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반복되는 분노 폭발
최근 감정,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건을 종종 볼 수 있다. 층간소음으로 시작한 이웃 간 갈등이 폭력, 살인사건으로 번지기도 하고, 이 같은 분노조절 실패가 보복운전, 증오범죄, 총기 난사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스티븐 연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Beef)’도 운전 중 난폭 행동, 로드 레이지(road rage)가 발단돼 남녀 주인공이 서로 복수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폭력적, 파괴적인 말과 행동을 보이고 이로 인해 사건·사고에 휘말리게 되면 간헐적 폭발성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흔히 분노조절 장애라고 하는데 이는 정신의학적 공식 진단명은 아니다. 충동조절 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라는 용어도 자주 쓰는데 이 역시 공식 진단명은 아니며 간헐적 폭발성 장애의 상위 유형인 파괴적, 충동조절 및 품행장애(Disruptive, Impulsive, Control and Conduct Dysphoria)의 다른 말이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는 감정조절을 하지 못해 폭력이 동반될 수 있는 분노가 폭발하는 행동 장애로 사소한 일, 일의 중한 정도에 상관없이 상황에 맞지 않게 분노를 폭발하는 증상이 특징이다. 공격적인 충동을 조절, 통제하지 못하고 행동폭발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간헐적 폭발성 장애는 ▶언어적 공격성(비난, 언쟁, 폭언, 분노발작), 재산, 타인, 동물에게 가하는 신체적 공격성이 평균적으로 3개월 동안 일주일에 평균 2회 이상 발생하면 진단하는 기준이 된다. 신체적 공격성이 재산 피해를 초래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나 동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이어도 해당한다. 또 ▶재산 피해, 타인이나 동물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는 신체적 공격성, 즉 폭행을 포함한 폭발적 행동이 1년 동안 3회 이상 발생해도 간헐적 폭발성 장애로 진단하는 근거가 된다. ▶행동폭발을 반복적으로 보이는 동안, 공격성의 정도는 사회적, 정신적 스트레스 요인에 의해 촉발, 유발되는 일반적인 반응을 심하게 넘어서며 ▶이런 반복적 행동폭발은 미리 계획한 것이 아니며 돈, 권력 등의 유형적인 대상에 한정하지 않고 뚜렷한 목적 없이 일어나야 한다. 이외 ▶이러한 공격성으로 인해 현저한 심리적 고통을 느끼며 직업, 사회생활,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경제적, 법적 문제를 유발하는 경우도 간헐적 폭발성 장애의 특징 중 하나다. 단, 간헐적 폭발성 장애는 매우 드문 장애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나타나는 공격성이 다른 어떤 정신질환으로 설명이 되지 않을 때 진단을 내리게 된다. 또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행동의 패턴, 자란 환경, 정신질환 히스토리와 가족력, 알코올, 마약, 약 복용 기록 등을 꼼꼼히 살핀 후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므로 단순히 나타나는 행동만으로 진단할 수 없다. 따라서 분노조절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장애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지는데 원인을 정확히 파악, 그 요인을 제거하고 분노를 조절할 수 있도록 훈련하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충동적 욕구가 올라올 때 어떻게 할지 계획을 마련하고, 화가 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파악해 피하며, 화를 내기 전에 심호흡하거나 숫자를 세거나 운동을 하는 등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 분노를 참고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도라면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을 것을 권한다. ▶문의:(213)235-1210 문상웅 / 심리상담가(LCSW)·이웃케어클리닉건강 칼럼 분노 폭발 분노조절 실패 간헐적 폭발성 반복적 행동폭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