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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앗차’ 하지 말자

우리가 잠깐 머물던 한해가
 
서서히 저물어간다.
 
 
 
지난 시간은 참으로 아름다운 날들이었네
 
그것은  
 
살아있었다는 그 한 가지 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아름답고
 
한번 살아 볼 만한 가치가 있었노라고...
 
 
 
그 한해에 속에는  
 
미움도, 시기도, 질투도, 분노도 있었고
 
즐거움도, 행복도,보람도, 사랑도 있었네
 
그런 모습 속에서도
 
우린 서로 인연의 고리를 가지고 있지.
 
 
 
한 개의 고리가 끊어지면
 
다른 고리도 저절로 끊어지는 법,
 
고귀하고 귀중한 인연의 고리를
 
다시 한번 동여매어 보자.
 
 
 
2023년이 가고 2024년이 오면
 
새해에는 ‘앗차’ 하지 말자
 
 
 
보통 때에는 모르고 있는  
 
공기나 물처럼
 
그것이 얼마나 귀중하고
 
고마운 것을 모르는 것처럼
 
우린 타인의 인격과 생각을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한 사람이 ‘앗차’ 실수를 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사이에
 
다른 한 사람이 불행해진다.
 
 
 
창밖을 바라보자
 
현란하게 색색으로 물들었던
 
나뭇잎들이 바람에 날리다
 
이젠 차가운 눈 속에 잠들고  
 
내일을 꿈꾼다.
 
 
 
우리 새해에는
 
많은 생각을 하자.
 
지난해의 모든 슬픔과 고통의 멍에를  
 
그냥 내려놓고
 
새로운 바다의 삶 속으로
 
훌훌 떠나보자.
 
 
 
새로운 해에는 사랑 안에서
 
‘앗차’하는 실수를 하지 말자
 
그리고 못 본 척도 하지 말자!

석 송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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