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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되’와 ‘돼’

‘되어서야’와 ‘되었다’를 줄여 보자. 의외로 오답을 내는 이가 많다. “엄마가 되서야 딸이 됐다”고 하면 안 된다. “엄마가 돼서야 딸이 됐다”가 바르다.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도 마찬가지다. ‘되어야’는 ‘돼야’로 축약된다. “엄마가 되니 엄마가 보인다”는 어떨까? ‘되니’는 더 줄지 않는다.   동사 ‘되다’의 어간 ‘되-’에 모음 어미 ‘-어/-어서/-었-’ 등이 붙어 활용될 때는 ‘되-’와 ‘-어’를 축약해 ‘돼/돼서/됐다’와 같이 ‘돼’로 적는다. 자음 어미가 붙어 활용될 때는 줄어들지 않으므로 ‘되고/되니/되면’처럼 ‘되’로 표기한다.   사실상 발음으로는 ‘되/돼’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혼동을 주는 요인이다. “안 되요”와 “안 돼요”, “안 되죠”와 “안 돼죠”가 특히 헷갈린다.   구분법은 간단하다. ‘돼’는 ‘되어’가 축약된 말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되어’를 넣어 보면 된다. 자연스러우면 ‘돼’로 표기하고, 어색하면 ‘되’로 적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안 돼죠”의 ‘돼’를 ‘되어’로 바꾸면 “안 되어죠”가 돼 부자연스럽다. “안 되죠”가 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죠‘는 어미 ’-지‘에 보조사 ’요‘가 결합한 ’-지요‘의 준말이므로 “안 되지요” “안 되죠”로 써야 한다. “안 돼요”의 경우 ‘돼’를 ‘되어’로 바꿔도 자연스럽다. “안 되어요”는 말이 되므로 “안 돼요”가 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우리말 바루기 점도 혼동 자음 어미 사실상 발음

2024-07-02

[우리말 바루기] ‘되어서’는 ‘돼서’가 되고

‘되/돼’와 관련해 맞춤법에 혼란을 겪는 이들이 많다. “엄마가 되서야 딸이 됐다”고 하면 안 된다. “엄마가 돼서야 딸이 됐다”가 바르다.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도 마찬가지다. ‘되어야’는 ‘돼야’로 축약된다. “엄마가 되니 엄마가 보인다”는 어떨까? ‘되니’는 더 줄지 않는다.   동사 ‘되다’의 어간 ‘되-’에 모음 어미 ‘-어/-어서/-었-’ 등이 붙어 활용될 때는 ‘되-’와 ‘-어’를 축약해 ‘돼/돼서/됐다’와 같이 ‘돼’로 적는다. 자음 어미가 붙어 활용될 때는 줄어들지 않으므로 ‘되고/되니/되면’처럼 ‘되’로 표기한다.   사실상 발음으로는 ‘되/돼’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혼동을 주는 요인이다. “안 되요”와 “안 돼요”, “안 되죠”와 “안 돼죠”가 특히 헷갈린다. 구분법은 간단하다. ‘돼’는 ‘되어’가 축약된 말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되어’를 넣어 보면 된다. 자연스러우면 ‘돼’로 표기하고, 어색하면 ‘되’로 적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안 돼죠”의 ‘돼’를 ‘되어’로 바꾸면 “안 되어죠”가 돼 부자연스럽다. “안 되죠”가 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죠’는 어미 ‘-지’에 보조사 ‘요’가 결합한 ‘-지요’의 준말이므로 “안 되지요” “안 되죠”로 써야 한다. “안 돼요”의 경우 ‘돼’를 ‘되어’로 바꿔도 자연스럽다. “안 되어요”는 말이 되므로 “안 돼요”가 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우리말 바루기 점도 혼동 자음 어미 사실상 발음

2024-06-04

[우리말 바루기] ‘슈림프’

‘shrimp(새우)’를 한글로 옮길 때의 표기법을 묻는 질문에 ‘쉬림프’로 답하는 이가 많다.  ‘쉬림프’로 적는 게 원음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표기가 현실음에 더 가까운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어차피 영어에서는 자음 소리이고 우리말에선 모음과 결합하게 되므로 원어 발음과는 차이가 나게 된다. 영어 ‘sh’의 표기를 한글로 옮길 때 우리말의 발음 체계 아래 일관성 있게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어말의 [?]는 ‘시’로 적고 자음 앞의 [?]는 ‘슈’로, 모음 앞의 [?]는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샤’ ‘섀’ ‘셔’ ‘셰’ ‘쇼’ ‘슈’ ‘시’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shrimp’의 경우 [?]가 자음 앞에 왔으므로 ‘슈림프’로 표기하는 것이 바르다. ‘슈바이처’ ‘타슈켄트’ ‘카슈미르’ 등 영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가 단어의 끝에 올 때는 ‘시’로 적어야 한다. 잉글리쉬(English)는 잉글리시, 대쉬(dash)는 대시, 피쉬(fish)는 피시, 플래쉬(flash)는 플래시가 바른 표기법이다.   모음 앞에선 [?]가 뒤의 모음과 합쳐진 소리로 구현된다. ‘샤’ ‘섀’ ‘셔’ ‘셰’ ‘쇼’ ‘슈’ ‘시’의 형태로 나타난다. 샤크(shark), 섀도(shadow), 패션(fashion), 셰익스피어(Shakespeare), 쇼핑(shopping), 슈팅(shooting), 멤버십(membership) 등으로 표기한다.우리말 바루기 슈림프 외래어 표기법 자음 소리 원어 발음

2024-02-20

[우리말 바루기] 하늘의 별 따기

무엇을 얻거나 성취하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하늘에 별 따기’라고 표기해선 안 된다. ‘하늘의 별 따기’로 바루어야 한다.   관용적으로 굳어진 말임에도 조사 ‘의’와 ‘에’를 혼동할 때가 많다. 조사 ‘의’는 [ㅢ]로 발음하는 게 원칙이나 현실 발음에 따라 [ㅔ]로 소리 내는 것도 허용한다.     하나의 명사구로 굳어진 ‘하늘의 별’도 이러한 발음에 이끌려 ‘하늘에 별’로 잘못 적곤 한다. ‘천만의 말씀’ ‘그림의 떡’ ‘새 발의 피’도 마찬가지다. ‘천만에 말씀’ ‘그림에 떡’ ‘새 발에 피’라고 하지 않는다. 앞 체언이 관형어 구실을 하게 할 때는 관형격조사 ‘의’가 오는 게 원칙이다. 처소격조사 ‘에’에는 서술어가 뒤따른다.   이쯤 되면 또 헷갈린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 또는 좋은 물건일지라도 사소한 흠은 있다는 말은 어떻게 적을까?   ‘옥에 티’로 굳어졌다. “옥에(도) 티가 있다”란 말이 줄어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개밥에 도토리’라는 속담도 이 범주에 속한다. “개밥에 도토리가 있다”란 문장에서 온 것으로 풀이한다. ‘열에 아홉’은 “열 개 중에 아홉 개”, ‘만에 하나’는 “만 가지 가운데에 하나”라는 말에서 왔다고 본다.우리말 바루기 하늘 현실 발음 관형어 구실

2024-01-12

[아름다운 우리말] 겹받침 이야기

한글은 받침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소리 문자를 쓰는 수많은 언어 중에서 받침이 있는 문자 체계는 거의 없습니다. 한글을 배울 때 가장 어려운 지점이 바로 받침입니다. 아마도 받침을 만든 것은 당시의 문자 체계인 한자(漢字)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한자의 필순을 보면 한글과 유사한 경우가 많습니다. 받침을 쓰는 것과 필순이 비슷한 순서가 되기도 합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온 학생들은 한글 받침을 어려워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사실 한자 사용에 있습니다.   한편 한국어에는 겹받침도 있습니다. 겹받침은 두 개의 받침이 연속해서 쓰이는 것입니다. 중세국어에는 받침이 세 개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중간에 사이시옷이 있는 형태였습니다. 대표적인 어휘는 ‘닭ㅅ’ 때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유시(酉時), 즉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를 나타내는 말로 시간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이 말을 학자에 따라서는 자음이 모두 발음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럴 경우에 발음은 ‘다그스’처럼 됩니다. 한편 때는 ‘비읍시옷디귿’이 쓰인 글자였습니다. 이것도 모두 발음하면 ‘브스대’가 됩니다. 따라서 유시를 나타내는 당시의 말을 모두 발음하게 되면 ‘다그스브스대’가 되는 데 정말 이렇게 발음하였을지는 의문입니다. 우리말이 왠지 독일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어학자들의 끊임없는 논쟁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겹받침은 두 개가 쓰이지만 실제로는 단독으로 발음할 때는 하나만 소리가 납니다. 대표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몫, 넋’이라는 단어를 단독으로 발음할 때 시옷까지 발음하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뒤에 자음이 와도 두 개를 모두 발음하지는 않습니다. ‘읽고, 넓지’ 등을 발음해 보면 두 발음이 모두 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뒤에 오는 발음은 된소리로 발음이 됩니다. [일꼬], [널찌]로 발음이 됩니다. 표준어 발음이 그러한데 실제 발음에서는 달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표준 발음법은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따르되, 국어의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전통을 고려한다는 말은 젊은 사람은 달리 쓸 수도 있다는 말이 됩니다. 합리성이라는 말도 매우 추상적인 표현입니다.     뒤에 모음이 오면 당연히 두 발음이 모두 소리가 납니다. 그래서 겹받침을 쓴 것이니까요. 그런데 최근에 보면 하도 대표음으로 쓰다 보니 뒤에 모음이 와도 하나의 발음만 소리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값이 싸다’를 [가비 싸다]로 발음하는 것입니다. ‘닭이’라는 말도 ‘다근’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닭을’의 경우 [달글]이라고 발음하는 게 오히려 어색할 정도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많은 겹받침 단어가 홑받침 어휘로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언어의 변화를 보면 놀랍고 재미있습니다. 겹받침의 홑받침화도 계속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겹받침을 ‘둘받침’이라고 해서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남한과 용어가 다른 것이 많습니다. 기역, 디귿, 시옷은 이름도 다릅니다. 또한 북한에서는 쌍기역을 ‘된기윽’이라고 합니다. 조사와 어미도 합쳐서 ‘토씨’라고 합니다. 남북한이 오랫동안 나누어져 있어서 학문의 교류가 끊어져 있습니다.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이렇게 말과 관련된 용어가 달라져 있다는 것은 앞으로 말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징조로 보입니다.   말이 달라지면, 두 나라가 되는 겁니다. 말이 사고를 지배한다고 할 때 서로의 생각이 달라짐을 의미합니다. 말의 이질화를 줄이기 위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겁니다. 북한에서 나온 외국인을 위한 조선어 교재를 보면 이런 문제가 더 두드러집니다. 상대를 부를 때 ‘동무’라는 표현을 씁니다. 동무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라고 하는 겁니다. 이런 말을 배워서 남한 사람과 대화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겁니다. 마찬가지로 남한 말을 배운 외국인인 북한에 가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겹받침이라는 말을 둘받침이라고 하고, 쌍기역을 된기윽이라고 하는 것으로 볼 때 북한에서는 한자어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입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어떤 방향으로 한국어가 나아가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할 겁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겹받침 이야기 겹받침 이야기 된소리로 발음 표준어 발음

2023-11-19

[우리말 바루기] ‘아울렛’, ‘아웃렛’

다음 중 영어 ‘outlet’의 바른 한글 표기는 어느 것일까?   ㉠ 아울렛  ㉡ 아웃렛   아마도 ‘㉠ 아울렛’을 고른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너무나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아울렛’이 ‘아웃렛’보다 발음하기 편리한 듯해 이것이 옳은 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웃렛’을 빨리 발음하다 보면 ‘아울렛’이 되는 듯도 하기 때문이다. 딱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라’가 [할라]가 되듯이 일종의 역행적 유음화 현상이 발생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정답은 ‘아울렛’이 아니라 ‘㉡아웃렛’이다. ‘outlet’의 영어 발음을 따라 그대로 ‘아웃렛’으로 표기하는 것이 국립국어원이 정한 표기원칙이다.   그렇다면 ‘아울렛’이나 ‘아웃렛’이나 표기원칙은 원칙이고 이미 ‘아울렛’이라고 써 왔는데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다. 예를 들면 기사에서 “아웃렛 가운데 ○○아울렛, △△아울렛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처럼 한 문장에서도 ‘아웃렛’ ‘아울렛’ 표기가 함께 나와 보는 사람이 불편하게 느끼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국립국어원은 ‘아웃렛’이란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렸으며, ‘재고품이나 이월 상품을 싸게 판매하는 곳’이란 설명을 달았다.우리말 바루기 아울렛 아웃렛 아웃렛 가운데 영어 발음 한글 표기

2023-11-19

[잠망경] 아하와 어허

같은 말을 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 백번 맞는 말이다. 말을 제대로 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고 까다로운 일이다. 모음(母音) 탓이라는 생각에 잠긴다. 다 ‘에미 소리’ 탓이다.   “아, 그리운 고향!” 하며 탄식한다. “어, 그리운 고향!”이라 하지 않는다. 나도 너도 ‘아버지, 어머니’ 한다. ‘어버지, 아머니’ 하지 않지. ‘아’는 밝고 남성미 흐르는 적극적 어감이지만 ‘어’는 어둡고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을 풍긴다.   ‘나’, ‘너’는 ‘아’와 ‘어’ 직전에 콧소리(鼻音) ‘니은’이 들어간 순수 우리말. 나는 당당한 주관이고 너는 약간 어두운 내 자아의 연장선상에 있다. 너는 날뛰며 나서는 나를 다스리는 고충을 감수하는 내 어머니의 직책을 맡는다.   ‘aha!’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강하게 깨달았을 때 튀어나오는 영어 표현. 반면에, ‘uh-huh’는 상대를 수긍하는 소극적 의사표시다. ‘aha’는 목이 확 트인 소리지만, ‘uh-huh’는 성대(聲帶)가 좀 닫힌 채 나오는, 별로 내키지 않는 울림이다. 네이버 사전은 우리말 ‘어허’를 ‘조금 못마땅하거나 불안할 때 내는 소리’라 풀이한다.   금요일 오후 그룹테러피 세션. 정상과 비정상은 어떻게 다르냐? “정상이 아닌 것을 비정상이라 합니다.” 이것이 정상이다, 하는 규정은 누가 내리느냐? “의사가 내립니다.” 아니다. 의사가 아니라 의사가 속해 있는 사회가 내린다. 사회란 무엇이냐? 사회는, 에헴, 관습과 전통을 포함한 현시대의 대다수가 내리는 의견의 총체적인 결론이다. 정상과 비정상의 정의는 시대마다 달라진다. 정상과 비정상의 세부목록은 결코 의사나 신(神)이 미리 작성해 놓은 게 아니라니까.   12명 중 서너 명이 한꺼번에 “Aha!” 한다. 기대하지 못했던 반응. 나는 속으로 “어렵쇼!” 한다. ‘아’가 아닌 ‘어’로 터지는 간투사. 내 핏줄에 흐르는 순수 우리말, 어렵쇼. 나는 뾰족한 것에 찔렸을 때 “Ouch! 아우치!” 하지 않고 “아야!” 하는 편파적 이중언어자(二重言語者)다.   한글 이중모음(二重母音)에는 야, 여, 요, 예, 얘, 왜 등등 자그마치 11개가 있다 한다. 영어 발음으로 ‘y’ 소리, 또는 ‘이’ 발음이 섞여진 이중모음. ‘야~, 여보세요, 얘가 왜 이래~’에서처럼 어떤 정감을 풍기는 ‘y’ 소리. ‘yes!’ 할 때의 바로 그 ‘이’에 힘이 들어가는 소리!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은 출석을 부를 때 꼭 이름 끝에 ‘이’를 붙여서 부르셨다. ‘김창남’ 대신 ‘김창남이’, ‘서량’ 대신 ‘서량이’ 하실 때 왠지 친근감이 느껴졌다. ‘한오수’ 대신 ‘한오수이’ 하셨는데 문법적으로 틀렸지만 마냥 푸근하게 들렸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Charles’ 대신 ‘Charlie’, ‘Bill’ 대신 ‘Billy’, ‘Nick’도 ‘Nicky’라 부르는 사실을 지적한다. 애칭이다. ‘mommy’, ‘daddy’ 다 친근감이 넘친다. 그러나 아무도 ‘Jesus, 지저스’를 ‘Jesusy, 지저시’라 부르지 않아요.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벌을 받을지도 모르는 버르장머리 없는 농담을 해서 미안하다고 얼른 덧붙인다.   이 조심스러운 우스갯소리에 몇몇이 “하하하” 하며 웃는다. 병동으로 돌아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혼자 크게 외친다. “Ah, yes! 아, 그렇지,” “Yes, indeedy-doody! 암, 그렇고말고!” ‘indeedy-doody’는 ‘indeedy’의 희언(戱言)이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한글 이중모음 순수 우리말 영어 발음

2023-10-31

'한글로 영어 배우기' 공개 강좌

효사랑선교회(대표 김영찬 목사)가 ‘한글로 5개국어 물려준 엄마 이야기’의 저자이자, ‘한글로 영어’ 학습법 개발자인 장춘화(사진) 원장 초청 공개 강좌를 연다.   강좌는 오는 14~16일 사흘 동안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부에나파크의 효사랑선교회(7342 Orangethorpe Ave, #B-113)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한글로 5개국어…’는 교보문고 외국어분야 6개월 연속 10위권에 진입한 베스트셀러다. 장 원장은 이 책에 한국의 시골 학교 꼴찌 아들을 5개국어 구사자로, 딸을 영어, 중국어 의료통역사로 키운 경험을 담았다.   장 원장은 한글을 사용해 외국어를 습득하도록 하는 교육법을 강조한다. 듣기를 위해 사운드 펜을 사용하고 읽기를 위해 한글 발음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영어는 연음과 R, F, V, Th 발음 구별이 중요한데 한글로 정확히 표기돼 있어야 자신 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원장은 이를 기반으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교재까지 개발했다.   김 목사는 “한국에서 한글로 영어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이가 15만 명이 넘고, 교사 연수 참여자는 5000여 명에 달한다. 몽골, 베트남의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서도 한글로 영어 교재를 활용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녀는 물론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이민 1세대 부모에게도 유익한 강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효사랑선교회는 강좌 참석자에게 장 원장이 출간한 ‘한글로 5개국어…’ 또는 ‘좔~말이 되는 한글로 영어’를 무료 증정하고 저녁 식사도 제공한다.   문의는 전화(714-670-8004) 또는 이메일(hyosarangus@gmail.com)로 하면 된다.한글 영어 한글 발음 저자이자 한글 영어 교재

2023-08-04

[열린광장]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미국에서 영어 공부를 하는 사람은 세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임계연령(13세) 전에 와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경우다. 이때는 듣는 대로 따라 해도 미국인처럼 발음할 수 있어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다. 둘째는 직업상 영어가 꼭 필요한 경우다.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하든 영어를 말할 수 있게 된다. 반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회사에서 일했다고 모두 생활 영어에도 능한 것은 아니다. 업무에 필요한 영어만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세 번째가 성인이 되어 온 1세의 경우다. 이들은 공부를 시작할 때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영어를 미국식으로 발음하는 것과 말하는 리듬을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가능하면 초기부터 하는 것이 좋다.   젊은 시절 미국인 여성에게서 영어 발음을 공부한 적이 있다. Right 과 Light을 종이에 적고 발음하면서 따라 해 보라고 했다. 이틀을 따라 했는데도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왜 같은 소리가 나오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때 그 선생님은 R과 L 발음 시 입술과 혀 놀림, 입 전체의 모양과 긴장 정도 등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인은 어려서부터 소리를  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되지만 성인이 되어 영어를 배우는 사람은 발음 연습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어 어순과 영어 어순의 비교, 말할 때의 리듬을 익히는 법도 알려줘야 한다. 그러면서 점점 영어의 지평을 넓혀가는 것이다.   오래전 훈련원에 40대 중반의 여성이 온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다 남편과 합류하기 위해 늦게 미국에 왔다고 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미용실을 하고 싶어 영어를 배우려고 하니 남편이 왜 한국 사람한테 배우려고 하느냐며  유태인이 운영하는 회화학원에 등록을 해줬다고 한다.     매일 학원에 갔지만,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3주가 지나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해 같이 공부하는 한인 유학생에게 “알아듣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러자 그 학생은 “우리도 잘 못 알아 들어요. 그냥 다녀요”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정신이 번쩍 들더란다. 빨리 영어 공부를 해서 미장원을 열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등록 후 매일 연습해야 할 내용을 종이에 적어 외우면서 훈련원에 다녔다. 그녀의 절실함이 영어를 하게 했다.     한의사와 현직 간호사가 같은 반에서 공부한 적이 있었다. 한의사가 미국인과 대화할 기회가 없으니 영어가 늘지 않는 것 같다고 하자 간호사는 “미국인에게서 2년 동안 개인 수업을 받았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어를 배우려는 1세들에게 보통의 미국인은 영어 연습 상대는 될 수 있지만 선생은 되기 어렵다.     영어공부에 성공한 사람들의 다양한 경우를 알아보는 것은 현명한 선택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현명한 선택이야말로 영어를 정복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최성규 / 베스트영어훈련원장열린광장 선택 영어 공부 영어 발음 영어 연습

2023-07-31

[우리말 바루기] ‘피아르’, ‘피알’

처음 영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발음 가운데 하나가 ‘R(r)’이다. [알]도 아니고, [아르]도 아니고 우리말로는 내기 어려운 발음이다. [아] 발음과 동시에 혀를 목구멍 쪽으로 말아 넣으면서 [알]도 아니고 [아르]도 아닌 소리를 내야 한다. 이 ‘R’ 발음을 얼마나 능숙하게 하느냐에 따라 영어 발음의 완성도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널리 알리는 것을 뜻하는 ‘PR’은 우리말로 어떻게 적어야 할까? 우리말과는 체계가 다른 발음이라 정확히 표기하긴 어렵고 차선책으로 ‘피아르’나 ‘피알’ 중 하나로 적는 수밖에 없다.   국립국어원이 제정한 ‘국제음성기호와 한글대조표’에서 ‘R’은 모음 앞에서 등을 제외하곤 ‘아르’로 표기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PR’은 ‘피아르’로 적어야 한다. 실제로 표준국어대사전에도 한글로 ‘피아르’라는 표제어로 올라 있다.   그러나 영어의 현실 발음과 ‘피아르’는 차이가 크다는 의견이 많다. ‘아르’는 마치 언어 체계가 달라 받침 자체를 잘 발음하지 못하는 일본어에서 억지로 모음을 추가해 [아루]로 발음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족하지만 그래도 ‘알’로 적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최근 국립국어원은 국어심의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논의 결과 영어 ‘R(r)’의 한글 표기로 ‘아르’와 ‘알’ 모두를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피아르’ ‘피알’ 어느 쪽으로 적어도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DVR’도 전에는 ‘디브이아르’로 적었지만 이제는 ‘디브이알’로 적어도 된다. 늦었지만 잘한 결정이라 생각된다.우리말 바루기 피아르 영어 발음 현실 발음 발음 가운데

2023-06-07

[우리말 바루기] ‘되요’, ‘돼요’

‘되/돼’와 관련해 맞춤법에 혼란을 겪는 이들이 많다. ‘되어서야’와 ‘되었다’를 줄여 보자. 의외로 오답을 내는 이가 많다. “엄마가 되서야 딸이 됐다”고 하면 안 된다. “엄마가 돼서야 딸이 됐다”가 바르다.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도 마찬가지다. ‘되어야’는 ‘돼야’로 축약된다. “엄마가 되니 엄마가 보인다”는 어떨까? ‘되니’는 더 줄지 않는다.   동사 ‘되다’의 어간 ‘되-’에 모음 어미 ‘-어/-어서/-었-’ 등이 붙어 활용될 때는 ‘되-’와 ‘-어’를 축약해 ‘돼/돼서/됐다’와 같이 ‘돼’로 적는다. 자음 어미가 붙어 활용될 때는 줄어들지 않으므로 ‘되고/되니/되면’처럼 ‘되’로 표기한다.   사실상 발음으로는 ‘되/돼’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혼동을 주는 요인이다. “안 되요”와 “안 돼요”, “안 되죠”와 “안 돼죠”가 특히 헷갈린다.   구분법은 간단하다. ‘돼’는 ‘되어’가 축약된 말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되어’를 넣어 보면 된다. 자연스러우면 ‘돼’로 표기하고, 어색하면 ‘되’로 적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안 돼죠”의 ‘돼’를 ‘되어’로 바꾸면 “안 되어죠”가 돼 부자연스럽다. “안 되죠”가 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죠’는 어미 ‘-지’에 보조사 ‘요’가 결합한 ‘-지요’의 준말이므로 “안 되지요” “안 되죠”로 써야 한다. “안 돼요”의 경우 ‘돼’를 ‘되어’로 바꿔도 자연스럽다. “안 되어요”는 말이 되므로 “안 돼요”가 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우리말 바루기 점도 혼동 자음 어미 사실상 발음

2023-05-12

[문장으로 읽는 책] 토란

아기 손처럼 앙증맞게 생긴 쑥갓의 파르스름한 잎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정말 쑥갓같이 생겼다. 다시마는 또 어떠한가. 다시마라고 부를 때 혀끝에서 부드럽게 말리는 발음, 쑥갓과는 다른 깊디깊은 암갈색. 그 기품 있는 암갈색이 다시마라는 이름과 만나면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한 맛으로 다가와 대번에 쓰린 속을 달래준다. 석양이 이우는 저녁나절에 보글보글 끓는 매운탕 냄비 앞에 서서 미나리를 손으로 뜯어 넣고 있노라면 냄비 속에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것이 보인다. 물론 그건 다시마다.   이현수 『토란』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여러 야채와 생선들이 어우러져 제맛을 내고 있는데, 다시마만 퉁퉁 불은 몰골로 국물 속에 어중간하게 떠 있다. 내가 가진 바다의 맛을 모두 주었으니 제발 건져달라고 통사정하는 얼굴이다. 기꺼이 씹히지 못하고 국물맛을 내는 데만 사용되다 버려지는 다시마는 그래서 그 이름이나 맛에 비릿한 슬픔의 기운이 감돈다.”   새해 아침에 읽은 첫 소설 ‘토란’의 문장이다. 요리를 매개로 한 심리 묘사가 발군이다. “권태가 덕지덕지 쌓인, 보지 말았어야 할 인생의 비밀을 일찍 엿본 죄로 삶에 대한 정열이나 어떤 희망도 품지 않는 한 여자가 만들어내는 푸석푸석한 마른 날들의 풍경~”(‘마른 날들 사이에’)  “누구나 일생에 한 번쯤은 붉은 물이 뚝뚝 흐를 것 같은 강렬한 순간이 존재할 것이다.”(‘파꽃’) 등 빛나는 문장의 소설 10편이 실렸다. 『토란』(2003) 개정판과 새 소설 『우리가 진심으로 엮일 때』가 함께 나왔다.문장으로 읽는 책 토란 발음 쑥갓 매운탕 냄비 소설 10편

2023-04-26

[우리말 바루기] 걷어들일까? 거둬들일까?

“집주인이 매물을 걷어들이거나 거래 가능한 매물이 줄면서 거래가 감소세를 이어 왔다” 등과 같은 기사를 볼 수 있다.   이처럼 벌여 놓거나 내놓은 것을 다시 들여놓는다는 의미로 ‘거둬들이다’ 또는 ‘걷어들이다’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일까? ‘걷어들이다’가 아니라 ‘거둬들이다’가 맞는 말이다.   ‘거둬들이다’를 ‘걷어들이다’로 잘못 쓰는 이유는 우선 발음 때문으로 보인다. 즉 ‘거둬들이다’의 발음은 [거둬드리다]이다. 하지만 이를 [거더드리다]로 발음하다 보니 소리를 따라 ‘걷어들이다’로 잘못 적는 것이다.   ‘거둬들이다’를 ‘걷어들이다’로 잘못 쓰는 이유는 또 있다. ‘거둬들이다’는 ‘거두어들이다’의 준말이지만 ‘거두다’의 준말 ‘걷다’에 이끌려 ‘걷-+-어+들이다’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두어’를 줄인 표현인 ‘거둬’에 ‘들이다’를 붙인 형태인 ‘거둬들이다’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매물을 걷어들였다”는 “매물을 거둬들였다”로 바꾸어야 한다. “걷어들이는 보험료보다 지출이 많아 손해를 보고 있다” “정부가 걷어들인 세금이 많으면 그만큼 국민부담률이 높아지게 된다”에서 ‘걷어들이는’ ‘걷어들인’ 역시 ‘거둬들이는’ ‘거둬들인’으로 고쳐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발음 때문

2023-03-26

[우리말 바루기] ‘효과’의 발음

말할 때 누구보다 발음을 정확하게 해야 하는 직업이 아나운서다. 그러다 보니 아나운서는 사전에 나와 있는 표준발음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발음하도록 훈련하고 방송에서도 그대로 구현한다. 문제는 일반인이 보편적으로 발음하는 것과 다른 표준발음을 사전에 맞추어 하다 보니 듣는 사람이 불편한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바로 ‘효과’다. 일반인은 대체로 [효꽈]라고 말하지만 아나운서들은 예외 없이 [효과]로 발음한다. 유독 아나운서만 [효과]라고 하니 듣는 사람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이처럼 그동안 효과[효과] 발음이 일반인의 언어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어서 불만이 적지 않았다. 다행히 국립국어원은 최근 이 발음을 [효꽈]로도 할 수 있다고 표준발음을 변경했다. 그러니까 이제 억지로 [효과]로 발음하지 않아도 된다.   ‘관건’과 ‘교과’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사전에는 [관건]과 [교과]로 발음한다고 돼 있었기 때문에 억지로 이렇게 발음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거북함이 따랐다. 국립국어원은 ‘효과’와 함께 이들 단어의 발음도 된소리를 인정해 사전에 추가했다. 앞으로는 아나운서든 일반인이든 이들 단어를 편리한 대로 [효꽈] [관껀] [교꽈]로 읽어도 된다.우리말 바루기 발음 언어 생활 이들 단어

2022-12-18

[로컬 단신 브리핑] 졸업식서 아시안 발음 조롱 대학 총장 사과 외

#. 졸업식서 아시안 발음 조롱 대학 총장 사과   퍼듀 노스웨스트 대학(PNW) 졸업식서 ‘공격적인’ 발언을 한 총장이 자신의 실수를 사과했다.    인디애나 주 북서부 해몬드 소재 PNW는 지난 10일 겨울 학기 학위 수여식을 진행했다.     PNW 토마스 키온 총장은 이날 연설 도중 손녀와 함께 만든 가짜 언어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아시아계 발음을 조롱하는 듯한 소리를 냈다.   그는 "우리만의 일종의 아시아 버전..."이라고 하다가 스스로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인지한 듯 발언을 멈췄다.     이후 그의 연설은 소셜미디어에 게재됐고, 트위터에서 조회수 50만 이상을 기록했는데 대부분이 ‘인종차별주의적인 발언이었다’고 비판했다.   키온 총장은 결국 지난 14일 "공격적이고 무감각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누구에게도 상처되는 말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고 개인적인 또는 학교의 가치관도 반영하지 않는다. 계획되지 않은 말을 하려다가 실수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키온 총장은 PNW 학생회와 학교내 다양성 및 형평성 포용 팀 등을 만나 아시아 태평양계 커뮤니티(AAPI)의 중요성과 문제 등을 논의하고 이를 이해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R&B 디바 '시저', 내년 2월 시카고 공연   R&B 디바이자 그래미상 수상자인 '시저'(SZA•33)가 북미 투어 첫 일정의 하나로 시카고를 찾는다.     최근 새 앨범 'SOS'를 내놓은 시저는 내년 2월부터 시작하는 북미 투어 일정을 지난 13일 발표했다.     내년 2월 21일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에서 투어 첫 공연을 갖는 시저는 2월 22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를 찾는다. 이후 디트로이트, 뉴욕, 애틀란타, 시애틀 등 총 17개 도시를 방문한 후 내년 3월 2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투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저는 데뷔 앨범 '컨트롤'(Ctrl•2017)로 그래미상 후보 및 AP '올해의 앨범' 등에 올라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표곡으로는 'Good Days', 'I Hate U', 'All the Stars', 'Kiss Me More' 등이 있다.     싱어송라이터 오마 아폴라가 피처링으로 나서는 시저의 내년 투어 티켓 판매는 16일부터 시작한다. Kevin Rh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졸업식 아시안 대학 총장 아시안 발음 아시아계 발음

2022-12-15

[우리말 바루기] ‘되어서’, ‘돼서’

말이 가슴에 박힐 때가 있다. “엄마가 되어서야 딸이 되었다.” 살다 보면 이 말이 큰 울림이 되는 순간이 온다.   ‘되/돼’와 관련해 맞춤법에 혼란을 겪는 이들에게도 이 말을 선물하고 싶다. ‘되어서야’와 ‘되었다’를 줄여 보자. 의외로 오답을 내는 이가 많다. “엄마가 되서야 딸이 됐다”고 하면 안 된다. “엄마가 돼서야 딸이 됐다”가 바르다.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도 마찬가지다. ‘되어야’는 ‘돼야’로 축약된다. “엄마가 되니 엄마가 보인다”는 어떨까? ‘되니’는 더 줄지 않는다.   동사 ‘되다’의 어간 ‘되-’에 모음 어미 ‘-어/-어서/-었-’ 등이 붙어 활용될 때는 ‘되-’와 ‘-어’를 축약해 ‘돼/돼서/됐다’와 같이 ‘돼’로 적는다. 자음 어미가 붙어 활용될 때는 줄어들지 않으므로 ‘되고/되니/되면’처럼 ‘되’로 표기한다.   사실상 발음으로는 ‘되/돼’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혼동을 주는 요인이다. “안 되요”와 “안 돼요”, “안 되죠”와 “안 돼죠”가 특히 헷갈린다.   구분법은 간단하다. ‘돼’는 ‘되어’가 축약된 말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망설여진다면 ‘되어’를 넣어 보면 된다. 자연스러우면 ‘돼’로 표기하고, 어색하면 ‘되’로 적는다고 생각하면 쉽다.우리말 바루기 점도 혼동 자음 어미 사실상 발음

2022-08-07

[삶의 뜨락에서] 마지막 세대

 3월 마지막 주, 그레잇넥 사우스 미들스쿨에서 열린 손녀딸의 ‘Beauty And Beast’ 뮤지컬을 관람했다. 아이는 6학년이지만 큰 역할을 담당해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다. 공연을 보면서 손자 세대가 도래했고, 나의 세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느꼈다.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시절, 교내 백일장에 콩트로 가작 입선했다. 겨우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고, 할머니는 어머니에게 호된 시집살이를 시켜 지금도 느낌이 좋지 않다. 시대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아버지는 가난을 물려주었고 나는 허둥지둥 미국으로 와 50년 가까이 이 땅에서 살아왔다. 생존을 위한 어려운 시절이 있었고, 세 딸이 자라 엄마가 되었고, 손자가 넷이나 된다. 이제 그들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생각해 보면 나의 이민세대는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다. 겨우 가족을 부양하고, 자식들 공부시킨 아버지, 실패한 작가, 인정받지 못한 시인으로 나의 시대를 마감하고 있다. 주변에 아픈 사람도 많은데 큰 병 없이 하루하루 지내 가족들 걱정 덜어주는 것을 대단하게 생각해야겠다.   딸만 있는 집안의 할아버지는 어쩐지 모르게 ‘거북한 존재’로 보일 때가 많다. 아이들은 엄마와 가깝고, 딸들이 하는 영어를 빨리 알아듣지 못할 때가 많다. 잡담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혼자 내 방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생일이 많아 그들의 집을 방문하는 때는 대충 순서가 끝나면 일어난다.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하다. 】〉〕그저 엉뚱한 말을 안 해 그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아, 나의 세대는 끝나가고 있구나. 푸른 청년의 꿈을 안고, 낯선 땅에서 시작된 나의 이민세대는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다. 머지않아 집에서 한국말을 하고, 아침마다 한국신문을 뒤적이는 나의 세대는 사라질 것이다. 집안의 된장 냄새, 김치를 좋아하는 나의 시간은 줄어들고 있을 것이다. 손자들은 무표정한 하지(손자들은 할아버지 발음을 못 해 하지로 불려왔다)를 크게 아쉬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들 아이 돌보는데 바쁜 딸들은 늙은 부모를 금방 잊어버릴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The Mountain Rats’는 영어로 쓴 나의 단편이다. 캐츠킬 폐가를 수리해 살다가 죽을 때 그곳에서 대대로 살아온 야생동물들에게 돌려주는 스토리다. 나는 마지막 몇 년을 혼자 떨어져 산속, 허물어져 가는 집에 살고 싶다. 집은 나와 함께 운명을 같이해도 된다. 전기가 들어오고 물만 있으면 된다. 지붕이 좀 새도, 깨진 유리창 사이로 새가 날아 들어와도 상관없다. 산길을 걷고 돌아와 밥을 끓여 먹고, 낮잠을 즐기고, 영감이 떠오르면 시나 에세이를 써서 마음에 안 들면 찢어버리고, 아쉬우면 이렇게  공유하다가 자연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어디서 죽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어차피 기다리지 않는 그 날은 결국은 오고야 말 것이다.   내가 다니는 산책길 벤치에 흙이 잔뜩 묻어있는 윗도리가 있었다. 조금 더 걸었더니 모자가 나무에 걸려있고, 버려진 신발이 있었다. 이들을 한데 모아 산책로 주변에 웅덩이를 파고 묻었다. 모자는 머리, 신은 발, 윗도리는 심장, 한 생명을 기억했다. 비석은 세우지 않았다. 누가 죽었는지 모르니까. 나의 이민 세대는 이렇게 사라져 거름이 될 것이다. 마지막 세대.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할아버지 발음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손자 세대

2022-04-06

“여성의 세대 간 트라우마 담아”…한국어 제목 ‘엄마(UMMA)’ 개봉

한국계 감독인 아이리스심 감독이 연출한 ‘엄마(UMMA)’가 지난 18일 개봉했다.     한국어 발음 ‘엄마’를 그대로 제목으로 내세우고 지난 15일 한인타운 CGV에서 시사회를 열며 한인사회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와 파이블 스튜어트가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영화 ‘엄마(UMMA)’는 세대 간에 걸친 트라우마를 담은 공포물로 근저에 한국 문화와 유산이 깔려있다.     영화 ‘엄마’는 미국 외딴 농장에서 10대 딸(파이브 스튜어트)과 조용한 삶을 살아가는 어맨다(샌드라 오)의 삶을 따라간다.     어느 날 삼촌이 어머니의 유해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에 도착하자 평화로웠던 삶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맨다는 자신의 어머니로 변하는 것에 대한 초자연적인 공포에 사로잡힌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복잡한 모녀관계와 이에 따른 엄마로 변하는 악몽을 탐구한다.     NBC 방송은 “아시아계 여성의 세대 간 트라우마와 죄책감 등의 감정을 장르물로 녹여낸 영화”라고 평했다.   ‘엄마’는 심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첫 장편 영화다. 심 감독은 “우리의 엄마들이 경험했던 실패와 개인적인 고통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 감독은 2010년 제작된 시카고의 한인 이민자 가정의 아메리칸 드림을 다룬 다큐멘터리 ‘더 하우스 오브 서(The House of Suh)로 이름을 알렸다.     ’엄마‘는 소니 픽처스가 배급하며 제작사는 공포영화 ’이블 데드‘, 토비 매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잘 알려진 샘 레이미 감독의 레이미 프로덕션이다.   영화 등급 PG-13, 상영시간 1시간 23분.   이은영 기자트라우마 한국어 한국어 발음 한국어 제목 아시아계 여성

202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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