해당 가습기 살균제는 판매하지 않는다”며 “타 옥시 제품은 본사 구매팀의 협의가 우선 이뤄진 후 본사 방침에 따라 판매 여부를 결정 짓겠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103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던 가습기 살균제 옥시 싹싹 뉴 가습기 당번이 시카고지역에서도 판매된 것으로 확인된 만큼 피해자 발생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규섭·김민희 기자

2016-05-04

‘문익환’ 아들과 ‘장준하’ 아들의 만남

고 문익환 목사의 아들인 배우 문성근 시민의 날개 대표와 70년대 대표적 지식인 장준하 선생의 아들 장호준 목사가 워싱턴 동포들을 찾는다. 워싱턴 시민학교(교장 김광훈)는 오는 23일(토) 오후 6시 버지니아 페어팩스 소재 성십자가 교회(담임신부 한성규)에서 문 대표와 장 목사의 ‘토크 콘서트’를 연다. 문성근 씨는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로 국민적인 인기를 모았고,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시민단체를 이끌며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동포 사회에 20대 총선이 끝나 정치 지형도가 재편된 한국 상황과 함께 평범한 시민들의 정치참여가 공동체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함께 하는 장호준 목사는 커네티컷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미주희망연대’의 의장이다. 독립운동가이자 박정희 집권 시절 야당의 대표 민주인사이며, 의문의 죽음을 당한 장준하 선생의 삼남이다. 장 목사는 이번 20대 총선을 앞두고 재외동포 투표 독려 운동을 벌이다 해외 동포로서는 처음으로 한국 선거관리위원회의 고발로 여권을 압류당하는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미주희망연대 측은 “시대의 아픔을 안고 있는 두 상징적인 인물들의 아들들이 함께 한국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토크 콘서트 후에는 인근 윌리엄 조 평화센터에서 뒷풀이 행사가 열리며, 다음날 오전 9시에는 파운틴헤드 공원(10875 Hampton Rd, Fairfax Station, VA)에서‘문성근과 함께 가는 토요 산행’ 행사가 펼쳐진다. ▷장소: 10520 Main st. Fairfax, VA. 22030 (성십자가 교회) ▷문의: 703-395-4160 박세용 기자

2016-04-20

3당 지도부 전국 훍고 수도권 집중유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1일(한국시간) 울산.부산.제주를 돌아다니며 지원 유세에 나선다. 김 대표는 이날 울산 동구, 부산 연제, 중.영도, 북.강서갑에 이어 제주로 넘어가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저녁 울산.부산 유세를 마친 뒤 제주도로 이동해 제주 지역 후보 유세를 도왔다. 김 대표가 선거 직전에 야당과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부산 연제구(김희정), 오차 범위 내 격전을 벌이고 있는 울산 동구(안효대), 부산 북.강서갑(박민식) 등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는 지역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1일 대국민성명을 발표하는 등 수도권 격전지 표심 확보를 이어갔다. 또 선거운동 기간 중 두 번째로 제주를 찾았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과 수도권 격전지를 찾으며 계속 여론몰이를 이어갔다. 당초 김 대표는 부산 방문도 계획했으나 수도권의 선거 판세를 고려해 일정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공식선거운동이 끝나는 날까지 수도권 등 격전지 유세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당은 11일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물론 호남에 머무르던 천정배 공동대표까지 나서 수도권을 종횡으로 훑었다. 국민의당은 수도권 지역구 중 안정권인 서울 노원병 외에 서울 중성동을, 관악갑.을, 은평을, 인천 부평갑, 안산상록을, 안산단원을 등 6개 지역을 관심지역구로 설정, 이 지역구에 화력을 쏟아부었다.

2016-04-10

[한국 총선 D-1] 결국은 수도권…여야, 남은 화력 쏟아 붓는다

여야 지도부가 20대 총선 지역구 253석 중 절반에 육박하는 122석이 걸려 있는 최대 승부처 수도권에서 막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성패는 단순히 20대 총선 결과만 좌우하는 것이 아닌, 내년 대선의 가늠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초반보다 수도권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선거 중반 절대 지지층인 장년층 '그레이 보터'(grey voter)에 읍소하는 전략이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더민주는 국민의당과의 후보단일화 실패에 따른 야권 지지층 분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낙담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수도권 판세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고 판단, 막판 화력을 집중해 더민주의 사표방지론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각오다. ▶새누리 수도권 과반 달성 기대 새누리당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10일 여의도 당사 브리핑을 통해 "현재 선거상황이 쉽지 않다"며 "새누리당의 현재 자체 판세 분석으로는 145석 전후를 받아 과반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그러나 "선거 초반에 비해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새누리당은 마지막까지 낮은 자세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초반보다 지지층 결집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지도부의 접전지 집중유세가 어느 정도 먹히는 거 같다"며 "수도권에서 지지세가 상당히 올라오고 있다"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이 이같이 조심스런 자신감을 내비친 이유는 그의 말대로 수도권에서의 지지층 결집 현상이 막판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최소 과반 달성은 가능할 것 같다"며 수도권 과반선인 61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민주 "일여다야 악몽"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 122석 중 45곳에서 우세 또는 경합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당 출현으로 인한 야권 표 분열로 사실상 반타작도 어렵다는 관측이다. 서울에서는 49개 지역구 중 18~19곳, 인천에서는 13개 지역구 중 5~6곳, 경기에서는 60개 지역구 중 20곳 이상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은 10일 "서울에서도 야권 분열 때문에 과반을 넘기는 것이 버거운 상황"이라며 "내부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일여다야"라고 우려했다. 이어 "분열되서 유권자들이 '내가 투표하면 뭐하느냐'는 생각을 갖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도권에서 어떻게든 과반수를 한다고 해도 100석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여다야 악몽이 현실화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정 본부장은 "수도권 판세가 지방까지 가지 않겠느냐"며 "김종인 대표는 체력이 받쳐주는데까지 하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수도권 4~5석 기대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4~5석을 기대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1곳만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매일매일 분위기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국민의당은 노원병 외에 중성동을, 관악갑.을, 은평을, 인천 부평갑, 안산상록을, 안산단원을 등 6개 지역을 관심 지역구로 놓고 이곳에서 집중 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특히 안철수 대표가 남은 기간동안 호남에 내려가지 않고 이들 지역에 화력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이 본부장은 "심판은 무비전, 무능력, 무책임 등 과거의 낡은 틀에 갇힌 19대 국회를 심판하고, 거짓말 선거 프레임, 책임과 역할을 못하는 정치세력을 단호하게 심판하자"며 "못해도 1등, 더 못해도 2등을 하는 독점과 담합이 뒤섞인 낡은 정치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2016-04-10

"멀쩡한 오븐 바꾸고 부총영사 권한 박탈" 김기환 뉴욕총영사 '갑질' 논란 추가 의혹 제기

'갑질 논란'에 휩싸인 김기환 뉴욕총영사(사진)에 대한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외교부도 추가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재미 언론인 안치용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시크릿오브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김 총영사는 지난해 4월 부임 후 관저에 설치돼 있는 가스 오븐이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며 멀쩡한 가스 오븐 대신 4000여 달러를 들여 전기 인덕션을 설치했다. 이 비용은 국민 세금으로 충당됐으며 기존 가스 오븐은 판매 업체에 그냥 넘긴 것으로 알려져 혈세를 낭비한 의혹이 있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또 김 총영사가 총영사 부재 시 공관업무를 총괄해야 하는 부총영사를 공관예산집행 서명권자에서 배제하고, 직제에 없던 총무참사관 직책을 만들어 부총영사의 부하 직원에게 서명권을 부여했다는 의혹도 추가 제기했다. 지난해 8월말 전임 부총영사가 귀임하고 새 부총영사가 부임했지만 김 총영사는 공관예산집행 서명권을 주지 않고 자신과 총무참사관, 총무영사 3인 체제로 운영했다는 것. 이에 대해 총영사관 측은 "의혹들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외교부 조사 결과에 따라 추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감사관실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모두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 총영사는 의혹에 대해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감사관실 측은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려면 김 총영사의 입장을 듣는 것과 함께 현지 공관의 관련자들로부터 당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크릿오브코리아는 김 총영사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 외교부가 일부 내용은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감사관실 측은 "지난해 6월 실시된 총영사관 정기감사 보고서에는 이번 의혹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며 "감사 도중 일부 내용이 나왔을 수 있지만 공식 보고서에는 이번 의혹과 관련한 내용은 찾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또 이 매체는 외교부 관계자를 인용 조사를 받고 있는 김 총영사가 뉴욕으로 조기 귀환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 외교부는 16일 오후 9시 현재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서한서·서승재 기자 [email protected]

201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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