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광장]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첫째, 임계연령(13세) 전에 와서 학교에서 공부하는 경우다. 이때는 듣는 대로 따라 해도 미국인처럼 발음할 수 있어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다. 둘째는 직업상 영어가 꼭 필요한 경우다.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하든 영어를 말할 수 있게 된다. 반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회사에서 일했다고 모두 생활 영어에도 능한 것은 아니다. 업무에 필요한 영어만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세 번째가 성인이 되어 온 1세의 경우다. 이들은 공부를 시작할 때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영어를 미국식으로 발음하는 것과 말하는 리듬을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가능하면 초기부터 하는 것이 좋다.
젊은 시절 미국인 여성에게서 영어 발음을 공부한 적이 있다. Right 과 Light을 종이에 적고 발음하면서 따라 해 보라고 했다. 이틀을 따라 했는데도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왜 같은 소리가 나오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때 그 선생님은 R과 L 발음 시 입술과 혀 놀림, 입 전체의 모양과 긴장 정도 등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인은 어려서부터 소리를 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되지만 성인이 되어 영어를 배우는 사람은 발음 연습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어 어순과 영어 어순의 비교, 말할 때의 리듬을 익히는 법도 알려줘야 한다. 그러면서 점점 영어의 지평을 넓혀가는 것이다.
오래전 훈련원에 40대 중반의 여성이 온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다 남편과 합류하기 위해 늦게 미국에 왔다고 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미용실을 하고 싶어 영어를 배우려고 하니 남편이 왜 한국 사람한테 배우려고 하느냐며 유태인이 운영하는 회화학원에 등록을 해줬다고 한다.
매일 학원에 갔지만,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3주가 지나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해 같이 공부하는 한인 유학생에게 “알아듣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러자 그 학생은 “우리도 잘 못 알아 들어요. 그냥 다녀요”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정신이 번쩍 들더란다. 빨리 영어 공부를 해서 미장원을 열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등록 후 매일 연습해야 할 내용을 종이에 적어 외우면서 훈련원에 다녔다. 그녀의 절실함이 영어를 하게 했다.
한의사와 현직 간호사가 같은 반에서 공부한 적이 있었다. 한의사가 미국인과 대화할 기회가 없으니 영어가 늘지 않는 것 같다고 하자 간호사는 “미국인에게서 2년 동안 개인 수업을 받았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어를 배우려는 1세들에게 보통의 미국인은 영어 연습 상대는 될 수 있지만 선생은 되기 어렵다.
영어공부에 성공한 사람들의 다양한 경우를 알아보는 것은 현명한 선택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현명한 선택이야말로 영어를 정복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최성규 / 베스트영어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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